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수준과 삶의 질: 개인유지시간을 기준으로 한 시간빈곤 여부에 따른 집단 간 비교

Time Poverty and Quality of Life in Dual-Earner Families with Preschool Children: A Comparison between Time-Poor and Non-Time-Poor Groups Based on Personal Care Time

Article information

Hum. Ecol. Res. 2017;55(1):45-5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7 February 13
doi : https://doi.org/10.6115/fer.2017.004
1Department of Family & Resource Management, Sookmyung Women’s University, Seoul, Korea
2Department of Consumers’ Life Information,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aejeon, Korea
김미영1, 박미려,2
1숙명여자대학교 가족자원경영학과
2충남대학교 소비자생활정보학과
Corresponding Author: Mee Ryeo Park  Department of Consumers’ Life Information,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99 Daehak-ro, Yuseong-gu, Daejeon 34134, Korea  Tel: +82-42-821-6853 Fax: +82-42-821-6841 E-mail: park_mr@hanmail.net
This article was presented as a poster session at the 69th Conference of the Korean Home Economics Association in 2016.
Received 2016 September 27; Revised 2016 November 25; Accepted 2016 November 29.

Trans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diverse factors in time poverty and quality of life in dual-earner families with preschool children that pertain to the individual, family, and occupation. Data were taken from the 17th edition of the Korean Labor and Income Panel Study developed by the Korea Labor Institute in 2014. The sample consists of 826 households who are dual-earner families with preschool children. The major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this study identified inadequacies in personal care time for dual-earner families with preschool children. Second, the results show that gender, recognition of gender role, and overall satisfaction of occupation are related to the time poverty of dual-earner families. Men are more likely to experience time poverty than women, and equal recognition of gender role and satisfaction of occupation indicate a negative relation on the time poverty of dual-earner families with preschool children. Last, quality of life in non-time-poor groups is higher than for groups who experience time poverty. Also, health state, earned income, work-family life conflict, and overall satisfaction of occupation are commonly related to quality of life in both groups. The results suggest implications for comprehensive policies to address family time issues.

서론

가정생활에서 시간은 가정체계 형성과 함께 시작되는 생애주기 자체를 의미하며, 노동, 여가, 개인관리 등의 다양한 생활영역도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생애주기 전반과 세부 영역들에 대한 시간배분 및 관리는 가정의 삶의 질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은 가정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이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생활시간 변화를 살펴보면 한국인들의 개인유지를 위한 필수시간은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일, 학습 등이 이루어지는 의무시간은 감소하는 추세로, 연령, 성별, 결혼 여부, 자녀 유무 및 직업 유무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 시간 활용 유형은 상이하며, 식사, 가사노동, 수면 등 다양한 활동에의 시간 사용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39]. 즉 과거와는 달라진 생활시간 구성으로 인해 시간의 양보다는 내용이 더욱 강조되고 있고, 노동에만 시간을 집중하기보다는 개인·가정생활과 여가 시간의 균형이 중요한 개인적·사회적 요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구성원들의 상호작용으로 운영되는 가구 단위의 시간 사용과 관리는 가구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면서도 개인의 시간 사용 및 관리와는 다른 요구와 상황을 만들어낸다. 시간균형, 개입균형 및 만족균형으로 구성되는 일·가정 균형과 삶의 질 관계를 살펴본 Greenhaus 등[15]의 연구에 의하면 일보다 가정생활에 시간을 더 보내는 사람이 일·가정 시간이 같거나 일에 시간을 더 보내는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가족의 시간은 가족구성원들의 결속력이나 관계, 더 나아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가족구성원들이 공유 시간을 갖는 과정에는 많은 제약요인이 작용하고 있다[14].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의 경우 그렇지 않은 부부와 비교하면 노동시간으로 인해 다른 생활시간에 제약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사노동, 자녀양육, 여가생활 등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어려움을 경험한다[29, 32, 37]. 그리고 수입노동시간에는 부적이고 가사노동시간에는 정적인 영향력을 갖는 변수인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정일 경우 시간부족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9, 26]. 이러한 가정의 조건에 가족구성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인 성별, 연령, 교육 수준 등까지 교차되면 한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과 관련된 욕구나 문제는 더욱 다양해진다[18, 37, 40].

