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리(Freire) 교육론이 중등학교 가정과교육에 주는 시사점 및 실천방안
Implications of Freire’s Education Theory and Corresponding Action Plans for Secondary School Home Economics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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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implications of Freire’s education theory for secondary school Home Economics Education (HEedu). We conducted a review of books written by Freire and classified the characteristics of his education theory into 9 categories. Based on these categories, we concretely explored the forms in which Freire’s education theory could be applied in this area of education through interviews with Home Economics (HE) teachers. We also searched for activities that can be carried out by HEedu agents and the support that can be given by social institutions. The implications of Freire’s education theory for HEedu are that education should exhibit love and respect for human beings, be ethically and democratically responsible, enable people to dream as well as hope, support consciousness and praxis by reflection, stimulate epistemological curiosity in learners’ lives and experiences, promote subjectivity, autonomy and self-reliance, engage in dialogue to bring about a change in relationships rather than viewing dialogue as a skill, and stimulate political engagement. Freire‘s education theory therefore has multiple implications for the purpose, mission, and content of education, teaching methods and perspectives, and directions regarding the role of HE teachers. The results are expected to provide practical assistance in developing a persuasive curriculum for HEedu that can help learners restore subjectivity and love for human beings and their society by expanding the horizons of HEedu philosophy from the critical science of Habermas to Freire’s education theory.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중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가정과교육은 인간으로 구성된 집단인 가족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식·의·주·아동·가족·가정경영·소비 등의 생활세계를 내용으로 교육하는 교과이다(Chae et al., 2017). 여기에는 ‘인간’이 중심에 서 있다. 가족과 생활을 구성하는 것도 사람이고, 가족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경제, 정치적 제도 및 문화 등의 생활세계도 인간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과 생활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은 가정과교육을 바라보는 관점과 연결된다.
2007 개정 가정과 교육과정부터 가정과교육은 비판과학 관점을 도입하여 가정과교육의 성격과 목표, 그리고 교수·학습 방법의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비판과학 관점은 전통 관점과는 달리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계승하지 않고 현실에 나타난 부조리와 모순, 그리고 인간이 자신으로부터 소외되는 인간소외 현상을 비판하고 의사소통과 성찰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로 개선하는 것을 강조하는 관점이다(Chae et al., 2017).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은 독일의 철학자 하버마스(Habermas)의 비판이론을 기초로 가정학자인 Brown과 Paolucci (1979)가 가정교육학을 실천비판과학으로 정립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의 기본 토대인 하버마스의 비판이론은 이론과 실천의 통일을 지향해왔고, 프레이리(Freire)도 이론과 실천의 통합인 프락시스(praxis)를 강조하고 있으며 인간 해방에 대한 갈망, 일체의 계급 지배를 반대하는 입장은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의 공통점이라 볼 수 있다(Park, 2002). 하지만 하버마스의 비판이론을 토대로 한 가정과교육의 비판적 관점은 평등이나 인간성 회복 등에 대한 부분과 교사의 역할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이성적 비판과 실천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이성 이면에 있는 비인지적인 사랑, 배려, 겸손, 용기, 열정 등의 감정이나 정서 등은 크게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한편 브라질의 사회운동가이면서 교육실천가인 프레이리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전제로 이성을 통한 비판적 의식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배려, 겸손, 억압을 깨기 위한 용기, 열정 등이 필요하고 앎과 실천을 일치시키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프레이리는 교육의 장에서 사랑과 열정을 지닌 인간성의 구현과 이성과 정서를 병행한 교육방법, 교육내용, 그리고 교사의 역할 등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간관과 세계관을 설명하였다(Hong, 2010). 프레이리는 인간화와 인간해방을 교육 목표로 하여 이를 자신의 실제적 삶에서 이성과 감성을 겸비한 학습자 사랑의 교육실천 방안을 제시하였다는 의미에서 가정과교육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징을 지닌 프레이리 교육론이 가정과교육과 어떤 관련이 있고 가정과수업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문헌고찰과 교육 현장의 실천가인 가정과 교사들을 면담하여 그 시사점을 제시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문헌 고찰과 교사 면담을 통하여 프레이리 교육론이 중등학교 가정과교육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탐색하여 가정과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바와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프레이리가 꿈꾸는 인간화와 인간해방을 통한 세계변화를 가정과교육과 어떻게 연계하여 실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시사점과 실천방안을 제시하여 가정과교육을 통한 인간화와 인간 해방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론적 배경
1. 프레이리 교육론과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의 관계
프레이리 교육론은 1990년 중반 이후에 취한 가정과교육에서의 비판과학 관점과 공통점이 있어 유사한 부분이 있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은 독일의 철학자 하버마스의 비판이론을 기초로 가정학자인 Brown & Paolucci (1979)가 가정교육학을 실천비판과학으로 정립한 것을 단초로 하고 있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의 기본 토대인 하버마스의 비판이론은 이론과 실천의 통일을 지향해왔다(Ju & Yoo, 2015). 프레이리도 이론과 실천의 통합인 프락시스를 강조하고 인간 해방에 대하여 갈망하고 있으며 일체의 계급이 지배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 교육론의 공통점이라 볼 수 있다(Park, 2002).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 교육론의 지향하는 목표를 살펴보면 이 점을 알 수 있다. Freire (2002)는 인간화, 인간 존중, 인간 해방을 목표로 삼았고 하버마스도 인간의 주체성 회복과 자주성 함양을 강조하여 유사한 부분이 있다. 이들은 인간으로서 자유롭고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주체성 회복과 자주성을 담보해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았다(Table 1 참조).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을 정립한 Brown (1986)은 가정과교육에서 가족의 일원인 학습자들이 성숙한 자주성을 갖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는 가정의 행복은 자유로운 문화가 보장되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사회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 교육론 모두 실증주의와 그에 근거한 사고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한다. Brown & Paolucci (1979)는 가정학과 가정교육학이 소위 옳고 그른 것을 생각하지 않는 가치중립적인 이론 학문이 되는 것을 비판하고 사회적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하는 가치지향적인 실천비판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Freire (2007)도 가치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여 객관적인 것만을 가르치는 것은 학습자가 주도적인 의식을 갖고 실천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비판하였다. 이와 같이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 교육론 모두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객관적인 지식만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에 대해 비판하고 가치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덕적, 정치적, 철학적 측면과 인간의 가치, 규범, 문화적 요소 등을 다룰 것을 강조하고 있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자인 브라운과 파울로치, 그리고 프레이리 모두 인간의 의식화를 통해 주체적으로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인류사회에서 근본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왜곡된 사상적 믿음과 같이 무의식적으로 인간 의식 구조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들에 대한 비판적 의식이 결여된 데서 온다고 보았다. 그들에게 개인과 사회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자기 형성과정에서 지배에 의한 왜곡된 사회문화 및 구조는 자기 이해에 영향을 미치기에 의식적인 사고를 통해서 행동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에 영향을 준 하버마스는 강압적이고 위압적인 경제와 정치체제로 인한 왜곡된 사회문화 및 구조는 개인이 자각하지 못하게 의식 깊은 곳에 스며드는 것들이기에 이를 의식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였다(Yang & Yoo, 2017; Yoo, 1992). 따라서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에서는 가정생활에 있어 사회체계나 이념 등에 대한 비판 능력이 요구됨을 강조한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 교육론 모두 비판적으로 깨닫기 위해서는 성찰하는 자세가 요구됨을 밝히고 있다. 프레이리는 문화 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신화들, 억압구조의 문제 등에 대해 성찰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자신과 분리시켜 거리를 두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프레이리의 비판적 교육관은 하버마스의 해방적 비판 개념과 관련되며 해방적 비판은 자신의 조건을 인식하고 주어진 한계를 극복하려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간의 이성적 실천을 의미한다(Ahn, 2011). 하버마스가 말한 해방적 관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성적인 비판적 의식을 통한 깨달음, 자아 반성, 이성적인 행동과 자기 결정을 위한 해방이다(Yoo & Lee, 2010). 프레이리는 이러한 깨달음과 함께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교육 방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교육의 출발이 학생들의 산 경험, 자신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Freire, 2009). 역사 속에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해 나갈 때 사회적 모순이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된다. 이것을 토대로 전체를 파악하고 조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론적, 이성적으로 비판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행동하여야 한다. 이성적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까지 가는 것이 진정한 앎이며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산 경험에 관심을 두고 그 곳에서부터 배움이 시작되어야 한다.
