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기능성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 능력을 매개로 학교준비도에 미치는 영향
Effect of Family Functioning on Preschoolers’ School Readiness: Mediating Effects of Mothers’ Affective Parenting and Preschoolers’ Self-regulation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if the effect of family functioning on preschoolers’ school readiness can be mediated by mothers’ affective parenting and preschoolers’ self-regulation in the year before children enter elementary school. This study analyzed the 7th year data of panel study of Korean children collected by the Korean Institute of Child Care and Education. Statistical analysis included 1,513 pairs of 6-year-old children and mothers.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correlation analysis,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and bootstrapping analysis were conducted using SPSS 22 and Amos 20. The primary findings were as follows. First, the sub-factors of preschoolers’ school readiness composed of children’s social and emotional development, approach to learning, cognitive development and general knowledge, and communication were positively correlated with family functioning, mothers’ affective parenting, and preschoolers’ self-regulation. Second, the result of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howed that the indirect paths from family functioning to preschoolers’ school readiness through mothers’ affective parenting and preschoolers’ self-regulation were significant, while the direct path was insignificant. Third, bootstrapping analysis showed that mothers’ affective parenting and preschoolers’ self-regulation fully medi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family functioning and preschoolers’ self-regulation. The findings provide the grounds for families and parents with preschool aged children to implement effective support practices to maintain a functional family system that can promote preschoolers’ school readiness.
연구목적
초등학교 전이기는 아동과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시기이다. 초등학교 입학은 아동이 생애 초기에 직면하는 중요한 아동발달 이정표이자 가족생활사건(Elizur, 1986; Perry & Weinstein, 1998)이기 때문이다. 유아는 학령 전기에 초등학교 입학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규범과 요구가 있는 환경에 대하여 두려움, 불안, 혼란과 같은 긴장을 경험한다(Brain, 1993; Yeboah, 2002). 유아가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교육환경으로 안정적으로 전이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학업수행과 학교적응에 필요한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 이와 같은 역량이 준비된 정도는 초등학교 입학 후의 성공적인 학교적응 및 학업성취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학교준비도는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안정적인 학교적응을 예측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인으로서, 많은 연구자의 주목을 받았다. 학교준비도는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유아의 발달적 준비 상태를 의미한다(Dockett & Perry, 2001; Huffman et al., 2001). 학교준비도를 연구한 과거의 선행연구에서 기초학업능력을 중심으로 학교준비도를 평가하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사회정서적 발달, 학습에 대한 접근, 인지 및 일반적인 지식과 같은 영역을 포함하여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 수준을 반영하는 개념으로 학교준비도를 평가하는 관점이 강조되고 있다(Kagan et al., 1998; Yoo & Lee, 2019).
학교준비도는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에서의 성취를 예측할 뿐 아니라 학령기 이후 건강한 삶을 준비하는 주춧돌이 된다. 그동안 축적된 연구결과는 학교준비도가 학령기 학업성취 및 학교적응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이라는 것을 밝혔다. 먼저, 인지적 측면의 학교준비도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입학 시기의 아동의 언어능력, 수리능력, 주의집중은 초등학교 시기의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Duncan et al., 2007; Lemelin et al., 2007; Lonigan et al., 1999). 