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식사의 다차원성과 가족건강성: 학령기 어머니를 중심으로

The Multiple Dimensions of Family Meals and Their Associations with Family Strengths from the Perspective of Korean Mothers with School-Aged Children

Article information

Hum. Ecol. Res. 2021;59(2):169-18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May 21
doi : https://doi.org/10.6115/fer.2021.013
1Teacher, Shindo Middle School
2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and Family Studies and the Research Institute of Human Ec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김은주1orcid_icon, 이재림,2orcid_icon
1신도중학교 교사
2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및 생활과학연구소 겸임연구원
Corresponding Author: Jaerim Lee 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and Family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Gwanak-gu Seoul 08826, Republic of Korea Tel: +82-2-880-6853 E-mail: jrlee@snu.ac.kr
This study is Eun-Joo Kim’s master’s thesis submitted in 2020.
Received 2021 March 9; Revised 2021 April 8; Accepted 2021 April 10.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association between family meals and family strengths (cohesion and flexibility) in Korean families with school-aged children. We focused on five dimensions of family meals: frequency, family rituals, communication, rules and roles, and perceptions. Our data came from 619 mothers who were married with at least one child in elementary school. Our multiple regression analyses showed that mothers reported higher levels of both cohesion and flexibility when they gave a higher priority to family meals, made family meals a ritual, had conversations on diverse topics during family meals, or experienced lower levels of meal-related stress. In addition, higher levels of family flexibility were found when a family had more structured rules related to family meals and the father more regularly participated in meal-related housework.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literature by understanding the roles of family meals from a multidimensional perspective.

서론

친밀한 타인과의 식사는 생리적 욕구의 충족과 더불어 상호작용을 통한 친밀감, 애정, 신뢰 등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특히 가족과의 식사는 일상에서 반복되며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지만, 충분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족식사는 자녀의 발달 및 적응, 부모자녀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Fulkerson, Story et al., 2006; Kim et al., 2013; Utter et al., 2013) 부모의 장시간 근로, 자녀의 사교육 및 학습시간 등 가족구성원 각자의 사회적 시간의 증가로 인해 가족과의 공유시간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가족식사는 가족원이 모여 단순히 함께 먹는다는 의미를 넘어 식사라는 매개를 통해 가족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며 가족구성원에게 친밀감 및 유대감,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섭식의 차원을 넘어 가족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공유시간이라는 관점에서 가족식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가족식사란 식사의 장소나 먹는 음식과 관계없이 가족구성원이 함께 하는 식사를 의미한다.

가족식사는 가족활동으로서 다차원적 특성을 가진다(Berge et al., 2019; Lee et al., 2019; Skeer et al., 2018). 가족식사의 빈도는 가족구성원이 일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에 모이는 빈도를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하다(Kim & Um, 2014). 또한 일상의 의미 있는 활동으로 가족식사에 중요성이 부여되면, 감정적 투자가 일어나고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가족의례적 특성을 가진다(Compan et al., 2002; Fiese et al., 2002; 2006; Kim & Um, 2014). 식사 중의 대화는 가족이 서로의 일상을 이해하고 애정표현, 의견교환을 가능하게 하여 친밀감과 유대감을 증진시킨다(Bae & Ok, 2015; Fiese et al., 2006; Kim & Um, 2014; Skeer & Ballard, 2013). 한편, 가족식사는 준비에서부터 정리까지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활동으로 가사노동, 식사수행을 위한 가족구성원의 역할, 일정한 규칙이 요구된다(Berge, Draxten et al., 2018; Choi, 2018; Kim & Um, 2014; Trofholz et al., 2017).

가족식사가 이렇듯 다차원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대다수의 선행연구는 가족식사의 빈도에 집중해 왔다. 식사빈도는 가족식사가 이루어지기 위한 일차적인 조건으로, 높은 빈도의 가족식사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Skeer & Ballard, 2013). 그러나 가족식사 관련 문헌을 메타분석한 선행연구(Neumark-Sztainer et al., 2010)에 의하면 식사빈도가 자녀의 체질량지수, 비만도, 음주, 폭력, 우울증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또한 Miller 등(2012)의 종단연구에서는 인종, 성별, 가족 특성, 자녀 학교생활 특성 등 광범위한 관련 변수를 통제한 이후 가족식사빈도와 자녀의 학업성취, 문제행동과의 연관성이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가족식사의 긍정적 효과가 양적 측면인 식사빈도에서 독립적으로 나오는 것인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가족식사를 다차원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연구가 최근 해외에서 등장하고 있다(Berge et al., 2014; 2019; Saltzman et al., 2019; Skeer et al., 2018). 본 연구에서도 가족식사의 다차원성에 주목하여 가족식사의 특성을 포괄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다양한 차원에서의 가족식사는 가족의 응집성, 적응성과 같은 가족건강성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은 함께 식사를 함으로써 의사소통과 정서적 지원을 하며, 가족식사를 위한 협동적 역할분담은 유대감과 친밀감을 증진시킨다(Berge, Draxten et al., 2018; Choi, 2018; Fulkerson et al., 2011; Kim & Um, 2014). 결과적으로 가족구성원 간의 관계가 증진되어 가족체계의 응집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가족은 가족식사를 위한 역할과 규칙을 설정하고, 상황에 따라 역할이나 규칙을 조정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족의 문제해결 및 수행 능력은 높아질 수 있다(Bae, 2016; Choi, 2018). 즉, 가족식사의 경험은 가족이 당면한 변화나 위기에 적응해갈 수 있는 원동력인 가족적응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Bae, 2016; Yu et al., 2015).

선행연구는 가족식사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집중되는 경향으로, 가족체계와의 연관을 다룬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가족체계에 관심을 둔 연구도 부모자녀관계에만 초점을 맞추거나(Brown et al., 2019; Utter et al., 2013), 가족식사의 빈도에만 집중하였다(Franko et al., 2008; Utter et al., 2013; 2018). 또한, 주말여가, 가족휴가, 가족생일, 명절 등 여러 형태의 가족의례와 함께 의례활동의 한 가지 예시로 가족식사를 살펴보았다(Bae, 2016; Bae & Park, 2017). 독립적인 가족공유시간으로서 가족식사와 가족건강성과의 연관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가족환경의 변화를 경험하는 학령기 가족의 경우,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활동과 같은 일상에서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Fiese & Schwartz, 2008). 가족식사시간을 통해 부모의 관여와 감정적 투자가 일어나고 부모의 행동을 모델링하며 자녀의 사회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Spagnola & Fiese, 2007). 이런 점에서 자녀의 사회심리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의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가족환경으로서, 학령기 가족식사가 가족건강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학령기 가족식사의 특성을 다양한 차원에서 파악하고, 가족건강성(응집성, 적응성)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 가족식사의 차원은 빈도, 의례성, 의사소통, 규칙 및 역할, 인식의 차원으로 구성된다. 가족식사를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고 어떠한 차원과 요인이 가족건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힘으로써, 가족식사와 관련된 정책과 프로그램 등 실천적 개입을 위한 제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학령기 가족식사와 가족건강성(응집성, 적응성)의 전반적인 경향은 어떠한가?

