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참여 역할 잠재유형 분류와 예측요인 분석: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과 부모의 양육태도를 중심으로
Latent Profile Analysis of Participant Roles in School Bullying and Their Predictors: Focusing on Adolescents' Psychosocial Characteristics and Parenting Style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This study classifies the roles of adolescents as participants in school bullying into latent profiles and examines the effects of psychosocial characteristics and parenting styles on these roles. Data from the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2018 (KCYPS 2018, sixth-wave, middle-school first-grade cohort) were used to conduct latent profile analysis (LPA) with 2,224 third-year high-school students. Four distinct profiles were identified: the "non-role group"(54.5%), the "defender/bystander group"(27.5%), the "multi-role moderate group"(15.9%), and the "multi-role high group-bully/assistant dominant" (2.2%). Multinomial logistic regression with the R3STEP method revealed that higher aggression and lower parental provision of structure predicted membership in the "high bully/assistant dominant group". Conversely, higher social withdrawal combined with greater parental warmth, autonomy support, and provision of structure increased the likelihood of belonging to the "defender/bystander group". These findings suggest that adolescents' roles in bullying are not fixed categories but complex and context-dependent, and that parenting practices play a crucial role in shaping participation in bullying.
서 론
학교폭력은 여전히 한국 청소년 사회의 심각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2024년 전국 고등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7,446건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하였으며(Jee, 2025), 2025년 고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자는 7,500명, 가해 경험자는 1,400명, 목격 경험자는 22,8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Ministry of Education, 2025). 청소년기의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청소년기뿐만 아니라 성인기의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와 낮은 자아존중감, 사회적 고립 등의 부정적 심리사회적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Hawker & Boulton, 2000; Momose & Ishida, 2024). 학교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목격자 역시 심리적, 생리적 스트레스를 겪으며 장기적으로 우울증, 자살사고, 비행행동과 학교부적응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Janson & Hazler, 2004; Langdon & Preble, 2008), 청소년기 학교폭력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문제는 감소되지 않고 청소년 개인의 피해를 넘어 학급·학교 문화와 사회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학교폭력은 더이상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단순한 구도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즉, 학교폭력은 집단 내에서의 사회적 과정(group process)으로서, 청소년들은 상황을 둘러싼 집단 규범과 상호작용 속에서 가해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가해를 돕거나 부추기기도 하며, 반대로 피해자를 옹호하거나 거리두기를 하기도 한다. Salmivalli의 참여자 역할 모델(participant role model)에 따르면, 학교폭력 참여 유형은 가해를 주도하는 가해자(bully), 가해를 도와주는 조력자(assistant), 가해를 부추기는 강화자(reinforce), 피해자를 옹호하는 방어자(defender), 직접 참여하지 않는 사건으로부터의 방관자(outsider)로 구분된다(Salmivalli et al., 1996). 이 모델을 근거로, 많은 연구자들이 학교폭력 연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를 벗어나 방관자나 조력자 등의 참여 역할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Lee, 2018; Nam & Hong, 2015; Waasdorp et al., 2022).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유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이나 압력, 상황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다(Espelage & Swearer, 2010; Salmivalli et al., 2011). 즉, 청소년들은 또래 그룹 내 역할에 적응하면서 학교폭력을 돕는 조력자에서 강화자로, 방관자에서 방어자로 바뀔 수도 있으며, 사회적 맥락에 따라 방관자 역할을 후퇴시키거나 강화자로 변화하기도 하는 등 역할 변동성을 보인다. 따라서 한 청소년의 학교폭력에서의 참여역할은 사회적 맥락과 또래 규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동일한 청소년이라도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참여 역할을 보일 수 있다. 이는 학교폭력 참여유형에 대한 연구가 각 개인이 여러 참여유형에서 보이는 동시적 패턴을 기준으로 하는 사람 중심(person-centered)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Bergman & Magnusson, 1997). 기존의 변수 중심(variable-centered) 접근은 모집단 내 모든 개인이 동질적이라고 가정하고 평균적 관계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개인 간 이질성을 간과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Woo et al., 2024).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분석 단위를 청소년 개인으로 하여 개인의 다차원 점수를 기반으로 개인의 참여유형 프로파일을 분석하고자 한다.
