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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 Environ. Res > Volume 54(1); 2016 > Article
자녀가 경험한 부모 이혼과 부자가족으로의 적응에 대한 질적 연구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the processes of parental divorce and adaptation in single-parent families as well as examined how the experience of living in family welfare facilities influences the adaptation process of such families. The research question to achieve the study objective was, “What is the adaption process for a single-father family, and what influence does living in a single-father family welfare facility have on that process?” Data collection was conducted between June 2013 and April 2014 that included an in-depth interview process and continuous participatory observations on 14 children residing in the facility. The study results were as follows. The theme in a two-parent family period was ‘changes in reduction of family: serious conflicts between parents.’ Children directly witnessed intense conflicts between parents and experienced anxiety from situations that involved verbal and physical violence during the two-parent family period. The experience of children prior to entering the facility was represented by “loss and confusion experienced.” The theme for children of single-father family in entering a facility was “selecting a realistic alternative.” Children’s daily activities consisted of being with friends of a similar age, which allowed them to play and support each other in building social skills. The facility departure theme for the children was “hope for a new life.”

서론

우리사회는 이혼율의 급격한 증가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혼율을 살펴보면 1990년도 45,694건이었으나, 2010년도에는 116,858건으로 대폭 상승하였다[30]. 특히 주목할 것은 이혼 당시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가 전체 이혼율 중 63.6%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혼율 증가가 한부모가족의 지속적인 증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족구조의 변화는 이혼 당사자인 부모뿐만 아니라 자녀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녀의 개인적 특성, 부모 요인,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자녀는 불안정한 환경에 놓이게 되고, 삶의 위기가 되는 것과 같이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Rodgers [26]는 부모의 이혼은 자녀의 낮은 학업성취, 비행, 심리적 문제, 약물남용, 성적조숙, 우울, 자살행동과 연관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자녀에게 부모의 이혼은 거주 및 학교환경의 변화, 친구와 친척의 손실, 부모의 갈등 및 부족한 경제적 자원으로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이다[6]. 하지만 부모의 이혼이 자녀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건임에도 가족변화와 관련하여 가족 내에서 고려되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다[20].
반면, 가족구조 변화가 자녀의 적응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Han [8]의 양부모가족과 한부모가족 자녀의 비교 연구에서는 비행이나 반사회적 행동과 같은 외현화 문제행동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부모가족 자녀들이 가족변화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으나 반드시 공격성, 과잉행동, 비행과 같은 문제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재적 문제는 오랫동안 방치될 가능성이 크고 이후 발달단계에서 더 큰 적응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Yu [36]의 연구에서 부모의 이혼은 자녀의 적응을 낮추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거부모의 애정을 높임으로써 간접적으로 자녀의 적응을 높이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사건 자체 보다 부모의 심각한 갈등이 자녀의 적응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부모는 이혼과정에서 스트레스로 자녀양육에 무관심하거나 더 통제적인 훈육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갈등이 높은 부모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녀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부적절한 훈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녀의 적응에 장애가 된다. 이와 같이 이혼 전과 후 부모의 갈등 정도는 자녀의 적응에 주요한 요인으로 강조되고 있다[22]. 자녀는 부모간의 갈등이 적을 때 부모와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끼고 부모의 양육태도를 긍정적으로 지각하기 때문에[36] 부모가 일관적인 양육태도를 보이고, 지지적이고 민주적인 양육을 제공한 경우 자녀는 훨씬 안정적인 적응을 보인다.
한부모가족 자녀에 대한 연구는 조화로운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한부모가족 자녀는 양부모가족의 자녀에 비해 우울, 불안, 위축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8, 9, 32, 35]. 자녀는 부모의 이혼으로 한쪽 부모를 잃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며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가족원이 상실된다고 생각한다. Choi [2]가 부자가족 청소년 자녀들의 경험을 탐색한 연구에서 어머니의 부재에 따른 모성상실을 경험하며, 양육자인 아버지와는 원활한 소통 미흡으로 혼란스러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대부분의 자녀는 부모의 충분하지 못한 관심과 돌봄으로 안정된 느낌을 받지 못하고 우울과 불안과 같은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양부모가족, 모자가족, 부자가족 자녀들의 비교연구에서 부자가족의 자녀들에게서 우울과 불안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23].
또한, 한부모가족 자녀는 양부모가족의 자녀 보다 공격성이 더 높고 문제행동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타났다[23, 25, 27]. 특히, 부자가족 자녀의 외현화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7]. Jeong [12]이 수행한 연구에서 모자가족의 경우 자녀의 비행 정도에서 양부모가족과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부자가족 자녀들의 비행정도는 양부모가족이나 모자가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한편 양부모가족, 모자가족, 조손가족 간의 비교를 통해 부자가족 자녀들의 특성을 보고하였는데 부자가족 자녀들이 적응문제와 공격성, 주의력 결핍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여 빈곤한 부자가족 아동들의 심리사회적 적응문제의 심각성을 제시하고 있다[16, 27].
부자가족 자녀에게 외현적문제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은 주 양육자인 아버지의 양육태도 및 가족관계의 질이 직접적인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Kim [15]은 한부모가족 자녀의 적응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인은 의사소통으로 이는 관계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변화를 극복하고 긍정적인 적응을 할 수 있는 근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자가족 아버지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모자가족 보다 기능적인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며[2, 3, 14],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9].
한부모가족 자녀가 적응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학교생활에 부적응을 경험하며[13, 17], 산만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반대로 위축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10]. Jang과 Hwang [11]은 의사소통이 부자가족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한다. 부자가족 자녀의 학교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요인은 가족응집력으로 드러났고, 가족응집력은 학교생활에 대한 흥미, 학교규범 준수, 학교성적 모두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부자가족 중 개방형 의사소통을 사용하는 가족에서 자녀들의 학교적응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가족구조 자체가 자녀의 적응에 영향을 주기 보다는 기능적인 의사소통의 질과 같은 가족과정 요인이 자녀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적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14].
자녀들의 학교생활 부적응은 심리적 문제나 자아존중감, 부모의 양육태도, 가족관계와 같은 개인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환경요인인 교사들의 태도와 인식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ong 등[29]의 연구에서 교사들은 한부모가족 아동의 학교생활 및 학업수행에 있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었으며, 성격이나 행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가족 자녀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부정적이고 차별적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자녀들이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서 겪는 심리적 위축과 무관하지 않다.
선행연구들은 한부모가족 자녀가 가족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양부모가족, 모자가족, 부자가족의 집단 간 비교가 주로 이루어져왔다. 다양한 가족 집단과의 비교연구는 한부모가족의 특성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으나 한편으로는 부자가족의 부적응을 부각시켜 가족구조에 대한 편견이나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시키게 된다. 지금까지 살펴 본 부자가족 자녀에 대한 선행연구를 종합해 보면 부자가족 자녀는 조화로운 성장과 발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많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한편 개인, 가족, 환경적 요인과 적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데 치중되었으며,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보호요인과 위험요인을 보고하는 파편적이고 피상적인 차원에 머무르는 한계점이 있다. 부자가족 자녀들에게서 부정적인 특성이 나타나게 되는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부자가족 자녀의 적응과정을 부분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가족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긍정적 경험과 내적역량은 무엇인지, 안정적인 삶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발생되는지 총체적인 관점으로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자가족 자녀의 적응과정에 대한 면밀한 탐색은 다양한 가족의 이론화에 기초적인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가족 자녀가 가족해체라는 위기를 겪어내면서 적응하기 위해 수행되는 노력, 가족관계의 변화,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긍정적 적응과정을 통합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에 한부모가족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고 틀을 구성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무자들에게는 부자가족 자녀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가족관계 해체와 재구성 과정에서 부자가족 자녀는 어떠한 경험을 하는가?
연구문제 2. 가족복지시설에서의 생활경험이 부자가족 자녀의 적응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부자가족 자녀가 한부모가족으로서 겪게 되는 가족적응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질적연구방법을 활용하였다. 기존의 연구는 대부분 가족갈등, 부적응과 같은 문제 상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부자가족이 겪는 가족경험이 어떠한 맥락에서 왜 발생되는지에 대해 질적연구방법으로 조명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양부모가족 해체와 한부모가족으로 전환되는 가족적응 과정에서 개인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과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변화를 겪는다. 이와 같이 인간의 경험에 대한 복합적이고 상세한 이해를 필요로 할 때 질적연구를 수행한다[5]. 질적연구는 탐구하려는 세계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관점을 통해 그 세계를 이해하는 연구방법으로 인간 경험에 대한 깊이 있는 의미를 이끌어내는데 유용하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주제로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할 때 질적연구 방법이 적절하다[24]. 지금까지 한부모가족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모자가족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일부 수행된 부자가족에 대한 연구에서도 가족복지시설에서의 생활에 대한 설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자가족 자녀가 가족복지시설에서 무엇을 어떻게 경험하며, 시설생활이 부자가족 자녀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보고는 미흡하다. 양적화된 접근방법은 충분한 정보 제공에 제한적이기 때문에 심도 깊은 질적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1.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가족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부자가족 자녀 14명이다. 연구참여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은 여자 4명, 남자 10명이다. 학령범위는 초등학생 9명, 중학생 2명, 고등학생 3명이다. 부자가족이 형성된 시기는 영·유아기가 9명, 아동기가 5명으로 나타났다. 시설 거주기간은 1년 미만 4명, 2년 이상 3년 미만이 10명으로 나타났다. 부자가족 형성 배경은 14사례 모두 이혼이며, 모-자녀 관계의 특성은 단절된 경우가 8명,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는 경우가 6명으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의 인구학적 특성, 형제관계, 가족구성기간, 어머니와의 관계를 Table 1로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2. 자료수집 및 분석

