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언어·인지능력을 매개로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 성별의 차이를 중심으로
The Longitudinal Effects of Preschoolers’ Peer Interaction on Self-Control with Linguistic and Cognitive Abilities as Mediators: Focusing on Gender Dif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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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study examined the longitudinal relations of preschool children’s peer interaction, linguistic and cognitive abilities, and self-control, while taking into account gender differences. The study was conducted with 671 preschoolers from the 5th, 6th, and 7th wave of the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tudy (KCYPS). Data were analyzed by means of basic descriptive statistics, Pearson’s correlations, and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analysis. Bootstrapping method was also used to determine the significance of indirect effects. The analysis were conducted to find the longitudinal effects of peer interaction at the age of 4 on their self-control at the age of 6, and the mediating effects of linguistics and cognitive abilities at the age of 5 on its associations. The results indicated gender differences among the variables. According to multi-group analysis, there was a significant influence of 4 years’ peer interaction on subsequent 5 years’ linguistic and cognitive abilities but also on 6 years’ self-control across time for boys; however, no significant direct effect of peer interaction on self-control was found for girls. Based on the findings of this study, it can be implied that it is necessary to apply different methods for boys and girls to promote self-control from the influence of peer interaction and linguistic and cognitive abilities.
서론
유아기의 중요한 발달 과업 중 하나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하며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이 개념은 자기통제(self control) 혹은 자기조절(self regulation)이라는 것으로 연구되었으며, 사회적 맥락의 요구와 기대를 인식하는 능력,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는 것, 자신의 정서와 행동을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McClelland et al., 2014; Woodward, Lu, Morris, & Healey, 2017).
생애 초기에 나타나는 자기통제가 이후 인간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유아가 자신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은 학교에서의 긍정적 수행(Allan, Hume, Allan, Farrington, & Lonigan, 2014; Clark, Pritchard, & Woodward, 2010), 긍정적인 사회적 기술(McClelland & Cameron, 2011), 낮은 수준의 외현화 행동(Eisenberg, Spinrad, & Eggum, 2010; Graziano, Slavec, Ros, Garb, Hart, & Garcia, 2015) 및 성인기 이후의 신체적 건강과 낮은 범죄율과도 관련이 있다(Moffitt et al., 2011).
이러한 자기통제는 유아기에 급속하게 발달하며(Blair, 2002), 유아기의 자기통제는 전 생애에 걸쳐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속된다(Chung, 2017). 그러므로 유아기 자기통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자기통제를 배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하여 자기통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어왔다. 신경심리나 인지심리 연구에서는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 개념을 중심으로, 기질 연구에서는 의도적 통제(effortful control) 개념을 중심으로 연구되었다(Allan et al., 2014; Zhou, Chen, & Main, 2012). Clark 등(2016)에 따르면 다양한 학자들이 자기통제를 정의하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합의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통제는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구성요소라는 것, 둘째 자기통제는 적응적 방식으로 환경에 반응하는 인간의 의지적 능력(volitional ability)을 의미한다는 것이다(Aksan & Kochanska, 2004; Blair & Razza, 2007; Montroy, Bowles, & Skibbe, 2016).
