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와 고등학생의 우울 간 관계에서 교우관계의 매개효과
A Mediating Effect of Peer Relations on the Association between Parental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and Depression among High School 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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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 of parental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on high school students’ depression and verified the mediating effect of peer relations on relations. Data were derived from the 7th wave (2016) of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KCYPS), and 1,979 high school students were included.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correlation analysis,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and a Sobel test were conducted using STATA. The main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male adolescents perceived higher parental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lower peer relations, but lower depression than female adolescents. Second, parental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was negatively related to adolescent peer relations but positively related to adolescent depression. This implies that adolescents whose parents have a higher level of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have lower level of peer relations and higher level of depression. Third, adolescents’ peer relations significantly mediated the relation between parental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and high school students’ depression. The result of Sobel test supported the significance of the mediating effect. The results highlighted a negative impact of parental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on adolescents’ mental health, and addressed how parental 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 affects adolescents’ depression by showing an important mechanism of peer relations, which was missed in previous research.
서론
우리나라 청소년은 성과중심 사회에서 성취지향적 기대를 받으며 살고 있다. 이는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좋은 대학, 일류 대학에 자녀가 진학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학업적 기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Shin (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가 가장 바라는 자녀의 효도는 ‘학업충실(17.1%)’이다. 특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학업충실’이란 응답은 각각 19.6%, 18.5%로 다른 효도의 내용인 순종, 부모를 아껴줌, 성실함, 다정한 말 등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유사하게 동연구에서 부모님께 효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녀는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잘하고, 성적을 향상시키는 ‘학업충실(19.8%)’을 응답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초등학생의 약 19%, 중학생의 약 22.6%, 고등학생의 약 30.3%가 학업에 충실한 것을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으로 인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부모가 학령기 자녀에게 학업적인 성실함과 유능함을 기대하고, 자녀는 그러한 부모의 학업적인 기대를 인지하며, 이와 같은 경향이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학업적 기대(academic expectation)란 어떠한 학교급까지 자녀가 진학하길 바라는지 및 자녀가 학교에서 받으리라 예상하는 성적과 관련된 부모의 기대를 의미한다(Louglin-Presnal & Bierman, 2017). 학업적 기대는 아시안 부모의 특수한 양육태도로 간주되는데(Ang & Huan, 2006), 이는 아시아 문화권에서 자녀의 학업적 성취는 가족의 자랑이고, 학업적 실패는 부모의 실패로 간주될 수 있으며(Wong et al., 2005), 높은 학업적 성취를 이루는 것에 대한 강조 및 긍정적 정서가 문화적으로 어릴 때부터 주입되는 경향에 따라 형성되는 것으로 지적된다(Tan & Yates, 2011). 학업적 기대는 자녀의 학습 및 성취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achievement-oriented expectation)와 유사하다.
한국 부모의 양육행동척도에서 성취지향적 기대 문항을 개발한 Huh (2000)는 성취지향적 기대를 ‘자녀의 능력에 비해 과도한 기대수준을 지니고,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지적인 성공을 강조하는 태도’로 정의 내리고 있다. Huh (2000)의 성취지향적 기대 문항을 살펴보면 부모가 자녀에게 지니는 학업적 기대의 수준이 높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하여 경쟁적인 성취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부모가 자녀의 학업과 능력에 대해 높은 기대를 지니는 것을 성취지향적 기대로 정의할 수 있겠다. 성취지향적 기대는 기존 연구에서 ‘과잉기대(over-expectation)’라는 명칭으로 사용되면서,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태도와 반대되는 부정적인 양육태도로 분류되어 그 영향력이 검증되어왔다(Kwon & Chung, 2015; Kim & Shim, 2012; Lim, 2017 등). 본 연구는 과잉기대라는 용어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함에 따라 관련 문항과 선행연구를 살펴본 후 ‘성취지향적 기대’라는 중립적인 용어로 재명명하였다.
