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 주의집중문제의 매개효과
Longitudinal Effects of Preschool Children’s Media Exposure and Maternal Depression on School Adjustment during First Grade: Mediating Effect of Attention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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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longitudinal effect of preschool children’s media exposure and maternal depression on first-grade children’s school adjustment and the mediating effect of attention problem. Longitudinal data from the Panel Study of Korean Children (PSKC) collected by the Korea Institute of Child Care and Education (KICCE) was used to examine this hypothetical model. The subjects of the study included 2,150 children (1,091 boys and 1,059 girls) and their mothers across 2013 (5 yrs.) through 2015 (7 yrs.). The Structural Equation Model (SEM) was estimated using SPSS 25.0 and Amos 25. The results of this study were as follows. First, higher level of preschool children’s media exposure and maternal depression were related to higher attention problems after a year and lower level of children’s school adjustment during first-grade. Second, preschool children’s media exposure and maternal depression had an indirect effect on first-grade children’s school adjustment via attention problem. The results of this study will provide supporting evidence to many educators and parents for the implementation of effective practices for first-grade children to enhance their school adjustment. Furthermore, this study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maternal psychological wellbeing and the risk of indiscriminate media exposure during early childhood on first-grade’s school adjustment.
서론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교적응은 아동에게 있어 도전인 동시에 스트레스를 주는 경험이다(Kiuru et al., 2016; Ladd, 1990). 학교적응은 학교에서 형성하게 되는 또래 및 교사관계, 그리고 교육과정, 일과 운영의 차이, 그리고 아동을 통제하는 학교 규범에서의 적응을 의미한다(Jung & Chi, 2006). 아동은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이전에 경험했던 것보다 더 엄격한 수준의 규칙준수를 요구받게 되며, 교사와 친구들과 새로운 관계 형성 및 성공적인 학업 수행 등 중요한 과제를 맞닥뜨리게 된다(Campbell & von Stauffenberg, 2008). 아동이 초등학교 전이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은 향후 초등학교 생활에서의 성공뿐 아니라 다가오는 청소년기에 경험할 수 있는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발달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변화에 안정적으로 적응해 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Pears et al., 2018). 따라서, 전생애적인 관점에서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인들에 대해 분석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을 다각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태학적 관점(Bronfenbrenner, 1979)에 근거하여 아동의 개인적 특성뿐 아니라 아동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환경적 변인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아동에게 있어 부모나 또래, 교사만큼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환경적 요인으로 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다(Ahn et al., 2017). 스마트폰과 디지털 태블릿과 같이 휴대하기 쉬운 새로운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아동이 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은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초 사용 시기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Hosokawa & Katsura, 2018). 또한 아동이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미디어의 영향을 받으며,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주체가 됨에 따라, 최근 학교적응에 관한 연구들은 이러한 미디어 환경에 주목하여 아동의 미디어 노출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아동의 미디어 노출은 이후 학교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10세 아동기 때부터 TV 시청이나 비디오 게임과 같은 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은 14세 청소년기 학교에서의 학업 수행에 유의미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Sharif et al., 2010). 또한 초등학교 4학년 아동의 미디어 이용시간은 그들의 학교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Ahn et al., 2017). 즉, 아동의 미디어 이용시간이 많을수록 추후 학업에서의 문제를 경험하거나 학교 규칙을 준수하고 또래 및 교사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탐색한 선행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TV 시청시간과 미디어 이용시간이 그들의 학교적응에 부적 영향을 미침을 밝혀내었다(Kim, 2018). 이는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 이용을 통해 얻는 일상생활의 만족감은 미디어 사용의 의존성을 높이고, 결국 사회적 정체성 상실이나 학교생활에서의 고립감으로 연결됨을 보여준다. 그동안의 이러한 선행연구들(Ahn et al., 2017; Kim, 2018; Sharif et al., 2010)은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노출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앞서 논의한 것처럼 미디어 최초 사용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그 사용시간 및 정도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취학 전 미디어 노출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종단적인 영향을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생애 초기 자녀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어머니는 자녀의 발달 및 적응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특히 어머니의 우울은 자녀의 학교적응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국외 선행연구들을 통해 어머니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학업성취는 저조하고(Shen et al., 2016), 문제행동의 빈도와 정도가 증가하며 부정적인 또래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Wright et al., 2000). 