한편, 청소년 개인별 학교폭력 참여유형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과 다양한 환경 요인에 대한 체계적 검토가 필요하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은 학교폭력 문제를 개인-가정-또래-학교의 다양한 수준의 생태적 요인을 통합하여 분석하기도 하였다(Swearer & Espelage, 2004). 다만,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다수의 공변량을 동시에 다루며 해석의 초점이 분산될 수 있으며 변수들 간 복잡한 상관관계로 인해 핵심요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Bronfenbrenner, 1979; Hong & Espelage, 2012), 본 연구에서는 개인과 가정 변인의 매커니즘에 초점을 맞추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유형을 결정하는 주요 예측요인으로 청소년의 개인적 특성과 가정환경은 지속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먼저,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으로 낮은 자아존중감은 일관되게 학교폭력 참여유형에서 피해자 역할과 방관자 역할과 관련이 있으며, 높은 공격성과 충동성은 가해자, 조력자, 강화자 역할을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밝혀졌다(Espelage & Holt, 2013; Hawker & Boulton, 2000). 즉, 자아존중감이 낮은 청소년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부족하고 실패나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며 자신이 상황을 바꿀 역량이 없다고 판단되면 수동적 관찰자로 남아 갈등 상황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폭력 피해 상황에서 회피함으로써 피해자 혹은 방관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높은 공격성을 가진 청소년은 타인에게 물리적·언어적 해를 가하려는 성향이 강해 학교폭력 상황에서 직접적 가해행동을 실행하거나 동기를 부여하며, 또래 갈등을 문제 해결이 아닌 우월감 확인의 기회로 인식하여 가해자 혹은 조력자 역할에 쉽게 참여하게 된다. 특히 공격성이 높은 청소년은 타인의 표정이나 상황을 적대적으로 해석하고 충동적으로 공격적 반응을 선택하게 되어 학교폭력 상황에서 가해자, 조력자, 강화자 역할을 하게 되는 인지-행동 경로를 따르기 쉽다(Dodge & Coie, 1987). 또한, 우울감이 높고 사회적 위축이 높은 청소년은 또래관계 내에서 자기 옹호 능력이 낮아 괴롭힘 상황에 맞서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고 사회적지지 네트워크가 부족해 또래로부터 보호받을 기회가 적어 학교폭력 피해자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Cho & Oh, 2014). 게다가 ADHD 성향이 있거나 주의집중력이 낮은 청소년의 경우 학교폭력에 있어서 가해자와 피해자로 동시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Lee & Hwang, 2013; Simmons, 2024). 마지막으로, 두통, 복통, 수면장애와 같은 신체화 증상은 학교폭력 피해 및 심리적 부적응과 높은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으나(Malhi & Bharti, 2021; Sansone & Sansone, 2008), 학교폭력 참여유형의 예측변인으로서 연구된 결과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자아존중감, 공격성, 우울 및 사회적 위축, 주의집중력, 신체증상과 같은 개인 수준의 심리사회적 특성은 학교폭력 참여유형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유형 잠재프로파일을 구분짓는 중요한 예측변인으로 청소년 개인의 심리 사회적 특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한편, 동일한 개인 특성이라도 가정의 양육 맥락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부모의 양육환경은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유형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예측변인이 된다. 그러나 청소년기 자녀의 학교폭력 참여유형에 관한 부모의 양육태도의 영향에 대한 결과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들은 청소년의 학교 폭력을 또래 상호작용이 지배하는 학교 맥락의 집단 과정으로 개념화하면서, 예측변인을 또래 규범·학급 문화·개인 성향에 우선적으로 두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부모 양육태도는 직접적 영향보다는 간접적인 영향에 대해 주로 다루어져 왔다. 예를 들어, 온정적이고 자율성을 지지하는 부모의 긍정적 양육태도는 청소년의 또래 공감 능력을 향상시켜 학교폭력 상황에서 가해보다는 방관자 행동을 하게 하고, 강압, 거부와 같은 부정적 양육 태도는 조력자나 강화자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Zhong et al., 2024). 또는 부모의 비민주적 양육태도는 처벌적 훈육 방식을 선호하게 되어 이러한 신체적 처벌과 심리적 공격성이 청소년 자녀의 괴롭힘 관여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기도 하였다(Gómez-Ortiz et al., 2016).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부모의 양육태도라고 해서 청소년의 학교폭력 상황에서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애정을 동반한 긍정적 양육이 괴롭힘과 관련이 없거나(Pascual-Sanchez et al., 2022; Zych et al., 2021), 신체적 처벌이나 위협과 같은 강압적인 양육태도만이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Gómez-Ortiz et al., 2018). 어머니의 온정/수용적인 양육태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여학생의 또래괴롭힘 수준이 높다고 보고된 연구도 있다(Kim & Han, 2010). 이처럼 부모의 양육태도가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유형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으며, 선행연구 결과들도 일치되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온정, 거부, 자율성지지, 강압, 구조제공, 비일관성의 양육태도가 어떻게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유형 잠재 프로파일을 예측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후기 청소년인 고등학교 3학년 시기는 대학입시 및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학교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드는 취약성이 존재하는 사각지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도 여전히 학교폭력이 존재하며, 그 과정에서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축적된 경험은 청소년의 학교폭력 내 역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배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는 학교가 개입할 수 있는 마지막 창구로서의 정책적 시사점을 가지며, 이후 성인 초기의 사회적 적응과 정신건강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Momose & Ishida, 2024) 본 연구는 고등학교 3학년 대상 연구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학교폭력 참여유형을 연구하고자 한다.
