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주거가치관은 주거가치에 대한 관점으로 주거에 대한 내면적 평가기준이며 주거요소와 속성들에 대해 개인의 가치체계가 반영된다. 동시에 주거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념 및 관념(Ju & Lee, 1987; Yim et al, 2012)으로 개인이 주거에 갖는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주거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 주거행동은 주거에 대한 욕구변화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선택으로, 주거의 소유형태와 주거유형을 결정하고 주택규모와 주거의 근린환경 등을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주거선택행동이라 한다(Park, 1996).
주거선택행동과 관련된 젊은 소비자들의 인식은 2000년대에 등장한 ‘영끌족’이라는 말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으다’를 줄여 말하는 신조어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의 또 다른 표현이다(Hankyung, 2022). 생활을 담는 공간보다 투자가치 대상의 사물로 보는 인식이 커지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주택 수요의 급격한 감소와 집값 상승의 둔화를 예상하며, 영끌족의 하우스푸어 전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Kim, 2022).
Kim (2010)은 공동체 의식의 단절, 투기와 과시, 무분별한 양적 공급에 따른 환경파괴 등의 주거문제가 사회·경제적 주거가치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에 사회·경제적 주거가치를 중심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치명료화 이론을 적용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고등학생은 이미 가치명료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의 주거가치에 대한 연구에서 안전성, 편리성, 프라이버시와 같은 주거가치는 높은 중요도를 보였으나 사회성 및 경제성에 대한 중요도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Kim & Jung, 2002; Kwak & Kim, 2003). 이 시기에 형성되어 굳어진 주거가치는 위와 같은 젊은 소비자들의 경우처럼 주거가치에 기인한 문제로 나타날까 우려된다. 청소년기는 자아개념과 자아존중감이 발달하는 시기로 추상적 사고의 발달과 함께 주거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로 아직 가치명료화가 낮은 시기인 중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주거가치를 포함한 다양한 주거가치를 학습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정과 교과에서는 6차 교육과정부터 주생활 영역에서 주거가치를 교육하도록 하였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주거가치관의 이해’를 바탕으로 주생활 수행의 실천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이에 개인의 주거가치가 반영되는 주거선택행동 학습을 통해 다양한 주거가치를 고려한 주거가치관을 함양시킬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는 성인이 되어 실제 주거선택행동을 하기에 앞서 청소년 시기에 다양한 주거가치를 학습하고 내면화하여 개인 및 사회를 위한 실천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주거가치관 함양을 위한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며, 다양한 주거가치를 바탕으로 주거가치관을 형성한 학습자는 실제 주거선택 상황에서 매체나 규범과 같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상황과 주거가치를 고려한 주거선택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첫째, 중학교 주생활 교육에서 주거소유형태, 주거유형, 주택 규모, 근린환경 등을 결정하는 주거선택행동을 위한 정확하고 실질적인 정보제공과 다양한 주거가치를 고려할 수 있는 주거가치관을 기르는 것이며 둘째, 앞으로 주택시장의 주요 소비자층이 될 청소년이 본인의 주거욕구와 주거가치를 인식하여 주거선택행동을 하고 실천적 문제해결역량과 생활자립역량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 데 있다.
이론적 배경
1. 주거가치관과 주거가치
가치란 사물이나 행동, 목표 등에 내포되어 사람들이 생각하는 쓸모 있는 것, 바람직한 것, 소망스러운 것에 대한 개념(Society for Standardization of Administrative Terminology, 2010)으로 주생활에 적용한 것이 주거가치이다. 주거가치의 개념을 살펴보면 주거에 대한 경험과 욕구로 주생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이 되며 주거선택에 영향을 주는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선행연구(Deacon & Firebaugh, 1981; Hwang, 2000; Jo & Kang, 1997; Ju & Lee, 1987)에 의하면 주거가치는 공통적으로 주거의 선택 등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끄는 것이라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주거가치관은 인간을 둘러싼 주생활 그리고 주거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나 관점으로 개인의 가치 그 자체라기보다는 분류된 주거요소나 속성들에 대해 개인의 가치체계가 반영되어 ‘어느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중요성에 대한 비교이다(Yang, 1990). 주거가치관은 주거상황에 대한 바람직한 주거의사결정이나 주거에 관한 행동의 판단 기준이며 주거목표, 수단, 양식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집단의 관념(Ju & Lee, 1987)인 동시에 개인이나 집단이 바람직한 주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내면적 평가기준이며, 주거환경 및 주거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념 및 관념(Yim et al, 2012)으로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주거가치관을 형성하는 주거가치는 개인이나 구성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지역, 사회, 문화, 시대, 관습, 계층, 생활주기, 경제적 특성 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Yim et al, 2012).
