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의 성별과 양성평등의식 유형에 따른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차이
Influence of Middle School Students’ Gender Type and Gender Equity Awareness on Attitudes toward Technology and Home Economic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Technology and Home Economics are associated with gender-related roles. In this respect, students’ attitude toward these subjects may be influenced by gender equity awareness with attitudes that may perpetuate gender-biased images of subjects. This study examined the influence of gender equity awareness of middle school students on attitudes toward Technology and Home Economic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a survey to 442 students from eight purposively sampled middle schools in Seoul. Three gender equity awareness groups were identified through a cluster analysis: Equity in house work group (n =163), Traditional gender role group (n =102), and Equity in all areas group (n =152). The analyses of variances enabled an examination of the effects of gender and gender equity awareness. Differences were found among gender and gender equity awareness groups on attitudes toward Home Economics, but not toward Technology. Girls showed higher preference, higher perceived usefulness than boys, but with a lower importance for career preparation for Home Economics. Traditional gender role group scored the lowest on usefulness and importance for everyday life, yet highest on importance for career preparation. Equity in all areas group perceived lowest importance of Home Economics for career preparation. The results show that Home Economics is more strongly gender-typed than Technology, and that effort is needed to change the gender-biased image of the subject.
서론
교육을 통한 인식의 변화는 교육의 장소인 학교를 통해 남녀 모두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Pring, 1995)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교육의 목표를 제시한 교육과정, 이를 반영한 교과서 집필, 수업을 통한 교육과정의 실현을 주도하는 교사 등의 변인에 의해 교육의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교육에 있어서 성평등을 실천하기 위해서 1980년대부터 교육의 성불평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1990년대 양성평등교육 정책의 도입(Bae, 2015), 교육 현장에서의 남녀공학제도의 도입(Kim & Rim, 2003), 양성평등교육 지향 교육과정 구성, 교과별 양성평등 내용 포함, 교사의 교육 실천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이후 남성 중심적 학교 교육에 의한 성불평등 문제의 재생산의 문제를 제기한 것을 기점으로 1997년 제정된 교육기본법 제 4조(교육의 기회균등)와 국가가 학교교육을 통해 남녀평등이념을 확산시켜야 할 의무를 규정한 1995년의 여성발전기본법, 그리고 2000년의 교육기본법의 남녀평등교육의 증진(제 17조의 2) 조항에서 양성평등교육의 법률적 토대가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학교교육에서 성별 고정관념과 성역할 분업을 당연시 하는 태도와 행동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는 가시적으로 양성평등교육 실현의 토대를 이룬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반적 기류에 맞추어 중등 가정교과와 관련해서도 큰 변화가 발생하였는데, 남학생은 기술교과, 여학생은 가정교과를 이수하게 했던 이전의 성차별적 관행이 폐기되고, 제 6차 교육과정부터 남녀 모두 기술교과와 가정교과를 학습하게 된 것이다. 이는 성별에 따른 ‘노동과 가정의 분리’ 의식의 변화, 교육에서의 성차별 금지 규정의 실현이라는 사회적 현상과 관련된다(Chae, Park, Kim, & Han, 2011). 또한 현대 사회가 가정과 직업생활에서 상황에 따라 역할을 바꿀 수 있는 양성평등적인 사람을 요구하는 사회·문화적 변화를 교과에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Han, 1987).
그러나 이러한 양성평등교육 정책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교과에 관련한 성편향적인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과학과 수학, 체육 등은 남학생이(Cho & Lim, 2012; Han, Shin, Jung, & Choe, 2002; Kim, 2012), 여학생의 경우 언어적 능력과 관련한 교과(Kim, 2007; Park, 2014)에서 우수하다는 인식 등이 그 예이다. 특히 가정교과와 기술교과는 그 출발점에서부터 ‘남성은 노동시장, 여성은 가정’이라는 상당히 경직된 성역할 이분법을 당연시 해 온 전통적 가부장적 사회(Won, 2014)의 남성과 여성의 역할과 결부되어 성편향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기술 및 가정교과의 성편향성은 단지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며 서구사회와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제기되는 문제로(Manwa & Motsi, 2010), 가정교과의 사회적 역할과 교과 성격의 정의와 관련된 논의에서도 중요한 주제가 되어왔다(Yokotsuka, 2006). 기술교과와 가정교과에 대한 이러한 고착화된 인식은 교육과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여, 교과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기까지는 교사의 양성평등의식에 따른 교수의 필요, 성편향적 교과가 아닌 남녀 모두의 삶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교과라는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지속적으로 요구됨을 보여준다(Lee & Lee, 2011; Park, 2004).
