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This study aimed to examine the actor and partner effects of marital satisfaction on life satisfaction in middle-aged and older couples via their health behavior and health. The study participants included a total of 2,108 couples, aged 57 and over, from the eighth wave of data from the Korean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KLoSA). The marital satisfaction, health behavior, health, and life satisfaction of the husbands and wives were measured to conduct the analysis. This analysis was conducted based on the Actor-Partner Interdependence Mediation Model (APIMeM) with the bootstrapping technique being used as the mediating effect. The results indicated that there were significant actor and partner direct and indirect effects when it comes to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articipants’ marital satisfaction and their own life satisfaction, mediated by health behavior and health. However, no significant influences regarding the health of the participants on the life satisfaction of their spouses were found. These results suggest that it is important for middle-aged and older couples to improve their marital relationships in order to promote the health and life satisfaction of both parties. Doing so will help husbands and wives lead healthier lifestyles based on their positive relationships.
서론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우리 사회 역시 고령 사회이자 100세 장수의 보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요 사회적 관심사 중 하나는 중·노년기 삶의 질이다. 삶의 질이란 삶에 대한 자신의 목표나 기대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평가하는 자기 인식으로서(World Health Organization, 2002)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관적 안녕감은 중년기에 가장 낮으며(Lansford, 2018) 이후 노년기에 소폭 증가하거나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elliwell & Wang, 2014; Kahng, 2012). 따라서 중·노년기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길어진 노년기를 맞이하는 개인의 차원에서나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진 사회적 차원에서 모두 중요하며, 우리 사회 전체의 삶의 질과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삶의 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인 중 삶의 만족도는 자신이 지각하는 삶의 질에 대해 일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수준에서 부정적인 수준까지의 범위 안에서 주관적으로 내리는 인지적 평가로서(Pavot & Diener, 1993; Petty et al., 1997) 삶의 질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Diener, 2000). 예를 들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네트워크에서 발간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의 갤럽 세계 조사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실태조사와 같은 국내 국가 통계조사에서도 삶의 질의 측정 도구로 삶의 만족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3점이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n.d.) 평균보다 낮은 수치이다(Statistics Korea, 2022). 특히 2022년 기준 자기 삶에 ‘매우 만족’ 또는 ‘약간 만족’ 한다고 응답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은 34.3%로, 전체 성인 평균 43.3%와 격차가 크고 연령이 많을수록 이 비중 또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Statistics Korea, 2023).
자녀양육 및 독립의 단계를 거치고 자아통합이 주요 과업인 시기를 보내는 노년기에 이르면 삶의 만족감에 대한 평가는 현재 삶에 대한 평가를 넘어서 지난 세월에 대한 회고를 바탕으로 살아온 인생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게 된다(Kno, 2019). 특히,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발생하는 후회 등의 내적 갈등을 수용과 인정을 통해 잘 해결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며 자기 삶에 만족할 때 노년기에 통합감을 가지며 마지막 정서발달을 잘 이루어 낼 수 있으므로(Erikson, 1980) 노년기와 노년기를 준비하는 예비 노인인 중년 후기의 삶의 만족도는 그 무게감이 다른 연령대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예비 노인과 노인 인구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향상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중·노년기 삶의 만족도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이 중요한 예측변수로 제시한 것 중 하나는 부부관계 만족도이다. 이는 은퇴나 자녀의 독립으로 인해 빈 둥지 시기를 보내는 중년기부터 이후 노년기까지 부부의 생활이 더욱 밀접해지며 부부의 상호의존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Carr et al., 2014; Carstensen et al., 1999; Connidis, 2010). 대부분의 연구에서 배우자와의 만족스러운 관계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고통스러운 결혼생활은 배우자의 신체적 및 정서적 웰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Hawkins & Booth, 2005; Karney & Bradbury, 1995; Lee et al., 2021; Proulx et al., 2007; Robles et al., 2014; Walker & Luszcz, 2009). 뿐만 아니라 Hawkins와 Booth (2005)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이혼이나 재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삶의 만족도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결혼 관계에 있는 중고령자의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데에 부부관계 만족도는 매우 중요하며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부부관계와 더불어 건강상태도 중·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며(Berg et al., 2009; Borg et al., 2008; Bowling et al., 2003; Kim & Kim, 2021; 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2005; Park, 2011; Pinto et al., 2016; Yoon, 2007), 이 시기의 부부는 노화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점차 쇠퇴함에 따라 다양한 신체적 변화와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중·노년기 건강상태의 이질성을 보고한 다수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동일한 수준의 건강상태의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Chamberlain et al., 2016; Kim & Khang, 2020; Kwon & Oh, 2022; Lee, 2015; Willson & Shuey, 2016). 