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보호 요인과 위험 요인이 비행과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Effects of Protective and Risk Factors on Juvenile Delinquency and Ag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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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general tendencies of major variables and sex differences and to analyze the variables that affect delinquency and aggression. The protective factors considered in this study included parental education participation, parental supervision, and peer attachment, and the risk factors were academic stress and delinquency experiences of peers. The main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ly, academic stress and parental education participation was slightly low, but parental supervision was high. Further, peer attachment showed a very high score. Delinquency experiences of peers, delinquency, and aggression of adolescents were extremely low. Secondly, the correlation of parental education participation, parental supervision, and peer attachment was negatively related to adolescent delinquency, but the delinquency experiences of peers were positively related to adolescent delinquency. The same results were obtained in the case of adolescent aggression. Further, academic stress was negatively related to adolescent aggression. Finally, hierarchical regression revealed that the variables explaining the juvenile delinquency were parental education participation, peer attachment, and delinquency experiences of peers. Adolescent aggression was explained by sex, academic stress, parental education participation, and the delinquency experiences of peers. In particular, more attention is needed for girls. Various interventions should be provided to prevent problem behaviors.
서론
청소년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연결되는 과도기이며 생애 발달상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통과의 례이지만 개인적 또는 사회적 상황에 따라 경험하는 양상은 다양하다.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 명명될 정도로 청소년이 미성숙하여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활기차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평가되기도 한다. 특히 이 시기의 자녀는 점차 부모로부터 정서적인 독립의 욕구가 높아지는데, Sternberg [32]는 그 이유로 자녀가 성장하면서 부모의 관심이 적어지기를 희망하며 부모도 완벽하지 못 하다는 복잡한 견해를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청소년 자신이 가족이외의 사람들과 좀 더 평등한 상호작용을 하고 싶어 하므로 부모보다는 또래에게로 중심 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기의 대표적인 사회화 집단이었던 가족과의 관계에서 청소년기에는 보다 확장된 대인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이 중에서도 동년배 친구 집단은 청소년 행동의 준거가 되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데 동일한 기간에 유사한 발달 경로를 보이는 친구와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판단하곤 한다. 그리고 동조 행동이 많은 시기이므로 타인과의 친밀성이 부족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또래들로부터 이른바 ‘왕따’나 ‘집단 따돌림’을 당함으로써 교우 관계나 학업 수행에 곤란함을 호소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심지어 집단에 소속된 일원으로서 유대감을 유지하기 위해 본의 아니게 반사회적 행동에 동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또래가 우선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배경에는 청소년이 이전보다 논리적이거나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서이다. 이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객관화시켜 평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미래에 대한 조망 능력이 커진다. 대개 중학교 저학년일 때는 부모보다 또래와의 동일시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부모와 또래 중 자신에게 누가 더 많은 영향을 주는가는 주제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를 ‘상황 가설(situation hypothesis)’이라 하는데 청소년들은 자신의 결정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때에는 부모의 의견을 존중하여 장래의 계획, 취업 등의 문제에 대해 부모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학교내 활동 등은 친구들의 의견을 많이 참조한다.
한편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것이 윤리적 측면의 발달이다. 요즘과 같이 도덕적 해이가 심화되어 다수의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세태를 감안하면 보다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부모의 양육 태도는 도덕성 발달에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온정적이고 수용적인 부모일 경우 자녀가 신뢰감을 가지며 도덕적인 기준을 내면화시켜 타인에 대한 배려도 증가하게 된다. 반면 부모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통제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며 체벌이나 물질적인 보상을 우선시하는 훈육을 한다면 자녀는 잘못된 행동이 발각되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여 내적인 통제 능력을 기르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강압적이거나 비일관적인 양육 태도보다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어떠한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설명해 줌으로써 자녀에게 내면화된 규범들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전술한 청소년기의 발달상 특징들을 종합해 보면 주된 사회적 관계망이 부모에게서 또래로 이동되고 이러한 욕구가 생기는 이면에는 인지적인 성숙을 통해 기존에 무조건적으로 수용했던 부모의 가치관이나 태도에 대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고 능력이 배양되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독립된 성인의 위치는 아니기에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예전보다 부모의 영향력이 적어진다고 할지라도 윤리도덕적 문제나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생애 초기부터 축적되어 온 사회화 과정이 판단 기준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의 정형화된 특성뿐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이 경험하는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자녀화에 따른 부모 자녀간 관계의 변화, 또래관계의 역할도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으며, 학업 성취에 대한 중압감을 경험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것 등이다.
이와 같은 환경적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이에 일반 긴장 이론(general strain theory)은 비행이 특정한 스트레스원에 의해 야기된 분노와 긴장의 결과물이며, 우울감이나 불안, 분노 등 대처 기제의 전초 단계를 통해 결국은 비행으로 유도된다고 제안한다[19]. 최근 청소년이 중심에 있는 일련의 사건이나 사고들이 대중 매체에 보도되는데 이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매우 높은 것을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다. 비단 개인적인 차원에서 적응상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선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표출되어 비행 행동으로 연결되며 극단적으로는 청소년 범죄로 귀결되기도 한다. 즉, 청소년 범죄의 특징으로 저연령화, 흉포화, 조직화가 언급되는 것처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급기야는 촉법 연령의 기준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생태학적 이론을 적용하여 청소년의 문제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서 학업과 부모, 또래와 관련하여 선정하고자 한다. 세부적으로 보호 요인과 위험 요인으로 구분하는데 보호 요인에는 부모의 교육 참여와 부모의 지도 감독, 친구와의 애착이, 위험 요인으로는 청소년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 친구의 비행 경험이 포함된다. 청소년의 반사회적 행동을 설명하는 주요 관점들과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각 요인들이 혼재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전국에서 표집된 일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할 때에는 이들의 비행과 공격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알아볼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청소년 일탈의 증가를 고려한 것으로 일부 청소년에 국한된 현상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전반적인 문제 행동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또한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청소년의 삶의 질을 고양할 수 있는 기초 정보를 제공하는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이상의 연구 목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주요 변인들의 일반적인 경향과 성차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주요 변인들과 비행 및 공격성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3. 주요 변인들의 비행 및 공격성에 대한 상대적인 영향 력은 어떠한가?