그러나 어머니의 우울이 자녀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종단적으로 살펴본 Kwon (2020)의 연구를 제외하고는 어머니의 우울과 자녀의 학교적응 간의 관계를 살펴본 국내 선행연구는 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어머니의 우울이 자녀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종단적인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아동의 성공적인 학교적응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취학 전 어머니의 우울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연구자들은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위와 같은 환경적 요인과 더불어 개인의 주의집중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주의집중이란 내·외부적 동기에 의해 어떠한 일이나 목표를 인지하는 것이다. 유아기에는 비자발적으로 환경적 주의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성인기로 갈수록 환경 자극에 대하여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반응하는 경향이 커진다(Gibson & Rader, 1979). 주의집중문제는 다양한 자극과 정보들 중 선택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취학 전에 경험하는 주의집중문제는 학업적 능력 저하 등의 학교적응에서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Kwon과 Chung (2015)은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주의집중, 공격성, 자아탄력성, 삶의 만족도, 양육태도(애정, 감독, 합리적 설명)의 영향력을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 주의집중문제가 학교적응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으로 나타났다. 취학 아동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학업 및 사회적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연구들(McConaughy et al., 2011; Rhoades et al., 2011)은 주의집중문제와 학교적응 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주의집중문제는 학교적응에 중요한 예측요인 중 하나로 보고된 바 있는데, 앞서 살펴본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아동의 주의집중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연구결과들이 있어 이 변인들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기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실제로, 만 4, 5세 아동의 TV나 비디오, 인터넷과 게임을 포함한 영상매체 노출 시간의 증가가 주의집중문제 및 공격행동 등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Christakis et al., 2004; Kim & Kim, 2016). Ra와 그의 동료들(2018)은 주의집중문제 수준이 높지 않았던 아동을 대상으로 미디어 노출의 종단적 영향을 살펴보았는데, 높은 수준의 미디어 노출이 2년 후 심각한 주의집중문제 증상 표출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 다른 종단 연구에서는 5, 7, 9세 아동기의 미디어 노출이 13, 15세 청소년기의 주의집중문제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나타났다(Landhuis et al., 2007). 이를 통해 주의집중 문제에 있어 미디어 노출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종단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앞서 논의된 것처럼, 미디어 노출의 주요 수단인 스마트기기의 사용연령이 낮아지고 있으며 Hwang과 Son (2014)의 연구에서 한국의 만 4-6세 대부분의 유아가 스마트기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한 결과를 토대로 취학 전 미디어 노출이 이후 주의집중문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적절하며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어머니의 우울은 아동의 주의집중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어머니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은 자신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자극과 정보 중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극과 정보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어머니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에게 반응적인 어휘력을 사용하지 않고 강압적인 양육 행동을 하게 되고(Letourneau et al., 2013), 이는 곧 자녀의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결 지어 볼 수 있다(Kim, 2013; Kim & Choi, 2016). 실제로 우울 수준이 높은 어머니의 경우, 주의집중문제를 포함한 자녀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Chung, 2018; Kim, 2016; Lee et al., 2015). 이처럼 어머니의 우울과 자녀의 주의집중문제를 포함한 문제행동들을 살펴본 연구는 다수 있지만(Han & Kim, 2003; Yeon et al., 2016) 어머니의 우울과 자녀의 주의집중문제만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학교적응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기제 분석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므로 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측면의 선행연구들은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주의집중문제를 매개로 하여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독립적인 결과들을 시사하고 있으나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이후 학교적응에 미치는 매개경로를 하나의 모델로 구성하여 살펴본 연구는 아직 수행된 바 없기에 본 연구의 필요성이 주목된다. 즉, 점차적으로 취학 전 미디어 노출 시작 연령이 낮아지고 미디어 노출의 정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취학 전 미디어 노출이 주의집중문제를 매개하여 초등학교 입학 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취학 전 어머니의 우울은 아동의 주의집중문제를 매개하여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즉, 어머니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의 주의집중문제가 심각해지며 초등학교 입학 후의 적응에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로를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취학 전 어머니의 우울로 인해 심리, 학습 및 인지적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취학 전 아동의 학교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조기 개입 방안 모색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된다.