자기통제의 하위요인은 정서적, 행동적, 인지적 측면으로 구분되며, 이 연구에서는 자기통제의 정서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자기통제와 관련한 정서적 측면의 연구들은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을 정서 이해(자기정서 이해, 타인정서 이해, 복합정서 이해), 정서 조절(정서 바꾸기, 정서 숨기기)로 나누기도 하고, 정서 조절을 내적인 정서뿐만 아니라 정서관련 행동 조절로 설명하기도 한다(Yang, 2006). 한편, 자기통제를 충동적 행동 억제나 만족 지연의 행동통제 능력으로 보는 연구들은 자기통제의 구성요인을 순응, 행동억제, 충동억제, 만족지연, 유혹저항, 대처행동 능력 등으로 본다. 인지적 측면에서 자기통제를 정의하는 연구들은 자기통제를 인지적 자기조절과 메타인지적 조절의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영유아의 정서조절은 인지발달(Kwon, Chung, Park, & Lee, 2012) 및 성별(Lee & Kim, 2012)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지발달 수준이 더 높을수록, 그리고 여아의 경우 정서조절이 더 긍정적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유아기는 또래 관계가 활짝 피어나는 시기로, 유아기에 또래와의 상호작용은 그 빈도와 복잡성이 증가한다(Steinberg, Vandell, & Bornstein, 2010). 유아는 영아기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또래관계를 형성하며, 일부 유아들은 유치원 생활을 새롭게 시작하기도 한다. 또래 관계는 가족 관계와는 다르게 어느 연령에서도 그 관계가 늘 보장되지는 않는 유동적인 관계이다. 즉, 또래와의 관계에서 적절한 방식의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 유아는 또래관계를 시작할 수도, 유지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적절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또래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협상, 타협, 조정 기술의 발달을 의미한다(Steinberg, Vandell, & Bornstein, 2010).
유아 또래 상호작용의 중요성은 다양한 대이론(Grand theory)에서도 그 근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Bronfenbrenner & Morris (2006)는 생태이론에서 또래 상호작용은 더 복잡하고 호혜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발달하는 근접과정(proximal process)이라고 하였으며, Vygotsky (1977)는 또래와의 경험이 학습의 경험을 자극하고 지식과 사회적 이해를 깊이 있게 하는 공동형성(co-construct)의 과정이라고 하였다. Bandura (1971)의 사회학습이론에서도 유아는 타인인 또래를 관찰하고 모방함으로써 중요한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고 발달을 이룬다고 하였다.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인 사회인지(social cognition) 역시 또래 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한다.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특정 상황에서 친구의 마음이 어떨지를 짐작하는 것은 우세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어느 정도 억제해야 가능한 일이다. 반복된 또래 상호작용의 경험은 긍정적인 사회인지 기술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며(Ross, Vickar, & Perlman, 2010), 사회인지 기술과 자기통제력 역시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양한 연구들은 유아가 또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행동을 하고, 이러한 또래 상호작용은 유아의 사회, 인지, 언어 기술의 발달(Bulotsky-Shearer, Bell, Carter, & Dietrich, 2014; Henry & Rickman, 2007), 사회적 능력 및 유아의 학습(Hong, Kang, Lee, & Choi, 2017; Justice, Petscher, Schatschneider, & Mashburn, 2011)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지지하였다.
한편, 또래 상호작용이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영향에서 유아의 언어 및 인지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유아의 언어 및 인지능력은 또래 상호작용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뿐만 아니라(Bruce & Hansson, 2011; Bulotsky-Shearer, Bell, Carter, & Dietrich, 2014; Henry & Rickman, 2007), 자기통제력과도 상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won, Chung, Park, & Lee, 2012). 놀이 속에서 또래와 상호작용하는 경험은 유아가 언어 및 인지능력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또래와의 상호작용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자제하고 조정하여 상대의 의견과 요구를 존중하는 것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Kwon et al., 2016). 즉, 유아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갈등과 기대를 관찰하고, 여러 가지 관점을 고려하며, 협상을 통해 타협하고 거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Rubin, Bukowski, & Parker, 2006). 이는 놀이를 통한 유아의 사회·정서 발달과도 동일한 맥락이다. 또래와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발달한 언어 및 인지 능력은 논리적 사고와 판단을 수반하는 갈등상황에서 자신을 올바르게 제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등 궁극적으로 유아의 자기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Hong et al., 2017; Hebert-Myers et al., 2016). 