연구 문제 2. 학령기 가족식사의 다양한 차원은 가족건강성(응집성, 적응성)과 연관이 있는가?

2-1. 가족식사 빈도는 가족응집성 및 가족적응성과 연관이 있는가?

2-2. 가족식사의 의례성은 가족응집성 및 가족적응성과 연관이 있는가?

2-3. 가족식사 중 의사소통은 가족응집성 및 가족적응성과 연관이 있는가?

2-4. 가족식사의 규칙 및 역할은 가족응집성 및 가족적응성과 연관이 있는가?

2-5. 가족식사에 대한 어머니의 인식은 가족응집성 및 가족적응성과 연관이 있는가?

선행연구 고찰

1. 학령기 가족식사의 의의

가족생활주기에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시작되는 학령기는 자녀가 학교라는 체계로 진입하면서 환경과 관계에서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학령기를 시작으로 학교라는 공식적인 외부 환경이 가족을 둘러싼 생태학적 맥락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며, 가족관계에 집중되었던 자녀의 인간관계는 교사 및 또래 친구와의 관계로 확장된다(Kang, 2011). 부모와 형제자매관계를 통해 형성한 자아정체성, 정서적 안정감, 대인관계능력은 사회적 관계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학령기 아동에게 가족환경은 매우 중요하며(Fiese & Schwartz, 2008), 학령기는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에 비해 가족과 함께 하는 일상적 가족시간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Chin, 2008). 가족공유시간을 통해 부모는 자녀에게 관여하고 감정적으로 투자하며,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모델링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화된다(Harbec et al., 2018; Spagnola & Fiese, 2007).

일반적으로 가족식사는 가족공유시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Cha & Lee, 2018). 학령기 가족은 청소년기에 비해 가족식사 빈도가 높고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Lee et al., 2009; Fulkerson, Neumark-Sztainer et al., 2006). 학령기에 부모와의 식사를 통해 가족식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면, 이후에도 가족식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태도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Franko et al., 2008; Friend et al., 2015; Harbec et al., 2018). 그러나 자녀의 학령이 높아질수록 가족공유시간이 줄고 또래 등 가족 외부의 요인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Bae & Ok, 2015). 자녀의 성장을 위한 섭식에 비중을 두는 영유아기 가족과 비교하면, 학령기 가족에서는 상호작용의 장으로서 가족식사의 의미가 크다. 따라서 학령기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활동은 다른 가족생활주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가족식사가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가족식사는 자녀의 영양섭취, 식이행동, 언어발달, 학업성취 등 신체적 · 인지적 발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Fulkerson, Story et al., 2006; Lee et al., 2008; Neumark-Sztainer et al., 2010; Shin, Kang et al., 2017; Skeer & Ballard, 2013; Snow & Beals, 2006). 또한 긍정적인 가족식사 경험은 자녀의 학교적응(Lee, 2014; Lee & Choi, 2013), 기본생활습관과 사회적응(Harbec et al., 2018), 사회성(Kim et al., 2013), 사교성과 준법성(Yoo et al., 2011), 외향성, 친근성, 감정적 안정성(Shin, Yu et al., 2017) 발달에 기여한다. 신체적, 인지적 발달 뿐 아니라 사회심리적 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가족식사가 자녀의 사회적 관계형성의 토대가 되는 가족환경의 장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는 학령기 가족상호작용의 장으로서 가족식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2. 가족건강성의 개념 및 가족식사와의 연관성

가족건강성(family strengths)은 가족의 구조나 형태가 아니라 가족의 기능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가를 의미한다(Yoo, 2004). 가족건강성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로 Olson 등(1983)의 순환모델(circumplex model)이 잘 알려져 있다. 가족체계이론에 기반한 순환모델에 의하면 가족행동은 응집성(cohesion)과 적응성(flexibility, adaptability)의 두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응집성은 가족구성원이 서로에게 갖는 정서적 유대감으로, 유대감과 자율성을 동시에 경험하는 균형 잡힌 상태를 가리킨다. 적응성은 가족이 권력구조, 역할관계, 관계규칙에서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가족체계가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적응적인 체계로 기능하는 상태를 가리킨다(Olson, 2000; 2011). 이 모델에서 건강한 가족은 응집성과 적응성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로, 응집성과 적응성의 수준이 가족건강성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로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사용되고 있다(Bae, 2016; Lee & Choi, 2013; Ok, 2017; Olson, 2011).

가족식사와 가족건강성의 연관성을 살펴본 선행연구는 가족식사를 통해 가족친밀감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가족응집성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가족식사 빈도가 높을수록, 가족응집성이 높고(Franko et al., 2008) 자녀가 부모의 애정, 정서적 지원, 의사소통 등 부모자녀관계에 만족하며(Brown et al., 2019; Utter et al., 2013) 자녀와 부모 모두 가족관계, 가족기능, 가족유대를 긍정적으로 인지하였다(Ho et al., 2018; Utter et al., 2013; 2018). 또한 가족식사 중에 긍정적인 대화가 많고,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Fiese et al., 2006; Skeer & Ballard, 2013), 가족식사에 의례로서의 의미를 높게 부여할수록(Bae & Park, 2017) 가족응집성 수준이 높았다.