성취지향적 기대는 성취압력의 한 하위요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 Kim (2011)은 학업성취압력이 부모의 ‘성취기대’ 외에도, 자녀가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으며 학급 석차가 어떤지 알고 있는 ‘성취관심’, 시험 기간에 모임을 못 가게하거나 공부하도록 강요하는 ‘성취지원’의 세 요인으로 구성됨을 보여준다. Ahn과 Kim (2014)에 따르면 학업성취압력은 부모가 자녀의 학업에 대하여 교육적 관심과 기대를 지니고, 이를 성취하기 위하여 자녀의 능력에 대하여 평가하고 보상하는 행동이 포함되어 자녀가 이를 압력으로 지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취압력은 자녀의 성취·성공 및 역할에 대한 기대와 교육적 관심으로 정의되기도 한다(Jin & Kim, 2010; Park & Chong, 2010). 과잉기대라는 용어로 주로 연구되어 온 성취지향적 기대는 성취압력과 유사한 개념이나, 성취압력이 자녀의 성취에 대한 관심, 평가와 보상 등의 구체적 행동을 내포함에 따라 성취지향적 기대보다 큰 개념으로 고려될 수 있다.
성취지향적 기대는 부모의 과보호(over-protection)와도 관계가 있다. Parker & Lipscombe (1981)에 따르면 과보호하지 않는 어머니에 비하여 과보호하는 어머니는 자녀의 의존을 부추기며 독립적인 행동을 저해하고(encouragement of dependency), 자녀를 아이 취급하며(infantilization), 자녀를 과도하게 통제하거나(excess of maternal control) 혹은 자녀의 멋대로 하도록 두는(lack of maternal control) 경향이 유의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과보호의 한국판 척도 개발 시, 한국문화에 존재하는 과보호의 요인으로 ‘성취지향’ 혹은 ‘과잉기대’ 라는 하위요인이 새로 추가되었다(Chung & Yoon, 2015; Chung & Chang, 2008). 이는 부모가 학업적 기대를 지니고 선행학습을 강요하는 성취지향적 행동을 청소년과 교사가 모두 과보호로 표현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 자료(Chung & Yoon, 2015)와, 과보호 척도 개발을 위한 예비조사에서 청소년이 부모의 성취지향적인 과잉기대를 과보호로 분류함에 따른 결과이다(Chung & Chang, 2008). 이에 본 연구는 성취지향적 기대를 ‘부모가 자녀의 학업과 능력에 대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지니는 성취지향적인 기대로서, 한국 문화에서 나타나는 과보호적 양육태도의 일환’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부모의 학업적 기대와 성취지향적 기대는 자녀의 학업 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인 중 아시아계 청소년이 백인, 아프리카계 및 라틴계 청소년보다 높은 수준의 학업 성취를 보이는 것은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의 방안으로 교육적 성공을 강조하는 아시아권 가족의 학업적 기대와 사회문화적 가치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Sue & Okazaki, 1990). 타 문화권 출신 미국인보다 성적이 좋은 아시아계 청소년은 부모가 자신의 학업성적에 대한 높은 기대를 지니고 있으며, A보다 낮은 성적을 받으면 화를 낸다고 보고하였다(Steinberg et al., 1992). 부모의 학업적 기대가 높을수록 청소년의 학업성적이 올라갔으며, 반대로 청소년의 학업성적이 높을수록 부모의 학업적 기대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고한 연구도 있다(Sanders et al., 2001).
부모의 학업과 성취에 대한 기대를 ‘성취압력’이라는 이름으로 측정한 Han (2011)에 따르면 부모의 성취압력은 자녀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시기에서 모두 학업성취와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다변량 조건모델을 적용하여 종단자료를 분석한 J. A. Kim (2016)의 연구에서도 중1(1차년도) 당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을수록 중1 시기 청소년의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학업성취도의 변화율과도 유의하게 정적인 관련이 있었는데,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낮은 학생은 3차년에 걸쳐 학업성취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진 반면,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은 학생은 중3(3차년도)을 기점으로 상대적으로 고1(4차년도)까지 학업성취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J. A. Kim, 2016). 이러한 연구는 부모의 학업적 기대와 성취지향적 기대가 모두 청소년 자녀의 학업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청소년 자녀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만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학업적 기대를 포함한 성취지향적 기대의 비용적인 측면으로는 중·고등학생 자녀의 학업 스트레스 유발(Ang & Huan, 2006; Tan & Yates, 2011) 및 우울과 같은 부정 정서의 심화 가능성을 들 수 있다. 부모의 높은 학업적 기대는 청소년의 학업 성적을 간접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청소년의 우울을 직·간접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Ma et al., 2018), 성취지향적 기대는 청소년의 심리적인 압박을 높이고 우울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Ngai & Cheung, 2000). 