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
The influence of pregnant couples’ attachment representation for parents of origin on their psychological symp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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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influences of pregnant couples’ attachment representation for parents of origin on their psychological symptoms according to groups. One hundred and eighty two pregnant couples answered the questionnaire. Data were analyzed by means of frequency, percentages, t-test. Pearson’s correlation using SPSS ver. 21.0 and multiple group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using AMOS ver. 20.0. The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in attachment representations according to parents of origin and psychological symptoms between pregnant women and spouses. Second, there were negative influences of attachment representations to parents of origin on psychological symptoms for both the pregnant women group and their spouses group, respectively. Last, the negative effects of attachment representation for parents of origin on their psychological symptoms according to groups were significantly different; consequently, the impact on the spouses group was stronger than the pregnant women group. The results imply that policies to help pregnant couples reduce psychological symptoms should be provided. In addition, the unexpected result on the weaker impact of pregnant women’s attachment representation for parents of origin on their psychological symptoms suggests it is better to consider other factors simultaneously (such as a romantic attachment to spouses) that might provide a moderating role. The study results are meaningful because it is the first to apply a statistically advanced method to analyze pregnant women and spouses in relation to parents of origin on their psychological symptoms.
서론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국내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로 예상되어 국가미래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Statistics Korea, 2018).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정부 및 지방지자체는 여러 임신부 배려 정책을 제시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국민의 인식을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과 예산을 할당하고 있지만, 임신부 당사자들이 느끼는 정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듯하다. 한 관련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임신부에 대한 배우자, 직장, 사회의 배려경험의 체감도는 낮은 걸로 나타났으며, 임신기 동안 경험한 증상에 대해서는 우울증이 17.2%로 가장 많이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지만, 이들 중 8.7%만이 치료하였다고 응답하였다(Korea Population, Health and Welfare Association, 2018). 특히 임신 중 느끼는 불안감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며 우울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뿐 아니라 임신 및 출산과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Bastani et al., 2005).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태교를 중시하며 임신기간 동안 하는 태중태교를 출산 후 10년간 양육보다 더 중시하며 몸가짐 뿐 아니라 임신부의 심리적 적응상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Chung, 2013). 그러나 다수의 임신부는 임신이라는 자신의 생애에 있어 중요한 생활사건에 의해 설레임과 행복감을 느끼는 동시에 출산 및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우울 또는 불안을 느끼기도 하며 소화불량, 불면증 등의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van Bussel et al., 2009). 일반적으로 임신부의 산전우울이 산후우울보다 더 높은 것으로 보고(Choi et al., 2009)되는 등 임신 중 겪는 심리적 증상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볼 때 눈여겨봐야 할 위험요인이다.
임신은 계획 여부에 상관없이 임신부 뿐 아니라 배우자 또는 파트너를 포함한 가족 전체에게도 획기적인 생활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임신한 가족’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여 가족구성원들의 임신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Parad & Caplan, 1960). 배우자가 임신을 하면 남성들 역시 아버지가 된다는 기대와 기쁨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책임감 및 생활의 변화 등으로 인해 불안 및 우울 등과 같은 증상뿐 아니라 신체적인 변화까지 경험한다(Fawcett & York, 1987). 입덧하는 아내와 함께 자신도 입덧을 하며 식욕이 증가하여 체중이 늘어나고 심지어 가슴도 발달하는 환상임신 또는 동정임신으로 알려진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을 겪는 남편들도 있다(Lee, 2018). 20~40대 부부 70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산부가 남편에 비해 그 정도가 더 강하였지만, 임산부와 배우자 모두 임신기와 출산 후에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다(Fawcett, & York, 1986). 