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에서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의 다중매개효과
The Multiple Mediating Effects of Time Use Satisfaction and Moralit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Upper Elementary Students’ Parent-Child Relationships and Cyberbullying Perpe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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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multiple mediating effects of time use satisfaction and moralit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ren’s parent-child relationships and cyberbullying perpetration. To achieve this a convenience sample of 465 fifth and sixth-grade students from six elementary schools located in D City and G Do Province was recruited. The data collected for this study were analyzed using IBM SPSS 27.0 and AMOS 23.0 programs for descriptive statistics, Pearson correlation analysis, and path analysis. The principal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parent-child relationship significantly influenced time use satisfaction and morality. Additionally, children’s time use satisfaction and morality were found to have a significant impact on cyberbullying perpetration. Secondly, in the relationship between parent-child relationships and cyberbullying perpetration, the total mediating effect of time use satisfaction and morality, as well as the individual mediating effects of time use satisfaction and morality, were also significant. These findings emphasize the significance of the parent-child relationship in addressing cyberbullying perpetration and suggest that both home and school education should guide children to use their time satisfactorily. Supplementing this, various educational programs should be developed to enhance children’s morality.
서론
미디어의 발달로 인하여 사이버 공간이 아동들에게 익숙해지면서 사이버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다. 2023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청소년의 19.3%는 사이버폭력 가해를 한적이 있으며, 그 중 초등학교 고학년의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은 20.4%로 나타났다(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4). 초등학교 고학년일 경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장난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여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을 행하기도 하며(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1), 사이버 공간의 경우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하거나 채팅이나 게임 속에서 장난삼아 상대방에게 욕하는 것이 그리 나쁜 행동이라고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사이버폭력을 행함에 있어 나쁜 행동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Park, 2009). 이러한 행위와 더불어 이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맺는 관계나 느끼는 감정들을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사이버폭력과 같은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정서적 충격,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을 성인에 비해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Hinduja & Patchin, 2008). 따라서, 사이버폭력 피해자는 가해자가 될 뿐만 아니라 가해자 역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3) 아동의 사이버폭력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사이버폭력 가해에 미치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이버폭력 가해 행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부모-자녀 관계에 대해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아동기는 또래의 영향력이 서서히 넓어지나 여전히 이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부모의 돌봄이 필요하기에 부모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 시기이다. 특히, 부모-자녀관계는 아동이 태어나서 최초로 맺게 되는 관계이자 이러한 관계를 통해 아동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작용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게 되기에 부모-자녀관계는 사회적 관계 형성 및 적응 등(MacDonald & Parke, 1984) 아동의 사회적 발달을 도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와 더불어 부모 관련 요인은 아동의 문제행동이 발생되는 경로를 발견하는 데에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Kang & Cha, 2019), 부모의 양육태도(Ko & Bae, 2018), 부모-자녀 간 의사소통(Kim & Byun, 2022) 및 관계의 질(Lee & Kang, 2019) 등이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를 통해 부모-자녀 관계는 아동의 사이버폭력 가해에 유의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모-자녀관계는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인간은 한정된 시간 속에서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며, 개인의 삶 만족도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에(Choi et al, 2022),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동은 아버지 및 어머니와의 개방적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통해 아동은 부모-자녀 간에 긍정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며(Park & Chung, 2019), 이러한 부모-자녀 간 긍정적인 관계 및 애착은 아동의 삶 만족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Kim et al., 2016). 즉, 긍정적인 부모-자녀 관계는 아동이 부모 혹은 친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여가나 학업에 대한 시간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만족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기 때문에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자녀관계는 시간사용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구조화된 시간을 통한 균형 잡힌 삶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Kielhofner, 1977)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사용하고 이를 만족할 수 있다면 개인의 삶의 만족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자신의 시간사용에 대한 만족이 떨어진다면 이는 삶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삶의 만족도와 사이버폭력 가해는 부적관계가 있다는 선행연구(Kim & Jung, 2023)을 통해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는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부모-자녀관계는 사이버폭력 가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시간사용만족도를 통해 사이버폭력 가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시간사용만족도는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에서 매개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폭력 가해에 있어 아동의 도덕성은 부모-자녀관계, 시간사용만족도와 더불어 또 하나의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도덕성이란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규범적 판단이다(Turiel, 1983). 인지적 발달에 따라 아동기는 옳고 그름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도덕적 이해력이 향상되는 등(Park & Lee, 2023) 스스로의 기준으로 윤리적인 것과 비윤리적인 것을 판단하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실행할 수 있다(Paul & Elder, 2003). 사이버폭력 가해와 같은 비도덕적 행동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하여 도덕적 면책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도덕적 이탈(Bandura et al., 1996)과 관련이 있음을 선행연구들(Kevin, 2001; Park et al., 2011; Yadava et al., 2001)을 통해 보고되었으며, Choi (2023)는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도덕성이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렇듯 아동의 올바른 태도와 사회성을 형성하게 하는 도덕성(Lee, 2012)은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력을 가지는 변수로 여겨진다.
