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체형규범과 체형관련 또래압력이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미치는 영향
Influence of Peer Body Shape Norm and Peer Pressure Related to Body Shape on Social Media on Body Image Over-distortion of Early Adolescent 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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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characteristics of early adolescent girls with an over-distorted body image and to examine the influence of peer descriptive norm and peer injunctive norm related to body shape and peer pressure for thinness on social media on body image over-distortion. The participants were 505 female adolescents in the 1st and 2nd grades of middle school. Descriptive statistics, frequency analysis, and binary logistic regression were used to analyze the data with SPSS 26.0. The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the body image over-distortion group contained more 2nd-grader early adolescent girls than 1st graders and approximately three-quarters of the body image over-distortion group had previously attempted to lose weight. Second, peer pressure for thinness on social media significantly predicted whether early adolescent girls were in the body image over-distortion group compared to the non-distortion group. These outcomes suggest that it is necessary to create a social media culture that encourages early adolescent girls to have a realistic and healthy body shape. The results also highlight the importance of developing social media literacy education programs that inform early adolescents of the potential harm of negative comments on social media, and teach them how to recognize and dismiss indiscriminate and harmful comments and contents on social media.
서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10대 여자 청소년들 사이에 ‘뼈말라(뼈만 남은 정도로 마른 몸)’와 ‘프로아나(거식증을 추구하는 사람)’ 등 섭식문제를 반영하는 용어가 만연하고 있다. 이 용어들은 지나치게 마른 체형을 추구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극단적인 체중 조절 행위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불법으로 식욕억제제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나 체중 조절 약 나눔 글을 수시로 공유하는 10대 프로아나 청소년들에 대한 기사가 보고된 바 있는데(Chae, 2023), 이러한 현상 역시 청소년들의 신체이미지 왜곡, 특히 과대왜곡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은 자신의 체형에 대해 가지게 되는 신체상 중 인지적 차원과 관련된 것으로서 자신의 체형이 표준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비만이라고 인식하거나, 실제로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표준 체형 심지어는 비만인 것으로 과대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Chun et al., 2014; Rosen, 2013).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Yun과 Park (2022)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체형을 과대왜곡하는 청소년은 18.3%로 약 5명 중 1명의 청소년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은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서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Blashill & Wilhelm, 2014; Maeng & Han, 2017; Yun, 2018) 극단적인 체중 감량 행위로 이어질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거식증이나 폭식증과 같은 섭식 장애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하여 때로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Choi & Kim, 2017; Mond et al., 2013; Waldman et al., 2013). 더욱이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체형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에 노출되고 또 다시 공유하며 이에 기초하여 왜곡된 신체이미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겪는 청소년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내의 요인을 분석하는 것은 청소년의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신체건강을 증진시키는 데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은 초기 청소년기에 특히 위협이 되는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는 청소년기가 자신의 신체상을 새롭게 형성하는 결정적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1~2학년에 해당하는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미디어나 또래 등 주변 환경으로부터 신체상에 대한 다양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이러한 메시지는 종종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신체상을 강조한다(Wertheim & Paxton, 2011). 특히, 여성의 신체에 대하여 지나치게 마른 체형을 이상적인 미의 기준으로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는 초기 청소년들 중에서도 남자보다는 여자 청소년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신체상을 형성하게 한다(Jung & Jeong, 2017; Lacroix et al., 2022; Wertheim & Paxton, 2011). 실제로 Forrest와 Stuhldreher (2007)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더 높으며, 이는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일관성있게 나타난 바 있다(Son et al., 2015; Yun & Park, 2022). 따라서 초기 청소년기에 속한 여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체형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보다 과대왜곡할 가능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는 것은 그들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신체상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청소년이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과대왜곡하여 인식하는 것은 체형의 적절성에 대한 기준을 표준 체형이 아닌 저체중의 체형에 두고, 이를 자신의 체형과 비교함으로써 발생한다(Gwon & Choi, 2020). 다시 말해,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상으로 저체중에 해당하는 체형을 적절한 체형으로 여기고, 이에 자신의 체형과 비교한 결과 실제로는 표준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비만인 체형으로 인식하거나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표준 체형으로 과대평가하게 된다. 이 과정은 이탈 조절 이론(Deviance regulation theory)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이 이론은 개인이 인식한 사회규범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감 형성과 행동 이행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Bergstrom & Neighbors, 2006). 구체적으로 개인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집단의 규범과 자신을 비교하며, 규범에서 벗어나 있다고 느끼는 경우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를 조절하여 집단과의 동일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개인은 집단 내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고 집단에 소속되고자 한다(Blanton et al., 2001).