또한, 사회정서적 측면의 학교준비도는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에 대한 인식 및 학교적응과 학업성취를 예측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초기에 친구 관계를 잘 유지하고 새로운 친구를 잘 사귀는 아동이 이후에 학교에 대해 더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반면, 또래로부터의 거절을 당하는 아동은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고, 학교 기피와 낮은 학업성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Ladd, 1990). 더 나아가, 학령기 초기의 학업성취 및 학교적응은 이후 건강한 청소년기, 성인기로의 전이에 중요한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학교준비도의 영향은 단순히 초등학교 시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기초학업능력 부진이 청소년기 비행행동과 초기 및 중기 성인기 부적응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Fothergill et al., 2008), 이는 학교준비도가 학령기 및 청소년기 학업성취와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성인기의 심리적 적응에 필요한 중요한 기초를 마련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생애발달 관점을 고려할 때, 유아의 학교준비도와 결정요인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유아의 학교준비도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발달하며, 가족은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의 바탕이 되는 주요한 사회적 맥락에 해당한다(Dockett & Perry, 2001; Jun & Choi, 2015). 유아의 초등학교 입학은 유아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도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가족생활사건이다. 초등학교 입학이 유발하는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하여, 가족은 구성원 간의 정서적인 연결에 변화를 주고 가족과 교육 체계 간 경계를 새롭게 조절해야 한다. 이러한 가족의 스트레스 대처능력은 유아가 안정적으로 학령기로의 전이를 이루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Elizur, 1986). 따라서 유아가 성공적으로 학령기로의 전이를 이루기 위해서 가족 차원에서의 지원과 준비가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기능적인 가족은 영유아의 심리적 적응과 건강한 발달을 위한 바탕이 되므로, 유아의 인지 및 사회적 발달을 포괄하는 학교준비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가족체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족체계이론에 따르면, 가족체계는 항상성(homeostasis)과 변화(morphogenesis)의 원리로 작동되며, 건강한 가족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성과 변화의 균형이 필요하다(Friedemann et al., 1991). 즉, 기능적인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가족의 전통과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연성도 동시에 있어야 한다(Kantor & Lehr, 1975; Minuchin, 1985).
이와 같이 가족체계의 항상성과 변화의 균형을 중심으로 가족기능성을 설명한 대표적인 모델로는 Olson 등(1983)은 순환모델(Circumplex model)이 있다. 결혼과 가족체계에 대한 순환모델(Circumplex Model of Marital and Family Systems)은 가족의 유연성(Flexibility)과 응집성(Cohesion)을 중심적인 두 차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족의 유연성은 상황 및 발달적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가족의 권력 구조, 역할 관계, 관계의 규칙을 변화할 수 있는 가족체계의 능력을 의미하며, 가족의 응집성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해 가지는 정서적 유대감을 의미한다. 순환모델에서는 가족체계는 가족의 기능성이 유지 및 향상될 수 있도록 변화를 하는 역동성이 있으며, 가족의 유연성과 응집성이 균형 있게 조절될 때, 가족은 균형 있는 가족체계를 형성하고 건강한 기능을 한다고 본다. 선행연구는 가족의 균형적인 유연성과 응집성은 건강한 또는 건강하지 못한 가족의 가족기능성과 선형적인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였다(Olson, 2000; Olson et al., 1983). 특히, 가족이 가족생활주기에서 나타나는 규범적인 전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족은 유연성과 응집성을 균형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생활주기 중 자녀 양육 단계에서, 기능적인 가족은 유연성 측면에서는 변화에 유연하면서도 구조적이고 응집성 측면에서는 가족구성원이 서로 분리되면서도 연결되는 균형적인 상태를 보인다(Olson et al., 1983).
가족기능성은 가족 기능의 건강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서, 가족기능성이 높을수록 아동의 인지적 발달 및 심리행동적 적응의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연구되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5-6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가족의 응집성과 유연성이 균형적일수록 아동의 국어와 수학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었다(Wentzel, 1994; Zalewska-Łunkiewicz et al., 2016). 또한, 가족기능성이 높을수록 유아의 창의적 사고 및 행동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Jang, Son, & Son, 2015; Lee & Jeon, 2006). 가족기능성은 아동의 인지적 발달뿐 아니라 문제행동 발달과도 관련되는데, 가족기능성의 수준이 높을수록 유아의 문제행동의 수준이 낮아지는 것으로 et나타났다(Hardaway al., 2012; Jo & Tak, 2015; Tschann et al., 1996). 초등학생 3-6학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가족기능성이 높을수록 또래폭력 가해경험 및 또래 폭력 행위의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 Lee, 2017).