기존의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 주의집중문제 및 학교적응 변인 간의 관계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횡단적인 자료를 활용하였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변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탐색할 때 더욱 적절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특히 취학 전 아동에서 초등학교 1학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의 시간적 인과관계 탐색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종단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대부분의 선행연구들(Ahn et al., 2017; Lee & Oh, 2019)은 미디어 사용시간과 사용정도 중 하나의 요소를 선택하여 미디어 노출을 측정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미디어 노출 변인으로서 미디어 관련 하위변인인 사용일 수, 사용정도, 사용시간을 통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미디어 노출에 따른 부정적 결과에 대해 구체적인 예방 및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개입 방향의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에서는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이후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동시에 이 관계를 아동의 주의집중문제가 매개하는지 한국아동패널 데이터를 활용하여 종단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한국아동패널 자료는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사회와 육아정책에 관한 종단적 자료를 수집하여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는 3개년도 자료를 활용하여 각 변인 간의 종단효과 및 매개효과의 인과관계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취학 전후 유아의 전환기적 발달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상의 고찰을 바탕으로 도출된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으며,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만 5세의 미디어 노출, 어머니의 우울, 만 6세의 주의집중문제,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연구문제 2. 만 5세의 미디어 노출, 어머니의 우울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만 6세의 주의집중문제의 매개효과는 유의한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제공하는 한국아동패널 데이터 중 6차(2013년)부터 8차(2015년)까지 총 3개년도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조사대상 아동의 연령은 만 5세, 만 6세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으로, 2008년 출생한 신생아 가구를 대상으로 층화다단계 표본추출법을 적용하여 총 2,150가구를 최종 표본으로 선정하였다.
연구대상자들의 주요 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구대상의 성별은 2013년 6차를 기준으로 남아 1,091명(50.7%), 여아 1,059명(49.3%)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우울이 조사된 2013년 6차년도에 어머니의 평균연령은 만 36.1세(SD=3.63),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29.7%), 전문대/대학교 졸업(65.1%), 대학원 졸업(5.2%)이었다. 또한, 취업/학업 상태는 현재 취업상태가 667명(31%), 전업주부가 918명(41.7%), 기타 53명(2.4%)으로 나타났다.
2. 측정도구
1) 미디어 노출(만 5세)
만 5세 시기의 미디어 노출은 2013년 6차 한국아동패널 자료에서 부모면접에 의해 평정된 유아의 미디어 사용시간과 미디어 사용일 수 그리고 해당 매체에 대한 미디어 사용정도가 사용되었다. 유아의 미디어 사용시간은 평일 하루에 미디어를 이용한 교육시간과 TV시청 및 인터넷, 전자기기를 사용한 놀이시간을 합산하였다. 점수의 평정은 30분 단위로 평가하여 1시간당 1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30분당 0.5점이 부과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미디어 사용시간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유아의 미디어 사용일 수는 “유아가 지난 1주일 간 TV시청 및 인터넷, 전자기기를 사용한 놀이를 며칠 하였습니까?”에 응답하도록 되어 있다. 점수는 1일 단위로 평가하여 1일 당 1점이 부과되었으며(‘0’일은 불가) 점수가 높을수록 미디어 사용일 수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유아의 미디어 사용정도는 컴퓨터(인터넷) 이용, 게임기 이용, 휴대폰 이용, TV 시청의 4가지 영역에 대한 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문항은 각 영역에 대하여 “유아가 지난 1주일 간 해당 매체를 얼마나 이용하였습니까?”에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각 영역에 대한 문항의 점수는 ‘전혀 이용하지 않음(1점)’부터 ‘매우 자주 이용함(5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미디어에 대한 사용량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유아의 미디어 노출을 측정하는 미디어 사용시간, 미디어 사용일 수 그리고 해당 매체에 대한 미디어 사용 정도가 각 1문항으로 구성되어 신뢰도는 산출하지 않았다.