최근에는 시간이 빈곤 및 불평등과 같은 개념과 결합되면서, 일하는 기혼여성, 맞벌이가정, 저소득층가정 등 다양한 대상의 시간빈곤 현상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Merz와 Rathjen [27]은 개인의 활동을 가능하게도 하고 제한하기도 하는 시간의 속성 자체가 빈곤의 측면을 설명한다고 하여, 소득만큼이나 개인의 일상과 복지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고 하였다. 이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양이 주어지고 목표 달성 및 욕구 충족을 위하여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 시간일지라도 개인이 처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 시간 경험의 과정과 결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시간에 대한 사회구조적 요인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시간빈곤은 다양한 결정요인의 존재로 인해 객관적으로 정의내리기 어렵고 연구마다 다양하게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정의 시간빈곤은 가구가 가지고 있는 시간할당의 재량권이 제약을 받는 경우를 시장가치로 환산하여 해석한 것으로, 소득빈곤과의 통합적 해석을 통해 시간부족현상이 빈곤의 개념으로 확대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개인 및 가정의 삶의 질이나 행복을 설명하는 하나의 차원으로 이해되고 있다[18, 23, 38]. 그러나 시간빈곤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비해 가정생활에 시간빈곤 개념을 적용한 연구는 최근에서야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34]. 그 이유는 시간빈곤을 시간부족, 압박, 제약 등의 개념으로 대체함으로써 시간을 주관적 인식 중심으로 이해한 점, 시간 측정 어려움으로 인해 대상별 특성이나 변수 간 관련성 고려가 부족했던 점, 시간빈곤의 이론적 수치 산출의 어려움 등에 기인한다[5, 20, 38].

따라서 본 연구는 가정생활에서의 시간빈곤과 삶의 질 관계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것처럼[19, 23, 26] 시간빈곤을 경험할 가능성이 가장 큰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수준과 삶의 질 관계에 대해 주목하였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은 시간 연구에 있어 오래전부터 중요한 대상으로 다루어지기는 했지만, 본 연구는 그들을 시간 빈곤 집단과 비빈곤 집단으로 구분하여 대상의 속성을 보다 세분화하여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뿐 아니라 각 집단의 삶의 질 수준을 비교하고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다양한 맥락에서 살펴봄으로써 이들을 위한 실천과제 제안의 다양화를 모색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가정생활의 시간관리 및 시간빈곤을 경험하는 가구를 지원할 프로그램 개발이나 확대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득 중심의 빈곤 정책이나 저출산정책 등에 다른 관점의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및 삶의 질 수준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연구문제 3.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여부에 따른 집단 간 삶의 질 수준과 영향요인은 어떠한가?

선행연구 고찰

1.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가정생활의 시간 관련 연구는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다루어진 주제이지만, 시간빈곤 개념과 유사한 시간 제약, 압박, 부족과 같은 시간에 대한 주관적 인식에 대한 연구는 80년대 후반부터 이루어졌고, 빈곤의 개념이 적용된 연구는 최근에서야 이루어지고 있다[20]. 시간빈곤은 시간할당 및 노동과의 관계, 여가 및 개인 재량시간과의 관계 중 연구의 초점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되어 왔는데, 이를 종합하여 정의를 내리자면 시장과 비시장에서 노동량이 과부담되고 상충하는 상황에서 시간할당 통제수준이 낮고 여가나 활용 가능 시간이 부족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23]. 이러한 정의를 활용한 시간빈곤의 이론적 산출과 관련된 연구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절대적 접근과 상대적 접근, 주관적 접근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선 절대적 기준으로서 소득빈곤과 시간빈곤의 통합 모델은 1주일에 수면, 식사, 휴식, 가정돌봄 등의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주당 168시간에서 노동 및 여가시간을 제외한 시간인 개인돌봄시간이 97시간보다 적으면 시간빈곤 상황이라고 보았다[18, 23]. 상대적 개념으로서, Seo [38]는 시간빈곤을 중위값의 1.5배에서 2배가 되는 노동시간과 중위값의 50% 이하인 여가시간 두 가지를 적용하여 맞벌이 가정의 시간사용실태와 시간빈곤 수준을 파악하였고 Park 등[34]은 하루에 주어진 시간에서 미취학 아동이 있는 취업 여성의 유급노동 및 가사노동 시간을 제외한 활용가능시간을 필수생활시간으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그리고 노동시간만을 활용하여 노동시간이 중위값의 1.5배 혹은 2배인 경우를 시간빈곤으로 접근하기도 하였다[1, 24]. 또한 시간부족감에 대한 질문을 통해 주관적 관점으로 시간빈곤을 측정하기도 하였다[11].