이렇게 우울, 불안, 신체화로 나타나는 심리적 부적응은 부부관계에서 부정적인 의사소통을 야기하기도 하고, 친밀감에도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Ha et al., 1999; Park, 2002),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임신기 부부의 심리적 증상을 함께 살펴본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임신기 부부의 심리적 증상에 대해 살펴보고 부부 간 차이는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임신기에 경험하는 심리적 증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변인으로 아동기 때 자신의 부모와의 정서적 관계에서 형성한 애착표상을 고려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는 우울증의 발생과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근거로 애착과 관련 연구에 관심이 다시 모여지고 있기 때문이다(Noftle & Shaver, 2006; Wright et al., 2009). ‘특정 상대에 대한 정서적 유대(emotional tie) 또는 심리적 결속(psychological bond)’으로 정의되는 애착은 주양육자와의 반복적인 정서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내적작동모델(internal working model)에 의해 자아개념 및 타인에 대한 반응 및 행동양식이 결정된다(Bretherton, 1985, 2005). 애착 연구들은 애착표상과 내적 작동 모델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히 말하면 애착표상은 내적작동모델의 하위개념이라 할 수 있다. 애착표상은 정서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애착인물에 대한 표상이며, 내적작동모델은 생애 초기 주양육자와의 정서적 상호작용, 즉 애착관계를 통해 형성되어 이후 살아가면서 자아개념 및 타인에 대한 반응 및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정신적 표상(Bretherton, 2005; Chung et al., 2009)으로 애착표상에 비해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Mikulincer & Shaver (2007)는 100 여개의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안정애착은 우울 및 불안과 부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즉, 어릴 적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하여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애착표상을 형성하게 되면 자신 및 타인에 대한 부정적이고 내적표상을 갖게 되며 거의 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우울 및 불안 등의 역기능적인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Allen, 2001; Lee & Hakins, 2009; Overbeek, et al., 2007). Wayment & Vierthaler (2002)는 불안정애착은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높은 수준의 신체화를 예측하는 요인이라고 하였고, Wearden 등(2003)은 애착에 대해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 신체화는 더욱 자주 발생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결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임신이라는 커다란 생활사건에 직면하였을 때에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 증상에 자신의 부모에 대한 애착표상이 중요한 예측요인일 것이라 여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한 부부를 대상으로 이와 관련하여 진행된 국내연구는 부족하다는 것은 그 중요성에 비해 학계의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는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임신부와 그의 배우자를 각각 살펴본 국외연구도 미흡하다. 이에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을 따로 살펴보고 이들의 영향관계를 알아봄으로써 그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통한 관련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임신부 집단과 배우자 집단 간 차이는 있는지 살펴보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이렇게 같은 연구모델을 적용하여 동일한 모델에서 동일한 의미의 계수가 두개의 집단에 따라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를 살피는 기법이 다중집단분석이다. 이는 같은 모델을 사용하여 단순히 집단 별 경로가 각각 유의한지를 살펴보는 다집단분석과는 다른 것으로, 다중집단분석의 가장 큰 장점은 동일 모델 내 경로의 통계적 유의성 뿐 아니라 집단간 경로 차이의 통계적 유의성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Huh, 2013; Woo, 2012). 이러한 분석기법을 이용하여 임신한 부부의 아동기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이 임신한 현재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이러한 영향관계가 임신부와 그 배우자 집단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한층 더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목적을 바탕으로 설정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 문제 1>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연구 문제 2>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 문제 3>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은 임신기 부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절차
J 지역의 대형 산부인과 3곳과 온라인 임신·육아 동호회 2곳을 통해 자발적으로 연구참여를 희망하거나 이들로부터 소개를 받은 임신 28주 이후의 총 198쌍의 임신 후반기 부부가 참여하였다. C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OO대학교 IRB-17)을 거친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며 동의서를 받은 후 7쌍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 문항에 이상이 없었으므로 본조사를 실시하였다. 임신 28주 이후가 되었을 때 본 연구자가 소속 기관의 연구실로 개별적으로 방문하여 설문조사에 응하였고, 현장에서 제출하였으며 이에 대한 소정의 사례가 주어졌다. 아동기 때 아버지나 어머니를 여의거나 동거하지 않아 그 관계에 대한 질문에 응답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한 182쌍의 자료를 최종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의 일반적 배경은 Table 1과 같이 임산부의 경우, 31∼35세가 45.9%로 가장 많았고, 전체 50.3%가 4년제 대학 졸업자이었다. 배우자의 연령 역시 31∼35세가 51.1%로 가장 많았고, 전체 54.4%는 4년제 대학 졸업자이었다.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200만원 이하가 전체 53.2%였으며, 39.6%는 결혼 기간이 2년 이하인 신혼부부이었다.
