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여부에 따른 여자 고등학생의 자아존중감 차이 완화를 위한 MUSE 프로젝트 설계 및 효과 분석
The Design and Effect Analysis of MUSE Project to Reduce Self-Esteem Disparity Based on Make-Up Status among Female High School 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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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Make-up culture has recently emerged as a major trend among adolescents, and their knowledge of this culture is acquired from their peers. Adolescence is a period in which peer relationships have a significant effect on individuals’ behavior and self-esteem. Also, adolescents are conscious of others’ evaluation because they only want to exhibit their ideal-self. They generally apply make-up for various reasons; pursuing ideal beauty, concealing their insecurities and improving their own self-esteem.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design and implement the MUSE(Make-Up & Self-Esteem) project, to reduce self-esteem disparity based on make-up status. Ten female adolescents(mean age=17.0 yrs, SD=1.49) participated in the MUSE project, in which the participants gradually reduced their make-up steps and posted feelings about this on SNS. Also, events were designed for the participants to enhance their interest and become more focused on themselves without make-up. Resultantly, it was obeserved that after the project, the gap between the particiapnts’ self-esteem with and without make-up decreased. More specifically,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self-esteem with make-up before and after participating in the project, but a significant increase was observed in self-esteem without make-up after the project. Although the participants were mostly satisfied with the project, individual interviews were conducted to obtain feedback regarding how the project could be improved. The participants suggested that future project could be developed within their own peer group and the term of the project could be extended so that the participants could become accustomed to daily make-up reducing steps.
서론
최근 들어, 청소년 사이의 화장 문화가 크게 확산되었다. 실제로, 청소년 화장 문화는 점차 확산하고 있으며, 청소년이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Kim & Kim, 2019). 2017년 녹색건강연대가 전국의 4,736명의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42.7%, 중학교 73.7%, 고등학교 76.1%의 여학생이 색조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색조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초등학생으로 낮아졌으며, 중학생부터 본격적으로 색조 화장을 하게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Cha, 2017).
이와 같이, 청소년 사이에 화장 문화가 확산된 이유는 청소년기가 다른 발달 단계에 비해 또래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성 청소년에게 화장이란 또래와 함께하는 여가활동이자 또래 사이의 결속감을 강화하고(Kim & Joe, 2023), 외적 아름 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수단이다(Kim & Kim, 2019). 한편, 여성 청소년에게서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아존중감이 낮게 나타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Simmons & Rosenberg, 1975). 그에 따라, 여성 청소년은 자신이 가진 본래 외모의 결함을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화장을 하고 자아존중감을 높이고자 한다(Jin & You, 2010). 그러나 화장으로 인해 향상된 자아존중감은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외모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하며, 추후 화장의 동기로 작용하여 화장에 더욱 의존하도록 한다(Ko, 2017). 이와 같이, 화장 여부라는 특정한 조건에 따라 그 수준이 변화하는 불안정한 자아존중감은 불안감과 공격성을 증가시키고, 건강한 자아개념의 발달을 저해하는 등 여성 청소년의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Kernis et al., 2000; Park & Lee, 2011).
위와 같이, 여성 청소년에게 확산된 화장 문화는 불안정한 자아존중감을 유발하여 심리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화장 여부에 따라 변화하는 자아존중감과 그에 대한 개입 방안을 다룬 선행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청소년 화장과 관련된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실태조사에서 그쳤으며(Kim & Kim, 2019; Ryu, 2019),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과 관련된 선행연구의 대부분이 선천적 외모나 노화로 인한 외모의 부족함을 화장을 통해 보완하여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다루고 있다(Im, 2016; Oh & Lee, 2018;). 이는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가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입 방안을 모색하는 선행연구 역시 매우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여성 청소년이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화장 여부에 관계없이 여성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MUSE 프로젝트를 설계하여 실행하였다. MUSE 프로젝트는 Make-Up & Self-Esteem의 약자로, 이 프로젝트에서 개입하고자 하는 요소인 화장과 자아존중감을 지칭한다. MUSE 프로젝트는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일 화장을 덜어내며, 그 소감을 SNS에 게시하는 활동을 통해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여성 청소년의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를 완화하기 위한 MUSE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려 한다. 그를 위해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 문제 1: MUSE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따라 여자 고등학생의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에 변화가 있는가?
연구 문제 2: MUSE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따라 여자 고등학생의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나타났는가?
이론적 배경
1. 청소년기의 발달적 특징과 화장
청소년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발달 단계로, 이 시기의 청소년은 큰 폭의 성장과 더불어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청소년기의 특성으로는 또래 영향력의 증가와 외모에 대한 관심의 증가가 있다.
먼저, 청소년기는 다른 발달 단계에 비해 또래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또래 집단의 중요성이 아동기보다 더욱 증가하며, 또래 집단의 압력이나 또래 집단과 동조하고자 하는 욕구가 청소년 개인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Rahmatika & Kusmaryani, 2020; Siraj et al., 2021). 청소년기의 화장 행동 또한 또래의 영향을 받는다. 여성 청소년은 본인의 외모를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동기에서 화장을 시작하게 되며, 화장 행동에 있어 또래나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동조성이 나타나게 된다(Ha & Im, 2020). 또한, 여성 청소년에게 있어 화장이란 ‘어른’의 영역에 대한 도전임과 동시에 화장 행동과 화장품 소비 경험을 통해 또래와의 우정을 확인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Kim & Joe, 2023). 그에 더해, 여성 청소년의 화장은 또래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것 이외에도 타인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Lee & Heo, 2020). 즉, 여성 청소년에게 화장이란 자신을 표현하여 타인에게 인정받고 또래와 어울리기 위한 사회적 도구이다.
또한, 청소년기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 청소년은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그에 따라 화장 행동이 적극적으로 나타났고(Kim & Kim, 2019), 또래 집단이나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고 외모에 신경을 쓸수록 화장품 구매 빈도가 증가하였다(Sim & Lee, 2021). 청소년기의 2차 성징으로 인한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타인의 관심에 대한 욕구는 외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청소년이 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화장을 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2. 여성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화장
청소년기의 자아존중감 발달에는 여러 개인적,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외향적인 성격(Choi & Kim, 2024), 부모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양육 방식과 우수한 학업 성적(Lee & Kim, 2019), 긍정적인 또래관계(Choi et al., 2020)와 신체상(Ali et al., 2022; Jiménez et al., 2024; Kim, 2019) 등이 청소년의 긍정적 자아존중감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청소년기의 특성과 관련하여 청소년기에 두드러지게 강조되는 요인은 또래 관계와 신체상이다.