가정과 교과에서 진행한 주거가치관 연구로는 교수·학습 과정안을 개발한 연구가 있다. Woo와 Cho (2018)는 더불어 살아가는 주생활을 강조하며 공동체주택과 이웃공동체 등을 함양할 수 있는 주거가치를 다루었으며, Cho와 Cho (2020)는 셰어하우스의 공간 설계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주생활 실천 태도를 함양하고자 하였다. Bae (2020)는 주거가치와 주거 문제에 관련된 학습 내용으로 다양한 주거가치를 다루었으나 주거를 선택하는 활동에서 지속가능한 주거가치를 강조하여 특정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비교적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고려한 주거선택활동을 다룬 Bae (2020)의 연구 외 가정과 교육에서 주거의 소유형태와 주거유형, 주택규모, 근린환경을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을 다루는 연구는 아직 진행된 바가 없다.
주거가치와 관련된 선행연구는 연구목적에 따라 가치분류를 재구성하고 특정 가치에 중점을 두거나, 가치요소에 대한 연구자의 해석에 따라 가치분류를 달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이 특정한 주거가치관을 기르기보다 다양한 주거가치를 종합하여 주거선택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다양한 주거가치를 다루고자 하였다. 이에 주거가치 평가요인에 대한 선행연구를 정리하여, 주거가치 내용과 채택 빈도를 고려해 21개의 주거가치를 분류하여 제시한 Yim 등(2012)의 연구와 Society for Housing Studies (2018)에서 제시한 심미성, 경제성, 프라이버시, 지위, 가족 중심주의, 정신건강, 이타주의, 자유, 평등, 여가의 10가지 주거가치를 참고하여 의미가 중첩되지 않도록 재분류하였다. 그 결과 본 연구에서 다룰 주거가치를 지위, 프라이버시, 경제성, 가족중심주의, 심미성, 여가, 자유, 평등, 안전성, 편리성, 안정성, 건강, 근접성, 공동체성으로 총 14가지를 선정하였다.
2. 주거선택행동의 개념 및 범주
주거선택행동이란 소비자 측면에서 바라본 주거행동으로 Kang (2016)은 생애주기과정에서 겪는 가구의 제한된 상황 및 경제적 제약을 고려한 여러 대안에 대해 주거생활의 만족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라 하였다. 즉, 주거를 선택하는 것은 주택의 물리적 구조물뿐 아니라 주택이 위치한 입지와 그 주택의 주변환경, 유형, 크기, 교통망, 근린시설 등을 동시에 선택하는 것으로 주거선택행동이란 한 가구가 주거의 소유형태와 주거유형을 결정하며, 주택규모와 주거의 근린환경을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Park, 1996).
주거를 선택할 때 거주자는 주거가치관을 토대로 주거소유형태, 주거유형, 주택규모, 근린환경, 주거비와 주거의 질 등을 고려하여 평가하고 판단한다(Society for Housing Studies, 2018). 본 연구에서는 주택시장과 개인 상황에 따라 제약과 주관성이 큰 주거비와 주거의 질 규범을 제외하고, Park (1996)의 정의를 바탕으로 주거선택행동의 범주를 주거의 소유형태, 주거유형, 주택 규모, 근린환경으로 한정하였다.
