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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Ecology Research > Volume 61(3); 2023 > Article
맞벌이 가정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순차적 매개효과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amine the effect of parentification on the smartphone dependency of upper elementary school children in double-income families and to verify whether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on and loneliness sequentially mediates the relationship between parentification and smartphone dependency. The participants were 311 upper-elementary school students (4th to 6th graders; 126 boys, 40.5%) in double-income households residing in Seoul, Gyeong-gi, and Incheon.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an online self-report questionnaire completed by the participants and were analyzed using SPSS 26.0 and Mplus 8.7 software. The results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Firstly, the direct effect of parentification on the smartphone dependency of the children from double-income families was statistically insignificant. Secondly,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on mediated the effect of parentification on smartphone dependency, while loneliness did not. Lastly, parentification influenced smartphone dependency through the sequential mediating channel of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on and loneliness. In conclusion, these findings indicate that interventions for smartphone-overdependent children from double-income families should place emphasis on children’s psychological difficulties attributed to parentification. Specifically, this study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alleviating the levels of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on and loneliness to address the issue of children’s smartphone dependency in double-income families, suggesting possible involvement and support at both household and societal levels.

서론

스마트폰은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서로의 일상을 연결해 주는 필수적인 매체이다. 특히나 부모가 상당 시간 동안 부재하는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와의 의사소통과 안전 관리를 위해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의 사용을 허용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로 인해 부모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통제에 대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Mahapatra, 2019; Suk & Kim, 2022). 실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벌이 가정에 비해 맞벌이 가정의 아동은 스마트폰 과의존 군에 속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Ministry of Science and ICT & 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2).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부터는 스마트폰을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여 스마트폰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맞벌이 가정에 대한 돌봄 지원 또한 약화되어 아동이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Benedetto & Ingrassia, 2020; I. Lee et al., 2020; Ministry of Science and ICT & 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2). 더구나, 초등학생 2명 중 1명은 맞벌이 가구에 해당할 만큼 맞벌이 가정의 비율이 증가 추세에 있어 맞벌이 가정 아동에게서 쉽게 나타날 수 있는 높은 스마트폰 의존도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Park & Park, 2014; Statistics Korea, 2022).
여기서 스마트폰 의존도란 스마트폰을 삶의 주요한 영역으로 여기며 사용에 대한 조절 능력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문제적인 결과를 경험하는 수준을 의미한다(Kim et al., 2016; Ministry of Science and ICT & 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2). 선행연구자들은 이러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스마트폰 중독, 스마트폰 의존도 등의 다양한 용어를 혼용하고 있는데, 중독에는 병리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스마트폰 의존도라는 용어가 적합하다는 몇몇 연구자들의 주장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스마트폰 의존도로 개념을 명명하고자 한다(Panova & Carbonell, 2018; Park et al., 2013; Yoo, 2023). 선행연구들은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를 예측하는 주요 요인으로 부모의 역할 과부하에 주목하여 취업모의 일-가정 양립 문제를 다루어 왔다(H. Kang, 2021; W. K. Lee et al., 2020; Lim, 2020). 이러한 연구들은 맞벌이인 부모가 역할 과부하를 경험함에 따라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감독하고 관리하기 어렵다고 가정해 왔으나, 정작 부모의 역할 과부하로 인해 맞벌이 가정의 아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경험하여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는지는 설명하지 못하였다. 맞벌이 가정의 아동은 부모가 역할 과부하를 경험하여 물리적 혹은 심리적으로 충분히 기능하지 못할 때 이를 대신하고자 가족 내에서 성인의 역할을 부모와 공유하거나 대신 수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Chase, 1999; Robinson, 1998; Vandivere et al., 2003).
이처럼 맞벌이 부모가 일과 가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꺼번에 수행하며 어려움을 느낄 때 나타날 수 있는 아동의 경험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변인은 부모화(parentification)이다(Chee et al., 2014; Grollman & Sweder, 1988). 부모화는 아동 혹은 청소년인 자녀가 가족 내에서 성인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아 수행하는 것을 뜻하며(Boszormenyi-Nagy & Spark, 1973), 구체적으로 청소하기, 설거지하기 등과 같이 가정의 물리적 안정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는 것과 가족구성원의 심리사회적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의미한다(Hooper, 2008). 부모화를 경험하는 아동은 자녀로서의 발달적 단계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책임을 부여받아 가족구성원들을 돌보는 역할을 과도하게 수행하게 되며, 자신의 욕구를 희생하고 가족구성원들의 요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Chase, 1999; Earley & Cushway, 2002). 이를 고려해 보면, 부모화 경험을 하는 아동의 경우 개인적 자유에 제약을 받게 되고 스마트폰을 통해 이를 보상받고자 하여 높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보일 것으로 추측된다. Sheldon과 Schachtman (2007)에 따르면 본래 자신의 책임이 아닌 것을 외부로부터 요구받아 수행할 때 개인은 자신의 내재적인 동기에 따라 자유를 추구하는 것을 정당화한다. 따라서 부모화를 빈번하게 경험하는 아동은 자신의 욕구와 자유를 희생하며 부모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바를 선택하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하면서 반복적이고 과도하게 사용하게 됨에 따라 의존하게 될 수 있다(Jurkovic, 1997; Sheldon et al., 2018; Wong et al., 2015). 이상과 같은 연구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부모화 경험은 스마트폰 의존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개변인을 포함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즉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은 직간접적인 인과구조에 의해 설명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화 경험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매개로 하여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Kardefelt-Winther (2014)Wang 등(2015)에 따르면, 현실 상황의 경험에서 비롯된 심리사회적 문제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다고 지각할 때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스마트폰에 몰입하여 의존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몇몇 선행연구자들은 부모화에 따른 중요한 심리적 어려움의 예로서 정서 표현에 대한 양가감정과 외로움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Chojnacka, 2020; Jeon et al., 2018). 이를 통해 맞벌이 가정에서 아동이 부모화를 자주 경험할 때 정서 표현에 대한 양가감정 혹은 외로움을 느껴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해 볼 수 있다.
먼저 맞벌이 가정의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매개할 것으로 가정되는 정서표현양가성(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on)이란 자신의 정서 표현에 대해 갈등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으로 정서 표현 욕구를 억제하거나 표현을 하더라도 이를 후회하는 형태로 나타난다(King, 1998; King & Emmons, 1990). 부모화를 빈번하게 경험하는 자녀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출하는 것이 가족구성원들의 물리적, 정서적 안정감을 위협할 수 있으며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Chase, 1999; Emmons & Colby, 1995). 이로 인해 아동은 부모화를 자주 경험할 때 가족구성원들을 돌보는 역할의 완벽한 수행과 상충되는 솔직한 정서 표현을 억제하거나 표현한 것을 후회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Emmons & King, 1988; Hooper, 2008; Robinson, 1998).
이처럼 정서표현양가성을 경험할 때 스마트폰은 언제든 쉽게 접근이 가능한 매체이며, 아동이 정서 표현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거나 자신의 표현에 대해 후회하는 상황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 검색, 영상 시청과 같은 기능을 활용할 때에는 자신의 정서 표현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함으로써 높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보일 수 있다(Rozgonjuk & Elhai, 2021; Saadatmand et al., 2022; van Deursen et al., 2015).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더라도 정서표현양가성을 경험할 때 아동은 언제든 타인과 교류하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거나 자신의 정서 혹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Kim & Dindia, 2011). 따라서 정서표현양가성의 수준이 높은 아동은 심리적 부담이 낮은 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더욱 의존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양가성의 매개 역할을 가정해 볼 수 있으나 아직까지 경험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한 실제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매개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인인 외로움은 자신이 기대한 사회적 대인관계의 수준과 실제로 성취되는 관계의 질과 양상이 불일치한다고 지각하는 부정적 경험을 의미한다(Peplau & Perlman, 1979). 맞벌이 가정의 아동은 부모화를 반복적으로 경험할 때 부모-자녀 관계에서 기대되는 부모로부터의 무조건적인 돌봄과 수용을 자녀로서 충분히 받지 못한다고 지각하여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Chase, 1999; Rohner & Lansford, 2017). 뿐만 아니라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의 부재로 부모화를 자주 경험할때 또래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이 부족하거나 또래들로부터 자신의 상황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껴 외로움의 수준이 높을 수 있다(Chojnacka, 2020).
이와 같이 외로움을 느끼는 아동은 사회적 관계에서의 결핍을 느낄 때 경험되는 부정적 정서를 잊기 위해 스마트폰에 점차 의존하게 될 수 있다(Baumeister, 1992; Zhen et al., 2019). 스마트폰은 휴대가 가능하여 언제든지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때문에 아동은 대인관계 욕구의 충족을 위한 대안으로서의 SNS나 대인관계 목적이 아닌 오락, 정보 검색 등의 여러 기능을 통해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정서로부터 도피할 수 있다(Lukoff et al., 2018; Shen & Wang, 2019; Stevic & Matthes, 2021). 이처럼 외로움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은 선행연구들을 통해 지지되어 온 반면 부모화 경험과 외로움 간의 관계는 주로 질적 연구를 통해 가정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부모화 경험이 외로움을 매개로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양적 연구를 통해 확인해 보고자 한다.
한편, 맞벌이 가정 아동의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이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순차적으로 매개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주장도 제시되고 있다. 감정의 상호의존이론에 기초해 보면 자신의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할 때 그 정서를 타인과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지 못해 친밀한 대인관계 형성에 실패하고 외로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Reis & Shaver, 1988; Uchida et al., 2022). 다시 말해 맞벌이 가정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부모화로 인해 정서표현양가성을 경험하고 있다면 타인과 친밀한 상호작용을 원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스스로 기대하는 수준의 정서적 교류를 경험하거나 친밀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워 외롭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Ko & Chung, 2017; Mongrain & Vettese, 2003; Park & Yu, 2023). 따라서 맞벌이 가정 아동은 부모화를 빈번하게 경험할 때 정서표현양가성에 따른 외로움에 직면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처자원이 부족하다고 인식하여 스마트폰에 더욱 의존하게 될 수 있다(Kardefelt-Winther, 2014). 이처럼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이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각각 매개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매개 변수 간 인과 관계도 가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순차적인 매개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매개효과, 그리고 두 변인을 통한 순차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이때 스마트폰 의존도가 학년이 높아짐에 따라 함께 증가하며, 앱을 통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는 것이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춘다는 선행연구들에 근거해 학년과 앱을 통한 스마트폰 사용 통제 여부를 통제변인으로 포함시키고자 한다(Hefner et al., 2019; Shin & Jeong, 2018). 본 연구는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 정서표현양가성, 외로움, 그리고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인과적 관계를 검증함으로써 이들이 스마트폰 과의존을 보이게 되는 구체적인 경로를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벌이 가정의 아동이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문제에 대한 개입책을 마련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바탕으로 설정한 연구 문제는 아래와 같으며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다.
연구 문제 1.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은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 문제 2.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서표현양가성이 매개하는가?
연구 문제 3.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을 외로움이 매개하는가?
연구 문제 4.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순차적 매개효과는 유의한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4학년∼6학년 학생 중 부모가 맞벌이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여기서 맞벌이는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한다(National Institute of the Korean Language, 2000). 연구대상의 선정은 편의표집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서울특별시, 경기도,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맞벌이 가정에 해당하는 4학년∼6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대상의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성별 구성은 남학생이 126명, 여학생이 185명으로 여학생의 수가 다소 많았으며, 학년별 분포를 살피자면 초등학교 4학년의 비율이 24.4%, 5학년은 30.9%, 그리고 6학년은 44.7%로 6학년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출생 순위의 경우 외동 또는 첫째가 52.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둘째가 42.4%를 차지하였다. 이어서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공적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의 비율은 전체의 20.9%에 그친 반면, 학원이나 방문 과외와 같은 사교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전체의 84.6%로 대부분이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양육자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전체의 과반수가 넘는 58.2%가 부모가 없는 시간대에 보조양육자가 없다고 응답하였으며, 부모가 앱을 통해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 연구대상의 62.4%이었다.