결국 또래와의 반복되고 누적되는 상호작용은 종단적으로 유아의 자기통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유아의 언어 및 인지능력을 통해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남아와 여아의 또래 상호작용은 성차가 드러나는 영역 중 하나로, 그 구조와 빈도에 있어 성차를 나타낸다(Fabes, Martin, & Hanish, 2003). 일반적으로 여아는 남아보다 2명 사이의 상호작용을, 남아는 여아보다 그룹 상호작용을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남아에 비해 긍정적이라는 주장이 있다(Lee & Kim, 2012). 잘 알려진 것처럼 또래와 함께 놀이할 때 놀이의 양상에도 차이가 있어서 남아는 거친 신체놀이를, 여아는 언어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가상놀이를 많이 나타낸다(Kwon et al., 2016). 또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들은 대부분 또래 상호작용이 남아와 여아에게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에 대한 관심 및 성별을 불문하고 또래 상호작용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대부분이었다. 즉, 또래 상호작용이 남아와 여아의 이후 발달에 어떻게 상이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가 힘든 실정이었다. 이 연구는 남아와 여아가 또래 상호작용에서 나타내는 차이의 구체적인 양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또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발달의 성차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놀이의 경험 및 상호작용의 경험은 반복적으로 누적되어 궁극적으로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성별에 따른 또래 상호작용의 영향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또래 상호작용에 대한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과 언어 및 인지능력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즉,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과 언어·인지능력 및 자기통제력의 단편적 관계를 부분적으로 살펴보거나, 주로 자기통제력이 이들의 또래 상호작용 및 언어·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하였다. 더불어 지금까지의 연구는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언어·인지능력 및 자기통제력과의 관계에서 각 변인 간의 횡단적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래 상호작용이 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력을 살펴보는 것은 또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놀이중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에 의의가 있을 것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총 2년의 시간 간격을 두고,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과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이 이 후,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영향을 독립적으로 살펴본다. 더불어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언어·인지능력을 통해 이후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을 통합적으로 살펴보고 변인 간 경로에 있어 성별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탐색해보고자 한다. 이는 유아의 사회·정서적 능력 및 언어·인지적 능력이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을 통합적이고 실증적으로 검증한다는 의의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도출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으며,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다.
연구 문제 1.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만 5세 유아의 언어·인지능력 및 만 6세 유아의 자기통제력에 남녀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가?
연구 문제 2.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만 5세 유아의 언어·인지능력 및 만6세 유아의 자기통제력의 종단적 관계는 어떠하며, 이에 남녀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이 연구에서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수집한 한국아동패널연구의 5차 연도(2012년 조사), 6차 연도(2013년 조사), 7차 연도(2014년 조사)의 자료를 활용하였다. 한국아동패널 조사는 2008년도부터 아동 및 가족의 특성과 관련된 다양한 변인을 매년 추적 조사하고 있으며, 이에 연구 모형에 적합한 해당 연도의 자료를 선택하여 분석하였다. 또래 상호작용은 5차 연도 자료를, 언어·인지능력은 6차 연도 자료를, 자기통제력은 7차 연도 자료를 선택하여 변인 간 종단적 관계를 살펴보았다. 7차 연도는 해당 아동의 학령기 바로 직전 연도에 해당하며, 5차, 6차, 7차 연도의 자료를 활용하여 학령 전 유아의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인 간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전체 2,150명에서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언어·인지능력 및 자기통제력의 모든 문항에 응답하지 않은 경우와 육아지원기관에 재원 중이지 않은 아동을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총 671명을 분석하였다. 5차 연도를 기준으로 유아의 평균 월령은 50.92(SD =1.20, range 48-54 month)개월이었다. 유아의 성별은 남아 353명(52.6%), 여아 318명(47.4%)으로 구성되었으며, 출생순위는 첫째 312명(46.5%), 둘째 289명(43.1%), 셋째 65명(9.7%), 넷째 5명(0.7%)이었다. 이들의 육아지원기관 이용 시간의 범위는 4~13시간 이었으며, 평균은 7.08(SD =1.45)시간이었다.