이론적 배경
1. 비행과 공격성의 개념
청소년의 반사회적 행동은 사회적 규범 또는 법률의 위반,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 타인의 재산과 신체적, 정서적 안녕에 대한 명백하거나 숨은 공격성으로 특징지어지는 부적응적 행동으로 정의된다[21]. 청소년 비행은 반사회적 행동의 하위 범주로서 협의의 개념으로는 법적인 개념을 적용하여 청소년 범죄를 의미하고 광의의 개념으로는 사회 규범에서 벗어난 일탈 행위를 지칭한다. 개인이 속한 사회의 국가, 문화, 시대적 여건에 따라 단일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지위 범행(status offense)이라 하여 성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나 청소년에게 금지된 행위 혹은 연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경우이다[33].
공격성의 개념 또한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한데 일차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신체적, 정서적 손상과 상해로 정의되지만 공격적 행동에 관해 인지적으로나 동기상의 선결 조건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일례로 Williford와 DePaolis [36]는 공격성을 세분화하여 적대적(hostile) 또는 반응적(reactive) 공격성은 주요 보상에 대한 쾌락과 만족을 위해 타인을 상해하는 것이며, 도발적(proactive) 혹은 도구적(instrumental) 공격성은 관심을 유도하거나 물질 취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공격성의 성차에 대해 청소년기 여아들은 냉대, 배제, 승인 철회나 소문내기 등 관계적 공격성이 집요해지며, 남아들은 자신의 분노와 좌절을 절도, 무단결석, 약물 남용, 성적 비행 등과 같은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더 많아진다. 이처럼 외현적으로 관찰 가능한 행동에 관심을 둔 초기의 개념을 토대로 점차 공격적 행동을 하는 이면의 의도도 파악하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또한 본 연구의 관심 변인인 비행 및 공격성은 품행 장애의 구인과 본 연구에서 이용한 척도의 조사 내용과 거의 일치되는데[2]이 장애가 있는 개인은 규칙 위반이 빈번하며 흔히 13세 이전부터 부모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밤늦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 행동을 시작한다. 결국 개인외에 타인에 대해서도 물의를 일으키고 심할 경우 반사회적 성격 장애로 발전되기도 하여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비행과 공격성에 대한 이론적 관점
비행을 설명하는 주요 관점에 대해[25] 먼저 차별 접촉 이론은 청소년이 주위 사람에게서 위법에 대해 우호적인 가치나 태도를 학습하게 되면 비행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비행 친구와의 접촉이 비행의 중요한 원인이 되어 만나는 빈도와 기간, 친한 강도, 그리고 처음 사귀었던 친구가 누구였는가의 우선성에 따라 학습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음 비행 하위문화 이론은 중산층의 지위 성취에서 좌절을 강조하는데 학업 성취가 예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하위 계층 자신만의 문화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생겨 보편적 가치 기준에 반하는 행동에 앞장서고 비행을 정당화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고 한다. 이외에 낙인 이론은 누가 비행자로, 어떠한 행동이 비행으로 규정되는가에 주목하였다. 경쟁적인 교육 풍토는 학업 성취만을 유일한 목표로 하여 성적이 부진한 청소년은 실패자 내지 불량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 끝으로 사회 유대 이론은 유대감이 적어지고 통제가 약화될 때 청소년 비행이 발생하나 부모와의 애착이나 의사소통, 지도와 감독이 충분하다면 비행이 억제된다고 언급하였다[19].
이와 같이 청소년의 비행은 어느 한 관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통되는 주장은 기득권을 가진 계층이나 기성 세대의 기준에서 보면 이들의 행동과 태도가 부적절하게 평가되기 쉬우며 이러한 과정에서 청소년은 좌절과 갈등을 경험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대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과의 동조 현상과 동질감을 통해 위안을 얻게 된다. 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대상으로 일차적으로 자신의 가족이 있으며 더욱이 청소년기에는 또래의 영향력이 부상하게 되어 친구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공격성은 이들의 발달적 특성과 연관이 깊어[11, 12],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는 공격성이 인간의 본능이며 이 때 이차 성징의 출현으로 인해 성적 충동의 표출과 이에 대한 억압간에 내적 갈등이나 심리적인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설명하였다. 일명 ‘해소 가설’이라 하여 공격 본능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 하고 쌓이면 어떤 형태로든 분출된다는 것인데, 반론도 있어 공격적 행동 후 해소되기보다는 공격 충동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학습론의 관점을 지지하는 것으로 학습 이론적 관점은 인간의 행동이 사회적 또는 상황적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고 청소년의 문제 행동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학습되어 모방된 결과로 간주한다. 또한 심리사회적 관점은 좌절 상황에서 심한 분노를 느낄 때 공격 행동이 나타난다고 하여 청소년이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것은 가족이나 또래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 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이외에 사회 정보 처리 또는 사회 인지 모델의 관점에서는 개인이 사회적 신호를 해석하는데 문제가 있어 공격적 행동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적대적 귀인을 하는 편향이 있거나 애매한 상황에서 문제 해석의 오류 등이 공격적 행동을 유발한다는 것이다[21].