특히, 여성 청소년은 남성 청소년에 비해 또래 관계와 외모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하기 때문에(Simmons & Rosenberg, 1975) 또래와 동조하며, 본인의 외모에 대한 타인의 인정을 받고자 화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미의식을 추구하고 외모에 대한 또래와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여성 청소년의 욕구와 달리, 청소년기에는 외모에 대한 자아존중감의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청소년은 본인의 신체에 대해 불만족하는 경향이 크며, 이러한 경향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난다(Jeong, 2015). 또한, 여성 청소년은 남성 청소년에 비해 신체상이 불안정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자아존중감 역시 낮게 나타난다(Simmons & Rosenberg, 1975).
여성 청소년이 본인의 외모에 대해 불만족할수록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의 외모를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화장 행동이 증가하게 된다. 선행연구에서는 여성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이 낮을수록 화장을 더 많이 하는 경향성을 보여주었다(Kim & Yang, 2023). Lee와 Oh (2018)는 부정적인 자아존중감을 가진 여성 청소년은 화장 행동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며, 화장을 통해 외모의 결점을 감추고, 본인의 열등감과 우울감을 긍정적 정서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 그에 더해, Mafra 등(2022)은 여성이 타인에게 보이는 방식을 더 중요시할수록 화장에 돈과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할 뿐만 아니라 화장을 더 자주 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Jin과 You (2010)는 여성 청소년이 본인이 인식하는 외모의 결점을 숨기거나 수정하기 위하여 화장을 하고 자신감을 높이며, 본인의 부정적 면모를 감춤으로써 타인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방지할 수 있기에 화장이 대인관계에서도 더 예의 바른 것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여성 청소년에게서 외모의 결점을 감추고 본인의 외모를 더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것이 화장을 하는 주요 동기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그에 따라, 여성 청소년은 화장했을 때 본인의 모습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화장하지 않았을 때보다 자아존중감이 향상하게 된다. 이와 같이 화장으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향상되는 것은 추후 화장의 또 다른 동기로 작용한다(Ko, 2017; Yoo & Jung, 2002). 화장은 여성 청소년에게 자기만족과 자신감, 자아존중감의 향상을 경험하게 하며, 이는 다시 자발적으로 화장을 하게 되는 동기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는 타인의 시선과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며, 여성 청소년이 사회적으로 정의한 이상적인 미(ideal beauty)의 기준에 맞춰 스스로 인식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화장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본인의 외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한 화장으로 인한 자아존중감의 향상은 자아존중감의 향상이 특정 상황에서만 이루어진다는 한계점이 있다. 화장을 통해 사회적으로 규정된 이상적 미의 기준을 만족했을 때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지만, 화장하지 않았을 때는 그와 반대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괴감을 느끼며 화장에 더욱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났다(Ko, 2017). 이와 같이, 여성 청소년은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모습보다 화장한 본인의 모습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화장 여부에 따라 자아존중감의 수준이 상이하게 나타나게 된다.
화장 여부에 따라 자아존중감의 수준이 변화하는 것과 같이, 특정 상황에 따라 자아존중감의 수준이 변화하는 것을 조건부 자아존중감(contingent self-esteem)이라고 한다(Crocker & Wolfe, 2001). 특정 조건에 따라 그 수준이 달라지는 불안정한 자아존중감은 외부의 평가에 쉽게 영향을 받게 되며, 자아개념이 확실하게 설립되지 못하고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원인이 된다(Kernis et al., 2000). 또한, 자아존중감이 불안정한 사람은 자기방어적이고 자기고양적인 경향이 있고(Newman & Wadas, 1997), 공격성이 높게 나타났다(Park & Lee, 2011). 따라서, 화장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자아존중감은 여성 청소년이 화장하지 않았을 때의 외모를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위축될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방향으로 자아개념을 설립하여 여성 청소년의 건강한 자아존중감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미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외부의 평가를 지나치게 고려하여 불안감을 증가시킴으로써 여성 청소년의 심리적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여성 청소년의 심리적 건강과 안정적인 자아존중감 발달을 위하여 화장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자아존중감의 차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아존중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선행연구를 통해 제시한 것과 같이, 여성 청소년은 이상적 미의 기준에 부합하고자 화장을 하며, 이상적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화장하지 않은 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Jin & You, 2010; Ko, 2017; Yoo & Jung, 2002). 그리고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낮은 자아존중감은 미래에 화장을 더 많이 하게 되는 동기로 작용함으로써(Kim & Yang, 2023; Lee & Oh, 2018; Mafra et al., 2022) 화장하지 않은 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상적 미의 기준과 관계없이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여성 청소년들의 긍정적인 자기평가를 고취할 수 있는 개입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관련 선행연구에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이 있다. 청소년의 화장과 관련된 선행연구의 대부분은 단순한 실태조사나 화장에 대한 인식 조사(Kim & Kim, 2019; Ryu, 2019)에 그쳤으며, 여성의 화장과 자아존중감과 관련된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여성의 자아존중감과 화장 행동의 관계에 대한 연구(Ahn & Im, 2022; Lee & Oh, 2018), 또는 중·노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해 외모의 단점을 가리는 동시에 이목구비를 강조하는 올바른 화장 방법을 제시하거나 교육하는 메이크업 테라피 연구(Im, 2016; Oh & Lee, 2018)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여자 고등학생의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가변성에 초점을 두고, 그 차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의 개입 방안인 MUSE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선행연구의 제한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3. MUSE 프로젝트의 적용 원리
본 연구에서는 MUSE 프로젝트를 디자인하기 위해 체계적 둔감화의 원리를 활용하였다.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란 불안 감소를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행동적 처치 방법으로(Hembree, 1990), 부정적 행동을 중단시키고 그와 반대되는 행동이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에 따라, 특정 상황이나 대인관계로부터 비롯된 불안, 공포, 그밖의 부정적 정서를 완화하고 긍정적 정서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부정적 정서를 통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Hulukati et al., 2023). 체계적 둔감화 과정에서는 부정적 정서나 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긍정적 정서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을 반복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특정 상황과 그에 따른 부정적 반응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감소시키고자 한다. 이때, 특정 상황에 따른 부정적 반응을 감소시키고,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부정적 정서를 완화시키기 위한 활동에 개입 대상을 지속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MUSE 프로젝트에서는 여성 청소년이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하는 낮은 자아존중감 상태를 개입해야 하는 문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낮은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참여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디자인했다.