교과에 대한 성편향적 의식은 성역할 고정관념의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성역할 유연성과 진로 선택에도 동일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양성평등의식은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진로 발달 과정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Bang, 2017; Betz, Heesacker, & Shuttleworth, 1990) 등은 교과에 대한 태도가 학생들의 성별 고정관념을 벗어난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Manwa & Motsi, 2010). 따라서 기술·가정교과 수업을 통해 교과역량을 함양하고, 이를 통해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에 교과의 성격(Ministry of Education, 2015)을 표방하고 있는 현재 기술·가정교과를 학습하고 있는 학생들의 양성평등의식 수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가정교과의 양성평등 교육에 대한 연구는 많으나 양성평등의식이 가정교과의 태도에 미치는 연구는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교과에 대한 성편향적 인식의 전환을 위한 방안을 탐색하기 위한 첫 단계로 가정교과를 학습한 학생들의 교과에 대한 태도를 파악하고 이에 관련되는 요인으로서 학생들의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론적 배경
1. 기술·가정 교과에 대한 성편향적 인식
한국의 교육과정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으로, 고등학교 이하 각 급 학교는 국가 주도의 교육과정 편성 및 교과별 수업 시수 배분 등의 지침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Kim, 2016).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1954년 1차 교육과정 개정부터 2015 개정까지 현재까지 총 11차례의 개정이 이루어져 왔다. 개정의 방향에 따라 가정교과에서 추구하는 교육의 목표도 변화되고 있다.
교수요목의 시기에는 농업, 상업, 가정 및 기타 실업에 관한 학과로 운영되었고, 제1차 교육과정에서는 실업·가정 교과를 남녀 구분 없이 필수와 선택 교과로 이수하도록 하였다. 제2차 교육과정에서는 농업, 공업, 상업, 수산업, 가정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제3차와 제4차 교육과정에서는 남학생은 기술을, 여학생은 가정을 필수 이수하게 하였으며, 제5차 교육과정에서는 기술, 가정, 기술·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여 남녀 학생의 학습 내용에서의 성차별을 제거하였으나 남녀에 따른 이수 내용에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남학생으로 하여금 기술과 기능을 가진 직업인 양성, 여학생은 현모양처로 대변되는 가정 지향적인 여성으로 양성하려는 의도를 반영하였으며, 이는 교육과정의 편성 및 운영 구조가 남녀의 전통적인 성 역할의 고착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는 시각이 있었다(Chung, 2001; Ministry of Education, 1997).
그 중 제 6차 교육과정인 1995년 한국의 교육개혁을 통해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이 고시되기 전인 1987년까지는(제 6차 교육과정 시기) 가정교과는 여학생, 기술교과는 남학생만 이수하는 교과였으며, 1987년부터 가정교과, 기술교과, 기술·가정 교과를 학교장의 재량으로 남녀구분 없이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제7차 교육과정기인 2000년에 이르러서 남성의 과목인 ‘기술’과 여성의 과목인 ‘가정’ 두 과목을 통합한 ‘기술·가정’이라는 교과로 7학년~10학년에게 필수적인 과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 병렬적인 통합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의 문제 등의 문제가 있으나, 명목상 교과의 성편향성을 제거했다는 점에서는 중요하였다. 그 이후의 교육과정에서는 필수교과로서의 위치는 유지하고 있으나,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의 양성평등인식에 따른 교수의 필요, 성편향적 교과가 아닌 남녀 모두의 삶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교과라는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필요성에 대한 요구는 여전하다(Park, 2004). 이는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간상이 가정과 직업생활에서 고정된 남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역할을 바꿀 수 있는 양성평등적인 사람을 요구하는 사회·문화적 변화를 교과에 반영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Han, 1987).
교육과정의 변화와 교과의 성편향성 극복을 위한 노력이 학습자의 성별에 따른 인식의 변화의 흐름을 시대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Park (1990)의 연구에서는 성별에 따라 여학생은 가정교과, 남학생은 기술교과의 내용이 더 필요하다고 여기며,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hae (1993)는 자녀의 성별에 따라 남학생의 부모는 기술교과, 여학생의 부모는 가정교과의 내용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인식하였으며 남학생도 가정교과 내용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응답을 제시하였다고 하였다.
2000년대의 남녀 학생의 교과 필요성에 대한 연구에서 남녀 학생 모두 가정교과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 Y. Shin, 2002; Y. S. Shin, 2002). 교과 내용에 따라서는 남학생은 ‘가족 및 식생활 단원’에 흥미도가 높았으며, 여학생은 ‘식생활, 의생활 단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필요도를 높게 인식(Kim, Jung, & Shin, 2003; Son & Shin, 2006; Yoo, 2007)하며, 교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수록 학습 필요도가 높다고 하였다. 반면, 주생활 단원에 대한 수업 인식 및 만족도에서는 남녀 모두 전반적으로 보통 정도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oi & Kim, 2007).