가족식사와 가족적응성과의 연관을 다룬 선행연구에 따르면, 가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하고(Choi, 2018) 가족식사에 의례적 의미를 부여할 때, 가족의 문제해결능력과 가족적응성이 높았다(Bae & Park, 2017). 가족식사는 자녀의 발달이나 가족상황에 따라 끊임없는 조정과 변화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가족식사와 가족적응성에 대한 선행연구는 많지 않지만, 가족식사의 수행방식이나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은 가족적응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통해 가족식사와 가족건강성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으나 세 가지 중요한 제한점이 있다. 첫째, 선행연구는 가족체계 전체보다는 부모자녀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Brown et al., 2019; Utter et al., 2013). 가족식사가 가족체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가족식사의 빈도(Franko et al., 2008; Utter et al., 2013; 2018)나 가족역할중요도(Choi, 2018) 등 단일 차원에서 가족건강성과의 연관성을 파악하였다. 가족식사의 빈도, 의례성, 의사소통, 규칙 및 역할, 인식 등 여러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가족활동이나 가족의례 등의 개념을 연구할 때 가족식사를 한 가지 예로만 취급하여(Bae, 2016; Bae & Park, 2017), 가족식사의 독립적인 영향력에 충분히 주목하지 못했다. 독립적인 가족공유시간으로서 가족식사가 가족건강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가족식사의 다차원성

가족식사는 가족이 함께 하는 가족활동으로 다차원적 특성을 가진다(Berge et al., 2019; Lee et al., 2019; Skeer et al., 2018). 가족식사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만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호작용이 압축적으로 이루어진다(Fiese et al., 2006). 가족식사는 반복되고 누적된다는 특성을 가지며 식사 중의 의사소통을 통해 감정적 교류와 정서적 관여가 이루어진다. 가족식사를 의미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여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면 가족의례적 특성을 가지게 된다(Fiese et al., 2006). 또한 가족식사는 가사노동을 요구하므로 가족원에게 기대되는 역할과 수행규칙이 필요하다. 협동적인 역할분담이 이루어질 때 가족의 유대감과 친밀감이 강화되고 안정감을 갖게 된다. 자녀의 발달, 가족의 상황 변화에 따라 가족식사와 관련된 역할의 배분이나 규칙의 조정이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족의 결속이 증진되고 문제해결 및 수행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Bae, 2016; Choi, 2018). 결과적으로 가족식사는 가족체계의 응집성이나 적응성과 같은 가족건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가족식사의 다양한 차원을 동시에 고려하여 가족건강성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족식사의 다양한 속성(Lee et al., 2019)을 고려하여 빈도, 의례성, 의사소통, 규칙 및 역할, 인식의 차원에서 가족응집성, 가족적응성과 연관이 있는 가족식사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가족식사의 빈도

식사빈도는 가족식사의 양적 특성으로, 가족식사가 얼마나 주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가족식사의 빈도는 자녀와 부모 개인의 신체적, 인지적, 사회 · 심리적 발달과는 정적 연관이 있고(Franko et al., 2008; Neumark-Sztainer et al., 2010; Utter et al., 2013; 2018), 위험행동과는 부적 연관이 있다(Fulkerson, Story et al., 2006; Neumark-Sztainer et al., 2004; Skeer & Ballard, 2013). 또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가족식사는 개인 뿐 아니라 가족체계와도 관련이 나타났다. 가족식사의 빈도가 높을수록 자녀가 부모의 애정, 관여, 정서적 지원(Brown et al., 2019)과 가족유대, 가족관계, 가족기능(Franko et al., 2008; Utter et al., 2013)을 긍정적으로 인지하였으며, 가족원의 가족생활만족도가 높았다(Kim & Um, 2014).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식사빈도를 가족식사의 한 차원으로 구성하여 가족건강성과의 연관을 살펴보고자 한다.

2) 가족식사의 의례성

가족의례(family ritual)란 관습적·지속적·계획적으로 이루어지며, 참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족구성원이 있고,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감정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상징적 의미가 부여되는 가족활동이다(Fiese & Kline, 1993). 가족행사나 기념일뿐만 아니라 일상적 가족활동도 중요한 가족의례에 해당한다. 특히 가족식사는 일정한 형식을 갖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상징적인 의미와 감정적인 맥락을 포함하므로 가족의례의 대표적인 형태이다(Fiese et al., 2006). 그러나 가족식사가 가족의례활동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며 가족공유 활동으로 중요하게 인식되는 정도는 가족마다 차이가 있다(Fiese & Kline, 1993). 어떤 가족에게 가족식사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 이상의 큰 의미가 없는 도구적 활동일 수도 있고, 어떤 가족에게는 공동체로서 가족이 함께하는 활동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계획적,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의례일 수도 있다. 가족식사에 의례적 의미를 부여하면 가족식사에 감정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가족구성원의 정서적 밀착과 상호작용을 강화하여 가족응집성을 강화하고 변화와 적응의 과정에서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Fiese et al., 2002).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가족식사의 의례성은 가족의 친밀감과 유대감(Compan et al., 2002), 가족생활만족도(Kim & Park, 2013; Kim & Um, 2014), 가족응집성과 가족적응성(Bae, 2016; Bae & Park, 2017; Choi, 2018)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족식사에 의례적 의미를 부여하는 정도인 의례성을 가족식사의 한 차원으로 구성하여 가족건강성과의 연관을 살펴보고자 한다.

3) 가족식사 중 의사소통

가족식사 시간은 함께 음식을 먹으며 하루의 일과나 일정을 이야기하며 가족의 일상을 이해하는 시간이다. 가족식사 중에 이루어지는 대화는 긍정적인 식사분위기에 기여한다(Saltzman et al., 2018). 특히 식사시간에 이루어지는 개방적, 허용적 의사소통을 통해 부모는 자녀의 학업, 교우 관계, 심리상태, 문제 등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부모자녀관계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Bae et al., 2013; Skeer & Ballard, 2013). 선행연구에 따르면 식사 중 의사소통은 가족식사가 삶의 만족도, 심리적 웰빙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였으며(Bae et al., 2013; Ho et al., 2018) 가족생활만족도와 정적 연관이 나타났다(Kim & Um, 2014). 가족식사 중 대화주제는 주로 일상적이지만 애정, 신뢰, 유대감이 형성되면 다양한 주제로 대화의 범위가 넓혀지기도 한다(Skeer & Ballard, 2013). 가족의 일정과 계획을 함께 의논하면서 친밀감과 유대감은 강화되고 가족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변화에 적응하는 힘을 갖게 된다(Yu et al., 2015).

가족식사 중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양과 질은 가족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가족식사의 특성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대화주제와 관련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식사 중의 대화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해외연구(Berge et al., 2016; Trofholz, Tate et al., 2018)가 있으나 체중, 비만 등의 대화주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족식사 중의 대화활발성 및 대화주제의 다양성과 가족건강성과의 연관을 살펴보고자 한다.