본 연구의 자료수집 기간은 2013년 6월부터 2014년 4월까지이며, 자료수집을 위해 가족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녀 14명과의 심층면접 진행과 지속적인 참여관찰을 이루었다. 연구현장에 진입하기 전 연구자는 자연스럽게 현장에 스며들어 연구참여자들과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여름방학 기간 동안 자녀들에게 보충학습지도 역할을 수행하기로 결정하였다. 2013년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주 2회에서 3회에 걸쳐 초등학생 자녀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보충학습지도를 실시하였다. 학습지도활동을 통해 자녀들과 라포(rapport)를 형성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본격적인 자료수집 전에 연구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면접시간은 고등학생의 경우 평균 1시간에서 2시간, 중학생은 1시간, 초등학생은 1시간 미만으로 비교적 짧게 소요되었다. 면접시간이 짧게 소요된 아동들은 연구자가 보충학습지도 시간에 자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면접과 관찰을 실시하였다. 질적연구의 특성상 자료수집과 분석이 순환을 이루게 된다. 연구자는 자료수집과 분석의 순환과정에서 추가로 자료수집이 필요한 경우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여 자료를 보완해 나갔다.
연구자가 연구윤리를 준수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인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연구참여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보호자인 아버지의 서면동의와 자녀의 자발적 동의를 문서로 공식화 하였으며, 자녀가 연구에 참여하는 것에 동의한 아버지들에게는 자녀에게 질문할 면접내용을 공지하였다. 면접질문은 반구조화된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였으며, 주요내용은 시설입소 경위, 가족 관계, 시설생활, 가족의 의미, 앞으로의 계획이다. 아버지들 중에 자녀의 연구참여를 동의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는데, 거부 이유를 자녀가 겪었던 힘든 가족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자는 미성년 보호자의 권리확보와 연구윤리 준수를 위해 자녀의 연구참여를 더 이상 권유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질적연구 분석방법에서 주로 사용되는 의미범주화를 통해 주제를 도출하였다. 우선, 전사된 자료들을 반복해서 읽고 의미 있게 나타난 단어와 문장들을 추출하였고, 다음으로 의미범주화를 영역별로 구분하여 비교, 대조, 분류 과정을 통해 주제묶음을 만들었다.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참여자 검증을 실시하였다. 연구현장에서 중요한 현상이 포착되면 연구참여자들에게 그 사건의 맥락과 의미에 대하여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실재를 파악하려 노력하였다. 한편 자료분석과정에서는 연구자가 이해하고 해석한 내용이 연구참여자의 의미와 부합되는지에 대해 검토하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둘째, 연구주제와 관련된 선이해를 검토하고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였다. 셋째, 연구수행 과정 중에는 성찰일지를 작성하여 연구과정을 검토하였다. 넷째,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복지학과, 아동학 전공자이며 질적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박사 3인으로부터 해석과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개별심층면접, 참여관찰, 시설의 기록, 사진, 블로그, 시설 간행물, 신문기사 등을 활용하여 자료의 삼각화를 이루었다. 수집된 다양한 자료들의 일관된 상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개별심층면접 내용과 시설의 기록이 일치하는지 검토하였으며, 참여관찰을 통해 파악된 정보들은 추가 면접질문을 통해 확증을 이루어 나갔다.