2. 연구도구
1) 원부모 애착표상
Armsden & Greenberg (1987)가 16-20세를 대상으로 부모 및 또래와의 애착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The Inventory of Parent and Peer Attachment, IPPA)를 Cho (2008)가 성인용으로 수정 및 번역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자신의 아동기 시절을 회상하며 같은 문항을 원아버지에 대한 애착과 원어머니에 대한 애착의 내용으로 나누어 각각 응답하였다. ‘나는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아버지(어머니)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등의 단일요인 1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부모님에 대한 신뢰와 관련하여 의미가 비슷한 1문항을 제외하고 총 17문항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를 1점, ‘매우 그렇다’를 5점으로 하는 리커트 척도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원부모에 대한 애착을 긍정적으로 회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학과 교수 2인이 회상하는 방식으로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을 측정하는 것이 무리가 없는지, 또 청소년용을 성인용으로 수정하여 번역한 문항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거쳐 각 문항의 내용타당성을 검증하였다. 원아버지 애착표상과 원어머니 애착표상의 Cronbach의 α계수는 순서대로 임산부의 경우 .91, 93이었으며 전체적인 계수는 .94이었고, 배우자의 경우 .95, .93이었고, 전체적인 계수는 .94이었다.
2) 심리적 증상
Derogatis (2001)이 최근 7일간 경험한 심리적 불편감 및 증상을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간이정신진단검사(Brief Symptoms Inventory-18, BSI-18)을 Park 등(2012)이 번안하고 국내 타당성을 측정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가슴이나 심장이 아프다’등의 신체화, ‘매사에 관심과 흥미가 없다’등의 우울, ‘별 이유 없이 깜짝 깜짝 놀란다’등의 불안을 나타내는 3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하위요인은 6문항씩, 총 18문항으로 이루어졌다. ‘전혀 없다’를 1점, ‘아주 심하다’를 4점으로 Likert 척도 방식으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최근 7일간 신체화 증상이 많이 나타났고, 우울과 불안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Cronbach의 α계수는 하위요인 순서대로 임산부의 경우 .82, .83, .87이고, 전체적인 계수는 .88이었다. 배우자의 경우 하위요인 순서대로 .74, .77, .77이었으며, 전체적인 계수는 .81이었다.
3. 자료분석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된 자료는 SPSS ver. 21.0을 이용하여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를 산출하였고, 독립표본 t-test 및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왜도와 첨도로 정규성 검증을 하였다. Amos ver. 20.0을 이용하여 최대우대법으로 연구모델을 구축하여 모델검증을 위해서 GFI, CFI, RMSEA 등을 산출하여 적합도를 알아보았다. 독립변수의 다중공선성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평균중심화를 실시하였고, 다중집단 확인적 요인분석으로 측정모델의 측정동일성을 검증하였다.
연구결과
1.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의 차이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독립표본 t-test를 실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이 모든 관측변수에 대해 임산부와 배우자 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임산부는 배우자에 비해 원부모 애착표상(M (원아버지 애착표상)=3.05, SD =.76; M (원어머니 애착표상)=3.57, SD =.80)이 배우자에 비해 점수가 낮았고, 이러한 차이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t (원아버지 애착표상)=-2.98, p <.01; t (원어머니 애착표상)=-5.01, p <.001). 또한 임산부는 배우자에 비해 신체화(M=1.71, SD =.41), 우울(M=1.51, SD =.45), 불안(M =1.55, SD =.43) 등의 심리적 증상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 (신체화)=8.01, p <.001; t (우울)=2.55, p <.05; t (불안)=4.21, p <.001). 즉 임산부는 배우자에 비해 원부모 애착표상이 덜 안정적이었고, 심리적 증상은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한편 각 변수의 왜도값이 2미만, 첨도값은 7미만이면 정상성을 보이는 것(Curran et al., 1996)인데, 임산부 및 배우자 관련 모든 관측변수가 이 기준에 부합하여 정규분포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
구조방정식을 이용하여 잠재변수 간의 영향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관측변수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Table 3과 같이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임산부의 경우, 원아버지의 애착표상 및 원어머니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의 신체화의 관계, 원어머니의 애착표상과 불안과의 관계를 제외하고는 모든 관측변수끼리 유의수준 .05∼.001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상관계수는 .16∼.70이었다. 배우자의 경우, 모든 관측변수 간에 유의수준 .05∼.01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상관계수는 .16∼.38이었다.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집단 간 조사 및 측정이 동일한지를 살펴보아야 하며, 다중집단 확인적 요인분석 모델(Figure 1 참조)을 이용하여 측정동일성을 검증할 수 있다.