가정교과에 대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가정생활 영역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Kim, 2015; Shin, 2014). 이중 Kim (2015)은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남녀공학에 다니는 학생이 여학교에 다니는 학생에 비해 가정교과를 선호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보다 기술·가정 내용 영역에 대해 더 선호(Lee, 2017; Lee, 2015)하며, 진로탐색에도 도움이 되는 것(Lee, 2015)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여학생을 위한 교육이라는 교과 편견을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이 더 극복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Gottfredson (1981)은 진로의사결정을 할 때 네 단계의 발달 단계를 거치는데, 각 발달 단계에서 서로 다른 요인을 고려하며 선택 가능한 직업의 수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최종적으로 직업을 선택한다고 하였다. 이때 직업의 성별 관련 특성, 개인의 흥미, 직업의 사회적 명성이 개인의 직업 자아개념의 형성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고 하였다. 이 이론을 학교 선택 과목을 결정하는 것과 연결 지은 연구는 성별에 따라 교과 선택에 차이가 나타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가정교과에 대한 인식과 양성평등의식의 관련성에 대한 Sa (2001)의 연구는 가정교과에 대해 ‘가정생활을 위한 생활교육’과 ‘인간을 형성하는 전인교육’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학생들의 양성평등의식이 높으며, ‘여성교양과목’으로 인식하는 학생들의 양성평등의식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경우 양성평등의식이 가장 높은 집단이 가정교과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하였다. Taylor와 Pryor (1985)의 연구에 따르면 여학생들은 사회적 명성보다는 흥미 혹은 중립적인 성특성의 교육과정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성편향적 교과에 대한 여학생들의 부정적 인식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Kim (2016)의 연구에서도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가정교과를 더 선호한다고 하였다. 즉 여학생은 성편향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가정교과를 진로 선택을 위한 고려 요인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각 연구들은 기술·가정 교과의 인식에 미치는 요인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양성평등 교과로서 기술·가정 교과가 더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교과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2. 성역할 고정관념과 양성평등 의식
교과에 대한 성편향적 의식은 성역할 고정관념의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성역할 고정관념은 일반적으로 사회화와 관련하여 논의된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 사회 안에서 생활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문화를 내면화하는 과정을 사회화(Kim & Cho, 2006)로 규정한다면, 성역할의 개념도 사회화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회화의 과정에서는 중요 타자와의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Kenyon & McPherson, 1973), 학생의 경우는 가정과 학교를 중심으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상호작용의 주체들의 성역할 고정관념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Choi와 June (2006)에 따르면 서구 사회에서는 ‘공적영역(일)’을 둘러싼 성별 고정관념이 매우 약한 데 비하여, 한국의 경우는 이러한 고정관념이 이질적이면서 혼합적인 특성을 가지고 나타난다. 즉 영역별 성역할 고정관념은 교육 및 노동시장 참여에서는 약화되고 있으나, 경제 및 정치적 영역의 리더십 지위에 있어서는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이 단순히 인식의 차원뿐 아니라 현실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성별격차지수(Gender Gap Index: GGI)에 따르면(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2016), 한국은 GGI 구성요소 중 교육수준과 건강과 생존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나, 경제적 참여 기회 및 정치적 참여는 최하위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Won, 2014). 따라서 인식과 현실에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양성평등적인 교육적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양성평등 교육이 교육과정에 명시되어 시행되고 있는 현재까지도 남녀의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나타나는 연구들이 있다. 규범적인 가치 기준에서는 양성평등을 강조하지만, 구체적인 일상생활에서는 성편향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그것이다. 즉 아동 후기에서 청소년 초기까지 성역할 고정관념은 점차 감소하는데, 남학생은 전통적이고 덜 유연한 특징을 보이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빠른 속도로 성 고정관념이 감소함을 나타내는 연구들을 통해(Jwa, 2011; Kim, 2008; Park & Yang, 2009) 교육의 변화를 통한 성역할 고정관념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현장에서의 양성평등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는 비단 대한민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현재까지 중요한 교육적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 즉 유럽의 성차별에 대한 연구에서도 학교에서 성 역할과 성역할 고정관념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탈피하기 위한 도전은 쉽지 않음을 제기하고 있다(Education, Audiovisual and Culture Executive Agency P9 Eurydice, 2010). 그래서 성역할 고정관념의 전이 및 재생산, 그리고 이를 사회학적 의미와 결부시켜 양성평등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교육적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3.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에 따른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태도란 경험을 통하여 학습된 것이며, 특정 사물이나 상황에 대하여 반응하는 경향 혹은 행동 성향이라 정의된다(Lee, 1996). Allport (1935)는 태도를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경험을 통하여 조직된 정신적, 감정적, 신경적으로 준비된 상태로, Hollander (1976)는 주어진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일련의 신념(beliefs)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태도는 비교적 지속적인 신념의 조직체로서 특정 대상에 대한 좋고 싫은 정도를 나타내는 감정이며, 경험을 통해 학습되는 심리적 상태이다(Byun, 2004). 따라서 교과에 대한 태도는 교과에 대한 흥미와 선호, 중요성, 유용성에 대한 인식을 포함한다. 교과에 대한 흥미는 관심의 정도와 학습하려는 욕구로, 교과목에 대한 흥미, 교과에 대한 가치 및 노력 정도, 교과에 대한 유능감, 담당 교사에 대한 선호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Choi, 2006). Choi (2005)에 의하면 학습자가 그 교과 학습을 위해 필요하고 흥미 있는 일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한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유용성은 실생활 이용의 유익함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의미하며, 기술·가정 교과에 대한 실생활 활용에서의 유용성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의미한다.