이상과 같은 이론적 관점들을 정리하면 개인 내적인 미완의 갈등 해결을 공격성의 원인으로 돌리거나 개인간 상호작용을 보다 강조하기도 한다. 이처럼 미시적으로 대인 관계의 양상을 살펴보는 것 뿐 아니라 외부의 환경 전체로 확장하여 공격성이 발현되는 원인들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개인과 가족을 비롯하여 대인 관계를 포괄하는 동시에 개인을 둘러싼 주요 환경도 포함하여 설명하기에 Bronfenbrenner [4]의 생태학적 이론(bioecological theory)이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이론적 틀로 활용하고자 한다. 여러 체계 중 본 연구의 관심 변인과 밀접하게 연관된 체계로서 미시체계는 고유한 물리적, 물질적인 특성을 가진 환경내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활동, 역할 및 대인 관계를 의미하며 자녀의 생활 환경에 가장 근접한 환경이다. 이 체계내에서 자녀와 부모, 친구, 교사 등은 대부분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데 다수의 연구들은 미시체계에 해당되는 환경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자녀의 연령이 낮을수록 이것의 영향이 강력할 수 있다.
또 다른 체계로서 중간체계는 개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둘 이상 환경들의 관계로서 미시체계들간 상호 관계를 뜻한다. 예를 들면, 가정, 학교와 이웃, 부모와 교사와의 관계, 이웃 친구와의 관계 등이 해당된다. 대개 체계들간 관계가 가까울수록 자녀의 발달이 원활하다고 평가되나, 다양한 미시체계가 각각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위험이 내포될 가능성이 있다. 가령, 친구 집단이 흡연, 음주와 같이 부적절한 행동을 권유하는데 반해 부모나 종교 집단이 이에 부정적이라면 갈등이 생기게 된다. 생태학적 이론은 다른 이론들과는 달리 개인, 가족과 사회간 양방향적인 영향력을 강조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미시체계의 예로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부모의 지도 감독, 친구와의 애착을, 중간체계로서 부모의 교육 참여와 친구의 비행 경험을 적용해 보고자 한다.
3. 비행과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보호 요인과 위험 요인
우선 청소년 비행에 대해 이론적 관점을 적용한 연구들이 보고된다. 일례로, 청소년 비행과 사회 학습 이론을 관련지어 연구한 Yoo와 Shim [38]은 비행 친구와의 접촉이 많은 학생 역시 비행 행동이 많았으며, 사회 학습 요인인 비행 친구 접촉과 인터넷 접촉이 비행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고하였다. 비행에 대해 다중의 관점들을 이용한 Park과 Kim [23]의 연구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낙인,’ ‘자기 통제력,’ ‘비행 친구 수’가 영향 변인이었으며 남녀 집단별 모두 ‘비행 친구’가 포함되었다. 또한 차별 접촉 이론, 일반 긴장 이론, 사회 유대 이론을 활용한 결과, 차별 접촉 변인들이 청소년의 지위 비행을 가장 잘 설명하였다[24]. 이처럼 각종 이론들을 적용한 연구들의 공통된 변인은 친구의 비행 성향으로 비행에 미치는 또래의 역할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전술한 연구 결과는 서구에서도 동일한 것이어서 친구 및 또래가 범죄와 비행에 있어 주요한 사회적 영향원일 뿐 아니라 비행 행동에 대한 신념과 가치를 제공하고 비행 행동 학습의 전달자라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다[3, 40, 41]. 특히 Young과 Weerman[41]은 실제 비행 행동과 인식의 차이에 관심을 두었는데, 비행에 관여하는 청소년은 평소 비행에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또래의 압력을 심하게 경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친구들과의 관계망내에서 비행이 팽배한 것으로 과장하였으며 학교에서 인기가 없고 사회적 승인을 중시하는 청소년에게는 친구의 비행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대부분의 비행 이론에서 또래의 영향이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기는 하나 항상 일관되지는 않다. 친구와의 긴밀한 관계가 장래의 비행 행동에 위험 요인이 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는가 하면, 동전의 양면과 같이 비행 행동을 하지 않는 또래와의 연결됨은 비행 행동 발생에 일종의 통제자 역할로 보호 요인이라는 것이다. 즉, 또래로부터의 압력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어떤 상황에서는 친사회적 행동을 촉진한다고 주장하여 또래의 존재가 비행 행동을 방지하는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이는 사회 유대 이론에 의해 지지되는 내용이기도 하다[6, 19].
한편 부모 관련 변인으로 주로 부모의 지지나 감독 수준이 언급되는데 비행 행동을 경감하는 보호 요인으로 간주되어, 부모로부터 지지나 애착이 강할수록, 또한 부모의 감독과 관리가 지속될 수록, 또래와의 범죄 조직 활동이나 비행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34, 35]. 그러나 자녀의 성별에 따라서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효과가 상이함을 보여 주는 연구도 있다. 예를 들어, 아들에게는 부모의 지지 수준이 높아지면 가족간 갈등이나 문제 행동의 발생을 촉발시키는 반면, 딸에게는 문제 행동을 예방하게 한다[8]. 뿐만 아니라 대체로 아들에게는 외현화된 반응으로 비행이 많고, 딸은 내재화된 반응인 우울감이 높은 것으로 양분되어 표출된다는 성 사회화 이론(gender socialization theory)의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29].