또한, 화장 문화가 가장 보편화된 여자 고등학생 집단을 MUSE 프로젝트를 진행할 대상 집단으로 설정하였다. Song (2015)과 Oh 등(2012)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화장 행동을 더 많이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Park (2017)은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순으로 화장을 포함한 전반적인 화장 행동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화장하지 않는 것을 ‘답답하고 유행에 뒤쳐진다’고 생각할 만큼 화장 문화가 보편화되었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화장 문화가 가장 보편화된 여자 고등학생 집단에게서 문제 상황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하여 여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MUSE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화장 여부에 따라 여자 고등학생의 자아존중감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MUSE 프로젝트를 디자인하였다. MUSE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효과를 검증할 때에는 영국 디자인 카운슬(Design Council, UK)에서 제시한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인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Double Diamond Model) 과정을 활용하였다.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은 두 번의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과 두 번의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 디자인의 단계는 발견하기(Discover), 정의하기(Define), 발전하기(Develop), 전달하기(Deliver)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각 단계의 자세한 내용은 Figure 1과 같다.
먼저, 발견하기(Discover)의 단계에서는 선행연구와 예비조사를 통해 여자 고등학생에게서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두 번째로, 정의하기(Define) 단계에서는 연구 문제를 설정하고, 정확한 연구 대상자를 설정하기 위하여 목표로 하는 연구 대상자와 최대한 비슷한 페르소나를 제작하였다. 세 번째로, 발전하기(Develop) 단계에서는 MUSE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제작함으로써, 여자 고등학생의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 완화를 위한 개입 방안을 디자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전달하기(Deliver) 단계에서는 연구를 위해 모집한 실제 여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MUSE 프로젝트를 실행하였고, 프로젝트의 결과와 보완해야 할 부분을 알아보았다.
1. 예비 조사
예비 조사는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 중 선행연구 조사와 함께 서비스 디자인이 목표로 한 문제에 대한 발견하기(Discover) 단계에 속한다. MUSE 프로젝트 설계 이전, 여성 청소년의 실제 화장 실태와 화장과 자아존중감 간의 관계에 대한 기초자료 조사를 위하여 여성 청소년 5명을 대상으로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사전 인터뷰는 반구조화된 면담의 형식으로, 2023년 10월 13일부터 10월 15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인터뷰 1회당 약 10∼1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사전 인터뷰 대상은 고등학생 3명, 중학생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인터뷰 결과, 인터뷰 대상자들은 대부분 중학생일 때부터 화장을 시작했으며, 주변의 또래 청소년들도 거의 대부분 화장을 한다고 응답하였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또래나 유튜브, 틱톡 등의 SNS를 통해 화장에 대한 정보를 얻으며, 스스로 예뻐지고자 하는 욕구와 또래 친구의 권유로 화장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화장을 하고 있는 인터뷰 대상자는 화장했을 때 더 자신감이 생기고, 더 갖춰진 사람이 된 것 같고 존중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화장하지 않았을 때에는 타인이 자신을 이상한 시선으로 볼 것 같다고 응답하였다. 반면에, 화장을 하지 않는 인터뷰 대상자는 본인이 인식하기에 주변의 친구들이 화장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이와 같은 사전 인터뷰 결과를 통해, 사전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 청소년의 대부분이 화장을 하며, 화장하는 여성 청소년들에게서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사전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본 연구의 참여 대상자로 설정할 화장하는 여자 고등학생의 페르소나를 Figure 2와 같이 작성하였다. 페르소나는 사전 연구에서 수집한 실제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동기를 기반으로 설정한 가상의 인물이며, 페르소나를 통해 디자인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미래 사용자를 나타낼 수 있다(Baumann, 2010). 페르소나 제작은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 중 연구 문제와 연구 대상을 설정하는 정의하기(Define) 단계에 속한다. 본 연구에서는 아래 페르소나를 미래의 연구 대상으로 설정한 뒤 MUSE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페르소나에 따라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2. MUSE 프로젝트 기획
MUSE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이 화장을 단계적으로 덜어내고,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다음 Table 1과 같은 활동을 포함하였다. 이러한 구성의 MUSE 프로젝트는 체계적 둔감화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수준별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이 단계적으로 화장하지 않은 상태를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참여 과정 중 참여자의 동기부여와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하여 아래에 제시된 것과 같은 여러 요소들을 포함하였다. 이는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의 발전하기(Develop) 단계로, 발견하기(Discover)와 정의하기(Define) 단계에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서비스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디자인하였다.
1) 체계적 둔감화의 원리에 따른 수준별 설계
MUSE 프로젝트에 포함된 활동의 디자인적 설계에는 체계적 둔감화의 원리를 접목하여 수준별로 설계되었다. 체계적 둔감화는 상황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면서 여러 번 반복적인 활동을 해보며, 정서적 긴장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MUSE 프로젝트에서는 ‘화장하지 않은 상태’를 불안 상황, 또는 회피하고 싶은 상황으로 설정하였다. 그 후, 수준별로 화장 덜어내기 강도를 다르게 하고, 본인에게 익숙한 일상 공간에서 익숙하지 않은 공간으로 활동반경을 넓히도록 유도하여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 대한 불안이 서서히 감소하도록 하였다. 이는 참가자가 프로젝트 이전보다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 대한 거부감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 대해 더욱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본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 수준으로 요약할 수 있다. Table 2는 MUSE 프로젝트의 수준별 설계를 간략히 나타낸 표이다.
1수준에서 참가자들은 평소와 같이 자유롭게 화장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화장을 하였고, 연구자들은 이에 관한 개입을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실행 단계를 시작한 첫날과 이벤트가 진행되는 날들이 이에 해당한다.