2) 어머니의 우울(만 5세)
2013년 6차 한국아동패널 자료에서 Kessler 등(2002)에 의해 개발된 간편형 우울도구인 ‘K6’를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K6’는 미국 보건면접조사(US 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 NHIS)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을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도구이며, 총 6개 문항의 Likert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어머니용 질문지의 문항내용은 지난 30일 기간 동안 우울과 관련된 항목들에 대하여 얼마나 자주 느꼈는가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30일 동안 매사에 힘이 드셨습니까?”, “지난 30일 동안 불안하였습니까?” 등의 문항에 대해 ‘전혀 안 느낌(1점)’ 부터 ‘항상 느낌(5점)’으로 평정하고 가능한 점수 범위는 6점에서 30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의 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6-13점은 정상수준, 14-18점은 경도/중증도(mild/moderate)우울, 19-30점은 중도(severe) 우울로 분류된다. 어머니 우울에 대한 측정도구의 신뢰도는 .91로 높게 나타났다.
3) 주의집중문제(만 6세)
2014년 7차 한국아동패널 자료에서 Oh와 Kim (2009)이 우리나라 유아들에게 적합하도록 번역하여 표준화한 아동청소년 행동평가척도(Child Behavior Checklist for Ages 1.5-5; CBCL 1.5-5) 중 주의집중문제를 사용하였다. 주의집중문제는 증후군 척도에서 외현화 문제행동에 속한 요인으로 분류되며, 총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어머니가 평정한 것이다. 문항 내용은 ‘집중력이 없고, 어떤 일에 오래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 등 안절부절 못하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과잉행동과 운동신경이 둔한 것 등과 관련된 질문으로, 6개월 내에 유아가 그 문항에 해당하는 행동을 보였는지를 판단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0점)’에서 ‘자주 그런 일이 있거나 많다(2점)’로 평정하는 Likert 3점 척도이다. 자료 분석을 위해 각 문항의 합산 점수를 토대로 정도를 평가하며, 총점이 높을수록 주의집중문제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유아의 주의집중 문제에 대한 측정도구의 신뢰도는 .63로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다.
4) 학교적응(초등학교 1학년, 만 7세)
2015년 8차 한국아동패널 자료에서 Jung과 Chi (2006)가 개발 및 타당화한 ‘학교적응 척도(School Adjustment Inventory)’를 사용하였다. 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의 Likert 5점 척도이며 총 35개 문항으로, 교사가 아동에 대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교적응의 4가지 하위요인들 중 분석결과 요인부하량이 .50을 넘지않은 교사적응 변인을 제외하고 학교생활적응(11문항), 학업수행적응(11문항) 및 또래적응(8문항) 변인을 사용하였다. 학교생활적응의 문항내용은 ‘수업시간에 주의를 기울이며 잘 듣는다’, ‘정해진 규칙을 잘 지킨다’ 등 초등학교 1학년 생활에 대한 적응을 의미한다. 학업수행적응의 문항내용은 ‘주어진 일에 대해 책임감이 강하다’, ‘수업시간에 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등 의사표현이나 활동의 의욕성, 적극적인 자세 그리고 과제나 준비물의 준비를 잘하는 행동 등을 측정하며, 또래적응은 ‘친구를 잘 도와준다’, ‘친구들과의 갈등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 등 친구들과의 놀이, 갈등해결의 형태, 또래에 대한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영역의 학교적응이 긍정적임을 의미하며, 학교적응 척도의 신뢰도는 각각 학교생활적응 .97, 학업수행적응 .96, 또래적응 .96였다.