관련 이론을 적용한 연구들외에 일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친구 변인과 부모 변인을 모두 포함하여 실시된 연구가 많지 않으나, 한 예로, Meadows [19]의 연구를 보면 여아에게는 우울감이, 남아에게는 비행 행동이 많았으며 부모, 또래, 그리고 교사의 지지가 남녀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래와의 행동에 관여하게 하는 예측 요인을 조사한 Jaggers 등[10]은 또래의 영향, 가족 응집력, 청소년의 자기 가치감이 초기에는 관여 행동에 영향을 미쳤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남아가 여아보다 또래 집단에 동참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가족 응집력이 강할수록 또래와의 활동이 감소되었다. 또한 남학생의 비행이 빈번하였고 부보다 모와의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며 학업과 친구의 영향력이 재확인되거나[6], 청소년 비행에 자기 효능감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다음으로 가족 요인, 또래 지지의 순이라는 결과도 제시된다[37]. 비행 청소년과 일반 청소년을 비교한 Lee와 Kim [16]의 연구에서 소년원생이 일반학생보다 부모의 양육 태도를 더 부정적으로 지각하였고 충동성, 우울 및 숨은 비행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원생의 경우 충동성과 우울이, 일반학생은 부정적 양육 태도와 우울이 숨은 비행에 유의한 예측 변인이었다.
공격성에 관한 연구들은 위험 요인에 초점을 둔 것이 다수여서 공격적 행동을 경감시킬 수 있는 보호 요인의 중요성을 인식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대두되고 있다. 이 중 부모와 관련된 변인을 보호 요인으로 간주하여, 부의 심리적 통제와 과잉 기대, 모의 과잉 기대, 청소년의 외현적 공격성은 남아가 여아보다 높다거나[39], 남아가 여아보다 외현적 및 관계적 공격성 모두 높았는데 각 공격성에 대해 남아는 부모의 자율적 양육과 애정적 양육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보인 반면 여아는 부모의 애정적 양육만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17].
앞서 비행과 마찬가지로 공격성도 보호 요인과 청소년 성별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연구되는데 가령, Moretti 등[20]은 여학생이 부모 자녀간 상호작용과 대인 관계의 발달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으며 이는 폭력과 공격성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보호 요인이라고 주장하였다. Williford와 DePaolis [36]의 연구에서도 여아가 남아보다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의존적이어서 가족의 엄격한 규칙에 의해 양육되는 것이 보호를 위해 중요하며 가족과의 긍정적 관계가 강력한 보호 요인이었다.
이외에 청소년기의 주요 과업으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학업 성취이지만 학업 관련 변인과 정신 건강 및 행동 문제에 관한 연구들은 동시에 고려해야 할 요인이 다양한 관계로 제한적인 면이 있었다. 대개 비행이나 공격성의 결과로서, 또는 이러한 성향의 또래와의 연관성을 살펴본 것이 주류이며 위험 요인으로 분류된다. 실례로, McLeod 등[18]의 연구에서 주의력 문제, 비행과 약물 사용이 학업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학업과 또래를 결부하여 또래 지위가 학업 성취 및 적응과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연구에서 또래로부터 수용도가 높은 학생이 성적도 우수하고 학력 수준이 더 높았다[30]. 하지만 불우한 환경에 사는 남학생은 폭력을 통해 또래로부터 인정받는 경향이 있었으며 폭력 집단의 일원이 되면 학력 수준이 저하되고 학교 중퇴의 위험이 훨씬 증가한 연구도 있다[31]. 뿐만 아니라 Ah와 Jeong [1]은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가 인터넷 중독과 학교 부적응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인터넷 중독은 학업 스트레스와 학교 부적응의 관계에서 간접적인 매개 효과가 있음을 규명하였다.
아쉽게도 비행과 공격성을 동시에 고려한 연구는 드물어 가장 근접한 것이 품행 장애인데 이를 내용 분석한 Seo [26]는 연구 대상자가 대부분 중·고등학생이었으며 주로 정신과에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은 경우였다. 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요인은 공존하는 정신병리, 가족, 인터넷 게임 중독이었다. 또한 가족의 영향력을 중시한 Choi [7]는 소아정신과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부모에게서는 신체적, 정신적 질환 및 반사회적 행위가, 이전 양육 방식에서는 자녀에 대한 구타와 폭력, 과잉 통제, 무관심, 지나친 허용이, 그리고 이전 가족 관계에서는 갈등과 소원함의 비율이 높았음을 보고하였다. 전국의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Lee [15]는 남녀 모두 우울과 불안이 높을수록, 충동 과다 행동이 많을수록, 또래 관계 문제가 많을수록, 공격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학생은 학업 문제, 여학생은 인터넷 중독도 영향을 끼쳤다. Nugent와 Ely [21]는 단기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 중인 청소년에게 공격성 대체 훈련 프로그램으로 분노 조절 훈련과 사회적 기술 훈련을 교육하였더니, 반사회적 행동의 수가 1/3로 급감하여 단기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입증하였다.