2수준에서 참가자들은 화장 단계들을 매일 점진적으로 덜어내고 일상생활을 하였다. 이는 각 참가자가 사전에 연구자에게 제출했던 ‘화장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공을 들이는 화장 단계 순서’에 기반하여 진행되었다. 총 6일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해당하는 날마다 한두 개의 화장 단계를 덜어내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첫날에 파운데이션을 덜어냈다면 다음날에는 파운데이션과 함께 추가로 아이브로우를 덜어내어 점진적으로 화장을 덜어내도록 유도했다. 이 수준의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은 학교와 같은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화장을 점점 더 많이 덜어내어 체계적으로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 대해 둔감해지도록 하였다.
마지막 3수준에서 참가자들은 화장하지 않은 상태로 주말 외출을 하였다. 화장을 모두 덜어낸다는 점에서 화장 덜어내기의 강도가 가장 높고, 학교처럼 익숙한 일상 공간에서 벗어나 외출하여 활동 범위가 확장되었다. 이 수준에서 참가자들은 가장 어려운 활동을 하게 되었다.
2) 동기부여 시스템
MUSE 프로젝트는 연구자의 주도로 진행되며, 참여자가 수동적으로 ‘화장 덜어내기’ 행동을 진행하기 때문에 성실한 참여와 행동 지속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내 활동의 변주로 참여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참여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여 행동을 내면화시킴으로써 참여자들의 참여 동기를 유지하고 참여를 지속시키고자 하였다. 그에 따라, 프로젝트의 활동에 다음과 같은 이벤트 요소와 연구자의 피드백 요소를 추가하였다.
MUSE 프로젝트에서 주요 활동으로 진행되는 ‘화장 덜어내기’와 함께 3일마다 진행되는 이벤트 3개 중 이벤트 1과 이벤트 2는 화장 전후 눈썹과 입술을 매칭해 보는 퀴즈를 흥미 요소로 투입했다. 해당 이벤트는 동일인의 화장 전후 눈썹과 입술의 공통점을 파악하며 정답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인간은 자극이 안정적으로 주어지는 상황이 지속되면 자극에 대한 반응이 감소하고, 자극의 변화가 주어졌을 때 다시 반응이 증가한다. 이와 같이, ‘안정-변화’라는 자극의 구조적 속성이 실행 단계 구성에서 대조적 변인으로 작용하여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Berlyne, 1960)는 선행연구의 내용을 기반으로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활동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활동에 있어 새로운 자극을 추가하여 프로젝트 진행이 권태로워지지 않도록 하여 참가자의 참여 동기 수준을 유지하고자 했다. 또한, 정답자 중 추첨을 통해 연구 참여 보상 이외의 추가 보상을 제공해 이벤트뿐 아니라 MUSE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 동기와 적극성을 유지 내지는 향상하고자 했다. 이벤트 진행 화면은 Figure 3과 같다.
또한, 연구자는 참가자들이 매일 업로드하는 게시물에 대하여 공감 또는 제안의 댓글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했다. 피드백은 이미 수행된 작업이나 결과에 대한 정보를 다시 제시하여 사용자가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의 요소이다(Koh & Nah, 2023). 이미 진행된 화장 덜어내기로 참여자가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이나 결과라는 피드백 정보를 연구자가 댓글로 한 번 더 언급하여 해당 행위 실행에 대한 동기를 외적에서 내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행동 변화 이론을(Shin & Bull, 2019) 참고하여 디자인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제공되는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글을 타인이 읽고 있음을 지각하고, 프로그램 참여 과정이 연구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프로젝트에 피드백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참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였다.
3) 자아존중감 향상 요소
MUSE 프로젝트는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 대한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킴으로써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를 완화하고자 하였다. 그에 따라, MUSE 프로젝트 실행 과정 중 참여자들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요소를 크게 세 가지로 디자인하였으며, 해당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참가자들이 매일 업로드하는 게시물에 대해서 연구자들은 ‘좋아요’와 긍정적인 댓글을 게시하였다. 참가자들이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어색함, 걱정 등의 내용을 소감에 작성하면 그에 대한 공감과, 부정적인 생각을 감소시킬 수 있는 댓글을 전송하였다. 또한, 자아존중감에 타인의 반응이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를 파악하여 타인의 긍정적인 반응의 효과를 증폭시키거나 부정적 반응을 상쇄시킬 수 있는 댓글을 전송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다음날도 이틀 연속으로 화장을 줄이는 11월 24일과 11월 28일에 업로드된 게시물에는 화장하지 않은 것을 타인이 지각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을 댓글 내용에 포함하였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화장 단계를 덜어낼 때 타인의 반응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고, 혹여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답글이 게시되면, 연구자는 이에 대해 공감 및 인정 또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댓글을 한 번 더 게시하였다.
또한, 세 번의 이벤트 중 이벤트 3에서는 “내 얼굴 중 가장 괜찮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소 1개 이상)”를 참가자들에게 질문하여 본인의 얼굴이 가진 장점에 더욱 집중해 볼 수 있게 하였다. ‘가장 괜찮은’ 부분에 대해 질문해 참가자들이 본인의 얼굴에 자신감이 없을지라도 상대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을 답할 수 있게끔 유도하였고, 최소한 한 개 이상을 생각하도록 하여 ‘없다’로 응답하지 않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마지막 주말의 외출 미션을 시행하기 전, 화장을 덜어낸 경험을 게시한 블로그 글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참가자들에게 공유하였다. 해당 블로그에는 “This is me with no make-up, and I’m cool with it”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어 ‘화장하지 않은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 또한 높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의도하였다.
해당 요소들을 통해 참여자가 MUSE 프로젝트 진행 중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부정적 피드백에 대해 연구자가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없지만 최대한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하여 참가자가 본인 외모의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하고 유사한 경험을 한 타인의 사례를 소개하여 화장을 덜어냄과 동시에 자신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구성하였다.
