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주의집중문제, 우울, 또래관계의 질에 미치는 영향: 다중집단분석을 이용한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의 매개효과
The Effects of Perceived Parental Phubbing on Early Adolescents’ Attention Problems, Depressive Symptoms, and Friendship Quality: The Mediating Impact of Parent-Child Conflict Resolution Using Multigroup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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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amine the effects of perceived parental phubbing on parent-child conflict resolution, attention problems, depressive symptoms, and friendship quality among early adolescents. The study also investigated whether these structural paths differed by sex. Data were collected from 540 students (271 girls, 50.2%) in 4th through 6th.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SPSS 27.0 and Mplus 8.11 with descriptive statistics, Pearson’s correlation,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and multigroup analysis performed. The main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parental phubbing negatively affected parent-child conflict resolution strategies, while positively affecting early adolescents’ attention problems and depressive symptoms. Second, perceived parental phubbing had a significant indirect effect on early adolescents’ attention problems, depressive symptoms, and friendship quality mediated by parent-child conflict resolution strategies. Third, significant sex differences were observed in this study’s proposed structural paths, indicating that boys and girls may experience and respond to parental phubbing in distinct ways. These findings highlight the need for educational programs that raise awareness of phubbing and its maladjustment outcomes to effectively support early adolescents during their critical developmental period. Moreover, the results provide practical implications for parenting strategies aimed at protecting early adolescents’ mental health.
서 론
미디어 기술의 발전은 개인 간에 정보 이용의 격차를 줄이고,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해소하여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해졌다. 이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교육, 사회, 산업 전반에 걸쳐 우리 사회의 큰 성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콘텐츠 및 기기에 대한 지나친 몰입은 이용자의 미디어 중독, 사이버불링, 신체활동 감소, 정신건강 문제 등의 부작용을 동시에 초래하였다. 이는 이미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이다. 시대적 문제를 반영하여 호주의 맥커리 사전(Macquarie Dictionary)에는 ‘퍼빙(phubbing)’이라는 신조어가 등재되었다(Macquarie, 2013). 이는 스마트폰을 지칭하는 ‘phone’과 무시하는 행동이라는 뜻인 ‘snubbing’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에 몰두한 나머지 함께하는 타인을 향한 관심과 정서적 반응을 소홀히 하는 행위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학자들은 사회적 맥락 내에서 발생하는 퍼빙이 관계의 만족도와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퍼빙에 노출된 개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일관되고 보고하고 있다(Togar et al., 2023; Wang et al., 2017). 특히, 퍼빙은 친구와 가족 등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Büttner et al., 2025). 예를 들어, 부부 혹은 연인은 여가 활동이나 함께 식사하는 동안 여러 차례 상대에게 퍼빙 행동을 보였다(McDaniel & Coyne, 2016). 이러한 관계에서 퍼빙을 경험할수록 개인은 커플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고, 정서적 우울감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Wang et al., 2017). 즉, 사회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퍼빙이 상호 간의 정서적 연결을 단절시키고, 개인이 기대하는 존재적 가치와 존중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도록 하여 관계적 고립감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Chotpitayasunondh & Douglas, 2018; Hales et al., 2018).
기대 위반 이론(expectancy violations theory)은 친밀한 관계에 미치는 퍼빙의 영향력을 뒷받침한다(Roberts & David, 2024). 인간은 사회적 관계나 상호작용 맥락에서 상대방의 행동에 일정한 기대를 품으며, 이러한 기대가 어긋나는 경우 그 행동에 대한 평가 과정을 거치게 된다(Burgoon, 1993). 다시 말해 상대가 기대에 부합하지 않은 행동을 보일 때, 개인은 그 행동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기대 위반 이론은 특히 상호작용 대상과 친밀할수록 그 사람에 대한 기대 수준이 더욱 분명하게 형성되며, 이러한 관계에서 발생한 기대 위반은 관계의 질과 만족도, 심리적 반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한다(Burgoon, 2015). 퍼빙은 대화 중인 상대보다 미디어 콘텐츠에 몰입함으로써 눈맞춤의 빈도를 줄이고, 반응 속도를 지연시키는 행동이다(Misra et al., 2016; Vanden Abeele, 2020). 기대 위반 이론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행동은 관계 내에서 기대 위반으로 해석되어 상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Miller-Ott & Kelly, 2015; Roberts & David, 2022).