2. 연구도구

1) 스마트폰 의존도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Kim 등(2016)이 초등학교 고학년 연령대를 포함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타당화한 청소년용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총 27개 문항으로 현저성, 금단, 내성 등 6개의 내용을 측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문항의 예로는 ‘스마트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힘들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할 때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진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에 접속하지 않으면 불안하다’가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로 Likert 4점 척도이며,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27점에서 108점으로 총점이 높을수록 스마트폰을 삶에서 중요한 영역으로 여겨 이용 조절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문제적인 결과를 경험하는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내적 합치도 Cronbach’s α는 .93이었다.

2) 부모화 경험

아동의 부모화 경험을 측정하기 위하여 Jurkovic 등(2000)이 개발하고 Lee와 Kim (2007)이 번안한 청소년용 가족돌봄의무척도(Filial Responsibility Scale-Youth)를 사용하였다. 물리적 돌봄, 정서적 돌봄, 지각된 공평성의 3개 하위 척도 중 본 연구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물리적 돌봄(12개 문항)과 정서적 돌봄(9개 문항)에 해당하는 2개의 하위 척도 총 21개 문항을 사용하였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 ‘드물게 그렇다(2점)’, ‘종종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점)’의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항의 예는 ‘나는 가족들의 빨래를 한다’, ‘나는 우리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와 같다.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21∼84점이며, 총점이 높을수록 가족 내의 성인인 부모가 수행하는 역할과 책임을 아동인 자녀가 부여받아 수행하는 빈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내적 합치도 계수인 Cronbach’s α는 .80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3) 정서표현양가성

아동의 정서표현양가성을 측정하기 위해서 Ko와 Chung (2017)이 개발하고 타당화한 아동용 정서표현양가성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표현 왜곡, 표현 어려움, 표현 고민의 3개 하위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표현 왜곡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여 실제로 자신이 느낀 것과는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의미하며, 문항의 예는 ‘마음이 몹시 흔들려도 겉으로는 침착하게 보여야 할 것 같다’와 같다. 표현 어려움은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거나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정서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뜻하고, ‘내가 실제로 어떻게 느끼는지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다’와 같은 문항으로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표현 고민은 표현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여 정서를 즉각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인지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문항의 예는 ‘속상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해도 괜찮을지 고민된다’와 같다. 이상과 같이 세 가지를 측정하는 문항은 각 5개씩이며, 총 15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로 구성된 Likert 5점 척도이고,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15∼75점이다. 총점이 높을수록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억제하거나 자신의 표현에 대해 후회하는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Cronbach’s α는 .92이었다.

4) 외로움

아동의 외로움을 측정하고자 Russell 등(1980)의 Revised UCLA Loneliness Scale을 Kim (1997)이 한국판으로 번안하고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조사 결과, ‘소외감’ 등과 같은 단어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동떨어져 있는 느낌’과 같은 단어로 일부 수정하였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만족감을 측정하는 10개 문항과 불만족감을 측정하는 10개 문항으로 총 20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회적 관계에 대한 만족감과 관련된 문항은 역채점한 후 합산하도록 되어 있다. Likert 4점 척도로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20∼80점이며, 총점이 높을수록 자신이 기대한 사회적 대인관계의 수준과 실제로 성취되는 관계의 질과 양상이 불일치한다고 지각하여 느끼는 불만족감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산출된 내적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89이었다.