3. MUSE 프로젝트 운영 방법
MUSE 프로젝트를 설계한 후,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해 보기 위하여 정의하기(Define) 단계에서 제작한 페르소나와 유사한 연구 대상을 모집한 후, 실제 여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MUSE 프로젝트를 실행해 보았다. 이는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 중 전달하기(Deliever) 단계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실제로 시험해 볼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보완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1) 연구대상 모집
본 연구는 화장하는 여자 고등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참여자 모집을 위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홍보 및 모집은 11월 9일부터 11월 19일, 11일 동안 진행되었다. 온라인 홍보는 중·고등학생 대상 커뮤니티인 ‘오늘학교’, 동네 인증 커뮤니티인 ‘당근마켓’을 통해 홍보 포스터를 배포하였고, 오프라인 홍보는 고등학교를 방문하는 등, 편의표집법을 통해 모집을 진행하였다. 홍보 당시 포스터와 안내문 또는 구두로 연구 내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였으며, 참여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힌 참여자에 한해서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한 홍보물을 제작할 때, 연구 대상의 조건이 ‘평소 화장을 하는 여자 고등학생’임을 명시하였다. 온라인 공간에서 홍보를 접하고 연구에 흥미를 보였던 여자 고등학생 중, 평소 화장을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화장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던 집단은 표집 단계에서부터 제외하여 연구 결과의 타당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그에 더해, 모집한 참가자 중 연구 진행을 위한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 개설을 거부한 2명을 참가자 집단에서 제외한 뒤,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최종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만 17.0세(SD=1.49)로, 10명의 참가자 중, 고등학교 1학년이 3명, 2학년이 4명, 3학년이 3명으로 연구 참가자의 학년이 고르게 분포하였다. 연구 참가자(N=10)는 서울특별시(n=5, 50%), 전라도(n=3, 30%), 충청도(n=2, 20%,)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가자 중 80%(n=8)가 일주일에 절반 이상 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일주일에 5번 이상 화장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0%(n=5), 매일 화장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n=2)였다. 또한, 연구 참가자 중 70%(n=7)가 중학교 입학 이후 화장을 시작했으며, 20%(n=2)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10%(n=1)가 고등학교 입학 이후 화장을 시작했다. 참가자가 화장을 하게 된 계기는 가장 크게는 예뻐지기 위해서(n=7, 70%)이며, 다음으로는 친구들이 모두 하기 때문(n=3, 30%)이라고 답변했다. 그에 더해 참가자들이 화장을 배우는 경로는 90%(n=9)가 유튜브나 SNS였으며, 나머지 10%(n=1)는 친구를 통해 화장 관련 정보를 공유받았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주변 친구들 중 과반수가 화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가 응답하길, 주변의 친구들 중 화장하는 친구들의 비율이 60~90%라고 응답한 참가자가 90%(n=9)였으며, 그 외는 화장하는 친구들의 비율이 90% 이상이라고 응답하였다.
2) MUSE 프로젝트 구성
MUSE 프로젝트는 크게 ‘사전조사→실행 단계→사후조사’의 3단계로 진행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여자 청소년이 화장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된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MUSE 프로젝트는 11월 20일에서 12월 3일, 총 2주 동안 진행되었고, 참가자의 시험 기간 이전에 연구를 진행하여 시험 또는 성적이 자아존중감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력을 통제하였다. 구체적인 MUSE 프로젝트 일정은 Figure 4와 같다.
실행 단계는 MUSE 프로젝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단계로, 주요 절차는 모두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이때, SNS를 활발히 사용하는 청소년의 특성과 SNS를 통한 솔직한 자기표현이 개인의 자아존중감 또는 주관적 행복감에 미치는 정적인 영향(Kim & Lee, 2011)을 고려하였다. 사전 준비 단계에서 연구자들은 우선 참가자들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주요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연구자의 카카오톡 채널에 접속하도록 안내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에게 ID가 ‘_ys’로 끝나는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을 개설한 후 연구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도록 안내하였다.
실행 단계 진행 중 참가자들은 점진적으로 화장을 덜어내고, 이에 대한 소감을 일상 사진과 함께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에 게시물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해당 과정을 위해 참가자들로부터 화장할 때 가장 공들이거나 중요하게 여기는 화장 단계의 순서를 수집하였다(예: 파운데이션 → 아이브로우 → 틴트 → 블러셔 → 쉐딩 → 아이섀도우 → 마스카라). 연구자들은 각 참가자가 제시한 화장 단계를 모두 6단계로 나누어 총 6일에 걸쳐 가장 덜 중요한 단계부터 화장 덜어내기를 경험하도록 했다. 참가자가 일과 이후 일상 사진과 함께 그날의 소감을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업로드하면 연구자는 이에 대해 ‘좋아요’와 함께 긍정적인 내용의 댓글을 게시했다.
이와 동시에 3일 간격으로 ‘화장 전 vs. 후 똑같은 눈썹/입 매칭해보기’, ‘내 얼굴 중 가장 괜찮은 부분을 답해보기’ 등의 이벤트를 통해 화장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해당 이벤트가 진행되었던 날에는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였던 외국 블로거들의 경험을 담은 글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참가자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에 공유하였다. 앞서 설명한 ‘화장 덜어내기’와 이벤트들을 11월 20일~25일, 11월 27일~12월 1일, 총 10일 동안 진행하고, 화장하지 않은 채로 외출을 해보는 최종 외출 미션을 주말 동안 수행했다. 외출 미션을 완수한 후에도 사진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소감을 올려 평소보다 난이도가 높은 미션을 수행했을 때의 소감을 기록할 수 있게 하였다. 화장을 단계적으로 덜어내는 MUSE 프로젝트의 취지에 적합하게 가능한 2주차의 주말에 해당 활동을 진행하도록 권유하였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어려울 경우, 1주차의 주말 동안 외출 미션을 1회 진행하도록 안내했다.
이와 같은 MUSE 프로젝트의 실행 단계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바는 Figure 5와 같다.
4. 자료 수집 방법
1) 설문조사
MUSE 프로젝트는 실행 단계 진행 이전과 이후에 2회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사전 설문조사에는 인구학적 정보, 화장에 대한 태도, 화장한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과 화장하지 않은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후 설문조사에는 화장하지 않은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 화장한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 그리고 실행 단계 전반에 대한 평가 문항이 포함되었다.