한편, 주로 배우자나 연인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퍼빙 연구는 최근에 그 범위가 부모-자녀 관계로 확장되었다(Pancani et al., 2021). 특히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스마트폰에 몰두하여 자녀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부모의 퍼빙(parental phubbing)은 자녀의 사회·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Gu & Zhao, 2025; Lv et al., 2022; McDaniel, 2019). 부모의 퍼빙에 자주 노출될수록 자녀는 부모로부터 무시와 거절을 느끼며(Borelli et al., 2015), 관계적 외로움(Geng et al., 2021)이나 우울(Lin et al., 2024; Wang et al., 2020)도 더 많이 호소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미디어 기기 사용으로 인한 부모-자녀 의사소통의 단절은 자녀의 정서 조절 능력과 문제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Carson & Kuzik, 2021; McDaniel & Radesky, 2018a, b)
또한, 부모의 퍼빙이 자녀의 사회적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아동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고 존중받을 만한 존재인가를 내면화한다. 이는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을 형성하여 발달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초로 작용하게 된다(Bowlby, 2008). 그러나 부모의 퍼빙 행동은 자녀의 정서적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게 하며, 이는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의 질을 저해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퍼빙에 자주 노출된 아동일수록 친사회적 행동 수준이 낮았으며(Shi, Xu, & Chu, 2024; Xu & Xie, 2023), 부모로부터 자주 거절당한 아동일수록 또래 내에서 소외와 거절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Haslam & Taylor, 2022). 즉, 부모의 퍼빙으로 인한 정서적 결핍 경험이 아동의 또래 관계에 투사되어, 아동은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우정을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토대로 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 질 간의 밀접한 관련성을 규명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초기 청소년은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넘어가면서 정서, 행동, 사회적 관계에서 역동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이 시기에 겪는 발달적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와 지지가 영유아기 못지않게 중요하다(Suleiman & Dahl, 2019).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국내 연구는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의 퍼빙을 중심으로 일부 진행되었으며, 초기 청소년 부적응과의 매커니즘을 밝힌 국내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 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 미치는 부모의 퍼빙 영향력을 밝힘으로써 가정 내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의 위험성을 알리고, 발달적 취약성을 가진 초기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효과적인 양육 전략을 제공하고자 한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퍼빙과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 간의 관계에서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이 매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초기 청소년은 자율성이 증가하면서 부모와 갈등을 빈번하게 경험하고(Laursen, 1995), 이 시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부모-자녀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수단이다(Branje et al., 2009; Tucker, McHale, & Crouter, 2003). 특히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은 초기 청소년의 부적응을 설명하는 핵심 변인으로 강조되나(Dost-Gözkan, 2019) 부모의 퍼빙과 갈등해결방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힌 연구는 아직 미비하다. 그러나 부모의 퍼빙이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의 질을 저해하고, 갈등의 빈도와 갈등을 증가시킨다는 선행연구 결과(Hong et al., 2019; Kildare & Middlemiss, 2017; Niu et al., 2020)를 고려할 때, 부모의 퍼빙은 갈등 상황에서의 상호작용 방식인 갈등해결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부모의 퍼빙과 부모-자녀 간의 부적응 간의 직접경로와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매개로 하는 간접경로를 함께 예측하였다. 나아가 이러한 경로가 초기 청소년의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주목하고자 한다. Wu 등(2023)은 부모의 퍼빙과 부정적 양육 태도 간의 관계가 자녀의 성별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자녀가 남아일 때보다 여아일 때 더 강화되었다. 또한, Xie 등(2019)은 부모의 퍼빙이 또래 관계 내 일탈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여아보다 남아에게서 더 강한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부모의 퍼빙이 초기 청소년의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문제 1. 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의 매개효과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3. 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 간의 관계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어떠한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6학년에 속한 초기 청소년 540명이다. 특별시 및 광역시, 기초자치단체에 속한 6개의 시·도에서 연구 목적에 동의한 기관 및 학급을 대상으로 2024년 11월 7일~22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였다. 연구 대상의 인구사회학적 정보를 살펴보면, 성별은 남아 269명(49.8%), 여아 271명(50.2%)이었고, 학년은 4학년 165명(30.6%), 5학년 277명(51.3%), 6학년 98명(18.1%)이었다. 아동이 지각한 가정의 사회 경제적 수준은 중간이 239명(44.3%)으로 가장 많았고, 넉넉함 179명(33.1%), 매우 넉넉함 94명(17.4%), 어려움 28명(5.2%) 순으로 나타났다. 2. 측정도구
1) 부모의 퍼빙
Pancani 등(2021)이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퍼빙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Parental Phubbing Scale (PSS) 척도를 사용하였다. 해당 척도는 Roberts & David (2016)가 개발한 Partner Phubbing Scale을 수정 및 보완한 것으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되었다. 연구자가 본 척도를 번역하고 아동학전공 박사 3인에게 내용타당도를 검증받았으며, 총 7문항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보고하는 5점 Likert 척도이다. 문항의 예로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스마트폰을 옆에 두신다’ 등이 있다. 분석에서는 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아버지 퍼빙과 어머니 퍼빙의 각 평균점수를 산출하여 관측변수로 사용하였고, 점수가 높을수록 초기 청소년이 부모의 퍼빙을 높게 지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내적합치도 Cronbach’s α 값은 아버지 .79, 어머니 .78이다.
