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순차적 매개효과
The Effect of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in Upper Elementary School Students on Their Interpersonal Anxiety: The Sequential Mediating Effect of Dichotomous Thinking and Rejection Sensi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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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s of perceived discrimination on multicultural adolescents regarding feelings of This study examined the direct effect of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on interpersonal anxiety in upper elementary school students and the sequential mediating effect of dichotomous thinking and rejection sensitivity on this relationship. The sample comprised 306 upper elementary school students (grades 4 to 6; 149 boys, 48.7%) in Seoul, Incheon, and Busan.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an online self-report questionnaire completed by the participants and analyzed using SPSS version 27.0 and MPlus version 8.7 software. The analyses revealed three key findings. First the direct effect of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on interpersonal anxiety was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Second dichotomous thinking medi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and interpersonal anxiety, whereas rejection sensitivity did not. Finally,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influenced interpersonal anxiety through the sequential mediation of dichotomous thinking and rejection sensitivity. In conclusion, although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does not directly influence interpersonal anxiety, children may experience interpersonal anxiety in situations involving dichotomous thinking due to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leading to rejection sensitivity. These findings suggest that interventions for interpersonal anxiety in upper elementary school students should focus on psychological problems attributed to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서론
인간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성장하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받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이때, 타인의 평가에 대해 과도한 긴장을 하고 두려움을 느낀다면 이는 대인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대인불안은 새롭거나 친숙한 실제 혹은 가상의 사회적 상호작용 상황에 서 타인이 자신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가정해 경험하게 되는 두려움을 의미한다(Leitenberg, 2013; Schlenker & Leary, 1982). 심각한 수준의 대인불안은 사회불안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Leitenberg, 2013),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2022)에서 조사한 사회불안장애의 유병률은 최근 5년간 증가하고 있음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직접적으로 대인불안을 경험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대인불안을 경험하는 사람이 적절한 방식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함을 추측해볼 수 있다. 더욱이 대인불안이 약 12세 경부터 발현되어 사회적 관계가 확장되는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만성적으로 이어지고 우울이나 사회적 위축과 같은 또 다른 심리적 어려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인불안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Asbrand et al., 2016; Kim & Ahn, 2021).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은 대인불안에 취약할 수 있는데, 최근 청소년의 발달적 특징으로 대표되는 사춘기가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도 저연령화되어 나타나고 있어 신체적, 정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며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발달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Kang et al., 2007; Kwak, 2016). 또한 교과교실제 시행으로 일과 중 서로 상호작용하지 않는 또래들이 있는 중학생과 달리 초등학생의 경우 등교 후부터 하교 전까지 같은 학급에서 다수의 또래와 일과를 보내게 된다(Simmons, 2017). 이때 타인의 반응에 민감한 아동은 또래와 장시간 같은 집단에서 상호작용하며 또래 수용 욕구와 따돌림이나 배척에 대한 공포가 커지게 되고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불안 완화를 위한 요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Moon et al., 2019; Yu et al., 2020).
지금까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인불안의 발생과 유지의 원인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을 메타 분석한 Seok과 Lee (2018)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개인, 가족, 또래 요인 중 개인요인이 대인불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다수의 선행연구자들은(Ciprovac, 2021; Fox et al., 2021; Hofmann, 2007) 대인불안을 예측하는 개인요인으로 인지적 변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대인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의 여부보다는 이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 대인불안에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개인이 사회적 상황을 자신이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끼거나 그 안에서 스스로를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인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사회부과 완벽주의(socially-prescribed perfectionism)가 대인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Flett et al., 2012; Magson et al., 2019). 사회부과 완벽주의란 다차원적 완벽주의의 하위유형으로 중요한 타인이나 외부환경이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기준을 자신에게 부과한다고 지각하며 이를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고 믿는 부적응적 인지적 성향을 의미한다(Hewitt et al., 1991). 높은 수준의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타인이 비현실적인 기준을 요구한다고 믿으나 그 기준을 충족시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Lee & Park, 2019; Ravin, 2008). 실제로 Schlenker와 Leary (1982)의 이론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목표한 긍정적인 인상을 주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그러한 인상을 제시할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할 때 대인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즉,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아동은 자신의 능력과 외부기준의 괴리를 크다고 느껴 이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이를 보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망하게 되고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의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게 될 수 있다(Flett et al., 2017; Seol et al., 2014).