이를 자기 체형에 대한 인식에 적용할 경우, 개인은 자신의 객관적인 BMI보다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단 내에서 공유되는 체형에 대한 규범을 참조하여 자신의 체형이 표준인지, 또는 비만 체형인지를 평가하게 된다(Bergstrom & Neighbors, 2006). 이때 집단 내에서 마른 체형이 이상적으로 여겨진다고 인식한다면 해당 체형을 자신의 이상적 체형으로 삼거나 실제로는 저체중이거나 정상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과체중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Matera et al., 2013; Mussell et al., 2000). 이는 개인이 속한 집단의 규범에 따라 자신의 체형을 평가하고, 때로는 이러한 규범이 개인의 실제 체형과는 상반되게 신체상을 왜곡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 결과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서 개인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집단 내에서 공유되는 마른 체형에 대한 인식과 규범의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또래집단의 체형규범은 초기 청소년기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초기 청소년기는 또래집단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는 시기이며 자신이 소속되고자 하는 또래집단의 규범에 적극적으로 따르려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Brown, Eicher et al., 1986; French & Cheung, 2018; Harter, 1993; Simons-Morton, 2002). 청소년은 자신이 소속되고자 하는 또래집단이 가지고 있는 체형규범에서 이탈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Kenny et al., 2017). 실제로 다수의 선행연구들은 또래집단이 청소년의 신체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며, 특히 외모에 대한 기대에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청소년의 신체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Kenny et al., 2017; Kim, 2012; Lee & Lee, 2019; Voelker et al., 2015; Webb & Zimmer-Gembeck, 2014). Carey와 동료들(2013)의 연구에서는 여자중학교에 다니는 중학생의 경우, 또래 중에서도 친한 친구들 간의 체형 관련 고민과 체중 조절 행위 수준이 서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초할 때, 초기 여자 청소년들은 또래집단의 체형규범을 자신의 신체이미지 인식 기준으로 삼아 비교할 수 있으며, 이러한 또래집단의 체형규범이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요인임을 가정할 수 있다.
또래집단의 규범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또래집단의 규범을 기술적 규범(descriptive norm)과 명령적 규범(injunctive norm)의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해왔다(Baumgartner et al., 2011; Stok et al., 2014). 기술적 규범이란 특정 집단 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로 행한다고 인지하는 규범을 의미하는 반면, 명령적 규범이란 특정 집단 내에서 바람직하다고 받아들여지거나 개인에게 기대된다고 느끼는 규범을 의미한다(Stok et al., 2014). 이와 같은 규범들을 신체이미지에 적용해보면 또래집단에서 자주 보이는 체형은 기술적 규범에 해당하며 또래들이 선호하거나 바람직하게 여기는 체형은 명령적 규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또래집단 내의 두 가지 규범인 기술적 규범과 명령적 규범 외에도 또래로부터의 압력 역시 청소년의 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Van de Bongardt et al., 2015). 또래압력이란 또래로부터 느끼는 압박이나 강요를 의미하며(Brown, Clasen et al., 1986), 이는 청소년에게 특정 행동을 하거나 태도를 취하도록 보다 명시적이고 적극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영향을 미칠 수 있다(Van de Bongardt et al., 2015). 특히 청소년기는 또래집단의 압력에 순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또래의 수용이나 높은 또래 내 지위 등의 잠재적 사회적 이익 또는 순응하지 않음으로써 겪게 될 사회적 거부 등의 잠재적 손실을 인지하고 이로 인해 또래의 압력에 순응하고자 한다(White et al., 2009). 이를 고려하였을 때, 초기 청소년은 체형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자신이 인지한 또래집단의 체형 관련 규범 뿐만 아니라, 또래집단으로부터의 체형 관련 압력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이 인식하는 또래집단의 체형에 대한 기술적 규범, 명령적 규범과 더불어 체형에 대한 또래집단의 압력이 자신의 체형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과대왜곡하도록 하는지 검증하는 것은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방 또는 감소시키기 위해 어떠한 또래 요인에 개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초기 청소년들이 또래와 상호작용하는 맥락은 더 이상 현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에서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상호작용의 장을 넓혀간다(Davis, 2012; Kang, 2013). 소셜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에 제한을 받지 않는 접근용이성과 청소년 자신이 사진과 영상 등 시각적 정보의 수용자이자 공급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Tiggemann & Velissaris, 2020).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만을 선택적으로 공유하거나 원하는 모습으로 보정한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또래의 반응이 가시적으로 수량화되어 표현된다는 고유의 특성을 지닌다(Bell, 2019). 이러한 특성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현실과는 다른 또래의 모습에 노출되도록 할 뿐만 아니라 해당 모습에 대한 또래들의 댓글이나 좋아요와 같은 소셜미디어 내의 수량화된 반응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익명이 보장되는 소셜미디어의 환경에서 청소년은 자신의 모습을 공유할 경우 현실보다 즉각적이고 직설적인 또래의 반응을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반응을 자신에 대한 평가로 내면화할 수 있다(Tiggemann & Barbato, 2018). 