관련 이론과 선행 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기존의 연구들은 여러 이론들 중 취사선택한 변인들을 적용해 보는 시험적인 수준이거나,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접근한 경우에는 연구 대상이 소년원에 수용된 상태, 혹은 병원 진료 경험자나 입원한 환아 등 특정한 상황으로 한정되었고, 발생 이후의 결과론적인 측면이 강하였다. 또는 변인 선정에 있어 개인심리내적 관련 변인, 가족 관련 변인, 또래 관련 변인 등으로 각기 구분되어 시도된 것들이 다수여서 단편적으로 연구된 경향이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보호 내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여 효과가 일관적이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성장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가족과 또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며 이 시기에 학업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학업 관련 변인도 포함할 것이다. 이를 위해 생태학적 이론을 주된 이론적 틀로 선정하였다. 이외에 이들의 정신 건강을 측정한 변인들 중 최근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비행과 공격성 변인을 동시에 다룬 연구는 많지 않으므로 이러한 변인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시의적절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전국적 표집을 통해 선정된 일반의 청소년을 분석함으로써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정신 건강 실태를 파악하고 예방적 측면에서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및 절차
본 연구 대상은 청소년 484명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하에 실시된 한국복지패널 자료 중 부가조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부가조사는 특별한 주제를 개발하여 부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것인데 본 자료는 아동에 관한 부가조사였다. 조사 지역은 16개 시도의 203개 시군구로 이것의 모집단은 2012년 현재 전국에 거주하는 가구이다. 이 중 층화이중추출법을 이용하여 최종 패널 가구를 선정하였고 구조화된 질문지로 조사하였다. 연구 대상의 성별은 남학생이 243명(50.2%), 여학생이 241명(49.8%)이었으며, 학년별로는 고등학교 1학년(34.9%), 2학년(33.3%), 3학년(31.8%)의 순이었다.
2. 측정 도구
1)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학업 스트레스는 Korea Adolescent Panel Research [13]와 Seoul Child Panel [27]의 척도, 총 4문항으로 측정하였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이며 내용으로는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이다. 각 문항의 변수 값 1, 2, 3, 4는 0, 1, 2, 3으로 코딩 변경하였고 가능한 점수는 0점부터 12점까지로 총점이 높을수록 학업 스트레스가 높다고 평가한다. 내적 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810이었다.
2) 부모의 교육 참여와 부모의 지도 감독
부모의 교육 참여와 지도 감독은 Seoul Child Panel [27]에서 사용한 척도를 이용하였는데 각각 4문항씩으로 구성되었다. 전자의 내용은 ‘부모님은 학교 선생님과 이야기하기 위해 학교에 찾아가신다’ 등이며, 후자는 ‘부모님은 내가 집에 없을 때 어디에 누구와 함께 있는지 알고 계신다’ 등이다. 문항은 4점 척도로 측정하며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항상 그렇다(4점)’까지이다. 분석시 각 문항의 변수 값 1, 2, 3, 4는 0, 1, 2, 3으로 코딩 변경하였다. 가능한 점수 범위는 각각 0점부터 12점이며, 합산 점수가 높을수록 부모가 교육에 참여하는 정도가 높고, 지도 감독하는 정도가 높다고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 측정된 Cronbach’s α로서, 부모의 교육 참여는 .731, 부모의 지도 감독은 .779였다.
3) 친구와의 애착과 친구의 비행 경험
친한 친구와의 애착과 친구의 비행 경험을 조사한 시점은 지난 1년간의 경험이다. 또래와의 애착은 4문항으로 주요 내용은 ‘내 친구들은 내가 외롭거나 힘들 때 나와 함께 있어 준다’ 등이며, 친한 친구의 비행 경험은 6문항으로 ‘내 친구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신다’ 등이다. 이는 4점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항상 그렇다(4점)’ 중 응답하게 하였다. 각 문항의 변수 값 1, 2, 3, 4는 0, 1, 2, 3으로 코딩 변경하고, 비행 경험에서 ‘내 친구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 문항은 역코딩하였다. 합한 점수가 높을수록 친구와의 애착 정도가 높고(0-12점), 친구의 비행 경험 정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0-18점). Cronbach’s α는 친구와의 애착이 .801, 친구의 비행 경험이 .792였다.
4) 청소년의 비행과 공격성
청소년의 비행과 공격성은 Achenbach가 개발한 Child Behavior Checklist를 Oh 등[22]이 번안한 척도 중 비행, 공격성에 해당되는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비행 정도는 ‘나쁜 일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등의 내용으로 총 13문항이다. 각 문항은 ‘전혀 아니다(1점)’부터 ‘자주 그렇다(3점)’까지의 3점 척도이며 분석시 변수 값을 1, 2, 3에서 0, 1, 2로 변경하였고, 총점이 높을수록 비행 정도가 심한 것이다. 공격성 정도는 총 19문항으로 ‘말다툼을 자주 한다’ 등의 내용인데 이 또한 ‘전혀 아니다(1점)’부터 ‘자주 그렇다(3점)’의 3점 척도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동일하게 변경하여 분석하였고 합산한 점수가 높을수록 공격성이 높은 것이다. 가능한 점수 범위는 각각 0-26점, 0-38점이며, 청소년 비행의 Cronbach’s α는 .792, 공격성의 Cronbach’s α는 .877로 나타났다.
3. 자료 분석
우선 연구 대상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주요 변인의 경향을 알아보고자 기술 통계를 산출하였고 성차는 t 검증하였다. 다음으로 주요 변인들의 상관관계는 Pearson의 적률 상관계수로 파악한 후, 이를 토대로 하여 비행과 공격성에 미치는 주요 변인들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위계적 중다회귀로 분석하였다. 이상의 분석은 SPSS ver. 21.0 (SPSS Inc., Chicago, IL, USA)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및 해석
1. 주요 변인들의 일반적인 경향과 성차
본 연구의 첫 번째 연구 문제인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의 주요 경향을 알아보고자 기술 통계를 산출하였고, 성차가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t 검증을 하여 결과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먼저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는 중간 점수(6점)와 비교시 거의 동일하였고 여학생(M=6.18)이 남학생(M=5.79)보다 다소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는 아니었다. 부모의 교육 참여는 중간 점수 인 6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 대상자 부모의 참여는 4.8점으로 약간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남녀 청소년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남 4.9점, 여 4.8점). 또한 부모의 지도 감독은 중간 점수(6점)를 감안하면 7.7점으로 다소 높은 편이라 할 수 있으며, 남학생은 평균 7.3점, 여학생은 8.0점으로 여학생에 대한 지도 감독이 많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1).