측정동일성은 두 집단에 아무런 제약을 하지 않은 비제약 모델(unconstrained model)을 이용한 형태동일성, 두 집단에서 잠재변수와 관측변수 간 경로, 즉 요인부하량(λ)을 동일하게 제약한 모델(γ constrained model)을 이용한 요인부하량 동일성, 두 집단에서 잠재변수간 공분산(Φ)을 동일하게 제약한 모델(Φ constrained model)을 이용한 공분산 동일성, 두 집단에서 요인부하량과 잠재변수간 공분산을 동일하게 제약한 모델(λ, Φ constrained model)을 이용한 요인부하량/공분산 동시 동일성, 두 집단에서 요인부하량과 잠재변수간 공분산, 측정오차분산(θ)을 동일하게 제약한 모델(γ, Φ, θ constrained model)을 이용한 요인부하량/공분산/오차분산 동시 동일성 등 총 5단계를 통해 검증한다(Woo, 2012). 측정동일성의 검증은 비제약모델과 특정한 조건의 제약이 있는 모델 사이에서 χ2 검증통계량의 변화(∆χ2)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며, 집단별 측정은 동일하다는 가설을 가진다(Huh, 2013). 이를 바탕으로 측정동일성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Woo (2012)는 1단계인 비제약모델과 2단계인 요인부하량 동일성 검증을 위한 요인부하량 제약모델 간 유의한 차이가 나지 않으면, 요인부하량 동일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1단계와 2단계 간의 χ2 검증통계량의 변화는 유의미하지 않았으므로 측정이 동일하다는 가설은 채택되었고, 이는 두 집단이 측정동일성을 만족하는 의미이다. 4, 5단계에서 χ2 검증통계량의 변화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이는 측정모델을 구조방정식모델로 전환했을 때 인과관계로 전환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Woo, 2012). 또한 2단계의 적합도 역시 우수하여 이 모델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GFI=.98, CFI=.98, RMSEA=.04).
이와 같이 두 집단의 측정동일성이 만족되었으므로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임산부와 배우자 두 집단으로 나누어 다중집단 구조방정식모델을 검증하였다. 이 때 Figure 2와 같이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은 독립변수, 심리적 증상은 종속변수, 그리고 성별은 조절변수가 되는데, 조절변수인 성별은 범주형이므로 조절변수의 범주에 따라서 구조방정식모형의 계수가 다르거나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하는 비메트릭(non-metric) 데이터의 조절효과 검증(Huh, 2013)을 이용한 다중집단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때 다중집단분석의 결과는 조절효과 분석의 결과와 동일하다. 이 경우 두 집단을 동시에 한 모델에서 분석하는 것이므로 경로계수는 집단별로 산출되지만, 모델 적합도는 하나만 제시된다. 조절모델의 적합도는 우수한 편이었다(GFI=.99, CFI=.99, RMSEA=.04). 원부모 애착표상이 임신기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신부와 배우자 집단별로 회귀계수를 비교해보면, 임신부의 경우(β=-.18, p <.05)와 배우자의 경우(β=-.46, p <.01)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는 임신부와 배우자 모두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은 임신기에 경험하는 심리적 증상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다중집단 분석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단별 회귀계수의 차이가 유의미한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즉 임신부 집단과 배우자 집단에서 나타난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알아보기 위해 대응별모수비교(pairwise parameter comparison)을 실시한 결과, 임신부 집단과 배우자 집단의 원부모 애착 표상이 임신기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의 계수의 차이는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z =-2.47, p <.05). 다시 말해 임신기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의 관계에서 부부의 성별에 따른 유의한 조절효과가 있었고 배우자의 집단에서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이 임신부 집단에서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강하였다.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임신 후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다중집단분석을 이용하여 임신부와 배우자의 집단 간 통계적 차이의 유의성을 검증하고자 실시되었다. 이러한 연구목적으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논의한다.