연구결과

본 연구는 한부모가족 자녀의 적응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양부모가족 시기와 한부모가족 시기를 구분하고 주제를 도출하였다. 한부모가족 자녀의 적응과정에 대한 주제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1. 가족축소의 변화: 부모의 심각한 갈등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의 양부모가족 시기에 대한 경험적 주제는 ‘가족축소의 변화: 부모의 심각한 갈등’으로 도출되었다. 부모가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자녀가 겪게 될 변화를 발달수준에 맞게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 대부분은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결별 이유나 이혼 후 겪게 될 삶의 변화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과정에서 부모는 상대 배우자에 대한 분노나 적개심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갈등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는데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은 부모의 갈등과정에서 언어적, 신체적 폭력장면을 목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의 심각한 갈등은 이혼 사건 자체보다 자녀들의 성장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 부모의 조절되지 않은 수위 높은 갈등을 경험했던 자녀들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었으며, 양부모가족 시기에 가정불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처음에 술 마시다가 저랑 누나랑 무서워서 창고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믿지 않았는데, 분명히 문을 잠갔는데 한 번에 미니까 열리는 거예요. 그리고 나오라고, 엄마가 밖으로 맨발로 나가고, 아빠가 나가라고 해서. 부부싸움 하는데 아빠가 밀쳤는데 엄마 배가 부딪히면서 울고 그게 기억나요. 이상하게 그게 기억이 나요. 엄마, 아빠 다 같이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긴 있었는데 요즘은 없어요. 그런 생각이 없어졌어요. 이대로가 편해요. 다시 만나면 또 싸울 거 같아서.” (#2)
“둘이 진짜 성격 안 맞아요. 부모님 싸울 때 아빠가 화나시면 막 뭘 던지는 스타일이라. 그냥 이렇게 사는 게 편한 거 같아요.” (#4)
양부모가족에서 한부모가족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자녀들 대부분은 부모의 통제되지 않은 갈등 속에서 매우 불안정한 시간을 보냈으며, 부모가 심하게 다투는 것과 같은 가정불화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아있었다. 자녀들은 부모가 재결합하여 양부모가족이 재형성되기를 희망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부모의 수위 높은 갈등을 겪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2. 부자가족 자녀가 겪는 상실과 혼란

이혼을 한 당사자는 물론 자녀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새로운 가족관계를 정립하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가족축소로 인해 부자가족 자녀들이 겪는 가장 큰 변화는 변화된 가족구조로 인한 모성상실과 역할재정립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 부자가족 자녀들은 친밀한 가족관계의 상실로 발생되는 일들로 매우 혼란스럽고 힘든 과정을 겪었으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이후 불안정한 환경에 처하게 되었으며, 안정적인 일상생활 유지에 손상을 받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11)는 부모의 이혼 이후 자신의 변화된 삶을 “평범한 일상이 깨졌다”라고 표현하였다. 부자가족 자녀들에게 부모의 이혼사건은 모성을 상실한 것에 그치지 않고 있었으며, 삶의 전반에 걸쳐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상실을 의미하고 있었다. 또한,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은 모성부재로 인한 심리적 상실감뿐만 아니라 취약해진 경제적 환경으로 더욱 힘든 적응기간을 보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1) 타자와 다른 내 삶: 모성 부재

부자가족형성 이후 자녀들은 자신의 삶에서 당연하게 존재해왔던 친밀한 가족관계의 단절과 모성부재의 현실에 직면하게 되면서 한부모가족으로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부모의 이혼으로 한부모가족이 된 자녀는 친구들과 자신의 처지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슬픔, 스트레스,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참여자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이후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타자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어머니의 부재를 확인하고 슬픔, 우울과 같은 감정을 느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들이 타자와 자신을 구분하는 기준은 어머니의 존재 여부로 어머니와 함께 살며 모성 보호를 받고 있는 친구들은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으며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반면 어머니가 없는 자신의 상태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중요한 무엇인가가 박탈되었다고 인식하고, 깊은 상실감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 같이 여행갈 때, 그리고 친구네 집 놀러 가면 가족 다 같이 있는 거 보면 부러 워요. 다른 가족들은 다 좋게 사는데..” (#4)