다음 친구와의 애착은 중간 점수인 6점과 비교한다면 본 연구 대상자의 점수는 9.2점으로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남학생은 9.1점, 여학생은 9.3점으로 여학생이 다소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반면 친구의 비행 경험은 중간 점수(9점)를 기준으로 하면 2.4점으로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해석되며, 남학생은 2.6점, 여학생은 2.1점으로 남학생의 친구가 비행을 좀 더 많이 하였고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p<.01). 비행과 공격성은 중간 점수 각 13점, 19점에 비해 각 1.0점, 3.3점으로 매우 낮았다. 이 중 비행(남 1.1점, 여 1.0점)과 공격성(남 2.9점, 여 3.6점)의 남녀 차이는 비행보다 공격성에서 두드러져 여학생의 점수가 높기는 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는 아니었다.
2. 주요 변인들과 비행 및 공격성과의 상관관계
두 번째 연구 문제인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자 Pearson의 적률 상관계수를 산출하였으며 종속 변인에 대해 성에 따른 차이가 유의하지 않아 전체 대상자를 함께 분석하였는데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먼저 비행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면 부모의 교육 참여(r=-.194, p<.001), 부모의 지도 감독(r=-.235, p<.001), 친구와의 애착(r=-.186, p<.001)은 비행과 모두 부적 상관을 보였다. 즉, 부모가 자녀 교육에 적게 참여할수록, 청소년의 비행이 많았으며, 부모의 지도 감독도 적을수록, 같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친구와의 애착 정도가 낮을수록, 청소년 자신의 비행도 많았다. 반면 친구의 비행 경험은 정적 상관을 보여(r=.367, p<.001), 친구의 비행 경험이 많을수록, 청소년의 비행 행동도 증가하였다.
공격성에 대해서도 상기한 변인들이 동일한 방향성을 보여 부모의 교육 참여는 r=-.205 (p<.001), 부모의 지도 감독은 r=-.160 (p<.001), 친구와의 애착은 r=-.090 (p<.05), 그리고 친구의 비행 경험은 r=.272 (p<.001)였다. 이외에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도 공격성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여 r=.149 (p<.01)였다. 환언하면, 부모가 자녀 교육에 적게 참여할수록, 부모의 지도 감독이 적을수록, 친구와의 애착 정도가 낮을수록, 공격성이 증가하였으며,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친구의 비행 경험이 많을수록, 공격성 역시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3. 주요 변인들의 비행과 공격성에 미치는 상대적인 영향력
본 연구의 세 번째 연구 문제인 비행과 공격성에 대한 주요 변인들의 상대적인 영향력을 파악하고자 위계적 중다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1단계에서는 성과 학년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변인을, 2단계에서는 본인 관련 변인, 3단계와 4단계에는 부모 관련 변인, 친구 관련 변인을 투입하였다. 회귀분석에 앞서 다중공선성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독립 변인간 상호상관계수를 살펴보았더니 비행은 최저 r=-.232 (p<.001)부터 최고 r=.479 (p<.001), 공격성은 r=-.235 (p<.001)에서 r=.476 (p<.001)으로 모두 r=.700미만이었다(Table 3). 그리고 Durbin-Watson 계수는 비행과 공격성 각각 2.027과 1.802로 2에 근접하였다. 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는 비행이 1.000에서 1.075, 공격성은 1.000에서 1.077로 10이하였다. 상기한 수치들을 종합해 볼 때 본 자료는 회귀분석에 적합한 모형이었다.
