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최근 유아들은 TV와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유튜브, 넷플릭스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Korea Press Foundation (2020)의 어린이 미디어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아들은 TV를 포함한 스마트폰, 스마트 TV, 태블릿 PC와 같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미디어를 하루 평균 4시간 24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접근의 용이성과 기회의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대다수의 유아들은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79.4%)을 이용하고 있으며, 주로 유튜브(94.6%)를 통해 만화/애니메이션/웹툰, 장난감 상품 소개, 게임 영상, 교육 콘텐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유아들은 미디어를 통해 주로 ‘영상’을 시청하고 있으며, 어린 시기부터 여러 미디어와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하여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의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COVID-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유아들의 외부 활동을 감소시키고 가정 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증가시킴으로써 유아들로 하여금 영상 미디어를 과도하게 시청하도록 하는 기폭제가 되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Gyeonggido Women & Family Foundation, 2020; Yang & Chun, 2021). 이와 같은 유아의 미디어 이용 특성과 최근의 사회 변화를 고려할 때, 유아의 미디어 이용 습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모들이므로 자녀의 영상미디어 이용 지도에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정보를 부모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다수의 선행연구자들은 부모가 유아기 자녀의 영상미디어 이용을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으며, 주로 유아의 미디어 이용시간이나 과의존 등 이용의 시간적 측면과 관련된 부모의 역할을 탐색하였다(Kim & Lee, 2019; Livingstone & Franklin, 2018; McArthur et al., 2020; Nam, 2018; Oh & Park, 2019).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유아의 영상미디어 시청시간이나 시청시간대 등을 규제하거나 통제하는 제한적 중재와 같이 어머니가 유아기 자녀의 영상미디어 시청시간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어떠한 지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부모 역할에 대한 정보들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영상미디어 프로그램들이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아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부모가 유아의 영상미디어 시청을 허용할 때 유아로 하여금 양질의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동영상 플랫폼은 어린이 보호를 위한 정부 규제가 강한 방송 매체와 비교하여 내용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Lee & Yoo, 2020) 주로 상업적인 목적에서 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유아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자극적인 색감이나 줄거리 등의 재미 요소가 강조되는 반면 유아의 발달과 안전이 고려되지 않는 등 검증되지 못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제작되고 양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Yang & Chun, 2021). 실제로 유아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겨울왕국’ 캐릭터가 성적인 대상으로 묘사되어 유튜브에 대량 배포되었던 2017년도의 엘사 게이트(Elsa gate) 사건이 보여주듯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이 유아들에게 무분별하게 배포될 위험이 적지 않은 것이다.
비록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영상미디어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방송프로그램 시작 전 프로그램의 등급과 분류 사유(주제, 폭력성, 선정성, 언어사용, 모방 위험 우려 중 해당 사항 기술)를 제시하는 규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Korea Communications Standards Commission, 2016), 이는 지상파 방송프로그램 중 15세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있으며, 7세 이상 시청 가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에서 유아들의 시청을 제한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아들은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영상들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많은 위험 요소들이 있는 동영상 플랫폼에는 시청가 등급과 분류 사유마저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영상미디어에의 노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유아의 미디어 이용에서 문지기(gatekeeper)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 양육자인 어머니들에게 다매체·다채널 미디어 이용환경에서 유아들에게 노출되는 수많은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중 어떠한 프로그램이 자녀가 시청하기에 부적합하거나 적합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유아용 영상미디어 품질지수와 같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이 필요하다.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을 유아의 영상미디어 시청과 발달적 결과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고려해보면 크게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적인 측면, 형식적인 측면, 그리고 프로그램 시청 이후의 반응으로서 가족과의 상호작용 기회의 증진 여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Cohen, 2011; Ko & Kim, 2012; Kwak & Seol, 2014; Lee et al., 2018; Papadamou et al., 2020; Power & Smith, 2017; Yim et al., 2014).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판단기준은 유아의 발달 특성에 적합한 내용, 등장인물의 특성, 그리고 교훈적 내용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현재 영상 미디어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분류되고 있는 연령 기준은 포괄적이며, 유아의 발달 단계에 맞춘 세분화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발달적 과도기 상에 있는 유아들은 연령, 심지어 월령에 따라 발달적 요구가 다르고 발달에서의 개인차도 있음을 고려하였을 때 부모가 유아기 자녀의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유아의 재미나 몰입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유아기 자녀의 발달 특성에 맞는지(예: 유아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의 영상인지, 유아들에게 과도하게 무서운 장면들이나 공포의 요소들이 있는지 등)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Papadamou et al., 2020). 