3. 분석방법
본 연구를 위해 수집된 자료는 SPSS WIN 25.0 (IBM Co., Armonk, NY, USA)과 Amos 25 (IBM Co.,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주요 변인들의 기술통계치와 변인 간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둘째, 연구모형의 타당성과 취학 전 만 5세의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서 만 6세의 주의집중문제의 매개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연구모형을 설정하고 검증하였다. 연구모형의 적합성 확인과 변인 간 영향력을 검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아동의 미디어 노출과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의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고. 이후 구조모형분석을 실시하였다. 측정모형의 적합도 평가를 위해 χ2 검증을 할 경우, 표본 수가 커질수록 영가설이 기각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표본 크기에 민감하지 않은 CFI와 모형의 간명성을 고려한 TLI와 RMSEA를 적합도 지수로 선택했다(Shin et al., 2017). 마지막으로 취학 전 만 6세의 주의집중문제의 매개효과 유의성을 검증하고자 Sobel 검사를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1. 아동의 미디어 노출, 어머니의 우울, 주의집중문제, 학교적응 간의 상관관계
본 연구에서 측정한 아동의 미디어 노출, 어머니의 우울, 주의집중문제, 학교적응의 일반적인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 분석을 통해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산출 및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1). 먼저, 아동의 미디어 노출 하위변인의 평균은 미디어 사용시간은 .78(SD=.45), 미디어 사용일 수는 5.88(SD=1.74), 미디어 사용정도는 2.12(SD=.51)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동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5일 이상, 평일 하루에 30분 이상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머니의 우울 평균은 1.94(SD=.74)이며, 주의집중문제의 평균은 .21(SD=.26)로, 비교적 낮은 편으로 볼 수 있다. 학교적응 하위변인의 평균은 학교생활적응이 4.08(SD=.94)로 가장 높았으며, 또래적응 3.95(SD=.81), 학업수행적응 3.83(SD=.86)로 나타나 세 개의 하위변인의 평균이 대체로 비슷하나 학업수행보다는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모델의 추정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자료의 정규분포성을 검증한 결과, 왜도의 절댓값이 .61-1.37이고 첨도의 절댓값이 .06-2.93으로 나타나 절댓값 기준(왜도 3.0 이하, 첨도 8.0 이하)을 충족하여 측정 변인의 분포가 정상성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 포함된 주요 변인들 간의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미디어 노출 하위 세 개 변인은 어머니의 우울과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미디어 사용시간(r=.08, p<.01)과 미디어 사용일 수(r=.08, p<.01)는 주의집중문제와 정적 상관을 보였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과 사용일 수가 높을수록 주의집중문제 또한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미디어 노출 하위 세 개 변인 중 미디어 사용시간은 학업수행적응(r=-.06, p<.05), 또래적응(r=-.08, p<.01)과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는 미디어 노출 정도가 높은 경우 학교적응에 부분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우울은 주의집중문제(r=.21, p<.001)와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이는 어머니의 높은 우울 수준과 아동의 높은 주의집중문제가 관련이 있음을 나타낸다. 더하여, 어머니의 우울은 학교적응 세 개 변인 중 학업수행적응(r=-.07, p<.05), 또래적응(r=-.07, p<.05)과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이는 어머니의 우울이 아동의 학업수행, 또래관계와 반비례 관계를 가지므로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가 아동의 학교적응에 부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주의집중문제 수준은 학교적응 세 개의 하위변인 학업수행적응(r=-.11, p<.001), 학교생활적응(r=-.15, p<.001), 또래적응(r=-.14, p<.001)과 부적 상관을 보여 만 6세에 주의집중문제를 보인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경우 학교적응에 어려움이 있음을 나타낸다.
2. 측정모형의 검증
본 연구의 잠재변인인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의 측정모형의 타당도 검증을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χ2(11)=12.898(p<.001), TLI=.998, CFI=.999, RMSEA=.009로, 만족스러운 적합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의 개별 측정변수의 표준화된 요인부하량이 .60-88로 각 측정변인의 요인부하량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1).