첫째, 임신부와 배우자 집단 간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임신부는 배우자에 비해 원부모 애착표상은 덜 긍정적이었고, 심리적 증상은 더 많이 느끼고 있었으며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과 관련하여 부부간의 차이를 살펴본 국내의 선행연구가 매우 드물어 심도 있는 비교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임신부 배우자의 원부모에 대한 애착이 임신부보다 높았고 특히 원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가장 높은 점수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연구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76% 정도가 30대로,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대부분 대도시가 아닌 J지역에서 아동기를 경험하였다. 시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여전히 전통적인 가부장적인 가족 분위기와 남아선호사상이 자리잡고 있어 권위의 상징이었던 엄부(嚴父)보다는 자모(慈母)와의 보다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했을 수 있다. 또한 여아보다는 남아로 성장하면서 더욱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러한 특수관계로 인해 임신부 배우자가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본다.
비록 본 연구에서는 임신부와 배우자 모두의 심리적 증상의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았으나, 임신부가 배우자에 비해 심리적 증상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는 연구결과는 임신부가 배우자에 비해 심리적 증상을 더 겪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선행연구 결과(Kim et al., 2004)와 일치하는 것이다.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배우자 역시 쿠바드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지만, 직접 태아를 태내에 잉태하여 태동을 느끼고 성장함을 신체적으로 경험하는 임신부가 이로 인해 배우자 보다 임신으로 인한 심리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임신부가 겪는 심리적 증상은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출산 이후 영아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바,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부정적인 심리적 증상의 수준을 낮추고 안녕감을 증진시키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재공하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임신부라면 쉽게 접근할 수 하는 친임신부 정책이 필요하다. 근래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저출산은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간주되어 정부는 이와 관련된 많은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태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태교 여행 등의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최근 서구에서는 마음챙김(mindfulness, Kabat-Zinn et al., 1992)이라는 불교심리학에 근거를 둔 명상프로그램이 정신건강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리하여 임신기 뿐 아니라 출산 이후에도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보다 건강한 양육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효율적인 지원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임신부와 배우자의 원부모 애착표상은 심리적 증상에 각각 유의미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의 과보호와 통제적인 양육행동방식으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이 이후 성인기의 우울을 예측하였다는 선행연구 결과(Lee & Hakins, 2009; Overbeek, et al., 2007)와 맥을 같이 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아버지 집단과 어머니 집단 모두에서 아동기 때 부모의 역기능적인 양육행동이 이후 자신이 부모가 되었을 때 보이는 불안정한 정서성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한 연구결과(Jeon & Park, 1999)를 미루어 보았을 때, 어릴 적 부모가 보여준 양육행동 및 정서적 상호작용 등으로 인해 형성된 애착표상은 성인이 되어도 정서 및 심리를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임신이라는 중요한 생애사건으로 인해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며 부모가 된다는 기쁨과 동시에 곧 태어날 새로운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책임감과 양육에 대한 부담 및 자신감 저하 등으로 심리적 증상으로 경험하게 될 때 아동기 때 원부모와의 긍정적인 정서관계를 통해 형성된 긍정적인 애착표상은 이러한 심리적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동기 때 부모로부터 민감하고 일관적이며 애정적인 보살핌을 통해 긍정적인 애착표상을 형성하고,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긍정적인 자아개념과 타인에 대해 적절한 반응 및 행동양식을 갖게 된다(Bretherton, 1985, 2005). 그리고 이러한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내적작동모델은 생애 중요한 사건인 임신기에 갖게 되는 신체화, 우울 및 불안 등의 부정적이고 역기증적인 심리적 증상을 감소시키는 순기능을 지니고 있다(Han, 2013). 반대로 아동기 경험을 바탕으로 원부모에 대해 부정적인 애착표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임신기에 출산을 기다리며 부모됨(parenthood)을 준비함에 있어 ‘부모’라는 표상이 잠재의식 속에 부정적으로 내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바로 임신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심리적 증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마지막으로 임신기 부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는 부부 성별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 임신부의 집단보다 배우자의 집단에서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하였다. 