앞서 설명한 대로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대인불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완벽주의는 개인이 가진 고유한 성격특질 중 하나로 쉽게 변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낮추도록 개입하기보다는 완벽주의에서 대인불안으로 이행되는 경로에서 변화가 용이한 매개변인의 수준을 바꾸는 것이 대인불안을 완화함에 있어 효과적일 수 있다(Goulet-Pelletier et al., 2022). 이와 관련하여 몇몇의 연구들은 부적응적인 인지적 특성을 매개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경로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왜곡된 사고의 재평가를 통해 대인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Flett et al., 2012; Seol et al., 2014). 본 연구에서도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를 간접적인 경로를 통한 인과구조로 설명하고자 하며 더 나아가 선행연구들(Bang & Kim, 2019; Kim & Kim, 2021)이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매개변인의 독립적인 효과만을 확인함으로써, 두 변인 간의 관계를 세부적으로 이해하는 측면에서 제한점이 있었기에 이를 보완하여 매개 변인들 간의 순차적 방향성을 검증해 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Hofmann (2005)의 인지적 요인의 통합적 모델은 사회적 상황을 편파적인 방식으로 판단하여 초래된 부정적인 정서적 반응에 압도될 때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하게 된다고 하였다. 더불어 기존의 선행연구자들은 사회부과 완벽주의에 따른 인지적, 정서적 어려움의 예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Magson et al., 2019; Shafran et al., 2002). 기존의 연구와 이론에 비추어 볼 때,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 경우 타인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켰는지에 의해 내면화되는 성공과 실패에 대한 경직된 인식인 이분법적인 사고 또는 사회적 상황에서 거부 단서를 예상하고 위협적으로 지각하게 하는 거부민감성이 야기되어 대인 간 상호작용에서 불안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먼저, 이분법적 사고(dichotomous thinking)는 자신의 대인관계나 성취 등의 사회적 경험을 완전한 성공과 실패의 대립되는 두 가지 범주로 판단하고 표현하는 경직된 인지적 성향을 나타낸다(Beck, 1979; Hwang, 2007). 이러한 역기능적인 인지적 특성은 사회적 상황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인 간의 복잡하고 모호한 상호 작용을 다양한 의미로 지각하기보단 절대적 성공과 실패라는 양분화된 범주로 해석하게 해 자신의 말이나 행동, 대인관계를 극단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게 한다(Han & Chang, 2013; Shafran et al., 2002).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아동은 타인으로부터 부과된 높은 기준을 내재화하고 해당 기준에 완벽히 부응해야 수용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의 결과는 결점이 없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다(Speirs Neumeister et al., 2015). 따라서 아동은 자신에게 엄격한 평가방식을 적용하여 자신의 수행이나 대인관계를 완전한 성공이 아니면 실패라는 이분화된 관점에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Berk (2015)는 상황과 자신에 대한 양극단의 범주적인 평가는 정서기복의 기제가 되어 강렬한 정서를 유발하고 사회적 상황을 왜곡해 바라보게 만든다고 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Clark과 Wells (1995) 역시 사회적 상황을 극단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사소한 부정적 단서도 자신을 향한 부정적 평가로 받아들여 재앙처럼 해석하게 만들고 대인 간 상호작용을 위협적인 방향으로 왜곡하게 만들어 대인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분법적 사고는 대인관계나 자신의 성취를 완벽히 성공한 것이 아니면 모두 실패한 것이라고 인지하기 때문에 자신이 사회적 상황에서 실패를 더 자주 경험한다는 주관적 평가로 이어지고 자신을 향한 사회적 상황이 위협적이라는 인지적 왜곡을 통해 대인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Kaplan et al., 2017). 기존의 선행연구(Castro et al., 2017; Choi & Shin, 2020; Flett et al., 2017)에서는 외부의 평가 기준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 완벽해지고자 노력하는 부적응적 완벽주의 성향이 이분법적 사고로 이어짐을 보고한 반면, 이분법적 사고와 대인불안의 관계는 이론적 가정을 통해 설명되어왔기에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간의 관계에서 이분법적 사고의 매개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인은 거부민감성(rejection sensitivity)이다. 이는 대인과 상호작용하는 상황에서 거부당할 것을 예상하고, 사소하거나 불명확한 단서를 거부로 지각하며 거부가 발생했다고 해석할 때 정서적으로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성향을 나타낸다(Downey & Feldman, 1996).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 경우, 완벽의 기준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 의해 세우기 때문에 타인에게 부여되는 높은 기준을 충족시켰는지의 여부와 관련된 외부 단서에 선택적인 주의를 기울여 명확하지 않은 단서도 거부로 지각하는 등의 편향된 부호화를 보일 수 있다. 이는 거부당할 것이라는 개인의 신념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거부를 미리 예상하도록 하여 거부에 과잉 각성된 정서상태를 경험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Choi et al., 2018; Magson et al., 2019). 거부 단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동은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상황을 자신의 신념을 분명히 표현하기 위한 기회로 생각하기보다는 거부당할 수 있는 위협으로 인식하고 회피하거나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유발하지 않기를 원해 자신의 생각이나 정서를 억제하는 자기희생적인 행동을 한다(Park & Park 2019; Zhou et al., 2020). 이러한 행동은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지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부적응적인 대처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여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된다(Zimmer-Gembeck et al., 2021). 그 결과 사회적 관계 안에서 자신이 부적절하다는 비합리적 신념이 형성되고 대인 간 상호작용 상황에서 두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Rapee & Heimberg, 1997).