이처럼 노동시간, 여가시간 및 필수생활시간 등의 개념으로 측정되는 시간빈곤을 포함한 시간 관련 인식과 영향관계에 있는 변수들은 개인적 요인, 가족 요인, 직업 관련 요인 등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우선 개인적 요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변수는 성별로서, 이는 맞벌이 여성들이 가계생산 활동에서 남성보다 더 큰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과 같은 여성이라도 취업여부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되는 여성의 삶의 극심한 양분화 등 한국 여성의 역할 이중 부담을 시사하며,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여성들의 시간빈곤 수준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6, 10, 23, 32, 36, 38]. 그러나 특정 문화권 내에서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빈곤을 측정하거나 국제 비교를 한 연구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시간빈곤을 더 경험하고, 여가나 노동시간의 영향을 받는 개인유지시간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짧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24, 30]. 연령과 시간빈곤의 관계에 대해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임금노동시간이 감소하고 미취학 자녀와 같은 돌봄노동 요구 상황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빈곤이 감소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연령이 낮을수록 일가족 양립 만족도가 높고 시간빈곤 수준도 양호하다고 밝힌 연구도 있었다[28, 32, 34]. 그리고 교육수준이나 건강상태 역시 시간빈곤 혹은 시간압박감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5, 28, 34, 37].

가족 요인으로는 자녀 관련 특성, 가족구성, 가계소득, 가족시간 분배 유형 및 일가족양립 정도 등이 시간빈곤과 관계가 있음이 규명되었다. 특히 미취학 자녀 존재 여부에 따른 자녀 양육 부담은 시간빈곤이나 시간갈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유배우 가구보다는 무배우 가구일수록, 가구의 소득이 낮을수록 시간빈곤 수준이 더 높다고 하였다[3, 23, 28, 33, 36-38]. 그리고 많은 연구들은 가정의 시간분배형태 및 일·가정 양립 정도 등을 유형화하여 시간빈곤이나 시간 갈등과의 관계를 제시하였는데, Kim 등[21]은 가족시간을 비가족공유형, 가족여가우위형, 가사노동우위형, 가족공유형으로 구분하여, 그 중 가사노동우위형이 시간부족을 가장 많이 느낀다고 하였고, Park과 Lee [32] 역시 자녀돌봄, 가사공유, 여가공유 등의 시간이 평균보다 적은 취약형의 맞벌이 가정 여성들이 시간부족을 가장 크게 지각한다고 하여 가정의 시간 및 역할 균형의 중요성을 지지하였다.

직업특성 역시 가정생활 시간빈곤의 중요한 결정요인 중 하나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31]가 제시한 시간빈곤 결정요인에는 개인 및 배우자의 취업여부가 포함되어 있는데, 개인의 취업여부는 남녀 모두의 시간빈곤에 정적인 영향력을 보였지만, 배우자의 취업 여부는 여성의 시간빈곤에만 정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주5일제, 취업형태, 근무일, 직업유형, 유급노동시간 등의 직업 특성 역시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제시되었다[5, 38].

따라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본 연구에서의 시간빈곤은 가구의 일주일이라는 시간에서 근무, 출퇴근, 보육, 가사 관련 시간을 제외한 개인유지시간이 부족한 상태로 정의하고자 한다. 그리고 본 연구의 대상인 맞벌이 가정 부부는 임금노동과 가계생산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고, 이들의 노동시간이나 여가시간은 가족을 위한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노동시간이나 여가시간 대신 개인유지시간을 시간빈곤의 기준으로 설정하였고 시간빈곤 측정은 상대적 접근에 따라 개인유지시간의 중위값을 적용하여, 개인유지시간이 많은 집단과 개인유지시간이 적은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이를 토대로 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개인, 가족, 직업 특성으로 체계화하여 살펴보았다.