2)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초기 청소년이 부모와의 갈등 상황에서 사용하는 갈등해결방식은 Kurdek (1994)이 개발한 Kurdek’s Conflict Resolution Style Inventory (CRSI)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청소년의 갈등해결방식을 측정하는 것으로 긍정적 갈등 해결(positive problem solving), 갈등 참여(conflict engagement), 철회(withdrawal), 순응(compliance)의 4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상대의 입장을 수용하고, 건설적인 대화 방식을 통해 갈등의 해결점을 찾는 ‘긍정적 갈등해결(4문항)’을 사용하였고, 연구자가 본 척도를 번역하고 아동학전공 박사 2인에게 내용타당도를 검증받았다. 초기 청소년이 아버지 및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사용하는 갈등해결방식을 각각 자기보고식으로 측정하였고, 척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 까지 평정하는 5점 Likert 척도이다. 문항의 예시로는 ‘나는 어머니/아버지와 갈등이 있을 때 서로 양보해서 해결한다’ 등이 있다. 분석에서는 초기 청소년이 보고한 긍정적 갈등해결의 문항을 관측변인으로 투입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모와의 갈등상황에서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갈등해결방식을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내적합치도 Cronbach’s α 값은 아버지 .85, 어머니 .84이다.
3) 주의집중문제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는 Kim 등(2010)이 Cho & Lim (2003)의 정서행동문제 척도를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0에서 수정 및 보완한 문항을 사용하였다. 주의집중문제 척도는 자기보고식으로 측정하며, 총 7문항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 까지 4점 Likert 척도이다. 문항의 예시로는 ‘칭찬을 받거나 벌을 받아도 금방 다시 주의가 산만해진다’ 등이 있다. 본 분석에서는 2개의 문항 꾸러미를 형성하여 사용하였고, 주의집중문제 점수가 높을수록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가 심각한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Cronbach’s α 값은 .95이다.
4) 우울
지난 2주간 초기 청소년이 경험한 우울 증상을 자기보고식으로 측정하였다. 먼저, 초기 청소년의 우울은 Kim 등(2017)이 Kovacs (2015)가 개발한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 2nd edition을 타당화한 한국어판 아동우울척도 2판(Korean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 2nd edition) 아동용 단축형 척도를 사용하였다. 해당 척도는 총 12문항으로 각 문항의 내용에 따라 1점에서 3점까지 점수를 부여하는 3점 Likert 척도이다. 문항의 예시는 저작권 보호를 받기에 제시하지 않았으며, 일부 문항들은 역산하여 분석에 사용되었다. 본 분석에서는 3개의 문항 꾸러미를 형성하여 사용하였고, 우울 점수가 높을수록 초기 청소년이 지난 2주간 우울한 기분을 느끼고, 우울 증상으로 인한 사회적·정서적 기능의 어려움을 경험한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내적합치도 Cronbach’s α 값은 .84이다.
5) 또래관계의 질
초기 청소년이 또래관계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Bae 등(2015)이 개발한 한국판 청소년 또래관계 질 척도를 사용하였다. 해당 척도는 긍정적 또래관계의 질 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기 청소년의 자기보고식 평가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 까지 4점 Likert 척도이다. 문항의 예시로는 ‘친구들에게 내 비밀을 이야기할 수 있다’ 등이 있다. 본 분석에서는 또래관계의 질 문항의 평균값을 산출하여 사용하였고, 점수가 높을수록 초기 청소년이 자신의 또래 관계를 신뢰롭고 긍정적으로 지각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Cronbach’s α 값은 .85이다.