즉 노화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하는 일부와 달리 노화의 과정에서도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집단도 있으므로 노화가 필연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화로 인한 건강의 쇠퇴를 늦추고 건강상태를 유지하려는 개인과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상태는 이를 대표할 수 있는 다차원의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측정방식이 하나로 합의되지 않은 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상태는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으로 나눌 수 있고, 측정방식에 따라 객관적 또는 주관적 차원의 건강상태로 나눌 수 있다(Campbell, 1976; Huber et al., 2011; Yu, 2015). 그중 대표적인 변수로는 객관적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만성질환, 주관적 차원의 지표인 주관적 건강상태, 노화로 인한 정신건강 저하의 지표로서 인지기능의 저하가 있다. 먼저, 만성질환은 급성질환과 달리 완치가 어려워 수개월 이상 지속되며 이에 따라 장기간 돌봄이나 치료가 필요하다(Harvey & Miller, 2000; Leventhal et al., 2004). 뿐만 아니라, 중·노년기 주요 사망원인이라는 점에서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만성질환은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Bowling 등(2003)은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은 없는 노인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보고하였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건강상태에 대한 응답자의 주관적인 인지적 평가로, 측정이 용이하면서도 때로는 객관적인 지표보다 더 삶의 만족도를 잘 예측하는 것으로 보고된다(Borawski et al., 1996; Creber et al., 2013; Jang, 2010). 일반적으로 선행연구에서는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으면 삶의 만족도가 좋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Borg et al., 2008; Heo, 2017; Hu & Kim, 2011; Kudo et al., 2007; Park, 2011), Jang (2010)의 연구에 따르면 주관적 건강상태가 삶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정신건강이 그 뒤를 이었고,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같은 객관적인 건강지표가 가장 낮은 영향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된 신체건강과 함께 노화로 인한 정신건강의 저하와 관련하여 중요하게 다루는 지표는 인지기능의 저하이다. 인지기능 저하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데(Kang, 2016), 치매 역시 사회적으로 부양 부담과 돌봄 비용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가족과 본인에게 큰 부담과 고통을 주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관심을 갖고 정신건강 차원에서 관리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인지기능은 인지기능의 저하만으로도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Hwang et al., 2009), 노년기의 독립적 생활과 가족생활과 사회생활에 방해 요인이 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삶의 만족도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hoi, 2021; Kim & Lee, 2020; Lee, 2018; Nam & Jung, 2011; Tooth et al., 2008). 이상의 선행연구를 종합해 보면 노년기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만성질환, 주관적 건강상태, 그리고 인지기능의 저하는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House 등(1988)은 사회적 관계 또는 그것의 상대적 결핍이 건강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하였는데, 대부분의 성인들에게 있어 가장 영향을 받는 가까운 사회적 관계는 일반적으로 배우자로, 많은 연구에서 부부관계와 건강에 대한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고하였다(Holt-Lunstad et al., 2010; Markey et al., 2005). 선행연구에 따르면 친밀하고 지지적인 결혼 관계는 건강 위험 행동 감소, 이환율 및 사망률 감소, 신체 및 정서적 건강 개선과 같은 보다 나은 건강 관련 결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ookwala, & Schulz, 1996; House et al., 1988; Kiecolt-Glaser & Newton, 2001; South & Krueger, 2013). 반대로 결혼 스트레스는 건강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Kiecolt-Glaser & Newton, 2001), 결혼생활의 질이 낮을 때 조기 사망, 이환율 증가, 정신건강 악화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arr & Springer, 2010; Woods et al., 2014).
이러한 부부관계와 건강 간의 관계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자녀 독립 이후의 중·노년기 부부는 자신이 맺고 있는 여러 사회적 관계 중 부부관계가 그 이전보다 훨씬 두드러지고 중요해지는데(Carstensen, 1992), 이는 건강에 대한 부부관계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결혼생활의 질이 낮을 때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은 면역체계 손상도가 증가하고 있는 중·노년기에 이를 가속화할 수 있다(Kiecolt-Glaser & Glaser, 2002). 마지막으로 나이가 들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생물학적 능력이 저하되는데(House, 2013), 이로 인해 결혼생활의 갈등 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물론 부부관계와 건강 간의 관계에서 건강상태가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도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경우(Couper et al., 2006; Strawbridge et al., 2007; Yorgason et al., 2008) 배우자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건강문제가 자기 자신의 부부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혼재되어 있어 그 영향력이 불분명하다(Korporaal et al., 2013). 또한 돌봄이 필요한 건강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전반적인 건강상태에 대해 부부관계와의 관련성을 살펴본다면 부부관계가 건강 증진의 자원이 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이미 반복적으로 보고된 것이다(Markey et al., 2005). 따라서 부부관계와 건강상태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누적되면서 ‘어떻게’ 그리고 ‘왜’ 부부관계가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Burman & Margolin, 1992), 이 둘 간의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급증하며 사회적 유대와 건강의 관계를 뒷받침하고 있다(Umberson et al., 2010).
지금까지 이 둘 간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모델들은 주로 건강 행동의 역할을 통해 인과관계를 설명해 왔다(Lewis et al., 1994; Markey et al., 2005; Repetti et al., 2002, Uchino, 2004). 건강행동은 넓은 의미에서 건강, 장애 및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행동을 의미하는데, 운동과 규칙적 식사, 의학적 관리와 같은 건강을 증진하는 행위와 흡연, 음주, 약물남용, 과도한 체중 증가와 같은 건강을 위해하는 행위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Umberson et al., 2010). 중·노년기 인구의 건강상태의 이질성은 건강을 회복시키고 개선할 수 있는 건강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Kaplan, 1991; Taylor et al., 2002),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이나 사회적 환경 등 변화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요인들과는 달리 건강행동은 개인이 조절 가능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비전염성 질환에의 이환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였다. 특히, 여러 건강행동 중 흡연, 과음,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신체활동 부족의 네 가지 행동은 대부분의 비전염성 질환과 주요 신진대사, 그리고 생리적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World Health Organization, 2019).