한편,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이 사회부과 완벽주의 대인불안 간의 관계를 순차적으로 매개할 수 있음을 거부민감성 모델에 기초하여 가정해볼 수 있다. 해당 모델을 주장한 Levy 등(2001)에 따르면 작은 사회적 단서도 거부로 판단함으로써 불안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 정서에 압도되어 실제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인이 가진 거부에 대한 기대가 활성화된다고 보았다. 즉, 아동이 사회부과 완벽주의로 인해 이분법적 사고를 한다면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거부나 비판과 같은 부정적 단서를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하기보단 과잉 일반화하여 총체적인 개인의 실패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타인의 거부에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계선 성격 장애 환자들의 인지구조를 연구한 선행연구들에서 이분법적 사고는 대인관계 상황을 극단적으로 판단하게 하여 긍정적인 단서보다 모호한 부정적 단서에 더 주의를 집중하게 하고 거부와 관련된 강렬한 정서적 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Arntz & ten Haaf, 2012; Hwang & Lee, 2011). 따라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을 때 아동은 대인관계나 자신의 성취를 성공과 실패로 명확히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게 될 수 있고 자신이 더 자주 실패한다는 주관적 판단을 통해 타인의 거부를 예상하고 정서적으로 과잉 반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거부민 감성은 대인관계에서의 타인의 부정적 평가를 지속으로 예측하게 하기 때문에 이는 대인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Hofmann, 2005).
지금까지 대인불안에 대한 기존의 선행연구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어왔다. 이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경우 자기중심적 인지적 특성의 발달로 인해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Mörtberg et al., 2022), 대학생의 경우 새로운 사회적 상황에서 이성과의 교재, 동료들과의 협력 등 익숙하지 않은 대인 간 상호작용을 통해 두려움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Park & Bae, 2015).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독립이 가속화되며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증가할 뿐만 아니라 그 맥락 내에서 중요한 타인인 교사와 또래의 반응에 예민하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Kang, 2006), 해당시기의 인지적 요인에 기인한 대인불안에 대해 심도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대인불안에 취약할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매개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때, 여아가 남아보다(Coelho & Romão, 2018; Kim, 2023; Ranta et al., 2007), 개인의 주관적 학업성취도 수준이 낮을수록(Epkins & Seegan, 2015; Sultana et al., 2017; Weeks et al., 2009) 대인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선행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성별과 주관적 학업성취도 수준을 통제변인으로 포함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 거부민감성,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과적 관계와 대인불안의 발생에 대한 구체적 경로를 밝혀 이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적합한 개입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의 연구목적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으며 Figure 1은 연구모형을 나타낸다.
연구 문제 1.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은 대인불안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 문제 2.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이분법적 사고가 매개하는가?
연구 문제 3.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거부민감성이 매개하는가?
연구 문제 4.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순차적 매개효과는 유의한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인 4학년, 5학년, 6학년 학생 총 30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의 선정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3개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4, 5, 6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편의표집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대상의 인구학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성별 구성은 여아의 비율이 남아에 비해 다소 높았으며 학년별 분포는 초등학교 6학년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5학년의 비율이 가장 낮았다. 연구대상이 인지하고 있는 주관적 학업성취도 수준은 중상위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다.
2. 연구도구
1) 대인불안
아동의 대인불안은 La Greca와 Lopez (1998)가 개발한 것을 Yang 등(2008)이 번안하고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타당화한 한국판 청소년용 사회불안 척도(Korean version of Social Anxiety Scale for Adolescents)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낯설거나 익숙한 사회적 상황에서 경험하는 불안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척도로서, 타인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회피에 대한 문항들을 포함한다. 문항의 예로는 ‘나는 주위에 사람들이 몇 명 있으면 긴장이 된다.’, ‘친구들이 나 몰래 내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놀림감이 될까 봐 걱정된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로 총 18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항상 그렇다(5점)’까지 응답대상이 자기보고식으로 직접 평정하게 되어있다. 총점의 범위는 18점부터 90점까지이다. 총점이 높을수록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상황에서 타인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높은 수준으로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전체 18개 문항의 내적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93 이었다.