3. 연구절차
본 연구는 초등학교 4~6학년 초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모의 퍼빙,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우울, 또래관계의 질 등에 응답하는 온라인 질문지를 통해 수집되었다. 교사연구회 등의 온라인 홍보를 통해 연구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 및 학급을 모집하고, 이 중 국공립 초등학교에 속한 기관 및 학급만을 대상으로 학급 아동의 수가 10명 이상인 곳을 선정하여 설문을 진행하였다. 이때, 장애 진단을 받은 특수 아동은 설문에서 제외하였다. 연구자는 학급 담당 교사와 전화 혹은 면담을 통해 본 연구의 목적을 안내하였고, 학급의 사정에 따라 온라인 혹은 서면 부모 동의서를 발부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하기를 동의한 부모의 자녀만을 대상으로 2024년 11월 7일부터 11월 22일까지 학급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였다. 본 조사에서 소요된 아동의 설문 시간은 약 10~15분 내외이었다.
4.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SPSS 27.0 (IBM Co., Armonk, NY)과 Mplus 8.11 (Muthén & Muthén, 2017)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첫째, 초기 청소년의 인구사회학적 배경, 부모의 퍼빙,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우울, 또래 관계의 질의 일반적 경향성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과 측정도구의 신뢰도를 살펴보기 위해 Cronbach’s α 값을 산출하였다. 둘째,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여 본 연구에 사용된 변인 간 관계를 확인하였다. 셋째, 본 연구에서 설정한 측정모형의 적합도를 살펴보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하였다. 넷째, 구조방정식모형을 사용하여 변인 간 직접경로와 매개경로를 분석하였고, 구조모형에서 초기 청소년의 성별에 따른 경로계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다집단분석(multigroup analysis)을 진행하였다. 다섯째, 측정모형과 구조모형의 적합도를 판단하기 위해 χ2 값과 적합도 지수(CFI, TLI, RMSEA, RMR)를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매개 경로의 간접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 방법을 사용하였고, 모든 분석에서 유의수준은 p <.05이다.
연구결과
1) 연구 변인의 일반적 경향성과 상관관계
먼저, 성별에 따른 주요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살펴보면 Table 1과 같다. 주요 변인들의 왜도(skewness)는 -.44~1.27로, 첨도(kurtosis)는 -.33~2.11로 나타나 다변량 정규성 가정의 기준을 충족하였다(Kline, 2016). 다음으로 남아와 여아 집단을 구분하여 주요 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는 Table 2와 같다.
2. 측정모형 분석
본 연구의 구조모형을 검증하기에 앞서 측정변수가 잠재변인을 잘 설명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측정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본 척도에서 단일차원으로 구성된 주의집중문제와 우울을 문항 꾸러미(item parceling) 방식으로 측정 변인을 설정하였다. 측정변수의 개별 문항을 모두 사용하여 잠재변인을 구성한다면 추정해야 하는 모수가 증가하여 전체 모형의 적합도를 낮추는 우려가 있는데, 문항 꾸러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하다(Russell et al., 1998). 본 연구에서는 측정된 문항들의 요인부하량에 따라 순서를 부여하고 평균 부하량이 같아지도록 하였다. 그 결과, 주의집중문제는 2개의 문항꾸러미로, 우울은 3개의 문항꾸러미로 구성되었다.
측정모형에 투입된 잠재변수는 지각된 부모의 퍼빙,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및 우울이다. 측정모형의 적합도 지수는 χ2(21)=61.88(p <.001), RMSEA=.06(90% CI[.04, .08]), CFI=.98, TLI=.97, SRMR=.03으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Hu & Bentler, 1999). 측정변수의 요인부하량을 살펴보면, 지각된 부모의 퍼빙은 아버지 .87, 어머니 .92이었고, 부모-자녀 갈등해 결방식은 아버지 .94, 어머니 .89이었다. 주의집중문제의 요인1은 .84, 요인2는 .62이었고, 우울 증상의 요인1은 .80, 요인2와 요인3은 모두 .80이었다. 요인부하량 값은 최소 .50이상이어야 하며, .95이하인 경우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Kline, 2016).