선행연구의 결과를 종합해볼 때, 가족기능성이 균형적일수록 유아의 인지 및 사회적 발달을 포괄적으로 측정하는 학교준비도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선행연구에서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관계를 탐색한 연구는 많지 않다. 가족기능성과 아동발달을 다룬 선행연구에서는 주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인 장애아 및 환아(J’May et al., 1996; Park, 2013; Sikora et al., 2013), 청소년기 자녀(Chang & Lee, 2017; Masselam et al., 1990; McFarlane et al., 1995)를 양육하는 가족의 가족기능성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였다. 그러나 유아기 자녀 양육 및 초등학교 입학 준비 또한 가족생활주기상 스트레스를 초래하는 사건으로서, 유아기 자녀를 양육하는 가족의 가족기능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핵가족화와 맞벌이가 보편적인 현상이 되면서 가족이 영유아기 자녀 양육으로 인해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증가했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고려한다면(Park, 2018), 성공적인 초등학교 적응을 예측하는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향상할 수 있는 가족의 역량을 탐색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이 연구는 가족기능성이 우리나라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에 대한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가족기능성과 학교준비도의 관계에서 더 나아가, 그 사이에 작동하는 기제에 대해서 탐색할 필요가 있다. 가족기능성의 개념을 살펴볼 때, 가족기능성이 직접적으로 아동의 인지적, 사회적 발달을 증진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인지 및 사회적 발달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많이 축적되어 왔으므로, 이러한 기제를 설명할 수 있는 부모 및 아동 관련 요인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다른 변인들이 기족기능성과 유아의 전반적인 발달의 관계를 매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가족기능성이 아동이 학령기 학교생활 및 학습에 필요한 기저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간접적인 경로를 통하여, 학교준비도를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가족기능성이 어떠한 변수를 통하여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선행연구 고찰을 바탕으로,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매개변수로 삼고자 한다.
먼저, 가족기능성은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행동을 증진하는 방식으로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향상할 수 있다. 가족체계이론에 따르면, 가족체계는 배우자, 부모, 형제와 같은 하위체계의 구성요인으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하위체계는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Minuchin, 1985). 기능적인 가족체계는 하위체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환경 및 가족구성원의 요구 변화에 적응하고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부부 및 부모 하위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Cowan et al., 2005; Olson et al., 1983). Olson 등(1983)의 가족기능성과 Baumrind (1966)의 부모의 양육스타일의 관계를 살펴본 Matejevic 등 (2014)은 균형 있는 응집성과 유연성이 긍정적인 양육에 해당하는 민주적/권위적 양육스타일의 하위 항목과 모두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혔고, 이러한 결과를 가족기능성이 부부 하위체계 긍정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부모-자녀 관계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유출효과(spillover effect)(Erel & Burman, 1995)로 인한 것으로 보았다. 선행연구는 가족체계의 기능성이 자녀의 건강한 발달의 밑바탕이 되는 부모의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양육태도를 촉진할 수 있음 보여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유출효과로 인하여 가족기능성이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행동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가족기능성과 부모의 온정적 양육행동의 관련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유아기 학교준비도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애착이론에 따르면, 온정적이고 민감한 양육은 아동이 긍정적인 자기가치감, 환경에 대한 탐색 의지, 새로운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형성하게 만들고, 이러한 사회정서적 특성은 아동이 학교에서 필요한 긍정적인 행동 요인의 발달을 촉진한다(Martin et al., 2010).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도 어머니의 지지적이고 긍정적인 양육행동은 유아의 학업능력과 사회적 능력으로 대표되는 학업준비도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Cowan et al., 2005; Hess et al., 1984; Pianta et al., 1991). 따라서 세 변인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해볼 때, 가족기능성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을 통하여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한편, 가족기능성은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증진함으로써, 학교준비도를 향상시킬 가능성도 있다. 선행연구에서 가족기능성은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의 발달을 증진하거나 억제한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자기조절능력이란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나 행동을 바꾸는 인간 자신의 노력을 지칭한다(Baumeister & Vohs, 2004). 기능적인 가족체계는 유아가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일상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기조절능력을 발달하게 하며(Hardaway et al., 2012), 가정에서 발달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학교와 같은 다른 환경으로 전이될 수 있다(Grolnick & Kurowski, 1999). 반면, 가족의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가족은 질서 없고 혼란한 상태에 빠지게 되며, 혼란스러운 가정환경은 아동의 자기조절능력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정에서 아동은 규칙, 예측성, 안전이 결여된 혼란스러운 일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혼란스러운 가정환경은 아동의 자기조절능력 발달을 저해하게 된다(Evans & English, 2002; Hardaway et al. 2012; Martin et al., 2010).