2.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과 삶의 질

시간이 가정생활의 행복과 삶의 질을 구성하는 한 요소로 강조됨으로써 가정생활에서의 시간 구성이나 시간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OECD [31]는 행복을 구성하는 영역을 삶의 질과 물질적 조건으로 구분하였고, 삶의 질 영역에 건강, 일·가정 균형, 교육, 사회관계, 거버넌스(governance), 환경, 안전, 주관적 행복 등을 포함시켰는데, 그 중 일·가정 균형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으로 시간의 양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가정생활 전반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로 정의될 수 있는 삶의 질과 시간빈곤의 직접적인 관계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삶의 질 개념은 소득 수준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로 접근되다가 점차 주관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주관적 행복감, 생활만족도, 심리적 복지감 등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7], 본 연구에서는 삶의 질의 주관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시간빈곤과의 관계를 보다 포괄적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Greenhaus 등[15]은 기혼 취업 남녀의 일·가정 균형과 삶의 질 관계를 파악하면서 일과 가정에 시간과 개입의 정도를 동등하게 할수록 일·가정 갈등과 스트레스는 감소하고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하여, 일·가정 균형의 구성 요소로서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맞벌이 부부의 공유시간이 행복, 삶의 의미, 스트레스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Flood와 Genadek [12]의 연구에 따르면 각자 분리된 시간을 보내는 부부보다 공유하는 시간이 많은 부부일수록 행복을 더 많이 느끼고 스트레스는 적다고 하여 시간의 내용과 삶의 질의 정적인 관계를 지지하였다. Roxburgh [36]는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부모로서의 시간압박과 심리적 우울감이 정적인 관계에 있음을 규명하였고, Choi [8] 역시 직장과 가정에서의 시간 부족이나 시간 불균형은 심리적 긴장감이나 무질서 등을 경험하게 한다고 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미취학 자녀를 둔 기혼취업 여성들의 시간빈곤과 일·가족 양립 측면의 생활 만족도를 살펴본 Park 등[34]은 시간빈곤 수준이 나쁠수록 일·가족 양립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진다고 하였고, 맞벌이 가정에 대한 연구는 아니었지만 시간빈곤과 삶의 만족도의 관계가 지지되지 않은 연구 결과도 제시되기도 하였는데, Kim [18]의 연구에 따르면 일을 하는 노인들은 시간빈곤을 경험하더라도 근로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시간빈곤을 경험하지 않는 노인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높다고 하여, 가정의 조건에 따라 시간빈곤과 삶의 질의 관계는 달라질 수 있음을 예측하게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의 삶의 질은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 남녀의 가정생활 전반에 대한 주관적 평가로 정의하고자 하며, 시간빈곤을 경험하는지 여부에 따라 구분된 가정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각각 탐색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를 위하여 한국노동패널(Korean Labor & Income Panel Study) 2014년도 17차 자료를 사용하였고, 만 5세 미만의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 826가구를 선별하여, 연구 대상으로 활용하였다. 한국노동패널조사는 1998년에 처음 시작된 비농촌지역 거주 가구 및 가구원의 경제활동을 포함한 생활 전반을 추적 조사하는 종단면 조사로서, 특히 17차에는 ‘시간 사용과 삶의 질’이라는 조사 영역이 추가되어 본 연구 주제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 조사대상 가구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본 연구 조사대상자 성별은 남성이 약 76%, 여성이 약 24%로 남성이 많았으며, 이들의 평균연령은 36.52세였다. 교육 수준은 총 교육기간으로 살펴본 결과 평균 14.85년으로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보였으며, 건강에 대한 만족도는 3.72점으로 중간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거주지는 서울 약 16%, 광역시 약 32%, 기타 시도 약 52%로 기타 시도 거주 비율이 가장 높았고, 거주 형태는 자가가 약 55%로 전월세 및 기타인 약 4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자녀 수는 1.72명이었고, 가정의 연간 총 근로소득은 약 5,100만원이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평등한 것을 의미하는 성역할 인식은 2.46점으로 중간보다 약간 높았으며, 일·가정 갈등 정도는 2.41점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세 미만 미취학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양육의 경제적 부담 정도와 정부 지원을 통한 경감 정도를 파악하였는데, 모두 중간 이상의 수준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일 관련 특성으로 전반적인 일 만족도를 파악한 결과 3.44점으로 중간 수준 이상의 만족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ample Characteristics (N=826)

2. 연구도구

1) 시간빈곤 변수

본 연구에서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정한 기준은 개인유지시간의 중위값이다. Kwon 등[23]의 연구에서 활용한 시간빈곤 측정 영역인 개인유지시간을 활용하였고, 구체적인 기준값은 66.5시간으로 응답자들의 개인유지시간이 66.5보다 많으면 시간비빈곤, 적으면 시간빈곤을 의미한다.