하버마스는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아반사숙고와 자아 이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며 프레이리는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기 존중과 타인 존중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프레이리는 인간화와 인간해방을 위해서는 비판적 이성뿐만 아니라 사랑과 열정 등 정서적인 부분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바라보았다. 이는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사랑받은 이가 타인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억압받는 것에 대해 같이 마음 아파하고 함께 연대하여 자유로운 인간이 존재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Freire, 2000).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자와 프레이리 모두 의사소통, 대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버마스의 세 가지 관심(기술적 관심, 의사소통적 관심, 해방적 관심) 중 의사소통적 관심은 의사소통을 통해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며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인간과 사회로부터의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방적 관심을 갖도록 한다(Yoo & Lee, 2010). 의사소통이 서로 존중하는 대화로서 이루어지기에 이를 위한 사회구조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프레이리 역시 대화 교육이 중요하며 솔직히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의 가치나 의견을 받아들이며 자유로이 비판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Freire, 2007). 프레이리는 학습자 경험에서 시작하는 교육, 문제제기식 교육, 대화교육을 통해 비판적 깨달음을 얻고 문제인식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때 교사는 학생과 공동연구자가 되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요구된다. 프레이리는 자신의 교육 경험 등을 통해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둘의 출발점과 배경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Brown & Paolucci (1979)는 산업혁명 이후 기술과학과 실증사상을 맹신하여 스스로 주체적으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고 전문가의 의견을 무조건으로 따르고, 개인과 가족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의미를 상실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인간소외 문제를 비판하고 이성적 성찰과 문제의식을 통해 이를 회복시키는 가정과교육의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에 비해 프레이리는 브라질이라는 제3세계에서 문화식민지, 억압된 경제, 사회체제에서 핍박받는 민중들의 삶을 경험하고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들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변화를 꿈꾸었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이 실증주의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되었다면 프레이리의 교육론은 정치․경제체제에서의 억압, 가난한 민중의 삶을 함께 경험하면서 자유와 인간애, 해방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교육현장에서 억압받는 민중들을 위한 ‘의식화 운동’ 및 ‘문해교육’ 등을 하며 노동자와 농민들을 사회적·정치적 변혁의 주체가 되게 하는 촉매자의 역할을 하였다(Freire, 2002; Freire, 2007; Hong, 2010). 프레이리의 교육론은 자신이 몸소 민중의 삶에서 주체적인 삶을 이루기 위한 실천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얻은 통찰과 관점, 교육방법 등을 제시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레이리에게 비판은 문제의식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세계가 되기 위한 투쟁, 희망, 가능성과 결합된 것이며 그의 교육 목표와 교육 방법 등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 교육론의 특징을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둘 다 인간 소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인간해방을 지향하나 그 출발점의 배경에는 차이가 있으며 이는 교육에 대한 접근방식이나 강조점에 영향을 주어 다른 특징들을 보여준다. 프레이리는 자신의 삶과 교육현장에서 자신의 철학을 몸소 실천한 교육자이다. 따라서 프레이리가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과 교육에 접근하는 방법, 교사의 역할은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으며 하버마스의 비판이론을 기초로 만들어진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의 실천 방향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 프레이리 교육론과 교과교육 관련 선행 연구
프레이리 교육론과 교과교육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로는 지리교과, 윤리교과, 미술교과, 특수교육에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의 연구는 문헌 고찰과 사례 연구,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 연구이다. 문헌 고찰한 선행 연구를 통해 프레이리 교육론을 바라보는 관점을 살펴보고, 사례 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 관련 선행 연구를 통해 실제 수업에서 프레이리 교육론을 어떻게 적용하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리교과의 연구로 Song (2003)은 프레이리의 비판적 문해교육방법을 중학교 지리과 수업과 연계시킨 사례 연구를 하였으며 프레이리의 비판적 문해교육방법을 지리교육에서 적극적으로 도입 및 응용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윤리교과 연구로 Lee (2015)는 프레이리 교육론의 문헌 고찰을 통해 신자유주의 교육을 비판하고 이를 통해 한국 교육 일반 및 도덕교육의 의의를 찾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미술교과 연구에서 Ahn (2011)은 사회 정의를 위한 미술교육 이론과 실천 사례들을 중심으로 미술과 사회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사고하는 미술교육의 방향을 모색하였다. 사회정의를 위한 미술교육의 사례로 대화적 교수법, 행동주의적 공동작업(공공미술적 접근, 페미니즘적 접근, 사회적 빈곤퇴치), 미디어 활용, 봉사학습을 제시하였다. Baek (2013)은 프레이리의 문해력 교육이 시각적 문해력 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시각적 문해력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들에게 적용하였다. 특수교육 연구에서 Kim (2002)은 프레이리의 「페다고지」와 「희망의 교육학」에 대해 문헌 고찰하여 특수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연구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피억압자로서 장애인을 사회의 억압구조 안에 통합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구조를 변화시켜 장애인이 ‘자신을 위한 존재’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밝혔다.
위의 선행 연구 고찰을 종합해 보면, 프레이리 교육론을 교과 교육의 방법 및 방향과 직접 연결되는 내용으로 구성한 논문으로는 지리교과와 미술교과에서 수행된 두 편의 논문이 있다. 인간의 주체성과 실천, 도덕성 성찰을 강조하는 가정과교육에서는 아직 프레이리 교육론과 관련하여 연구한 논문은 전혀 드문 실정이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 자유를 바탕으로 한 프레이리 교육론이 가정과교육에 시사하는 바와 실천방안을 탐색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프레이리 교육론이 중등학교 가정과교육에 주는 시사점과 실천방안을 탐색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 먼저 문헌 고찰을 통해서 프레이리 교육론의 특징을 고찰하고, 프레이리 교육론과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의 관계를 파악한 후에, 가정과 교사들과 면담을 통해 프레이리의 교육론이 가정과교육에 주는 시사점과 교육 현장에서 실행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였다.
1. 문헌연구
프레이리 교육론의 내용은 연구자가 프레이리의 저서 「페다고지」와 「자유의 교육학」, 「Freire의 교사론」,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희망의 교육학」 등을 읽고 고찰하며 추출하였다. 문헌에 언급된 내용을 토대로 고찰한 내용을 교육목표, 교육방법, 교육내용, 교사의 역할로 파트를 나누어 내용을 재구성한 뒤 가정과 교육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주는 주요한 특징을 파악하여 9가지로 도출하였고 도출된 내용을 가정교육학 전공 교수 1인에게 타당성 검증을 받아 완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프레이리 교육론의 9가지 특징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향한 교육’, ‘윤리적이며 민주적인 것을 지향하는 교육’, ‘희망을 갖고 함께 꿈꾸는 교육’, ‘성찰을 통한 의식화와 실천(praxis)이 있는 교육’, ‘학습자의 삶과 경험에서 인식론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 ‘주체성과 자율성 그리고 자립심을 키우는 교육’, ‘기술(skill)로서의 대화가 아닌 관계 속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대화교육’, ‘인간을 존중하는 교사의 일관성 있는 삶이 요구되는 교육’, ‘정치적 참여가 요구되는 교육’이었다. 이후에 도출된 프레이리 교육론의 9가지 특성과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의 관계를 문헌을 통해서 고찰하였다.
2. 면담조사
문헌 고찰을 통해서 프레이리 교육론의 9가지 특징을 도출하고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의 관계를 파악한 후에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제작하여 가정과교사를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대상과 자료수집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 면담대상
가정과교사 면담 대상자의 선정 기준은 교직경력이 10년 이상이면서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과 프레이리 교육론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가정과수업에서 비판과학 관점의 실천적 문제 중심 수업을 실행하고 있는 조건을 갖춘 교사였다.
연구자는 이러한 조건을 갖춘 5명의 면담 대상자에게 이메일과 전화 통화 및 문자로 연구 목적과 방법, 취지에 관해 설명하고, 면담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면담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2에서 보듯이, 나이는 42세부터 63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고 학부 전공은 모두 가정교육학이며 학사 2명, 석사 1명, 박사가 2명이었다. 근무학교는 모두 공립학교이며 이 중 1명을 제외하고 중학교에 근무하였다. 면담자들은 대학원, 연수, 교과모임에서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 철학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비판과학 관점의 실천적 문제 중심 수업을 5년 이상 실행하고 있으며, 대학원 및 독서모임, 개별 독서를 통해 프레이리 교육론을 접하여 인식하고 있었다.
나. 자료 수집 방법
자료 수집 방법은 COVID-19로 인해 이메일과 ZOOM 활용한 면담 등 비대면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면담 질문지는 Table 3과 같이 프레이리 교육론을 통해 가정과교육의 시사점을 도출한 9가지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자와 교과전문가 1인이 함께 반구조화된 질문으로 제작하였다. 질문지를 통한 1차 면담 후 각 교사의 답변에 대해서 추가 질문을 진행하였다.
면담을 위해서 먼저 이메일을 통해 면담자에게 질문지를 전달하고 회신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때, 면담자가 글로 정리하기 편한 부분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며 구두로 말하기 편한 부분은 면담할 때 이야기해도 좋다는 단서를 달았다.
면담자가 이메일을 통해 답변한 내용을 바탕으로 ZOOM을 활용하여 일대일로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 후 추가로 면담이 더 필요한 경우 다시 일정을 조율하여 ZOOM을 활용한 실시간 대화를 통해 2차 면담을 진행하였다. ZOOM을 통한 면담은 개인당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면담의 모든 과정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화한 뒤 대화 내용을 텍스트 문서로 전사하였다. 전사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서비스인 다글로(https://daglo.ai/)를 이용하였으며 이후 연구자가 면담 녹음파일과 다글로에서 변환한 텍스트 파일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오타나 불분명하게 전달된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 녹음 과정에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는 등의 내용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녹화 장면을 통해 면담자의 입모양 등을 확인하여 내용을 정확하게 기술하였다. 이후 추가로 간단한 질문이나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화와 문자를 통해 내용을 확인하였다.
면담자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전달받은 응답, ZOOM을 통해 면담한 내용, 문자 내용을 수합하여 면담자 별로 정리하였다. 면담자 별로 정리한 내용을 분석하여 프레이리 교육론을 통한 가정과교육의 시사점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연결이 되는 부분은 따로 표시하였다. 그리고 프레이리 교육론을 통한 가정과교육의 시사점과 면담자가 제시한 구체적 사례를 연결하여 연구결과를 작성하였다. 연구자가 제시한 시사점과 연결되는 사례를 여러 면담자가 말해 준 경우에는 그 내용을 이어서 모두 기술하였다.
연구결과
1. 프레이리 교육론의 특징과 가정과교육에 주는 시사점
문헌 고찰을 통해서 프레이리 교육론의 특징을 파악한 결과, 프레이리 교육론은 ①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향한 교육, ② 윤리적이며 민주적인 것을 지향하는 교육, ③ 희망을 갖고 함께 꿈꾸는 교육, ④ 성찰을 통한 의식화와 실천(praxis)이 있는 교육, ⑤ 학습자의 삶과 경험에서 인식론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 ⑥ 주체성과 자율성 그리고 자립심을 키우는 교육, ⑦ 기술(skill)로 서의 대화가 아닌 관계 속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대화교육, ⑧ 인간을 존중하는 교사의 일관성 있는 삶이 요구되는 교육, ⑨ 정치적 참여가 요구되는 교육의 특징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특징별로 문헌 고찰과 가정과교사와의 면담을 통해서 프레이리 교육론이 가정과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향한 교육
프레이리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되기를 바랐다. 인간을 사랑하기에 교육을 통해 인간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선택할 수 있으며 자유를 향해 나아가기를 원했고, 이를 위해 인간이 자유롭고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프레이리 교육론의 인간 존중과 사랑, 인간 해방에 대한 관점은 가정과교육의 목표와 지향점에 대한 관점을 분명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Brown (1993)은 가정과교육에서 추구하는 행복은 자유로운 인간 즉 어떤 억압과 관습,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해방된 인간에 있다고 하였으며 Thomas (1997)는 가정과교육에서는 인간을 존중하고 돌보며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의 유익을 위해서 이타적인 행동을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하여 인간존중과 사랑을 강조하였다. 다만, 프레이리는 타인의 유익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 모두를 사랑하는 방향으로 인간존중과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한다. 프레이리의 이러한 방향은 가정과수업은 인간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것이라는 다음 면담자의 말과도 일치한다.