4) 가족식사 규칙 및 역할

가족식사를 위해서는 식사 준비와 식사 후 정리 및 설거지 등 가사노동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가족의 역할 선정과 배분이 필요하다. 가족식사를 위해 협동적인 역할 수행이 이루어질 경우 가족응집성, 가족안정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Choi, 2018). 또한 원활한 식사활동을 위해 가족의 식사규칙도 필요하다. 가족식사 규칙이란 음식섭취, 식사행동, 식사예절, 모바일기기 사용에 이르기까지 가족식사와 관련된 가족원 간의 약속이다. 민주적인 가족규칙의 설정과 유연한 이행은 가족활동 수행에 긍정적으로 기능한다(Trofholz et al., 2017). 그러나 가족식사 규칙의 유무, 이행 수준과 가족 내 역할분담의 양상은 가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가족식사 빈도가 높고 가족식사 수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가족의 경우 가족원의 책임과 역할에 관한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Berge, Draxten et al., 2018; Trofholz et al., 2017). 또한 가족식사를 위한 역할분담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가족생활만족도(Fulkerson et al., 2011; Ho et al., 2018; Kim & Um, 2014)가 높았다.

한편, 성차별적 가사노동 수행의 문제는 가족식사 관련 역할분담에서 중요하다. H. S. Shin 등(2017)의 연구에서 가족식사 관련 가사노동을 ‘가족 모두가 한다’ 22.5%에 비해 ‘어머니가 주로 담당한다’가 70.5%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는 아버지가 자녀의 음식을 준비하고 식사를 도와주는 것이 자녀의 식사행동과 신체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Davison et al., 2018; Guerrero et al., 2016), 아버지의 관여가 어머니와 자녀 사이의 긴장을 완화시킨다(Saltzman et al., 2019)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가족식사 관련 규칙이나 역할에 관한 국내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족식사 관련 규칙 및 역할과 아버지의 참여수준이 가족건강성과 가지는 연관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5)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은 가족식사에 대한 감정이나 태도로 가족식사의 중요성 인식, 가족식사 관련 스트레스 등을 의미한다(Skeer et al., 2018).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족식사 수행을 원활하게 하는 중요한 변수로 가족원의 유대와 상호작용(Kim et al., 2013; Neumark-Sztainer et al., 2004) 자녀의 심리적 발달(Kim et al., 2013; Shin, Yu et al., 2017)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한편, 가족식사로 인한 스트레스는 가족건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가족이 함께 활동에 참여하거나 시간을 공유했다는 것만으로 모든 가족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Cheon, 2004). 특히, 전통적인 성역할 이데올로기로 어머니는 음식준비에서부터 식사 중의 의사소통, 자녀의 행동 통제 및 교육에 이르기까지 가족식사와 관련된 많은 부분을 떠맡는 경향이 있다(Fulkerson et al., 2011; Trofholz, Schulte et al., 2018). 코로나19 시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자녀돌봄경험에 관한 연구(Lee et al., 2020)에서 ‘삼시세끼’를 준비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는 결과도 있다. 이렇듯 가족식사와 관련된 과중한 역할로 인한 어머니의 스트레스는 가족건강성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 해외 선행연구에 따르면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식사 분위기(Saltzman et al., 2018)와 자녀와의 상호작용(Berge, Tate et al., 2018)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족식사의 한 차원으로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을 구성하고, 가족식사의 중요성 인식과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가 가족건강성과 가지는 연관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자료 및 연구참여자

학령기 가족식사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한 서울대학교 학부모정책연구센터의 연구과제(Lee et al., 2019)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이 조사의 응답자는 첫 자녀가 초등학생인 어머니 629명이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참여를 고려하기 위하여 배우자가 있는 참여자 총 619명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자료는 2019년 5월에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하여 수집되었으며 거주지역과 함께 첫 자녀의 특성(학년, 성별)과 어머니의 특성(연령, 교육수준, 취업여부)을 고려하여 할당표집 하였다. 국내의 대표적인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의 대규모 패널에서 선정조건에 부합하는 구성원을 무작위 추출하여 조사안내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경우 모바일 디바이스나 컴퓨터를 활용하여 조사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모든 문항에 응답한 후에 다음으로 넘어가도록 설계되어 결측값은 없었다. 설문지 개발은 가족학 박사학위 소지자 3인과 현직 가정과 교사 1인이 공동으로 하였으며, 아동학 전임 교수 3인의 검토를 받아 설문지를 수정, 보완하였다. 특히, 신규 개발 문항 및 척도의 안면타당도를 치밀하게 검토하였다. 이상의 자료수집 과정은 저자들이 소속된 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평균 연령은 39.6세로 대다수가 30-40대였다. 교육수준은 4년제 대학교 졸업 51.1%, 2-3년제 대학교 졸업 28.8%, 고등학교 졸업 12.4%, 대학원 졸업 7.1%의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여부는 거의 유사한 비율이었으며 상용근로자가 38%로 가장 많았다. 자녀수는 2명이 59.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1명 31%, 3명 이상 9.5%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성별은 균등할당표집을 하였기 때문에 거의 유사한 비율이었다. 자녀의 학년은 6학년이 28.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5학년 11%, 4학년 9.5%, 3학년 19.5%, 2학년 16%, 1학년 15.8%로 나타났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0-499만원 43.4%, 500-699만원 26.6%, 700-999만원 14.5%, 199만원 이하 4.4%, 1000만원 이상 2.7%의 순으로 나타났다.

Participant Characteristics (N=619)

2. 측정도구

1) 가족식사 빈도

가족식사의 빈도는 아침식사 빈도와 저녁식사 빈도를 각각 측정하였다. “같이 사는 온가족이 함께 하는 아침식사는 일주일에 평균 몇 끼입니까?”, “같이 사는 온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는 일주일에 평균 몇 끼입니까?”라고 질문하였으며 ‘없다’ 0점에서 ‘7끼(매일)’ 7점으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2) 가족식사 의례성

가족식사의 의례성은 Fiese & Kline (1993)의 가족의례척도(FRQ: Family Ritual Questionnaire)를 사용하였다. Kim & Um (2014)이 국문으로 번안한 것을 참고하되 영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숙한 가족학 박사 3인이 팀번역(committee translation) 방식으로 번역하였다. FRQ 척도는 8문항으로 구성되는데, 본 연구에서는 정규성, 관습성, 참여기대, 의미부여, 지속성을 측정하는 5문항을 사용하였다. 요인분석 결과를 토대로 계획성 1문항은 제외하였으며, 역할과 감정적 투자 각 1문항은 가족식사의 역할 차원과 인식 차원(가족식사의 중요성)의 변수와 중복되어 삭제하였다.

이 척도는 한 문항에 두 개의 질문을 연달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상반되는 내용의 진술문(예: ‘우리 가족은 식사시간이 정해져 있다’와 ‘우리 가족은 식사시간이 달라진다’)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후에, 선택한 진술에 대해 얼마나 그러한지 ‘대체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점수처리는 두 가지 응답을 토대로 1-4점을 부여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의례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사시간이 달라지는 정도에 따라 1점과 2점, 식사시간이 정해져 있는 정도에 따라 3점과 4점으로 코딩하는 방식이다. 5개 점수의 평균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Cronbach’s α값은 .67로 다소 낮았으나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였다.