실제로 선행연구자들은 여자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은 또래와의 외모 비교를 통해 신체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마른 체형을 이상적인 체형으로 내면화하게 하고 자신의 체형에 대해 불만족을 느끼게 만들 수 있음을 밝혀왔다(Chang et al., 2019; Jarman et al., 2021). 이와 같은 선행연구 결과는 현실공간을 넘어서 소셜미디어라는 가상공간에서의 또래와의 상호작용 경험이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또래 경험이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의 체형을 왜곡하여 인지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에서 언급한 선행연구자들의 주장에 기반하여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내 또래집단의 영향을 기술적 또래 체형규범, 명령적 또래 체형규범, 그리고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왜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적 또래 규범으로는 소셜미디어 내에서 동성 또래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체형을 고려하여 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청소년들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자기 모습을 선택적으로 업로드하기 때문에 초기 여자 청소년이 소셜미디어에서 보는 동성 또래의 모습은 실제보다 더 마른 체형일 가능성이 높다(Bell, 2019). 이와 더불어 소셜미디어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주로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마른 체형을 가진 또래의 사진에 반응하는 여자 청소년은 이와 유사한 사진에 더욱 자주 노출되고 또래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체형이 마른 체형이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Harriger et al., 2022). 실제로, 관련 선행연구들은 소셜미디어 내에서 마른 체형을 가진 또래들의 사진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여자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불만족감이나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Pedalino & Camerini, 2022; Scully et al., 2023). 이러한 결과는 소셜미디어 내에서 초기 여자 청소년이 주로 보게 되는 또래의 체형이 마른 체형일수록 자신의 체형을 과대왜곡하여 인식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명령적 또래 규범으로는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선호 체형을 고려하여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여, 소셜미디어 내에서 또래들이 선호한다고 느끼는 체형은 해당 초기 여자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의 체형을 왜곡하여 인지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내에서는 또래들의 반응이 가시화되어 수량적으로 나타나므로 초기 여자 청소년들은 각 체형에 대한 또래의 반응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만약 마른 체형의 사진이나 영상이 더 많은 좋아요나 긍정적인 댓글을 받는 것을 본다면 이를 본 청소년은 해당 체형이 또래집단 내에서 선호되고 바람직하다고 인식하여 해당 체형과 자신의 체형을 비교하고 과대왜곡하여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로 관련 선행연구들은 또래들이 선호한다고 인식한 체형을 자신과 비교하여 자신의 체형에 대해 불만족할 가능성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Bair et al., 2014; Lawler & Nixson, 2011).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으로 하여금 소셜미디어 내에서 또래들이 선호하는 체형이 마른 체형이라고 인식할수록 자신의 체형을 과대왜곡할 가능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 내에서 느끼는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 또한 초기 여자 청소년의 자기 체형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들로부터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할 경우 초기 여자 청소년은 마른 체형을 가져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 자신의 체형을 과대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의 압력은 여자 청소년이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선행연구들에서 검증된 바 있다(Gondoli et al., 2011; Xu et al., 2010). 따라서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로부터 경험하는 마른 체형에 대한 압력이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신체이미지를 살펴본 기존 선행연구들에서는 청소년의 체형 불만족과 같은 심리정서적 차원에 대한 다양한 예측요인을 검증해왔으나(Lee et al., 2024; Lee & Lee, 2019; Schreurs & Vandenbosch, 2022; Scully et al., 2023), 상대적으로 인지적 차원인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하는 변인을 검증하는 연구는 아직까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과대 인식하는 집단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점(Yun & Park, 2022)은 신체이미지를 과대왜곡하는 인지적 특성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준다. 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상호작용의 장이 현실을 넘어서서 소셜미디어로 그 폭이 훨씬 넓어졌음을 고려하였을 때에, 소셜미디어를 통한 또래경험이 청소년의 자기 체형 인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증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회인구학적 변인이 신체이미지 왜곡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검증한 소수의 연구만이 존재한다(Son et al., 2015; Yun & Park, 2022).