성별이 교과에 대한 태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선행연구에 따르면, Song, Doo와 Hong (2005)의 연구에서는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관심과 유용성 지각은 남·녀 학생의 차이가 없다고 하였으나, Shin (2014)에 의하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한편, Kim (2015)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별, 학년, 학교유형, 기술·가정교과 선호도, 기술·가정교과의 실생활도움에 대한 인식에 따라 가정생활영역 인식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즉,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가정생활영역의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ae, Yoo, & Park, 2007). 또한 Kim (2016)의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별과 학교 유형에 따라 가정생활영역수업의 필요성에 대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는데,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3학년에 비해 1학년과 2학년의 인식이 더 긍정적이었다. 남자중학교나 남녀공학에 다니는 청소년이 여자중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에 비해 더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고, 남자중학교나 남녀공학에 다니는 청소년이 여자중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에 비해 의식주영역, 가족생활문화영역, 생애설계와 진로탐색 영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었다.
중학생의 양성평등의식과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에 대해 Lee, Lee와 Shin (2010)은 성별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모의 양성평등 정도가 높을수록, 담임의 양성평등 정도가 높을수록, 학교에서의 양성평등의식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수록 양성평등의식이 높다고 제시하였다. 그리고 Choi와 June (2006)은 중학생의 양성평등의식과 기술·가정교과 선호도 및 학습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학교 유형이 여자중학교, 남녀공학, 남자중학교의 순으로, 교사가 기술·가정을 통합하여 가르치는 경우가 양성평등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성평등의식 수준이 ‘상’ 수준과 ‘중’ 수준 집단이 ‘하’ 수준의 집단보다 가정생활 영역에 대한 선호도와 학습효과가 더 높았고, 기술 선호도는 양성평등의식이 ‘상’ 수준의 집단이 ‘중’ 수준과 ‘하’ 수준 집단보다 더 낮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 연구는 양성평등의식과 성별이 기술·가정 교과 선호도와 학습효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인임을 제시하고 있다.
고등학생의 양성평등의식을 분석한 Sa (2001)의 연구는 학생들이 가정교과에 대해 가정생활을 위한 생활교육, 인간을 형성하는 전인교육, 여성교양과목, 미래의 직업을 위한 진로교육 순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학생들은 가정교과가 생활에 필요하며, 양성평등의식을 높이는 데 필요한 교과라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남자고등학교 학생보다 남녀 공학과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양성평등의식이 높게 나타났다. 가정교과에 대해 ‘좋다’ 혹은 ‘그저 그렇다’고 인식한 학생과 수업 참여를 ‘적극적’ 혹은 ‘보통’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양성평등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가정교과를 ‘가정생활을 위한 생활교육’과 ‘인간을 형성하는 전인교육’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미래의 직업을 위한 진로교육’이라고 응답한 학생들보다 양성평등의식이 높게 나타났고, ‘여성교양과목’으로 가정교과를 인식한 학생들이 양성평등의식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 연구들은 2010년 이전에 주로 이루어져왔으며, 성별이나 양성평등 의식과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리고 성별에 따른 교과 인식에 대해서도 연구들마다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술·가정을 단일 교과로 바라보고 연구를 진행하기보다 ‘기술 교과’ 혹은 ‘가정 교과’로 구분하여 양성평등의식과의 관련성을 연구하였다. 따라서 2017년 현재 시점에서 중학교 청소년의 양성평등의식이 기술·가정교과의 인식에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고 교과를 통한 양성평등 교육의 실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를 토대로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를 기술과 가정에 대한 선호도, 교과에 대한 유용성 지각, 교과 성적에 대한 부모/선생님의 기대감 지각, 실습수업에 대한 참여도, 교과에 대한 중요도 지각 등으로 정의하고,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이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1. 연구 문제 및 가설
본 연구에서는 남녀 중학생들의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기술·가정교과의 기술의 세계 영역과 가정생활 영역에 대한 태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아 다음과 같이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 문제 1. 남녀 중학생들은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어떻게 분류되며, 각 유형의 특징은 무엇인가?