2. 연구도구
1) 또래 상호작용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은 Fantuzzo 등(1998)의 Penn Interactive Peer Play Scale (PIPPS)을 Choi와 Shin (2008)이 타당화한 연구를 참고하여 한국아동패널연구진이 검토, 수정 및 예비조사를 통해 확정된 문항으로 구성된 척도를 통해 수집되었다. 유아의 또래 놀이행동 척도는 친사회적인 특성과 놀이를 순조롭게 이어가는 특성을 포함하는 놀이 상호작용(9문항),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등의 놀이 방해(13문항), 위축, 거부와 같이 놀이를 시작하기 어렵거나, 시작하더라도 또래 간 상호작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무시 또는 거부당하는 등의 중단된 행동이 나타나는 등 놀이 단절(8문항)의 3개의 하위요인, 총 30문항으로 구성된다. 이 중 놀이 단절은 궁극적으로 유아가 또래와의 놀이행동으로 발전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 한 선행연구(Kim, 2016)를 근거로 이 연구에서는 놀이 단절 문항을 제외하고, 놀이상호작용과 놀이 방해만을 선택하여 사용하였다. 놀이 상호작용은 ‘놀이 상호작용’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부정적 또래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놀이 방해는 놀이 상호작용과의 의미적 일관성을 위하여 역채점을 하여 ‘놀이 비방해’로 명명하였다. 각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4: 항상 그렇다)로 측정된다. 각 하위요인 별로 평균 점수를 산출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또래 상호작용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 척도는 유아가 최근 1개월간 자유선택활동시간에 보이는 놀이관찰을 토대로 해당 유아의 담임교사가 평정하도록 하였다. Choi와 Shin (2008)의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놀이 상호작용이 .91이고, 놀이 방해가 .92였고, 이 연구의 Cronbach’s α는 놀이 상호작용은 .87이고, 놀이 비방해가 .85로 허용할만한 수준이었다.
2) 언어·인지 능력
한국아동패널의 언어·인지능력은 Ministry of Education, Science and Technology와 Jeju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ial Office of Education (2008)이 공동으로 개발한 ‘영유아 언어, 인지, 사회·정서 발달 평가 도구’ 중 언어 및 인지능력에 해당하는 문항을 선택하였다. 특히 유아의 언어능력과 인지능력의 발달은 유기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유아의 인지적 사고 과정을 반영한 것이 언어 습득이라고 밝힌 선행연구(Chung, 2004; Piaget & Cook, 1952)를 근거로 언어능력과 인지능력의 통합적인 영향력을 고려하여 두 변인을 하나의 잠재변인으로 설정하였다. 본 척도는 유아의 담임교사가 일상의 교실 상황을 관찰하여 평정하는 관찰형 문항, 담임교사의 관찰할 수 없을 경우 단서 제시형 문항, 보다 엄격한 아동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요구되는 과제 제시형 문항의 3가지 평가유형으로 측정하도록 개발되었는데 한국아동패널은 이 중 관찰형 문항을 사용하여 유아가 재원 중인 육아지원기관의 담임교사에 의해 평정되었다. 언어능력은 단어 이해하기, 연결어미가 포함된 복문 사용하기, 비유나 은유 이해하기, 자신의 이름쓰기, 끝음절 인식하여 말하기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총 11문항으로 구성되며, 인지능력은 지각하기, 정보수집 및 조작하기, 분류하기, 서열하기, 수리적 책략 사용하기, 문제 해결하기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총 13문항으로 구성된다. 모든 문항은 0점 ‘아니오’ 또는 1점 ‘예’로 측정되어 원점수의 평균점수를 활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언어·인지능력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Ministry of Education, Science and Technology와 Jeju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ial Office of Education (2008)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언어능력이 .84이고, 인지능력이 .86이었고, 이 연구의 Cronbach’s α는 언어능력이 .71이고, 인지능력이 .76으로 허용할만한 수준이었다.