이에 본 연구에서는 먼저 국내의 초기 여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하는 청소년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키와 몸무게 또는 학년과 같은 일반적 요인과 더 나아가 체중 감량 행위의 여부에 있어서 과대왜곡 집단이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지 살피는 것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을 선별하여 개입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을 예측하는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관련 변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특히, 또래집단의 영향력이 급격히 강해지는 초기 청소년기의 발달적 특성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또래와의 상호작용의 장이 현실세계를 넘어서서 소셜미디어 내에서 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고려하여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집단의 규범과 압력이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신의 체형을 과소왜곡하는 청소년들을 제외하고 자신의 실제 체형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비왜곡 집단을 기준으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을 예측하는 요인을 검증하고자 한다. 이는 자신의 체형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고 과대왜곡하도록 하는 요인을 확인함으로써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겪고 있는 초기 여자 청소년들에게 개입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의 학년과 재학 중인 학교의 남녀공학 여부에 따라 청소년의 자기 체형 인식 왜곡 여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Hyun et al., 2014; Yun & Park, 2022)에 따라 학년과 재학 중인 학교의 남녀공학 여부를 통제변인으로 분석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마른 체형을 이상적인 체형으로 여기는 사회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자라나는 국내 여자 초기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자기 체형에 대한 왜곡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부적응적 결과를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세우기 위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위하여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으며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다.
연구문제 1.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하는 초기 여자 청소년의 특성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평균체형, 또래 선호체형,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은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하는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중학교에 재학 중인 여자 중학생 1학년과 2학년 59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자료 수집을 위해 온라인 설문을 할 수 있는 링크를 만들어 배포하고 청소년들이 링크에 접속하여 자기보고식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자료 수집은 2023년 1월 30일부터 2월 6일까지 총 8일간 이루어졌다. 응답자 중 실제 체형보다 자신을 더 마른 체형으로 지각하여 신체이미지를 과소왜곡하는 69명은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으며, 신체이미지를 과대왜곡하는 경우와 왜곡하지 않는 경우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 중 응답이 누락되었거나 불성실하게 응답한 경우(19명)를 제외하여 총 505명에 대한 자료를 최종 연구 분석에 사용하였다.
2. 연구도구
1)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본 연구에서 신체이미지 왜곡은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원시자료이용지침서(Ministry of education et al., 2016)의 정의에 따라 본인이 지각하는 자신의 체형과 본인의 실제 체형에 해당하는 BMI 간의 차이 점수를 기초로 신체이미지 왜곡집단을 구분하였다.
우선 본인이 지각하는 자신의 체형은 ‘스스로 느끼기에 자신의 체형은 어떤 편이라고 생각되는지 가장 가까운 것에 응답해주세요’ 라고 질문하였으며, Likert 5점 척도(1=매우 마른 편이다, 2=약간 마른 편이다, 3=보통이다, 4=약간 살이 찐 편이다, 5=매우 살이 찐 편이다)로 답하도록 하였다. 이후 ‘매우 마른 편이다’ 또는 ‘약간 마른 편이다’ 라고 응답한 경우는 마른 편, ‘보통이다’ 라고 응답한 경우 보통, ‘약간 살이 찐 편이다’ 또는 ‘매우 살이 찐 편이다’ 라고 응답한 경우 살찐 편으로 집단을 나누었다.