참가자들의 화장에 대한 태도는 여성들의 메이크업 태도 관련 척도(Park, 2023)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해당 척도는 총 1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5점 Likert 척도로 측정한 결과의 평균값을 구하여 사용하였다. 또한, 연구 내 용어를 통일하기 위해 척도의 문항 중 ‘메이크업’을 ‘화장’으로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척도는 자신감, 이미지 변화, 대인관계의 세 가지 차원을 측정하였으며, 각각 4문항, 3문항, 3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차원의 예시 문항으로는 “화장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표정이 밝아진다”, “화장은 정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화장은 대인관계에 있어서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가 있다. 척도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 값은 자신감 .86, 이미지 변화 .81, 대인관계 .75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은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2018)에서 Rosenberg (1965)의 자아존중감 척도를 Korean Children & Youth Panel Survey (2010)에서 번역한 것을 수정 및 보완한 척도로 측정하였다. 4점 Likert 척도로, “나는 나에게 만족한다”와 같은 5개의 긍정적인 문항과 “때때로 나는 내가 어디에도 소용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와 같은 5개의 역채점 문항, 총 1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장한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과 화장하지 않은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을 측정하기 위해 각 문항의 주어를 ‘화장한 나’와 ‘화장하지 않은 나’로 수정하여 사용했다. Cronbach’s α 값은 .82로 보고되었다.
참가자들의 인구학적 정보로는 학년, 나이, 거주 지역 화장을 시작한 연령대, 화장하게 된 계기, 화장을 배우는 경로, 주위에 화장하는 친구의 비율을 수집하였다. 또한, MUSE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 평가로는 전반적인 만족도, 각 프로젝트 요소에 대한 평가, 참여자가 지각한 MUSE 프로젝트의 효과, 화장 덜어내기 지속 의향 여부 등에 대한 문항이 포함되었다.
2) MUSE 프로젝트 진행 경과에 따른 게시물 용어 빈도 수집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화장을 덜어내면서 느꼈던 소감에 대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수집한 뒤, 진행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워드클라우드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는 비구조적인 텍스트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텍스트 중 각 단어를 빈도수에 따라 시각화한다. MUSE 프로젝트 진행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초기는 11월 20일에서 11월 23일, 중기는 11월 24일에서 11월 28일, 후기는 11월 29일에서 12월 3일로 구분하여 수집하였다.
3) 사후 인터뷰
사후 설문조사에서 사후 인터뷰 참여 의향이 있다고 밝힌 참가자 3명에 한해 연구 및 MUSE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과 참여 후기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ZOOM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약 15∼20분 동안 반구조화된 면담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인터뷰 대상의 동의하에 모든 내용이 녹음 및 전사되었다. 사후 인터뷰에서는 참가자들의 실제 의견과 참여 전후의 변화 등에 대한 설문조사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자 했다. 인터뷰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한 참가자의 변화와 그에 대한 참가자의 의견, 그리고 MUSE 프로젝트의 개선 방향에 대해 질문하였고, 인터뷰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5. 자료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양적 연구로서의 통계분석, 질적 연구로서의 인터뷰 전사 자료 분석, 워드클라우드 분석의 세 가지 방법으로 연구 결과를 분석하였다.
먼저, IBM SPSS 27.0 (IBM Co., Armonk, NY)을 활용하여 통계분석을 실시했다. 우선, 기술통계를 통해 MUSE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화장 태도와 자아존중감 특성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실시하여 각각 ‘화장한 나’, ‘화장하지 않은 나’, ‘화장한 나’와 ‘화장하는 않은 나’일 때의 자아존중감 차이의 MUSE 프로젝트 전후 차이를 측정했다. 대응표본 t-검정은 소수의 표본 크기로도 유의미한 검정력을 보여줄 수 있으며(Yeo, 2015), 개입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는 다른 선행연구에서도 10명 정도의 인원으로도 대응표본 t-검정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기에(Lee et al., 2023), 10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대응표본 t-검정을 활용해 분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이 매일 작성하였던 SNS 게시물 내용을 워드클라우드로 분석해 MUSE 프로젝트 참여 과정 중에 나타난 내용적 변화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실행 단계 진행 초기, 중기, 후기에 따라 총 세 개의 워드클라우드를 형성했다. 참여자들의 게시물 내용을 날짜에 따라 구분하고, 내용 중 감정, 화장에 관한 명사, 동사 원형을 추출하는 전처리를 진행하였다. 이후 해당하는 단어를 워드클라우드 형성 툴에 입력하여 비정형 데이터인 참가자들의 SNS 게시물 내용을 시각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의 사후 인터뷰를 전사한 자료를 분석하여 자아존중감의 변화와 MUSE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확인했다. 전사 자료에 대한 분석은 질적 연구 중 사례 연구(case study)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사례 연구는 특정한 사례를 이해하기 위해 그 사례를 경험한 집단의 개인에게 사례에 대한 서사를 질문하는 방법(Daly, 2007)으로, 본 연구에서 사례란 MUSE 프로젝트 참여를 의미한다. 전사 자료의 분석은 Taylor와 Bogdan (1998)의 방법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동료 검증(peer briefing)을 통해 질적 분석의 신뢰도를 향상시키고자 했다.
연구결과
1.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변화
MUSE 프로젝트 사전에 참가자의 화장 태도와 자아존중감, 사후의 자아존중감을 조사한 바는 다음 Table 3과 같았다.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화장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드러냈고, 프로젝트 사전과 사후 모두 화장하지 않았을 때보다 화장했을 때의 자아존중감이 더 높게 나타나며, 화장 여부에 따라 자아존중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MUSE 프로젝트 전후로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하고자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실시하였다. 대응표본 t-검정의 결과는 Table 4와 같았다. 대응표본 t-검정 결과, MUSE 프로젝트 사전에는 화장 여부에 따른 유의미한 자아존중감의 차이(t=-2.91, p<.05)가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로젝트 사후에 다시 자아존중감 수준을 측정했을 때, 화장 여부에 따른 유의미한 자아존중감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p>.05). 이를 통해, MUSE 프로젝트가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를 유효하게 완화시켰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에 있어 프로젝트 사전과 사후에 유의미한 차이(t=2.56, p<.05)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했을 때의 자아존중감은 사전과 사후의 자아존중감 측정 결과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p>.05), 화장하지 않았을 때의 자아존중감은 프로젝트 사전과 사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t=-2.27, p<.05) 것으로 나타났다. 즉, MUSE 프로젝트를 통해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였는데, 이는 화장한 상태의 자아존중감은 그대로 유지되었던 반면,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아존중감이 증가하였기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2. MUSE 프로젝트 진행 경과에 따른 게시물 용어 빈도 분석
MUSE 프로젝트 참여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화장을 덜어낸 채 생활한 소감 및 후기를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공유했다.