연구 문제 2. 남녀 중학생들의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유형에 따라 기술·가정교과의 기술의 세계 영역과 가정생활 영역에 대한 태도에 차이가 있는가?
가설 2-1. 남녀 중학생들의 성별에 따라 기술·가정교과의 기술의 세계 영역과 가정생활 영역에 대한 태도(기술과 가정에 대한 선호도, 교과 유용성 지각, 교과 성적에 대한 부모/선생님의 기대감 지각, 실습 수업에 대한 참여도, 교과에 대한 중요도 지각)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설 2-2. 남녀 중학생들의 양성평등의식유형에 따라 기술·가정교과의 기술의 세계 영역과 가정생활 영역에 대한 태도(기술과 가정에 대한 선호도, 교과 유용성 지각, 교과 성적에 대한 부모/선생님의 기대감 지각, 실습 수업에 대한 참여도, 교과에 대한 중요도 지각)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2. 연구 절차 및 자료 수집
설문조사는 2017년 2월에 실시되었다. 표본은 기술 및 가정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성별과 지역을 고려하여 서울시내 8개 중학교를 목적 표집하여 선정하였다. 학교별로 기술·가정 이수 학년이 상이할 수 있어 기술·가정을 모두 이수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들만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각 학교의 중학교 3학년 2~4학급에게 가정 또는 기술 교사들을 통하여 설문지를 배부하였고 총 443명의 학생들(남 265, 여 178)의 응답이 수집되었다.
설문지에는 학생들의 양성평등의식,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학교 특성 및 인구통계적 특성에 대한 문항이 포함되었다. 양성평등의식은 여성개발원(Kim, Lee, & Kim, 2001)에서 개발한 한국형 양성평등 척도(Korean Gender Egalitarianism Scale for Adolescents, KGES-A)를 이용하였다. 이 척도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젠더관련 이슈를 반영하는 13세~18세를 위한 척도로, 가정생활, 학교생활, 직업생활, 사회생활에 대한 청소년들의 양성평등의식을 측정하는 총 2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응답은 5점 Likert 척도(1점-전혀 그렇지 않다, 5점-매우 그렇다)로 측정되었다.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는 선행연구에서 사용된 개념들을 중심으로 기술의 세계 영역과 가정생활 영역에 대한 선호도(Choi, 2006), 유용성 지각(Choi, 2005), 부모/선생님의 기대감 지각(Chae, 1993), 실습수업에의 참여도(Lee, 2015), 중요도 지각(Choi, 2006) 등의 5개 영역으로 측정하였다. 이 중 선호도, 유용성 지각, 부모/선생님의 기대감 지각, 실습수업에의 참여도 등은 기술의 세계 영역과 가정생활 영역에 대해 각각 1문항씩으로 구성되었으나 중요도 지각 척도는 각 영역에 대해 6개 문항, 총 12문항으로 측정되었다. 각 문항에 대한 응답은 5점 Likert 척도(1점-전혀 그렇지 않다, 5점-매우 그렇다)로 측정되었다.
수집된 자료는 SPS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양성평등의식과 기술·가정교과의 중요도 등 여러 문항으로 측정된 변수들의 개념구조 파악을 통한 정보축소를 위하여 탐색적 요인분석과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학생들을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유형화하기 위하여 군집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각 군집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과 카이제곱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렇게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분류된 군집들과 성별에 따라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면에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기 위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3. 연구 참여자 특성
<Table 1>에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의 특성이 요약되어 있다. 학교 특성으로는 학교 종류(남녀공학 여부), 학급형태(혼성학급 여부), 기술 및 가정 교과 담당 교사의 성별 등이 수집되었는데, 모든 남녀공학에서 혼성학급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결과는 제외하였다. 참여 학생의 85% 이상이 부모와 거주하는 것으로 응답하였으며, 부모의 연령은 40대가 가장 많았고, 대졸자가 아버지는 86% 이상, 어머니는 72% 이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편이었고, 직업은 다양하였는데 사무직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결과 및 논의
1. 척도의 타당도 및 신뢰도 평가를 위한 요인분석