2) 사회부과 완벽주의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을 측정하고자 Flett 등(2000)이 제작한 아동·청소년 완벽주의 척도(Child and Adolescent Perfectionism Scale)를 Lee와 Kim (2007)이 아동을 대상으로 한국의 문화적 실정에 맞게 번안하고 수정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로 자기지향 완벽주의를 측정하는 문항 12개와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측정하는 문항 10개를 합한 총 2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점)’ 부터 ‘항상 그렇다(4점)’ 까지 아동이 자기보고식으로 직접 평정하게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척도 중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측정하는 10개 문항만을 사용하였다. 이 중 한 개의 문항(1번)을 역채점 하였으며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10점부터 40점까지이다. 해당 척도에서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중요한 타인이 자신에게 과도하게 높은 기준을 부과한다고 지각하며 이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는 부적응적 인지적 성향을 평정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문항의 예로는 ‘내 인생에서 내가 완벽해지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느낀다.’ 등이 있다. 총점이 높을수록 중요한 타인이 비현실적인 목표를 자신에게 요구한다고 지각하거나 해당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10개 문항에 대한 내적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85 이었다.
3) 이분법적 사고
아동의 이분법적 사고를 측정하기 위해 Hwang (2007)이 성인을 대상으로 개발한 개정판 이분법 사고지표(Dichotomous Thinking Index-30)를 Kim과 Hwang (2019)이 아동을 대상으로 타당화한 아동용 이분법적 사고 척도(Dichotomous Thinking Index for Children)를 사용하였다. 해당 척도는 대인관계나 자신의 성취를 완전한 성공과 실패의 이분화된 범주로 판단하는 경직된 인지적 성향을 평정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문항의 예로는 ‘세상에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그렇게 두 종류만이 있다.’, ‘잘한 것이 아니면 곧 못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일에서 작은 실수를 하면 완전히 실패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로 총 15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까지 아동이 직접 자기보고 형식으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다. 모든 문항을 합산한 총점을 분석에 사용하였으며,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15점부터 75점까지이다. 총점이 높을수록 자신의 대인관계나 성취를 완전한 성공과 실패의 상호배타적인 범주로 표현하고 판단하는 인지적 성향을 강하게 보임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전체 15개 문항의 내적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88 이었다.
4) 거부민감성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거부민감성을 측정하기 위해 Downey 등(1998)이 아동을 대상으로 제작한 거부민감성 질문지(Children ‘s Rejection Sensitivity Questionnaire)를 Park과 Chong (2008)이 번안하고 이를 참고하여 Son과 Min (2011)이 우리 상황에 익숙한 표현인 ‘나’로 일관성 있게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의 거부를 예상하고 정서적으로 과잉 반응하는 정도를 평정하도록 고안되었으며 또래 혹은 교사와 관련된 12개의 사회적 상황에서 각각 4개의 문항씩 총 48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항의 예로는 친구에게 준비물을 빌리는 상황에서 ‘친구가 준비물을 빌려줄까? 아닐까? 생각하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불안하다.’, ‘친구가 나에게 준비물을 빌려줄까?(예상하는 정도)’ 등이 있다. 각 상황은 거절을 당할까봐 느끼는 불안, 분노, 우울의 정서적 반응을 질문하는 3개의 문항과 거절을 어느 정도로 예측하는지를 질문하는 1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문항은 6점 리커트 척도로 아동이 직접 응답하게 되어 있다. 정서적 반응에 대한 세 문항과 거절 예상에 대한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아주 많이 그렇다(6점)’까지로 점수가 부여된다. 상황 3, 9, 12를 제외한 모든 상황의 거절 예상 문항은 역채점 하였다. 거부민감성은 거절을 예상할 때의 정서적 반응(불안, 분노, 우울)과 거절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정도를 각각 곱한 세 가지 값을 합하여 얻어진다. 거부민감성의 총점은 12가지 상황에서의 거부민감성 점수 평균으로 계산하며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3점부터 108점까지이다. 총점이 높을수록 타인의 거부를 예상하고 거부에 대한 분노, 불안, 우울 등의 과잉된 정서적 반응을 보이는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거부민감성의 내적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90 이었다.