또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학교준비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학업성취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면, 사회인지적 관점에서 아동의 자기조절능력을 아동이 자신의 학습에 상위인지적, 동기적, 행동적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몰입한 상태로 정의하고, 자기조절능력은 아동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도록 하여 학업성취를 증진한다고 보았다(Jung, 2014; Zimmerman, 2013). 자기조절능력이 뛰어난 아동은 외적으로 규제되는 아동보다 학교에서 더 뛰어난 수행을 보인다(Deci & Ryan, 1987). 유아의 행동적 적응에도 자기조절능력이 영향을 미치는데, 저소득층 가정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종단 연구에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가족기능성과 외현화 문제행동의 관계를 매개하는 효과가 검증되었다(Hardaway et al., 2012). 이상의 선행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또한 가족기능성과 학교준비도의 관계를 매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의 발달을 촉진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가족기능성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도 온정적 양육행동이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증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머니의 반응성은 유아의 내적 귀인과 과제 참여와 관련이 있으며(Skinner, 1986), 어머니가 유아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지지할 때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이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Grolnick et al., 1998). 또한, 부모의 긍정적, 부정적 반응성은 아동의 의도적 통제를 통하여 아동의 외현적 행동문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Valiente et al., 2007). 따라서 이 연구는 가족기능성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통하여 학교준비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요약하면, 이 연구는 가족기능성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매개로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주는 구조모형을 검증하고자 한다. 이 연구를 통하여,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을 촉진하는 가족체계의 역할을 밝히고, 어떠한 기제를 통해 가족체계가 학교준비도 발달을 촉진하는지도 함께 밝힐 수 있을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 문제1]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유아의 자기조절력, 학교준비도의 하위요인들 간 상관관계는 어떠한가?
[연구 문제2]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유아의 자기조절력, 학교준비도 간 구조적 관계는 어떠한가?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이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수행한 한국아동패널(PSKC, 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의 제 7차년도 자료(2014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연구에 사용한 문항들에 대하여 모두 성실하게 응답한 경우 분석에 포함하여 최종적으로 1,531명의 만 6세 유아와 어머니가 연구 대상이 되었다. 유아의 성별을 살펴보면, 남아는 799명이고, 여아 743명이었다. 다음으로, 부모의 학력을 살펴보면, 어머니의 최종 학력은 4년제 대학교 졸업이 572명(3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고등학교 졸업이 444명(29%), 전문대 졸업이 422명(27.6%), 대학원 졸업이 86명(5.6%) 순으로 많았다. 아버지의 최종 학력은 4년제 대학교 졸업이 644명(42.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고등학교 졸업 408명(26.6%), 전문대 졸업이 311(20.3%), 대학원 졸업이 161명(10.5%)로 많았다. 가구 소득을 살펴보면, 월평균 가구 소득은 평균 449.42 만원으로 분석되었는데, 4인 가족 기준 2014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인 525만원보다 다소 적게 나타났다(Korean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 2019).