3) 자기통제력
한국아동패널의 자기통제력은 Gresham & Elliott (1990)의 도구를 Suh (2004)이 국내에서 타당화한 것을 참고하여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검토, 수정 및 예비조사를 통해 확정된 문항으로 구성된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 중 자기통제력에 해당하는 문항을 선택하였다. 본 척도는 교사평정용 또는 부모평정용의 2가지의 평가유형으로 측정하도록 개발되었으나 이 연구에서는 육아지원기관에 다니는 해당 유아가 보이는 행동관찰을 토대로 담임교사가 평정하도록 한 교사평정용 척도를 사용하였다. 자기통제력은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응하기, 사회적 상황에 맞게 감정 표현하기 등과 같은 문항으로 구성되며, 총 7문항이다. 각 문항은 3점 리커트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3: 매우 자주 그렇다)로 측정되며, 평균 점수를 산출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유아의 자기통제력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Suh (2004)의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자기통제력이 .70이었으며, 이 연구의 Cronbach’s α는 .85로 허용할만한 수준이었다.
이 연구에서 자기통제력 척도의 경우 요인구조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으며, 측정변인이 많을 경우 모형의 기각 확률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Russell, Kahn, Spoth, & Altmaier, 1998)에 근거하여 전체문항을 임의할당방법(random parceling)을 통해 세 개의 요인으로 나누었다. 이에 따라 각 요인에 속하는 문항의 평균을 산출하여 지표변인을 생성하였다.
4) 통제변인
유아의 출생 순위 및 육아지원기관 1일 평균 이용 시간을 또래 상호작용의 통제변인으로 고려하였다. 선행연구(Byun & Chung, 2008; Lee & Kim, 2016)에서 유아의 출생 순위와 교실환경 및 교사-유아 상호작용은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교실환경 및 교사-유아 상호작용의 노출시간이라고 볼 수 있는 출생 순위 및 육아지원기관 1일 평균 이용 시간을 또래 상호작용의 통제변인으로 설정하여 모형에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3.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20.0 (IBM Co., Armonk, NY)과 Mplus 8.0 (Muthén & Muthén, Los Angeles, CA)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 및 주요 변인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고,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언어·인지능력 및 자기통제력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 검정을 실시하였다. 또한 각 변인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에서 유아의 언어·인지능력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남녀 간 집단을 구분하여 구조방정식모형을 분석하였으며, 최대우도 추정 방법을 적용하여 모수를 추정하였다. 연구모형의 적합도는 Hu와 Bentler (1999)의 기준을 적용하여 χ2값, RMSEA, SRMR, TLI 및 CFI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RMSEA의 경우 .06이하, SRMR의 경우 .08이하, TLI와 CFI의 경우 .90이상인 경우를 좋은 적합도로 보았다.
연구결과
1. 측정변인의 일반적 경향과 남녀에 따른 측정변인 값의 차이 및 상관관계 분석
이 연구에서 사용된 측정변인의 일반적 경향과 남녀 집단에 따라 측정변인 값에 차이가 나타나는 지 알아보기 위하여 독립표본 t 검정을 실시하였다(Table 1). 상호작용의 경우 남아 평균 3.05, 여아 평균 3.20으로 여아의 놀이 상호작용이 남아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t =-5.23, p <.001), 놀이 비방해의 경우에도 남아 평균 2.84, 여아 평균 3.10으로 여아의 놀이 비방해가 남아보다 유의하게 높았다(t =-7.75, p <.001). 언어능력의 경우 남아 평균 9.02, 여아 평균 9.57로 여아의 언어능력이 남아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t =-3.73, p <.001), 인지능력의 경우에도 남아 평균 10.07, 여아 평균 10.98로 여아의 인지능력이 남아보다 유의하게 높았다(t =-4.77, p <.001). 마지막으로, 자기통제력의 모든 하위요인 자기통제 1(남아 평균 2.31, 여아 평균 2.39, t =-2.10, p <.05), 자기통제 2(남아 평균 2.36, 여아 평균 2.57, t =-5.44, p <.001) 및 자기통제 3(남아 평균 2.31, 여아 평균 2.47, t =-4.13, p <.001)에서도 여아의 자기통제력의 수준이 남아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각 변인의 정규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왜도와 첨도를 살펴 본 결과, 왜도 값은 –1.78~-.18이고, 첨도 값은 -.68~3.76이었다. 즉, 왜도의 절댓값이 2미만, 첨도의 경우 7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본 자료가 정규성 분포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West, Finch, & Curran, 1995).