3. 연구모형 분석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과 주의집중문제의 매개효과를 구조방정식을 통해 검증하였다. 먼저, 연구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해본 결과, χ2(16)=19.883(p<.001), TLI=.996, CFI=.998, RMSEA=.011으로 모두 적합한 수준의 합치도를 보였다. 다음으로 취학 전 미디어 노출, 어머니의 우울, 주의집중문제,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 간의 경로계수를 산출한 결과는 Table 2와 Figure 2와 같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취학 전 미디어 노출(β=.09, p<.01)과 어머니의 우울(β=.21, p<.001)은 각각 모두 1년 뒤 주의집중문제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또한 만 6세 때의 주의집중문제는 1년 뒤인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β=-.15, p<.001). 그러나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은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유의미한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은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유의미한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취학 전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1년 뒤 주의집중문제를 매개하여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았다(Figure 2).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는 방법으로는 Sobel 검증이나 bootstrap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Amos에서는 결측치를 FIML 방식으로 처리하였을 경우 bootstrap을 동시에 실행할 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매개효과 검증을 위하여 Sobel 검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취학 전 미디어 노출(β=-.02, z=-2.16, p<.05)과 어머니의 우울(β=-.03, z=-4.96, p<.001)이 주의집중문제를 매개하여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취학 전 아동의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과 주의집중문제의 매개효과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아동의 성공적인 초등학교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취학 전 아동의 무분별한 미디어 노출의 위험성과 어머니의 건강한 정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가정 내 미디어 활용방안을 위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종단패널 자료인 한국아동패널 데이터 중 6차(2013년)부터 8차(2015년)까지 총 3개년도의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고, 주요 연구결과에 대해 해석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대상인 아동들은 취학 전 만 5세 때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5일 이상, 평일 하루에 30분 이상 미디어를 사용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상관관계 분석에 따라 만 5세 때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과 사용일 수가 높을수록 만 6세 때 주의집중문제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만 5세 때 미디어 노출 정도가 높은 경우 만 7세 때 학교적응에 부분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우울은 주의집중문제와 정적 상관을, 아동의 학업수행, 또래관계와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 주의집중문제 수준은 학교적응 세 개의 하위변인과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를 통해 어머니의 우울이 아동의 학교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한 만 6세에 주의집중문제를 나타낸 아동의 경우 추후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둘째, 만 5세의 미디어 노출, 어머니의 우울, 만 6세의 주의집중문제가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살펴본 결과, 만 5세의 미디어 노출과 어머니의 우울은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의 미디어 이용시간과 학교적응 간의 경로를 살펴본 선행연구(Ahn et al., 2017)에서 아동의 미디어 이용시간이 학교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보인 결과와는 다르나, 주의집중문제를 매개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지지한다. 이를 비추어보면 미디어 노출에서 학교적응으로 이어지는 경로에서 주의집중문제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하여 본 연구결과는 어머니의 우울이 자녀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 결과(Jo et al., 2015)와 이러한 문제행동의 증가가 부정적인 또래 관계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Wright et al., 2000)와 맥을 같이 한다. 반면 만 6세의 주의집중문제는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유의미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의집중문제가 높을수록 1년 뒤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령기 아동의 주의집중문제가 학업, 사회적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연구결과(McConaughy et al., 2011; Rhoades et al., 2011)를 지지한다. 