관계에 대해 배우는 교과인 가정교과는 결국 인간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것이라는 큰 줄기에서 모든 내용들이 연결되는 지점이 생깁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의 시작은 자신에 대한 존중으로 연결되기에 자신을 알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다시 강조를 하게 됩니다. - 무교사, 1차 면담
프레이리 교육론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바탕으로 교육의 내용과 방법, 교사론 등이 제시된다. 가정과교육을 하는 주체와 대상(교과내용)에는 인간이 중심에 서 있다. 교사와 학생, 그리고 교과내용은 가족과 가족을 둘러싼 세계를 다루고 있다. 가족의 일원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과교육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중, 존엄성을 기본 바탕에 두고 이를 실현하는 교육내용과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에서 기술적 행동, 의사소통적 행동, 해방적 행동의 세 행동체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사명을 완수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 그리고 자유로운 인간을 위한 실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실천을 행할 때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게 하고 이것을 구속하는 외부 환경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 바꾸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프레이리 교육의 인간 존중, 인간 해방에 대한 관점은 가정과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이 학생 자신과 가족을 억압하여 고정관념을 가지게 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해결하는 방향이어야 함을 말해준다. 고정관념과 편견과 같이 인간의 자유를 억압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인식하고 있는 생각을 세계와 연결 지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고정관념과 편견을 갖게 하는 현실을 바꿔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보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억압된 현실과 싸우는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의 행위이다. 따라서 가정과수업에서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을 키워 나가는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면담자는 가정과교육에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갖지 않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 인간에 대한 존중을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가족 단원 수업에서 내가 어떤 고정관념, 편견을 가지는 것이 자신의 행동과 타인,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요. 이것이 제일 중요하고, 두 번째는 평등이 별게 아니고 결국은 내 마음이 어떤지를 잘 돌아보고 서로를 존중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는 거에요. 그것이 결국 평등한 사회이고 서로 행복한 길이다에 초점을 두는 편이죠. 평등에 대해서 똑같아야 된다고는 별로 강조를 안하는 편이에요. 존중에 대한 것에 더 초점을 맞춰요. - 을교사, 2차 면담
가정수업에서 우리의 생활과 삶에서 억압이나 지배-해방의 주제가 발견되는 구체적 상황들을 가지고 학생들과 함께 토의하여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실천해 볼 수 있다. 토의하며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얻은 지식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원리로 작용하여 실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실천을 통해 지식이 더욱 공고해진다. 가족 단원에서 평등에 대한 주제로 수업을 한 면담자는 삶과 연결된 질문으로 비판적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정관념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성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뭐가 있을까?’, ‘이거에 많은 사람들은 마음의 상태가 어떠할까?’ 그 다음에 ‘마음의 상태가 이렇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떤 행동을 많이 하게 될까?’ 순서대로 연결을 해서 쭉 하면 ‘어 (남녀) 둘 다가 문제다’라는 거죠. (…) ‘무조건 이거는 차별이에요.’ 이게 아니라 근원적으로 어떤 마음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되고, 내 마음이 그렇지 않으면 이런 행동을 덜 할 거잖아. 그러니까 아이들이 안심도 해요. - 을교사, 2차면담
프레이리 교육론의 인간 존중과 사랑, 인간 해방에 대한 관점은 가정과교사의 자질, 역할에도 관련성이 크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교사가 지니고 있어야 할 자질인 것이다. 교사의 자질은 천명이나 천부적 재능이 아닌 실천을 통해서 점차 획득되는 것(Freire, 2000)으로 교사의 지속적인 성찰과 실천이 요구된다.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멸시받거나 소외된 자에게 가해진 고통에 함께 가슴 아파하게 된다. 인간에 대한 사랑을 지니고 있다면 억압하는 모습을 지닌 세계의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지니게 된다. 면담자들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불합리하고 억압적인 그들의 학교 문화와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실천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 처음 운영위원회가 생겼을 때 어떻게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 주도적으로 참여를 하고. 90년대 교장을 초빙할 때도 운영위원회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다 공개를 하고. 운영위원회, 업무분장 등 학교 여러 가지 일들을 선생님들과 함께 민주적으로 절차를 만들어서 운영을 했어요. - 갑교사, 2차 면담
학교에서는 부장회의 때 의견을 많이 제안하는 편이에요. 일반 평교사들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대변하려 해요. 사회 참여는 주로 촛불집회나 사회변화 그런 것들에 좀 참여를 하는 편이고 평화단체, 전교조랑 연대했던 단체들(과 관련된 자리에 참여를 해요). 제일 관심은 사회적인 약자거든요. 요즘 관심을 많이 가지는 사회적인 약자는 외국인 노동자에요. 사회적 약자 중에서 그들이 처한 그 고통에 관심이 많아서 은퇴하면 그런 쪽으로 일을 하고 싶어요. - 을교사, 2차 면담
인간에 대한 사랑은 존중으로도 나타난다. 교사가 학생들을 존중하며 경청하는 자세가 해당된다. 교사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자신, 학생 외의 타인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한 면담자는 교사가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우선은 (교사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할 것 같아. 자기가 어느 정도 좀 충만한 사람이 돼야 다른 사람도 배려를 하고 그러지. 자기가 좀 충만해야 여유롭고 널럴하고 그러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까탈거리고 애들한테도 딱딱거리고 그러지 않았나 (싶어). 우선 내가 힘들지 않아야 되지 않나 싶더라고. 그래야 열정도 갖고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아이들도 예쁘게 보이고. - 갑교사, 2차 면담
타인을 존중하는 것은 자신과 다른 것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는 편견 없이 대상을 바라볼 때 가능하다(Freire, 2007).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임을 겸손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지식을 타인에게 인식시키려는 것은 겸손과 거리가 멀다. 또한 교사로서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관용의 자세를 지니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편견을 극복하고 이를 위해 수업 과정 중에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을 두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교사부터 자신이 지니고 있는 차별과 혐오의식에 대한 반성과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학교의 제도적인 부분에서도 인간존중을 위한 교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지만 교과 수업내용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 가정교과에서 조리실습을 할 때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면서 학생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것이 그들을 존중하는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 면담자는 학생들이 수업과정 속에서 학교의 불편한 공간을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꿀 수 있도록 개선을 제안하는 것으로 확대하여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영화‘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를 시청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실천 방법(에 대한 수업을 했어요). 학교 공간을 학생들과 살펴보고 문제점을 발견한 후 바꿀 수 있는 제안을 하고 이를 학생회가 학교 교직원 회의에서 제안하고 학교 공간을 바꾸어가는 경험을 가정 수업시간에 해 보았어요. - 병교사, 1차 면담
프레이리 교육론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에 대한 관점은 가정과교육의 목표와 지향점에 대한 관점, 가정과교육에서 추구할 교육내용과 방법에 대한 방향, 가정과교사의 역할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제시해주었다.
2) 윤리적이며 민주적인 것을 지향하는 교육
프레이리의 교육론은 윤리적이며 민주적인 것을 지향한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인간해방을 위해서는 윤리로 돌아가 교육내용을 바라보고 윤리적 내용을 포함하는 교과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지식과 윤리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지식은 윤리에 기반하여 구성되어야 한다. 면담자들은 가정교과 내용에 윤리적이고 민주적인 부분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가정 교과는) 실천을 다루기 때문에 이 윤리적인 부분을 생각을 안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자꾸 어떤 수업이든지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연결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정교사, 3차 면담
교과 내용에서 윤리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식생활, 주생활, 의생활 소비에서 좀 많이 하는 편이고 청소년 발달이나 가족(부분)에서는 윤리보다는 조금 더 민주적이거나 인간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에요. (윤리적인 부분은) 패스트푸드, 패스트 패션이라든가 주거문화와 주거권(등의 내용이지요). - 을교사, 2차 면담
가정과교사는 윤리적인 내용이 깃들여져 있는 인간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도 보여줄 필요성이 있으며 교사의 구체적 삶이나 우리의 실천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가정교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연결시키면서 인간적 가치를 지닌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한 면담자는 지역 공동체 문화로 김장과 지역 독거노인 만나기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가정과수업과 통합교육활동을 통해 실천하고 있었다.
김장하기와 지역 독거노인 만나기 활동을 진행했어요. 가정수업에서 한 시간 김치의 우수성과 김장문화(에 대해 했어요). 김치를 함께 담그는 게 일종의 문화니까. (...) 시골에 정말 독거노인들 많거든. 애들한테 마을에 혹시 혼자 사시는 분, 눈여겨 본 사람이거나 혹시 엄마한테 여쭤봐서 조금 김치를 갖다 드리고 싶은 사람 있으면 신청을 다음 주에 하라고 했거든요. 애들은 배달을 하고 할머니에게 인사하고 뭔가를 할 수 있으면 봉사시간 1시간 인정하고. - 병교사, 1, 2차 면담
교사로서 우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타인과 사회를 생각하여 윤리적으로 성숙하게 생각하기를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보고 차별에 대한 비판, 인간 존재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부분을 함께 생각해 보며 이를 가정과교육과 연결 지어 교육 내용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한 면담자는 혐오문화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서로를 인정하고 평등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방향의 수업을 구성하여 실천하였다.