그동안 많은 선행연구에서 이러한 건강행동에 사회적 유대가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는데(Berkman & Breslow, 1983; Resnick et al., 1997), 구체적으로 사회적 유대가 건강을 증진하는 행동을 촉진하고 건강에 위험한 행동은 억제한다고 하였다. 이는 두 가지 방식의 통제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직접 행동을 규제하거나 통제하는 직접적인 통제와 건강한 행동에 도움이 되는 규범이나 책임을 강화하는 간접적인 통제가 있다(Umberson, 1992). 가족은 이러한 통제를 제공하는 가까운 사회적 유대관계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는 부모가 직간접적인 통제를 제공하지만, 성인기로 넘어가면 사회적 통제를 제공하는 주체는 부모에서 배우자로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건강행동과 관련한 성인기 사회적 유대로는 주로 혼인 관계가 다루어졌다. 또한 건강행동은 이러한 사회적 유대관계 중 부부관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었는데, 이는 부부가 서로 건강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 상기시키며 때로는 위협을 가하는 등의 직접적인 통제를 통해 건강 습관에 영향을 주어(Umberson, 1992),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노년기 부부관계는 사회적 통제 기능을 발휘하여 서로의 건강행동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관계이며(Kim, 2011; Lee et al., 2019; Umberson, 1987; Umberson & Karas Montez, 2010), 상호 건강행동을 모니터링하고 규제하거나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지지와 건강의 관점에서 이러한 부부관계가 긍정적일 경우 그 자체로 긍정적인 생리적 반응을 통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부부가 지지적인 사회적 유대를 형성함으로써 서로 건강행동에 대한 개인적 통제를 강화해 신체와 정신 건강에 간접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Cohen, 2004; Ross & Mirowsky, 2003). 반대로 부부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건강 위해행동(예: 흡연, 음주)이 증가하고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리적 변화로 인해 질병에 취약하게 된다(Kiecolt-Glaser & Glaser, 2002; Nealey-Moore et al., 2007; Slatcher, 2010; Slatcher & Selcuk, 2017; South & Krueger, 2013; Whisman et al., 2010; Wickrama et al., 2001). 즉, 만족스러운 부부관계는 중·노년기 부부의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서로 지지적인 사회적 유대로써 건강행동을 강화하여 건강 수준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증진시키는 간접요인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그러나 건강행동이 부부관계와 건강을 연결하는 효과를 가질 것에 대한 간접적인 입증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부부관계가 건강행동, 건강상태, 또는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직접 영향에 관한 연구들은 주로 단편적인 관계들을 다루었다. 그리고 부부관계가 건강행동을 통해 건강상태에, 그리고 건강상태를 통해 최종적으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과구조를 전체 매개모형 안에서 검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Lee et al., 2021; Roberson et al., 2018). 일부 부부관계와 건강상태 간의 관계에서 건강행동의 매개효과를 보고한 연구들(Lee et al., 2021; Roberson et al., 2018)이 있으나, 이 연구들은 부부관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통해 최종적으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전체 경로 중 일부만을 포함하였기에 부부관계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건강상태의 매개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부부관계에 대한 연구임에도 개인단위의 분석으로 부부의 상호의존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Roberson et al., 2018).
보편적으로 부부관계의 상호 의존적 특성으로 인해 부부 중 한 사람의 감정, 생각 및 행동은 배우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O’Brien, 2005), 선행연구에서 남편과 아내의 삶의 만족도는 높은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Bookwala & Schulz, 1996; Peek et al., 2006; Powdthavee, 2009). 뿐만 아니라 부부관계와 건강상태는 자기 자신과 상대방의 웰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Ayotte et al., 2010; Bourassa et al., 2015; Joo & Jun, 2014; Lee et al., 2021; Li & Jiang, 2021; Min et al., 2020; Ruthing et al., 2012; Valle et al., 2013). 이는 건강상태 저하로 겪는 부정적 정서가 부부간에 전이되며(Siegel et al., 2004), 부부의 웰빙은 상호의존적이기 때문(Bookwala & Schulz, 1996)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부부의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부부의 건강상태는 부부관계의 질에 영향을 받는데, 부부관계의 질은 서로의 건강 증진행동 또는 건강 위험행동을 증가시킨다(Cohen, 2004; Lee et al., 2019; Umberson et al., 2010). 그리고 이는 신체의 생리적인 변화로 이어져(Kiecolt-Glaser & Wilson, 2017), 서로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준다(Kiecolt-Glaser & Glaser, 2002; Lee et al., 2021; Nealey-Moore et al., 2007; Wickrama et al., 2001). Lee 등(2021)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편과 아내의 부부간 적대 행동수준은 건강행동과 우울수준을 통해 체질량지수(BMI)를 변화시켜 최종적으로 건강상태에 영향을 주는 자기효과와 부분적인 상대방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부부간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종합적으로 탐색한 연구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제한점들로 인해 부부관계 만족도와 건강행동, 건강상태, 그리고 삶의 만족도 간의 구체적인 관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가장 친밀한 관계인 배우자의 영향력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아 이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 논의를 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특히 부부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중·노년기에 개인의 건강상태가 부부 맥락 안에서 그 영향력을 부부가 함께 경험하는 것임을 고려한다면, 부부 단위의 연구로 부부 개인의 특성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고려하여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행동, 건강상태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전체 인과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Li & Jiang, 2021; Min et al., 2020; Monin et al., 2015; Pinquart & Sörensen, 2011; Walker & Luszcz, 2009). 이러한 통합적인 시도는 변수들에 대한 구조적이고 종합적인 설명을 가능하게 하여 건강행동 등의 역할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실제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위 선행연구들을 고려할 때, 부부관계가 삶의 만족도로 대표되는 웰빙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 인과적 구조를 설명하는 연구로서 부부의 상호의존성을 연구모형에 반영하는 연구들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본 연구에서는 중·노년기 부부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전국단위의 대규모 패널 자료인 고령화연구패널조사(Korean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8차년도(2020년) 자료(Korea Employment Information Service, 2022)를 사용하였으며, 부부가 모두 조사에 참여한 중고령자를 대상으로 부부단위의 이원자료(dyadic data)를 구성하였다. 또한 부부간 상호 영향을 고려하여 부부관계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에서 건강행동과 건강상태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Actor and Partner Interdependence Mediation Model: APIMeM)을 활용하였다. 이를 통해 중·노년기 부부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중·노년기 부부의 건강, 더 나아가 삶의 만족도 증진을 위한 부부관계 만족도의 중요성과 건강행동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중·노년기 삶의 질에 대한 부부관계의 역할과 관련한 깊이 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중·노년기를 위한 실천적 모델을 제시함과 동시에 정책적 개입의 근거 활용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 문제 1.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는 어떠한가?