이와 동시에 아동의 도덕성은 부모-자녀 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사이에서 매개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자녀가 지각한 부모의 과잉간섭(Cho, 2012), 과보호적(Yoon & Chung, 2014) 양육태도는 자녀의 도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자녀 간의 관계는 이들의 도덕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Park 등(2011)의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부모가 거부적인 태도를 보일수록 도덕적 이탈이 높음을 보고함과 더불어 부정적인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 일탈행동 간의 관계에서 도덕적 이탈이 매개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밝혀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에서 도덕성의 매개역할을 추측하게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선행연구들을 종합하면, 부모-자녀관계는 각각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에 영향을 주고, 이들은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어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은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에서 매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에서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의 다중매개효과를 규명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아동의 사이버폭력 가해와 관련된 보호 요인을 탐색하고, 사이버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한편, 성별에 따라 도덕성(Choi, 2023) 및 사이버폭 가해(Kang, 2021; Choi, 2023)에 차이가 있다는 선행연구들을 고려하여 이를 통제변인으로 설정하여 연구문제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아동이 인식하는 부모-자녀관계,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 도덕성, 사이버폭력 가해의 상관관계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은 부모-자녀관계가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매개역할을 하는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D시와 G도에 소재한 초등학교 여섯 곳의 5, 6학년에 재학 중인 초등학생 465명을 편의표집하였다. 본 연구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초등학생의 성별은 남자는 226명(48.6%), 여자는 239명(51.4%)이었으며, 학년은 5학년이 282명(60.6%), 6학년이 183명(39.4%)으로 5학년이 조금 더 많았다. 형제관계는 외동이 266명(57.2%)으로 가장 많았으며, 둘째 181명(38.9%), 셋째 이상 18명(3.8%)이었다. 아버지의 최종학력은 대학교 졸업은 305명(65.6%)이 가장 많았으며, 대학원 이상은 140명(30.1%) 고등학교 졸업은 20명(4.3%)으로 그 뒤를 이었다. 어머니의 학력 역시 대학교 졸업이 309명(66.4%)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학원 이상은 132명(28.5%), 고등학교 졸업 21명(4.5%), 중학교 졸업 3명(0.6%) 순이었다.
2. 측정도구
1) 부모-자녀관계 척도
아동이 지각한 부모와의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 본 연구진이‘당신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당신은 어머니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와 같이 아버지, 어머니와의 관계 정도를 나타낼 수 있는 문항을 구성하였다.‘아주 나쁨’(1점), ‘나쁨’(2점), ‘보통’(3점), ‘좋음’(4점), ‘아주 좋음’(5점)과 같이 Likert식 5점 척도에 의해 평정하였으며, 총점이 높을수록 관계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신뢰도(Cronbach’s α)는 .76이었다.
2) 시간사용만족도 척도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The Children’s Society의 「The Good Childhood Report」 중 ‘Satisfaction with time spent on various things’ 조사 항목을 참고하여 한국아동 패널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문항을 사용하였다. ‘가족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은 충분하니?’,‘여가활동 시간 (취미, 운동 등)은 충분하니?’ 등과 같이 총 8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부족함’(1점), ‘조금 부족함’(2점), ‘보통’(3점), ‘조금 많음’(4점), ‘많음’(5점)과 같이 Likert식 5점 척도로 평정하였다. 가족과의 대화, 가족과의 식사, 가족과의 여가, 친구와 보내는 시간, 휴식시간, 여가를 보내는 시간, 숙제를 할 시간, 가족을 돕는 시간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총점이 높을수록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시간사용만족도의 전체 문항에 대한 신뢰도(Cronbach’s α)는 .78로 나타났다.