연구가설의 검증에 앞서 여러 개의 문항으로 측정된 변수들, 즉, 양성평등의식과 기술·가정교과의 중요도, 두 개의 변수에 대한 정보 축소와 타당도 확보를 위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양성평등의식 척도의 20개 문항의 주성분분석과 직교회전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고유치 1이상을 기준으로 5개의 요인이 도출되었으며 .40 이상의 부하량을 가진 문항들을 중심으로 각 요인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들 다섯 요인은 전체 변량의 67.97%를 설명하였다. 요인 1은 고유치 6.85로 전체 변량의 36.03%를 설명하였으며,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것은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중요하다,’ ‘여자는 남자 친구보다 더 똑똑해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등의 문항이 높은 부하량을 보여, 전통적 가부장주의로 명명하였다. 즉, 원 척도가 가정생활, 학교생활, 직업생활, 사회생활 등으로 영역을 나누어 문항을 개발했던 데 비하여, 영역에 따른 구분보다는 전통적 가부장주의 요인에는 여러 영역의 내용이 혼재되어 나타났다. 두 번째 요인은 고유치 2.52, 설명변량 13.29%로 ‘설거지나 빨래와 같은 집안일은 남자와 여자가 다 같이 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는 집, 땅과 같은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어 가져야 한다’ 등의 문항을 포함하여 가정 내 역할 평등이라 명명하였다. 세 번째 요인은 고유치 1.52로 7.98%의 변량을 설명하였으며, ‘여학생이 과학, 기술 분야에서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 ‘더 많은 여자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의 두 문항에 대해 높은 부하량을 보여 과학/정치에의 여성참여라 명명하였다. 네 번째 요인은 고유치 1.02로 ‘회장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잘 할 수 있다’의 문항에 대해 높은 부하량을 보였으며, 5.39%의 변량을 설명하여, 남성지도자 선호라 명명하였다. 다섯번째 요인은 고유치 1.01로 ‘직장에서 남자가 여자의 부하로 일하는 것은 좋지 않다’라는 문항에 높은 부하량을 보였으며, 전체의 5.29%의 변량을 설명하여 직장 내 남성우위로 명명하였다. 이들 척도들은 Cronbach’s α값도 .60 이상의 값을 가져 신뢰도 수준도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었다(Table 2).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변수 중 다른 변수들은 단일 문항으로 측정되었으나 기술·가정교과의 중요도는 기술교과 관련 문항 6개, 가정교과 관련 문항 6개, 총 12 문항으로 측정되었으므로, 자료의 축소와 타당도 확보를 위하여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기술교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하나의 요인(요인 1)만 도출된 데 비하여 가정교과의 중요성에 대한 문항들은 두 개의 요인(요인 2와 3)으로 구분되었다(Table 3). 요인 2는 가정교과가 취업 또는 진로결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문항에 높은 부하량을 보여, ‘가정교과의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로 명명하였고, 요인 3은 현재 또는 성인이 된 후의 일상생활에 대한 도움과 관련된 문항에 높은 부하량을 보여 ‘가정교과의 일상생활에서 중요도’로 명명하였다. 이 분석 결과를 통하여, 학생들이 기술교과는 명백히 진로 관련 교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가정교과는 생활교과로서의 특성과 진로관련 교과로서의 특성을 모두 가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양성평등의식에 따른 유형화
양성평등의식은 다차원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군집분석을 통하여 양성평등의식에 따른 집단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학생들을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유형화하기 위하여 양성평등의식 5개 요인들을 이용하여 군집분석을 실시하였다. 군집분석은 특정 기준에 대한 객체간의 유사성을 측정하여 유사성이 높은 집단끼리 묶어 객체들을 유형화하는 탐색적 분석방법으로(Aldenderfer, 1984), 본 연구에서는 유클리드 거리를 이용하는 K-평균 군집분석법을 이용하였다. 군집분석에서는 군집수의 결정에 대한 지표는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연구자가 연구목적에 따라 군집의 특성들을 가장 잘 반영하는 해법을 제공하는 적절한 군집수를 결정한다. 본 연구에서는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2개에서 5개 사이의 군집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3개의 군집으로 구분할 때 군집들의 크기가 유사하고 양성평등의식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 가장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군집분석에서는 분산분석 등을 이용하여 분류된 집단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각 군집을 명명한다. 각 집단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양성평등의식에 대해 일원 분산분석을 실시하여 비교한 내용을 <Table 4>에 제시하였다.
군집 1은 전통적 가부장주의에 대해 낮은 값을 보이고 가정에서의 평등에 대해서는 높은 값을 보였으나, 과학/정치에 대한 여성참여에 대한 필요성은 낮게 인지하고, 남성이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것이 좋으며 직장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낮은 부하로 일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는 태도를 보여, 가정에서의 평등을 강조하나 사회에서는 남성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정 내 평등 집단’(n =163)이라 명명하였다. 군집 2는 전통적 가부장주의에 대해서 가장 높은 값을 보였으며, 가정 내 양성평등과 과학/정치에서의 여성참여에 대해서는 낮은 값을 보였고, 남성의 리더십을 지지하는 집단으로 나타나 가부장적 성역할 태도를 가졌다고 보아 ‘전통적 성역할 집단’(n =102)이라 명명하였다. 한편, 군집 3은 가부장주의는 가장 낮으며, 과학/정치에의 여성참여를 지지하고 남성 리더십이나 직장 내에서의 서열에 대한 지지도는 낮아 모든 영역에서의 양성평등을 중시하는 ‘양성평등 집단’(n =152)으로 명명하였다.