3. 연구절차

본 연구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편의 표집하여 온라인 자기 보고식 설문지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목적과 절차, 예상 소요 시간, 비밀 유지에 대한 설명, 참여 철회와 중지 등에 대해 안내하였으며, 연구대상자가 설문조사 참여에 동의하였을 경우 설문이 진행되도록 하였다. 다음으로는 연구 참여 조건 부합 여부를 확인하여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인 동시에 본인 소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만 설문이 이루어졌다. 본 조사를 통해 회수된 온라인 설문지는 총 315부였으며, 전체 문항 중 2개 이상의 척도에서 같은 번호로 응답하여 불성실한 응답으로 간주된 4부를 제외한 총 311부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수집된 자료를 SPSS 26.0 (IBM)과 Mplus 8.7 (Muthén & Muthén)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아래의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첫째, 각 주요 변인들의 문항 간 내적 합치도를 파악하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둘째, 연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측정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성을 알아보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여 각 측정 변인의 기술통계치를 확인하였으며, 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Pearson 적률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셋째, Mplus를 활용하여 순차매개모형을 검증하기 전 χ2, Comparative Fit Index (CFI), Standardized Root Mean Square Residual (SRMR), 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RMSEA) 지수를 통해 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였다. 이때 CFI는 .95 이상, SRMR은 .08 이하일 때 적합도가 좋다고 평가하며, RMSEA는 .08 이하일 때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간주하였다(Browne & Cudeck, 1993; Hu & Bentler, 1999). 넷째, 경로분석을 통해 부모화 경험, 정서표현양가성, 외로움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인과적 관계를 검증하고, 구조모형 내에서 각 변인의 직접효과, 간접효과, 그리고 총효과를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통해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 각각의 매개효과와 순차적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부트스트래핑을 위해 재추출한 표본의 수를 5,000개, 신뢰구간을 95%로 설정하였으며 95% 신뢰구간의 하한값과 상한값 범위에 0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간접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추론하였다. 통제변인으로는 학년과 앱을 통한 스마트폰 사용 통제 여부를 더미 변수로 처리하여 분석에 포함시켰다.

연구결과

1. 연구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본 연구의 대상인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 부모화 경험, 정서표현양가성, 외로움에 대한 기술통계치를 산출하였다. 각 변인의 가능한 점수의 범위, 총점평균과 표준편차, 문항평균과 표준편차, 왜도, 첨도는 Table 2에 제시된 바와 같다.
연구대상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총점평균이 41.95로, 4점 척도에 대한 문항평균으로 환산하였을 때 ‘전혀 그렇지 않다(1점)’와 ‘그렇지 않다(2점)’의 중간값 수준에 해당하나 표준편차가 12.97로 다소 큰 편이었다. 이는 스마트폰을 삶의 주요한 영역으로 여기며 이용을 조절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문제적 결과를 경험하는 정도가 평균적으로 심한 편은 아니지만 표본의 분포가 전반적으로 흩어져 있으며 전체의 17.62%가 문항평균 점수가 2점 이상으로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부모화 경험의 총점평균은 39.55이고 4점 척도일 때 문항평균 점수로 환산하면 1.88로 가끔 그렇다(2점)와 가까운 값이다. 정서표현양가성의 총점 평균은 41.74이었고 5점 척도임을 고려하여 문항평균 점수를 환산하였을 때 2.78이었는데, 이는 ‘보통이다(3점)’에 가까운 값으로 대체적으로 정서표현양가성의 수준이 낮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로움은 31.47이 총점평균이었으며, 4점 척도를 기준으로 문항평균은 1.57로 나타나 비교적 ‘거의 그렇지 않다(2점)’에 가까운 점수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주요 변인들이 정규분포의 가정을 충족하는지 검토하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산출한 결과, 왜도와 첨도가 각각 절댓값 2와 7을 넘지 않아 모든 주요 변인의 분포가 정규분포 가정에 위배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Kline, 2016).
다음으로 모형 검증을 위한 기초 분석으로 본 연구의 주요 변인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였으며, 결과는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분석 결과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부모화 경험, 정서표현양가성, 외로움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맞벌이 가정 아동의 외로움은 부모화 경험, 정서표현양가성과의 정적 상관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모화 경험과 정서표현양가성 역시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한편 통제변인인 학년은 스마트폰 의존도와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는 반면, 앱을 통한 스마트폰 사용 통제 여부와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상관은 유의하지 않았다.

2. 모형의 적합도 분석

자료에 대한 연구모형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Mplus 8.7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적합도 지수를 산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4에 나타난 바와 같다. χ2 검정 결과 χ2(4)=10.47(p<.05)로 연구모형과 자료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χ2 검정은 표본의 크기가 클 때 함께 증가함에 따라 과도하게 영가설을 기각하는 경향이 있어 이에 CFI, SRMR, RMSEA 적합도 지수를 확인하였다(Kim, 2016). 본 연구모형의 CFI는 .96, SRMR은 .05, RMSEA는 .07이므로 모형의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이후의 단계를 진행하였다.