2) 안정적인 일상 상실

연구참여자 자녀들은 부모가 이혼하지 않고 어머니가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었으며, 부자가족으로의 전환 이후 양부모가족 시기보다 “삶이 불편해지고 힘들어졌다”라고 토로하였다. 양부모가족 시기보다 열악해진 환경에 처하게 되면서 자녀들 대부분은 불만족스러운 현재의 상황을 부모의 이혼으로 귀결시키고 있었다. 아동기 자녀들은 자신의 삶에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불편하고 어려워졌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워했지만 양부모가족 시기는 편안했으나 부자가족으로 전환 이후 “불편해졌다”라고 명확히 구분 짓고 있었다. 자녀들에게 부모의 이혼사건은 일상의 안정감과 행복감이 상실되었다고 느끼게 하는 핵심사건으로 자신의 삶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엄마랑 살 때는 편했어요. 다 챙겨줘서. 아빠가 그냥 편하게 해주면 좋겠어요. 왕처럼.. 지금 불편해요. 매우.. 그냥 다른 가족처럼 엄마, 아빠랑 같이 사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8)
“아빠가 늦게 오면 동생이랑만 있어야 하니까. 동생하고만 있으니까 힘들죠.” (#14)
아동후기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이후 자신들의 삶이 어떻게 불편하게 바뀌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역할부재로 발생되는 식사문제와 가사일 수행의 부담감, 열악한 경제적 형편은 본 연구에 참여한 자녀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한 어려움이었다. 가정의 경제적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이후 훨씬 더 취약해진 가정형편을 체감하고 있었다. 대학진학이나 직업선택을 위해 학교교육 외에 학원이나 과외 같은 사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던 자녀들은 가정에서 학업성취에 필요한 충분한 경제적 뒷받침을 못 받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었다.
“다른 애들은 학원을 지금 다니고 있는데. 엄마와 살 때 말고 처음 학원을 다니고 있는 거예요. 제가 학원을 다니고 싶은데 집이 어려우니까. 학원을 보내줄 상황이 안 되니까. 그래서 그런 거(울음).. 다른 애들은 가기 싫다고 해도 억지로 다니는데 나는 가고 싶어도 못 다니고 그러니까(울음). 옛날에는 중학교 때는 가수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실용음악학원 다니고 싶었는데 안 되니까. 그럴 때 마다 왜 부모로서 그런 거 뒷받침을 못해주나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럴 때 마다 원망이 돼요.” (#11)

3) 성인역할 수행: 새로운 책임과 의무

가족구조 변화 속에서 한부모가족 자녀들은 암묵적 또는 명시적으로 성인역할을 부여받는다.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도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발생되는 역할공백의 대부분을 감당하고 있었다. 한부모가족으로의 전환과 환경변화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야 하는 자녀들에게 성인역할 수행은 긍정적인 적응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 대부분은 집안청소, 빨래, 식사준비와 같은 가사일을 수행하고 있었고 어린 연령의 자녀들도 가사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자녀들은 가사역할 수행을 부자가족형성 이후 가장 하기 싫은 일이며 힘들고 어려운 과업이라고 토로하였다.
“뭐.. 집안일이 힘들었죠. 아버지가 시키시죠. 아버지가 일 나가시니까. 제가 밥을 지어서, 반찬은 아버지가 해주시고 밥은 제가 했어요. 반찬은 아버지가 만들거나 못 만드시면 반찬가게 가서 사 오시고. 한 8살 때부터 했죠. 방청소나 설거지 같은 거 집안일 좀 적게 시켰으면 좋겠어요.” (#1)
“집안일은 주로 제가 했죠. 쓸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이런 거 힘들어요.” (#6)
대부분의 자녀들은 가사 일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었으며, 가사역할 수행에 있어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들은 자녀에게 성인역할을 분배하고 수행하도록 하면서 자녀의 자율성이나 의사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를 원하고 있어 자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들은 아버지에게 가사역할 수행에 대한 불만과 어려움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해도 가사역할이 조정되거나 부담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녀들 대부분은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거나 잔소리 듣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마지못해 가사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나도 학교 다니고 힘든데 정리 안하면 뭐라고 하시죠. 무조건 하라고 하니까 정말 하기 싫은데 아빠 올 때 되면 하죠.” (#5)
또한, 자녀들에게 돌봄을 제공하던 어머니의 상실은 곧 혼자 일상생활을 관리하고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자녀들 대부분은 아침에 일어나기, 숙제와 준비물 챙기기 등과 같은 일을 비롯해서 일상생활을 아버지의 제한적인 돌봄 속에서 혼자 관리해 나가고 있었다. 자녀에게 일찍부터 일상생활 관리를 맡긴 아버지들은 자녀가 일상생활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도움을 제공하기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심하게 야단치는 것과 같은 엄격한 훈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누나는 대학생이니까 늦게 일어나는데 저 혼자 일찍 일어나기 힘드니까. 아무도 안 깨워 주니까. 저 혼자 그냥 알람 듣고 일어나서 학교가요. 지각한 적도 많아요.” (#4)
“저 혼자 일어나야 되요. 아빠는 바빠서 그리고 누나는 저 보다 일찍 나가요. 여기 오기 전부터 혼자 그랬던 거 같아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누나가 깨워줬어요. 학교에 지각한 적도 몇 번 있고. 지각하면 뭐 학교 가서 혼나죠. 지각한 적 몇 번 있었어요.” (#10)
아버지들은 자녀들이 빨리 일상생활 관리를 능숙하게 수행하기를 기대했으며, 부자가족형성 초기 자녀에게 자신의 일을 혼자 알아서 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돌봄을 철회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가 일상생활을 스스로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적응기간을 두고 역할변화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나 이러한 것들이 고려되지 않았었다. 한부모가족으로의 전환 이후 자녀의 긍정적 적응을 위해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고 삶의 균형이 깨지기 않도록 세심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나 자녀들은 아버지의 불충분한 돌봄으로 일상생활 관리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 현실적 대안을 선택하기

시설입소 사건에 대한 주제는 ‘현실적 대안을 선택하기’로 나타났다. 자녀들의 발달정도에 따라 시설에 대한 인식이 상이하게 나타났으나 대부분의 부자가족 자녀들이 시설입소 사건을 큰 부담감 없이 수용했던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자녀들은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 불편한 삶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했으며 안정적인 생활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시설입소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작용되지 않았다.