다음으로, BMI는 청소년이 응답한 자신의 키와 몸무게를 기초로 {몸무게(kg)}/{키(m)}²의 공식을 통해 산출하였다(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2012). 이때 Kim 등(2018)이 제안한 비만 지표에 따른 각 연령별 여자 청소년 기준치에 근거해 응답자 본인이 해당하는 연령대의 여자 청소년 집단을 기준으로 5 백분위수 미만은 저체중, 5 백분위수 이상 85 백분위수 미만은 정상, 85 백분위수 이상은 과체중 및 비만 집단으로 범주화하였다.
신체이미지 왜곡에 따른 집단의 구분은 Table 1과 같으며, 본인이 지각하는 자신의 체형과 BMI를 기준으로 하였다. BMI 저체중 집단에 해당하지만 지각체형이 보통 혹은 살찐 편에 해당하는 경우와, BMI가 보통 집단이지만 지각체형이 살찐 편에 해당하는 경우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하였다. 다음으로 BMI가 저체중일 때 마른 편이라고 응답한 경우, BMI가 보통일 때 보통이라고 응답한 경우, 그리고 BMI가 과체중 및 비만일 때 살찐 편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신체이미지 비왜곡 집단에 속하였다. 마지막으로, BMI가 보통일 때 마른 편이라고 응답한 경우와 BMI가 과체중 및 비만일 때 보통 또는 저체중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신체이미지 과소왜곡 집단에 포함되었다.
2) 또래 체형규범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평균체형과 또래 선호체형은 Mutale 등(2016)이 개발한 Body Dissatisfaction Scale Assessment Tool에서 사용하는 성별에 따른 신체이미지 자극 중 여성 신체이미지 자극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해당 신체이미지 자극은 성별과 BMI를 고려하여 DAZ Studio 4 software를 통해 3D 형태로 생성한 9개의 여성 신체이미지로 구성되어있다. 체형 이미지 자극에는 1∼9까지의 점수를 부여하였으며, BMI가 13.76인 체형(1)에서 BMI가 34.27인 체형(9)으로 비만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이때 1∼3은 저체중, 4∼6은 표준, 7∼9는 과체중 또는 비만에 속하는 체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2-1)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평균체형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또래 평균체형을 측정하기 위해 ‘다음 그림 속 9개의 체형 중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보게 되는 여자 친구들의 체형이 평균적으로 어디에 제일 가깝다고 생각되는 것에 응답해주세요’라는 단일 문항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가능한 응답의 범위는 1∼9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이 지각한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체형의 비만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2-2)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선호체형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들이 선호하는 체형은 다음 그림 속 9개의 체형 중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여자 친구들이 제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체형을 다음 중 제일 가깝다고 생각되는 것에 응답해주세요’의 단일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가능한 응답의 점수 범위는 1∼9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이 지각한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들이 선호하는 체형의 비만도가 높음을 뜻한다.
3) 소셜미디어 내의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
본 연구에서는 소셜미디어 내의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을 측정하기 위해 Schaefer 등(2015)이 수정, 보완한 Heinberg 등(1995)의 사회문화적 태도 척도인 Sociocultural Attitudes Towards Appearance Questionnaire-4 중 또래압력 하위 척도를 번역하여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4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척도의 문항에서 ‘또래’를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또래’로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구체적인 문항 예시는 ‘소셜미디어 내의 친구들은 내가 더 마른 체형을 갖도록 격려한다’, ‘소셜미디어 내의 친구들로부터 나는 외모를 가꿔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등이다. 각 문항은 Likert 5점 척도로 응답하게 되어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소셜미디어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또래들로부터 마른 체형을 가져야 한다는 압력을 많이 받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내적 합치도 Cronbach’s α는 .84였다.
4) 통제변인
연구대상의 학년과 재학 중인 중학교의 남녀공학 여부를 통제변인으로 포함시켰으며, 더미변인 처리하였다. 구체적으로 학년의 경우 중학교 1학년은 0, 2학년은 1로, 남녀공학 여부는 남녀공학 중학교를 0, 여자 중학교를 1로 재코딩하였다.