2. 측정 도구
1) 가족기능성
가족기능성은 육아정책연구소에서 Olson (2010)의 가족 응집성 및 적응성 척도(the Family Adaptability and Cohesion Evaluation Scales Ⅳ, FACES Ⅳ) 사용권을 구입하여 번역한 척도로 측정되었는데 이 연구에서는 어머니 응답 문항들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이 척도는 응집성과 유연성 두 가지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4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응집성은 가족의 균형 있는 응집성(Balanced Cohesion)을 측정하는 문항 7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연성은 가족의 균형 있는 유연성(Balanced Flexibility)을 측정하는 문항 7개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까지 응답하도록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고,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의 유연성과 응집성이 균형 있는 것을 의미한다. Cronbach’s α는 하위요인별로는 응집성 .88, 유연성 .82이었으며, 전체로는 .91이었다
2) 온정적 양육행동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Cho 등(1999)의 문항을 참고하여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자체 제작한 양육행동 척도로 측정되었는데 이 연구에서는 양육행동 척도 중 ‘온정적 양육’ 하위항목을 사용하였다. 온정적 양육 척도는 ‘아이와 친밀한 시간을 갖는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한다’와 같은 8개의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까지 유아의 어머니가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모의 양육행동이 온정적임을 의미한다. 온정적 양육행동의 Cronbach’s α 계수는 .86이었다.
3) 자기조절능력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Gresham & Elliott (1990)의 사회적기술 측정 체계(Social skills rating system) 척도를 Seo (2004)가 국내에서 타당화한 것을 참고하여 검토 및 수정한 척도를 통하여 자기통제가 측정되었고, 자기통제 하위문항들의 내용을 고려하여서 이 연구에서는 ‘자기조절능력’ 변인으로 분석하였다.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척도는 ‘집에서 적절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집에서 알맞은 음성높이로 말한다’와 같은 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아니다(1점)’부터 ‘매우 자주 그렇다(3점)’까지 유아의 어머니가 응답하도록 되어 있고 점수가 높을수록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자기조절능력의 Cronbach’s α 계수는 .80이었다
4) 학교준비도
아동의 학교준비도는 Murphey & Burns (2002)가 개발한 학교준비도 평가 척도를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번역한 후 예비조사를 통하여 문항을 확정한 학습준비도 문항으로 측정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Murphey & Burns (2002)가 제시한 ‘학교준비도’라는 변수명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고 학습준비도 문항들을 ‘학교준비도’라는 변수명으로 활용하였다. 이 척도는 어머니가 응답하였으며, 사회정서발달, 학습에 대한 태도, 의사소통, 인지발달 및 일반적 지식의 4개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4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 응답하도록 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학교준비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학교준비도의 Cronbach’s α 계수를 살펴보면, 하위요인별로는 사회정서발달은 .76, 학습에 대한태도 .86, 의사소통 .85, 인지발달 및 일반적 지식 .81이었으며, 전체로는 .93이었다.
5) 통제변수 : 사회경제적 지위(SES)
선행연구에서 주요변인들이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SES)와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를 고려하여 이를 통제변인으로 투입하였다. 아동패널에서 측정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교육수준은 교육연수로 환산하여 부모의 최종학력을 분석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최종학력의 Cronbach’s α 계수는 .77이었다. 가계소득의 경우 분석결과 첨도와 왜도가 정상분포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회귀분석의 기본가정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제곱근을 취하여 활용하였다.