3. 연구절차
본 연구는 서울, 인천, 부산 지역의 초등학교와 사설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편의 표집하여 온라인을 통한 자기 보고식 설문지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격적으로 주요 연구변인들에 응답하기 앞서 설문지 첫 장에 연구의 목적과 소요 시간, 비밀 유지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연구대상자의 선호에 따라 언제든지 응답을 철회, 중지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해당내용을 확인한 후 설문참여에 동의하였을 경우 설문이 진행되도록 하였으며 연구대상자가 설문조사 참여에 적합한 지를 확인하기 위해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인 경우에만 설문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조사에서 회수된 온라인 설문지는 총 330부였으며, 모든 문항에서 2개 이상의 척도에 동일한 번호로 응답한 경우 불성실한 응답으로 간주하여 24부를 제외한 총 306부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SPSS 27.0 (IBM)과 Mplus 8.7 (Muthén & Muthén)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순서에 따라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각 측정도구의 신뢰도를 파악하기 위한 내적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를 도출하였다. 둘째, 연구 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측정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성을 확인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고 각각의 측정 변인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첨도와 왜도를 확인하였다. 셋째, 주요 변인 간의 상관을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넷째, Mplus를 활용하여 순차매개모형을 검증하기에 앞서 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 χ², Comparative Fit Index(CFI), Standardized Root Mean Square Residual (SRMR), 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RMSEA) 지수를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경로 분석을 통해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 거부민감성, 대인불안 간의 관계를 검증하였으며, 각 변인이 갖는 직접효과, 간접효과, 그리고 총효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연구 모형의 매개 모형에서 나타난 간접효과들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재추출한 표본 수는 5,000개로, 신뢰구간은 95%로 설정하여 부트스트래핑을 하였다. 이때 95% 신뢰구간의 하한값과 상한값 사이에 0이 포함되지 않을 때 간접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추론하였으며, 아동의 성별과 주관적 학업성취도 수준을 통제변인으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1. 연구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본 연구에서 조사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불안,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 거부민감성에 대한 기술 통계치를 산출하였다. 각 변인의 가능한 총점 범위, 총점 평균과 표준편차, 문항 평균과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는 Table 2에 제시된 것과 같다.
연구대상의 대인불안 총점 평균은 41.44이었으며, 이를 5점 척도 문항의 평균값으로 환산한 점수는 2.30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 대인 간 상호작용 상황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거의 그렇지 않다(2점)’와 ‘보통이다(3점)’의 중간값 보다 낮은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의 총점 평균은 21.84이고, 이를 4점 척도 문항의 평균 값으로 환산한 점수는 2.18로 ‘대체로 그렇지 않다(2점)’에 가까운 값이다. 이어서 이분법적 사고의 총점 평균은 37.31이었으며 이를 5점 척도 문항의 평균값으로 환산하였을 때는 2.48로 ‘대체로 그렇지 않다(2점)’와 ‘보통이다(3점)’의 중간과 가까운 값이다. 마지막으로 거부민감성의 총점 평균은 16.26이고 이를 6점 척도 문항의 평균값으로 환산한 값은 ‘그렇지 않다(2점)’에 가까운 값인 2.06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측정 변인들이 정상 분포의 가정을 충족하였는지 검토하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산출한 결과, Kline (2016)이 제시한 정규성 가정의 기준인 왜도와 첨도의 절대값이 각각 2와 7을 초과하지 않아, 정규분포성을 가정 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모형 검증을 위한 기초 분석을 위해 본 연구의 주요 변인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산출한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는 Table 3에 제시된 것과 같다. 분석 결과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불안은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 거부민감성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거부민감성은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와의 정적 상관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이분법적 사고 역시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통제변인으로 분석에 포함시킨 성별의 경우 여아가 남아보다 높은 수준의 대인불안을 갖는 유의한 상관을 보였으며, 반면 주관적 학업성취도 수준의 경우 유의한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모형의 적합도 분석
연구 모형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Mplus 8.7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적합도 지수를 산출하였고, 해당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한 것과 같다. χ² 검정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연구 모형과 자료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더불어 CFI, SRMR, RMSEA 적합도 지수를 확인하였다. CFI는 .95 이상, SRMR은 .08 이하, 그리고 RMSEA는 .08 이하일 때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간주하였다(Browne & Cudeck, 1993; Hu & Bentler, 1999). 본 연구 모형의 CFI는 .99, SRMR은 .03, RMSEA는 .07 이므로 모형의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이후의 단계를 진행하였다.