3.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순차적 매개효과

본 연구에서는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매개효과 여부와 순차적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주요 변인 간의 관계에서 각 경로에 대한 회귀계수는 Table 5에 제시된 바와 같다.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와 부모화 경험에서 외로움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외한 모든 경로의 직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부모화 경험은 정서표현양가성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B =.57, p<.001), 이는 부모화를 빈번하게 경험할수록 정서표현양가성의 수준이 함께 증가함을 의미한다. 또한, 정서표현양가성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B =.14, p<.05)와 외로움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B =.29, p<.01)는 각각 통계적으로 모두 유의하였다. 즉, 맞벌이 가정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을 많이 느낄수록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짐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정서표현양가성이 외로움에 미치는 정적 영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B =.33, p<.001). 이는 맞벌이 가정 아동이 정서표현양가성을 많이 느낄 때 경험하는 외로움의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통제변인 중 학년은 스마트폰 의존도와 정적인 관계에 있어 학년이 높을수록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B =1.93, p<.05), 앱을 통한 스마트폰 사용 통제 여부는 스마트폰 의존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경로에 대한 표준화 계수를 비교하였을 때 아동의 정서표현양가성이 외로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표준화된 회귀계수는 .47로 모형 내에서 효과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부모화 경험이 정서표현양가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표준화 회귀계수가 .33이었다. 이를 통해 정서표현양가성이 외로움에 미치는 영향과 부모화 경험이 정서표현양가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력이 강력함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주요 변인 간의 관계에서 각 경로에 대한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는 Table 6에 나타난 바와 같다. 부모화 경험에서 스마트폰 의존도로 향하는 경로에 대한 총효과와 간접효과는 모두 유의하였으나, 직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화를 아동이 자주 경험하는 것이 직접적으로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부모화 경험이 아동으로 하여금 정서표현양가성 혹은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하고 이로 인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 각각의 매개효과와 순차적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인지를 검증하고자 부트스트래핑을 실시하였으며, 구체적인 결과는 Table 7에 제시된 바와 같다. 검증 결과, 부모화 경험이 정서표현양가성을 매개로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부모화 경험이 정서표현양가성을 통하여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부모화 경험이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한 결과, 95% 신뢰구간 내에 0이 포함되지 않아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모화를 빈번하게 경험할수록 정서표현양가성의 수준이 높아져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게 됨에 따라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다만 부모화 경험이 외로움을 매개로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한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한 결과,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고 있어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분석 결과는 Figure 2에 제시되어 있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맞벌이 가정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직접효과를 검증하고,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매개효과와 순차적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들을 바탕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검증한 결과,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에 대한 부모화 경험의 직접적인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맞벌이 가정 아동이 부모화를 경험할 때 본래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아닌 것을 수행하면서 제한되었던 자유를 추구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결국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 결과이다. 이는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을 아동과 공유하게 되는 상황 그 자체가 스마트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해석해 볼 여지가 있지만,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에 관한 본 연구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추측해 볼 수 있다.
한 가지 가능성은 부모화 경험으로 인해 자율성이 제한된다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자주 부모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지보다 그 것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와 더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아동이 부모화 경험으로 인해 과중하고 부적절한 책임감을 느끼더라도, 부모를 돕고 가족구성원들을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지각할 수도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Masiran et al., 2023). 부모화 경험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은 본 연구의 부모화 경험에 대한 측정치에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는 부모화가 자녀의 발달적 수준에 부적절하며 자신의 책임이 아닌 역할을 얼마나 빈번하게 수행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개념이기 때문이다(Boszormenyi-Nagy & Spark, 1973; Earley & Cushway, 2002). 또 다른 가능성은 본 연구대상의 특성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화로 인해 충족되지 못한 자유에 대한 갈망을 스마트폰을 통해 해소할 것으로 가정하였는데, 본 연구대상의 거주 지역인 수도권역에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인프라와 문화 서비스가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이라는 수단을 통하지 않더라도 대안적인 서비스(예: 복합문화시설, 예체능 프로그램)를 활용하여 부모화 경험으로 인해 제한되었던 자유를 보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음으로,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 각각의 매개효과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정서표현양가성이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지 검증한 결과, 정서표현양가성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수준이 높을수록 정서 표현에 대한 양가감정을 많이 느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부모화 경험, 정서표현양가성,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에 대한 성인 대상의 선행연구 결과들이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에게서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Son & Park, 2019; Yu & Chung, 2023).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양가성이 매개효과를 보이는 것은 부모화를 빈번하게 경험하여 가족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정서 표현을 억제하거나 표현을 후회할 때 솔직한 정서의 표현이 요구되지 않는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Chojnacka & Iwański, 2022; Saadatmand et al., 2022).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가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때 부모화를 자주 경험하는 자녀는 가족구성원들을 돌보는 책임을 완벽하게 수행해 내려 하기 때문에 이러한 목표와 정서 표현에 대한 욕구가 상충됨에 따라 정서 표현을 더욱 억제하며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과도하게 후회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Grollman & Sweder, 1988; Jeon et al., 2018; Robinson, 1998). 이처럼 정서표현양가성을 느끼는 아동은 정서 표현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덜 느낄 수 있는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Pennebaker et al., 1990; Saadatmand et al., 2022; Yu & Chung, 2023). 특히나 스마트폰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나 자신의 정서 표현이 요구되지 않는 활동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의 표현을 후회하더라도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Elhai et al., 2017; Kim & Dindia, 2011; van Deursen et al., 2015). 