3) 가족식사 중 의사소통

가족식사 중의 의사소통은 대화활발성, 대화주제 다양성의 2개 변수를 사용하였다. 대화활발성은 아침식사와 저녁식사 각각에 대해 “가족과 함께하는 가족식사 중에 대화를 얼마나 하십니까?”를 질문하고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1점)에서부터 ‘활발하게 대화한다’(3점)까지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아침식사와 저녁식사의 대화활발성의 평균을 사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식사 중 대화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대화주제 다양성은 연구자들이 선정한 12개의 대화주제(먹고 있는 음식, 자녀의 일과, 자녀의 학업, 자녀의 학교생활, 자녀의 친구, 자녀의 연애, 자녀의 취미, 부모의 일상생활과 직장생활, 친인척, 가족일정, 정치·사회·시사, 방송·연예·문화)에 대해 가족식사 중에 대화가 얼마나 이루어지는지를 각각 측정하였다. 대화주제의 다양성을 분석하기 위해 ‘하지 않음’을 0점, 나머지를 1점으로 코딩하여, 12개 주제의 총합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여러가지 주제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4) 가족식사 규칙 및 역할

가족식사 규칙 및 역할은 가족식사의 규칙, 가족식사의 역할, 아버지의 식사준비 및 정리 참여도 3개 변수를 사용하였다. 가족식사의 규칙과 가족식사의 역할은 각각 단일 문항으로 “우리 가족은 식사시간에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우리 가족은 식사할 때 각자 하는 역할이 정해져 있다”에 대해 4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1 = ‘전혀 그렇지 않다’, 4 = ‘매우 그렇다’).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식사와 관련된 가족규칙이 명확하게 존재하며, 가족식사에서 각 구성원의 역할이 명확하게 존재함을 의미한다. 아버지의 식사준비 및 정리 참여도는 가사노동 관련 문헌과 대규모 실태조사의 문항 등을 참고하여 식사에 연관된 대표적인 가사노동이라고 볼 수 있는 장보기, 조리하기, 상차리기, 식사 후 정리하기, 설거지의 5개의 항목을 선정하였다. 각 항목에 대해 4점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으며(0 = ‘전혀 하지 않음’, 3 = ‘매우 자주’), 5개 항목의 평균을 사용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아버지가 식사준비 및 정리에 높은 수준으로 참여함을 의미한다.

5)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은 가족식사 중요성,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의 2개 변수를 사용하였다. 가족식사 중요성은 “자녀와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귀하에게 얼마나 중요합니까?”의 단일문항으로 ‘전혀 중요하지 않음’ 1점에서 ‘매우 중요함’ 10점까지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는 양육스트레스 척도문항(Kim & Kang, 1997)을 가족식사 상황에 대입하여 개발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자녀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다”, “자녀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다”, “자녀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다른 집안 일(청소, 빨래 등)을 할 수 없다”, “자녀의 식사준비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없다”, “자녀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내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의 5문항으로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1 = ‘전혀 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 척도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각 문항과 문항 총점 간의 상관계수, 전체 문항의 Cronbach’s α값, 특정 문항을 제외했을 때의 Cronbach’s α값을 구하였고, 이어서 탐색적 요인분석과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5개의 문항을 한 개의 요인으로 구성하는 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예를 들어, 5개 문항을 단일요인으로 하는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모형의 합치도 지수는 RMSEA = .102, CFI = .985, TLI = .969로 양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5개 항목의 평균을 활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식사 준비로 인해 어머니가 경험하는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Cronbach’s α는 .91이었다.

6) 가족건강성

가족건강성은 Olson (2011)의 FACES(Family Adaptability and Cohesion Evaluation Scale) IV의 가족응집성과 가족적응성 하위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PREPARE/ENRICH 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허가를 받았으며, 한국아동성장발달 종단연구(Do et al., 2017)에서 번안한 것을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FACES Ⅳ는 6개의 하위척도 4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응집성과 적응성을 측정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균형상태의 응집성(balanced cohesion)과 균형상태의 적응성(balanced adaptability) 2개의 하위척도, 14문항을 사용하였다. 순환모형에서는 응집성과 적응성이 중간 수준으로 균형이 잡힌 경우가 기능적이라고 하는데, 본 연구에서 사용된 척도는 균형상태의 응집성과 적응성을 측정하기 때문에 점수가 높을수록 기능적임을 의미한다.

가족응집성은 “우리 가족은 서로의 생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 가족은 서로 친밀하면서도 각자 독립적이다”를 비롯한 7개 문항, 가족적응성은 “우리 가족은 문제를 해결할 때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다”, “우리 가족은 문제가 생길 때 서로 절충하고 타협한다”를 비롯한 7개 문항으로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1 = ‘전혀 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 응집성과 적응성 각 7개 문항의 평균을 분석에 사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응집성과 적응성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Cronbach’s α값은 응집성 .85, 적응성 .82로 신뢰할 만한 수준이었다.

7) 통제변수

통제변수는 어머니의 특성인 연령, 교육수준, 근로시간과 첫 자녀의 학년, 월평균 가구소득이었다. 연령은 만 연령을 연속변수로 사용하였으며, 교육수준은 ‘초등학교 졸업’ 1점에서부터 ‘대학원 졸업’ 6점까지 연속변수로 사용하였다. 근로시간은 일주일 평균 근로시간으로 직접 기입하도록 하였고, 근로를 하지 않는 경우는 근로시간을 0시간으로 처리하여 분석하였다. 첫 자녀의 학년은 ‘1학년’ 1점에서부터 ‘6학년’ 6점으로 응답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100만원 급간으로 ‘100만원 미만’ 1점에서부터 ‘1000만원 이상’ 11점까지 응답하도록 하여 연속변수로 사용하였다.