주거의 소유형태는 소유와 임차로 나누며, 소유는 자기명의의 주택을 갖는 것(자가)이며, 임차는 남의 집을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빌려 쓰는 것(차가)으로 전세, 월세의 형태가 있다. 자가는 가구의 주거안정성을 향상시키고, 경제적 측면에서 자산 축적의 기회를 제공하며(Clark & Dieleman, 1996), 차가는 소득이 불안정하고 가정을 형성할 계획이 불확실할 경우 선택하는 것으로 보았다(Mulder & Hooimeijer, 1999). 소유와 임차를 선택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생애주기과정에서 가구원 수, 가구의 소득, 관련 제도 등의 영향을 받고, 주관적 만족도에 따라 가구의 선호가 다르게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차가에서 자가, 다시 차가로 선호도가 변하기도 한다(Kang, 2016). 우리나라는 주거소유의식이 높은 편이나, 연령대별 주택선호도를 조사한 연구에서 40, 50대와 비교하였을 때 20, 30대가 더 차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Kim, 2016).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의 경우 자가 마련이 어려워 저소득층과 스스로 자기 집을 마련(자가, 차가)하기 어려운 대상을 지원하는 주거 복지의 제도 및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주거유형은 건축법과 주택법 제1장 2조에서 단독주택(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 주택)과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신규주택 공급이 아파트 위주로 이뤄진 결과 Statistics Korea (2022)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체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63.5%에 달한다. Lee (2012)는 주거환경 평가를 통해 아파트는 보건성, 편리성, 쾌적성의 강점을 가지나 사회성이 약한 것으로 보았다. 반면, 인구 사회적 변화와 다양한 주생활의 요구변화로 이러한 특성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유형으로 코하우징, 코퍼레이티브 하우징, 동호인주택과 같은 공동체 주거가 등장하였다(Hwang et al, 2013). 공동체 주거는 개인의 가치관과 삶에 대한 방식의 변화로 등장하였으며, 서울시는 공동체주택조례를 통해 입주자들이 공동체공간과 공동체규약을 갖추고, 입주자 간 공동 관심사를 상시적으로 해결하여 공동체활동을 생활화하는 주택으로 정의하였다. Yoo와 Cho (2019)는 청년세대가 공동체 주거 생활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교류하며 조화로운 어울림을 통해 자기 삶에 대한 주체적 결단력과 실행력을 기른 것으로 보았다.
주택규모는 주택 1호당 면적의 크기로 전용면적과 공용면적 등을 포함한다. 전용면적은 개인 점유면적으로 실질적으로 주거에서 개인이 사용하는 점유면적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계단, 엘리베이터, 주차장 등의 공용면적을 제외한 면적이다. 면적을 기준으로 나뉘는 소형주택은 40㎡ 이하의 초소형과 40㎡ 초과 60㎡ 이하인 소형으로 구분하며, 국민주택규모는 주거 용도로만 쓰이는 면적이 1호(戶) 또는 1세대당 85㎡ 이하인 주택(수도권을 제외한 도시지역이 아닌 읍 또는 면 지역은 주거전용면적이 100㎡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기존 주택 정책이 국민주택규모(85㎡) 위주로 이뤄져 주거복지가 중대형 규모의 다인가구 중심으로 검토되었으나 1인 가구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비 부담을 가져와 소형규모 아파트 또는 공공주택 지원이 필요하다. Kwon (2021)은 청년 1인가구의 생활불안 요인으로 좁은 주거면적을 최우선으로 꼽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주시간이 늘어나 공간에 대한 물리적·심리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Lee (2021)는 1인 가구를 위한 주거복지 정비와 개선방안으로 양질의 주거환경과 소형주택 최소 규모 60㎡ 이상 고려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근린환경은 개인 및 가족이 거주하는 주택 그 자체뿐 아니라 주생활이 이뤄지는 유무형의 외부조건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물리적 근린환경과 사회적 근린환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적 근린환경이란 물리적 주택 그 자체와 그를 둘러싼 사회·물리적 환경, 그리고 주택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인간 내·외적 문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Park, 1994)이며, 사회적 근린환경이란 주생활을 영위하며 이뤄지는 이웃과의 사회관계 및 공간과 시설을 공유하는 집단, 생산과 소비단위 등을 일컫는다(Yoon, 1995). 예로 물리적 근린환경은 입지, 직장, 학교 등과의 관계 및 주거의 질, 편의시설과 대중교통과 같은 공공서비스의 질과 지역사회시설의 질 등(Society for Housing Studies, 2018)이 있으며, 사회적 근린환경은 빈곤율, 실업률 같은 경제·인구학적 특성과 이웃과의 유대, 네트워크, 무질서와 같은 행동특성에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포함하며(Song, 2016), 대표적으로 ‘성미산 마을’과 같은 마을 공동체와 아파트 커뮤니티가 있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가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었으며, 주택 성능을 제외하고 경찰서, 교육시설, 지하철 접근성, 녹지면적 순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Ahn, 2019).