2) 삶의 질 변수

본 연구는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삶의 질 수준을 파악하기 위하여 한국노동패널 자료에 제시되어 있는 생활만족도 척도를 활용하였으며, 그 척도를 구성하는 여섯 개의 하위 영역인 가족의 수입, 여가활동, 주거환경, 가족관계, 친인척관계, 사회적 친분관계 등의 변수를 역코딩(1점 ‘매우 불만족’에서 5점 ‘매우 만족’)하여 합산하였다. 여섯 문항의 내적 일관성은 .803으로 신뢰할만한 수준을 보였고, 점수가 높을수록 생활만족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3) 기타 변수

본 연구에서는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여부와 빈곤 여부에 따른 집단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이해한 개인, 가족 및 직업 특성 중 일부 변인들을 활용하였다. 개인 특성으로 성별, 연령, 교육수준 및 건강상태 등을 포함시켰으며, 연속척도인 연령, 교육수준, 건강상태 등을 제외한 성별은 여자 0, 남자 1로 재코딩하였다. 가족특성요인으로는 거주지, 거주형태, 자녀 수, 총근로소득, 성역할인식, 일·가정 갈등,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정도, 정부지원을 통한 경감정도 등을 선정하였고, 연속척도를 제외한 거주지는 기타 3, 광역시 및 기타 2, 서울 1, 거주 형태는 전·월세 및 기타를 0, 자가를 1로 재코딩하였다. 그리고 성역할 인식은 요인분석을 통해 ‘남자는 직장을 가지고 여자는 가정을 돌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와 ‘취학 전 자녀를 둔 주부가 일을 하면 자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로 두 문항으로만 구성하였고, 11문항으로 구성된 일·가정 갈등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88로 신뢰할 만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성역할 인식이 평등하고 일·가정 갈등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직업 관련 특성으로는 맞벌이 부부가 본인의 직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만족감 정도를 의미하는 전반적인 일 만족도 변인만을 포함시켰고 점수가 높을수록 만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PASW SPSS ver. 18.0 통계 프로그램(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자료를 분석하였다. 조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분석을 사용하였고, 측정도구의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신뢰도 계수(Cronbach α)를 산출하였다. 또한 각각의 변수들에 대한 상관계수, 분산팽창지수(VIF) 및 다중공선성 등도 검토하였다. 그리고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기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시간빈곤에 따른 각 집단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밝히기 위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1.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 시간사용 수준과 삶의 질의 일반적 경향

본 연구 조사대상자들의 개인유지시간 수준과 중위값을 기준으로 한 집단 규모 및 종속변인인 삶의 질 수준을 파악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조사대상자들의 평균 개인유지시간은 약 69시간으로, Kwon 등[23]의 연구에서 절대 기준으로 제시하였던 97시간 중 개인유지시간인 76시간과 비교하였을 때, 짧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조사대상자들의 개인유지시간을 중위값 66.5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빈곤 그룹과 시간비빈곤 그룹으로 구분한 결과, 빈곤 그룹이 약 51%, 비빈곤 그룹이 약 49%로 나타나 빈곤그룹이 약간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리고 본 연구의 종속변인인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삶의 질 수준은 평균 3.50점으로 나타나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Descriptive of Study Variables (N=826)

2.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3과 같다. 개인, 가족 및 직업 특성을 중심으로 영향요인을 살펴본 결과, 성별, 성역할인식 및 전반적인 일 만족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여성보다 남성이(e.61=1.84, p<.01), 성역할 인식이 평등하지 않을수록(e.55=.58, p<.05), 본인의 일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수록 (e.34=.72, p<.05) 시간빈곤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Logistic Regression Model of Time Poverty

3.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 여부에 따른 집단 간 삶의 질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을 개인유지시간 66.5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빈곤 집단과 시간비빈곤 집단으로 나누고 이들의 삶의 질 수준을 비교한 결과, 시간비빈곤 집단의 삶의 질 수준이 빈곤 집단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그 결과는 Table 4와 같다.