따라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활동에 이끌리게 되어 스마트폰을 반복적이고 과도하게 사용하는 의존적 패턴을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한편,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외로움의 매개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외로움은 스마트폰 의존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외로움으로 향하는 경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아동의 부모화 경험과 외로움 간의 관계에 대한 본 연구결과는 자녀가 자신이 기대하는 양상의 부모-자녀 관계를 경험하지 못할 때 수용 받지 못한다고 느껴 외로움을 경험하게 된다는 선행연구자들의 주장과 일관되지 않는 결과이다(Chojnacka, 2020; Rohner & Lansford, 2017). 이는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직접적인 경로에 대해 설명하였던 것과 유사하게 아동이 부모화를 경험할 때 부모-자녀 관계 내에서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와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부모화를 경험하고 있는 아동이 부모로부터 자신의 욕구가 수용 받지 못한다고 인식하여 외로움을 느낄 것이라고 가정하였으나, 오히려 자신의 역할 수행을 통해 부모에게 인정을 받는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가 일-가정 양립 갈등을 경험하고 있을 때 부모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고 자신이 부모를 도와 가정에 기여한다는 것에 만족하여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결과를 해석할 때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부모화 경험이 외로움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부모화 경험 자체가 아동에게 부정적이지 않거나 긍정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Kuperminc et al., 2009; McMahon & Luthar, 2007).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더라도 아동은 여전히 부모화로 인해 아동기의 발달적 수준을 넘어서는 과중한 책임감과 부적절한 역할을 부여받아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고 가족 관계 내에서 희생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Boszormenyi-Nagy & Spark, 1973; Earley & Cushway, 2002). 따라서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외로움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에 있지 않다는 본 연구결과를 해석하는 데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 관련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비록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에서 외로움의 매개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외로움은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에 여전히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로움을 많이 경험할수록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들과 일관되는 결과이다(Byun & Kweon, 2014; Hwang & Kim, 2017; Kim, 2017; Stevic & Matthes, 2021). 이는 아동 자신이 기대한 수준의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하여 외롭다고 느낄 때 자신을 대인관계에서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 존재라고 지각하며, 이때 발생하는 부정적 정서를 잊기 위해 반복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높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Baumeister & Tice, 1990; Lukoff et al., 2018).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의 일상 관리를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은 외로움을 경험할 때 시공간의 제약 없이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휴대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이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 있다(Park & Park, 2014; Suk & Kim, 2022).
마지막으로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이 순차적으로 매개하는지 검증하였다. 그 결과,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순차적 매개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화를 경험하는 자녀가 가족구성원들의 욕구를 우선시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이로 인해 유의미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경험하게 되는 외로움이 스마트폰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Jeon et al., 2018; Mongrain & Vettese, 2003; Shen & Wang, 2019). 이처럼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순차적인 매개효과는 보상적 인터넷 사용 이론(Kardefelt-Winther, 2014)을 경험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맞벌이 가정 아동이 부모화를 경험하는 현실 아래 있을 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 어렵고 표현을 고민하게 되는 특성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양상의 대인관계를 맺기 어렵게 되어 결국 외로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Reis & Shaver, 1988; Uchida et al., 2022). 이때 아동은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자원이 없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점차 스마트폰에 더욱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Hwang & Kim, 2017; Kardefelt-Winther, 2014; Shen & Wang, 2019).
이상과 같이 맞벌이 가정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부모화 경험, 정서표현양가성, 외로움, 그리고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인과적 관계를 검증한 본 연구의 결과는 스마트폰 과의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어 온 맞벌이 가정 아동에 대한 개입의 초점을 부모화 경험에서 파생된 아동의 심리적 어려움에 두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맞벌이 가정 아동 중에서도 부모화로 인해 자신의 정서를 원활히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자신의 솔직한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경향을 가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개입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맞벌이 가정에서 아동이 부모화를 경험할 때 정서 표현에 대한 양가감정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친밀한 대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여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우선 부모가 맞벌이인 자녀가 부모화로 인해 정서표현양가성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아동이 자신의 정서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분위기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 아동의 정서표현양가성의 수준이 높을 때 이것이 부모화 경험에서 기인하였다면 가족 관계 내에서 정서 표현에 대한 갈등을 공유하고, 아동 자신의 감정을 원활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 개입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아동에게 상담적 개입을 할 때 부모에게 가족 내에서 아동이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고 이를 가족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것의 중요성을 부모교육과 같은 형태로 알릴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감정에 대한 원활한 공유는 맞벌이 가정 아동이 정서 표현을 억제하거나 후회하는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임을 설명할 수 있다.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와 정서표현양가성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부모로 하여금 아동의 욕구와 정서 표현을 촉진하도록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아동은 자신의 정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공유할 때 가족구성원들로부터 수용 받음으로써 정서 표현에 대한 갈등의 완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동은 자신이 느낀 바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인식과 이에 따른 부담감에서 벗어나 가족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정서를 원활하게 표현하며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Emmons & Colby, 1995; Uchida et al., 2022; Yu & Chung, 2023).