3.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여자 중학생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의 특성과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또래경험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SPSS 26.0(IBM Co. Armonk, NY)을 사용하였다. 우선,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재학 중인 중학교의 남녀공학 여부, 학년, 키, 몸무게)을 살피고자 사회인구학적 변인과 주요 변인에 대한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를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빈도분석과 기술통계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의 학년, 재학 중인 중학교의 남녀공학 여부, 체중 감량행위 경험 여부의 비율과, 키, 몸무게 BMI의 평균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에서의 또래 관련 이용 경험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을 예측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왜곡 집단을 참조집단으로 하여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이때 학년과 재학 중인 중학교의 남녀공학 여부를 통제변인으로 포함시켰다.
연구결과
1.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 및 주요 변인에 대한 기술통계
본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2에 제시한 바와 같다. 구체적으로 중학교 1학년은 213명(42.2%), 2학년은 292명(57.9%)이었으며, 남녀공학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228명(45.1%), 여자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277명(54.9%)이었다. 또한 자신이 지각한 체형과 BMI 간 차이를 바탕으로 분류한 신체이미지 왜곡 여부의 비율을 살펴보면 전체의 61.6%인 311명은 신체이미지 비왜곡 집단에, 194명(38.4%)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주요 변인에 대한 기술통계는 Table 3과 같다. 연구에 참여한 여자 중학생의 BMI 평균은 20.39(SD=1.76)로 나타났다. 이는 여자 중학생 1학년 기준 15.8 이상 22.8 미만, 2학년 기준 16.4 이상 23.2 미만이 표준의 기준 범위인 것을 감안하면(Kim et al., 2018) BMI가 대체로 표준에 속함을 의미한다. 또한 초기 여자 청소년이 보는 소셜미디어 내 또래 평균체형은 BMI에 따른 체형 점수 범위 1∼9점을 기준으로 평균 3.05(SD=.95)로, 평균적으로 저체중 범위에 가까운 표준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소셜미디어 내 또래 선호체형은 1∼9점 범위를 기준으로 평균 2.86(SD=.87)이었다. 이는 소셜미디어 내에서 또래들이 선호한다고 지각하는 체형은 대체로 저체중군에 속함을 의미한다(Mutale et al., 2016).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 내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의 경우 평균 14.28(SD=3.72)로 나타나 여자 중학생이 경험하는 소셜미디어 내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 압력의 수준이 중간보다 다소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2.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의 일반적 특성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4에 제시된 바와 같다. 본 연구대상 중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은 1학년에 해당하는 경우가 73명(37.63%), 2학년인 경우가 121명(62.37%)으로 2학년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다음으로, 재학 중인 중학교의 남녀공학 여부는 남녀공학 중학교와 여자 중학교의 비율이 각각 50%로 동일하였다. 체중 감량 행위 시도 여부의 경우, 시도를 한 적이 없는 청소년이 47명(24.23%), 시도를 한 적이 있는 청소년이 147명(75.77%)으로 체중 조절을 하려고 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의 약 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의 신체적 특성의 경우 키와 몸무게 평균은 각각 159.05cm, 51.79kg이었으며, BMI는 평균 20.46으로 표준 수준이었다.
3. 소셜미디어 내 또래 경험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미치는 영향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또래 관련 이용 경험이 신체이미지 왜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Table 5에 제시되어 있다. 통제변인인 학년과 재학 중인 중학교 남녀공학 여부의 영향력을 살펴보았을 때 먼저 학년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학년이 1학년보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OR=1.48, p<.05). 한편, 재학 중인 중학교의 남녀공학 여부는 신체이미지 왜곡집단을 유의하게 예측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소셜미디어 내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의 수준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대해 갖는 예측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소셜미디어 내에서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을 더 강하게 느낄수록 신체이미지 비왜곡 집단보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을 의미한다(OR=1.15, p<.001). 반면, 소셜미디어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또래들의 평균체형, 그리고 또래의 선호체형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집단을 유의하게 예측하지 않았다.