분류된 집단들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학교 및 개인적 특성에 대한 카이제곱분석을 실시한 결과, 성별과 성적수준(자기보고)에 따라서만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남녀공학 여부, 혼성학급 여부, 가족구성, 부모의 연령, 직업, 교육수준, 생활수준, 기술·가정과교사의 성별 등에 따른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유의한 차이를 보인 변수들에 대한 결과만 <Table 5>에 정리하였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하여 전통적 성역할 집단의 비율이 높았다(남학생 37.4%, 여학생 5.88%, χ2 =55.45, p <.001). 남녀 학생들의 집단 소속 비율이 다른 점을 감안하여 성적수준의 효과는 남학생과 여학생을 성적별로 따로 비교한 결과, 남녀 집단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남학생 χ2 =16.39, p <.05, 여학생 χ2 =26.86, p <.01). 남학생의 경우, 상위권에서 양성평등 집단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반면, 중위권 이하에서는 전통적 성역할 집단의 비율이 높았다. 여학생의 경우, 상위권과 중상위권에서는 양성평등집단의 비율이 높았고, 중위권 이하에서는 가정 내 평등 집단의 비율이 높았다. 즉, 남녀 모두 상위권에서 양성평등 집단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3. 성별과 양성평등의식 유형에 따른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차이
앞서 군집분석으로 분류한 양성평등의식 집단과 성별에 따라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차이를 알아보았다. ‘좋아한다’ 또는 ‘싫어한다’의 이분척도로 측정된 기술/가정 교과에 대한 선호도에 대해서는 카이제곱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외의 변수에 대해서는 일원배치 분산분석 또는 t -검정을 실시하였다. 유용성, 부모/교사의 기대, 실습수업에의 참여도는 측정문항의 평균을 비교하였고, 기술/가정 교과의 중요도는 요인분석으로 도출된 3개 요인의 요인점수를 비교하였다(Table 6, 7).
그 결과, 기술교과에 대한 태도 면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인 항목이 하나도 없었으나, 가정교과에 대해서는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가정교과의 필요성, 가정수업에의 참여도, 가정교과의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 가정교과의 일상생활에서 중요도에서 유의한 태도의 차이가 있었다. 즉, 가설 2-1과 2-2 모두 부분적으로 지지되었다. 우선 전통적 성역할 집단은 가정교과의 필요성(m=3.59)과 일상생활에서 중요도(m=-.39)은 세 집단 중 가장 낮게, 진로에 대한 도움(m=.26)은 가장 높게 인식하였다. 이에 비해 가정 내 평등 집단은 다른 집단에 비해 가정교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며(83.3%), 가정교과의 필요성(m=4.00)과 일상생활에서 중요도(m=.21)에 대해 가장 높게 인식한 반면,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m=-.06)는 중간이었다. 양성평등집단은 가정교과의 필요성(m=3.92)과 일상생활에서 중요도(m=-.05)는 중간,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m=-.15)는 가장 낮게 인식하였다.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하여 가정교과를 더 좋아하고, 필요성(m=4.01 vs. m=3.79, t =2.54, p <.05)이나 일상생활에서 중요도(m=-.13 vs. m=.08, t =2.01, p <.05)에 대해서는 높게 인식했으나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는 낮게 인식하였다(m=.08 vs. m=.23, t =-4.03, p <.001). 부모/선생님의 교과성적에 대한 기대 또는 실습 수업에의 참여 면에서는 성별이나 양성평등의식 유형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기술교과 및 가정교과가 역사적으로 성별에 따라 분리 교육되었던 특징 때문에 성편향적 교과로서 인식되어 왔음에 근거하여 이러한 교과의 성편향적 특성과 현재 남녀 학생들의 양성평등의식이 교과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이에 본 연구는 중학생의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이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즉, 남녀 중학생들의 성별과 양성평등의식 유형에 따라 기술과 가정에 대한 선호도, 유용성 지각, 교과 성적에 대한 부모/선생님의 기대감 지각, 교과 실습수업에 대한 참여도, 교과 중요도 지각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하여 서울시내 8개 중학교를 목적표집하여 각 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 2-4학급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고 수집된 자료 중 총 442명(남 265, 여 178)의 응답결과를 SPS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남녀 중학생들의 양성평등의식은 전통적 가부장주의, 가정 내 역할 평등, 과학/정치에의 여성참여, 남성지도자 선호, 직장 내 남녀서열인정 등의 5개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요인들을 이용하여 학생들을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유형화하기 위하여 군집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3개의 군집으로 구분되었는데, 각 집단은 가정에서의 평등을 강조하는 가정 내 평등 집단(n =163), 가부장적 성역할 태도를 가진 전통적 성역할 집단(n =102), 모든 영역에서의 양성평등을 중시하는 양성평등 집단(n =152)의 3집단으로 명명되었다. 집단 소속은 성별과 성적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가정 내 평등 집단과 양성평등 집단은 남녀 비율에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전통적 성역할 집단은 90% 이상이 남학생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자기보고된 성적수준에 따르면, 상위권 학생들이 양성평등 집단에 소속된 비율이 높은 편이었으며, 중위권 이하에서는 남학생은 전통적 가부장주의 집단, 여학생은 가정 내 평등 집단의 비율이 높았다. 이는 중학교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모의 양성평등 정도가 높을수록, 양성평등과 관련한 지식이 많을수록 양성평등의식이 높음을 보여준 Lee 외(2010)의 연구와 일치한다. 