또한, 가정 내에서 정서표현양가성을 완화하는 개입과 더불어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화를 경험하고 있는 다른 또래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정서 표현을 연습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상담적 개입이 진행될 수도 있다. 유사한 경험을 하고 있는 또래들과 교류함으로써 아동은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갈등 경험을 공유하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깨닫게 됨에 따라 정서 표현을 억제하며 경험해온 내재적 갈등을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방법에 익숙해질 수 있다(J. Kang, 2021). 구체적으로 자신의 정서를 명확히 규명하여 억압된 부정적인 정서를 다루어볼 수 있도록 돕고, 외부로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하여 적응적인 방식을 통해 타인에게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다(Chang & Kim, 2011). 이와 같은 개입은 아동이 부모화로 인해 정서 표현에 대한 양가 감정을 느낄 때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대신 자신의 정서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적응적인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Saadatmand et al., 2022; Yu & Chung, 2023). 뿐만 아니라, 정서표현양가성을 완화함에 따라 친밀하고 의미 있는 대인관계와 지지자원을 형성하고 유지하도록 도와 외로움의 수준을 낮춤으로써 아동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맞벌이 가정에서 아동이 부모화로 인해 경험하는 정서표현양가성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스마트폰 의존도를 완화할 수도 있지만, 정서표현양가성이 외로움에 영향을 미쳐 스마트폰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개입의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 특히나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후기 아동기는 정서 표현에 대한 기준과 규칙을 내면화하고, 정서를 의식적으로 덜 표현하거나 부정적인 정서 반응을 억제하는 등 정서를 활용하는 능력이 안정화되는 시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11; Ko & Chung, 2020). 이를 고려하였을 때 부모화로 인한 아동의 정서표현양가성에 개입하더라도 더 어린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이 내면화한 정서 표현 규칙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Kim, 2003). 따라서 부모화로 인해 경험되는 정서표현양가성이 외로움을 통해 스마트폰 의존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정서 표현에 대한 내재적 갈등에 따른 외로움을 완화하는 개입을 통해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모화로 인해 정서표현양가성을 경험함에 따라 느끼게 되는 외로움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맞벌이 가정 아동이 경험하는 현실 상황 속에서 습득하게 된 기술들과 강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정서 표현에 대한 내적 갈등을 경험하더라도 아동이 맞벌이 가정에서 생활하며 가지게 된 강점과 실제 자신이 형성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탐색하여 자신의 대인관계 수준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정서표현양가성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낄 때 아동은 대인관계에서의 자신의 능력 부족에만 주목할 수 있으나, 이때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둘 수 있도록 개입하여 친밀하고 유의미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강점과 자원이 아동에게 있음을 자각하도록 도울 수 있다(Baumeister, 1992; Reis & Shaver, 1988; Yoo et al., 2014). 예를 들어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화를 경험하면서 정서표현양가성을 느끼더라도 타인의 사소한 변화를 잘 포착할 수 있거나 긴급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같은 강점을 탐색하고 이를 활용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Chase, 1999; Grollman & Sweder, 1988). 뿐만 아니라 자신이 형성하고 있는 주변의 사회적 관계망 역시 탐색하여 이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Yoo et al., 2014).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은 부모화에서 기인한 정서표현양가성을 경험하더라도 자신이 충분한 강점과 사회적 자원을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여 외롭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아동이 자기 자신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지각하도록 하는 개입은 스마트폰을 도피처로 활용할 필요성을 줄여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Lukoff et al., 2018).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정서 표현에 대한 양가감정을 완화할 수 있는 가정 내 환경을 조성하고, 유사한 경험을 하고 있는 또래와의 상호 작용의 기회를 제공함과 더불어 자신의 자원과 대인관계에 대한 아동의 인식 변화를 지원함으로써 외로움을 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차원에서의 개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통한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부모 혹은 또래에게 자신의 정서를 드러낼 수 있는 실질적인 상호작용의 기회가 아동에게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맞벌이 가정의 아동이 혼자 있기보다는 주변의 지지자원을 현실적이고 안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사회적 차원에서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맞벌이 가정 아동이 기관에 짧은 시간 머무르고 이동하며 성인의 보호 없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돌봄교실의 확충, 부모의 출퇴근과 아동의 등하교 시간 간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맞벌이 부모가 자녀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혹은 공적 서비스의 확대가 그 예가 될 수 있다(Kim et al., 2021; Kim & Hwang, 2011; National Center for the Rights of the Child, 2021). 이와 같이 부모 혹은 또래와의 상호 작용에 대한 부담이 적고 안전한 환경을 마련하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제도 보완은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Kim et al., 2021).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직접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부모화 경험을 아동이 어떻게 해석하는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아동의 부모화 경험은 물리적 돌봄과 정서적 돌봄을 얼마나 자주 수행하는지로 측정하였으며, 이는 개념적으로 빈번한 부모화 경험이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는 가족에 대한 돌봄을 우선시하는 과중하고 부적절한 책임감과 연결된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아동이 부모화 경험으로 과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욕구 충족에 제한을 받더라도 이를 어떻게 해석하였는지에 따라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가 유의하지 않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부모화 경험에 대한 해석을 함께 고려하여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대상의 부모화 경험 문항평균이 다소 낮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부모화 경험 문항 중 부모를 위한 언어 중개자(language broker) 역할 수행과 관련된 2개 문항에 대해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이 1점으로 응답하였다는 점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 맞벌이 가정일 경우 80% 이상이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교육 수준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Statistics Korea, 2022) 부모화 경험의 측정치에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 부모화 경험을 문화에 더욱 적합한 문항으로 측정한다면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맞벌이 가정 아동이 외벌이 가정 아동에 비해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다는 선행연구의 일관성 있는 결과(Ministry of Science and ICT & 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1, 2022)에 근거해 맞벌이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과 두 변인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경로를 검증하였다. 그러나 이는 부모화 경험 혹은 스마트폰 과의존과 같은 현상이 맞벌이 가정 아동에만 국한된 문제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본 연구결과가 외벌이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도 적용이 되는지를 검증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는다. 첫째, 본 연구는 스마트폰 과의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어온 국내 맞벌이 가정 아동에 초점을 두어 스마트폰 의존도의 영향 요인을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맞벌이 가정 아동이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감독의 부재보다는 부모의 역할이 자녀에게 전이되어 파생되는 정서적인 경험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둘째, 맞벌이 가정 아동의 부모화 경험이 스마트폰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표현양가성과 외로움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하여 부모화 경험과 스마트폰 의존도 간의 관계에 대한 인과구조를 밝혔다. 본 연구결과는 스마트폰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맞벌이 가정 아동을 위한 개입을 실시할 때 부모화 경험에서 파생된 아동의 정서표현양가성과 이에 따른 외로움에 초점을 두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맞벌이 가정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도 감소를 위한 가정 차원에서의 교육의 필요성과 상담적 개입의 방향성, 그리고 이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적 체계의 역할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Declaration of Conflicting Interest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BK21 plus project in Yonsei University.