연구 문제 2.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어떠한가?
연구 방법1. 연구 대상본 연구는 한국 고용정보원에서 2020년도에 수집한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 8차년도 자료를 사용하였다(Korea Employment Information Service, 2022). 8차년도 기준 응답자의 최소 연령은 57세(1963년생)였으며, 본 연구의 대상은 8차년도 자료조사에 부부 모두가 참여한 57세 이상 중·노년기 부부 2,108쌍이었다. 연구 대상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2. 연구 도구1) 종속변수: 삶의 만족도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삶의 만족도는 전반적인 삶의 질에 대해 묻는 단일문항으로 측정하였으며, 가능한 점수 범위는 0-100점이고,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 삶에 만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2) 독립변수: 부부관계 만족도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부부관계 만족도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단일문항으로 측정하였으며, 가능한 점수 범위는 0-100점으로서, 점수가 높을수록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3) 매개변수 1: 건강행동본 연구에서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서 조사한 흡연, 음주, 규칙적 운동, 그리고 식사의 네 가지 행동을 건강행동 측정치로 사용하였다. 먼저 흡연 여부는 ‘흡연자’는 0, ‘비흡연자’는 1로 구분하였다. 음주의 경우 음주 태도를 의미하며,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서 음주 태도를 측정하는 5개 문항에 대해 1개 이상 ‘예’로 답한 경우 ‘과음 또는 알코올 중독수준’으로 0점을 부여하고, 모두 ‘아니오’라 답한 ‘정상음주’의 경우 1로 코딩하였다. 처음으로 규칙적 운동 여부는 주 1회 이상 운동여부를 묻는 문항을 바탕으로 운동 횟수가 주 1회 미만인 ‘비규칙적 운동’은 0으로, 운동 횟수가 주 1회 이상인 ‘규칙적 운동’은 1로 구분하였다. 마지막으로 규칙적 식사여부는 지난 이틀간 식사에 대해 묻는 문항을 바탕으로 아침, 점심, 저녁 총 6끼 중 한 끼 이상 식사를 하지 못한 경우를 ‘비규칙적 식사’로 구분하여 0으로 코딩하고, 식사를 모두 한 경우 ‘규칙적 식사’로 구분하여 1로 코딩하였다. 최종적으로 위 네 가지 건강행동 변수를 합산하여 하나의 건강행동 변수를 구성하였으며, 가능한 점수범위는 0-4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4) 매개변수 2: 건강상태본 연구에서 건강상태 관련 변수로 포함된 측정치는 만성질환의 수, 주관적 건강상태, 그리고 인지기능이 있다. 만성질환의 수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서 조사한 고혈압, 당뇨, 암, 폐질환, 간질환, 심장질환, 뇌졸중, 관절염 및 류마티스 중 8차년도 기준 진단받고 완치되지 않은 질환의 총 개수를 의미한다. 가능한 점수 범위는 0-8점이며, 건강상태의 잠재변수 구성을 위해 다른 측정 변수와 점수의 방향성을 일치시키고자 역코딩하여 사용하였다. 따라서 최고점인 8점의 경우 8가지 만성질환이 모두 없는 것을 의미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보유한 만성질환이 적은 것을 의미한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본인의 건강상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를 묻는 문항에 대해 ‘매우 좋음’의 1점부터 ‘매우 나쁨’의 5점까지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된 것을 역코딩하여 사용하였으며, 가능한 점수범위는 1-5점이고, 점수가 높을수록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은 것을 의미한다. 인지기능은 한국형 인지능력 측정척도(Korean version of th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로 측정한 점수이며, 19개 문항의 합산 점수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가능한 점수 범위는 0-3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5) 통제변수본 연구에서는 연령과, 가구소득, 유급노동 여부가 통제변수로서 분석에 포함되었다. 먼저, 연령은 8차년도 조사 연도인 2020년을 기준으로 응답자의 출생 연도를 이용하여 계산한 남편과 아내의 만 나이를 사용하였다. 가구소득의 경우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서는 “작년 한 해 응답자님을 포함해서 함께 사시는 가구원의 총소득은 얼마나 됩니까?” 라는 문항으로 가구의 총 소득을 조사하였으며, 응답자는 만 원 단위로 응답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소득 분포의 편향성을 고려하여 자연로그로 변환한 8차년도 가구소득 값을 분석에 사용하였으며, 동일 가구에 속한 부부의 가구소득 값은 같으므로 하나의 변수가 남편과 아내의 통제변수로 사용되었다. 마지막으로 유급노동은 현재 노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경우를 0, 수입을 목적으로 타인 또는 회사에 고용되어 임금을 받고 일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또는 주당 18시간 이상 가족이나 친척의 일을 무급으로 돕는 경우를 1로 코딩하여 사용하였다.