연구방법
본 연구는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2005)의 교수·학습 콘텐츠 개발 모형을 적용하여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 모형은 수업에 활용 가능한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둔 모형으로 분석, 설계, 개발, 평가의 4단계로 진행되었으며 그 내용과 절차는 Figure 1과 같다.
분석 단계에서는 문헌분석을 통해 프로그램 주제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마련하고, 교과서 분석을 통해 설계 단계에 필요한 프로그램의 학습 요소를 선정하고, 학습목표를 설계하여 학습내용을 계열화하였다. 개발단계에서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과 활동자료 및 전문가 타당도 평가도구를 개발하여, 평가단계에서 가정과 교사 및 주거학 교수에 타당도 검증을 실시하여 타당도의 신뢰를 검증하였다.
연구결과
1.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학습 요소 도출 및 내용 체계 개발
2015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를 분석하여, 성취기준([9기가02-05])을 근거로 ‘주생활 문화와 주거 공간 활용’ 내용요소를 선정하고, 기술·가정②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현행 교과서에서 다루는 주거가치관 및 주거선택행동과 관련된 학습 요소는 Table 1과 같다.
현행 교과서에서 주거가치관의 개념과 주거가치 종류를 다룬 교과서는 6종이었으며, 주거가치의 종류와 함께 주거가치관 개념을 다룬 교과서는 4종(D, G, J, K)에 불과했다. 주거가치의 종류는 교과서마다 상이했다. 주거가치관의 변화는 모든 교과서가 다루고 있었으나 대부분 주거가치관을 주거의 의미나 기능의 변화와 혼용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주거가치관과 주거의 기능 변화를 구분하여 설명한 교과서 6종 중 D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5종은 과거에서 현재 또는 과거에서 미래로 변화를 다루었다. 주거선택행동 범주에 대해 분석한 결과, 모든 교과서에서 주거유형을 학습 요소로 다루었고, 근린환경은 D교과서를 제외한 11종 교과서에서 다루었으나, 소유형태를 다룬 교과서는 6종에 불과했고, 주택 규모를 다룬 교과서는 전혀 없었다.
본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교과서마다 상이한 주거가치관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문헌고찰을 통해 주거가치의 종류를 14가지로 재정리하였으며, 주거선택행동을 학습 요소로 추가하였다. 현행 교과서에는 주거선택행동에 대한 개념 및 범주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관련된 내용이 교과서마다 크게 달라,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주거선택행동의 개념과 관련 범주를 학습 요소로 추가하였다. 관련 범주로 주거소유형태는 소유와 임차, 주거유형에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을 포함하여, 공동체 주거를 학습 요소로 선정하였다. 또 주택규모는 증가하는 1인 가구를 고려하여 원룸과 셰어하우스를 포함하였고, 소형주택과 국민주택규모, 국민주택규모 이상의 주택규모를 다루었다. 근린환경은 물리적 근린환경과 사회적 근린환경을 학습 요소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님비(NIMBY)현상과 마을 공동체 및 아파트 공동체를 학습 내용에 포함하였다.