Quality of Life According to Time Poverty

삶의 질 수준 차이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후 시간빈곤 집단과 시간비빈곤 집단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5와 같고, 집단별 영향요인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Multiple-Regression Model of Quality of Life

시간빈곤을 경험하는 집단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교육, 건강, 주거형태, 근로소득, 일·가정 갈등, 전반적 일 만족도 등이 나타났고, 이 변인들의 삶의 질에 대한 설명력은 32%로 유의하였다(F=14.59, p<.001).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육수준이 높을수록(β=.12, p<.01), 건강상태에 만족할수록(β=.11, p<.05), 근로소득이 많을수록(β=.12, p<.01), 일·가정 갈등 수준이 낮을수록(β=-.17, p<.001), 전반적인 일 만족도가 높을수록(β=.38, p<.001) 시간빈곤 집단은 삶의 질을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시간빈곤을 상대적으로 적게 경험하는 집단의 삶의 질에는 건강, 근로소득, 일·가정 갈등, 5세 미만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정도, 전반적 일 만족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삶의 질에 대한 설명력이 44%로 유의하였다(F=24.19, p<.001). 이 변인들과 삶의 질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건강상태에 만족할수록(β=.19, p<.001), 근로소득이 많을수록(β=.24, p<.001), 일·가정 갈등수준이 낮을수록(β=-.19, p<.001), 5세 미만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정도가 낮을수록(β=-.08, p<.05), 전반적인 일 만족도가 높을수록(β=.38, p<.001) 시간비빈곤 집단은 삶의 질을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개인, 가족 및 직업 특성 등으로 세분화하여 살펴보았고, 특히 시간빈곤 여부에 따라 집단을 구분한 후 그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본 연구를 위하여 한국노동패널 17차(2014년도) 자료를 활용하였고, 연구 조사 대상 가구는 826가구였으며, 기술통계, 상관분석 및 회귀분석 등을 이용하여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와 의미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2014년 한국노동패널 자료에 포함되어 있는 시간 일지 항목 중 수면 및 개인관리(식사, 개인위생, 외출준비 등) 시간을 개인유지시간으로 보고,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 부부의 평균 개인유지시간을 파악하였는데 일주일에 약 69시간으로, Kwon 등[23]이 제시한 시간빈곤 측정 기준 내 개인유지시간인 76시간보다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위값을 기준으로 구분한 시간빈곤 집단과 시간비빈곤 집단 중 시간빈곤 집단의 규모가 약간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 남녀의 필수생활시간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 본 연구에서도 입증된 것으로, 이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맞벌이와 미취학 자녀라는 가정의 구조적 조건에 따라 부부의 노동시간이나 가사돌봄시간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가정생활에서의 시간압박 수준이 달라진다는 선행연구 결과들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12, 23, 26, 38].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활시간 변화를 예측한 Yoo [41] 역시 가장 많은 노동을 수행하는 40세에서 54세까지의 인구가 자기유지 관리시간을 가장 적게 사용한다고 하였는데, 이 점을 통해서도 본 결과는 연구 조사대상자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면과 식사, 개인관리 등을 위한 개인유지시간은 일상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유지시간을 통한 시간빈곤 혹은 시간부족 접근은 최근에서야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가족공유시간은 2인 이상의 구성원이 같은 장소에서 함께 하는 시간으로, 관리 측면에서 적절히 분배되어야 하는데 그 분배에는 구성원들의 공유시간뿐 아니라 개인시간, 즉 개인유지시간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25]. 특히 본인의 먹고 자는 시간을 줄여 노동시간에 할애하는 시간빈곤자가 노동인구의 42%에 달할 만큼 노동시간이 긴 우리나라 상황에서 개인유지시간 부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16]. 구체적으로 Gimenez-Nadal과 Molina [13]는 여섯 개 유럽국가 국민들의 건강과 생활시간의 관계를 밝히면서 임금 노동 시간이 수면이나 개인관리 시간, 더 나아가 여가시간을 대체하고 있음을 규명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개인유지시간은 식사 준비나 식사를 통해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을 감소시키거나 외식 증가와 같은 가정생활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기도 하는 등 가정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2].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시간빈곤을 이해하기 위한 생활시간 영역에서 개인유지시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그 가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둘째,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한 결과 성별, 성역할인식 및 전반적인 일 만족도 등이 유의한 변인으로 밝혀졌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시간빈곤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부분의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여성의 시간빈곤 경향과는 상반되지만, 시간빈곤 측정 기준으로 노동시간이나 여가시간 대신 개인유지시간을 적용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OECD 국가들 일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개인유지시간을 길게 쓴다고 보고되고 있으며[30], Gimenez-Nadal과 Molina [13]는 본인을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노동시간을 늘이고 수면시간이나 자기관리시간 등을 줄이는데, 그러한 경향이 남성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또한 남녀의 시간압박인식 차이와 관련 요인을 탐색한 Cha [4]의 연구에서도 취업상태의 기혼남녀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시간압박을 많이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여성의 시간빈곤 못지않게 남성의 시간빈곤경향과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이해의 범위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 남성의 장시간 임금노동 경향이나 생계부양자라는 책임감 등 한국 남성이 경험하는 문화적 맥락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Park [33]은 일과 가정의 시간 갈등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역할 태도에 좌우되는 주관적인 인식의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시간갈등과 성역할 태도의 유의미한 관계를 제시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도 성역할 인식과 시간빈곤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성별 구분 없이 성역할 인식이 평등하지 않을수록 시간빈곤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졌는데, 전체 생활시간에서 오래전부터 사회적인 성개념에 따라 구분되었던 노동시간, 가사노동 및 여가시간을 빼고 남은 맞벌이 부부의 개인유지시간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일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수록 시간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직업유형이 시간빈곤과 유의미한 관계를 갖는다고 한 Seo [38]의 연구나 노동시간이 긴 경우에 시간갈등이 증가한다고 한 Park [33]의 연구에서 제시한 직업 특성들은 일 만족과 유의미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9], 이는 직업 특성과 시간빈곤의 관계를 지지하는 결과라고 하겠다.