1) 입소에 대한 양가적 심경

참여자 자녀들이 아버지로부터 시설입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걱정했었던 점은 익숙한 주거나 학교와 같은 생활환경을 떠나는 것이었다. 주거환경의 변화보다 시설입소로 학교를 전학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야 하는 것과 같은 학교생활의 환경변화가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되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이사나 전학과 같은 생활환경 변화를 이미 겪었던 자녀들에게 낯선 환경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일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처음엔 가기 싫었어요. 거기서 살았던 곳이 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리고 막상 가자니까 전학도 가야 되고, 친구들도 있잖아요. 전학도 가야 하니까.” (#2)
“처음에 아빠가 얘기 했을 때 오기 싫었어요. 왜냐면 거기 친한 친구들 있어서.” (#7)
또한,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부담감 이외에도 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입소를 꺼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에서 생활하였을 때 외부로부터 받게 될 낙인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시설하면 안 좋게 그렇게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 그래서 좀..” (#11)
부자가족 자녀들에게 시설입소 사건은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과 시설생활에 대한 편견으로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 대부분이 시설입소를 크게 반대하거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는 자녀들 역시 부자가족으로 전환 이후 힘들고 어려운 부자가족의 삶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악한 경제적 여건으로 발생되는 문제들이 아버지의 경제적 능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자녀들은 시설입소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자녀들이 시설입소에 동의한 결정적인 이유는 경제적 문제나 식사준비와 같은 어려움이 해소될 거라는 기대감으로 드러났다.
“저희 아빠도 힘든 걸 저도 아니까. 여기서 와서 돈 좀 모아서 3년 뒤에 다시 나가자고 하기에 알겠다고 하고 왔어요. 돈에 경제적으로 많이 시달리고, 평소에 저한테 이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빚이 많다” 처음에 초등학교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 한 중 3때 쯤 생각이 달라지다 보니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온 거예요.” (#2)

2) 공동체 생활에 적응

본 연구에서는 부자가족 자녀들이 시설에서 어떻게 적응하며 생활하고 있는지, 시설생활이 자녀들의 성장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시설이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녀들은 불편함을 겪기도 하지만 보호체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생활은 안정적이었으며, 다시 찾은 일상의 안정감은 가족문제로부터 벗어나 성공적인 자기 삶을 모색하고 발전시키는 긍정적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1) 안정적인 일상

자녀들이 가족복지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는 것은 낯선 생활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설규칙을 준수해야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자녀들 대부분은 시설의 물리적인 주거환경이 전에 살았던 집보다 나아졌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생활습관을 바꾸어야 하는 시설규칙 준수는 적응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작용되었다. 시설입소 전 성인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생활했던 부자가족 자녀들은 규칙적인 시설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불안정한 일상을 보내는 것 보다 보호체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규칙적인 생활패턴은 안정적인 일상생활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었다.
“여기(시설) 오기 전이 좋죠.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요. 옛날에 밖에서 마음대로 뛰어 놀 수 있고, 여기에서는 밤 9시 넘으면 전부다 들어가야 되는데 밖에서는 10시까지 놀아도 되고요.” (#7)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대부분의 부자가족들은 안정을 이루어 가고 있었는데 가족안정은 자녀들의 삶을 변화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부자가족형성 이후 지속되는 경제적 문제, 역할가중, 그리고 아버지와의 크고 작은 갈등 속에서 자녀들은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대부분의 자녀들은 시설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으며 안정적인 삶으로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시설입소 전 자녀들은 시설에서 생활하게 되면 생활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는데 실제로 문제가 완화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감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생활로 인해 완화된 문제 중에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은 ‘경제적 문제’와 ‘식사 어려움’의 해소였다. 자녀들은 시설생활 경험을 양부모가족 시기만큼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시설에 입소하기 이전 보다 훨씬 나아졌다라고 토로하였고, 자녀들은 시설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생활문제가 개선되거나 해소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여기 들어오고 나서 그렇게 까지 힘들지는 않아요. 밥도 여기 식당 있고 전기세나 수도세 이런 것도 여기서 다 지원을 해주고 그러니까 그리고 학교도 동사무소 신청해서 급식비 이런 것도 다 면제받고 학비도 다 면제 받고 그러거든요. 방과 후 이것도 다 면제받고 그래서 그렇게 힘든 거는 없어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사는 거 같아요. 풍족하게는 못 살아도. 시설에 와서 경제적인 게 많이 나아진 거 같아요.” (#11)
시설생활로 공과금이나 월세비용 같은 생활비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자녀들의 경제적 걱정을 완화시키고 있었고, 시설입소를 계기로 한부모가족으로 등록된 경우 교육비나 급식비를 지원받게 되면서 학업비용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한부모가족 자녀들은 원활한 가정생활이나 학교생활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설에 입소하게 되면서 완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에 입소하기 전에 생활했던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벗어나 더 나은 생활환경으로의 전환도 자녀들이 생활이 나아졌다라고 밝히는 요인으로 나타나 안전하고 편안한 시설의 물리적 주거환경도 자녀들의 생활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이 생활하고 있는 가족복지시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제시하였다. 본 논문에 사용된 모든 시설관련 사진은 이용에 대해 시설장 및 입소자의 동의와 허락을 받았다. Figure 1은 부자가족들이 생활하는 주거공간 내부 전경으로 내부는 방 2개, 거실, 주방, 욕실로 일반 가정집의 내부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다. Figure 2는 공동식당으로 입소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공간이다.
본 연구결과 부자가족에게 식사문제는 시설에 입소하기 전에 겪었던 가장 큰 생활 어려움 중에 하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아버지들 대부분이 음식준비에 서투를 뿐만 아니라 바깥 일로 자녀의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녀들도 식사문제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들은 시설의 공동식당을 이용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식사준비를 해야 하는 수고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식사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 친밀한 또래 관계 형성