이러한 결과는 취학 전 아동이 주의집중문제를 겪을 경우 학령기에 접어들어 초등학교에 진학하여서도 유아교육기관에 비해 엄격한 질서와 규칙에 대한 적응이 어렵고,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거나 모둠별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의욕을 보이지 않고 이어 또래와의 갈등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학교적응의 전반적인 문제를 가져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취학 전 미디어 노출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집중문제가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 5세 때의 미디어 사용시간이 많거나 사용 정도가 높거나, 사용일수가 많을수록 1년 후인 만 6세 때 주의집중문제를 많이 경험하고, 이는 곧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서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미디어 이용시간이 주의집중문제를 포함하는 문제행동을 매개하여 아동의 학교적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Ahn et al., 2017)와 맥락을 같이 한다. 유아기 미디어 노출은 주의집중문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데, 미디어의 다양하고 빠른 자극은 아동의 뇌가 빠르게 변화하는 것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든다(Berman et al., 2008).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아동은 매사에 잘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고 충동적이게 되며, 주의집중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Nikkelen et al., 2014). 이는 만 4세 때의 TV 시청시간이 7세 때의 주의집중문제를 예측하였다고 보고한 선행연구(Peralta et al., 2018)가 뒷받침한다. 이와 같이 유아기 미디어 노출은 주의집중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아동이 경험하는 주의집중문제는 곧 초등학교 입학 후의 학교적응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주의집중문제 수준이 높은 아동은 관찰 학습을 통해서 사회적 기술을 획득하고, 효과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에 필요한 사회적 단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Kawabata et al., 2012). 이는 곧 학교에서 만나는 또래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동은 수업내용을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게 된다(Daley & Birchwood, 2010).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을 돕기 위한 직간접적인 전략으로 유아기 미디어 노출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야 함과 동시에 미디어 노출로 인해 발현될 수 있는 주의집중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어머니의 우울은 자녀의 주의집중문제를 매개하여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 5세의 자녀를 둔 어머니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가 만 6세 때 주의집중문제를 많이 경험하고, 이는 곧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학교 내 적응 부분에서 어려움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자녀의 유아기에서 초등입학 시기에 이르는 동안의 부모의 우울이 초등학생 자녀의 주의집중문제를 포함한 문제행동과 학교적응에 종단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Kwon (2020)의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가 어머니의 우울을 매개하여 주의집중문제를 포함한 자녀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Jo et al., 2015) 역시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이를 통해 어머니의 심리적 특성인 우울이 자녀의 주의집중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자녀의 학교적응을 방해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우울한 부모의 경우 자녀의 요구와 의도에 대하여 덜 민감하고 덜 반응적인 양육태도를 취하므로 자녀가 주의집중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학교 규칙을 잘 따르지 못하고 교사 또는 또래와의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머니 우울에 대한 조기 개입이 취학 전 자녀의 주의집중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고려되어야 할 과제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머니의 우울에 대응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이 결국 자녀의 학교적응 능력을 높여 성공적인 학교생활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제시하고 추후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연구 설계 과정에서 성차는 고려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아동의 미디어 이용시간의 성차에 대한 부분은 혼재된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면, 유아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Lee et al., 2015)에서는 여아보다 남아의 미디어 사용시간이 유의하게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아보다 여아의 TV 시청 및 게임 이용시간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Kang & Koo, 2010)도 존재한다. 또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성차에 대한 부분은 아동의 주의집중문제와 학교적응에서도 혼재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여아가 남아보다 주의집중문제 수준이 낮다는 결과가 보고되는 반면(Park et al., 2018), 주의집중문제에 대한 성차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선행연구(Park et al., 2019)도 존재한다. 학교적응에 있어서도 여아가 남아보다 학교적응을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Oh & Lee, 2019). 