주요 측정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Pearson 적률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먼저 남아의 경우, 유아 출생순위 및 육아지원기관 1일 평균 이용시간 두 변인은 놀이 상호작용 및 놀이 비방해와 모두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여아의 경우, 유아 출생순위는 놀이 상호작용 및 놀이 비방해와 모두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육아지원기관 1일 평균 이용 시간은 놀이 상호작용에만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남녀 유아의 언어능력과 놀이 비방해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고, 여아의 경우에만 추가적으로 인지능력과 자기통제 1간에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이를 제외하고는 남녀 유아의 다른 변인 간에 모두 정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2. 남·여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언어·인지능력 및 자기통제력 간의 다중집단분석
남녀 집단에 따라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1년 이후인 만 5세가 되었을 때의 언어·인지능력 및 또 다른 1년 이후인 만6세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영향의 종단적 구조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다중집단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남녀 집단 간에 요인 구조가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해 형태동일성을 검증하였으며, 형태동일성 성립 후에는 측정동일성이 성립하는지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는 남아와 여아의 구조동일성을 확인하는 순서로 성별에 따른 다중집단분석을 실시하였다.
1) 성별 집단 간 형태동일성과 측정동일성 검증
남녀 두 집단에 구조 모형의 형태가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해 집단 별로 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하였다. 남아 집단의 적합도는 χ2=37.321 (df =23, p >.05), CFI=.988, TLI=.982, SRMR=.038, RMSEA=.031 [90% C. I. .000-.053]이며, 여아 집단의 적합도는 χ2=24.136 (df =23, p >.05), CFI=.988, TLI=.982, SRMR=.039, RMSEA=.033 [90% C. I. .001-.059]로 두 집단 모두 이 연구의 모형이 자료에 적합함을 알 수 있다. 전체 집단의 적합도 지수는 χ2=61.457 (df =46, p >.05), CFI=.988, TLI=.982, SRMR=.038, RMSEA=.032 [90% C. I. .000-.051]로 형태동일성이 확보되었다.
다음으로, 변인 간의 관계에서 남녀 간의 측정동일성이 성립하는지 확인하였다. 동일성 제약을 가하지 않은 형태동일성을 기저모형으로 하여 남녀 집단 간에 요인계수가 모두 동일하다고 제약을 가한 후(χ2=66.655 (df =50, p >.05), CFI=.987, TLI=.982, SRMR=.042, RMSEA=.032 [90% C. I. .000-.050])모형을 비교하였다. 형태동일성 및 측정동일성 검증의 결과는 Table 3과 같으며, 두 모형을 비교하여 모형 간의 χ2 차이가 유의한지 살펴보았다. 이 연구의 형태동일성과 측정동일성 모형 간 χ2 차이는 5.198로 자유도의 차이가 4일 때의 임계치인 .95χ21=9.49보다 작아서 영가설을 채택하였다. 두 모형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즉, 요인계수에 동일화 제약을 가해도 모형의 적합도가 나빠지지 않아 측정동일성이 성립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즉, 성별에 따라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 및 만 6세의 자기통제력 간의 종단적 구조관계의 교차타당성이 확보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에 성별에 따라 두 모형의 경로에 차이가 있는지 구조동일성 검증을 진행하였다.