3.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순차적 매개효과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순차적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경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 거부민감성,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서 각 경로에 대한 회귀계수는 Table 5에 제시된 바와 같다.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와 사회부과 완벽주의에서 거부민감성으로 이어지는 경로의 직접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그 외의 모든 경로의 직접효과는 유의한 것으 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이분법적 사고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β= .50, p <.001), 이를 통해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수준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이분법적 사고가 대인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β= .33, p <.001)와 거부민감성이 대인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β= .40, p <.001)는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수준이 높을수록 대인불안을 경험하는 수준이 높아짐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이분법적 사고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거부민감성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40, p <.001). 즉,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이분법적 사고를 할 때 경험하는 거부민감성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통제변인으로 분석에 포함된 성별(β= .12, p <.01)은 대인불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여아가 남아보다 대인불안을 더 많이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주관적 학업성취도 수준은 대인불안에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주요 변인인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 거부민감성,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서 각 경로에 대한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는 Table 6에 나타난 바와 같다.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으로 향하는 경로에 대한 총효과와 간접효과는 모두 유의하였으나, 직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이 직접적으로 대인 불안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동으로 하여금 이분법적 사고 또는 거부민감성을 경험하게 하여 결국 대인불안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 각각의 매개효과, 순차적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인지 검증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인 결과는 Table 7에 제시했으며 검증 결과,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매개 변인으로 설정한 이분법적 사고를 통해 대인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이분법적 사고를 통하여 대인불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을 때, 95% 신뢰구간 내에 0이 포함되지 않아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높아져 거부민감성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대인불안의 수준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다만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거부민감성을 매개로 대인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해서는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여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순차적 매개모형에 대한 검증 결과는 Figure 2에 제시된 바와 같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대인불안에 미치는 직접효과를 검증하고,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매개효과와 순차적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들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결과,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불안에 대한 사회부과 완벽주의의 직접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아동은 자신의 능력과 외부기준의 괴리를 크다고 느껴 이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이를 보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망하게 되고 대인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기존의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 결과이다(Flett et al., 2017; Seol et al., 2014). 이러한 연구 결과는 중요한 타인에게서 비현실적인 기준이 부과되었다고 생각하는 인지적 성향 자체만으로는 대인불안을 경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할 수도 있지만, 다음과 같이 해석해볼 여지도 있다. 본 연구에서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측정하는 문항의 평균은 2.18으로 응답자들이 다소 낮은 수준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으며 점수의 표준편차가 0.56으로 작은 편이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 응답자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수준이 하나의 점수에 몰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사회부과 완벽주의 수준을 다양하게 반영하기 어렵게 하기 때문에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높을수록 대인불안을 경험하는 수준이 높아지는 직접적인 경로의 영향이 유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연구에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을 통한 간접적인 매개 경로의 영향이 매우 강력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매개 변수가 관계의 대부분을 설명하면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직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 해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아동의 경우 자신의 삶의 조건은 반드시 편안해야 하고 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지각한다는 것이다(Flett et al., 2012). 이로 인해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한 당위적인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어 사회적으로 바람직해 보이고자 자기보고식 척도에서 타인의 반응이나 시선을 고려하여 솔직하게 답변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 각각의 매개효과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서 이분법적 사고의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대인관계나 자신의 성취를 완전한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판단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게 되어 그 결과 대인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사회부과 완벽주의, 이분법적 사고,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 대한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존 선행연구 결과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에게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Choi & Shin, 2020; Mötberg et al., 2022).