종합해보면, 청소년의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을 넘어 조력, 강화, 방어, 방관 등의 다양한 참여 유형이 존재하며, 상황에 따라 이동가능한 사회집단과정으로,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과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참여유형 양상이 달라진다. 이에 본 연구는 사람 중심 접근을 통해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유형의 잠재프로파일을 분석하고 개인 요인과 부모 양육 요인을 검증함으로써 각 집단별 맞춤 개입 전략 방안을 설계할 수 있는 실증적 기준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향후 학교폭력 예방 및 개입 정책의 개별화를 뒷받침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토대로 한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역할(가해·조력·강화·방어·방관)은 어떤 잠재프로파일이 도출되며, 각 프로파일의 역할 수준과 패턴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연구문제 2.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자아존중감,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화, 사회적 위축, 우울)과 부모의 양육태도(온정, 거부, 자율성지지, 강압, 구조제공, 비일관성)는 각 잠재프로파일 소속 가능성을 어떻게 예측하는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2018(KCYPS 2018)의 중1코호트 6차년도 조사(2023년)에 참여한 고등학교 3학년 총 2,224명(남자 1,187명, 여자 1,037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2018는 다단계 층화집락추출법(Multi-stage stratified cluster sampling)으로 모집된 자료로 2023년 6차년도 조사는 8월부터 11월까지 이루어졌다. 연구대상자의 고등학교 유형으로는 일반고등학교가 1,791명(80.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농업/공업/상업/수산/해양 등 직업교육 특성화학교 197명(8.9%)과 자유형 고등학교 103명(4.6%)도 포함되어 있다. 학교 기준으로 도시규모는 대도시 972명(43.7%), 중소도시 875명(39.3%), 읍면지역 355명(16.0%)이었다.
2. 연구도구
본 연구의 모든 연구도구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8(KCYPS 2018)의 중1코호트 6차년도 조사에서 사용된 도구를 활용하였으며, 모두 청소년이 응답하였다.
1) 학교폭력 참여 역할
학교폭력 참여 역할은 Salmivalli와 Voeten (2004)의 Defender of the victim scale: The Participant Role Questionnaire(PRQ) 간편형 척도를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가해(bully), 조력(assistant), 강화(reinforce), 방어(defender), 방관(outsider)의 총 5개 하위요인으로 분류되며, 각 하위요인은 3문항씩 총 15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하위요인의 문항의 예시로, 가해 역할은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동을 먼저 시작한다.”, 조력 역할은 “누군가를 괴롭히는 아이를 거든다.”. 강화 역할은 “괴롭히는 상황을 구경하기 위해 그 주변으로 간다.”, 방어 역할은 “괴롭힘 당하는 아이를 위로해주거나 선생님에게 괴롭힘 당한 것에 대해 말하라고 용기를 준다.”, 방관 역할은 “누군가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에 엮이지 않으려고 한다.”가 있다. 각 문항의 응답은 1점 ‘전혀 하지 않는다’부터 4점 ‘자주 한다’까지의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각 참여 역할을 더 많이 수행함을 뜻한다. 전체 척도의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86이었으며, 각 하위요인별 내적 합치도 (Cronbach’s α)는 가해 .81, 조력 .86, 강화 .78, 방어 .86, 방관 .88이었다.
2)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
청소년 심리사회적 특성으로 자아존중감,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증상, 사회적 위축, 우울을 살펴보았고, 각 연구도구는 다음과 같다.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은 Rosenberg (1965)의 원문항을 번안하여 활용한 10문항을 사용하였다. 문항의 예로, “나는 나에게 만족한다.”, “나는 내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고 느낀다.(역채점 문항)”이 있다. 각 문항의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5개 문항을 역채점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자아존중감 척도의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77이었다.