2) 남·여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언어·인지능력 및 자기통제력 간의 관계
Table 4는 남녀 집단 간 측정동일성이 확인 된 모형인 비제약 모형(uncontrained model)을 기저모형으로 설정하여 모든 경로에 순차적으로 동일하게 제약을 가한 모형 간의 χ2 차이를 검증한 결과다. 먼저, 비제약모형(B)과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에서 이들의 1년 후인 만 5세가 되었을 때의 언어·인지능력 간의 경로를 제약한 모형(모형 B1)을 비교한 결과, Δχ2=.038, Δdf =1, p >.05로 두 모형 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영가설을 채택하였다. 즉,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에서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 간의 경로는 성별 간 유의하게 다르지 않았다. 다음으로, 비제약모형(B)과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이 이들의 1년 후인 만 6세가 되었을 때의 자기통제력 간의 경로를 제약한 모형(모형 B2)을 비교한 결과, Dc2 =.341, Δdf = 1, p >.05로 두 모형 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영가설을 채택하였다. 즉, 만 5세 유아의 언어·인지능력에서 만 6세의 자기통제력 간의 경로는 성별 간 유의하게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비제약모형(B)과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에서 이들의 2년 후인 만 6세가 되었을 때의 자기통제력 간의 경로를 제약한 모형(모형 B3)을 비교한 결과, Δχ2=4.194, Δdf =1, p <.05로 두 모형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영가설을 기각하였다. 이에 집단 간에 제약을 가하지 않은 모형 B2가 최종모형으로 채택되어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유의하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아의 경우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2년 이후의 자기통제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며(β=.479, p <.05), 여아의 경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β=.258, p >.05). 다시 말해, 남아의 경우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은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언어·인지능력이 또래 상호작용과 자기통제력 간의 관계를 부분 매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반해, 여아의 경우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은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을 통해서만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쳐 언어·인지능력은 또래 상호작용과 자기통제력 간의 관계를 완전 매개하였다. 남아와 여아 각각의 경로계수 추정치를 정리한 결과는 Figure 2와 Figure 3과 같다.
3) 성별에 따른 매개효과 검증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이 2년 이후의 자기통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만 5세 시기의 언어·인지능력의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남녀 집단으로 나누어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추정횟수를 n =10,000으로 설정하여 부트스트랩핑 방법을 실시하였다. 95%의 신뢰구간에서 남아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1년 이 후의 언어·인지능력을 통해 또 다른 1년 이후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B =.101, p <.01, Bias-corrected 95% C. I. [.024-.178]). 여아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 역시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1년 이후의 언어·인지능력을 통해 또 다른 1년 이후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B =.101, p <.01, Bias-corrected 95% C. I. [.024-.178]). 추가적으로 성별에 따라 매개효과의 차이가 유의한지 Wald test를 실시한 결과, 남녀 집단 간의 계수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B =.034 p >.05). 즉, 남아 집단과 여아 집단에 따라 매개효과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1년 후인 만 5세 시기의 언어·인지능력을 매개로 학령기 직전인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수행되었다. 종단 데이터를 활용하여 변인 간의 관계를 검증하고, 성별에 따른 구조 모형의 차이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주요 결과와 이에 기초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은 여아의 평균이 남아의 평균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만 5세 시기의 언어능력과 인지능력도 남아보다 여아의 평균이 높았다. 만 6세의 자기통제력 역시 여아의 평균이 남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의 결과는 남아보다 여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빈번하며 긍정적이라는 선행연구(Fabes, Martin, & Hanish, 2003; Kim, 2016), 여아의 언어능력이 남아보다 우수하다는 연구(Ready, LoGerfo, Burkam, & Lee, 2005)와 동일한 맥락의 결과이다. 더불어 여아의 자기조절이 남아보다 우수하다는 연구(Duckworth & Seligman, 2006; Matthews, Ponitz, & Morrison, 2009)를 지지하는 결과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일반적으로 여아가 남아보다 활동성이 낮고 차분하게 과제에 더 집중함에 기인한 결과로 인지적 과제에서 남아보다 우수한 수행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상관관계 분석 결과, 또래 상호작용 수준이 높은 것은 언어·인지능력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자기통제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을 매개로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남아의 경우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은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직접적인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은 또래 상호작용과 자기통제력 간의 관계를 부분 매개하였다. 반면, 여아의 경우 만 4세의 또래 상호작용은 만 6세의 자기통제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만4세의 또래 상호작용은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을 통해서만 만6세의 자기통제력에 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쳐 만 5세의 언어·인지능력이 또래 상호작용과 자기통제력 간의 관계를 완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또래 상호작용이 유아의 언어, 인지 기술의 발달(Bulotsky-Shearer, Bell, Carter, & Dietrich, 2014; Henry & Rickman, 2007)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지지한다.