또한,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서 이분법적 사고가 매개효과를 보이는 것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아동이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요구되는 높은 기준을 성취해야 사회적 관계에서 수용될 수 있다는 관점을 갖게 될 때, 자신의 수행 결과를 완전한 성공과 실패라는 엄격한 잣대에 의해 이분화하여 실패를 더 자주 경험하게 될 수 있다(Campbell & Paula, 2002; Hwang & Lee, 2009). 이와 같은 실패 경험을 통해 아동은 사회적 상황을 자신에게 위협적인 것으로 왜곡하여 인지함으로써 대인불안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설명해볼 수 있다(Clark & Wells, 1955). 이러한 결과는 아동이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통해 타인이 비현실적인 목표를 요구한다고 느낄 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패와 성공에 대한 이분화된 사고를 재구조화하여 사회적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서 거부민감성의 매개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거부민감성은 대인불안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거부민감성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과 거부민감성 간의 관계에 대한 이와 같은 결과는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 때, 완벽의 기준을 타인에 의해 설정하기 때문에 외부의 평가에 과도하게 민감하고 타인의 모호한 반응을 거절로 지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선행연구의 주장과는 일관되지 않는 결과이다(Choi et al., 2018; Magson et al., 2019). 이러한 결과는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거부민감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한 가지 가능성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유의하지 않았던 이유와 유사하게 추측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거부민감성을 측정하는 문항 점수의 표준편차가 작은 편으로 거부민감성의 수준이 하나의 점수에 몰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거부민감성의 수준을 다양하게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높을수록 거부민감성을 경험하는 수준이 높아지는 직접적인 경로의 영향이 유의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거부민감성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지 않았음에도 사회부과 완벽주의 자체가 아동에게 여전히 심리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 부적응적인 특성의 인지적 성향이라는 것이다. 아동이 외부의 높은 기준과 자신의 능력 사이의 차이를 좁히는 것에 집중하더라도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해 외부의 높은 기준을 내재화하기 때문에 이에 부담감을 느껴 실패 상황에서 부정적 측면에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거부민감성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본 연구 결과의 해석을 유의하고 이와 관련된 후속 연구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를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이 순차적으로 매개하는지 검증하였다. 그 결과,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순차적 매개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상황을 경직된 방식으로 판단하여 초래된 부정적인 정서적 반응에 압도될 때 타인의 부정적 평가를 예상하고 두려워하여 대인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는 Hofmann (2005)의 인지 통합적 모델을 지지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아동이 타인으로부터 부과된 비현실적인 기준을 충족시켜야 수용받을 수 있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완전한 성공과 실패에서 자신의 대인관계나 성취를 이분화하여 판단할 때, 완전한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자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Arntz & ten Haaf, 2012; Hwang & Lee, 2011). 그 결과 이들은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의 거부를 예상하게 되고 개인이 기존에 가진 거부 도식이 활성화되어 모호한 거부 단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잠재적인 거부 단서도 지나치게 위협적으로 지각하여 확대해석함으로써 대인 간 상호작용 상황에서 불안을 느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Hofmann, 2005).
또한, 거부민감성이 대인불안에 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통계적으로 나타난 유의한 결과는 거부민감성 수준이 높을수록 대인불안을 느끼는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 기존의 선행연구들과 맥을 같이한다(Baumeister & Leary, 1995; London et al., 2007). 이는 대인불안의 발생을 설명하는 Rapee 와 Heimberg (1997)의 이론을 경험적으로 지지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구체적으로 거부민감성 수준이 높은 아동은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상황을 자신의 신념 등을 분명히 표현하기 위한 기회로 생각하기보다는 거부당할 수 있는 위협으로 지각하여 회피하거나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유발하지 않기를 원해 자신의 생각이나 정서를 억제하는 자기희생적인 행동을 한다(Park & Park 2019; Zhou et al., 2020). 이러한 행동은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지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부적응적인 대처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여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한다(Zimmer-Gembeck et al., 2021). 이는 자신에게 거부를 유발하는 특성이 있다는 비합리적 신념을 통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두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인지적 성숙의 가속화로 인해 사춘기의 발달적 특성을 갖고 타인의 반응에 민감해지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불안을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개입방안을 고안하는 데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적 관계가 점차 가정에서 학교로 확대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 시기의 중요한 타인은 교사와 또래라고 할 수 있다. 이때 학교에서 교사나 상담교사가 과도하게 또래나 교사와의 관계에서 인정을 추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수행을 자발적으로 지속하는 아동이 있다면 이것이 이분법적 사고나 거부민감성을 통해 대인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의 아동은 타인과 관계를 맺음에 있어 그들의 높은 기준을 충족하여 실패를 피하고 성공이라고 인정되는 완벽한 피드백을 받기를 기대한다(Flett et al., 2012). 이와 관련하여 아동에 대한 개입을 시도하는 경우 아동이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다고 느끼는 상황적 요인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유발하는 생활사건을 경험할 때 성공과 실패라는 양극단의 결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상황을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더불어 실패 단서에 집중하여 자신이 거부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우울이나 불안, 분노 등의 정서적 반응을 나타내는지 탐색하여 이러한 부정적 정서를 완화시키는 개입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이분법적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지-행동적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거부민감성을 낮추고 대인불안을 완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개입이 될 수 있다. 선행연구자들은 공통적으로 완벽주의자들은 완벽주의 자체가 가져다 주는 이득으로 인해 이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Blankstein & Winkworth, 2004; Flett et al., 2012). 완벽주의에 대한 이러한 설명은 사회부과 완벽주의자에게도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는데, 이들은 타인이 부과한 높은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것을 통해 실패를 피하고 타인에게 배척되는 것에서 안전할 수 있다고 믿는 이분법적 사고를 자동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지-행동적 치료는 아동이 당면한 문제의 인지적 오류를 객관화하고 부적응적인 자동적 사고를 재구조화함으로써 사회적 상황을 적응적으로 평가하게 하도록 도울 수 있다(Lee, 2015). 