청소년의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증상은 Cho와 Lim (2003)의 아동의 정서, 행동문제 자기보고형 평정 척도를 일부 수정하여 측정하였다. 주의집중은 총 7문항으로, “문제를 풀 때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는 편이다.”, “글자를 잘 빠뜨리고 쓰는 편이다.”의 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각 문항의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점수가 높을수록 주의집중이 어려움을 뜻한다.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83이었다. 공격성은 총 6문항으로, “하루 종일 화가 날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못하게 하면 따지거나 덤빈다.”의 문항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공격성이 높음을 의미하며,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83이었다. 신체증상은 총 8문항으로 “머리가 자주 아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린다.”의 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증상이 많이 나타남을 의미하며,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85이었다.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은 Kim과 Kim (1998)의 아동 및 청소년의 행동 문제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사회적 위축은 총 5문항으로, “주위에 사람들이 많으면 어색하다.”, “부끄럼을 많이 탄다.”의 문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각 문항의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88이었다.
청소년의 우울은 Kim 등(1984)의 검사 중 3문항을 제외한 10문항을 사용하였다. 문항의 예로 “모든 일에 관심과 흥미가 없다.”, “모든 일이 힘들다.”,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나 슬퍼하고 우울해한다.”가 있다. 각 문항의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의 우울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90이었다.
3) 부모의 양육태도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양육태도는 Kim과 Lee (2017)의 한국판 청소년용 동기모형 부모양육태도척도(PSCQ_KA)의 24문항을 사용하였다. 양육태도는 따스함, 거부, 자율성지지, 강요, 구조제공, 비일관성의 총 6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4문항씩이다. 각 하위요인의 문항의 예시로, 따스함은 “부모님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표현하신다.”, 거부는 “부모님은 내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신다.”, 자율성 지지는 “부모님은 나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신다.”, 강요는 “부모님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신다.”, 구조제공은 “부모님은 내게 규칙을 말씀하실 때 왜 지켜야하는지 이유도 설명해주신다.”, 비일관성은 “부모님이 약속을 해도 그분들이 지키실지는 알 수 없다.”가 있다. 각 문항의 응답은 1점 “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4점 “매우 그렇다”까지로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하위요인별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양육태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각 하위요인별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따스함 .87, 거부 .80, 자율성지지 .89, 강요 .71, 구조제공 .81, 비일관성 .75이었다.
3.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SPSS 29.0과 Mplus 8.3을 활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첫째, 기술통계 분석을 통해 각 변수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등을 확인하였고, Pearson 적률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여 학교폭력 참여 역할과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 및 부모의 양육태도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둘째, 잠재프로파일분석(Latent Profile Analysis, LPA)을 사용하여 집단 간 학교폭력 참여 역할 차이를 구분하고, 각 집단에 속할 확률을 예측하였다. 잠재집단 수를 변화시키며 모델 적합도를 평가하였고, AIC, BIC, SABIC와 같은 정보 기준 지표를 통해 최적의 잠재집단 수를 결정하였다. 또한, LMRT와 BLRT를 이용해 모델 적합도를 검토하였으며, 엔트로피(Entropy) 값을 통해 집단 분류의 명확성을 확인하였다.
셋째, Mplus 8.3의 R3STEP 옵션을 활용한 3단계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 잠재유형을 추정한 후, 두 번째 단계에서는 분류 오차를 보정하였으며, 세 번째 단계에서 청소년의 성별, 심리사회적 특성, 부모 양육태도를 독립변인으로 포함시켜 분석하였다. 이 방법은 잠재계층 분류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Vermunt (2010)의 3단계 추정 이론과 Asparouhov와 Muthén (2014)의 절차를 적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성별, 심리사회적 특성, 그리고 부모의 양육태도가 각 학교폭력 참여 역할 유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1. 기초 분석
연구문제에 따른 본 분석을 하기에 앞서 Pearson 적률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1와 같다. 학교폭력 참여 역할을 중심으로 타 변인들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먼저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 간의 관계의 경우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가해/조력/방관 역할은 낮아졌고(r=-.24~-.23, p <.001), 방어 역할은 높아졌다(r=.11, p <.001). 또한 주의집중과 공격성, 신체증상이 높을수록 가해/조력/방관 역할은 높아졌고(r=.07~.22, p <.001 혹은 p <.01), 사회적 위축이 높을수록 방어/방관 역할이 높았으며(r=.07 및 .16, p <.01 및 p <.001), 우울이 높을수록 가해/조력/방관 역할은 높았고(r=.06~.10, p <.001 혹은 p <.01), 방어 역할은 낮았다(r=-.06, p < .01). 학교폭력 참여 역할과 부모의 양육태도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대체로 긍정적 양육이라 할 수 있는 온정, 자율성지지, 구조제공이 높을수록 가해/조력/방관 역할은 낮았고(r=-.42~-.36, p <.001), 부정적 양육이라고 볼 수 있는 거부, 강요, 비일관성이 높을수록 방어/방관 역할은 낮았다(r=-.15~-.05, p <.001, p <.01 혹은 p <.05).