3. 구조모형 분석
지각된 부모의 퍼빙과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 간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을 분석하였다. 먼저, 구조모형의 적합도는 χ2(41)=106.53(p <.001), RMSEA=.06(90% CI[.04, .07]), CFI=.97, TLI=.95, SRMR=.03으로 나타났다. 각 경로의 계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Figure 1), 지각된 부모의 퍼빙은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β=-.33, p <.001)에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주의집중문제(β=.22, p <.05)와 우울(β=.32, p <.001)에는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초기 청소년이 부모의 퍼빙을 많이 지각할수록 부모와의 갈등을 협력하여 해결하지 못하며, 주의집중문제와 우울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은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β=-.28, p <.01)와 우울(β=-.27, p <.01)에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또래관계의 질(β=.23, p <.01)에는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초기 청소년이 부모와의 갈등 상황에서 긍정적인 해결 전략을 사용할수록 주의집중문제와 우울 수준이 낮았으며, 긍정적이고 신뢰로운 또래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각된 부모의 퍼빙이 주의집중문제, 우울, 그리고 또래관계의 질에 미치는 각 경로에서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부트스트래핑 방법을 활용하였다. 그 결과(Table 3), 지각된 부모의 퍼빙은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부분 매개로 하여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B=.07, 95% CI[.12, .14]) 와 우울(B=.03, 95% CI[.05, .06])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부모의 퍼빙을 높게 지각하는 초기 청소년일수록 부모와의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는 수준이 낮으며, 이러한 갈등해결방식은 주의집중문제 및 우울 수준을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지각된 부모의 퍼빙은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완전 매개로 하여 또래관계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B=-.06, 95% CI[-.02, -.01]). 즉, 부모의 퍼빙을 높게 지각하는 초기 청소년일수록 부모와의 갈등을 적응적으로 대응하는 수준이 낮고, 이러한 문제해결방식은 초기 청소년의 또래관계의 질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4. 초기 청소년의 성별에 따른 다중집단 경로분석
1) 성별에 따른 동일성 검증
본 연구모형에 대한 성별에 따른 다중집단분석에 앞서 남아와 여아 집단 간 요인구조가 동일한지 판단하기 위해 형태동일성 검증과 측정단위동일성 검증을 확인하였다. 형태동일성은 측정변인과 잠재변인 간의 관계가 두 집단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를 평가하며, 이보다 엄격한 검증으로서 측정단위동일성은 요인부하량이 동일하다는 제약을 추가하여 집단 간의 경로계수 비교가 가능한지를 평가한다. 이때, 형태동일성 모형과 측정단위동일성 모형 간의 χ2 차이를 확인하여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으면, 측정단위동일성이 확보된 것으로 간주하고 다중집단분석이 가능하다(Hair et al., 2010). 본 연구에서 검증한 결과(Table 4), 형태동일성 모형과 측정단위동일성 모형 간의 χ2 적합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아 측정단위동일성이 확보되었다(∆χ2(df)=3.22(5), p=.07).
2) 성별에 따른 경로계수 비교
본 연구의 모형이 성별 집단에 따라 경로계수의 차이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경로에 대해 경로계수 동일화 제약을 설정하여 측정단위동일성 모형과 구조계수 동일성 모형의 χ2 차이 검증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경로계수가 성별 집단 간 동일하다는 영가설을 두고, 영가설이 기각된다면 모든 경로에서 성별 집단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해석한다. 본 연구모형에서 제안한 직접경로와 간접경로의 경로계수 동일화 제약 검증 결과(Table 5), 직접경로 4가지와 간접경로 3가지에 대한 χ2 차이가 유의했으며(p <.05), 이는 성별에 따른 경로계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별에 따른 경로계수는 Figure 2와 Figure 3과 같다.