3) 도덕성 척도
아동의 도덕성을 측정하기 위하여 Lee (2016)가 개발한 초등학생용 도덕성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20문항이며, 존중, 책임, 정의, 배려 등 4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시 문항으로는 ‘친구는 나와 다른 사람인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나는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이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규칙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보면 도움을 준다.’ 등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 ‘그렇지 않다’(2점), ‘보통이다’(3점), ‘자주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5점)와 같이 Likert식 5점 척도에 의해 평정하였으며, 총점이 높을수록 도덕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도덕성의 신뢰도(Cronbach’s α)는 .91이었다.
4) 사이버폭력 가해 척도
아동의 사이버폭력 가해를 측정하기 위해 Chung과 Shin (2020)이 개발한 청소년 사이버폭력 가해 척도를 사용하였다. 총 15문항으로 이루어지며, 언어폭력, 명예훼손, 소외, 플레이밍, 성폭력 등 5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시 문항으로는 ‘사이버 상에서 다른 사람에게 비하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사이버 상에서 모르는 사람의 험담이나 무시하는 말을 한적이 있다.’, ‘사이버 상에서 원치 않은 성적인 내용이 담긴 글 또는 소설을 보낸 적이 있다.’ 등이 있다.‘전혀 그렇지 않다’(1점), ‘그렇지 않다’(2점), ‘보통이다’(3점), ‘자주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5점)와 같이 Likert식 5점 척도에 의해 평정하였으며, 총점이 높을수록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사이버폭력 가해의 전체문항에 대한 신뢰도는 Cronbach’s α는 .96으로 나타났다.
3. 분석방법
본 연구를 위해 수집된 자료는 IBM SPSS 27.0 프로그램(IBM Co., Armonk, NY)과 AMOS 23.0 프로그램(IBM Co., Armonk, NY)을 사용하여 분석되었다. 부모-자녀관계, 시간사용만족도, 도덕성,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부모-자녀관계와 초등학생의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에서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의 다중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경로분석을 사용하였다. 경로모형의 적합도를 판단하기 위하여 적합도 지수(χ2, RMR, GFI, NFI, TLI, CFI, RMSEA)를 살펴보았고, 부모-자녀관계가 초등학생의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을 통해 사이버폭력 가해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Bootstrapping을 사용하였으며, 개별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AMOS user-defined estimand를 활용하여 추가적인 분석을 시행하였다. 모든 분석에서의 유의수준은 p<.05로 설정하였다.
연구결과
1. 부모-자녀관계, 시간사용만족도, 도덕성 및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상관관계
초등학생이 지각하는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에서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의 다중매개효과를 살펴보는 검증을 하기에 앞서 이들 간의 관계를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이와 더불어 기술통계를 실시하여 각 측정변인들의 일반적인 경향성과 정규성 충족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산출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초등학생이 지각하는 부모-자녀관계는 시간사용만족도(r=.303, p<.01), 도덕성(r=.311, p<.01)과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나 사이버폭력 가해(r=-.126, p<.01)와는 부적 상관계를 나타냈다. 시간사용만족도는 사이버폭력 가해(r=-.146, p<.01)와 유의미한 부적 상관을 보였고, 도덕성도 역시 사이버폭력 가해(r=-.237, p<.01)와 부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에서 측정한 모든 변인의 왜도(Skewness)는 –1.169 ~ 1.738, 첨도(Kurtosis)는 -.683 ~ 3.382로 모든 변인들의 왜도의 절대값이 2를 넘지 않고, 첨도의 절대값이 4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Hong et al., 2003), 본연구의 모든 변인들은 정규성 가정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부모-자녀관계와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관계에서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의 다중매개효과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이 인지하는 부모-자녀관계가 이들의 시간사용만족도, 도덕성, 사이버폭력 가해에 각각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부모-자녀관계가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을 통해 사이버폭력 가해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모형을 설정하고 분석하였으며, 성별에 따라 아동의 도덕성(Park et al., 2010; Yoon, 2009)과 사이버폭력 가해(Sung & Kim, 2022)에 차이가 있다는 선행연구들을 고려하여 아동의 성별은 남아 0, 여아 1의 더미변수로 변환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모형을 검증하기 위하여 경로분석을 실시한 결과, 연구모형의 적합도는 Table 2와 같이 χ2=20.551(p=.002), RMR=.020, GFI=.987, NFI=.949, TLI=.907, CFI=.963, REMSEA=.072로 모델 적합도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인지하는 부모-자녀관계, 아동의 시간사용만족도, 도덕성,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분석 결과 연구모형의 표준화 경로는 Figure 1과 같고, 구체적인 경로 계수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Figure 1과 Table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부모-자녀관계가 시간사용만족도(β=.303, p<.001)와 도덕성(β=.312, p<.001)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유의미하였으나 사이버폭력 가해(β=-.037, ns)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반면, 시간사용만족도가 사이버폭력 가해(β=-.120, p<.05)에 미치는 영향과 도덕성이 사이버폭력 가해(β=-.169, p<.001)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였다.