2.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역할 유형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역할 유형을 확인하기 위해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실시하였다. 적절한 유형 분류를 위해 잠재집단의 수를 늘려가며 모형비교지수, 분류의 질, 정보지수를 살펴본 결과는 Table 2과 같다. 그 결과 적합도 지표인 AIC, BIC, SABIC는 모두 잠재집단의 수가 증가할수록 그 값이 작아졌고, MLRT와 BLRT는 6-class를 제외하고 모두 유의하였다. 5-class 및 6-class 모형은 정보 기준 지표(AIC, BIC)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local maxima, 즉 최적 로그가능도 값이 재현되지 않아 통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모형일 가능성이 존재하였다. 또한 분류의 명확성을 나타내는 엔트로피(Entropy)는 2-class가 .990으로 가장 높았고 3-class는 .940으로 다시 낮아졌으나 4-class에서 .954로 다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85이상이면 적절하다는 기준(Berlin et al., 2014)을 충족한 것으로, 각 사례가 소속된 잠재집단에 명확히 분류되었음을 의미한다. 잠재집단의 수는 프로파일 간 차이에 대한 해석 가능성 등을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근거해볼 때(Geiser, 2012), 잠재집단 분류 시 실질적인 유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 집단이 서로 뚜렷한 행동적 특성과 평균 점수 패턴을 보이는 구조인 4-class를 최종 모형으로 선정하였다. 4-class의 각 집단별 비율을 살펴보면 집단1은 54.5%, 집단2는 27.5%, 집단3은 15.9%, 집단4는 2.2%로 나타났다.
최종 선택된 4-class의 집단별 점수 평균 및 표준편차는 Table 3, 최종적으로 선택된 4개 집단 모형의 그래프는 Figure 1과 같다. 각 집단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집단 1은 가해자, 조력자, 강화자, 방어자, 방관자의 점수 평균이 각각 1.031(SE=.003), 1.031(SE=.004), 1.034(SE=.004), 1.228(SE=.022), 1.158(SE=.012)로, 전반적인 학교폭력 참여 역할 점수가 가장 낮은 집단이었다. 따라서 집단 1은 ‘비역할 집단’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2는 가해자, 조력자, 강화자, 방어자, 방관자의 점수 평균이 각각 1.026(SE=.004), 1.031(SE=.006), 1.069(SE=.012), 2.353(SE=.041), 2.780(SE=.034)으로, 방어자 및 방관자의 점수가 타 집단에 비해 높은 수준인 집단이었다. 즉, ‘방어/방관 집단’으로 명명하였다. 이어서 집단 3은 가해자, 조력자, 강화자, 방어자, 방관자의 점수 평균이 각각 1.920(SE=.026), 1.914(SE=.019), 1.765(SE=.018), 1.921(SE=.024), 1.821(SE=.023)로, 타 집단에 비해 전반적으로 중간 수준을 보여 ‘다중역할 중간수준 집단’으로 명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집단 4는 가해자, 조력자, 강화자, 방어자, 방관자의 점수 평균이 각각 2.727(SE=.042), 2.694(SE=.055), 2.465(SE=.090), 2.456(SE=.069), 2.399(SE=.073)로 나타났다. 즉, 다른 집단에 비해 전반적으로 평균 점수가 높았으며 특히 가해자 및 조력자의 점수가 높아 ‘다중역할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으로 명명하였다.