셋째,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 남녀의 개인유지시간을 토대로 시간빈곤 집단과 시간비빈곤 집단으로 구분하여 집단의 삶의 질을 비교한 결과 시간비빈곤 집단의 삶의 질이 높았고, 각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결과 두 집단 모두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건강, 근로소득, 일·가정 갈등, 전반적 일 만족도 등이 파악되었다. 이와 같은 변수들은 특히 시간빈곤을 경험하는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정책 내용 확장의 근거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이는 Kim과 Noh [19]가 제기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사회복지정책 설계 시 단일 정책 접근보다는 임금노동, 돌봄노동, 여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다. 대표적으로 삶의 질 측정의 한 지표인 건강은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되는 인적자본이지만, 우리나라 맞벌이 여성의 경우 장시간의 근로시간으로 일·가정 갈등을 겪고 이것이 피로도, 우울, 건강관리 시간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17]. 즉, 일과 가정의 시간갈등은 건강으로 연결되고,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입증된 것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건강관리가 포함되는 개인유지시간의 확보가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일본이나 해외 유명 기업들이 건강 증진을 위한 수면 지침을 발표하고 직원들을 위한 수면 공간을 마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볼 수 있다[22]. 그리고 일·가정 갈등과 관련해서 Park 등[34]이 시간빈곤 수준이 심화될수록 일가족 양립 만족도가 낮아진다고 하여 시간빈곤과 일·가정 갈등과의 유의미한 관계를 제시하였는데, 일과 가정생활 간 시간 갈등 해소는 삶의 질 혹은 행복감에 중요한 영향 요인임이 선행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었다[35, 42]. 따라서 시간빈곤을 경험하는 맞벌이 가정의 일·가정 갈등 수준을 낮출 수 있는 고용 및 돌봄 환경 개선, 실효성 있는 가족친화정책 마련, 가족 구성원의 인식 개선 교육 등과 같은 다양한 방안이 통합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정책을 단순히 역할 분담, 인식개선 등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개인시간의 존중, 가족공유시간의 가치, 일과 가정생활 간 시간 균형의 필요성과 같은 시간자원이 갖는 효용성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근로소득과 전반적 일 만족도와 같은 직업 관련 특성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근로는 시간빈곤을 경험한다고 할지라도 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질과 긍정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전체 인생주기를 보았을 때 노후의 삶의 질 확보를 위해서는 근로를 통한 경제적인 측면의 효과뿐만 아니라 수면과 건강관리를 위한 개인돌봄시간과 같은 비경제적인 영역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하였다[18].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경우 배분되어야 하는 시간의 영역이 그 어느 집단보다 많고 그로 인한 시간압박감이나 빈곤감을 경험하는 비율도 높기 때문에 근무시간의 유연화, 고용 안정성 확대와 같은 고용환경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취학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시간빈곤과 삶의 질에 대한 영향요인을 살펴보았고, 이를 통해 시간빈곤 가정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방안의 근거를 다양한 측면에서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는 개인유지시간이라는 생활시간영역을 시간빈곤 측정 기준으로 선정하여 양적으로 접근하였는데, 시간빈곤의 정의나 측정방법은 아직까지 명확한 합의가 이론적으로 정립되었기보다 연구자의 임의적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가 있다[28].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보다 이론적으로 정교화된 시간빈곤 측정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히 시간의 양적인 구분이 아닌 질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가정생활에서 구성원 각자의 개인유지시간이 갖는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가정생활 시간 연구에서 기준으로 사용된 적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개인유지시간이 건강, 가계상품 생산, 가정의 삶의 질 향상 등과 갖는 관계를 탐색하여 맞벌이 가정 구성원들의 개인유지시간이 가질 수 있는 가치를 보다 확대해야 할 것이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that they had no conflicts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ir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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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Sample Characteristics (N=826)