청소년의 비행에 대한 회귀분석한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하였는데, 1단계의 인구사회학적 변인 중 유의한 영향 변인은 없었으며(F=.849, n. s.), 2단계에 청소년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를 투입하였으나 이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1.127, n.s.). 3단계에 부모 관련 변인을 투입한 결과, 부모의 교육 참여(β=-.107, p<.05), 부모의 지도 감독(β=-.177, p<.01)이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F=6.797, p<.001). 4단계에는 친구 관련 변인을 투입하였는데, 친구와의 애착(β=-.108, p<.05)과 친구의 비행 경험(β=.324, p<.001)이 영향을 끼치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모의 교육 참여(β=-.107, p<.05)도 여전히 유의한 영향 변인이었다. 다시 말하면, 부모가 자녀의 교육 참여에 소극적일수록, 친구와의 애착이 적을수록, 친구의 비행 경험이 많을수록, 청소년의 비행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으며, 설명력은 18.4%였다(F=15.154, p<.001). 이 중 친구 비행 경험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공격성의 회귀분석 결과는 Table 5와 같다. 1단계에 투입한 인구사회학적 변인 중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인은 없었으며 (F=1.509, n. s.), 2단계에 투입한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 변인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F=4.637, p<.01). 3단계의 부모 관련 변인 중 부모의 교육 참여(β=-.153, p<.01)가 부적 영향력을 보였으며,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 변인(β=.135, p<.01)은 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F=7.299, p<.001). 4단계의 친구 관련 변인 투입 결과, 친구의 비행 경험(β=.272, p<.001)이 유의한 영향 변인이었으며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β=.157, p<.001)와 부모의 교육 참여(β=-.156, p<.01)도 여전히 유의한 변인이었다. 또한 성 변인(β=.091, p<.05)이 새로운 영향 변인으로 포함되었다. 즉, 여학생인 경우,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부모가 자녀 교육에 덜 참여할수록, 그리고 친구의 비행 경험이 많을수록, 청소년의 공격성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으며, 총 설명력은 14.2%였다(F=11.216, p<.001). 이 때 친구의 비행 경험이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최근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관련된 여러 사회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되는 현실을 반영하여 이들의 보호 요인과 위험 요인이 비행과 공격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알아보기 위해 실시되었다. 이를 위해 생태학적 이론을 기본 틀로 하여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인에 대해 보호 요인으로는 부모의 교육 참여, 부모의 지도 감독, 친구와의 애착을, 위험 요인으로는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친구의 비행 경험을 선정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주요 변인들의 일반적인 경향으로 청소년 자신의 관련 변인인 학업 스트레스는 예상과 달리 그다지 높지 않아 중간 점수에 근접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의 사회 전반에 팽배한 높은 교육열과 이에 더불어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어린 시기부터 경험하여 만성화되다 보니 임계치로서의 수준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로 사회적 시계(social clock)의 관점에서 보면 학업 성취에 대한 중압감은 본인만이 당면한 문제가 아니라 동일한 연령대가 모두 해당되는 과업이고 고민하는 부분이므로 준거 집단과의 상대적 비교시 심각한 스트레스원으로 지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부모 관련 변인으로 부모의 교육 참여는 중간 점수보다 다소 저조했지만, 부모의 지도 감독은 보다 높게 나타나, 우리나라의 학교 환경 및 부모들의 자녀 양육 태도에 기인된 것으로 추측된다. 즉, 부모의 교육 참여 정도가 미약한 이유로는 학부모가 학교 내 생활이나 의사결정시 일원으로 포함되어 활동한 역사가 길지 않을 뿐더러 참여한다고 해도 급식 당번이나 환경 미화 등의 제한된 부분에 불과한데, 무료 급식 정책으로 인해 이 역할도 학부모에서 일반 고용인이 담당하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거에 부모가 일일교사로 활동하던 것 역시 일회성의 행사에 불과하며 운영위원회나 각종 의사결정 기구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학부모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학부모가 학교내 상황에 참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부모의 지도 감독은 학교라는 외적인 여건보다는 부모의 재량에 좌우될 수 있는 것으로 부모의 관심 여하에 따라 개입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저출산의 여파로 자녀의 수가 감소하고 있으나 자녀 양육에 대한 질적인 관심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보인 것은 시대상을 대변한다고도 해석가능하다. 이는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 기한을 ‘대학 졸업 때까지’라고 응답한 비율이 89.9%를 차지하였고 심지어 ‘평생토록’이라고 답변한 부모도 있었다는 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14]의 조사에서처럼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여가 예전보다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부모의 지도 감독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서 더 높아 선행 연구[8, 20]를 지지하는 결과로 부모가 아들보다 딸에게 보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친구와 관련된 변인인 친구와의 애착 정도는 다른 변인들에 비해 상당히 높아 사회적 관계의 구조적 측면에서 청소년기에 또래가 매우 친밀한 대상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친구가 사회적 지지의 주요 원천이라는 Shaffer [28]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있어 생활 시간의 대부분을 부모보다 또래와 물리적으로도 더 많이 보내어 친근하며 동등한 수평적 관계로서 공감대가 형성되기 쉽고 거부감이 적다. 그리고 이들에게 수용되고 소속감을 느끼려는 것이 청소년 본인의 욕구이자 중요한 과업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본 연구 결과에서 친구의 비행 경험은 매우 낮았고 이 중 남학생의 친구 비행이 여학생보다 많아서 Choi [6]의 연구, Jaggers 등[10]의 연구와 일관되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대중 매체에서 보도되는 사건 사고들은 일부 청소년의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며, 품행 장애의 구성 요소로 살펴본 비행과 공격성 정도 역시 친구의 비행 경험과 유사한 경향을 보여 공격성 영역은 지극히 낮았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현재 다양한 환경적 요구에 당면하고 있기는 하지만 긴장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반사회적 행동으로 표출하기보다는 비교적 체제 순응적인 방법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비행과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청소년의 비행 정도는 부모의 학교 참여가 적을수록, 친구와의 애착이 적을수록, 친구의 비행 경험이 많을수록, 이들의 비행 정도가 높았다. 이 때 상대적인 영향력은 친구의 비행 경험 변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격성은 여학생인 경우, 자신의 학업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부모의 학교 참여가 적을수록, 친구의 비행 경험이 많을수록, 청소년의 공격성이 높았다. 여기에서도 영향력은 친구의 비행 경험 변인이 제일 컸다.