Means and Standard Errors of Latent Classes for Subscales of Participant Roles in School Bullying (N =2,224)
3.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 및 부모의 양육태도가 학교폭력 참여 역할 유형 분류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의 성별과 더불어 심리사회적 특성(자아존중감,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화, 사회적 위축, 우울), 부모의 양육태도(온정, 거부, 자율성지지, 강압, 구조제공, 비일관성)가 학교폭력 참여 역할 유형 분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R3STEP 방법을 사용하여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4).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집단 1(비역할 집단)을 참조집단으로 하여 집단 2(방어/방관 집단)와 비교하면, 청소년의 신체화와 사회적 위축이 높고 부모의 온정 및 거부가 낮으며 자율성지지 및 구조제공이 높을수록 집단 2(방어/방관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집단 1과 집단 3(다중역할 중간수준 집단)을 비교해볼 때, 자아존중감 및 우울이 낮고 공격성이 높으며 부모의 온정, 자율성지지, 구조 제공, 비일관성이 낮을수록 집단 3(다중역할 중간수준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집단 1과 집단 4(다중역할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를 비교할 때, 청소년의 공격성이 높고 부모의 구조 제공이 낮을수록 집단 4(다중역할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둘째, 집단 2(방어/방관 집단)를 참조집단으로 하여 타 집단과 비교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집단 2와 집단 3(다중역할 중간수준 집단)을 비교해보면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이 낮고 공격성이 높으며 사회적 위축 및 우울이 낮을수록, 부모의 온정, 자율성지지, 구조제공, 비일관성이 낮을수록 집단 3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집단 2와 집단 4(다중역할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를 비교해볼 때 공격성이 높고 사회적 위축이 낮으며, 부모의 온정 및 거부가 높고 구조제공이 낮을수록 집단 4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마지막으로, 집단 3(다중역할 중간수준 집단)을 참조집단으로 집단 4(다중역할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와 비교해볼 때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및 우울이 높고 사회적 위축이 낮으며, 부모의 온정 및 비일관성이 높을 때 집단 4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역할의 이질성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8(KCYPS2018)의 중1코호트 6차년도 조사에 참여한 고등학교 3학년 총 2,224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참여 역할에 대해 잠재프로파일 분석(LPA)을 실시하였다. 또한 각 집단 소속을 예측하는 요인으로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과 부모의 양육태도를 중심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문제에 따라 도출된 연구결과를 요약·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문제 1번과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도출된 네 개의 잠재집단(비역할 집단, 방어/방관 집단, 다중역할 중간수준 집단, 다중역할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은 청소년의 학교폭력이 단순히 개인의 공격성과 피해 경험으로만 설명되지 않고, 또래 집단 내 상호작용과 규범의 영향을 받는 복합적 사회적 과정임을 시사한다. 이는 Salmivalli 등(1996)이 제시한 참여자 역할 모델(participant role model)에서처럼, 학교폭력은 개인 간의 대립이 아니라 집단 내에서 다양한 역할이 상호작용하며 유지되는 사회적 체계라는 관점을 지지한다.
가장 높은 비율(54.5%)을 차지한 비역할 집단은 학교폭력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이고 비참여적인 태도를 보이는 청소년들로, 또래집단 내 폭력 규범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전체의 27.5%를 차지한 방어/방관 집단은 피해자를 돕거나 지지하려는 행동과 동시에 적극적인 개입을 회피하는 이중적 역할 수행을 보였다. 이러한 양상은 Thornberg와 Jungert (2013)의 연구에서처럼, 방관 행동이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도덕적 판단과 사회적 동조 압력 사이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의 산물임을 시사한다. 즉, 이 집단의 청소년들은 피해 상황을 인식하고도 또래 관계 내의 규범적 압력 때문에 개입하지 못하는 양가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Salmivalli 등(2011)에 따르면 ‘방관자(bystander)’ 행동이 단순히 중립적이지 않고, 강화(reinforcing) 또는 방어(defending)로 나타나며, 이러한 집단 수준의 반응이 학급 내 폭력 빈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또한 Blomqvist 등(2020)은 피해 학생이 성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릴 가능성이 교사의 반괴롭힘 태도와 또래 지지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의 맥락에서 볼 때 본 연구의 방어/방관 집단은 피해자를 돕고자 하는 태도를 일정 부분 내면화하고 있으나, 학급 내 또래의 지지와 교사의 태도가 소극적일 경우 방관자로 머물 수 있다는 결과로 이해 가능하다. 즉, 방어/방관 집단은 맥락적 신호에 따라 방어자로 전환되거나 방관자로 남을 수 있는 잠재적 집단이라 볼 수 있으므로, 학교폭력 개입에서 교사와 또래 집단이 이들 집단으로 하여금 방어행동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문화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한국 청소년의 방관행동은 개인의 비도덕성보다는 관계 유지 중심의 사회문화적 압력과 연관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Nam & Hong, 2015). 