본 프로그램은 2015 개정 중학교 기술·가정 교육과정의 ‘주거가치관의 이해’를 성취기준으로 제시하는 ‘주생활 문화와 주거 공간 활용’ 내용요소를 바탕으로 주거가치관 함양을 위한 주거선택행동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과서 분석과 문헌고찰을 통해 주거가치관 및 주거선택행동 관련 학습 요소를 도출하여 총 12차시 분량의 프로그램을 설계하였으며, 각 차시의 학습주제를 통해 주거선택행동을 이해하고, 주거가치관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설계한 프로그램의 학습내용을 포함한 학습주제와 목표는 Table 2와 같다.
2.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 개발
1) 1-3차시 프로그램 교육안
1-3차시는 주거선택행동을 학습하기 위해 주거의 의미와 주거가치, 주거가치관, 주거선택행동의 개념을 이해하고 다양한 주거가치를 학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Table 3). 각 차시의 도입에서는 음악, 동영상, 신문기사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였다. 1차시 전개에서 주거의 개념을 이해하고, 주거실태조사 자료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는 집에 대해 분석해 보며, 주거규범을 이해할 수 있도록 활동을 구성하였다. 정리 및 발전 단계에서 주거규범이 있지만 주거의 의미가 개인마다 다르듯이 다양한 주생활이 있음을 이해하도록 하였다. 2차시 수업에서는 주거가치관과 주거선택행동의 개념을 이해하고, 연구자가 개발한 주거가치 카드를 활용해 제시된 조건의 주거를 선택해 보는 활동을 진행한다. 주거가치 카드는 이론적 배경에서 선정한 14가지 주거가치를 바탕으로 개발하였으며, 이는 매 차시마다 주거가치를 선택하는 활동에서 체크리스트와 함께 사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주거가치를 알고, 주거선택행동에 다양한 주거가치가 고려됨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3차시에서는 신문활용수업으로 주거문제와 관련된 기사를 각 모둠별로 하나씩 선택하여 모둠토의 활동을 한다. 기사에서 주거문제와 관련된 주거선택행동과 주거가치를 분석하여, 문제행동을 바른 선택행동으로 바꾸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둠 토의해 보고, 편향된 주거가치가 가져올 수 있는 주거문제에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2) 4-5차시 프로그램 교육안
4-5차시는 주거유형을 선택하는 주거선택행동을 학습하기 위해 다양한 주거유형을 학습하고, 그중 공동체 주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Table 4). 4차시에서는 ‘내가 살고 싶은 집’을 그려보고, 반영한 주거가치를 선택해 본 후, 주거유형에 알맞은 특징을 연결하는 활동을 통해 다양한 주거유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도입 단계에서 그린 ‘내가 살고 싶은 집’에 해당하는 주거유형을 찾아보고, 주거유형 규범인 아파트 생활을 이해하는 활동 후, 내가 선택하고 싶은 주거유형에 대해 생각해 보는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문헌연구를 통해 새롭게 등장한 주거유형으로 공동체 주택을 5차시에서 다루었다. 공동체 주택과 다양한 양식의 공동체 주거 생활의 모습을 이해하고, 공동체 주거 생활을 PMI기법(PMI: Plus, Minus, Interesting)을 활용해 분석해 보도록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공동체 주거 규약을 만들며, 공동체 주택에 필요한 주거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또 다음 차시 학습을 위해 활동 과제를 예고하여 수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였다.