‘얘들이 평등한 생각을 좀 갖게 되면 일·가정 양립이 저절로 될 거 아닌가.’ 그리고 이때 남성혐오, 여성혐오, 일베들 막 이런 얘기가 나와서 ‘페미니즘부터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도대체 페미니즘이 뭔가. 이것이 여성차별, 혐오 그런게 아니라 평등한 생각을 갖는 것이다.’ 여기서 시작을 하고. 책 읽고 애들한테 차이와 차별도 구별하고 성고정관념 깨는 것도 해보고 8차시까지 수업을 했어요. 마지막에는 양성평등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영상. 차별적인 요소들을 없애는 걸로 애들이 영상을 만들었어요. - 갑교사, 2차 면담
이는 2015 개정 가정과(기술·가정의 가정분야) 교육과정(Ministry of Education, 2015)을 보면 중학교 ‘인간발달과 가족’의 영역에서 청소년기의 발달(자아이해, 자아인식, 자아존중감), 성과 친구관계(타인에 대한 이해, 존중), 가족관계(타인에 대한 이해, 존중), 가족의 의사소통과 갈등 관리(갈등의 원인, 비폭력대화 등 의사소통 방법, 갈등의 해결 방안 도출 및 실천) 내용을 다룰 때 연결 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거 문화 및 식생활 문화, 의생활 부분에서 이윤 추구나 부의 축적과 같은 물질보다 인간을 존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수업을 재구성해 볼 수 있다. 갑교사는 자신이 사회 참여를 실천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업 내용을 재구성하여 이러한 내용을 담아내었다.
주생활 문제에 대한 수업에서 우리나라 주거현실을 얘기할 때 아파트가 이렇게 많다는 게 문제보다도 빈민층 사람들의 삶에 대한 느낌, 개선해줄 수 있는 정책 제안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가사노동, 가정경제나 관리에서도 자기 가족이 경제력이 없는 상태가 됐을 때 어떻게 도울 수 있겠는가? (내 사회참여 경험이) 그런 것에 대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봐야지.(...) 5·18 관련 수업도 융합 수업으로 해보고. 주로 ‘내 가족이 이런 사람이라면 나는 어떤 심정이겠는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지. 그리고 아주 쉬운 것은 주먹밥 체험. (또) 왜 공동체가 살아있는가? 공동체가 마을에서 지역에서 왜 중요한가? 5·18이 연대의 삶이잖아. 그렇기 때문에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 갑교사, 2차 면담
중학교의 ‘청소년기의 소비생활’, ‘지속가능한 소비생활’ 또한 윤리적 소비와 친환경적 소비가 궁극적으로 인간 존중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에서 프레이리의 인간 존중 관점과 연결된다. 소수자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려면 그들에게 가지고 있는 선입견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 등 차별받는 이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들과 거리를 두고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이 걸어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것은 우리의 실천 과제이기도 하다. 2015 개정 고등학교 가정과 교육과정에서는 ‘인간발달과 가족’의 영역에서 사랑과 결혼(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결혼에 대한 이데올로기), 자녀돌보기(자녀양육문화 및 제도), 가족문화와 세대 간 관계(가족 내 가부장제 등 억압된 문화, 노인에 대한 편견) 등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가정과교육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억압받는 이들과 따뜻한 연대를 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직접 개입하여 행동하는 것일 수도 있고 더 억압받고 있는 이와 연대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바탕이 되는 교육환경은 윤리성이 요구된다. 교사와 학생이 존중받는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닌 윤리성이 담보된 규율이 있는 자유가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교육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Freire, 2007). 요즘은 한 교실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이 존재할 수 있다. 같은 문화권이라도 다른 생활문화를 지니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이때 각자의 생활 문화를 존중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3) 희망을 갖고 함께 꿈꾸는 교육
교육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인간을 억압하는 문화를 바꾸는 데 힘써야 한다. 희망, 세상의 변화에 대한 관점과 목표에 대한 언급은 수업시간에 우리가 어떤 삶을 지향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학생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좀 더 구체화시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희망은 수업과정 중에 학생들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면을 통해 더욱 구체화시킬 수 있으며 실천적 추론 과정을 활용하여 실천을 유도해볼 수 있다. 수업과정에서 억압된 문화가 있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그것이 해결되었을 때 기대하는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상황을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교육 실천이 나라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지는 않지만 변화가능성, 희망을 만들어 갈 수는 있다. 프레이리는 교육을 정치적 행위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며, 교육을 통해 인간이 변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부조리한 사회까지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변화된 사회를 통해 인간의 사고나 행동 등이 영향을 받아 변화하게 된다고 보았다. 면담자들은 인간이 사회변화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가정과교육은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시키는 희망을 만들어가는 인간을 키우는 교과라고 말하였다.
갑자기 세상이 땡 하고 바뀌는 건 아니야. 그런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거 하나씩만 해나가면 그것이 결국 문화다’라는 거죠. 특히 가족단원 수업할 때 부모님 세대는 이런 것들을 잘 몰랐지만 너네는 알게 됐고 그럼 너네가 또 달라질 거고 이렇게 해서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바뀔 수 있다는 걸 깔고 (수업을) 하죠. - 을교사, 2차 면담
교과 내용들을 다루면서 학생들이 스스로를 존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가치관을 갖고 건강한 가족의 구성원,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세상을 바꿔나가는 작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 무교사, 1차 면담
가정과수업 중에 변화를 꾀하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경험하고 시도해 보는 것은 유의미하다. 교사와 학생이 인식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개인, 사회문화,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성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한 본 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실천해 볼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나 SNS를 통한 캠페인 활동, 필요한 제도를 시청이나 구청 등에 제안, 지역 시민단체 등과 연대활동 등의 사회참여활동을 마련하여 배운 것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4) 성찰을 통한 의식화와 실천(praxis)이 있는 교육
프레이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자유를 위해서는 억압을 인식할 수 있는 비판적 의식과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의지, 실천(praxis)이 요구됨을 말했다. 의식과 실천이 변증법적으로 이루어져야 자유로운 인간,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실천은 단순히 의미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을 바탕으로 세계와 자신에 대한 성찰과 행동이 함께 이루어지는 실천, 프락시스를 의미한다.
(1) 의식화
의식화는 의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가 비판적 의식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Hong, 2010). 즉, 비판적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억압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현실에서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그들이 처할 현실에서 억압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성찰하여 파악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 모두 현실의 억압을 자신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자신이 억압받고 있음에도 그것이 일상이 되어 문제의식을 갖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실천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된다. 억압받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려면 자신과 세계에 일정 거리를 두어 객관화시켜 비판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세계 속의 모순을 인식하고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인식론적 호기심’이 필요하다. 교사는 학생들이 생활 속에 스며든 신화들을 인식하고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재구성해야 한다. 가정교과에서 인식론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법은 학생들의 삶이 반영된 텍스트나 상황 자료를 제시하고 그것에 대해 성찰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면담자는 학생과 주변 이웃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 내용을 교육활동에서 활용하였다.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아이들을 복도 등에서 많이 (그리고) 유심히 관찰을 해서, 수업에서 평소에 아이들 관찰한 것들을 예로 들어요. 아이들이 ‘어 우리한테도 그런 게 있었네’ 하면서 따라오는거 같아요. - 을교사, 2차 면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성적으로 분석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느끼는 감정, 동기와 같은 마음도 같이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프레이리는 정서와 인식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정서와 인식이 하나가 되는 앎은 삶의 구성원리가 되기에(Jo, 2006) 이를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면담자는 교육에 임할 때 비판적인 사고능력 외에도 안정적인 정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습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었다.
가정과수업을 할 때 정서적인 안정을 중점에 두고 그 다음에 사고할 수 있는 인간. 생각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둬요). 첫 번째로 정서적 안정이 잘 되면 사고가 훨씬 빨리 발달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아무리 전두엽이 발달해도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그 기능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고 봐요. 변연계의 정서상태가 계속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판단을 흐리게 하잖아요. 정서상태가 합리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리고 추론하고 생각할 수 있으면 그 다음에 사회 변화를 위해서 어떤 과정을 봤을 때 해당하는 것을 찾을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추리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역량에 좀 중점을 둬요. - 을교사, 2차 면담
세계를 바라볼 때 객관적 사실뿐만 아니라 감정, 직관, 정서, 비판적 정신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 자아를 통해서도 인식한다. 대상에 접근할 때 자신이 관심 있는 부분에서 시작해서 세계를 읽으며, 객관적 사실과 정서, 직관은 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가 왜 생겼을까?’, ‘나는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될까?’, ‘이때 나의 마음은 어떠한가?’ 등의 질문을 통해 텍스트로 제시된 상황을 다각도로 접근해 볼 수 있다. 이때 자신의 정서 상태가 상황을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가정과교육에서 의식화 과정 중 복지를 바라볼 때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인가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정과교육과정에는 ‘복지’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있다. 2015 개정 가정과(기술·가정의 가정생활 분야) 교육과정을 보면, ‘변화하는 가족과 건강 가정’, ‘가족 관계’, ‘가족의 의사소통과 갈등 관리’, ‘저출산・고령사회와 일・가정 양립’, ‘청소년기 생활 문제와 예방’, ‘성폭력과 가정 폭력 예방‘, ‘주생활 문화‘ 등의 내용은 복지와 연결 지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소외되는 피억압자가 여전히 존재함을 의식하고 복지의 모순을 파악하여 우리 사회에 드리운 복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려 제시해보는 수업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복지, 사회적 지혜가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며 바뀔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과 연결된다.
(2) 실천
프레이리는 세계와 의식의 역동적인 변증법적 관계 속에서 실천(praxis)을 인식하였다. 현실 세계를 이해하며 의식이 형성되고 그 의식은 다시 세계에 개입해 영향을 미치며 이 사이클은 변증법으로 계속된다. 이론을 통한 실천도 있지만 실천을 통해 이론을 공고히 해 나갈 수도 있음을 알고 프락시스로서의 실천을 가정과 교육의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실천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고 왜 하는지 의식하면서 하는 행동이다. 세계에 대한 이해의 변화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나, 그 자체가 구체적인 현실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Freire, 2002). 이해의 변화를 바탕으로 실천이 함께 따라와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프레이리는 프락시스에서 행동과 성찰은 전후단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일어난다고 보았다. 비판적 성찰을 통해 특정 행동이 부적절함을 인식하는 것은 행동하는 데 필요한 부분으로 행동 과정의 일부로 본다. 그리고 성찰을 바탕으로 몸을 의식적으로 움직이는 행동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과 교사로서 교육을 함에 있어 아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이 삶 속에서 실천으로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바른 사고는 일관성 있게 교육실천과 연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학습한 내용이 자신이 삶에서 실천으로 이어지고 그것을 재성찰할 수 있도록 지도하며 그 과정을 교육 활동에 포함시킬 수 있어야 한다.