이는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적 특성상, ‘누구 편도 들지 않는 것’이 사회적 생존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방어/방관의 혼합 양상은 단순한 태도 불일치가 아니라 관계 중심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적응 전략으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2.2%)은 전반적인 역할 수행 수준이 높고, 특히 가해 및 조력 점수가 높게 나타나 집단 내 영향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공격 행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Rodkin과 Berger (2008)는 공격적 청소년이 또래 집단 내에서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지위가 폭력 행동을 유지·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결과는 확인되며, 이는 학교폭력 가담이 단순한 일탈행동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 추구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해보면 본 연구결과는 또래들이 괴롭힘 상황에서 다양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음을 보여준 참여자 역할 모형(Salmivalli et al., 1996)을 토대로 하면서도, 실제 아동·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역할 수행이 단일한 범주에 국한되지 않고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방어/방관 집단', '전반적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은 이러한 역할 수행의 유동성을 경험적으로 뒷받침한다. 즉, 참여자 역할은 고정된 개인 특성이라기보다 또래관계, 사회적 지위, 문화적 규범 등 다층적 요인의 상호작용 결과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어서 연구문제 2번과 관련하여, 위에서 학교폭력 참여 역할에 의해 구분된 4개의 잠재집단을 예측하는 변인들을 확인하기 위해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자아존중감,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화, 사회적 위축, 우울)과 부모의 양육태도(온정, 거부, 자율성지지, 강압, 구조제공, 비일관성)를 살펴본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방어/방관 집단에 속할 가능성에 있어 청소년의 높은 사회적 위축과 더불어 부모의 온정이나 자율성지지, 구조제공과 같은 긍정적 양육이 중요한 변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위축과 같은 내면화 문제로 인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기보다는 관찰자 위치에 머무르기도 하지만, 부모가 온정적인 태도로 자녀의 자율성을 지지하고 규범이나 규칙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등의 긍정적 양육행동이 청소년으로 하여금 최소한의 도덕적 민감성을 유지하게 한 결과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즉, 본 연구 결과는 사회적 위축이 높은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부모의 긍정적 양육을 받아온 경우, 방관자적 태도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지지하는 방어자의 역할로도 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개인의 기질적 특성과 부모 양육 환경이 상호작용하여 청소년의 학교폭력 참여 유형을 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전반적 중간수준 집단은 전반적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을 제외한 타집단에 비해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우울이 낮고 공격성이 높으며, 부모의 온정ㆍ자율성지지ㆍ구조제공과 같은 긍정적 양육행동이 모두 낮은 특징을 보였다. 이는 가정에서 따뜻함과 명확한 규범이 동시에 결여될 경우, 청소년이 또래 상호작용에서 안정적인 방어자 역할을 취하기 어려워지고 상황적으로 가담과 방관을 반복하는 ‘중간 강도’ 다중역할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전반적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의 경우 비활동적 집단 및 방어/방관집단과 비교해 볼 때 공통적으로 높은 공격성과 더불어 부모의 구조제공이 낮은 것이 주요 예측요인이었다. 이는 아동의 또래괴롭힘 관련 변인을 탐색한 연구(Kim & Han, 2010)에서 어머니의 온정/수용적인 양육태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여학생의 또래괴롭힘 수준이 높다고 밝히면서, 이는 온정적 양육태도가 때로는 부정적 측면인 과보호적 요소까지 포함됨으로써 가해행동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왔을 가능성을 추론한 것과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 부모의 온정 수준이 높을수록 다중역할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 결과는 일견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온정적 양육이 부정적인 요인이라기보다, 한계 설정이나 규칙적 구조 제공이 결여될 때 나타날 수 있는 과보호적 온정의 부작용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온정 그 자체보다 온정과 통제의 균형이 중요하며, 이는 청소년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율성과 경계감을 동시에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요인임(Kim & Han, 2010; Zych et al., 2021)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넷째, 전반적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의 경우 전반적 중간수준 집단에 비해 학교폭력 참여 관련 행동점수가 모두 높은데, Juvonen 등(2003)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피해가 혼합된 집단이 피해 혹은 가해자인 청소년에 비해 가장 취약한 집단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심리사회적 적응이나 가정환경의 경우 전반적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이 더 부정적일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실제 본 연구결과에서는 고수준 집단이 오히려 자아존중감과 부모의 온정적 양육태도의 수준이 더 높은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Rodkin과 Berger (2008)는 공격적 아동이 또래 집단에서 인기가 높을 수 있으며, 특히 동성 또래를 괴롭히는 경우 가해자가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가해자와 조력자가 반드시 집단 내에서 주변인이 아니라 일정한 영향력과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회적 지위의 경험이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관련될 수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 경험한 부모의 온정적 양육태도가 때로는 허용적인 양육태도로 경험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학교 폭력 역할유형에 있어 가해/조력자 역할이 높게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에서 확인된 고수준-가해/조력 우세 집단의 특성은 심리사회적 자원이 반드시 긍정적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또래 관계 속 권력 추구라는 왜곡된 방식으로 활용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학교폭력 