먼저 직접경로 4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 지각된 부모의 퍼빙 →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으로 가는 직접 효과는 남아(β=-.38, p <.001)가 여아(β=-.33, p <.001)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b) 지각된 부모의 퍼빙 → 주의집중문제로 가는 직접효과는 여아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고(β=.50, p <.001), (c) 지각된 부모의 퍼빙 → 우울로 가는 직접효과는 남아(β=.38, p <.001)가 여아(β=.28, p <.001)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d) 지각된 부모의 퍼빙 → 또래관계의 질로 가는 직접 효과는 남아와 여아 모두 유의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간접경로 3가지에 대한 개별 매개 경로의 유의성을 부트스트래핑으로 검증한 결과(Table 6), (e) 지각된 부모의 퍼빙 →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 주의집중문제로 가는 간접효과는 남아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B=.13, 95% CI[.05, .25]). (f) 지각된 부모의 퍼빙 →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 우울로 가는 간접효과는 남아(B=.04, 95% CI[.02, .07])가 여아(B=.03, 95% CI[.01, .06])보다 더 강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g) 지각된 부모의 퍼빙 →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 또래관계의 질로 가는 간접효과는 여아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B=-.05, 95% CI[-.12, -.01]). 각 매개 경로는 95% 신뢰구간의 하한값과 상한값 사이에 0을 포함하지 않아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이상의 결과에서 남아와 여아 모두에서 유의하게 나타난 직접 경로는 (a) 지각된 부모의 퍼빙 →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으로 가는 경로와 (c) 지각된 부모의 퍼빙 → 우울로 가는 경로이다. 이러한 경로는 여아보다 남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 성별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즉, 남아의 경우 부모의 퍼빙이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과 우울 증상에 더욱 큰 부적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남아와 여아 모두에서 유의하게 나타난 간접경로는 (f) 지각된 부모의 퍼빙 →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 우울로 가는 경로로 나타났다. 해당 경로는 여아보다 남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 성별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남아의 경우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이 지각된 부모와의 퍼빙과 우울 증상 간의 관계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함을 뜻한다.
논의
본 연구는 초기 청소년에 속한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지각된 부모의 퍼빙과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 간의 구조적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지각된 부모의 퍼빙이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 미치는 직접경로와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매개한 간접경로를 각각 살펴보았다. 또한, 이러한 경로에서 초기 청소년의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는지 다집단분석으로 검증하였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주요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각된 부모의 퍼빙이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살펴보면, 주의집중문제와 우울에는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또래관계의 질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의 퍼빙을 많이 인식하는 초기 청소년일수록 일상생활에서 주의집중문제가 더 많이 나타나고, 우울로 인한 정서적·사회적 기능의 어려움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J. Zhang 등(2023)이 부모의 퍼빙과 아동·청소년의 심리사회적 부적응 간의 관계를 메타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와 유사하다.
먼저, 부모의 퍼빙과 주의집중문제 간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살펴본 선행연구는 제한적이지만, 관련 개념을 다룬 선행연구를 통해 본 연구의 결과를 논의할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미디어 기기의 사용으로 인해 일상적인 상호작용이 방해받는 것을 일컫는 ‘테크노퍼런스(technoference)’는 퍼빙과 유사한 개념으로 여겨진다. 부모-자녀 관계에서 확인된 테크노퍼런스는 자녀의 행동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Carson & Kuzik, 2021). McDaniel과 Radesky (2018b)는 네 차례에 걸쳐 단기 종단 자료를 수집하였고, 부모의 테크노퍼런스가 아동의 외현화 문제행동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연구진들(McDaniel & Radesky, 2018a)은 행위자-상대자 상호의존모형을 활용하여 어머니의 테크노퍼런스 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의 외현화 및 내재화 문제 수준이 증가하는 경향성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부모의 퍼빙과 우울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 2,40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Wang et al., 2020)는 지각된 부모의 퍼빙이 우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18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었다(Xie & Xie, 2020). 