방과 후 대부분의 일상이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아동기 자녀들은 또래친구나 형, 동생들과 매우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자녀들 간의 친밀한 관계는 두 그룹으로 형성되어 있었는데 하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로 이루어진 그룹이었다. 아침 식사시간부터 등·하교, 방과 후 프로그램, 놀이시간, 가족나들이, 교회 어린이 학교 등 거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함께 하고 있었다. 방과 후 자유시간에도 집에서 혼자 지내기보다 놀이터나 프로그램실에서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들은 방과 후 시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또래 친구들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많은 상호작용을 통해 친밀한 관계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었다.
“여기 동생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놀기도 하고 운동하기도 하면서 그게 좀 나아진 거 같아요.” (#2)
“가장 행복했을 때는 00이 형하고, 00이 형하고 축구했을 때.” (#9)
“친구가 있어서 좋아요. 오기 전에는 아빠는 일 다니고 유치원 갔다 와서 혼자나 오빠랑 있어서. 이사 가면 또 혼자 있어야 되요. 오빠는 다른 학교로 가서. 가장 행복할 때는 여기에 봉사 오는 언니들이나 오빠하고 다 같이 놀 수 있으니까 좋아요.” (#3)
시설에 입소하기 전에는 아버지들이 일을 하는 동안 자녀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는데 시설입소 후 안전한 공간에서 또래 친구들과 놀이와 학습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또 다른 친밀한 집단은 초등학교 고학년생들과 중학교 남학생 자녀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주로 운동이나 게임과 같은 놀이를 하며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자녀들이 방과 후 시설에서 또래의 친구들과 운동이나 게임을 하며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비행과 같은 문제행동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눔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이루고 건강하게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었다.

3) 지속되는 심리정서적 문제

부자가족 자녀들에게서 시설생활을 통해 안정적인 일상이 회복되어 가는 긍정적 변화들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자녀들을 면접하고 참여관찰을 이루는 과정에서 자녀들에게서 심리정서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자녀 14사례의 모-자녀 관계의 특성을 살펴보면, 전혀 연락이나 만남이 없이 단절된 경우가 8사례(#1, #3, #5, #6, #7, #9, #13, #14), 아버지 모르게 어머니와의 관계를 유지하거나 자주 못 만나는 것과 같이 불안정한 관계유지가 4사례(#8, #10, #11, #12), 자유롭게 연락이나 만남을 갖는 안정적인 관계가 2사례(#2, #4)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 대부분이 부모의 이혼 이후 어머니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 되었거나 불안정한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
“물어보면 혼날 거 같으니까. 몇 번 물어보다가 요즘 들어 한 번도 못 봤어요. 5학년 때까지요. 엄마에 대해 물어 보면 시끄럽다고 그러세요.” (#1)
“아빠가 (엄마 만나는 일) 지금은 안 된데요. 그래서 말 안하고, 만났다고 이야기도 안하는데. 친구들하고 놀러 간다고 뻥치고, 그런데 들통 난적도 한번 있어요. 엄마가 뭐 사주잖아요. 그거 어디서 났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딱 들켜요. 최근에 가장 행복했을 때는 지금요. 큐브가 방금 왔거든요. 방금 행복했어요. 엄마가 시켜주셨어요.” (#8)
한편, 영유아기에 한부모가족이 형성되어 어머니에 관한 기억이 거의 없는 자녀에게 모성 그리움을 소멸시키기 위해 아버지들은 부적절한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모-자녀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해 사용한 부적절한 전략들은 오히려 부정적 사고만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었다. 자녀들에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사라지거나 약화되지 않고 있었고, 모성관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나름대로 어머니를 상상하고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소원은 아빠랑, 오빠랑, 나랑 하늘나라에 가는 거. 가족이랑 같이 있으면 행복하니까 엄마 만나고.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데요. 저는 지금 엄마가 어떤 산 속에 있을 거 같아요.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지 않는 거 같아요. 엄마가요 저희 어렸을 때 우리 버리고 도망갔데요. 아빠가, 엄마 안 돌아 올 수도 있어요. 그래서 너무 슬퍼요.” (#13)
본 연구참여자 부자가족 자녀들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대화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충분한 정서적 보살핌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삶에서 발생되는 중요한 일들을 아버지와 공유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의사결정이 필요한 일들도 아버지와 의논하지 않고 주로 혼자 결정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본 연구에 참여한 부자가족 자녀들이 자신의 고민이나 문제를 아버지에게 의논하지 않는 데는 아버지의 권위적이고 엄격한 훈육방법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옛날에 작년에 뭐 하다가 아빠가 때리려고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너무너무 싫은 거예요. 아직까지 맞는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동생이 그 때 한번 최근이었는데 학원도 안 간적 있고 그래서 아빠가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요. 그런데 심하게 때리는 거는 좀.. 사춘기니까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심하게 때릴 필요는 없는데 심하게 때리니까 마음이 안 좋았어요, 동생 맞으니까.” (#11)
“무슨 일 있으면 제 힘으로 해결하죠. 친구들 싸움에서 아빠한테 얘기하기는 좀. 제 문제는 제가 혼자 해야죠.” (#12)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한부모가족 자녀들은 가족해체를 겪으며 상실감, 외로움, 분노, 슬픔, 소외감과 같은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이기 때문에 양육자로부터 세심하고 온정적인 정서적 보살핌을 제공받아야 한다. 부모의 이혼이란 큰 가족사건을 겪은 한부모가족 자녀들은 끊임없이 새롭고 낯선 환경과 마주하게 되고 혼란스러움 속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때 자녀들은 불확실함과 혼란스러움을 해소시켜줄 확실한 정서적 지지체계를 필요로 한다. 연구자는 자녀들과 심층면접을 진행하면서 부자가족 자녀들에게서 누구한테도 이야기 할 수도 없고 위로 받을 수도 없는 슬픈 감정과 상실감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불안정한 모-자녀 관계의 특성과 친구들 관계에서도 위축을 경험했던 참여자 부자가족 자녀들에게 중요한 정서적지지 제공자는 주양육자인 아버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녀들은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힘든 상황에 대해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4. 새로운 삶에 대한 소망