참가자들이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후기를 분석한 결과, ‘화장’, ‘자신감’, ‘민낯(쌩얼)’, ‘친구’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젝트 참여 후기의 내용을 세 이벤트의 시기에 따라 초기(11.20~11.23), 중기(11.24~11.28), 후기(11.29~12.02)로 나누어 워드클라우드 분석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Figure 6, Figure 7, Figure 8과 같다.
게시글 내용을 통해 MUSE 프로젝트 참여 중 참가자들이 화장과 본인 얼굴에 대한 느낀 감정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초기에 참가자들이 업로드한 콘텐츠의 대부분은 일상생활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후 프로그램 중반에는 덜어내는 화장이 점점 증가하면서 게시글의 내용에 ‘걱정’, ‘이상한가’, ‘어려웠다’ 등의 키워드가 등장하지만, ‘괜찮다’, ‘재밌어서’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도 동등하게 등장했다. 후기에는 참가자들이 화장을 하지 않거나 거의 화장을 하지 않은 채 학교에 가거나 외출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일부 참여자들은 ‘부담스럽다’,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편하다’, ‘좋았다’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 표현이 더 많이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어느 단계에 있든 참가자들의 후기에는 ‘친구’라는 키워드가 매우 높은 빈도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화장 행동뿐만 아니라 고등학생의 일상생활에 대한 또래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참여자들의 MUSE 프로젝트 참여 경험 평가
사후 설문조사와 사후 인터뷰를 통해 참여자들의 MUSE 프로젝트 참여 경험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1) 사후 설문조사
먼저 사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들은 MUSE 프로젝트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편이었으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본인의 화장 태도와 화장하지 않았을 때의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친 편이었다고 답했다. 또한, MUSE 프로젝트의 개선점으로 프로젝트 기간을 연장하거나 화장 덜어내기 단계 공지 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제안하였다.
2) 사후 인터뷰
사후 인터뷰에서는 이와 같은 사후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MUSE 프로젝트 중의 내적 변화에 대하여 더욱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하였다. 사후 인터뷰에서 수집한 내용을 질적 분석 및 요약한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화장하지 않은 나에 대한 자아존중감 향상
사후 인터뷰 결과, 화장하지 않았을 때의 참여자들의 자아존중감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MUSE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화장을 하지 않으면 타인의 시선이 신경쓰여 밖을 잘 못 나가거나 마스크와 모자로 본인의 민낯을 가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는 화장을 덜어내더라도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인의 민낯에 대한 자신감도 올라간 것 같다고 답하였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화장하지 않았을 때의 자아존중감이 실행 단계 전후로 유의미하게 증가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
“예전에는 화장 안 하면은 밖에 못 나갈 정도였는데, 지금은 화장 안 하고도 밖에 나가는 정도는 괜찮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참여자 B)
“그전에는 화장을 안 하면 뭔가 불안하고 사람들이 못생긴 얼굴을 본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시선이 많이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화장을 안 해도 해도 그런 시선 같은 거 신경을 많이 안 써요.” (참여자 C)
(2) 자아존중감에 대한 또래 피드백의 긍정적 효과
사후 인터뷰 결과,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데에 또래의 피드백이 큰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처음에는 화장을 덜어낸 본인의 모습이 어색하고 남들이 볼 때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 참여자가 직접적으로 본인의 모습이 어떠한지 물어보거나 친구들이 화장을 덜어낸 것을 알아차렸을 때, 친구들은 화장을 덜어낸 모습이 더 자연스럽고 예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답했다. 참여자의 화장을 덜어낸 모습에 대해 반응을 보였던 친구들은 MUSE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던 청소년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어떤 안내도 받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참여자의 화장을 덜어낸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에 참여자들도 화장을 덜어내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봐주자 점차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의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있어 또래의 피드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저는 이게 제가 무쌍이거든요. 그래서 화장을 할 때 쌍꺼풀을 만들어요. 저는 눈이 작다고 생각을 했는데 애들이 괜찮다, 크다, 이렇게 말해줘 가지고 살짝 ‘나 생각보다 쌩얼이 괜찮은가?’ 이런 생각도 들었고. (…) 근데 그게 고마웠죠.” (참여자 A)
“(친구들이)화장을 안 하고 온 거를 알아차렸을 때, 갑자기 왜 안하고 왔냐고 하긴 했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덜어내고 싶었다, 화장을’ 그래서 ‘그래, 그러니까 더 예뻐 보인다’, 이러면서 칭찬해 줬던 그런 느낌이 있어요. ‘화장을 덜어냈는데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을 하지 않았네’,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참여자 B)
“처음에는 되게 왜 화장 안 했어, 약간 이렇게 물어보는 애들이 많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니까 뭔가 당연하다는 듯이 화장을 많이 덜어냈을 때는 의외로 이게 더 깔끔하다, 이게 더 예쁘다, 이런 소리도 듣고, 그리고 그런 소리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되게 오히려 기분도 좋고, 내가 잘 덜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다음 퀘스트를 빨리 깰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됐어요.” (참여자 C)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화장 여부에 따른 여자 고등학생의 자아존중감의 차이를 완화하고,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여자 고등학생의 인식 변화를 위한 MUSE 프로젝트를 디자인한 뒤 실행해 보았다. MUSE 프로젝트의 결과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첫 번째,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여자 고등학생이 일상적으로 화장하며, 미의식을 추구하고, 또래와 동조하려는 동기를 통해 화장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청소년의 화장 행동은 대인관계와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기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며, 화장이 청소년에게 일상화되었다는 Kim 등(2019)의 연구와 그 밖의 다른 선행연구와도(Ha & Im, 2020; Kim & Kim, 2019; Lee & Heo, 2020; Sim & Lee, 2021) 일치한다. 두 번째, 여자 고등학생에게서 화장 여부에 따른 자아존중감의 차이가 존재하였고, MUSE 프로젝트가 이를 유효하게 완화시켰다는 것을 검증했다. 이는 여성 청소년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스스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부정적이라고 인식하는 부분을 감추기 위한 목적으로 화장함으로써(Jin & You, 2010; Lee & Oh, 2018) 화장을 하지 않은 본연의 모습보다 화장한 본인의 모습을 더 높이 평가하여 화장 여부에 따라 자아존중감에 차이가 존재한다는(Ko, 2017) 선행연구와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MUSE 프로젝트를 통해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여자 고등학생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음을 증명하였다.