Figure 1.
Research model.
her-61-3-459f1.jpg
Figure 2.
The sequential mediation model of smartphone dependency of upper elementary children in double-income families. *p<.05, **p<.01, ***p<.001.
her-61-3-459f2.jpg
Table 1.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N =311)
변인 n (%)
성별 남학생 126 (40.5)
여학생 185 (59.5)
학년 4학년 76 (24.4)
5학년 96 (30.9)
6학년 139 (44.7)
출생 순위 외동 또는 첫째 164 (52.7)
둘째 132 (42.4)
셋째 또는 넷째 13 (4.2)
무응답 2 (0.6)
공적 지원 서비스 이용 여부(예: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등) 이용함 65 (20.9)
이용 안 함 246 (79.1)
사교육 서비스 이용 여부 (예: 학원, 방문 과외 등) 이용함 263 (84.6)
이용 안 함 48 (15.4)
보조양육자 존재 여부 있음 130 (41.8)
없음 181 (58.2)
앱을 통한 스마트폰 사용 통제 여부 통제함 194 (62.4)
통제 안 함 117 (37.6)
전체 311 (100.0)
Table 2.
Descriptive Statistics of Variables (N =311)
변인 가능한 점수 범위 M (SD) 문항평균 및 표준편차 왜도 첨도
M (SD)
스마트폰 의존도 27∼108 41.95 (12.97) 1.55 (.48) 0.82 -0.07
부모화 경험 21∼84 39.55 (8.36) 1.88 (.40) 0.69 0.84
정서표현양가성 15∼75 41.74 (14.17) 2.78 (.94) 0.39 -0.57
외로움 20∼80 31.47 (9.90) 1.57 (.49) 1.24 1.16
Table 3.
Correlation Coefficients among Variables (N =311)
변인 1 2 3 4 5 6
1. 스마트폰 의존도 -
2. 부모화 경험 .16** -
3. 정서표현양가성 .30*** .33*** -
4. 외로움 .31*** .17** .48*** -
통제변인
5. 학년a .16** -.00 .17** .06 -
6. 앱을 통한 스마트폰 사용 통제 여부b .01 .09 -.00 .01 -.13* -