3. 분석 방법
이 연구는 IBM SPSS Statistics ver. 22(IBM Corp., 2013)과 IBM AMOS 20(Arbuckle, 2014)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첫째, 주요 변인들에 대하여 기술통계와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측정모형의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셋째,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여 모형의 각 경로의 유의성을 검증하고,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실시하여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연구 결과
1.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분석
연구의 주요변수에 대한 기술통계 및 상관분석 결과는 Table 1과 같다. 변수들의 왜도와 첨도의 절댓값을 살펴보면, 왜도는 2 미만이며 첨도는 4 미만으로 나타나 정상분포에 해당하였다. 주요변수들 간에 서로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하위요인들과 다른 변수들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학교준비도의 네 가지 하위요인은 다른 주요 변수들과 모두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준비도의 하위요인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사회정서 발달은 가족의 균형 있는 응집성(r =.18, p <.05), 가족의 균형 있는 유연성(r =.18, p <.01),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r =.19, p<.01), 유아의 자기조절능력(r =.51, p <.01)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학습에 대한 태도는 가족의 균형 있는 응집성(r =.20, p <.05), 가족의 균형 있는 유연성(r =.21, p <.01),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r =.25, p <.01), 유아의 자기조절능력(r =.59, p<.01)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의사소통은 가족의 균형 있는 응집성(r =.17, p <.01), 가족의 균형 있는 유연성(r =.15, p<.05),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r =.19, p <.01), 유아의 자기조절능력(r =.51, p<.01)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인지발달 및 일반적 지식은 가족의 균형 있는 응집성(r =.17, p <.01), 가족의 균형 있는 유연성(r =.15, p <.01),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r =.21, p <.01), 유아의 자기조절능력(r =.56, p<.01)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간에는 서로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의 균형 있는 응집성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r =.40, p<.01)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r =.26, p <.01)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고, 가족의 균형 있는 유연성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r =.43, p <.01)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r =.23, p <.01)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가족기능성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 구조방정식 모형 검증
1) 측정모형 검증
잠재변수와 관측변수 간의 관계 및 잠재변수 간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모델적합도를 확인한 결과, 측정모형의 증분적합도지수인 CFI, TLI, NFI 값이 .9 이상으로 나타나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CFI=.98, TLI=.97, NFI=.98). 절대적합지수인 RMSEA 값도 .05 이하로 좋은 수준으로 나타났다(RMSEA=.049).
다음으로 측정모형의 집중타당성과 판별타당성을 검증하였다(Table 2). 관측변수들이 일관성 있게 잠재변수를 측정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집중타당성을 검증하였다. 잠재변수에 대한 요인 부하량의 표준화 계수는 .76-.92로 모두 .7 이상의 수치를 보이며, C.R. 값이 유의하게 나타나서(p <.001), 집중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잠재변수가 서로 다른 개념을 측정하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상관계수의 신뢰구간을 산출하는 방법으로 판별타당도를 검증하였다. 상관계수의 신뢰구간이 모두 1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판별타당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3) 구조모형 검증
(1) 구조모형 적합도 지수 평가
가족기능성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매개하여 학교준비도로 이어지는 구조적 관계를 분석하기 위하여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였다. 구조모형의 증분적합도 지수인 CFI, TLI, NFI는 .9 이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CFI=.98, TLI=.97, NFI=.98), 절대적합도지수인 RMSEA도 .05 이하로 으로 좋은 적합도 지수를 보였다(RMSEA=.046).
(2) 구조모형 경로분석 결과
먼저, 변인들의 설명력을 알아보기 위하여 R²(Squared Multiple Correlations)를 산출하였다.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가족기능성의 4%를 설명하였고,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가족기능성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의 25.2%를 설명하였다.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은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의 20.5%를 설명하였다.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학교준비도의 57.8%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구조모형의 각 경로가 유의한지 검증하였다(Figure 1). 가족기능성이 기능적일수록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β=.48, p <.001)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β=.11, p <.01)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이 높을수록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β=.32, p <.001). 그리고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우수할수록 학교준비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β=.77, p <.001).