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 MUSE 프로젝트의 사전과 사후, 화장했을 때의 자아존중감은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이는 연구 과정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가진 사회적 미의 기준에 대한 인식에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장한 모습을 화장하지 않은 모습보다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하는(Jin & You, 2010; Ko, 2017) 인식에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반면에, MUSE 프로젝트 사후 화장하지 않았을 때의 자아존중감의 수준은 유효하게 증가하였기에, 여자 고등학생에게서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따라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유효하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MUSE 프로젝트를 통해 화장했을 때의 자아존중감은 일정하게 유지된 반면, 화장하지 않았을 때의 자아존중감이 향상함에 따라 화장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된 자아존중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통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술적 의의를 가진다. 첫 번째, 본 연구는 화장 여부에 따라 여성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에 차이가 실제로 나타날 수 있음을 통계적으로 증명하였다. 이를 통해, 화장 문화가 보편화된 여성 청소년에게 화장 여부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며, 화장하지 않은 본연의 모습을 존중할 수 있도록 개입 방안을 제공할 필요성을 강조할 때에 학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화장 여부에 따른 여성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의 차이를 파악하고, 그를 감소시킬 수 있는 유효한 프로젝트를 개발한 국내 최초의 연구라는 의의가 있다. 비록 본 연구에서 MUSE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실험 집단만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했으나 본 연구에서 설계 및 실행한 MUSE 프로젝트는 추후 여성 청소년의 안정적인 자아존중감 발달을 위한 개입 프로그램으로써 또다시 적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 연구와 다른 성별, 연령 집단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근거 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다. 세 번째, MUSE 프로젝트는 여성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저하 문제에 대해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본인이 스스로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아존중감을 회복할 수 있는 방향의 개입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여성 청소년의 화장과 자아존중감과 관련된 추후 연구에 대한 기초적 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실제 여성 청소년의 가변적인 자아존중감 문제를 MUSE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음을 검증한 학술적 의의가 있다.
그러나 MUSE 프로젝트가 참여자들의 자아존중감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추후 연구에서 개선해야 할 한계점이 존재한다. MUSE 프로젝트 진행 과정 중 연구자가 경험한 사항과 프로젝트에 참가한 참가자의 사후 피드백을 토대로 MUSE 프로젝트의 개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먼저, 추후 연구에서는 또래 친구 집단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필요가 있다. 참가자들의 사후 인터뷰에서 화장을 덜어낸 모습에 대한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데에 친구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또래 집단이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Gilmore & Meersand, 2014/2018)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이를 통해 또래와의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청소년기의 특성과 또래와 어울리기 위한 화장 행위의 동기를 고려했을 때, 추후 개인보다 또래 친구 집단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에서 함께 생활하는 또래 집단을 팀 단위로 모집하여 서로 오프라인, 온라인 공간에서 화장을 덜어낸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도록 한다면, 프로젝트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또래 집단으로 모집하여 서로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은 프로젝트 외부에 속한 타인의 부정적 평가로 인한 영향력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추후 연구에서는 프로젝트 일정을 연장하여 화장을 덜어내는 과정을 더욱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참여자가 SNS에 게시한 소감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매일 화장을 덜어내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다는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체계적 둔감화를 적용한 프로그램에서는 둔감화를 위한 과제를 매일 수행하게 되는데(Hulukati et al., 2023), 일부 참여자들은 화장을 매일 단기간에 덜어내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화장을 한 단계씩 덜어내는 기간을 대략 3일~5일 정도 늘려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주의 연구 기간 동안 화장을 자유롭게 할 수 있던 날이 3일에 1번꼴로 있었기 때문에 거의 매일 화장하던 참여자들은 프로젝트 초기에 화장을 덜어내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꼈다고 응답했다. 그러므로, 프로젝트의 진행 일정을 연장하여 화장을 덜어내는 과정에 대해 익숙해지도록 하는 과정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추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연구 대상을 모집하여 MUSE 프로젝트를 실행해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MUSE 프로젝트는 총 1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모집한 참가자들은 모두 고등학생으로, 최신 유행에 민감하고, 본인과 주변 친구들 모두 별다른 거부감 없이 화장을 즐겨하는 환경에 놓여 있었다. 이 때문에, 연령이 어리거나 수도권 외 지방에서 거주하는 경우, 또는 화장하는 빈도가 낮거나 화장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 덜 긍정적인 경우, 혹은 남성 청소년일 경우, 본 연구의 결과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즉, 본 연구는 특정 청소년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에 연구 결과가 전체 청소년 집단에 대해 일반화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보다 더욱 다양한 특성을 지닌 연구 대상을 모집하여 MUSE 프로젝트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의 화장은 사회적 이상미(beauty ideals)의 내면화에 영향을 받아 강화되나 사회적 이상미의 내면화로 인해 나타나는 청소년의 신체 불만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청소년의 화장을 단순히 억압하고 규제하기보다는 미디어를 통해 왜곡된 이상미가 청소년에게 내면화되지 않도록 사회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Kim, 2020). MUSE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화장을 덜어내 보도록 하는 데에 의미가 있으나, 더 많은 화장하는 여자 고등학생들이 ‘화장 덜어내기’를 자발적으로 실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화장하지 않은 본래의 모습도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사회적 차원에서 확산시켜 청소년들이 본인의 개성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을 드러내고(Choi et al., 2016; Lee, 2020),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현재의 청소년 세대 특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의 특성을 활용해 화장을 단계별로 덜어낸 채로 외출을 시작하는 챌린지 형식의 MUSE 프로젝트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다면, 더 많은 청소년이 화장과 자아존중감 간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고, 이를 계기로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