수업 시간에 이론적 맥락에서 실천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의미가 있으며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상황이 담긴 텍스트를 제시하고 분석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성찰해보는 과정에서 실천을 숙고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학생들이 성찰을 바탕으로 자신의 실천과제를 도출해 낼 수 있으며, 그 실천에 대해 성찰하면서 또 다른 실천과제를 제출할 수도 있다. 성찰과정은 매 수업시간마다 학생과 교사 모두 성찰일지를 작성하면서 수업의 한 과정으로 정착시켜 나갈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 수업이나 활동으로 연결 지을 수도 있다. 지속적인 성찰 과정은 실천을 계속 향상시켜 준다. 실천에 대한 평가를 수업 과정에 함께 포함되도록 진행한다. 한 면담자는 실천을 독려하기 위한 방법으로 실천하지 못했을 때 질책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실천하지 못했을 때 탓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다섯 번 중에 두세 번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지만 이번에 두 번 했지만 다음 번에 세 번 할 수 있으면 내 삶이 바뀌는 길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현재에서 한 번이라도 내 마음에 충분히 동의해서 지금보다 한 번이라도 더 행할 수만 있으면 그것이 실천의 길이 아닐까. (...) (실천에 대해서) 욕심부려서 막 할 때도 많았는데 금방은 대단하게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눈에 안 보여도 돼. 마음에 물결만 일으켜 놓으면 얘들이 나중에 할 거야’이런 믿음이 강해졌어요. - 을교사, 2차 면담
성찰을 등한시하고 결과적 행동에만 의존하면서 근본적 측면들은 다루지 않고 학생들에게 특정한 의식과 행동을 주입하며 강요할 경우, 기계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의식의 변화를 통한 지속적인 성찰과 행동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실천은 기계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신이 문제 상황으로 인식한 것에 대해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스스로 결정하여 임해야 할 것이다. 면담자 중 일부는 이에 대해 인식하고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함을 이야기하였다.
옛날에 당위에 제가 좀 힘을 넣고 그 과정에서 실천하지 않을 때 좀 예민하게 반응하니깐 (학생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준다는 거죠. 그런데 나는 이 죄책감이 더 아이들한테 안 좋은 거 같아. 기쁨을 경험하게 해서 그 기쁨으로 가야지. 죄책감이 작동해서 행동으로 실천하게 하는 건 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거예요. 그거는 누가 지켜보는 사람이 없거나 자기가 에이씨하고 손 놓는 순간 그냥 포기가 돼버려. ‘이것 좀 했는데 더 기쁜데’라고 한 거는 다음에 그 일을 할 때 기쁨이 생길 수 있고 그 기쁨을 만들어서 조금 더 가면 좋겠어요. - 병교사, 2차 면담
실천은 성찰을 통한 행동, 즉 프락시스로서 의미를 가질 때 주체적이며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하다. 실천은 개인적인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개인적 실천을 뛰어넘어 실천을 하는 데 제약을 주거나 걸림돌이 되는 사회 제도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실천까지도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가족의 생활이나 소비측면에서의 실천뿐만 아니라 타인이나 이웃에게 제안하는 인간관계 속에서의 설득, 캠페인 실천, 그리고 제도 등의 변화를 꾀하고 제안하는 정치적, 법적 실천까지도 아우를 수 있다.
가르치는 주체로서 교사의 의식은 교육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사는 자신이 어떠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권위주의나 억압과 지배의 이데올로기가 자신에게 있다면 이를 떨쳐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프레이리는 패키지된 교육자료를 비판적 사고 없이 무분별하게 따라가는 것에 대해 경계하였다. 교사의 역할은 주어진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직접 개입하여 이것이 역사 속에서 타당한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것이다. 갑교사는 지역 가정교사모임에서 교과서를 분석하여 그 시대와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바탕으로 교과서를 재구성하였으며 병교사도 교과서 재구성을 통해 수업을 하는 이유를 말하였다.
교과서가 중산층 위주로 외래어도 많고 우리 애들 문화에 안 맞는 문화도 많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을 한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교과서 이거 이렇게 바꿔보면 좋겠네. 그러니까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것도 하고 이런 그림은 좀 문제가 있어 뺐으면 좋겠어요. 이런 거는 가르치지 말자 이렇게 얘기를 했지. - 갑교사, 2차 면담
교과서 지문이나 자료가 학생들의 삶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고 실제 교과서 개발 이후에 시간이 경과됨으로 인해서 시의적절한 주제가 아닌 경우도 있어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서 가르쳐요. - 병교사, 1차 면담
성찰을 통한 의식화와 실천은 가정과수업의 내용과 수업방법에서 녹아 있어야 하며 가정과교사 또한 갖추어야 할 태도이기도 하다.
5) 학습자의 삶, 경험에서 인식론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
지식은 호기심을 통해 구성한다(Freire, 2009). 학습자의 인식론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업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으며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에서부터 시작된 교육이다. 앎을 위한 탐구 과정에 들어갈 때 일상의 경험이 호기심의 대상으로 다뤄지며, 경험적 지식 안에 그 지식을 넘어설 수 있는 점을 가지고 있기에 Freire (2002)는 학습자의 경험을 중요하게 바라본다. 면담자는 학생들의 삶과 가정과수업이 연결되는 것이 중요함을 말했다.
가정과수업에서 얻은 지식이 학생들의 삶과 연결되는 살아있는 지식이 되어야 하고 또 그 지식이 개인의 성취나 만족감을 넘어 타인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배움의 결과로서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자립능력이 길러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것(자존감, 자기와 타인 이해, 관계형성, 사랑의 마음, 자립심 등)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 병교사, 1차 면담
항상 모든 수업과 평가의 마지막 질문은 ‘그렇다면 나(학습자)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자신이 실천할 내용으로 구성해요. - 정교사, 3차 면담
문제제기식 교육은 호기심을 자극하여 학습자가 호기심을 갖고 사회를 바라보고 비판적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교육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세계 읽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학생들에게 다가갈 매개를 찾는 것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수업 과정에서 대상이나 내용에 대해 ‘왜’라고 하는 의문을 품고 존재 이유를 질문하고 배우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한다. 그것을 배우는 과정 또한 중요한 학습과정이 된다(Freire, 2002).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하는 순간마다 이러한 질문을 안고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과 삶을 다루는 가정교과에서 필요한 접근방법이다. 자신의 삶에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고 성찰하며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아와 세계를 인식하고 자신의 삶과 사회 문화 등의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참여할 수 있다. 학생의 자발적 호기심을 인식론적 호기심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 방안 중 하나는 학생들 개개인이 각자 가장 관심있게 여기는 분야을 선택하여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실천방안을 스스로가 도출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평가로까지 연결 지을 수 있다. 수행평가에서 탐구주제 선정 시 자신이 알고 싶은 내용을 선정해서 생각의 진행과정을 질문답 형식으로 작성하면서 탐구결과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한 면담자는 학생들의 관심에 따라 주제를 선택하여 수행평가를 진행하고 있었다.
주제를 정할 때부터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로 하는 거에요. 만약에 프로젝트 주제도 성문화, 여성의 문화 그랬으면 자기들한테 꽂히는 주제가 있을 거잖아요. 책을 읽어도 챕터가 16개가 있으면 다 읽는 게 아니라 그중에서 자기가 읽고 싶은 주제를 읽는 거죠. 가능하면 개별화 전략을 쓰려고 해요. - 병교사, 2차 면담
자신에게 가장 와닿는 문제를 건드리면 호기심을 가지고 더 몰입할 수 있게 되며 탐구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에 둘러싸여 있는 세계도 같이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인식과 행동을 성찰하면서 자신의 변화나 세계에 개입하는 등의 실천으로 연결되기가 더 용이하다. 가정교과는 개인과 가정, 개인과 가정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 대해 인식하며 자신의 삶을 다루는 교과이기에 학생들이 생성주제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탐색하여 고찰, 실천하는 과정이 유의미하게 작용한다. 학습자의 산 경험에서 비롯된 지식을 시작으로 하여 이를 문화정책과 비판적 민주주의로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Freire, 2002; Freire, 2009). 학생들이 머무는 지역의 특성에서 시작하여 보편적인 부분으로 배움을 확장할 수 있으며, 반대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같은 맥락인 것들을 찾아 연결해 볼 수도 있다. 프레이리는 교습본과 같이 프로그램화된 교육내용에도 문제를 제기한다(Freire, 2000; Freire, 2002). 교육실천은 학생과 교사, 내용(가르쳐지는 대상), 교육방법이 대상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져야하기에 매뉴얼되어 있는 교육내용이나 프로그램을 모든 학생들에게 모든 교사가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교사는 교육활동에 임하는 학생들의 상황과 관심, 이해도 등에 따라 교육내용을 재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면담자는 학생들과 수행평가 계획에서부터 의견을 나누며 학생의 관심과 요구도에 따라 수업 목표를 다르게 두고 있었다.