본 연구에서는 부자가족 자녀들이 시설퇴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탐색하였는데 ‘새로운 삶에 대한 소망’으로 주제화 할 수 있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자녀들은 시설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불편하고 어려웠던 삶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느끼고 있어 시설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도움을 제공받을 수 있는 시설생활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자녀들도 인지하고 있었는데 퇴소에 대한 불안함이나 부정적인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자녀들 대부분은 시설에서 퇴소하게 되었을 때 입소 전처럼 힘들고 어려워지기 보다 더 나아진 삶의 환경을 예측하고 있었다.
부모의 이혼과 한부모가족으로의 전환과 같은 힘든 가족사건을 겪었던 자녀들은 퇴소 이후 환경변화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기 보다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녀들은 시설에서 퇴소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는데 식사준비를 다시 해야 되거나 주거 및 경제적 지원을 더 이상 제공받지 못하는 것과 같이 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을 미리 생각해 보고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 자녀들은 시설퇴소로 인한 생활 변화들을 다양하게 예측하고 발생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대처할 수 있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어 삶의 변화를 위기가 아닌 도전으로 받아드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상황을 도전으로 수용하였을 때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게 된다. 참여자 자녀들은 시설퇴소 이후 더 나아진 환경에서 생활하기를 소망하고 있었는데 양육자인 아버지에 대한 의존이나 기대가 아니라 집안일, 식사준비, 학업수행과 같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이 자신의 기여를 전제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 졸업 후 취업하여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어 아버지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집안일 더 많이 해야 될 것 같고, 공부도 좀 더.. 그리고 퇴소 후에는 즐겁게 살면서 너무 나태하게는 살지 않고 약간씩 위기도 오고 힘든 것도 있지만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2)
양부모가족 해체로 인한 어머니의 상실, 성인역할 수행, 비양육부모와의 불안정한 관계, 아버지의 미흡한 정서적 보살핌은 본 연구참여자 부자가족 자녀의 적응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양부모가족 해체 사건은 자녀들의 삶에 위기로 작용했었다. 하지만 연구자가 부자가족복지시설에서 만난 자녀들에게서 부모의 이혼이란 부정적인 사건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분리해 나가려는 긍정적인 변화들이 탐색되었다. 가족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양부모가족 해체 사건은 더 이상 자녀들의 삶에서 위기로 작용하지 않고 있었고, 자녀들이 가족문제로 겪었던 일련의 경험들은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대처하려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나타나고 있었다.

결론 및 논의

부자가족 자녀의 부적응 문제는 부모의 이혼사건 자체가 영향을 주기보다 양부모가족 시기에 겪었던 부모의 불화를 시작으로 축적되어온 심리적 문제가 이혼사건과 함께 가족환경 변화시점에서 표출되는 것이다. 이혼가족 자녀의 적응능력은 이혼 전후의 부모의 갈등정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28]. 부모가 어떠한 이혼과정을 선택했는지가 자녀의 적응과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이혼과정에서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안전한 삶을 고려하지 않았던 부모 특히 부자가족에서 비양육부모인 모가 이혼 이후 자녀의 안정을 세심하게 보살피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부모들은 상대 배우자에 대한 감정을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거나 자녀에 관한 무관심으로 모-자녀의 관계는 더욱 취약해지는 특성을 보이고, 자녀는 어머니를 잃는 큰 상실감을 혼자 극복하기 위해 혼란스러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Kim [16]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하는데 부모의 이혼사건으로 많은 심리적 지지와 돌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한 쪽 부모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됨은 심리적 지지를 급격히 감소시키게 되는데 이러한 점은 특히 부자가족의 자녀에게서 부각되었다.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배우자와 자녀와의 연락빈도를 분석한 결과 한부모 자신은 72%, 자녀에 대해서는 55.6%가 전 배우자와 전혀 연락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여 절반 이상이 교류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18], 이혼 이후 비양육부모와 자녀와의 관계가 취약해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실태는 본 연구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이후에도 모와의 관계가 지속되기를 소망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가족해체 이후 모-자녀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례는 소수에 불과했다. 이혼사건 자체 보다 이혼 시 가족관계나 부모의 태도, 이혼 이후 부모-자녀와의 관계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25]. 자녀들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적응과정에서 문제가 외현화 되지 않더라도 우울하고 슬픈 감정으로 무기력해져 있거나 불안정한 현실세계를 통제하기 위해 불확실한 이상이나 소망을 갖기도 한다. 한편, 본 연구결과 한부모가족 자녀가 부모의 이혼으로 겪게 되는 상실감은 한쪽 부모의 부재로 인한 상실 차원이 아니라 삶에서 포괄적이고 깊은 상실로 확대되어 일상의 안정과 행복을 손상시키고 있었다. Wallerstein과 Blakeslee [33]는 부모의 이혼은 원하지 않았던 고통스러운 사건으로 자녀의 삶에서 최대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자녀가 느끼는 여러 차원의 복합적인 상실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이나 안정감을 박탈하게 된다. 참여자 자녀들 대부분은 불충분한 정서적 보살핌 속에서 지속되는 상실감으로 심리적 과업성취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혼 위기에 있는 가족들이나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부모역할과 자녀 교육, 자녀의 심리상담 지원이 효과를 이룰 수 있도록 확대 및 보강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혼 후 비양육부모일지라도 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관계를 지속하여 부모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한부모가족으로의 전환 후 가정의 취약한 경제적 상황은 자녀들의 삶을 더 불편하게 만들고 적응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었다.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 필요한 비용 마련은 물론이고 주·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정도의 취약한 경제적 상황은 자녀들의 긍정적 적응을 방해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부자가족들은 한부모가족 형성 이후 취약해진 사적 지지체계, 공적 서비스에 대한 정보 부재 및 불충분한 서비스로 힘든 가족적응 과정을 보냈었다. Yang 등[34]의 연구에서도 한부모가족의 자녀들은 부모 중 한 사람의 부재 보다 가정의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비롯된 어려움을 오히려 더 크게 체감하고 있었고 현실적 제약이 불만의 수준이 아니라 심한 정서적 불안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부자가족이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오래 머무르는 것은 적응을 지연시키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출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저소득층 한부모가족 자녀에 대한 실질적인 양육비 지원 방안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족복지시설은 자녀들에게 안전한 보호체계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문제에서 벗어나 자아정체성을 이루는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시설생활은 자녀의 건강한 성장발달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는데, 아동기 자녀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한부모가족 자녀의 심리적 적응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친구의 지지로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 4, 21]. 시설에 입소하기 전에 아버지가 밖에서 일을 하는 동안 방임되었던 자녀들은 보호체계 안에서 안전하게 비행이나 탈선으로부터 보호되고 있었고,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다른 가정의 자녀들과 여가활동을 함께 하므로 정서적 안정을 이루고 있었다. 시설에 입소하기 전과 같이 가족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었다면 자녀들은 자신의 학업이나 진로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설에서 이루어진 경제적 문제 완화, 아버지의 정서적 안정, 생활스트레스 감소는 자녀를 가족문제로부터 해방시키고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갖게 하고 있었다.
본 연구참여자 부자가족 자녀의 적응과정에서 아버지의 미흡한 정서적 보살핌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한부모가족의 자녀들은 조기성숙하거나 부모화 되기도 하는데[31] 어머니의 상실로 인한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으로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통해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내면화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양부모가족 해체 사건은 한부모가족 자녀들의 삶에 위기로 작용했었다. 하지만 연구자가 부자가족복지시설에서 만난 아동후기 자녀들에게서 부모의 이혼이란 부정적인 사건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분리해 나가려는 긍정적인 변화들이 탐색되었다. 부자가족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모의 상실과 같은 힘든 가족사건을 겪으면서 가족과 삶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갖고 발전적인 삶을 이루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가족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양부모가족 해체 사건은 더 이상 자녀들의 삶에서 위기로 작용하지 않고 있었고, 자녀들이 가족문제로 겪었던 일련의 경험들은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대처하려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나타나고 있었다. 한부모가족에 대해 가족기능을 상실하거나 결핍된 편향적인 시각이 아닌 힘든 가족위기를 극복하고 회복을 이루어가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부모가족 아버지들과 자녀들에게 상담이나 서비스 지원 및 사례관리 시 강점관점을 바탕으로 그들이 갖고 있는 가족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야함을 강조한다.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적인 학업과 진로성취를 위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도전해 나가는 자녀들에게서 나타난 삶을 긍정적으로 회복하고 이끌어가려는 그들의 역량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연구참여자의 개인적, 가족적, 환경적 요인 및 발달단계가 상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주양육자인 아버지의 역할과 태도, 가치관 및 부모의 이혼이 이루어진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이에 추후연구에서는 자녀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가족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또한, 본 연구참여자 부자가족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후 대부분이 비양육자인 모와의 관계가 불안정해지는 특성을 보였는데,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모의 지지를 받는 자녀들과의 비교 분석 연구를 통해 자녀의 적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Declaration of Conflicting Interests