3. 분석방법

가족식사의 차원별 특성과 가족건강성의 전반적인 경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빈도,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 등 기술통계치를 산출하였다. 가족식사의 다섯 차원과 가족건강성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가족식사의 빈도, 의례성, 의사소통, 규칙 및 역할, 인식 차원에서 총 10개의 특성을 독립변수로 하고 가족응집성과 가족적응성을 각각 종속변수로 하는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기에 앞서 독립변수 간의 다중공선성을 진단하기 위하여 상관관계와 분산팽창지수 VIF를 검토하여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분석은 SPSS 22.0을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1. 가족식사와 가족건강성의 전반적 경향

가족식사의 각 차원과 가족건강성의 전반적인 경향과 상관관계는 Table 2와 같다. 가족식사 빈도 차원에서 온가족이 함께 한 아침식사 빈도는 일주일에 평균 3.33끼(표준편차 2.43), 저녁식사 빈도는 평균 4.61끼(표준편차 1.93)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결과표 생략)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침식사의 경우, 일주일에 2끼가 가장 높은 비율(30%)이었고, 그 다음으로 7끼였다(20.5%). 즉, 약 1/3은 7일 중 이틀만 아침식사를 온가족이 같이 한 반면, 매일 아침식사를 같이 한 경우는 약 1/5로 분산이 상대적으로 컸다. 저녁식사는 평균인 4.61끼에 미치지 못하는 일주일에 3끼 이하의 비율이 31.7%로 약 1/3을 차지하였다. 가족식사의 의례성 차원은 평균 3.26점(표준편차 .45)으로 점수범위(1-4점)를 고려할 때 중간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Descriptive Statistics and Intercorrelations among Study Variables (N=619)

가족식사 의사소통 차원에서 대화활발성은 평균 2.30점(표준편차 .48)으로 점수범위(1-3점)를 고려할 때 중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대화주제 다양성은 평균 10.41점(표준편차 1.49)으로 점수범위(0-12점)를 고려할 때 비교적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식사 규칙 및 역할 차원에서 가족식사 내 규칙은 평균 2.56점(표준편차 .69), 가족식사 내 역할은 평균 2.46점(표준편차 .80)이었다. 점수범위(1-4점)을 고려할 때 식사규칙은 대체로 존재하며 가족원의 역할도 대체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식사준비 및 정리 참여도는 평균 0.99점(표준편차 .65)으로 점수범위(0-3점)를 고려할 때 중간 이하의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 차원에서 가족식사 중요성 인식은 평균 8.63점(표준편차 1.36)으로 점수범위(1-10점)를 고려할 때 가족식사의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는 평균 2.58점(표준편차 .86)으로 점수범위(1-5점)를 고려할 때 중간 수준의 스트레스를 보고하였다.

가족응집성은 평균 3.87점(표준편차 .54), 가족적응성은 평균 3.50점(표준편차 .59)으로 점수범위(1-5점)를 고려할 때 중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2. 가족식사의 차원과 가족건강성의 연관성

가족식사의 각 차원을 독립변수로 하고 가족응집성, 가족적응성을 각각 종속변수로 하는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회귀모형에 포함된 통제변수와 독립변수는 가족응집성의 분산을 33.4%, 가족적응성의 분산을 32.5% 설명하였다.

Results of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of the Dimensions of Family Meals Predicting Family Strengths (N=619)

1) 가족식사의 차원과 가족응집성의 연관성

가족식사의 의례성(β=.216, p <.001), 가족식사 중 의사소통 차원에서 대화활발성(β=.125, p <.01)과 대화주제 다양성(β=.100, p<.01),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 차원에서 가족식사 중요성 인식(β=.180, p<.001)과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β=-.238, p<.001)가 가족응집성 수준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족식사가 가족의례의 의미를 가질수록, 가족식사 중 대화가 활발할수록,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할수록,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할수록, 식사준비로 인해 어머니가 경험하는 스트레스 수준이 낮을수록 가족응집성 수준이 높았다. 가족식사의 빈도, 가족식사 규칙, 가족식사 역할, 아버지의 식사준비 및 정리 참여도는 가족응집성 수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통제변수 중에서는 어머니의 교육수준(β=.106, p<.05)과 월평균 가구소득(β=.188, p<.001)이 가족응집성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이 나타났다. 즉, 어머니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월평균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가족응집성 수준이 높았다.