조리 실습을 한다 그러면 똑같은 요리를 하는 건 아니지. 큰 주제를 주면 애들이 목표치가 다르잖아. 만약에 필요한 수준에서 좀 어려워도 도전할 수 있는 친구들은 하고. 여기 남자애들은 나는 라면 밖에 못 끓이겠다 그러면 그럼 이제 절충해서 뭐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하고. 그런 기본적인 정서가 있는 거예요. 바느질도 만약에 한다면 좀 더 개별화가 필요한거 같아. - 병교사, 2차 면담
수업준비과정에서 자신이 속한 학교 학생들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지역모임이나 학생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 교실 읽기를 할 수 있으며, 교실 읽기를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교사들이 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개발하는 것이다(Freire, 2000). 이를 바탕으로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면 서로가 가지고 있는 가치나 입장 등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수업 내용으로 연장해서 논의하거나 관련 주제로 확장해서 토의해 볼 수 있다. 한 면담자는 학생들의 모습을 예로 들어 청소년기 발달 단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청소년의 발달에서 사고력 향상 이런 거 있잖아. 추상적인 사고 발달에서 발달한다는 거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발달돼야 하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아이들이 자기중심적이고 추상적 사고력 못하는 상황을 문제로 제시해요. 예를 들어 ‘자 누구누구는 학교 수업시간 학습지를 챙겨가야 되는데 가져오지 않았다, 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내가 생각하는 방법을 다 나열해보자.’ 해서 할 수 있는 걸 다 찾게 해. 그 다음에 각 방법을 썼을 때 예상되는 결과를 써보게 해요. 그럼 애들의 실제 생활이잖아요. 이제 그런 생활 속의 관찰한 것들을 질문으로 활용을 많이 해요. - 을교사, 2차 면담
6) 주체성과 자율성, 자립심을 키우는 교육
프레이리는 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지도할 수 있게 된 인간과 함께 사회가 변화되기를 희망했다. 인간이 사회를 개혁해 나가는 데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하며 자신의 의식에 억압적인 요소가 있는지를 성찰하고 사회, 문화, 정치적인 측면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데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가정과교육에서 교육내용으로 다루는 자아이해, 자아정체감과 연결된다. 면담자 중 일부는 자아 이해 및 자아정체성을 다루면서 학생의 주체성, 자율성, 자립심을 키워나간다고 이야기하였다.
생애 설계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가?’를 다뤄요. 본인 자신을 성찰하고 되돌아보는 수업이에요.(…)자기 가치를 얘기하면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기도 해요. 중학교 과정은 자아정체성이 되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자기 스스로를 아는 것 자체가 주체성, 자립심을 가질 수 있는 기본이 된다 생각하거든요. 가정수업에 잘 참여해서 이를 실천하는 거 자체가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거라 생각해. 왜냐면 가정교과 자체가 인생에 있어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본이 되는 토양 같은 교과라 생각해요. - 정교사, 2차 면담
수업에서 성찰과 인식, 실천을 통해 끊임없는 자기 인식과 세계인식이 이루어지도록 교육내용을 구성함이 필요하다.
타인의 자유를 훼손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자유를 실현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의 자유를 지향한다고 말할 때 인간은 자신과 타인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전제하는 것은 중요하다. 학생들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은 그들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워주는 일이며, 책임에는 윤리적인 책임을 포함한다. 이 부분은 수업방법과 수업내용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학생이 자신이 탐구할 주제를 선정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도록 수업을 디자인하고 교사는 그것을 지도 및 조언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수업이나 학급운영 등에서 민주적인 운영 또한 자유를 보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타인과 대화를 통해 조율해 가는 과정 속에서 자유는 발휘되고 나와 타인을 존중함으로 인해 윤리성도 담보해낼 수 있다. 가정과수업, 학급운영, 학교시스템 등에서 민주적인 방식을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교사가 먼저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교육내용과 방법에 있어 성찰과 행동을 포함하는 프락시스를 통한 교육은 주체성과 자립심을 키우는 교육이다. 성찰과 행동은 누군가가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 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프레이리는 자신의 경험에서부터 성찰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다. 면담자는 삶과 연결된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농민회와 연결하여 애들하고 같이 농촌체험을 했어요. 호박도 따고 가지치기도 해보고. 2~3년간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계절식품 만들기를 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제철 음식으로 요리를 하는 거에요. 쑥버무리, 진달래 화전 등. 자기 주변 환경에서 수확할 수 있는 걸 가지고 음식 요리를 하는 거지요. 그리고 밥, 국, 전 기본적인 나물들로 구성된 음식을 함께 만들며 주체성을 키우는 교육을 했어요. - 갑교사, 2차 면담
학생들 스스로가 자기 필요를 느끼고 자기 연결을 통해서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공간(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자립을 위한 생활기술을 익힐 수 있는 수업으로 기획할 때 가능한 전 과정을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시도해요. 예를 들어 조리실습을할 때 실습계획서 작성(메뉴, 레시피조사, 역할분담, 장보기 계획(예산 조사 및 수립)), 모둠별 장보기 활동, 조리실습, 식사 및 평가(성찰하기)를 학생들과 함께 진행해요. - 병교사, 1차 면담
문제제기식 교육을 통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고 질문에 답을 스스로 구상해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고 의식화할 수 있다. 세계의 관계 속에서 인간 존재의 문제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기 위해 탐구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질문은 교사와 학생 간에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학생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체성과 자립심을 키워갈 수 있다. 학생이 스스로 성찰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실천을 해 나가도록 함께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효율성을 이유로 단순히 전달하고 지시하고 주입하는 것은 학생으로서 지식을 받아들이고 생산하는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적인 가치들을 억압적인 방식으로 주입하는 것은 프레이리가 말한 진정한 교육방법이 아니다. 텍스트를 바라볼 때도 똑같이 주체적일 것을 요구한다.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텍스트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통해 주체가 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을 존중하고 그의 호기심이나 두려움을 존중하기 위해 교사는 겸손과 인내를 길러야만 한다. 존중 속에 자유가 존재하는 교실 풍토가 필요하다. 자유는 학생들의 창조성을 이끌어내고 교사의 권위를 높이는 데 모두 필요한 역할을 한다. 면담자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권위와 자유의 경계를 지키며 수평적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하며 학습자의 성장을 위해 인내하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 형성이 경계를 세우면서도 수평적이고 민주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배움의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학생들의 내면의 힘을 믿고 그것을 돌보고 기다려요. 학생들의 속마음을 듣기 위해 노력하죠. 왜냐하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어떤 것들이 소중하다고 느끼는 지가 내가 행동하는 기준을 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 병교사, 1차 면담
교사가 학생들의 존재와 정체성을 존중하는 것이 가르치는 활동인 것처럼 교사가 자신의 존엄성과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인간 존재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하나의 교육 방법이 된다. 이는 교사로서 가르치는 이론과 실제 실천의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며 필요한 활동이다. 가정교과에서는 개인의 삶을 다루고 있기에 이러한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
7) 기술(skill)로서의 대화가 아닌 관계 속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대화교육
프레이리의 교육 방법을 단편적인 하나의 기술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방법에 어떤 목적과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교육에는 인간으로서의 존중, 주체로 인식하는 것이 드러난다. Freire (2000)는 진정한 인간해방을 얻기 위해서는 상호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교육자와 학습자가 수평적 관계에서 끊임없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 존중을 실천하는 대화에 임하기 위해 면담자는 자신이 노력하는 부분을 말해주었다.
판단, 평가, 비난 없이 관찰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비폭력대화, 중재기술, 회복적 서클, 신뢰서클 등을 경험하면서 타인을 이해, 수용할 수 있고 공감과 경청의 대화가 가능할 수 있는 마음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해요. - 병교사, 1차 면담
대화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하며 대화를 회피하는 것은 자유에 대한 두려움이거나 신뢰의 부재일 수 있다. 신뢰가 있는 환경을 위해 한 면담자는 학생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지적하고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존중하는 표현으로 바꾸어 재질문함으로써 수업을 이끌어 나간다.
공간이 안전하고 신뢰가 쌓였을 때 아이들은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아이들 내면의 것들이 힘을 갖고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봐요. 안전하고 신뢰하는 환경을 위해 평가, 비난, 지적질 안 해요. 혹여 학생이 비난을 하면 ‘너는 좀 다른 생각이 있는 거야?’ 이렇게. ‘너 왜 비난해’가 아닌 거야.(...) 그리고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할 때 ‘오늘은 우리 존중 약속을 좀 같이 읽고 시작해볼까?’,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존중의 약속은 뭐가 있을 것 같니?’ 할 수도 있지. - 병교사, 2차 면담
신뢰를 가지지 못하면 대화, 성찰, 의사전달보다 구호, 설명, 일방적 대화, 지침만을 사용하게 된다. 교육을 함에 있어 주체들 간의 침묵을 깨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교사와 학생 간에 대화를 통해 인식되어야 한다. 이때, 자유의 실천이라는 교육의 대화적 성격에 맞게 교사가 먼저 학생과 무엇에 관해 대화할지 자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각 개인들이 더 알고 싶어 하는 주제에 대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계발된 지식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무엇에 중대한 관심이 있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아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가정교과 내용과 연결 지어 고민하는 것은 가정과교사의 역할이 된다.
교실 환경을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기 편한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배움의 공동체에서 하는 ㄷ자형 자리배치 등은 학생들이 필요에 따라 모둠활동 및 전체 토의활동 등을 지원하는 환경 구조로 동료, 교사와 소통하기 유리한 구조이다. 그리고 토론 후 발표할 때 포스트잇 등의 도구를 활용하면 침묵을 깨고 대화에 임하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교사가 학습자에게 질문을 할 때 학습자의 삶과 연결되고 편하게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부터 단계별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 자신의 삶에 대한 내용으로 다가오기에 학습자가 좀 더 쉽게 침묵을 깰 수 있다.
8) 인간을 존중하는 교사의 일관성 있는 삶이 요구되는 교육
교사로서 사랑과 겸손, 인류에 대한 깊은 신념, 희망, 비판적 사고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 사랑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자신과 타인에 대한 사랑과 존중도 포함한다. 피억압자를 의식화시키기 위한 프레이리의 교육학에서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교사는 교육의 주체로서 교육활동의 계획, 진행, 평가 등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하며 교사의 의식이 교육의 관점과 방향을 만들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사 자신의 삶이 교육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삶 속에서 비판적 의식과 실천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의 일치가 필요하며 말과 행동이 따로 움직이는 위선적인 모습을 경계해야 한다. 교사의 말과 행동은 학생에게 잠재적 교육 활동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말과 행동, 가르침에 일관성이 있어야 신뢰가 쌓인다. 교사의 일관성 있는 태도는 가르침과 삶에서의 실천에서도 요구된다. 교사의 언행 속에 교사의 사고가 드러나기 때문에 교사는 자신의 언행과 삶에 대해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한 면담자는 교사가 학생의 배움과 실천에 있어 롤모델이 될 수 있어야 함을 말하였다.