구조모형의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를 산출한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하였으며, 각 효과의 유의성은 bootstrapping test를 사용하여 검증하였다. 경로의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살펴보면, 부모-자녀관계가 아동의 사이버폭력 가해(-.089, p<.01)로 가는 경로에서 간접효과가 유의미하였다.
추가적으로 Amos에서 제공하는 부트스트래핑 방법은 총 간접효과(total indirect effect)만을 제시하기에 개별 간접효과(specific indirect effect)를 추정할 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별도로 AMOS user-defined estimand를 사용하여 개별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개별 간접효과에 대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자녀관계는 시간사용만족도(B=-.023, p<.05)와 도덕성(B=-.033, p<.05)을 각각 매개로 하여 사이버폭력 가해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이 인식하는 부모-자녀관계가 이들의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초등학생의 시간사용 만족도와 도덕성의 매개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D시와 K도의 초등학교에 재원중인 5, 6학년 465명이 응답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결과를 논의하고 결론을 내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자녀관계는 초등학생의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사이버폭력 가해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부모-자녀관계가 시간사용만족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유의미하였는데, 이는 자녀와 부모 사이의 유대관계가 좋고, 신뢰나 안정감, 애정이 높을수록 아동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뿐만 아니라 친구와 보내는 시간, 휴식, 학업 등 전반적인 시간 활용에 더 만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시간사용만족도는 전반적인 삶에 대한 시간 관리와 만족도를 내포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가족구성원 간의 애정, 원활한 의사소통, 가족의 공동 활동이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Jiménez-Iglesias 등(2017)의 연구결과와 자녀 활동에 대한 부모-자녀 간 대화를 통해 자녀의 일상생활, 학교생활, 학업 등이 잘 정리되고 조직된다는 Wingard (2007)의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부모-자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녀는 가정, 학교 내에서의 역할과 활동을 배우고, 본인의 시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면서 사회화되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부모-자녀의 긍정적인 관계는 부모가 자녀를 잘 이해하고 자녀가 선호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어 자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응답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자녀의 시간사용만족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아동이 인식하는 부모-자녀관계가 아동의 도덕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유의미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부모가 여전히 초등학교 자녀의 도덕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으로, 따뜻하고 반응적인 부모-자녀 관계와 부모의 지원이 초등학생 자녀의 도덕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부모-자녀 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모두 자녀의 비도덕적 행동 선호도를 높인다는 Sengsavang와 Krettenauer (2015)의 연구에 의해서도 지지된다. 즉,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부정적 상호작용이 적고 더 지지받고 온정적인 상호작용을 한다고 여길수록 도덕적 행동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도덕적 가치를 더 많이 내면화한 도덕성 발달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초등학생들의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 부모-자녀관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부모-자녀관계가 초등학생 자녀의 사이버폭력 가해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자녀 의사소통이 높을수록 사이버폭력 가해가 낮고(Hong, 2016), 부모의 통제적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사이버불링 가해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Legate et al., 2019)와는 차이가 있다. 위와 같은 선행연구와 본 연구결과의 차이는 연구 대상의 연령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대상이었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들은 부모의 양육 속에서 독립성을 기르고 자율성을 확립해 나가는 시기다. 따라서 단순히 부모-자녀와의 관계가 아니라 부모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따라 자녀들의 사이버폭력 가해 행동에 대한 제재나 조절이 이루어질 수 있다. 혹은 원만한 부모-자녀관계가 자녀의 게임, SNS, 유튜브 등 미디어기기를 이용한 온라인적 접근에 허용적 태도로 작용하여 사이버폭력 가해 환경에 쉽게 노출되도록 작용한 것일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부모-자녀관계 외에도 부모의 양육태도, 부모와의 의사소통과 같은 다양한 부모 관련 변인들과 사이버폭력 가해 간의 연구가 이루어져 그 관계를 자세히 밝힐 필요가 있다.