3) 6-7차시 프로그램 교육안
6-7차시는 주택규모를 선택하는 주거선택행동을 학습하기 위해 나의 실내 주거 생활활동을 파악하여 필요한 공간 규모를 이해하고, 공간을 사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살펴본 후 나의 선택과 주거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Table 5). 각 차시의 도입 단계에서 영상자료를 보고 학습할 주제에 대해 흥미를 유발하여, 6차시 활동1에서 원룸 생활을 하는 청년의 사례를 보며 주거에서 공간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도록 하였다. 활동2에서 과제를 활용하여 실내활동에 필요한 공간을 이해하고, 주거가치를 고려하여 나에게 필요한 공간을 파악한 후, 활동3에서 가상의 가족 구성을 설정하여 그림 자료를 참고하여 주택규모를 선택하고, 주생활을 묘사해보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공간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 및 가족의 상황과 가치관을 고려한 주택규모를 선택할 수 있도록 차시를 구성하였다. 7차시 활동1에서는 원룸과 셰어하우스의 그림을 보고, 질문 만들기 활동을 통해 다른 공간 사용방식을 이해하도록 하였다. 활동2에서 읽기 자료를 읽고 모둠 토의를 통해 활동1에서 만든 질문에 답을 찾도록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차시에 정리했던 실내생활에 필요한 공간을 떠올리며, 1인 가구일 경우 자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주거가치와 함께 고려해 보도록 하였다.
4) 8-9차시 프로그램 교육안
8-9차시는 근린환경을 선택하는 주거선택행동을 학습하기 위해 물리적 근린환경과 사회적 근린환경의 개념을 이해하고, 관련된 사회적 이슈와 다양한 사례를 학습하여 영향을 미치는 주거가치는 무엇인지, 어떤 주거가치가 필요한지 학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Table 6). 각 차시에서 영상자료를 활용하여 학습주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였으며, 8차시에서는 근린환경의 개념을 이해하고, 우리집 주변의 물리적 근린환경을 찾아보는 활동을 구상하였다. 활동2에서는 물리적 근린환경과 관련된 님비(NIMBY)현상의 문제와 해결방법을 다뤄,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발견한 주거가치를 통해 어떤 주거가치를 기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9차시는 마을 공동체와 아파트 공동체 사례를 통해 사회적 근린환경을 이해하고, 자신의 주거가치를 고려하여 공동체를 조직해 보는 활동으로 다양한 주거가치를 고려하여 주거가치관을 기를 수 있도록 차시를 구성하였다.
5) 10-11차시 프로그램 교육안
10-11차시는 소유형태를 선택하는 주거선택행동을 학습하기 위해 소유와 임차를 알고, 집을 마련하는 방법과 이를 지원하는 주거복지를 이해하여 실습해보는 활동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Table 7). 10차시에서는 소유와 임차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여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주택을 소유하는 다양한 방법을 학습한 후, 주택의 소유 여부를 선택할 때 처한 개인 및 가족 상황과 주거가치를 함께 고려하여 선택해 보는 활동을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주택을 소유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집을 소유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주거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11차시에서는 소유라는 주거소유 규범 외 주택을 임차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학습하여, 규범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고, 청년 및 신혼부부 계층을 지원하는 주거복지를 함께 학습하여 주거복지를 이해하고, 모바일 앱을 활용해 실습해 보는 활동을 구상하였다. 주택을 임차하는 다양한 방법을 학습한 후, 주거복지를 이용하면서 고려한 주거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6) 12차시 프로그램 교육안
마지막 차시로 주거선택행동과 주거가치를 선택하는 비주얼씽킹 모형을 개발하여 학습한 내용을 총정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Table 8). 주거선택행동 학습 과정에서 알게 된 주거의 소유형태, 주거유형, 주택규모 근린환경을 선택하고, 차시별로 생각해 보았던 주거가치를 종합하여 정리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비주얼씽킹 모형을 활용하여 주거선택행동 학습을 한 페이지에 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활동 후 정리한 다양한 주거가치를 종합하여, 자신의 주거가치관을 한마디로 표현해 보도록 하였다. 일련의 과정에서 학습자는 주거선택행동을 실천할 수 있으며, 다양한 주거가치를 고려한 선택을 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주거가치관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3. 전문가 타당도 검증 결과
프로그램 개발 후 전문가를 통한 타당도 검증 설문을 실시하였다. 석·박사 과정의 가정과 교사 14인과 주거학 전공 교수 2인을 대상으로 타당도를 검증하였다. 평가도구는 Joo (2019)의 타당도 평가지를 참조해 수정·보완하였으며, 내용 구성은 차시별 프로그램의 학습목표, 학습내용, 수업매체, 학습자료 및 교수방법 등에 대한 적절성 및 학습자 수준 고려 여부와 프로그램의 주거가치관 함양 기여도와 현장 실현 가능성으로 8개 문항에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개선 사항은 개방형 설문으로 자유롭게 서술하도록 하였다. 프로그램 타당도 검증 결과는 Table 9과 같다.