인지적 재구조화 과정에서 아동은 사회부과 완벽주의로부터 야기된 타인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켰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성공과 실패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킴으로써 이분법적 사고를 완화할 수 있으며 자신이 거부당할 것을 예상해 사회적 상황이 위협적이라는 부적응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경험하여 대인불안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셋째,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원인으로 이분법적 사고가 거부민감성에 영향을 미쳐 대인불안을 높일 수 있다는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거부민감성을 완화하는 개입을 통해 대인불안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학교에서는 타인의 높은 기준을 내재화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성공과 실패로 사회적 상황을 바라보고 거부에 민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아동의 거부 도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수용적이고 지지적인 학급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통해 거부당할 수 있다는 예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거부를 예상하여 발생하는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감정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거부민감성이 높은 아동은 사회적 상황에서 예상되는 타인의 거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상황을 회피하거나 갈등 상황에서 자신의 정서를 억제하는 등의 자기희생적인 대처행동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직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대처모형(Lazarus & Folkman, 1984)에 따르면 적응적인 대처능력은 부정적 사고와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심리적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모호한 상황에서 거부에 대한 기대가 활성화 될 때 아동은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하거나 성취 일지를 작성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조절해 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성취를 인정하고 자신이 이룬 것들을 기록하여 시각화 한다면 사회적 상황에서 기존의 거부도식이 활성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자신에게 거부를 유발하는 특성이 있다는 비합리적 신념을 감소시켜 대인불안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앞으로의 후속 연구를 위한 제안은 아래와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직접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연구 결과는 타인이 높은 기준을 부과한다는 인지적 성향 자체보다는 이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과 같은 정신적 고통이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를 매개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즉, 높은 기준이 부여되는 상황 자체보다도 이에 대한 개인이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에 따라 대인불안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측정하는 다수의 문항은 외부상황이나 중요한 타인이 높은 목표를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자기보고식 설문지와 더불어 아동이 요구받는다고 느끼는 기준에 얼마나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면접을 함께 진행한다면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를 더욱 명확히 검증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본 연구의 대상인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학년 비율이 일정하지 않아 이를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 전체에 일반화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은 전체의 64.4%에 해당하나 5학년의 비율은 전체의 5.9%에 불과하여 표본의 크기가 매우 작은 편이다. 이와 관련하여 특정 학년에 치우친 결과가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 전반의 특성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연구 결과를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 전체를 대상으로 일반화하여 해석하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고려하여 학년별로 균등하게 표본을 구성함으로써 연구의 대표성을 높이고 연구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분법적 사고, 거부민감성과 같은 개인의 특성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인과구조를 검증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나 추후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관계가 점차 가정에서 학교로 확장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개인내적 요인과 더불어 이 시기 중요한 타인인 교사나 또래와 관련된 변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동은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성숙하는 존재이므로 개인적 요인과 함께 거시적인 차원에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다면 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을 다양한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설명한 제한점에도 본 연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중요한 의의를 함의하고 있다. 첫째, 지금까지 진행된 대인불안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대인관계가 확장되고 인지적으로 성숙해지기 시작하는 청소년과 성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사춘기의 저연령화로 인해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아동 역시 대인불안에 취약할 것을 가정하여 청소년이나 성인의 대인불안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던 인지 모델을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밝히는 데에 기여하였다. 이는 청소년기에 정점을 찍고 성인기까지 만성적으로 이어져 우울이나 사회적 위축과 같은 또 다른 심리적 어려움을 발생시키는 대인불안을 조기에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관계에서 이분법적 사고와 거부민감성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 대인불안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역기능적인 인지적 특성과 이로 인해 야기되는 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더욱 명확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는 경로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사회부과 완벽주의로부터 기인한 이분법적 사고를 통해 자신의 모든 대인관계나 성취를 완전한 성공과 실패로 양분화하여 더 자주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아동의 거부민감성 수준을 낮추는 개입을 시도한다면 자신이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수용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사회적 상황을 지각하여 대인불안을 예방하고 감소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실천적 함의를 갖는다.
본 연구의 결과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대인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개입의 초점을 사회부과 완벽주의로부터 발생한 아동의 이분법적 사고와 이에 따른 거부민감성에 초점을 두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의 구체적인 인과 구조를 밝힘으로써 타인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인불안의 감소와 예방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의 교사의 역할과 상담장면에서의 구체적인 개입 방향성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Notes
The author declares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