가족기능성이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주는 경로에 자기조절능력이 매개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부트스트래핑 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3). 먼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이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간의 관계를 부분매개하는지 검증하였다. 부트스트래핑 분석 결과,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에 영향을 주는 간접효과(β=.16, p <.01)와 직접효과(β=.11 p <.01) 그리고 총효과(β=.27, p <.01)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이 부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족기능성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을 거치는 간접경로와 직접경로를 통해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학교준비도 간의 관계를 완전매개하는지 검증하였다. 부트스트래핑 분석 결과,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이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주는 간접효과(β=.25, p <.01)과 총효과(β=.21, p<.01)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조절능력이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이는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거치는 간접경로를 통해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온정적 양육행동과 자기조절능력이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관계를 완전매개하는지 검증하였다. 부트스트래핑 분석 결과, 가족기능성이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주는 간접효과(β=.19, p <.01)와 총효과(β=.27, p <.01)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미치는 영향을 온정적 양육행동과 자기조절능력이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시 말해, 가족기능성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거치는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이 연구는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을 촉진하는 사회적 맥락인 가족에 주목하여, 가족기능성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매개로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결과를 논의함으로써, 가족 및 부모 차원에서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첫째,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모든 하위항목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학교준비도의 네 가지 하위항목인 사회정서발달, 학습에 대한 태도, 의사소통, 인지발달 및 일반적 지식이 유아의 인지발달과 사회정서발달의 측면을 모두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 할 수 있다. 변수별로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가족기능성은 유아의 학교준비도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가족기능성이 학업성취(Wentzel, 1994; ZalewskaŁunkiewicz et al., 2016K), 창의성 발달(Jang et al., 2015; Lee & Jeon, 2006), 폭력적 행동의 발달(Lee & Lee, 2017)과 관련이 있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인지적, 사회적 발달을 아우르는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앞서 논의했듯이, 가족기능성 자체가 유아의 발달을 촉진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어떠한 기제를 통해 가족기능성의 영향이 유아발달에 전달되는지 구조모형을 통해 탐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학교준비도 또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어머니의 민감하고 지지적인 양육이 유아의 긍정적인 행동 요인, 학업능력, 사회적 능력과 같은 학교준비도의 하위요인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Cowan et al., 2005; Hess et al., 1984; Martin et al., 2010; Pianta et al., 1991). 또한, 부모-자녀 간의 안정된 애착이 유아의 사회정서적 발달뿐 아니라 인지적 발달을 증진한다고 보는 애착이론의 논의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선행연구에서 영아기부터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을 보인 유아는 그렇지 않은 유아보다 더 적극적으로 환경을 탐색하고, 읽기에도 더 높은 흥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Bus & Van Ijzendoorn, 1988; Van Ijzendoorn & Van Vliet-Visser, 1988). 따라서 애착이론을 참고할 때,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이 유아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게 하여, 학교준비도 발달을 촉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아의 자기조절능력도 마찬가지로, 학교준비도의 하위 항목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인지 및 사회적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자기조절능력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유아의 사회정서적 유능성으로서 정서 및 행동 조절능력이 학교준비도 발달에 매우 중요하며(Denham, 2006), 자기조절학습이 높은 학업성취와 관련되고(Jung, 2014; Zimmerman, 2013), 자기조절능력이 문제행동의 발달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Hardaway et al., 2012). 또한, 이 연구에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다른 변인에 비하여, 학교준비도와 상대적으로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학교준비도 향상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에서 자기조절능력이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선행연구 논의(Ursache, Blair, & Raver, 2012)와 마찬가지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학교준비도 발달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구조모형 분석 결과,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주는 직접경로는 유의하지 않은 반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통하여 영향을 주는 간접경로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고 다른 변인들을 통해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 연구의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가족체계이론은 가족의 하위체계 간 일어나는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Minuchin, 1985), Bronfenbrenner의 생태체계이론에서는 여러 층위의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였다(Bronfenbrenner & Crouter, 1983). 두 가지 이론적 논의를 종합해볼 때, 가족체계 차원에서의 영향력을 부모-자녀 상호작용에 전달이 되어, 부모-자녀 상호작용은 다시 아동발달로 이어질 것이다. 