국내에서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취지향적 기대 및 성취압력은 모두 청소년의 우울과 정적 상관을 보였고, 우울을 포함한 내재화 문제를 보이는 고등학생 청소년은 정상집단에 비하여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 수준을 더 높게 지각하였다(Son et al., 2001; Choi, 2012). Chun (2018)은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청소년의 우울을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우울의 부분 매개를 통해 신체화 증상에 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고한다. 그러나 성취지향적 기대가 청소년의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주장하는 논문도 일부 존재(Jeong & Lee, 2016; Lim, 2017)함에 따라 본 연구는 성취지향적 기대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재확인하고자 한다.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우울감은 학교급별 학생 중 고등학생에게 가장 높았고, 고등학생 중 여학생(35.1%)이 남학생(24.1%)보다 우울감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는 신체적·심리적 변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다른 어느 시기보다 내면화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많은 시기이다(Lee, 2008). 청소년기의 대표적인 내면화 문제로 들 수 있는 우울은 우리나라 청소년이 가장 보편적으로 겪는 심리적 어려움이며(Han & Yoo, 1994), 청소년기는 우울의 유병률이 급증하는 시기로 보고된다(Lim, 2017; Rudolph, 2017). 따라서 청소년 우울의 발현 및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과 발생 경로에 대한 다각적인 규명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가 청소년의 우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될 경우,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청소년의 우울에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가 연관되는지 관련 매개변수를 탐색하는 것이 청소년 우울 발생의 예방과 우울 상태의 개입을 위해 필요할 것이다.
부모의 학업적 기대 및 성취지향적 태도와 청소년의 우울 간 관계에서 기존에 고려된 매개변인은 청소년이 학업적 유능함에 두는 가치(value of academic success), 자기효능감, 사회적 지지의 하위요인으로서 부모의 지지와 학교의 지지가 있으며, 이 중 청소년이 학업적 유능함에 두는 가치와 학교의 지지의 매개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Ma et al., 2018). 국내에서는 공격성이 매개요인으로 탐색되었으나, 성취지향적 태도와 청소년 우울 간 관계에서 매개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Lim, 2017). 본 연구는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가 청소년의 우울에 미치는 경로에 있어서 매개변인으로 교우관계를 고려하고자 한다. 청소년기는 관계의 중심축이 가족관계로부터 교우관계로 이동되는 시기로,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청소년에게 학교 및 교실 내에서의 교우관계가 더욱 중시될 수 있다.
청소년의 교우관계는 우울의 발현 및 유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청소년의 우울에 관하여 고찰한 Rudolph (2017)는 청소년 우울에 교우관계가 특히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친밀한 교우관계는 우울의 완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교우관계의 어려움은 우울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며, 우울한 청소년은 대개 친한 친구가 없음을 보고한다. Herres & Kobak (2015)에 따르면 청소년의 우울은 교우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으로 연관되며, 교우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은 다시 청소년의 우울을 높임으로써 교우관계와 우울은 상호연관성을 지닌다. 국내에서도 부정적인 교우관계 경험이 많을수록 우울감이 높아지는 경향이 보고되었다(Kim & Lee, 2008; Yang, Park, & Chang, 2016; Woo, Park, & Jeong, 2010; Choi, 2012).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는 청소년의 교우관계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성취지향적 태도를 포함한 부모의 양육태도는 자녀의 교우관계를 포함한 학교생활적응에 직·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Kim & Lim, 2013; Kim & Hong, 2015). Ryan & Adams (1995)는 가족과 학교 간 관계에 대한 모형에서 학업과 학교에 관련된 부모와 자녀 간 상호작용이 자녀의 교우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피력하였다. 해당 모형을 검증한 Adams 등(2000)은 학교에 관련된 부모와 자녀 간 상호작용을 크게 학교활동에 대한 부모의 지지와 학업적 성공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요구 및 부정적인 압력으로 구분하고, 각 하위요인과 학교 친구와의 긍정적인 관계(또래 사회성) 간 관계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학업적 성공에 대한 부모의 압력은 9-10세 아동의 단호함을 감소시킴에 따라 또래 사회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12-13세 초기 청소년에게는 학업적 기술인 지적 효과성을 낮추고, 또래 사회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Adams et al., 2000). 학업적 성공에 대한 부모의 압력이 교우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고등학생의 교우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할 근거를 제공한다.