또한 양성평등의식이 높을수록 가정교과에 대한 선호도와 학습효과는 높으나, 양성평등의식이 낮을수록 기술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Choi와 June (2006)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한편, 기술·가정교과의 중요도에 대한 요인분석 결과에서 기술교과에 대한 중요도는 하나의 요인으로 도출된 데에 비하여 가정교과에 대한 중요도는 일상생활에서 중요도와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의 두 요인으로 추출된 점은 특이한 결과였다. 즉, 학생들은 기술교과에 대해서는 진로에 대한 도움을 주는 교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가정교과에 대해서는 생활에 도움을 주는 교과로서의 특성과 진로에 대한 도움을 주는 교과로서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교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가정교과에 대한 태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카이제곱분석과 일원배치 분산분석 및 t-검정을 실시한 결과, 기술교과에 대한 태도 면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가정교과에 대해서는 성별과 양성평등의식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하여 가정교과를 더 좋아하고, 필요성이나 일상생활에서 중요도에 대해서는 높게 인식했으나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는 낮게 인식하였다. 또한 전통적 성역할 집단은 세 집단 중 가정교과의 필요성과 일상생활에서 중요도는 가장 낮게,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는 가장 높게 인식하였다. 이에 비해 가정 내 평등 집단은 가정교과의 필요성과 일상생활에서 중요도에 대해 가장 높게 인식한 반면,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는 중간이었다. 양성평등 집단은 가정교과의 필요성과 일상생활에서 중요도는 중간,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는 가장 낮게 인식하였다. 이 연구는 Sa(2001)의 연구에서 가정교과를 ‘여성교양교과’로 인식하는 학생들이 양성평등의식이 가장 낮으며, 양성평등의식이 높은 학생들은 가정교과에 대해 진로교육 측면보다 생활교육과 전인교육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하여 가정교과를 더 좋아하고, 필요성이나 일상생활에의 중요도에 대해서는 높게 인식했으나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는 낮게 인식하였다. 또한 양성평등의식 측면에서도 가장 양성평등의식이 높다고 할 수 있는 양성평등 집단은 가정교과의 필요성과 일상생활에서 중요도는 중간이었으나 진로준비를 위한 중요도는 가장 낮게 인식하였다. 이는 현재 중학교 가정교과의 성격과 내용이 학생들의 진로 준비와 관련성이 낮게 구성되어 있거나 혹은 아직 가정생활 영역을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영역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에 비하여 기술교과에 대한 성별이나 양성평등의식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보았을때 가정영역이 기술영역보다 성편향적 인식이 더 강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수년간 가정교과가 남녀에게 공통적으로 이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교과에 대한 인식은 성편형적 교과로서 고착되어 있어,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과 교사, 부모의 양성평등의식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교과의 내용도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양성평등적 내용을 수업 중에 강조하고, 남학생들에게도 가정교과의 내용이 진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짐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수업 중의 실습활동에 대해서는 양성평등의식이나 성별에 따른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으므로 수업 중의 참여활동이 실제 생활에서의 참여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양성평등적인 가정의 모습에 대한 지속적 노출과 실천을 강조하는 참여적 수업을 통하여 이들의 양성평등의식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성별에 따른 기술·가정교과 인식에서 여학생들, 그리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가정교과를 생활면에서는 도움을 주는 중요한 교과이나 진로준비를 위해서는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고 있음은 이 분야의 진로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는 학생 참여 수업을 확대하고 가정교과를 통한 진로교육에 초점을 두는 교과통합 진로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가정교과와 관련된 진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출시킬 필요가 있음을 시사해준다.
본 연구는 서울시내의 8개 중학교의 3학년 학생들을 기술 및 가정을 담당하는 교사의 성별을 고려하여 목적표집하여 연구하였다. 이 표본은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전국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이러한 특성을 유의하여 해석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교사나 부모의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으나 교사와 부모의 양성평등의식 등이 교과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후속연구에서는 교사와 부모의 양성평등의식과 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적 특성에 대한 고려도 필요할 것이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that they had no conflicts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ir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e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a College of Education, Korea University grant in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