둘째, 초등학생이 인지한 부모-자녀관계가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주는 과정에서 초등학생 자녀의 시간사용만족도의 매개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자녀관계가 사이버폭력 가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지만 시간사용만족도를 높여 사이버 상에서 언어적 폭력이나 언어 추행 등의 사이버폭력 가해행동을 낮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가족 분위기와 가족 의사소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아동들은 사이버 공간의 많은 위험(예: 음란물 접근, 성적 협박, 또래 간 공격적 행동)을 예방하는 데 부모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Buelga et al., 2016). 따라서 부모-자녀 간의 긍정적 관계 속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여 사회화를 길러 자녀가 가족과의 시간이나 친구와 보내는 여가 시간 등을 의미있게 보냄으로써 자녀의 위험 행동을 스스로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부모와의 관계, 소통, 감독이 강화요인 역할로 여전히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나(Jiménez-Iglesias et al., 2017), 사이버 상에서 이루어지는 SNS와 같은 사생활적인 부분이나 사이버폭력과 같은 위험 행동은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쉽다. 하지만 부모와의 긍정적인 관계 속에서 부모가 자녀를 정서적, 심리적으로 지원하면 초등학생 자녀는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판단하고 자신의 행동과 활동을 시간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배우고 사이버 상에서 이루어지는 괴롭힘을 멈추기 위한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Kowalski et al., 2012). 따라서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올바른 상호작용을 통해 자녀가 선호하는 활동과 일정을 조율하여 부모의 애정을 느끼고 시간사용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초등학생 아동들의 사이버폭력 가해와 같은 반사회적 행동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부모-자녀관계가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주는 과정에서 초등학생의 도덕성의 매개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덕성은 옳고 그름을 구별하여 행동하고, 공정한 행동에 자부심을 느끼며, 자신의 기준을 위반하는 행동에 대해 죄책감이나 불쾌함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Shaffer & Kipp, 2008), 가정의 물리적 환경 외에 부모의 자녀 양육태도와 같은 심리적인 환경이나 부모-자녀관계가 아동의 도덕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이렇게 형성된 도덕성은 사이버폭력 가해의 중재적 요소로 볼 수 있다. 특히, 가족 구성원들 간에 응집력이 높은 가정의 긍정적인 심리적 환경과 부모-자녀관계가 초등학생의 도덕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Lee, 2019) 부모-자녀 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도덕적 자아를 조절하여 높은 수준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Buelga et al., 2016), 아동의 도덕성은 부모와 자녀가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져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듯 부모-자녀관계가 시간사용만족도와 도덕성을 거쳐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사이버폭력 가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부모-자녀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가족, 학교, 또래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자녀의 시간사용관리능력과 도덕성을 발달시킬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청소년 초기에 해당하는 초등학생 고학년 아동이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사이버 상에서의 가해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아동의 시간사용에 대한 만족도와 인간의 행동과 가치 판단과 관련된 도덕성의 매개효과를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는 한정된 지역에서 초등학교에 재원중인 5, 6학년을 대상으로 편의표집을 하였으므로 연구 결과를 전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국내 타 지역을 포함한 체계적인 대상의 선정이 요구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부모 관련 변인을 자녀가 지각한 부모-자녀관계만을 평가하였으므로 자녀의 상황이나 성향에 따라 측정된 값에 편차가 발생할 수 있고 부모-자녀관계만을 부모의 영향 요인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시간사용만족도, 도덕성, 사이버폭력 가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부모관련 변인에 대한 분석이나 부모가 지각한 부모-저녀관계를 추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의 성별에 따라 도덕성과 사이버폭력 가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통제변수를 구성하였다. 또한, 사이버폭력에 있어 초등학생들이 어떤 사이버 공간에서 가해를 가하고, 어떤 유형의 사이버폭력에 주로 노출되는지 파악하지는 못하였다. 후속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여 성별에 따른 부모-자녀 관계나 시간사용만족도의 차이를 추가적으로 검증하고 부모-자녀관계, 도덕성, 시간사용만족도에 따른 초등학생의 사이버폭력의 가해뿐만 아니라 피해유형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