학생들에게 앎의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가 존재로써(그리고 행위로써)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 존중 약속 같은 거를 해보니까 그게 기능적으로, 규칙이 종이로 머무를 땐 의미가 없어. 그래서 나는 나의 행동 등 내가 어떤 하나의 가이드가 된다고 생각을 해요. - 병교사, 1·2차 면담
교사가 교육에 대한 실천 행위가 있어야 학생들에게도 이러한 고리를 만들어 내도록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그 고리를 만들기 어려워할 때 교사의 삶이 그 예가 되어 실천방안을 좀 더 쉽게 도출해낼 수 있다. 교사의 일관성 있는 삶을 위한 성찰은 가정교과의 내용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과 가정에서의 양립’에 대한 부분이 한 예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 있어 교사는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가정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은 가정에서 슈퍼맘으로 생활하면서 그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고만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Vincenti (1993)는 가정학자들의 경우 다른 여성 중심의 직업에 비해 다소 독특하게 전문적인 일과 사생활이 많이 겹쳐지며, 대개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가정을 원활하고 조화롭게 운영하기 위해 채택한 전략과 신화가 그들의 가르침으로 옮겨질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실천은 개인적인 생활에서의 실천뿐만 아니라 사회적 실천까지도 포함한다. 학생들에게 개인적인 삶에서의 실천뿐만 아니라 사회적 실천까지도 함께 논의하고자 한다면 교사의 삶에서 또한 그러한 부분의 성찰과 실천이 녹아들어가 있어야 할 것이다.
9) 정치적 참여가 요구되는 교육
교육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가치를 내재하며 지향하는 정치성을 지닌다. 교사로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가르친다는 것은 지향점, 추구하는 바가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교사로서 윤리-정치적 역할을 말한다. 가치는 인간과 사회와 관련을 맺고 있기에 소외받는 인간을 위한 실천을 하려면 그들을 억압하고 있는 사회구조적 모순, 정치적인 부분을 함께 비판하고 개선하려는 실천을 해야만 한다. 세상을 좀 더 인간적으로 만들고 자유를 실천하는 데 있어 정치적인 부분이 간과될 수 없기 때문에 프레이리는 ‘교육은 정치적이다’라고 말한다. 실천 과정에서 행동은 투쟁의 과정이 될 수도 있고, 사람들과 연대할 수도 있고, 대화와 합의를 통한 제안이나 청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이성적으로만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것을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성향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기본법 6조 교육의 중립성 항목을 이유로 교육이 사회, 정치에 관심을 갖고 개입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The 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22). 프레이리는 교사의 입장과 지향성을 드러내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윤리적이라고 말한다(Freire, 2000). 교사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검증해 보이되, 여러 집단과 사람들의 입장의 차이를 존중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분명히 표명하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여러 안이 있고 학생들은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존중하는 태도를 잠재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이것이 교사의 역할이고 교사의 윤리성이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중립적 입장을 공표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생략하거나 숨기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을 속이며 일관되지 않은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2. 프레이리 교육론을 통한 가정과교육 실천 방안
프레이리 교육론의 인간 존중과 사랑을 실천하는 가정과교육의 주체로서 가정과교사가 해야 할 일과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가정과교육의 주체로서 할 수 있는 방안
첫째, 가정과교사로서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이나 말, 행동을 성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면담자는 독서, 모임, 반성적 사고 등을 통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말했다.
나를 성찰하고 의식하고 실천하는 데 있어 독서가 중요한 것 같아요. (성찰을 위해) 독서와 모임 활동을 통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논의를 하면서 경청도 배우고 내가 틀렸다는 것도 배우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연구모임에서 독서랑 (논의를) 한꺼번에 같이 하면 좋겠지요. - 을교사, 2차 면담
인간을 존중하는 자세는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가정교과 내용을 바라보는 데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면담자는 가정교과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반영되어 있으며 가정과교사는 교과교육활동을 통해 이를 충분히 구현하여 실천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정서 안정, 지지받는다, 존중받는다, 이것들이 아이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에 가정과 교사는 수업 중에 그거를 충분히 그대로 할 수 있다, 교과 내용대로 할 수 있다라고 믿어요. 그래서 그런 면에 중점을 많이 둬요. 존중받고 지지받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그래서 수업 운영할 때 그렇게 하거나 아니면 사람 마음과 관련된 내용, ‘이럴 때는 이런 것 같애’(와 같이) 마음에 대한 수업 내용을 좀 더 많이 하려고 해요. - 을교사, 2차 면담
가정과교사로서 자신이 학생들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하게 되는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삶에서 인간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요인들에 대한 관심과 제거하기 위한 실천도 요구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인간을 억압하는 요인은 가정과교육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과도 긴밀한 관계에 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성에 대한 차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 성소수자나 이민자와 다문화가족,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 인명사고에 대해 자본가나 권력자의 이익을 위해 은폐되어지는 진실, 자본의 이익을 위해 파괴되어지는 환경 등이 해당된다. 가정과교사로서 이러한 차별과 억압을 깨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며 행동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가정과교사로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존중하기 위해 이를 가로막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데 힘쓰고 있다면 이는 그대로 가정과수업에서 학생들과 함께 자신의 생활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하게 된다. 가정과 교사의 실천과 삶이 가정교과의 내용과 일관되게 연결된다. 면담자는 자신의 삶에서 사회참여 실천을 통해 지식이 확장되고 가정과수업에 적용된 사례를 말해 주었다.
전교조 활동하다 집행부까지 하게 되고 맨날 노동자 농민 연대 집회에 가게 되었어요. (그런 활동이 가정과수업에도 영향을 주지요) 예를 들어서 GMO 반대하면서 농민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자료들도 가져오고 거기서 활동하는 사람들한테 직접 듣고. 내가 책이나 영상으로 본 거보다 (더) 다가왔다고 봐야지요. 농민단체들, 쌍용차, 홈플러스 비정규직 투쟁 할 때도 그 사람들한테 (연대)지원도 해야 되고. 그러면서 차츰 어떤 생각이 드냐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속에서 항상 그 약자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 대부분 교과서가 중산층 이상의 삶에 맞춰져 있잖아요. 그렇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 (...) 약자들의 삶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게 하고 그런 활동지를 하나 정도는 계속 얘들한테 넣어보려고 하고 그랬던거 같아. - 갑교사, 2차 면담
둘째, 학교 내 민주적인 문화를 실현할 수 있다.
학교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곳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생활함에 있어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가정과 교사로서 수업이나 동아리에서 사회적 참여를 포함한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면담자는 가정과수업에서 학습자가 머무는 공간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변화시키는 데 참여하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학교에서 바꿨으면 하는 것들,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문제의식을 도출하고 무엇을 좀 더 바꾸면 (좋을까에 대해 얘기했어요). 학교의 문제가 뭘까? 그 문제를 애들이 써보고 뭘 바꾸면 그게 좋아질까에 대해 애들이 포스트잇에 적은 걸 갖다가 교직원회의에 가서 (얘기)했어. 2층에 정수기가 없었거든. 그래서 정수기 놔 주고 막 이렇게 몇 가지를 했어요. 난 그것도 사회참여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 삶을 바꿔내니까. - 병교사, 2차 면담
그리고 학교 내의 회의나 의사결정 시스템을 민주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 교사의 의견을 무시하며 진행되는 체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함께 모아 민주적인 회의 및 결정 체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만들어 가야 한다.
셋째, 지역 가정교과연구모임을 구성하고 참여해야 한다.
교사가 억압된 문화에 대해 인식하거나 문제를 느끼지만 행동으로 가지 못하는 이유, 지배 문화를 깨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두려움과 어려움이다(Freire, 2007).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의 의지로 성찰과 실천을 통해 극복할 수도 있으나 공동의 목표를 지닌 학습공동체 등의 모임을 통하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내가 인식하지 못하거나 회피하는 모순된 모습을 타인과 대화하고 분석하고 성찰하면서 알아차릴 수 있고, 공동의 의지와 실천 의식으로 약해진 마음을 바로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면담자는 교과연구모임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말하였다.
전가모에서 활동하고 있고 교사로서 전문역량뿐만 아니라 교사 내면의 성찰과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역에 흩어져있는 의식 있는 교사들의 의미있는 행동을 함께 모아서 보다 조직적이고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가정교과의 정체성 형성과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자부하고 있어요. - 병교사, 1차 면담
교과내용과 자신이 처한 현실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며, 연구모임을 구성하여 참여하는 것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사고하거나 행동하는 것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성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모임을 꾸릴 때 공동연구자 모집을 통한 지역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당 지역 상황에 맞는 주제를 찾아 가정교과와 연관된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학생과 교사의 삶에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별 교과 모임이 있다면 지역 모임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전체 모임도 필요하다. 각 지역에서의 교육실천 내용을 공유하면서 교과의 방향이나 내용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다.
연구모임을 조직할 때 몇 가지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집단의 정체성에 관한 부분이다(Freire, 2000). 정체성이 없다면 연구 모임을 굳건하게 결집시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가정교과연구모임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 해방을 지향하고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에 대해 동의하며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교사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
연구 집단을 꾸릴 때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 집단이 민주적이고 민첩하며 호기심이 강하고 겸손하며 과학적으로 유능한 리더십이 없이는 생산적이지 못하다(Freire, 2000). 따라서 연구 모임의 리더를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 보아야 한다.
넷째, 조직을 통한 사회적 참여와 연대를 할 수 있다.