개입에 있어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취약성을 보완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이 가진 긍정적 심리사회적 자원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필요함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학교폭력 참여자 역할이 독립된 다섯 범주가 아니라 상호 결합된 잠재집단으로 유형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학교폭력 개입이 특정 역할 집단(예: 가해자, 피해자)에 국한되지 않고, 복합적 역할 수행 양상을 고려한 다층적 개입 전략으로 확장될 필요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학교폭력 개입에 대한 정책적·중재적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격성·우울 등 심리사회적 취약성을 조기 선별하여 상담 및 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선별적 개입이 필요하다. 현재 전국 고등학생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나 마음이지(ESAY)검사는 청소년의 심리적 취약성 선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선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험군을 중심으로 교육청 및 학교 차원에서의 적극적 개입이 요구된다. 둘째, 방어/방관 집단과 같이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는 행동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은 학생군을 대상으로, 교육청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 방어자교육 프로그램’과 같이 학교폭력을 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어자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학급 분위기 조성과 관련하여 교사가 학급 내에서 명확하고 일관적으로 괴롭힘 행동을 제지할 때 방어 행동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부모 교육을 통해 수용적이고 일관된 양육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개인-또래집단-가족환경에 대한 다층적 개입은 청소년 개인의 특성과 학급의 분위기, 부모의 양육태도를 동시에 변화시킴으로써, 학교폭력 예방 효과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메타분석 연구(Ttofi & Farrington, 2011)에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성이 방관자 개입 촉진, 교사 태도 변화, 부모 협력에 달려 있음을 보고하고 있는 측면과 유사하다. 본 연구는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학교폭력 참여 역할 유형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예방·개입 전략에서 가정과 학교의 동시 개입 필요성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연구는 학교폭력 참여유형을 개인적 특성과 부모 양육환경을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나, 그 결과를 해석함에 있어 개인–환경 간 상호작용의 맥락적 복합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의 폭력 참여행동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사회적 특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또래·학교·사회문화적 수준의 요인들이 다층적으로 작용하는 생태학적 현상이기 때문이다(Bronfenbrenner, 1979; Hong & Espelage, 2012). 특히 본 연구에서 부모의 온정적 양육, 구조제공, 자율성지지 등은 청소년의 공격성이나 사회적 위축과 결합될 때 서로 다른 참여유형으로 발현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개인 내 요인(예: 공격성·우울)과 환경적 요인(예: 양육태도)의 상호작용 효과가 학교폭력 참여 유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종단 연구들이 제시한 ‘시간적 변화에 따른 인과적 경로’(Espelage & Swearer, 2010; Zych et al., 2021)와 비교할 때, 본 연구의 의의는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후기 청소년기를 대상으로, 개인-가정 요인의 상호작용이 어떤 패턴으로 수렴되는가를 단면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개인적 취약성(공격성, 위축, 우울 등)을 조기 개입 대상으로 삼는 동시에, 부모의 온정과 구조제공의 균형적 조합을 지원하는 가정 중심 개입 전략이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학교폭력을 ‘개인문제’가 아닌 ‘발달적·관계적·사회문화적 과정’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앞서 언급하였듯이 학교폭력 참여는 단순 개인의 맥락에서 이해하기보다는 학급의 규범과 같이 맥락적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Sentse et al., 2007).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학교 상황에서의 교사와 또래관계를 고려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모든 변인을 청소년의 자기보고식 설문을 통해 수집하였다. 그러나 학교폭력과 관련된 문항은 응답하는데 민감한 내용일 수 있으므로 자신의 행동을 축소 보고하거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응답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교사나 또래 보고, 관찰 자료 등 다차원적 자료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단일 시점의 자료를 활용하였으므로,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특성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학교폭력 참여 역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종단적으로 살펴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종단적 자료를 활용하여 역할 유형의 변화 과정과 그 예측 요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학교폭력을 이해할 때 그들이 속한 학교의 구조적·지역적·맥락적 요인들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숙사 운영, 현장실습, 성별 비율, 학생 선발 방식, 학부모 참여 문화 등은 학교 유형 및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청소년들의 폭력 경험과 참여 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 예방과 개입 전략을 각 맥락에 적합하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생태학적·환경적 다양성을 반영한 연구와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22S1A5A80510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