The authors declared that they had no conflicts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ir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Inha University Research Grant.

Figure 1.
Living space interior.
fer-54-1-83f1.gif
Figure 2.
Communal cafeteria.
fer-54-1-83f2.gif
Table 1.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No. Participant
Brother/sister
Period of single-father family
Mother
Gender Age (yr)/grade Age (yr)/grade Facility entrance Single-father family time point (age/grade) Single-father family period (yr; before facility entrance) Period of facility residence Relationship
1 Male 13/Middle school_1 Younger sister (9/Elementary_3) Entrance 6 3 2 yr 9 mo Disconnected
2 Male 16/High school_1 Older sister (19) Not 13/Middle school_1 4 8 mo Continued
3 Female 9/Elementary school_3 Older brother (13/Middle school_1) Entrance 2 3 2 yr 9 mo Disconnected
4 Male 17/High school_2 Older sister (19/University_1) Entrance 13/Middle school_1 2 2 yr 2 mo Continued
5 Male 12/Elementary school_6 - - 2 8 5 mo Disconnected
6 Male 12/Elementary school_6 Older brother (13/Elementary_6) Entrance 5 3 2 yr 7 mo Disconnected
7 Male 12/Elementary school_6 Younger brother (12/Elementary_6) Entrance 6 3 2 yr 7 mo Disconnected
8 Male 12/Elementary school_6 - - 6 5 1 yr Continued
9 Male 9/Elementary school_3 - - 6 4 2 yr 6 mo Disconnected
10 Male 14/Middle school_2 Older sister (17/High school_2) Entrance 7/Elementary_1 6 2 yr 3 mo Continued
11 Female 17/High school_2 Younger brother (14/Middle school_2) Entrance 10/Elementary_4 5 2 yr 3 mo Continued
12 Male 11/Elementary school_5 Younger sister (10/Elementary_4) Not 7/Elementary_1 4 5 mo Continued
Younger brother (7/Elementary_1)
13 Female 9/Elementary school_3 Older brother (10/Elementary_4) Entrance 1 8 2 yr 8 mo Disconnected
14 Female 10/Elementary school_4 Younger sister (9/Elementary_3) Entrance 2 8 2 yr 8 mo Disconnected
Table 2.
Children’s Adaptation Process to Single-Father Families
Time Theme Sub-theme
Two-parent family 1. Changes in reduction of family: serious conflicts between parents Parents' conflicts that did not receive consideration
Single-father family 2. Experience of loss and confusion 1) Life that differs from others: absence of mother's care
2) Loss of stable daily life
3) Acting as an adult: new responsibility and duties
3. Selecting a realistic alternative 1) Ambivalent state of mind about entering a facility
2) Adaptation to communal living
 - Stable daily life
 - Forming of intimate peer relationships
3) Continued psycho-emotional problems
4. Hope for a new life Determination and hope for a bette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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