임신기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슷한 선행연구를 찾기가 힘들어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대학생이 지각한 아동기 때의 부모와의 애착경험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다고 보고한 연구(Han, 2013)와는 다른 결과이다. 이런 선행연구결과와의 차이는 신체화, 우울, 불안을 의미하는 심리적 증상을 종속변수로 한 본 연구와는 달리 Han (2013)의 연구는 우울만을 종속변수로 한 살펴보았다는 것 이외에도 연구대상이 다르다는 것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시 말해 임신이라는 신체적, 심리적 변화가 매우 큰 생애 사건을 접한 임신부 부부와 일반 대학생의 경험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무리한 비교 및 분석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본 연구에서 나타난 임신부의 집단보다 배우자의 집단에서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하다는 결과는 의외이었다. 일반적으로 애착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애착시스템은 더욱 활성화가 되므로(Ainsworth et al., 1978, 2015), 배우자보다 심리적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는 임신 당사자인 임신부 집단이 원부모의 애착표상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 예상이 되었으나 배우자 집단보다 그 영향이 강하지 않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배우자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이 비록 심리적 증상은 임신부에 비해 낮았지만 원부모에 대한 애착표상은 더 긍정적이어서 아내가 임신을 하여 자신도 이제 아버지가 된다는 중요한 생애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 증상을 경험할 때 원부모의 애착표상의 영향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였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임신부의 경우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임신은 여성에게 있어 여러 가지 변화를 경험을 하게 하는 생애 가장 큰 사건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신은 여성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낭만적 파트너와 함께 이루는, 그래서 기쁨, 설레임, 기대, 책임, 두려움, 걱정, 우울, 불안 등의 여러 가지 감정 및 마음가짐을 부부가 함께 경험한다. 그렇지만 배우자에 비해 임신부는 임신 기간 내내 자신의 신체 내에서 성장을 하는 태아를 위해 신체적, 행동적 제약을 많이 받게 된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임신부는 자신의 몸속에서 자라는 태아의 발달 변화를 태동으로 느끼며 태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또 안전한 출산을 위해 염려하고 노력하고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체적, 심리적 상황이 배우자에 비해 임신부가 심리적 증상을 더 경험한다고 보고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임신부의 정서 및 심리상태는 부부관계의 질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태아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쳐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할수록 신체 및 정신장애아를 출산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5배 높다는 연구결과(Burney, 2001)과 있듯이 배우자와의 관계는 임신부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임신기에 느끼는 결혼만족도가 임신우울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며(Cho & Kwon, 2002), 배우자와의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역시 임신우울을 높이는 요인(Lee & Kwon, 2011)이고 배우자에게 느끼는 애착 정도가 임신부의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하다(Mikulincer & Florian, 1999)고 보고한 연구결과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임신부의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배우자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임신부의 심리적 증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요인, 즉 배우자와의 관계에 관한 변인의 존재 가능성 및 그 역할이 임신부의 원부모 애착표상이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이러한 예상을 바탕으로 후속연구에서는 임신부와 배우자의 낭만애착을 함께 고려한다면 임신기 부부의 심리적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의 역할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한 도시 지역에서만 자료를 수집하여 대표성을 지니기엔 한계가 있으며, 부부의 임신 및 출산 횟수까지 고려하여 분석한다면 한 단계 더 발전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그 중요성에 비해 국내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임신부와 배우자의 원부모 애착표상과 심리적 증상의 관계를 보다 고차원적인 통계방법을 이용하여 자료를 분석하고 제공하였다는 것에 이 연구의 학문적 의의가 있을 것이다.
Notes
The author declares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ements
This paper was supported by research funds of Chonbuk National University in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