타당도 검증 결과 전체 평균은 4.72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전체 타당도 지수(CVI)는 0.96로 나타났으며, 차시별 평균과 타당도 지수 또한 높게 나타났다. 다만, 4차시와 7차시의 학습목표 및 학습내용 적절성에서 타당도 지수(CVI)가 0.69-0.75로 나타나 학습목표와 학습내용의 수정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개방형 설문에서 차시별 학습내용의 분량과 학습내용의 수준, 학습목표의 적절성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여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학습내용 및 학습목표를 수정·보완한 결과는 Table 10과 같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주거가치관 함양을 위한 중학교 가정과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하여 분석, 설계, 개발, 평가의 4단계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문헌연구 및 선행연구 고찰과 교과서 분석을 통해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개발하였으며 프로그램 타당도 검증 후,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여 수정 및 보완의 단계를 거쳐 프로그램을 완성하였다.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주거가치관의 이해’를 바탕으로 주생활 수행의 실천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있으나 현행 중학교 교과서 분석 결과, 주거가치관 및 주거가치의 개념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거가치의 종류와 변화를 다루는 학습 내용은 교과서별로 상이하고 미미하여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의 역량에 따라 학습 수준 및 성취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 현행 교과서 분량을 고려했을 때, 주거가치관 교육은 2차시 정도에 불과하여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는 학습자가 올바른 주거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저해가 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는 주거가치관이 가장 큰 비중으로 투영되는 주거선택행동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주거가치관 함양을 돕고 교사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안을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주거선택행동을 학습요소로 추가한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을 통해 중학교 가정과 교육에 있어 주생활 분야의 학습 내용에 대한 확장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둘째, 현행 교과서와 주거가치관 대상의 선행연구들이 이웃과 더불어 사는 주거가치관과 지속가능한 주거가치관을 함양하도록 학습 내용을 구성한 것과 달리 본 프로그램에서는 특정한 가치를 지향하지 않고 학습자가 다양한 상황과 주거가치를 고려하여 주거선택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주거가치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이론적 배경을 통해 선정한 14가지의 주거가치로 주거가치카드를 제작하여, 매 차시마다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주거의 소유형태, 유형, 주택규모, 근린환경을 선택하는 활동에서 제시된 상황과 함께 자신이 고려한 주거가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는 주거선택행동에서 특정한 가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거가치를 고려할 수 있으며, 개인마다 다른 비중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주거상황과 주거가치를 숙고해 보지 못한 경우와 달리 본 프로그램에서 학습하며 선택을 고려했던 다양한 주거가치를 통해 폭넓은 주거 가치관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다양한 주거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다뤄 생애주기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주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문제에 대해 숙고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모둠 토의를 통해 주거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토의하고, 님비(NIMBY)현상과 같은 주거갈등 해결 사례를 보며, 개인마다 다른 주거가치관으로 인해 주거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1인 가구 및 가족 구성원을 고려한 주거선택행동 활동과 주거소유 형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주거복지를 실습해 보며, 실질적인 주거선택 상황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는 건강한 주생활을 실천할 수 있으며, 가정과에서 강조하는 실천적 문제해결역량과 생활자립역량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본 연구는 문헌분석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가 타당도 검증을 거쳐 신뢰성을 확보하였지만, 실제 청소년의 주거가치관 함양에 효과를 미치는지에 대한 실행 결과가 없어 추가로 프로그램의 실효성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중학생 시기에 형성된 주거가치관은 가치명료도가 높다는 선행연구가 있으나 가치관은 꾸준히 형성되고 변화하는 것이기에 고등학생 대상의 주거선택행동 프로그램으로 내용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