국내 실증연구에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자녀의 교우관계와 대체적으로 부적인 관계를 보고한다. 부모의 성취압력은 초등학생 자녀의 교우관계 태도에 부적으로 연관되었고(Jin & Kim, 2010), 부모의 학업성취압력의 하위변인으로서 학업성취기대는 대학생의 교우관계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Kim, 2011).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고등학교 청소년의 교우관계와 부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Cha & Noh, 2018). 반면, Choi와 Kim (2004)의 연구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취압력 태도를 과잉과 비과잉으로 구분하여 자녀의 교우관계를 비교한 결과, 부모의 성취압력 태도에 따라 초등학생 자녀의 교우관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차이는 방법론적인 차이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대상의 차이에서도 비롯될 수도 있으므로 더 많은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먼저 부모의 양육태도인 성취지향적 기대가 고등학생 청소년의 우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대표성 있는 대규모 데이터를 사용하여 재확인하고자 한다. 아시아 문화권에 놓인 한국 부모가 학업과 성취에 대한 강조와 기대를 가장 많이 하고, 이러한 성취지향적 기대가 태도로 표현되는 시기는 자녀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 시기로 간주되며(Shin, 2012), 전체 학교급별 학생 중 고등학생의 우울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Ministry of Education,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9). 그러나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와 우울 간 관계에 대해 검증한 선행연구는 주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에 따라 본 연구는 고등학생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Lim, 2017; Chun, 2018, Jeong & Lee, 2016; Ma et al., 2018). 다음으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고등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교우관계가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와 고등학생의 우울 간 관계를 매개하는지 가능성을 검증하였다.
엄정한 분석을 위하여 본 연구는 성취지향적 기대, 교우관계 및 우울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별, 주관적 경제수준과 주관적 성적평가를 통제하였다. 먼저 성별의 경우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를 더 높게 지각하였고(Jeong & Lee, 2016; Choi & Kim, 2004), 청소년이 인지한 교우관계와 친구 지지는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하여 좋은 것으로 보고된다(Kim, 2011; Choi, 2012). 우울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Ministry of Education et al., 2019; Chung & Park, 2013; Choi, 2012). 주관적 경제수준은 소득계층이 높을수록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Jeong & Lee, 2016), 가정의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학교에서 청소년의 교우관계가 좋았으며(Cha & Noh, 2018), 청소년의 우울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Yang et al., 2016). 유사하게 일반가구에 속한 청소년의 우울이 저소득가구에 속한 청소년의 우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Chung & Park, 2013). 주관적 성적평가의 경우, 학교성적이 좋을수록 학교에서 교우관계가 좋으며, 교우관계가 좋으면 성적이 높아지는 경향이 모두 보고된다(Cha & Noh, 2018; Chen et al., 2010). 학업성취가 높을수록 청소년의 우울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Kim & Lee, 2008; Chung & Park, 2013). 본 연구는 상식적으로 고등학생 자녀의 성취가 높을수록 자녀에 대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보다 높아질 것으로 가정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의 초등학교 4학년 패널의 7차년도(2016)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은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1,979명으로, 남학생은 1,036명(52.35%), 여학생은 943명(47.65%)이다. 연구의 주요 변수는 아래와 같다.
2. 측정도구
1) 종속변수: 고등학생의 우울
고등학생의 우울은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매우 그렇다(1점)’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4점)’의 4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 전 문항을 모두 역코딩함에 따라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이 높음을 의미한다. 우울 문항의 예로는 ‘울기를 잘한다’, ‘어떤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나 때문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모든 일에 관심과 흥미가 없다’가 있다. 고등학생의 우울의 신뢰도(Cronbach’s α)는 .89였다.
2) 독립변수: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
성취지향적 기대 문항은 Huh (2000)가 개발한 척도를 활용하여 측정되었으며 총 4문항이고, ‘매우 그렇다’(1점)’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4점)’의 4점 척도로 구성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 수준이 높음을 의미하도록 전 문항을 역코딩하였다. 성취지향적 기대 문항은 ‘부모님(보호자)의 기대가 항상 내 능력 이상이어서 부담스럽다’, ‘나에 관한 한 다른 어떤 일보다 공부에 더 열성적이시다’, ‘나에게 모든 면에서 남보다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나에 대한 걱정을 덜 하셨으면 좋겠다’로 구성되어 있다.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의 신뢰도(Cronbach’s α)는 .73이었다.