3. 분석 방법본 연구에서는 중·노년기 부부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APIMeM)을 바탕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APIMeM 모형은 Kenny와 Cook (1999)의 기존 자기-상대방 상호의존모형(Actor-Partner Interdependence Medel: APIM)에 매개변수를 추가한 확장모형이며(Ledermann et al., 2011) 하나의 모형안에서 독립적이지 않은 양자 간의 상호의존성과 동일한 측정 변수들의 상관을 고려하는 동시에 매개효과를 검증할 수 있으므로 부부 자료를 분석하는 데에 적절하다(Cook & Kenny, 2005). 본 연구에서는 먼저 건강상태의 잠재변수 구성을 위해 측정모형을 검증하였고, 이후 측정모형을 포함한 전체 APIMeM 모형 분석을 실시하여 부부의 자기효과(actor effect)와 상대방효과(partner effect), 그리고 매개효과를 파악하였다.
연구모형 내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대해 가지는 총 효과(total effet)는 독립변수가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한 직접효과(direct effect)와 독립변수가 매개변수를 통해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한 간접효과(indirect effect)로 나눌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모형 내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서 bootstrapping 기법을 적용하였다. 이는 원자료로부터 무수히 많은 표본을 무작위로 생성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 분포를 이용하여 계수를 검증하는 방법으로서 본 연구에서는 5,000개의 표본을 생성하여 95% bootstrap 신뢰구간을 바탕으로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측정모형의 검증과 최종 모형의 분석에는 Mplus 8.8(Muthén & Muthén, 2022) 프로그램이 사용되었으며 최종 분석 모형은 Figure 1에 제시하였다.
연구결과2.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 분석1) 측정모형의 검증본 연구에서는 남편과 아내의 만성질환의 수, 주관적 건강상태, 그리고 인지기능을 바탕으로 남편과 아내의 건강상태를 잠재변수로 구성하였다. 이에 본 분석인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 분석에 앞서 남편과 아내의 건강상태에 대한 확인적 요인 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실시하여 위 세 가지 건강상태 관련 측정 변수들이 잠재변수를 구성하기에 타당한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5) = 50.873 (p<.001), CFI = 0.985, TLI = 0.954, RMSEA = 0.066, SRMR = 0.024로 전반적으로 기준을 잘 충족시킴을 보여주었다. 측정모형의 요인부하량은 Table 3에 제시하였는데, 측정변수 모두 표준화된 요인부하량이 .5를 넘어 타당도의 기준치를 충족하였다. 개념 신뢰도 또한 .6 이상으로 수용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Fornell & Larcker, 1981).
2)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 분석중·노년기 부부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APIMeM)을 바탕으로 분석을 실시하고 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였다. 모형의 적합도는 (69) = 397.83(p<.001), CFI = 0.954, TLI = 0.924, RMSEA = 0.048, SRMR = 0.035로 전반적으로 적합도의 기준을 충족함을 보여주었다.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 내 변수 간 직접 경로에 대한 분석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를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로 나누어 살펴보면, 먼저 남편의 자기효과의 경우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남편의 건강행동(b = .004, p<.01), 건강상태(b = .002, p<.05), 그리고 삶의 만족도(b = .363, p<.001)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이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고 건강상태의 수준과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남편의 건강행동은 남편의 건강상태(b = .087, p<.001)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편이 건강에 이로운 행동을 많이 할수록 남편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남편의 건강상태(b = 11.028, p<.001)는 남편의 삶의 만족도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편의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자신의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아내의 자기효과를 살펴보면,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아내의 건강행동(b = .004, p<.001), 건강상태(b = .005, p<.001), 그리고 삶의 만족도(b = .364, p<.001)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내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더 많이 하고 건강상태의 수준과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아내의 건강행동은 아내의 건강상태(b = .116, p<.001)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내가 건강행동을 많이 할수록 아내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건강상태(b = 12.078, p<.001)는 아내의 삶의 만족도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내의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자신의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해 보면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는 동일하게 모든 경로가 유의하였다.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에 이어서 상대방효과를 살펴보면, 먼저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아내의 건강행동(b = .003, p<.01)과 건강상태(b = .005, p<.01), 그리고 삶의 만족도(b = .123, p<.001)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이 아내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아내는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더 많이 하고 아내의 건강상태가 좋으며 아내가 자기 삶에 더 만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남편의 건강상태와 아내의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에서 유의미한 상대방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으로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남편의 건강행동(b = .006, p<.001)과 건강상태(b = .005, p<.001), 그리고 삶의 만족도(b = .148, p<.001)에 대한 상대방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내가 남편과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남편은 자신의 건강에 이로운 행동을 더 많이 하고 남편의 건강상태가 좋으며 남편이 자기 삶에 더 만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내의 건강상태와 남편의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에서 유의미한 상대방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와 건강행동, 건강상태와 삶의 만족도의 상호상관은 각각 .560(p<.001), .396(p<.001), .745(p<.001), .552(p<.001)로 모두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직접효과 분석 결과는 Figure 2에 유의미한 경로만을 표시하여 제시하였으며, 남편과 아내 변수의 상호상관은 그림의 간결성을 위해 생략하였다.