2) 가족식사의 차원과 가족적응성의 연관성

가족식사의 의례성(β=.192, p <.001), 가족식사 중 의사소통 차원에서 대화활발성(β=.075, p <.05)과 대화주제 다양성(β=.147, p <.001), 가족식사 규칙 및 역할 차원에서 가족식사 규칙(β=.095, p<.01)과 아버지의 식사준비 및 정리 참여도(β=.202, p<.001),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 차원에서 가족식사 중요성 인식(β=.107, p<.01)과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β=-.157, p<.001)가 가족적응성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이 나타났다. 즉, 가족식사가 가족의례적 의미를 가질수록, 가족식사 중에 대화가 활발할수록,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질수록, 가족식사와 관련된 규칙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을수록, 아버지가 식사준비와 뒷정리에 많이 참여할수록,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여길수록, 어머니가 식사준비로 인해 스트레스를 덜 경험할수록 가족적응성 수준이 높았다. 가족식사의 빈도와 가족식사 역할은 가족적응성 수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통제변수 중에서는 어머니의 교육수준(β=.114, p<.01)과 월평균 가구소득(β=.168, p<.001)이 가족적응성 수준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이 나타났다. 즉, 어머니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월평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가족적응성 수준이 높았다.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의 목적은 가족식사의 다차원성에 주목하여, 학령기 가족식사의 어떠한 차원의 어떠한 특성이 가족응집성 및 가족적응성과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가족식사의 차원은 빈도, 의례성, 의사소통, 규칙 및 역할, 인식으로 구성하였다. 첫 자녀가 초등학생이며 배우자가 있는 여성 619명의 응답을 분석한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족식사와 가족건강성의 전반적인 경향을 살펴본 결과, 온가족 아침식사의 빈도는 일주일 평균 3.33끼, 온가족 저녁식사의 빈도는 일주일 평균 4.61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균으로 가족식사의 수행정도를 판단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응답의 빈도를 살펴본 결과 아침식사는 일주일 평균 2끼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매일에 해당하는 7끼가 그 뒤를 이어서 응답의 편차가 컸다. 저녁식사도 평균보다 낮은 빈도인 경우가 거의 1/3를 차지하였다. 가족식사의 빈도는 가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특히, 가족식사의 빈도가 낮은 집단에 대한 세밀한 고려가 필요함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가족식사가 가족의례의 성격을 갖고 수행되는 정도는 중간보다 높은 수준이었고,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었다. 가족식사 중의 대화는 중간보다 높은 수준으로 활발했으며, 비교적 다양한 주제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가족식사 시간이 학령기 가족원의 일상 공유와 소통의 시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사와 관련된 가족규칙은 대체로 존재하였으며 가족식사와 관련된 가족원의 역할도 대체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식사준비 및 정리 참여도는 중간보다 낮았고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는 보통 이상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참여도가 낮다는 것은 어머니에게 역할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는 어머니의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평일 식생활 관련 가사노동시간에서 남녀차이가 상당하며, 가족식사 수행과 시간부족감의 연관성이 여성에게서만 유의하게 나타난 Kim (2019)의 연구와 연결된다. 식사 및 조리 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전통적인 성역할 분담은 여성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족식사의 각 차원과 가족건강성의 연관성을 중다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본 결과 가족식사의 빈도를 제외한 다른 차원과 가족응집성, 가족적응성의 유의미한 연관이 나타났다. 가족식사의 각 차원별로 연구결과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족식사의 빈도는 가족식사의 다른 특성과 함께 회귀모형에 투입되었을 때 가족응집성 및 가족적응성과 유의미한 연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가족식사의 빈도가 높을수록 가족응집성이 높았던 선행연구(Utter et al., 2013)와는 상반되지만, 광범위하게 관련 변수를 통제한 이후 가족식사 빈도의 효과가 사라진 선행연구(Miller et al., 2012)와는 일치한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이 식사라는 방식으로 양적 시간을 많이 공유했다는 것만으로 가족건강성에 긍정적인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가족식사 빈도의 효과 아래 가려져 있던 가족식사의 다른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가족식사가 가족의례의 성격을 띨수록 가족응집성과 가족적응성 수준이 높았다. 이는 가족식사의 의례성이 가족건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선행연구(Bae, 2016; Bae & Park, 2017)의 결과와 일치한다. 가족식사에 의례적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가족식사가 단순히 섭식의 도구적 활동이 아닌 중요한 가족활동으로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가족식사가 가족의례로 수행된다는 것은 규칙적이고 관습적으로 함께 식사하며, 가족식사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족식사가 일상의 가족의례로서 수행될 경우, 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경험하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하는 가족응집성이 향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가족에게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스트레스와 변화에 적응해가며 안정을 유지하는 가족적응성 강화에도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의사소통의 차원에서는 가족식사 중에 대화가 활발하고 다양한 주제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질수록 가족의 응집성과 적응성 수준이 모두 높았다. 식사 중에 이루어지는 개방적이며 활발한 의사소통이 가족생활만족도를 높이고(Kim & Um, 2014) 가족의 심리적 복지와 정적 연관성을 나타낸(Ho et al., 2018) 선행연구와 연결된다. Olson 등(1983)의 순환모델에 의하면 의사소통은 가족의 기호, 요구,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제로 긍정적, 개방적 의사소통은 가족의 응집성과 적응성을 촉진한다.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가족원을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지원하면서 형성된 애정과 신뢰의 감정이 가족응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식사 중에 의사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다양한 주제로 대화내용의 범위가 넓어진다. 여러 주제에 관해 가족원의 의견이 활발하게 교류되고 있다는 것은 절충하고 타협해가는 허용적·개방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가족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스트레스에 적응해가려는 가족적응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넷째, 규칙 및 역할 차원에서, 가족식사와 관련된 가족규칙이 명확하게 존재하고 아버지의 식사준비 및 정리 참여가 활발할수록 가족적응성 수준이 높았다. 어떤 상황에 대한 가족의 규칙이 명확하다는 것은 문제 상황에서도 가족이 나름의 명확한 규칙을 갖고 대처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규칙을 바꾸어 가면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적응성과 연관을 가질 수 있다. 한편, 식사준비 및 정리에서 아버지가 활발하게 참여한다는 것은 가사노동에서의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분담이 잘 이루어질수록 가족적응성 수준이 높다는 선행연구(Ok, 2017)와 연결된다. 부부가 동등한 주도권을 갖고 가족식사 관련 가사노동에서 역할을 분담할 때 높은 수준의 가족적응성으로 이어진다는 결과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가족식사 규칙 및 역할 차원과 가족응집성의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어머니를 중심으로 가족식사 준비, 식사, 정리의 과정이 이루어지는 학령기 가족식사 환경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연구참여자들의 상황을 감안할 때, 가족식사 관련 규칙이나 역할 차원보다는 다른 차원이 가족응집성과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이다. 선행연구에서도 가사노동 분담수준에 관계없이 가족식사의 빈도나 원활한 수행이 어머니의 가족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Fulkerson et al., 2011; Kim & Um, 2014; Trofholz, Schulte et al., 2018)가 있는데, 성별화된 가족식사의 현실을 어머니들도 내면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섯째, 가족식사에 대한 인식 차원에서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가 낮을수록 가족응집성과 가족적응성 수준이 높았다. 선행연구에서도 가족식사의 중요성 인식은 식사빈도, 식사분위기, 식사구조 및 규칙과 같은 다른 환경 요인에 비해 상대적인 영향력이 컸다(Kim et al., 2013; Neumark-Sztainer et al., 2004; Shin, Yu et al., 2017). 가족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기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가족 간 신뢰와 유대의 감정이 공고해지고, 스트레스나 위기의 상황에서도 가족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와 가족응집성, 가족적응성의 부적 연관은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식사분위기와 자녀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쳤던 선행연구(Berge, Tate et al., 2018; Saltzman et al., 2018)의 결과와 맥락을 같이 한다. 식사준비에 대한 어머니의 스트레스는 식사분위기나 자녀와의 상호작용에 부정적으로 작용함으로써 결국 가족체계 전체의 건강성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전히 여성은 가족식사 영역에서 일차적인 책임을 담당하며 스스로 역할담당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가족활동을 위한 역할이 개인에게 과중되면 이는 개인의 자율성을 제한함으로써 가족시간과 개인시간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가족응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어머니의 가족식사 관련 스트레스는 역할 분담과 조정의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족적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실천적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족식사에서 질적 시간의 확보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물론 가족식사를 위한 절대적 시간이 확보되어야 양질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는 식사빈도라는 양적 측면보다 가족식사가 의례로서 그 가족에게 상징적인 의미와 중요성을 갖는지, 식사 중에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지와 같은 측면이 가족건강성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즉,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가족이 식사시간에 자주 만나야 함을 강조하기보다는 식사를 함께 할 수 있을 때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가족식사 중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 등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거나 가족식사가 갖는 다층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가족생활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둘째, 가족식사를 위한 가족구성원 모두의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 본 연구의 다중회귀분석 결과에서 표준화된 회귀계수를 토대로 보면 가족응집성 모형에서는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가, 가족적응성 모형에서는 아버지의 식사준비 참여도의 상대적 영향력이 가장 컸다. 이는 아버지의 가사참여 등 식사 관련 역할분담이 가사노동의 차원을 넘어 가족원의 소통과 유대,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하여 가족건강성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이다. 가족식사는 가족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시간이라는 건강한 가족식사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적,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머니의 응답만을 분석함으로써 아버지, 자녀 등 다른 가족구성원의 관점을 담지 못했다. 가족구성원에 따라 가족식사의 차원별 특성과 가족건강성 수준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가 모든 가족구성원에게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후속연구에서는 다양한 가족구성원의 응답을 포함하고 가족구성원 간의 차이에 관심을 두어 분석함으로써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령기 양친부모가족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따라서 연구결과를 다른 가족생활주기로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한 부모가족이나 조손가족 등의 가족식사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가족생활주기와 다양한 가족형태 상황에서 가족식사의 여러 차원과 가족건강성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횡단자료를 사용하여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와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본 연구는 가족식사의 특성이 가족건강성으로 이어지는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역으로 가족건강성의 수준에 따라 가족식사의 특성이 달라지는 연관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종단적인 연구설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몇몇 변수의 측정방식이 제한적이었다. 가족식사의 빈도를 측정함에서 있어 평일과 주말의 양상을 구분하지 못했고, 가족식사 규칙과 역할 등을 단일문항으로 측정하여 해당 개념을 정확하게 측정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후속연구에서는 가족식사의 다양한 차원을 보다 엄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측정도구가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자기보고식 설문조사에는 측정오차가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최근 서구의 가족식사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는 비디오 촬영(Berge et al., 2014; Saltzman et al., 2019)이나 생태순간평가(ecological momentary assessment; Berge et al., 2019; Trofholz et al., 2017) 등의 보다 발전된 기법을 사용하는 후속연구를 제안한다.