3) 매개변수: 교우관계
교우관계는 학교생활적응 척도 중 교우관계에 대한 5문항을 통해 측정되었으며 ‘매우 그렇다’(1점)’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4점)’의 4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교우관계가 좋은 것을 의미하도록 4번 문항을 제외하고 모두 역코딩하였다. 문항의 예로는 ‘우리 반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놀이나 모듬활동을 할 때 친구들이 내 말을 잘 따라준다’를 들 수 있다. 고등학생의 교우관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63이었다.
4) 통제변수: 성별, 주관적 경제수준, 주관적 성적평가
성별은 남성의 경우 1, 여성의 경우 0으로 더미코딩하였다. 주관적 경제수준은 응답자가 느낀 가구의 경제수준을 의미하며, ‘매우 잘사는 편(1점)’부터 ‘매우 못 사는 편(7점)’의 범위로 측정됨에 따라 점수가 높을수록 잘 사는 편을 의미하도록 역코딩하였다. 주관적 성적평가는 전체 성적에 대한 응답자의 주관적 평가를 의미하며, ‘매우 우수(1점)’부터 ‘매우 미흡(7점)’의 범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성적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것을 의미하도록 역코딩하였다.
3. 자료분석
자료는 Stata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되었다.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고, 주요 변수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고등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하여 중다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고, 교우관계의 매개효과를 함께 검증하였다.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Baron & Kenny (1986)의 모델에 따라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첫 단계에서는 독립변인인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매개변인인 교우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였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종속변수인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였으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와 교우관계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세 번째 단계에서 교우관계의 투입으로 인하여 두 번째 단계에서 확인된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이 변화하고, 모형의 설명력이 증가하는지 살펴보았다. 매개효과의 유의성은 sobel test를 이용하여 검증하였다. 주요 변수 간 다중공선성을 확인한 결과 변수 간 분산팽창요인(VIF) 지수는 1.03-1.09 사이로, 공차(Tolerance)는 0.92-0.97 사이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고등학생의 성별, 주관적 경제수준, 주관적 성적평가, 고등학생이 지각하는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 교우관계와 우울의 일반적 경향은 Table 1과 같다. 조사된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의 성별은 남학생이 1,036명(52.35%)으로 여학생 943명(47.65%)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지각한 가구 경제수준은 1-7점 범위 중 평균 4.26점(SD=.96)으로 중간 수준 정도로 나타났다. 성적에 대한 주관적 평가는 1-7점 범위 중 평균 4.15점(SD=1.34)으로 보통 수준으로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성적에 대한 청소년의 지각은 표준편차가 다소 크게 나타남에 따라 자신의 성적이 미흡하거나 우수하다고 인지하는 청소년도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1-4점 범위 중 평균 2.33점(SD=.61)으로 2점인 ‘그렇지 않은 편이다’에 가깝게 나타났다. 청소년이 지각한 교우관계의 평균은 1-4점 범위 중 3.19점(SD=.39)이며, 표준편차가 작음에 따라 대부분의 청소년이 자신의 교우관계를 좋은 편으로 지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의 우울은 1-4점 범위 중 평균 1.79점(SD=.55)으로 중간값인 2.5점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2점인 ‘그렇지 않은 편이다’에 가깝게 나타났다.