다음으로 분석 모형 내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 bootstrapping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중 유의미한 결과를 Table 5에 제시하였다. 이를 요약하면 먼저,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남편과 아내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자기효과 및 상대방효과에서 모두 유의미한 간접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자신과 배우자의 삶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간접적인 영향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남편과 아내의 건강상태에 대한 자기효과 및 상대방효과에서 모두 유의미한 간접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편과 아내의 만족스러운 부부관계는 자신과 배우자의 건강상태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행동을 매개로 간접적인 효과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남편과 아내의 건강행동은 자신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자기효과에서 유의미한 간접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남편과 아내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많이 할수록 자신의 건강수준이 향상되어 자신의 삶의 만족도가 증진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동일한 경로에서 배우자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상대방효과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각 세부 경로별 검증을 통해 개별 매개효과를 살펴보면,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자신의 건강행동과 자신의 건강상태를 통해 자기 삶의 만족도에 대한 간접효과를 가지는 자기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b = .004, p<.05).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통해 자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b = .063, p<.01), 먼저 자신의 건강행동 수준에 영향을 주어 건강행동이 다시 자신의 건강상태에 그리고 건강상태가 자신의 삶의 만족도에 차례로 영향을 주는 간접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b = .006, p<.01).
상대방효과에 대한 간접효과 경로를 살펴보면,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아내의 건강상태를 통해 아내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b = .058, p<.01), 아내의 건강행동에 영향을 주어 아내의 건강상태와 아내의 삶의 만족도에 차례로 영향을 주는 경로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b = .005, p<.01).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 역시 남편의 건강상태를 통해 남편의 삶의 만족도와 유의미하게 연결되기도 하지만(b = .060, p<.01), 남편의 건강행동 또한 매개 역할을 하여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남편의 건강행동, 건강상태 및 삶의 만족도로 연결되는 간접경로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b = .006, p<.01)
논의 및 결론본 연구는 부부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자기-상대방 상호의존 매개모형(APIMeM)을 바탕으로 부부를 분석의 단위로 사용하였으며 남편과 아내의 상호의존성을 검증하고, 부부관계가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서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는 전반적으로 동일한 양상을 보였으며, 주요 결과에 대한 요약과 그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자신의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자기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첫째,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각각 자신의 건강행동과 건강상태, 그리고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편과 아내 모두 자신의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고, 건강상태가 좋으며, 전반적인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arkey 등(2005)에 따르면 혼인관계가 건강을 증진시키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긍정적인 건강행동을 통해서이다.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친밀한 존재로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달을 이루어 가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부부는 서로에게 규칙적 운동이나 식사를 권유하거나 함께 하고 금연이나 절주를 요구하는 등의 적절한 통제를 제공함으로써 건강행동을 촉진하고 위험한 행동을 규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Bachman et al. 2002, Slatcher & Selcuk, 2017; Umberson, 1992). 특히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클수록 개인적 통제감은 높아진다(Mirosky & Ross, 2003). 따라서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노년기 부부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 경우, 스스로의 통제력을 높여 건강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결혼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건강 위험행동의 수준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Cohen et al., 1991; Horwitz & White, 1991; Lee et al., 2019; Whisman et al., 2006) 또한 이를 반증한다.
또한, Markey 등(2005)은 부부관계가 건강증진에 미치는 영향은 만족스러운 부부관계를 바탕으로 얻는 지지와 심리적 안녕감을 통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높은 부부관계 만족도로 인해 얻는 심리적인 이익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양호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는 높은 부부관계의 질이 질환의 이환율 감소,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신체 및 정서적 건강 개선과 같은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영향력 보인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일관성이 있는 결과이다(House et al., 1988; Kiecolt-Glaser & Newton, 2001; South & Krueger, 2013; Uchino, 2004). 이러한 관계는 높은 부부관계의 만족도에 따른 긍정적인 심리적 반응이 만들어내는 생리적 반응을 기초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의 관계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는 심혈관 스트레스 및 질환과 유의미한 관련이 있었다(Baker et al., 2000; De Vogli et al., 2007). 또한 배우자와의 갈등은 내분비 및 면역 체계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데(Kiecolt-Glaser et al., 1993; Malarkey et al., 1994; Whisman & Sbarra, 2012), 부부관계로 인한 코르티솔 반응은 배우자의 지지와 의사소통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Heffner et al., 2004). 따라서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배우자와의 만족스러운 관계가 부정적인 생리적 반응을 줄이거나 조절함으로써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 준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남편과 아내 모두 자신의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는 결과는 부부관계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선행연구들(Celenk & van de Vijver, 2013; Ha, 2018; Hawkins & Booth, 2005; Heller et al., 2006; Jeong & An, 2012; Joo & Jun, 2014; Lee & Kim, 2004; Perrone-McGovern et al., 2012; Shek, 1995)과 동일한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빈 둥지 증후군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며 배우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중·노년기 부부에게 있어 배우자와 잘 지내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남편과 아내의 건강행동 수준은 각각 자신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편과 아내는 흡연하지 않고 과음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는 Taylor 등(2002)의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건강행동 조절을 통해 중·노년기 웰빙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건강문제를 개선하고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불가피한 노화에 따른 신체와 정신건강의 퇴화를 늦추고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에 유리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셋째, 남편과 아내의 건강상태는 각각 자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전반적으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자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들(Berg et al., 2009; Borg, 2008; Bowling et al., 2003; Choi, 2021; Kim & Kim, 2021; Park, 2011; Yoon, 2007)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노년기 삶의 질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남편과 아내의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는 자신의 부부관계 만족도와 자신의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자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편과 아내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비흡연, 정상음주, 규칙적 운동 및 식사와 같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더 많이 하고 이는 자신의 건강 수준을 높여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는 세부적인 간접경로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아내는 부부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자신의 건강상태에 직접 영향을 주어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기도 하고,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여 건강상태를 증진시켜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편의 경우,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상태를 통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남편이 아내보다 스트레스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다는 Costa 등(2021)의 연구 결과를 고려하여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남편의 경우 부부관계에 대한 정서가 생리적 반응 등을 통해 변화된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여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남편의 경우 부부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더라도 그것이 직접적으로 건강상태를 변화시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사회적 유대관계의 약화로 건강행동에 대한 통제 수준이 낮아진 것이 남편의 건강상태를 변화시켜 최종적으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남편의 부부관계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울 경우, 부부관계가 지지적인 사회적 유대관계로 건강행동을 통제하여 긍정적인 건강상태로 연결되어 삶의 만족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Berkman & Breslow, 1983; Resnick et al., 1997; Umberson, 1992).