Variable n (%) M (SD)
Personal characteristics
 Gender
  Male 629 (76.2) -
  Female 197 (23.8) -
 Agea) - 36.52 (4.12)
 Education (period of education, yr) - 14.85 (1.95)
 Health (5-value) - 3.72 (.54)
Family characteristics
 Residential area
  Seoul 134 (16.2) -
  Metropolitan city 267 (32.3) -
  Others 425 (51.5) -
 Housing type
  Own house 456 (55.2) -
  Others 370 (44.8) -
 No. of children - 1.72 (.71)
 Total earned income (10,000 KRW/yr) - 5,107.08 (2,608.28)
 Recognition of gender role (4-value) - 2.46 (.35)
 Work-family life conflict (5-value) - 2.41 (.56)
 Financial burden of children rearing (5-value) - 2.92 (1.09)
 Alleviation degree of government support for children rearing (5-value) - 4.07 (.81)
Occupational characteristics
 Overall satisfaction of occupation (5-value) - 3.44 (.56)

KRW, Korean Won.

a)

Range, 21-53 years.

Table 2.

Descriptive of Study Variables (N=826)

Variable n (%) M SD
Time poverty - -
 Poor 419 (50.7)
 Non-poor 407 (49.3)
Personal care time (wk) - 68.96 12.59
Quality of life (5-value) - 3.50 .42

Table 3.

Logistic Regression Model of Time Poverty

Variable Time poverty
B SE Exp (B)
Personal characteristics
 Gendera) .61** .19 1.84
 Age .02 .02 1.02
 Education -.03 .04 .87
 Health .11 .14 1.11
Family characteristics
 Residential areab) -.25 .20 .78
 Housing typec) -.15 .15 .87
 No. of children -.13 .11 .88
 Total earned income .00 .00 1.00
 Recognition of gender role -.55* .23 .58
 Work-family life conflict -.19 .13 .82
 Financial burden of children rearing .03 .07 1.03
 Alleviation degree of government support for children rearing -.16 .09 .85
Occupational characteristics
 Overall satisfaction of occupation -.34* .14 .72
Constant 3.54** 1.29 34.60
Cox & Snell R2 .033
-2 Log likelihood 1117.32
a)

Male, 1; female, 0.

b)

Seoul, 1; others, 0.

c)

Own house, 1; others, 0.

*

p<.05,

**

p<.01.

Table 4.

Quality of Life According to Time Poverty

Group Time poor
Non-time poor
t-value
M SD M SD
Quality of life 3.47 .41 3.54 .43 -2.38*
*

p<.05,

Table 5.

Multiple-Regression Model of Quality of Life

Variable Time poor group
Non-time poor group
B β VIF B β VIF
Personal characteristics
 Gendera) .07 .07 1.31 .07 .07 1.32
 Age -.01 -.09 1.21 .01 .05 1.23
 Education .03** .12 1.12 .01 .03 1.19
 Health .08* .11 1.13 .15*** .19 1.07
Family characteristics
 Residential areab) .04 .04 1.17 .04 .03 1.12
 Housing typec) .08* .09 1.01 .06 .07 1.12
 No. of children .01 .02 1.2 -.01 -.02 1.20
 Total earned income 1.79** .12 1.18 4.03*** .24 1.33
 Recognition of gender role .03 .02 1.23 .08 .07 1.26
 Work-family life conflict -.12*** -.17 1.13 -.15*** -.19 1.05
 Financial burden of children rearing -.01 -.02 1.15 -.03* -.08 1.13
 Alleviation degree of government support for children rearing .00 .01 1.12 .03 .06 1.09
Occupational characteristics
 Overall satisfaction of occupation .29*** .38 1.21 .29*** .38 1.20
Constant 2.16*** 1.53***
F 14.59*** 24.19***
R2 .32 .44
a)

Male, 1; female, 0.

b)

Seoul, 1; others, 0.

c)

Own house, 1; others, 0.

*

p<.05,

**

p<.01,

***

p<.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