2. 상관관계분석
실증분석에 포함된 독립변수, 통제변수, 매개변수와 종속변수 간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제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주요 변수 간 유의한 상관관계에 대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등학생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를 더 높게 지각하였고(r=.16, p<.001), 교우관계는 더 좋지 않다고 평가하였으나(r=-.05, p<.05), 우울은 더 낮은 관계가 나타났다(r=-.18, p<.001). 고등학생이 지각한 주관적 경제수준은 주관적 성적평가(r=.20, p<.001) 및 교우관계(r=.19, p<.001)와 각각 정적인 상관을 보였다. 즉 청소년이 스스로 잘사는 가구에 속한다고 생각할수록 성적도 좋고, 교우관계도 좋다고 생각하는 관계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주관적 경제수준이 높다고 생각할수록 고등학생의 우울은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r=-.22, p<.001). 고등학생이 자신의 성적이 좋다고 평가하는 것은 교우관계가 좋고(r=.22, p<.001), 우울이 낮은 것(r=-.21, p<.001)과 유의한 상관을 나타냈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다고 생각할 경우 교우관계와 부적 상관(r=-.11, p<.001)을 보였는데, 이는 성적이 좋다고 생각하면 교우관계와 정적 상관을 보이는 현상과 대조된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으면 우울이 높았고(r=.14, p<.001), 고등학생의 교우관계가 좋을수록 우울은 낮은 관계(r=-.39, p<.001)가 나타났다. 종속변수인 우울은 독립변수인 성취지향적 기대와 매개변수인 교우관계를 포함하여 모든 통제변수와 유의한 상관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고등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교우관계의 매개효과
중다회귀분석의 실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모형 1에서 종속변수는 매개변수인 교우관계이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아질수록 교우관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11, p<.001). 고등학생이 주관적으로 지각하는 경제수준이 높을수록(β=.16, p<.001), 그리고 스스로 성적이 좋다고 생각할수록(β=.18, p<.001) 교우관계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 1은 고등학생의 교우관계 분산의 약 8.3%를 설명하였다. 모형 2와 모형 3에서 종속변수는 고등학생의 우울이다. 모형 3에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아질수록 고등학생의 우울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14, p<.001). 성취지향적 기대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개변인인 교우관계를 통제한 모형 3에서 모형 2(β=.18, p<.001)보다 .04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의 교우관계가 좋을수록 우울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33, p<.001). 이는 교우관계가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와 고등학생의 우울의 관계에서 부분 매개효과를 지님을 의미하며, 간접효과는 .04(-.11x-.33)으로 매개변수를 통제했을 때 감소된 성취기대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통제변수가 청소년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우울이 낮았고(β=-.21, p<.001), 주관적으로 지각하는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β=-.13, p<.001), 스스로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할수록(β=-.11, p<.001) 고등학생의 우울이 낮게 나타났다. 모형 3의 설명력은 모형 2에 비해 약 10.2%포인트 증가하였으며, 고등학생의 우울을 약 23.8%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obel test를 실시한 결과, 검증 통계량 Z값은 6.39 (p<.001)로 매개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가 고등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교우관계의 부분매개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난 것이다. 매개효과는 Figure 1에 제시하였다.
논의
본 연구는 한국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에 대해 살펴보고 정의한 다음,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고등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성취지향적 기대와 고등학생의 우울 간 관계에서 교우관계가 매개효과를 유의하게 나타내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부모가 자녀의 학업과 능력에 대해 지니는 성취지향적인 기대로서, 한국 문화에서 나타나는 과보호적 양육태도의 일환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국외에서 논의되어 온 높은 학업적 기대(academic expectation)와 그 맥을 함께 하며, 한국판 과보호의 하위요인으로 척도에 포함된 바 있다(Chung & Yoon, 2015; Chung & Chang, 2008). 이러한 성취지향적 기대는 자녀의 학업 성적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으나(Sanders et al., 2001; J. A. Kim, 2016), 동시에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를 유발하고(Ang & Huan, 2006; Tan & Yates, 2011) 우울과 같은 내면화 문제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내포한다.