특히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이 청소년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분석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Wang et al., 2022). 또한, 사회·정서적 적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로움(Perlman & Peplau, 1981)과 부모의 퍼빙 간의 관계를 밝힌 연구들(Geng et al., 2021; Liu et al., 2020; Wang et al., 2025)도 본 연구의 결과를 간접적으로 지지한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하는 일상에서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몰두할 경우,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야 할 눈맞춤과 같은 정서적 교류가 감소하고, 현재 경험이나 대화 내용으로부터 이탈하는 부모의 태도가 나타날 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부모의 퍼빙으로 인해 이러한 부정적 상호작용 경험이 누적된다면, 자녀는 부모로부터 애정과 사회적 지지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주의집중문제나 우울 수준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특히 초기 청소년은 다른 시기보다 거절과 무시 등 사회적 배제에 대한 민감성이 높고, 부정적 상호작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Silk et al., 2012), 부모의 퍼빙으로 인한 사회·정서적 어려움이 촉발되기 더욱 취약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새로운 사회적 규범으로 떠오른 퍼빙의 영향력이 개인과 사회적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후속 연구를 통해 면밀하게 진단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개인적 특성과 퍼빙 간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가정 내 올바른 스마트기기 사용과 부모의 퍼빙이 자녀의 사회·정서 발달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지각된 부모의 퍼빙이 초기 청소년의 또래관계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아동·청소년의 사회 발달 전반을 다룬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결과와는 달리 Rohner 등(2012)에 따르면 부모로부터 수용-거절(acceptance-rejection) 경험은 아동·청소년의 심리사회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되며, 친사회적 기술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부모의 퍼빙은 자녀를 향한 정서적 거절 행동으로 친사회적 행동을 감소시켜(Shi et al., 2024; Xu & Xie, 2023) 자녀의 또래관계 문제(Xie et al., 2019)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선행연구는 본 연구의 결과를 부분적으로 지지하며 다른 결과를 보였다. 예를 들어, Yu 등(2024)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의 거절은 초기 청소년의 또래 애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Wu 등(2022)은 부모의 퍼빙과 초기 청소년의 또래 애착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두 변인 간 정적 상관은 유의하게 나타났으나 인과관계는 유의하게 검증되지 못하였다. 이는 횡단적 연구 설계로 인해 시간의 선후 관계를 고려하여 인과 경로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선행연구의 서로 다른 결과는 관련 연구가 현저히 부족하고,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발달을 측정하는 지표의 차이가 있어 객관적인 해석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부모의 퍼빙과 자녀의 사회적 발달 간의 관계에서 다양한 매개 변인과 조절 변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고려하여 구조적 분석과 종단적인 연구 설계를 통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둘째, 지각된 부모의 퍼빙은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매개로 하여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 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자녀 사이에 발생한 갈등을 협력하여 해결하는 것이 어려웠고, 이러한 갈등해결방식은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와 우울 증상을 각각 증가시켰으며, 초기 청소년의 긍정적 또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초기 청소년이 일상에서 부모의 퍼빙에 반복적으로 노출됨으로써 상호작용의 어려움을 겪고(Kildare & Middlemiss, 2017), 애착 관계에서 상호작용의 질이 낮아지면서 심리사회적인 부적응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선행연구 결과(Hong et al., 2019; Lv et al., 2022; Niu et al., 2020)와 유사하다.
또한, 부모가 일상 및 여가를 보내는 동안 스마트폰 몰입이 증가하면 가족 간의 대화나 의미있는 상호작용이 더욱 감소하는 대체(displacement)가 일어나고, 이러한 대체 현상은 자녀의 사회적·심리적 적응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Valkenburg & Peter, 2007). Vanden Abeele (2020)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할 때 부모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자녀의 요구를 무시하게 될 가능성이 5배가량 증가했으며, 민감하고 반응적인 정서적 행동을 보이지 못하였다. 즉, 부모의 퍼빙이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을 어렵게 하여 서로 간 갈등을 고조시키고, 이는 다시 자녀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Liu et al., 2024; Zhang & Wang, 2025; Zhou, Li, & Gong, 2022).
또한, Gu와 Zhao (2025) 연구에서도 부모의 퍼빙이 자녀의 행동 문제에 미치는 직접경로와 부모-자녀 갈등을 매개로 하는 간접 경로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나 본 연구의 결과를 지지하였다.