논의
본 연구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이 초기 여자 청소년들의 신체 건강과 정신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또래 관련 이용 경험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하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하는 초기 여자 청소년의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또래 평균체형, 또래 선호체형, 그리고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을 중심으로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과 비왜곡 집단을 구분하는 예측요인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결과에 따른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하는 초기 여자 청소년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학년, 재학 중인 중학교의 남녀공학 여부, 체중 감량행위 경험 여부, 키, 몸무게, BMI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은 1학년보다 2학년이 두 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청소년기에서도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체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또래의 시선이나 사회적 비교에 대해 영향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편, 남녀공학 여부의 비율은 동일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이 학교환경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가정, 미디어, 또래관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서 대다수(75.8%)의 여자 청소년들이 체중 감량행위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체중 감량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한 초기 여자 청소년은 자신의 신체이미지에 불만족을 느끼고 체중 감량을 통해 더 마른 체형을 가지려 하는 경향이 높음을 의미한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의 키와 몸무게, BMI는 표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이 실제 체형보다는 심리적 요인이나 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이에 따라 초기 여자 청소년들의 건강한 신체이미지 형성을 위해서는 사회적 요인에 개입하거나 심리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정리하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한 초기 여자 청소년은 자신을 실제보다 비만인 체형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체형에 불만족을 느끼며 실제로 체중 감량 행위와 관련된 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적 지원과 더불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측하는 요인들을 밝혀 초기 여자 청소년들이 과대왜곡을 경험하지 않도록 개입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바이다.
둘째,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과 비왜곡 집단을 구분하는 예측요인들을 분석한 결과 소셜미디어 내의 또래 평균체형, 또래 선호체형,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 중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만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구체적으로, 소셜미디어 내에서 또래로부터 마른 체형을 가지도록 강요받거나 자신의 체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을 더 강하게 느낄수록 신체이미지 비왜곡 집단보다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소셜미디어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또래들의 평균체형과 선호체형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을 유의하게 예측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본 연구 결과는 초기 여자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또래들의 일반적인 체형이나 선호체형보다, 소셜미디어 내에서 또래로부터 자신의 체형이 비만인 체형이라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거나 혹은 현재 가지고 있는 마른 체형을 계속 유지하도록 압력을 느낄 때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과대왜곡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상에서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이 여자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힌 선행연구(Gondoli et al., 2011; Xu et al., 2010) 결과와 유사하게 온라인 상에서의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 또한 여자 청소년이 자신의 신체를 평가하는 데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래들로부터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은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촉발시키거나 강화시켜 자신도 마른 체형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하여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더욱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소셜미디어 내에서 초기 여자 청소년들은 또래로부터 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댓글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러한 부정적인 댓글은 수량화된 반응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개인이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더욱 명확하고, 강하게 인식하게 되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이 심화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소셜미디어에서 또래들의 평균체형과 선호체형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초기 여자 청소년들이 또래집단으로부터 이탈되지 않고 소속되기 위해 소셜미디어 내 또래들이 공유하는 체형규범을 따르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규범을 참조하여 자신의 체형을 평가한다고 가정하였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는 종종 실제보다 이상화된 형태로 체형이 표현되기 때문에 실제보다 왜곡된 체형 인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이러한 가설이 유의하지 않게 나온 결과는 다음과 같이 해석해볼 수 있다. 최근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 내에서도 또래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지만, 소셜미디어 내에서 만나는 또래들이 청소년의 행동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은 현실세계에서의 또래집단만큼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Chan & Lo, 2014; Scott et al., 2021). 실제 또래집단에 비해 소셜미디어 내에서는 더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가진 또래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수 있다. 현실에서 소통하는 또래들은 학교, 학원 등 정규적이고 빈번하게 공유되는 활동을 매개로 마주하게 된다. 