더불어 이러한 연구결과는 만 4세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2년 후의 자기통제력에 종단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이 성별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는 두 가지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첫째, 유아기 또래 상호작용 및 놀이의 중요성이다.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가장 명백한 환경은 놀이가 중심이 되는 환경이다. 유아는 또래와 함께 놀이하면서 상호작용의 기술을 발달시킨다. 유아의 놀이가 발달하고 진화하면서 유아의 또래 상호작용 역시 발전하고 진화한다. 유아는 놀이 속의 상호작용을 통해 실생활의 상호작용과 다양한 역할을 연습하고, 기쁨과 행복 혹은 화와 분노를 흉내 내면서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는 것을 연습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방법을 학습한다(Steinberg, Vandell, & Bornstern, 2010). 그러므로 또래 상호작용의 종단적 영향력을 밝히는 것은 놀이중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도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부모와 교사들은 긍정적 또래 상호작용의 증진을 통한 언어·인지능력의 발달과 자기통제의 발달이 이후 학교적응을 도모하는 방안이 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둘째, 또래 상호작용과 놀이에서 남아와 여아에 대한 각기 다른 접근의 필요성이다. 사회적 상황에서 남아와 여아의 사회화(socialize) 방식이 다양하다는 연구 결과(Crick & Grotpeter, 1995) 등을 통해 우리는 또래와의 상호작용과 경험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남아와 여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남아와 여아가 항상 동성의 친구들과만 놀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동성과의 놀이를 선호하며 만 3, 4세에는 같은 성의 친구를 좋아하는 경향(Hong, 2003)이 있다. 놀이의 방식에 있어서 남아들은 거친 신체 놀이(Sadker & Sadker, 2001)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반면, 여아들은 행동적 자기 규제와 언어 놀이의 비계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경향이 있다(Montroy, Bowles, & Skibbe, 2016). 또한 여아들은 혼자 놀이를 더 적게 하고(Coolahan, Fantuzzo, Mendez, & Mcdermott, 2000), 남아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Holmes, 2011). 여아의 이러한 상호작용 경향은 여아 또래 상호간의 비계 설정을 이롭게 하여 언어·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이후의 자기통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연구의 결과는 남아에게 놀이를 바탕으로 하는 또래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남아의 또래 상호작용은 언어·인지능력에, 언어·인지능력은 자기통제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또래 상호작용이 직접적으로 2년 후의 자기통제력에 영향을 미쳤다. 여아는 언어·인지능력을 통해서도 자기통제력의 발달을 도모할 수 있지만, 남아는 긍정적 또래 상호작용 경험의 누적 자체가 이후의 자기통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와 교사들은 남아들이 자신의 즐거운 놀이 속에서 서로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놀이 환경을 제공하고, 놀이를 지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여아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남아의 긍정적 또래 상호작용을 도모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아는 남아에 비하여 놀이 중 더 많은 언어적 상호작용을 하고 자기통제와 언어에 도움이 되는 비계설정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부정적 상호작용은 덜 하고 긍정적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한다(Lee & Kim, 2012). 그러므로 동성과의 놀이를 선호하기 시작하는 유아기에 이성과의 놀이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특히 남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연구는 유아기 또래 상호작용의 종단적 영향력을 살펴보고 성별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였다는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패널 자료의 특성 상 누락된 연구대상의 특성과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연구 모형으로 상정한 유아의 해당 변인에 미칠 수 있는 어머니 관련 요인 즉, 어머니의 학력 및 어머니와의 언어적 상호작용과 같은 변인을 통제변인으로 상정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남는다. 또한 언어 및 인지능력의 측정이 교사의 관찰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 등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후의 연구에서는 좀 더 객관적인 또래 상호작용과 언어·인지능력의 측정이 필요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성별에 따른 또래 상호작용의 어떠한 차이가 유아의 자기통제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Note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s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