건강신념 모델(Rosenstock, 1990)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각된 감수성, 심각성, 이익성, 장애성을 바탕으로 건강행동의 참여수준을 정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질병에 걸릴 위험에 대해 민감한지, 그리고 질병으로 인한 결과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로 인지하는지, 건강행동의 유익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건강행동에 수반되는 불편함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건강행동의 실제 수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Markey et al., 2005). 이와 같은 질병으로부터의 위협감은 개인이 처한 여러 환경적 요소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데, 가장 밀접한 환경은 가족이라 할 수 있다. 결혼 제도를 통해 배우자와 가족을 얻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달리 신체적·경제적·심리적 등 다방면으로 돌봄을 제공해야할 대상이 존재한다. 이 책임감은 질병의 위협감과 건강행동의 유익을 다르게 판단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에 대한 의무감 커지면 건강행동을 촉진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Lee, 2012; Waite, 1995). 종합하면, 배우자와의 관계가 만족스러우면 배우자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바탕으로 더 높은 통제감을 가지고 스스로의 건강행동을 촉진하게 되고 그 결과 건강상태가 향상되어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고 할 수 있다.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자신의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자기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첫째,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각각 배우자의 건강행동과 건강상태, 그리고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편이 아내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아내가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고 아내의 건강상태가 더 좋으며 아내가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였고, 마찬가지로 아내가 남편과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남편의 건강행동 수준과 건강상태가 향상되고 남편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가 부부관계에 만족할수록 배우자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은 부부의 관계가 만족스러울수록 배우자가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도록 지원과 격려를 받은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건강위해 행동을 통제하는 방법에 따른 차이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Lewis와 Butterfield (2007)에 따르면 사회적 통제는 통제를 제공하는 사람과의 관계의 질과 통제 방법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 통제 방법은 도움과 보상 등과 같은 긍정적인 방법과 질책과 같은 부정적인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긍정적인 방법이 부정적인 방법보다 효과가 높다고 주장하였다(Fekete et al., 2009, Lewis & Butterfield, 2007). 따라서 부부관계에 만족할 경우, 사회적 지지를 더 많이 제공하여 건강행동에 대한 사회적 통제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통제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배우자의 건강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Craddock et al., 2015).
남편과 아내의 건강상태에 대한 부부관계 만족도의 상대방효과는 결혼 스트레스가 신체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는 선행연구 결과(Kiecolt-Glaser & Wilson, 2017; Lee et al., 2019; Nealey-Moore et al., 2007; Robles et al., 2014; Whisman et al., 2010)를 기초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배우자가 자신과의 관계에 만족스러워할수록 결혼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기 때문에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Cohen (2004)과 Saxbe와 Repetti (2010)에 따르면 다른 스트레스원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만족스러운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사회적 지지를 통해 완충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자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부부관계 만족도가 배우자의 삶의 만족도에 대해 상대방효과를 가지는 것은 정서적 전염(emotional contagion)의 측면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정서적 전염은 사회적 전염(social contagion)의 일부로 감정이 자발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말한다. 즉, 정서는 드러나게 또는 드러나지 않게 다양한 방법으로 공유될 수 있는데 그 대상이 친밀할 때 더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Batson et al., 1995). 배우자에게 만족하는 사람은 배우자와 상호작용할 때 긍정적인 정서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고 이러한 정서는 전염되기 때문에 부부관계 만족도가 자신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삶의 만족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부부관계의 질과 정서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부부의 상호 영향력을 확인한 기존 연구결과(Cho & Lee, 2020; Joo & Jun, 2014; Lee et al., 2021)를 뒷받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남편과 아내의 건강상태는 배우자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상대방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선행연구(Avison & Turner, 1988; Kessler & McLeod, 1984; Wheaton, 1990)에 따르면 남성이 주로 경제적 스트레스 요인에 반응하는 것과 달리 여성은 다른 사람, 특히 배우자가 경험하는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반응할 가능성이 더 높아 배우자의 건강상태를 만성 스트레스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하기 때문에 더 큰 취약성을 가진다. 이에 기초하여 본 연구에서는 아내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남편의 건강상태의 상대방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가정하였으나, 남편과 아내 모두 건강상태의 상대방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본 연구 대상자가 특정 질병의 환자나 부양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대상자 중 본 연구의 건강상태 변수였던 만성질환이나 인지기능 또는 주관적 건강상태에서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마지막으로, 남편과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상대방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편이 아내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아내의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아내의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동시에 아내로 하여금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도록 함으로써 건강상태를 증진시켜 삶의 만족도 향상으로 연결되기도 하였다. 