둘째, Pearson 적률상관분석 결과 고등학생의 우울은 남학생에 비하여 여학생과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와 같은 결과로 해석된다. 고등학생의 우울은 주관적 경제수준 및 주관적 성적평가와 모두 부적 상관을 보임으로써 선행연구와 동일한 결과(Kim & Lee, 2008; Yang et al., 2016; Chung & Park, 2013)를 보고하였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우울과 정적 상관을 보였고, 교우관계는 우울과 부적 상관을 보였으며 우울과 관련하여 투입된 변수 중 상관계수의 크기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를 통하여 고등학생의 우울에 교우관계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교우관계와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성적이 좋다고 지각하는 것과 교우관계가 정적 상관을 보인 결과와 대조된다. 이러한 관계는 5개년의 종단패널을 사용하여 청소년의 교우관계가 좋으면 실제 성적이 높고, 성적이 높을수록 교우관계가 좋다는 Chen 등(2010)의 결과와 일맥상통하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자녀의 학업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함께 고려할 때, 향후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와 학업 성적이 높은 자녀 중 교우관계가 좋거나 나빠지는 요인을 탐색할 필요도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이 지각한 주관적 경제수준은 주관적 성적평가 및 교우관계와 각각 정적인 상관을 보임으로써, 청소년이 스스로 잘사는 가구에 속한다고 생각할수록 성적도 좋고, 교우관계도 좋다고 생각하는 관계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셋째, 중다회귀분석 결과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고등학생의 우울에 유의하게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청소년의 우울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선행연구(Ma et al., 2018; Ngai, & Cheung, 2000; Chun, 2018)와 맥을 함께 한다. 부모가 청소년 자녀에게 학업과 성취에 대한 높은 기대를 지니는 것은 아시아 문화권 및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만연한 문화로 보이지만, 부모가 심리적으로 지닌 높은 성취지향적 기대는 직·간접적으로 표현되면서 고등학생의 우울을 심화시키고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등학생 자녀가 부모의 높은 성취지향적 기대를 인지하는 것만으로 우울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학문적으로나 실제 상담과 학교 현장에서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지니는 성취지향적 기대는 양육태도로, 부모의 양육태도는 실제 양육행동으로 표현됨으로써 혹은 자녀가 부모의 영향을 받아들이려는 개방성을 통해 청소년의 발달과 정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Darling & Steinberg, 1993). 본 연구결과는 어린아이가 자신에게 기대되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그러한 긴장상태는 아이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회의와 불안을 조성한다(Frank, 1940)는 오래된 주장이 청소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청소년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 어떠한 매개요인들이 존재하는지 자녀의 개인적 특성 요인을 포함하여 다각적으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Adams 등(2000)은 학교와 관련된 부모의 과도한 요구와 압력이 9-10세 아동의 단호함과 12-13세 초기 청소년의 지적 효과성과 같은 개인적 특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에 따라 또래 사회성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학교 및 상담현장에서 청소년 교육가 및 상담가는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 수준을 진단하고, 그로 인해 청소년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와 우울의 수준을 확인하며, 부모 및 가족에게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중다회귀분석에서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고등학생의 우울을 증가시키는 관계에서 교우관계는 부분 매개효과를 보였다.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을수록 고등학생의 교우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결과는 기존 분석 결과(Jin & Kim, 2010; Kim, 2011; Cha & Noh, 2018)와 동일하며, Ryan & Adams (1995)의 가족과 학교 간 관계에 대한 모형에서 제시된 학업과 학교에 관련된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이 자녀의 교우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입증됨을 의미한다. 이렇듯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높으면 고등학생의 교우관계가 좋지 않다는 부적 연관성에 대해 부모교육 전문가의 목소리를 통해 그 이유를 가늠하고자 한다. 소위 ‘공부만 잘하면 사회성, 인성, 도덕성 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라는 부모의 태도는 자녀의 사회성을 방해할 수 있다(H. S. Kim, 2016; Lee, 2018). 부모의 지나친 성취지향적 태도로 인해 자녀가 교우관계라는 비용을 지불하며 학업에만 몰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혹은 높은 성취지향적 기대를 지닌 부모와 공부나 성적을 통해서만 상호작용을 해온 자녀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만큼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없을 것이다(Oh, 2017).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청소년의 교우관계에 어떠한 경로를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추후 학문적인 영역에서 관심이 촉구된다.
한국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는 복합적인 문화적 현상이다. 한편으로는 자녀에 대한 사랑과 애정에 기반한 양육태도이자 표현인 동시에 자녀의 학업적 유능이 부모의 성공으로 간주되는 아시아권 문화(Wong et al., 2005)에서 성취지향적 태도는 부모의 성공 욕구를 반영한다. 부모의 욕구와 자녀에 대한 애정이 복합적으로 혼합된 성취지향적 기대 개념을 더 깊게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성취지향적 기대의 개념에 대해 국내외 연구를 통하여 고찰 및 정의를 내리고, 전국 단위의 대규모 표본을 사용하여 대표성 있는 분석을 통해 성취지향적 기대의 부정적인 영향력과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 성취지향적 기대의 중요성 및 개입지점을 밝혔다는 의의를 지닌다. 특히 청소년의 교우관계에 부모의 성취지향적 기대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여 검증함으로써 향후 부모의 성취지향적 태도와 교우관계 간 관계에 대한 연구를 탐색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였다.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및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라도 자녀의 학업적 유능함과 성취만 우선시하고 기대하기보다, 건강한 교우관계와 정신건강 측면을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