이상의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가족식사의 다차원성에 주목하여 가족식사와 가족건강성의 연관성을 살펴봄으로써 가족식사의 빈도 외에 다른 차원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가족식사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던 선행연구와 달리 가족체계의 건강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가족환경으로서 가족식사의 의미에 주목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가 건강한 가족식사 문화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 및 실천을 위한 기초자료로 이용되기를 기대한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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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Participant Characteristics (N=619)

n (%) n (%)
Age (M =39.6; SD =3.75) Number of children (M=1.76; SD =.62)
 20-29 7 (1.1)  1 child 192 (31.0)
 30-39 291 (47.0)  2 children 368 (59.5)
 40-49 319 (51.5)  3+ children 59 (9.5)
 50+ 2 (0.3) 1st child’s gender
Education  Boy 297 (48.0)
 Below high school 4 (0.7)  Girl 322 (52.0)
 High school graduate 77 (12.4) 1st child’s grade
 College degree (2-3 yrs) 178 (28.8)  1st year 98 (15.8)
 Bachelor’s degree (4+ yrs) 316 (51.1)  2nd year 99 (16.0)
 Graduate degree 44 (7.1)  3rd year 121 (19.5)
Employment  4th year 59 (9.5)
 Employed mother 311 (50.2)  5th year 68 (11.0)
 Full-time mother 308 (49.8)  6th year 174 (28.1)
Monthly household income (KRW)
 Below 1,000,000 6 (1.0)  6,000,000 - 6,999,999 67 (10.8)
 1,000,000 - 1,999,999 21 (3.4)  7,000,000 - 7,999,999 64 (10.3)
 2,000,000 - 2,999,999 51 (8.2)  8,000,000 - 8,999,999 17 (2.7)
 3,000,000 - 3,999,999 124 (20.0)  9,000,000 - 9,999,999 9 (1.5)
 4,000,000 - 4,999,999 145 (23.4)  10,000,000+ 17 (2.7)
 5,000,000 - 5,999,999 98 (15.8)

Table 2.

Descriptive Statistics and Intercorrelations among Study Variables (N=61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 Frequency of family breakfast -
2. Frequency of family dinner .371*** -
3. Family ritual .229*** .284*** -
4. Active mealtime conversation .199*** .105** .331*** -
5. Conversation topic diversity .137** .159*** .241*** .309*** -
6. Family mealtime rules .000 .018 .124** .115** .149*** -
7. Family mealtime roles .035 .066 .149*** .137** .128** .125** -
8. Father’s meal-related housework .026 .010 .050 .072 .096* .096* .294*** -
9. Importance of family mealtime .236*** .136** .340*** .228*** .259*** .105** .053 -.016 -
10. Mother’s meal preparation stress -.028 -.073 -.236*** -.121** -.068 -.003 -.019 .026 -.125** -
11. Family cohesion .131** .070 .376*** .317*** .405*** .171*** .123* .125** .333*** -.283*** -
12. Family flexibility .147*** .086* .299*** .266*** .398*** .212*** .216*** .304*** .247*** -.181*** .795*** -
Number of items 1 1 5 2 12 1 1 5 1 5 7 7
Range 0-7 0-7 1-4 1-3 0-12 1-4 1-4 0-3 1-10 1-5 1-5 1-5
M 3.332 4.614 2.941 2.300 10.414 2.569 2.458 1.003 8.624 2.582 3.865 3.499
SD 2.429 1.932 .406 .476 1.489 .481 .800 .668 1.912 .737 .536 .590
*

p <.05,

**

p <.01,

***

p <.001.

Table 3.

Results of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of the Dimensions of Family Meals Predicting Family Strengths (N=619)

Variable Family cohesion
Family flexibility
B SE β B SE β
Frequency
 Family breakfast .003 .008 .012 .011 .009 .046
 Family dinner -.010 .010 -.038 -.005 .011 -.017
Family ritual .284 .055 .216*** .278 .061 .192***
Communication
 Active mealtime conversation .140 .041 .125** .092 .045 .075*
 Conversation topic diversity .036 .012 .100** .058 .014 .147***
Rules and roles
 Family mealtime rules .044 .027 .057 .081 .029 .095**
 Family mealtime roles .050 .040 .047 .017 .044 .015
 Father’s meal-related housework .031 .028 .039 .178 .031 .202***
Perceptions
 Importance of family mealtime .071 .014 .180*** .046 .016 .107**
 Mother’s meal preparation stress -.148 .021 -.238*** -.107 .024 -.157***
Controls
 Mother’s age -.004 .005 -.026 -.006 .006 -.035
 Mother’s education .068 .023 .106* .081 .026 .114**
 Mother’s working hours -.001 .001 -.063 -.001 .001 -.062
 1st child’s grade -.093 .040 -.087 -.064 .044 -.054
 Monthly household income .050 .010 .188*** .049 .011 .168***
Constant 1.617*** .994***
Adjusted R2 .334 .325
F 23.176*** 22.208***

Note. In a multiple regression model with only two frequency variables and the controls, both the frequency of family breakfast and the frequency of family dinner were significantly associated with family cohesion and flexibility (not shown).

*

p <.05,

**

p <.01,

***

p <.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