부모의 교육 참여와 친구의 비행 경험이 비행과 공격성의 영향 변인으로 공통되게 포함된 것은 사회 유대 이론에서 유대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자는 부모의 교사 상담이나 학교 행사 참여로 측정하였는데 부모와 학교의 긴밀한 연대가 비행 내지 공격적 행동을 통제하는 역할로서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처럼 부모가 학교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비행 방지에는 긍정적이나 흥미로운 것은 부모의 지도 감독 정도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이다. 이 변인은 부모가 청소년의 귀가 시간이나, 누구와 함께 있는지를 인지하는가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자율성과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어 하는 연령적 특성을 고려해 볼 때 미비한 영향력을 보인 것은 설득력 있는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환언하면, 청소년이 독자성을 추구하나 실질적으로 독립하기에 아직은 불완전하므로 부모가 학교와의 관계에서는 자신을 보호해 주는 울타리로 간주하고 의지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독립된 인격체로서 동등한 관계를 선호하는 이중적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일종의 심리사회적 유예기로서 심리적으로는 개별화의 욕구가 있으나 그 외 생활 관련 제반 욕구에는 부모에게 의존적인 양가감정을 보이는 것이다.
한편 친구의 비행 경험이 비행이나 공격성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영향력이 가장 컸던 것은 선행 연구들[3, 23, 37, 38, 40, 41]과 일치되며, 사회 유대 이론의 역기능적인 내용이 부각된 결과이다. 그리고 차별 접촉 이론이나 사회 학습 이론의 주장과 동일하여 비행 성향이 강한 친구와 접촉하는 빈도나 강도에 따라 그들을 하나의 역할 모델로 생각하고 모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즉, 또래와의 사회적 친밀함을 중시하는 발달적 특성으로 인해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자의든 타의든 비행 행동과 공격적 행동을 답습하게 된다.
또한 비행에 있어서는 친구와의 애착이 적을수록, 비행 행동이 증가했는데 이는 Kim [11]의 연구 결과와도 유사한 것으로 또래와의 사회적 관계가 중요한 과업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친구와는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 적응에 문제가 있을 때 비행 행동에 익숙한 특정한 친구나 선배와의 상호작용으로 대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또래를 대상으로 금품 갈취나 절도, 약물 사용, 결석, 가출 등을 감행하는데 동조한 결과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비행 정도의 점수는 극히 낮아 소수 청소년의 사례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이하게도 여학생일 때, 공격성 정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 정도의 측정시 질문 내용은 다소 과격한 것이 많아 일반적인 학생들이 해당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공격성은 말다툼이나 조롱, 허풍 등의 언어적 측면, 감정의 기복 등 청소년기 학생들이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다수여서 훨씬 보편적이라 할 수 있다. 공격성 항목에는 전술한 언어적 측면 또는 관심의 요구와 같이 관계적인 측면과 연관된 것이 많아 성 역할 사회화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5] 여학생에게서 보다 두드러진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비행 부분에 외현화된 행동이 많다면 공격성은 보다 내재화된 행동으로 구성된 경향이 있는데, 후자의 행동이 여학생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는 선행 연구[36]와 맥을 같이 한다.
이외에 학업 스트레스 변인도 공격성의 영향 변인이었는데 스트레스 정도가 보통 수준으로 조사되기는 하였으나, Institute for Social Development Studies, Yonsei University [9]의 연구에서 성적 입시 요인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것처럼 청소년들의 학업에 대한 성취는 매우 중요한 과업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압박이 심할 때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비행과 같이 폭력적이고 범법적인 방향보다는 다소 경미한 공격성으로 발현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도 같은 것이다[1, 15, 31].
이상과 같이 본 연구 결과의 논의를 통한 시사점과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행과 공격성 점수가 기대외로 매우 낮아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적응 정도는 대체로 양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청소년의 문제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 요인을 경감시키거나, 완충하는 보호 요인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둘째,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요인은 가족과 또래이다. 생태학적 이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미시체계 뿐 아니라 중간체계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예로 부모의 교육 참여가 영향력 변인이었던 것은 가족과 학교간 양방향적인 교류가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셋째, 친구 비행 경험의 영향력 수준을 고려할 때 친구 변인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영향원으로서 유동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후자의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학교의 지속적인 연계와 관여가 요구된다. 넷째, 여학생의 경우 공격성이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배려가 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흔히 내재화된 문제 행동은 외부에서 인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뒤늦게 개입하기 쉬우므로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섯째, 포괄적이고 예방적인 중재 방안의 제공이 필요하다. 즉, 적절한 공격성 발산을 위한 분노 조절 프로그램이나 가족 구성원들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한 가족 지원 프로그램, 또래와의 긍정적 관계 형성을 위한 다양한 대인 관계 지원 프로그램 등이 예가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전국 규모의 대표성있는 표집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정신 건강 실태를 파악하였고 결과의 일반화에 문제가 적다는 점이 장점인 반면, 2차 자료를 이용함으로써 변인의 선정과 측정 내용이 일부 제한적이었던 한계점이 있다. 또한 비행과 공격성을 주요 변인으로 살펴본 기존의 연구들이 이미 심각성이 커져서 품행 장애로 병원 진료나 상담을 받은 대상으로 이루어진 결과론적인 접근이었던 것과는 달리, 전국의 일반 학생들을 연구하였다는 점에서 사전의 진단 효과를 가지는 차별점이 있다. 이러한 취지로 인해 종속 변인에 대한 설명력이 다소 낮았지만 이것 또한 일반 청소년을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변인으로 확대시키는 것도 설명력 제고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 변인이나 또래 변인 등 각각의 변인들을 단편적으로 접근한 선행 연구가 많았다면 본 연구는 생태학적 이론 틀을 접목하여 이 연령대에 주요한 의미있는 타자들을 고려한 변인들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종합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부모 관련 변인으로 이전에는 주로 일반적인 양육 태도로 측정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학교 환경에 관한 구체적인 항목을 질문함으로써 부모에게 요구되는 실질적인 역할을 가시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Notes
The author declared that she had no conflicts of interest with respect to her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e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Sungshin University Research Grant of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