또한 아내가 남편과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남편이 건강행동을 더 많이 하여 남편의 건강상태 수준이 높아지고 그 결과 남편의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는 매개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상태에게 긍정적인 방법으로 건강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여 배우자의 건강행동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배우자의 건강상태와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에 기초하여 실천적 제언을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본 연구에서 나타난 건강행동의 매개효과는 부부관계라는 사회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국민 건강 향상을 위해 건강행동 증진의 목표를 바탕으로 한 지원 정책을 수립할 때는 부부의 맥락을 고려하여 부부가 함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부부 중 한 사람이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배우자가 함께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 외 지역 문화시설이나 체육시설, 복지관이나 보건소 등을 통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설할 때, 부부단위로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서로의 건강행동을 격려하도록 하면 프로그램의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부부관계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건강행동과 건강상태 향상에도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본 연구 결과는 일상에서의 중·노년기 부부의 부부관계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건강행동 증진을 위한 사회적 통제도 만족스러운 부부관계를 바탕으로 할 때 배우자가 긍정적인 통제 방법을 사용하여 건강행동의 수행 정도를 증진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부부의 일상 대화와 같은 상호작용의 패턴을 개선하거나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부부의 갈등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부관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건강관리와 함께 운영하는 것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부관계 만족도가 낮은 부부는 서로의 건강행동에 관여하지 않아 건강행동이나 건강상태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중·노년기 부부의 부부관계는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되어온 결과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변화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부부관계 만족도가 낮은 부부들의 경우, 부부관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겠으나, 친척, 친구, 종교모임 등 다른 사회적 관계나 사회적 제도를 통해 꾸준히 건강행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하고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부부 외 사회적 관계를 통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대상자가 중·노년기인 것을 고려하였을 때, 부부관계 증진 프로그램이나 건강관리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으나 질병이나 거동 불편 등 건강상의 이유로 참여가 어려운 대상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이미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경우 건강관리가 더욱 어렵고 건강 문제가 심각할 경우 부부관계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프로그램 참여가 필요하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직접 참여가 어려운 대상자를 세심하게 고려하여 대상자 특성에 맞게 건강 관리나 부부관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마련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 중 8차년도 자료만을 이용하여 횡단 설계로 연구모형을 분석하여 인과관계 해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는 대규모로 수집된 자료라 하더라도 종단 분석을 위해 장기간 혼인관계를 유지하며 조사에 참여한 부부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본 연구의 모형을 분석할 충분한 사례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본 모형의 설계를 장기간에 걸친 종단연구로 확장하여 각 변수들의 종단적 변화와 그 변화가 다른 변화에 미치는 영향 및 변수 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는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장기간에 걸친 변수별 누적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변수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와 종단적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조사에 참여한 중·노년기 부부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연구대상의 연령 범위가 57~97세로 상대적으로 넓다. 중년기와 노년기도 서로 다른 인생 주기에 속하는 연령대이지만 평균 수명의 증가로 길어진 노년기를 고려하면 노년기 전체를 하나의 동질한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을 연령에 따라 세분화하여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연령대별 세밀한 차이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논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중·노년기 부부가 만성질환이나 인지기능, 주관적 건강상태에서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보여 본 연구 결과에서 건강상태의 상대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후속 연구에서는 부부의 건강상태의 상대방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설계로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기존에 수집된 이차자료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그에 따른 측정 변수의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다차원으로 측정된 다양한 변수들을 활용하여 본 연구의 결과를 더욱 세밀하게, 또는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상태에 대해 설문지로 측정되는 문항 외 실제 운동능력이나 혈액검사 수치 등 바이오마커를 활용하여 부부관계와 같은 사회적인 요인이 실제 신체로 나타나는 생리적인 결과와도 관련이 있는지 등 보다 새로운 차원에서의 부부관계와 건강, 그리고 삶의 만족도에 대한 논의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가 있다. 먼저 본 연구는 부부관계와 건강상태,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의 인과구조를 건강행동으로 설명함으로써 기존에 존재하는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을 확장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가족관계가 부부 중심으로 이동하는 중·노년기의 부부관계를 다루는 연구로서 개인단위 분석이 아닌 이원화된 부부 자료로 연구를 수행하여 부부간의 상호의존성을 검증하고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분석을 통해 부부관계 안에서의 영향의 경로를 파악하는 데 의의가 있다. 더 나아가 본 연구에 사용된 부부 자료는 확률 표집으로 구축된 전국단위의 자료를 사용한 것으로 대표성이 있다. 따라서 부부 단위에서 분석한 부부관계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과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는 일반화가 용이하며, 이를 바탕으로 중·노년기 부부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중·노년기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부관계의 증진 및 부부 단위의 건강관리를 통한 건강 수준 향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도 연구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Declaration of Conflicting InterestsThe author declares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 Table 1.Table 2.Table 3.
Table 4.
Tabl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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