즉,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을 통해 미디어 노출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 있어 주의집중문제의 영향력은 성별에 따른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 성차에 따른 매개경로의 차이를 살펴본다면 미디어 노출의 부정적 결과를 예방하고 중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향의 근거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미디어 노출 요인에 미디어 사용시간, 미디어 사용일 수, 그리고 미디어 사용 정도가 포함되어 있으나 각 변인이 단일문항으로 측정되었다는 점이 제한점일 수 있다. 미디어 사용에 대한 양적인 측면 외에 미디어 사용 목적 또는 활용 유형 및 미디어 사용 시 부모나 형제자매의 상호작용 여부 등 질적인 측면에 대한 자료가 추가로 수집된다면 미디어 노출의 영향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교육용 또는 놀이용으로 구분되는 미디어 목적과 미디어 이용 시, 주 양육자의 지도가 이루어지는지와 같은 측면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부 연구자들(Ahn et al., 2017)은 패널 데이터가 TV/비디오, 컴퓨터, 게임시간을 중심으로 미디어 이용시간을 분석하였기에 요즘 초등학생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휴대전화나 스마트 기기의 이용시간이 추가되어 있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 휴대전화 및 스마트기기 이용시간을 추가할 뿐만 아니라 미디어 이용목적 및 활용 유형 등을 함께 살펴본다면 미디어 노출이 주의집중문제를 매개로 하여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폭넓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어머니만이 보고한 유아의 주의집중문제 행동 측정치를 이용하였으며, 주 양육자 중에서 어머니의 우울만을 주요 변인으로서 연구를 설계하였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우리 사회의 이혼율 증가로 인한 가족 해체 또는 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해 조부모의 손자녀 돌봄 확대 또는 돌봄 기관 이용 등 자녀 돌봄 주체자 변화(Kim, 2017)로 인하여 아동과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주 양육자로서 어머니만을 고려할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유아의 문제행동 측정 시, 어머니와 아버지를 포함하는 주 양육자들과 교사에 의해 보고된 자료도 함께 활용하거나 관찰 등의 객관적 평가방법을 고려한다면 동일한 응답자로 인한 자료의 편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첫째, 미디어 노출에 대하여 이용시간이나 이용정도 등 한 가지 요소만을 고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일 수, 이용정도 및 이용시간을 동시에 다각적으로 포함하여 미디어 노출이라는 잠재변인을 예측변인으로 살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얼마나 자주, 오랜 시간, 어느 정도로 미디어에 노출되는지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다른 변인들과의 관련성과 그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둘째, 발달적 전환기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미디어 노출, 어머니의 우울, 주의집중문제의 구조적 관계를 종단적으로 고려하여 검증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학령기에 접어든 아동들의 학교생활적응, 학업수행, 또래적응의 향상을 위해 주의집중문제와 같은 문제행동 예방과 감소를 위한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유아기의 적절한 미디어 사용에 대한 개입과 어머니의 우울과 같은 정신 건강상의 문제에 대한 점검과 중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아기 아동의 부모를 포함하는 주 양육자에게 혹은 아동 교육 현장의 종사자들에게 제안할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유아의 올바른 미디어 사용 지도에 있어 시대의 흐름에 맞춘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유아들이 과학의 발전으로 미디어를 태어나면서부터 접하고 이를 활용하여 정보를 추출하는 세대인 것을 고려할 때 미디어 노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노력보다 미디어 노출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미디어 이용 시 주 양육자 또는 교육자가 유아를 지도하여 미디어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 차원의 미디어 교육 서비스와 같은 실질적 노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유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내 주 양육자인 부모가 유아가 미디어에 과몰입 또는 의존하게 되지 않도록 유아의 적절한 미디어 이용시간을 적극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하는 교육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가 유아기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며 적정한 한계와 규칙을 설정하는 것도 유아의 미디어 노출을 중재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우울과 같은 정서적 문제에 대한 예방 또는 중재 서비스 또한 고려하여 궁극적으로 아동의 학교적응을 높이는 것에 도움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머니의 우울을 초래하는 요인들에 대한 중재가 필요한데, 어머니의 우울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개인의 특성 중에서는 자아존중감이(Sowislo & Orth, 2013), 그리고 가족 내 특성 중에서는 양육 스트레스(Lohaus et al., 2020), 긍정적인 부부관계(Thomas et al., 2019), 그리고 아버지의 양육참여(Allport et al., 2018)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들을 토대로, 상담 장면에서는 어머니의 우울이 초래된 요인들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는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교적응에 있어서 미디어 사용 및 주 양육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초자료로서 기능할 수 있으며 추후 연구가 확장되는 것에 있어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