반면 소셜미디어에서 교류하는 또래는 상호공유하는 경험이 많지 않거나 소통이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어서 소셜미디어 내에서 보여지는 또래들의 평균체형과 선호체형이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상의 또래들의 일반적인 체형과 마른 체형에 대한 선호를 또래집단의 체형 규범으로 받아들이고 집단으로부터 이탈되지 않기 위해 마른 체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강력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보게 되는 또래들의 체형이나 그들이 선호하는 체형이 마른 체형이라고 인식하더라도 이것을 실제 자신과 관련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즉, 소셜미디어 내의 이미지가 실제 체형이라기보다는 보정되고 편집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므로 자주 노출되거나 이상적으로 보여지는 체형을 자신의 체형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본 연구결과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연구문제에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은 중학생 1학년보다 2학년이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난 점을 고려하였을 때, 중학생 2학년을 교육하거나 지도하는 청소년 현장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신체를 과대왜곡하여 인식하고 있는 여자 청소년들을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적절한 중재 프로그램으로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 결과에서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하는 청소년들의 다수가 체중감량행위를 시도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이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과도한 체중 조절 행위나 이상섭식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함께 지도하도록 함으로써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감소와 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 번째 연구문제에 따른 결과는 초기 청소년기는 발달적으로 신체이미지를 새롭게 형성하는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에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소셜미디어 이용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즉 초기 여자 청소년들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방하고 건강한 신체이미지를 형성하도록 하기 위해 현실적이며 건강한 체형에 대한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소셜미디어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크게 건강한 체형을 홍보하는 컨텐츠 제작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두 가지 차원에서 노력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초기 여자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한 체형을 강조하고 자신의 체형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공공계정을 만들어 홍보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활용하여 해시태그, 챌린지를 통해 청소년들 간에 건강한 신체이미지를 장려하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다. 다음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신체이미지 왜곡을 예방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수 있다. 익명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타인의 신체나 외모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댓글을 다는 것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 즉 청소년 사용자들에게 또래의 신체 관련 사진에 부정적인 댓글을 다는 것이 해당 친구에게 얼마나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교육함으로써 건강한 신체이미지 형성을 위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장려하는 소셜미디어 소통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비록 자신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사진이나 영상에 타인이 부정적인 댓글을 남길지라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부적절하고 비현실적인 비난을 변별하고 영향을 받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소셜미디어에서 접하는 또래 평균체형과 선호체형은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본 연구결과는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보이는 지나치게 마른 체형과 같은 이상화된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소셜미디어에서 업로드된 사진들이 현실의 체형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등 소셜미디어의 이미지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와 같은 시사점들은 소셜미디어를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밝히고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체형을 측정하는 척도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체형 이미지 척도를 개발한 Mutale 등(2016)의 연구에서는 인종 또는 민족의 특성을 최대한 배제하여 체형 이미지를 구성하였다고 기술하였으나, 여성 참가자 중 10.8%만이 아시아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해당 척도에서 사용된 여성 체형 이미지들은 한국 여자 청소년의 BMI별 체형을 온전히 잘 반영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같은 BMI라고 할지라도 인종과 성별에 따라 지방비율 또는 복부지방량이 달라 체형이 다를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체형 이미지 자극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Wang et al., 2011; Wulan et al., 2010). 이러한 점을 고려하였을 때, 추후 연구에서는 한국의 여자 청소년의 체형적 특징을 반영한 체형 이미지를 개발하고 이를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초기 여자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모두 고려하여 분석하였으나 특정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따른 차이를 분석하지 않았다. 각 플랫폼은 고유한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이러한 특성이 신체이미지 왜곡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이미지 중심의 플랫폼으로서 시각적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반면 틱톡은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동적 이미지가 주를 이룬다. 추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플랫폼별 또래 평균체형, 선호체형, 또래압력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각 플랫폼에 맞춘 개입전략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집단에 속한 초기 여자 청소년들의 특성들을 살펴봄으로써 이들의 BMI는 정상 범위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체중감량행위를 시도하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는 청소년기의 심리적 건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체이미지 과대왜곡 여부를 선별하여 적극적인 지원 및 개입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또한, 본 연구는 소셜미디어 내에서 마른 체형에 대한 또래압력이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소셜미디어 이용 관련 또래경험 중 또래압력이 신체이미지 왜곡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요인임을 확인한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초기 여자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셜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소셜미디어 내의 무분별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이 청소년의 신체이미지 과대왜곡에 미치는 영향을 경감시키기 위한 교육 자료를 계획하고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초기 여자 청소년들로 하여금 소셜미디어에서 경험하는 또래로부터의 마른 체형에 대한 기대와 강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의를 지닌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