한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실천과 그 변화의 힘은 약하지만 개개인이 조직되어 모인 집단은 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집단지성, 연대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환경단체 등에서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소비자 행동과 사회참여를 할 수 있다. 교사로서 교원단체나 교원노조에 가입하여 정부 당국과 교섭이나 정책 제안 등을 통하면 조직을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더 많아진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4·16세월호 참사는 큰 인명피해를 일으켰으나 아직 정확한 사실규명이 되고 있지 않은 사건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해당 가족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 사회의 이웃, 타지역의 시민들 모두 큰 상처를 입었으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 이는 가정과교육과의 교육내용과도 연결된다. 고등학교 2015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가족의 치유와 회복’ 내용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한 가족에게 발생한 사건은 그 가족 내에서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타인이 그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인식, 그리고 가족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과 사회의 문화, 정치 등이 미치는 영향, 이 모든 것이 관여된다.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고자 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문화나 정치 등을 변화시키기 위해 함께 행동해야 한다. 인간을 억압하는 문화, 경제, 정치적인 요소는 그대로 나와 나의 가족, 우리 학생들, 나의 이웃들에게 영향을 미쳐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인간으로 구성된 가족,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생활세계를 다루고 있는 가정과교사로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제, 정치, 사회문화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인간을 억압하는 이러한 요인들을 깨기 위한 사회적 참여와 실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가정과교사로서 인간에 대한 사랑에 대해 일관된 삶을 보여주는 길이다.
다섯째, 교사 양성과정과 상설적인 가정과교사 연수과정 운영이 요구된다.
교사의 윤리적 책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며 교사 양성 교육과정에서부터 교사를 기술적으로 준비시키는 일을 넘어서서, 자아와 역사의 윤리성을 발달시키는 부분이 필요하다(Freire, 2007). 대학이나 대학원의 교사 양성과정에서 가정교육학철학이나 가정과교육론 등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교육학에 대한 철학과 교육과정 및 수업이 필요하다. 체계적으로 교사의 의식 함양을 위한 철학, 삶에 대한 성찰과 실천, 교육과정 재구성 등의 교육과정이 요구된다. 학부나 대학원 때 비판과학적 관점을 지니고 가정과 교육을 공부한 경우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교육현장에서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가를 더 고민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과 성찰, 실천을 해 온 삶은 가정과교사가 되었을 때 가정과수업에서 교과내용과 삶의 연결고리가 되어 자연스럽게 수업으로 녹아들 수 있다.
교사양성과정 혹은 신규 가정과연수 등에서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교사모임이 있음을 알리고 이들과 연결지어줌이 필요하다.
교사양성과정 혹은 신규 가정과연수 등에서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교사모임이 있음을 알리고 이들과 연결 지어줌이 필요하다. 상설연수과정 동안 이론적인 맥락에서 자신의 실천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인식론적인 호기심을 갖고 성찰함이 필요하다. 연수과정을 통해 수행평가나 교수학습방법이나 실천 방향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평가 및 반성을 통해 더 나은 실천 방안을 도출해 내는 과정들이 연수과정에서 필요하다.
2)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
교사가 학생들과 공동의 연구자로서 배움에 임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교육에 임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제도가 요구된다.
첫째, 교사가 성찰할 수 있는 시간 및 교과모임 지원이 필요하다.
바쁜 일과 속에서 깊이 있게 성찰하고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교사로서 당연히 성찰하며 지내야 함을 강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찰하고 교육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안식년으로 교사유급휴직의 필요함을 말하는 면담자가 있었다. 교사모임을 통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근무시간 중에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실제 모임을 통해 성찰하는 시간을 원하는 교사들은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에 시간을 쪼개어 모임을 갖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점심시간은 학생들을 상담하거나 지도해야 하므로 교사모임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업무시간 중 교사모임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수요일 오후 수업을 3시까지 마무리하여 학생들은 귀가하고 교사모임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
둘째, 교사의 상설연수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
현장에 있는 가정과교사를 대상으로 현재 가정과교육의 동향이나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으로 현장에 있는 교사들을 위해 상설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를 교육청이나 교육부에 적극 건의할 수 있다. 연수프로그램은 강의식 설명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교사가 직접 토의에 참여하고 배운 내용을 자신의 삶과 교육에 적용해 보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청은 연수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데 필요한 장소나 연수비 등의 지원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지침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은 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 매뉴얼을 교사가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인식하며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교사의 상설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매뉴얼을 만들어 함께 보면서 그것을 비판적으로 다시 읽는 작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셋째, 교육현장에서 연결할 수 있는 기관과 활동을 제시하고 지원함이 요구된다.
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정과교육에서 사회와 연대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관과 활동을 제시해 주는 것이 교육활동에 도움이 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가정과교사는 지역에서 인프라를 구축해 갈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교육활동을 사회와 연결지어 학생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참여하도록 이끌 수 있다.
넷째, 입시를 비롯한 교육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주입된 지식만 평가하는 것은 억압된 교육체제의 단편이다. 교사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수행평가의 확대 및 수능위주의 입시제도의 변화 등이 요구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가정교과는 제외되어 있어 교과운영에 있어 자유로운 부분도 있으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연습하며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키우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학생들은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있어 정답이 있다고 여기며 그 정답을 찾고자 애쓴다. 자신의 삶과 연결 지어 성찰하고, 사회와 연결 지어 사고하고, 자신과 사회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찾는 데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는 가정과교육이 우리나라 전체의 교육방향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교육, 특히 고등학교 교육이 입시를 위한 교육이 되지 않고 삶을 위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제도의 변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이 요구된다.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은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어 필요한 부분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교사의 정치기본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교사는 가르치면서 끊임없이 자기검증을 한다. ‘이 내용이 정치적인가?’, ‘학생들과 어디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와 같은 자기검열은 교육내용을 온전히 다루는 데 방해요인이 된다. 현실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가르치면서 교사로서 중립을 지켜야 해서 더 이상 논의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하게 된다. 가정과교육에서도 사회제도나 정치와 관련이 있는 내용들이 다수 있다. 인간의 삶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인간을 지향함에 있어 교육의 주체로서 교사 또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이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학생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그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교육을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 및 제언
프레이리의 교육론은 가정과교육의 목표와 지향점이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 자유로운 인간에 있어야 함을 확인시켜 주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은 자유로운 인간을 지향하는 것으로 연결되며 이를 위한 실천이 요구된다. 그리고 실천은 인간의 자유로움을 위한 사회변혁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한다. 프레이리의 인간존중, 인간해방에 대한 관점을 가정과교육에 비추어 보면, 가정과교육은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부딪치고 있는 억압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여 스스로 해방하고 교사와 학생, 그리고 타인과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교육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프레이리의 교육론에서는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실을 변혁하기 위해 싸우는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의 행위이기에 가정과교육도 개인과 가족의 자유를 위해서 세계의 변화에 대한 희망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가정과교육과정에는 인간존중이나 인간해방 또는 자유라는 단어를 명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가정과교육의 성격을 보다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다.
프레이리 교육은 가정과교사가 갖춰야 할 자질과 역할 등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가정과교육에서는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키워 나가야 하며 가정과교사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또한 교사로서 관용의 자세,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과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용기, 겸손과 인내가 요구된다. 또한 교사는 윤리적이며 민주적인 것을 지향해야 하기에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성숙하게 사고하는 것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가정과교육에서 다루는 이론과 실천에 있어 인간을 존중하는 교사의 일관성 있는 삶이 요구된다.
프레이리 교육론은 가정과교육의 교과내용을 다룰 때 학습자의 삶과 경험에서부터 시작하여 학습자가 앎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의식화와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가정과 교육에서 자신의 삶에서 ‘왜’ 라는 의문을 품고 문제제기식 교육으로 접근해야 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생과 학생 간 대화가 정보를 주고받는 전략적인 대화가 아닌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구현하고 진정한 상호 이해인 의사소통적 행위이며 비판적 의식을 고취시키는 과정이어야 함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화 과정은 비판적 이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정서와 대상에 대한 마음, 그리고 직관 등과 함께 작용해야 할 것을 알려준다. 이와 같이 프레이리의 교육론은 이성적인 비판을 강조한 기존의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에 큰 시사점을 준다.
프레이리 교육론을 통해 확인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실현하기 위해 가정과교육의 주체로서 가정과교사가 할 수 있는 방안은 첫째, 가정과교사로서 성찰과 의식화, 실천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둘째, 학교내 수업, 동아리, 학교 운영에서 민주적인 문화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셋째, 지역 가정교과연구모임을 구성하고 참여하여 가정과교사로서 성찰, 의식화, 실천과정을 도모하고 교육활동자료를 공동으로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가정과교사로서 정치적 실천을 위해 조직을 통한 사회적 참여 및 연대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교사양성과정과 상설적인 가정과교사 연수과정을 통해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수업에 대해 함께 배우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교사가 성찰할 수 있는 시간 및 교과모임 지원, 교사의 상설연수프로그램 지원, 교육현장에서 연결할 수 있는 기관과 활동 제시 및 지원, 입시를 비롯한 교육 제도의 변화,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 등이 함께 요구된다. 사회 제도적 지원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권리를 요구하고 사회의 변화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연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서 앞으로 가정과교육에서 해야 할 일을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에 기본 가치를 둔 가정과 교육 과정 개발이 필요하다. 가정과교육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은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 자연, 사회, 세계로 확대되는 성숙한 사랑을 말하며 이를 실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가정교과의 내용은 자유로운 인간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구성함이 필요하며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요인을 찾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요구된다. 이때, 실천을 위한 이성만이 아니라 학습자의 정서적 안정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수업 방법이 함께 제시됨이 필요하다.
둘째, 가정과교사로서 수업과 자신의 삶에서 인간을 존중하는 일관성 있는 삶의 태도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교사가 학생들을 존중하고 지지하며 교육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교사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셋째, 프레이리 교육론을 바탕으로 지역 가정교사 연구모임을 구성하고 참여하면서 프레이리의 철학을 구현하고 비판과학 관점의 가정과교육을 실현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프레이리 교육론을 바탕으로 교육안을 개발하고 실행하여 이 수업의 다양한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Notes
The author declares no conflict of interests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