즉,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통한 간접경로가 가족체계와 아동발달을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체계와 아동발달의 관련성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후속연구를 통하여 이 둘을 연결하는 부모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탐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부트스트래핑 분석 결과,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관계를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간의 관계를 부분매개하였고, 이어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관계를 완전매개함으로써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주었다. 가족기능성이 학교준비도에 미치는 영향을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이 매개한 결과는 가족기능성이 높을수록, 온정성과 같은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이 증진된다는 연구결과(Matejevic et al., 2014), 부모의 온정적인 양육이 학교준비도와 관련된 인지, 학습, 사회정서적 발달에 긍정적이라는 연구결과(Cowan et al., 2005; Hess et al., 1984; Pianta et al., 1991)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직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데, 이러한 결과는 온정적 양육행동이 학교준비도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자기조절능력을 증진하는 것이 핵심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선행연구에서도 부모의 양육행동이 아동의 의도적 통제, 정서 및 행동 조절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Grolnick et al., 1998; Skinner, 1986; Valiente et al., 2007). 아동의 초등학교 입학은 아동이 부모와의 의존적인 관계를 벗어나, 스스로 자율적으로 탐색하고 학습하는 주체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학교준비도를 향상하기 위하여, 온정적인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통하여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에 선행하는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키우는 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은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학교준비도 간의 관계를 완전매개하였다. 이는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외현화 문제행동의 발달 간의 관계를 매개했다는 결과를 지지하면서(Hardaway, et al., 2012), 유아의 자기 조절능력이 가족기능성과 유아의 인지적 발달 측면도 함께 포함한 학교준비도 간의 관계도 매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이는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인지, 학습, 사회정서적 측면의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게 하는 기제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결과를 종합해볼 때, 이 연구는 가족기능성이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향상하는 바탕이 된다는 것을 밝혔다. 가정에서 유아가 학교환경과 유사한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교준비도 발달에 효과적이라는 논의를 고려한다면(Grolnick & Kurowski, 1999), 이는 기능적인 가족체계 내에서 유아가 경험하는 상호작용이 학교생활과 유사한 특성을 공유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초등학교에서 아동은 더욱 구조화된 규칙적인 일과, 교육과정, 문제해결 과정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기능성이 균형적일 때 유아는 구조화되어 있고, 규칙이 있으며, 예측 가능한 일상 속에서 자기조절능력을 키워갈 수 있고(Hardaway et al., 2012), 이를 통해 유아는 학교생활에 필요한 역량을 준비할 수 있다. 따라서 유아의 학교준비도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가족의 유연성과 응집성의 균형을 점검하여, 가족체계 안에서 유아가 자기조절능력을 키워갈 수 있는 가정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 연구는 가족기능성의 긍정적인 효과는 어머니와 자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달된다는 것을 밝혔다. 이 연구는 가족기능성이 어머니-자녀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유출효과 가설을 지지한다. 유출효과 가설에 따르면, 기능적인 가족은 조화로운 부부 관계를 형성하고, 조화로운 부부 관계를 형성한 부모는 자녀와의 상호작용에서 적대감보다는 온정성과 돌봄이 있는 기능적인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또한, 아동은 가정에서 기능적인 또는 비기능적인 부부 관계를 관찰함으로써 이를 자신의 행동으로 모델링하게 된다(Erel & Burman, 1995). 따라서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바라볼 때, 가족기능성의 영향이 부부, 부모, 아동의 건강한 발달로 연쇄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건강한 가족이 아동의 학교생활에서의 성취를 준비하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을 밝혔다. 또한, 가족기능성이 어머니의 양육행동과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라는 매개변인들을 통하여 학교준비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이 연구는 유아의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할 때 교과내용 및 학습기술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기 이전에, 가족체계의 차원에서 가족기능성을 균형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유아에게 지지적이고, 온정적이고, 민주적인 양육행동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가 밝힌 가족기능성,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의 중요성은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한 부모교육, 가족 및 아동 상담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후속연구에서는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유아가 있는 가정의 일상생활을 관찰함으로써, 가족기능성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유아의 일상생활에 반영되는지 탐색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선행연구는 주로 저소득 가정의 혼란스러운 일상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였다(Evans & English, 2002; Hardaway et al., 2012; Martin et al., 2010).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를 통제했을 때에도, 가족기능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혔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 일반적인 가정을 대상으로 어떠한 일상생활과 부모-자녀 간의 상호작용 방식이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및 학교준비도 발달을 촉진하는지를 탐색한다면,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가족과 부모를 위한 더욱 보편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The author declares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