한편, Pang 등(2025)의 연구에 따르면,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퍼빙은 가족 간의 친밀감을 저해하고, 이는 다시 자녀의 또래 괴롭힘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살펴본 부모의 퍼빙,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또래관계의 질 간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즉, 상호작용 과정에서 부모의 퍼빙에 노출될수록 자녀는 무시당하거나 냉담한 시선을 자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정서적 연결의 부족으로 부모-자녀 간의 친밀감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때, 친밀감의 결여는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을 해결하거나 긍정적인 대처 기술을 배우는 것을 방해하고(Bandura & Walters, 1977), 결과적으로 아동·청소년의 사회화 과정과 또래 관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본 연구는 부모의 퍼빙이 초기 청소년의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의 매개 효과를 밝혔다. 이는 부모의 퍼빙이 자녀와의 정서적 연결을 약화시키고, 신뢰와 협력에 기반한 갈등 해결 과정을 저해함으로써 건강한 가족 기능과 자녀의 적응적 발달을 방해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관심사에 접근하고 이를 공유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미디어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로 인한 정서적 단절이 아닌,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를 확장하려는 새로운 노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지각된 부모의 퍼빙,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지각된 부모의 퍼빙이 주의집중문제에 미치는 직접 경로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아의 경우 부모의 퍼빙이 우울에 미치는 직접경로만 유의하였다. 반면, 여아의 경우에는 부모의 퍼빙이 주의집중문제와 우울에 각각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사춘기 여아가 남아보다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사건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Leadbeater, Blatt, & Quinlan, 2014), 부모의 퍼빙 과정에서 나타나는 냉담과 무시와 같은 부정적인 정서 경험은 남아보다 여아에게서 부적응을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여아는 부모의 퍼빙으로 인한 부정적 신호에 대해 사회적 불안을 경험하고(Jiang, Lin, & Hu, 2023), 이러한 불안은 자기 통제를 어렵게 하면서 주의집중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부모의 퍼빙이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매개로 주의집중문제와 또래 관계에 미치는 간접 경로에서도 성별에 따른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남아의 경우 부모의 퍼빙은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통해 주의집중문제와 우울에 각각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부모의 퍼빙을 높게 지각한 남아일수록 부모와의 갈등을 협력적으로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이러한 갈등해결방식의 어려움이 남아의 주의집중문제와 우울 증상의 증가로 이어졌다. 한편, 여아의 경우에는 부모의 퍼빙이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매개로 우울과 또래 관계에 각각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부모의 퍼빙을 많이 지각한 여아일수록 부모와의 갈등을 신뢰와 협력에 기반하여 해결하기 어렵고, 이는 여아의 우울과 또래관계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남아의 주의집중문제는 단순히 부모의 퍼빙으로 인한 정서적 거절보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갈등의 해소가 어려워지거나 좌절되는 상황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배우자 간 퍼빙 연구(R. Zhang et al., 2023)에서 남편의 경우 아내의 퍼빙 자체가 남편의 결혼 만족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들은 두 변인 사이에 유의미한 매개변인이 존재할 수 있음을 제언하였다. Wang 등(2022)은 부모의 퍼빙이 부모-자녀 의사소통을 매개로 하여 청소년의 우울을 예측하였고, 구체적으로 부모-자녀 의사소통의 매개효과 크기가 여아보다 남아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나 성별의 차이를 확인하여 본 연구의 결과를 지지하였다.
다음으로 지각된 부모의 퍼빙이 또래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의 매개효과는 여아에게서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내적 작동 모델의 발달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여아는 남아보다 대인관계에 민감하며, 타인과의 관계 경험을 자아 형성의 중요한 요소로 통합하는 경향이 있다(Pietromonaco & Carnelley, 1994).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부모의 퍼빙으로 인한 정서적 소외나 단절의 반복된 경험은 부모와의 갈등 상황에서 협력적인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내면화되어 또래 관계에 투사될 가능성이 남아보다 더 높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아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에서 형성된 대인관계 기대와 반응 양식을 또래 관계에 적용함으로써 사회적 기능과 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본 연구에 대한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편의 표집 방법을 통해 얻은 초등학교 4~6학년 초기 청소년의 자료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동일 연령의 초기 청소년에게 일반화하여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둘째, 각 변인의 자료를 초기 청소년을 통해서만 얻어 부모와 자녀 간의 인식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였다. 추후 연구에서 퍼빙과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에 대한 부모의 인식과 자녀의 인식을 모두 확인하고, 그 차이가 가족구성원의 부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가족의 역동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을 주요 변인으로 설정하여 갈등 상황에 대한 인지적 접근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이에 갈등상황에서 경험하는 정서적·행동적 상호작용 등 복합적인 측면을 충분히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부모-자녀 간의 갈등수준과 그 질적인 특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측정하여, 부모의 퍼빙과의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제언한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지각된 부모의 퍼빙과 부모-자녀 갈등해결방식, 주의집중문제, 우울, 및 또래관계의 질 간의 관계에서 성별의 차이를 밝힘으로써 몇 가지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첫째, 국내에서 퍼빙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인 현시점에서 퍼빙의 영향력을 발달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 둘째, 부모-자녀 관계에 있어 자녀의 성별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초기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교육을 위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퍼빙이 아동·청소년의 사회·정서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개인적·환경적·관계적 요인을 다양하게 포함한 연구 설계가 필요함을 제안한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