a 4학년=0, 5학년=1, 6학년=2.

b 통제 안 함=0, 통제함=1.

* p <.05,

** p <.01,

*** p <.001.

Table 4.
Model Fit Indices (N =311)
χ2 df χ2/df CFI SRMR RMSEA
연구모형 10.47* 4 2.62 .96 .05 .07

* p <.05.

Table 5.
Path Analysis Results (N =311)
경로 B SE β
부모화 경험 → 스마트폰 의존도 .10 .10 .07
정서표현양가성 → 스마트폰 의존도 .14* .06 .16
외로움 → 스마트폰 의존도 .29** .09 .22
부모화 경험 → 외로움 .02 .08 .02
정서표현양가성 → 외로움 .33*** .04 .47
부모화 경험 → 정서표현양가성 .57*** .09 .33
통제변인
학년 → 스마트폰 의존도 1.93* .93 .12
앱을 통한 스마트폰 사용 통제 여부 → 스마트폰 의존도 -.44 1.41 -.02

* p <.05,

** p <.01,

*** p <.001.

Table 6.
The Direct, Indirect, and Total Effects in Path Analysis (N =311)
효과 크기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
부모화 경험 → 스마트폰 의존도 .01 .14** .24**
정서표현양가성 → 스마트폰 의존도 .14* .10** .24***
외로움 → 스마트폰 의존도 .29** - .29**
부모화 경험 → 정서표현양가성 .57*** - .57***
부모화 경험 → 외로움 .02 .19*** .21**
정서표현양가성 → 외로움 .33** - .33***

* p <.05,

** p <.01,

*** p <.001.

Table 7.
Bootstrapping Analysis of Indirect Effects on Smartphone Dependency (N =311)
B SE 95% CI
LLCI ULCI
부모화 경험 → 정서표현양가성 → 스마트폰 의존도 .08* .04 .01 .16
부모화 경험 → 외로움 → 스마트폰 의존도 .01 .02 -.04 .06
부모화 경험 → 정서표현양가성 → 외로움 → 스마트폰 의존도 .05** .02 .02 .09

* p <.05,

** p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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