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경우, 유아기 자녀의 연령과 발달 성숙도를 고려하여 자녀가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에서 제공되는 내용을 이해하거나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이 유아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질을 판단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또한, 유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모방이나 동일시 현상이 강하여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을 쉽게 받아들이고 내면화할 수 있으므로(Jung & Bang, 2012; Power & Smith, 2017)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적 측면 중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의 행동적·외현적 특성과 교훈적인 내용의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아들은 영상미디어의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등장인물과 함께 문제해결을 하고 공감하며 줄거리를 이해한다(Ko & Kim, 2012). 이 과정에서 성인에 비해 비판적인 사고능력이 부족한 유아들은 등장인물의 언어적·신체적 공격적 행동이나 성 고정관념을 반영하는 외모 등과 같이 등장인물의 행동과 외현적인 모습들을 여과 없이 수용하며 이러한 경험은 결과적으로 유아의 가치관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유아가 경험하는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의 행동적 특성과 외현적 특성에 대한 고려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이 유아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영상미디어에서의 음성지원, 흥미 유발 콘텐츠나 유명한 캐릭터의 활용 등의 특징은 교육적으로 활용가치가 있으며, 유아들로 하여금 영상미디어 내용의 교훈적인 내용을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Kwak & Seol, 2014; Kwon & Kim, 2014; Lauricella et al., 2011; Wood et al., 2010). 유아기 자녀에게 교육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상을 어머니가 적절하게 판단하고, 자녀에게 영상미디어 시청을 허용할 때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선택해줄 수 있다면 영상미디어를 순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유아의 긍정적인 발달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프로그램의 내용 자체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적 특성 또한 중요하다. 시각적 자극에 민감한 유아들은 정보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각적 자극이 동반된 영상미디어의 기능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에서 유아의 시각적인 경험도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Christakis, 2011; Shaffer, 2011). 특히, 상업적 목적으로 제작되는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며 주의집중이 짧은 유아들이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많이 조회하고 계속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극적인 색깔과 빠른 화면 전환이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가능성이 높다. 영상미디어 화면의 빠른 전환이나 지나치게 현란한 시각적 자극을 오래 접하게 되면 전두엽의 집중네트워크에 강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전달하여 유아의 지속적인 주의와 정보처리능력을 훼손하게 되어 과제집중력 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현실 세계의 느리고 약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못하는 ‘팝콘 브레인’을 야기할 수 있다(Chonchaiya & Pruksananonda, 2008; Christakis et al., 2004; Cohen, 2011).
다음으로, 영상의 지속시간 역시 성장 과정에 있는 유아기의 특성을 고려해보았을 때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자기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유아가 오랜 시간 동안 영상미디어를 시청하게 되면 과몰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Yim et al., 2014). 또한, 주로 화면과 소리로 이루어지는 영상을 장시간 시청하게 되면 시력 저하, 안구건조증, 비만, 거북목증후군, 수면 문제 등 성장기 유아의 신체발달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Bremer, 2005; Kuss & Griffiths, 2012; H. K. Lee et al., 2020). 특히,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짧은 영상들을 최대 1시간 이상의 프로그램으로 편집하여 모아 넣은 ‘몰아보기’ 영상과 같이 유아의 발달에 대한 고려 없이 부모들이 일정 시간 동안 유아들에게 영상을 보여줄 수 있게끔 지속시간이 긴 영상미디어 프로그램들이 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Chung, 2018; Yang & Chun, 2021)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지속시간은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인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아의 영상미디어 시청시간이 증가할수록 부모와의 상호작용 경험이나 다양한 환경과 접촉하고 상호작용하는 경험이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Lee et al., 2015; Lee et al., 2018) 영상미디어 시청에 대한 반응으로써 영상미디어 시청이 현실에서 부모와의 놀이나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스마트 미디어에서의 영상 시청은 유아와 부모의 상호작용 기회를 대신하게 되어 혼자서 시청하는 경향이 있으며 부모와의 상호작용 경험의 기회를 감소시키게 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Brown, 2011; Kirkorian et al., 2009; Yang & Lee, 2011). 이에 영상미디어 시청을 통해 유아와 부모와의 대화나 활동 등 상호작용의 기회가 증진되는지의 여부는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질에 대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유아들에게 있어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은 모방과 놀이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Ko & Kim, 2017)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이 가족과의 언어적이고 신체적인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면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상호작용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과의 접촉 경험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전문가들이 유아들이 시청하는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을 평가함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들이 유아에게 적합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교육이나 유아용 영상미디어 품질지수와 같은 구체적인 정보에 적용되어 부모들에게 제공된다면 부모들이 유아에게 영상미디어 시청을 허용할 때 유아기 자녀에게 적합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에게 제공되는 영상미디어 품질지수나 교육에 포함되어야 할 정보의 체계와 세부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유아의 영상미디어 시청을 지도하는 부모들이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과 관련하여 주요하게 고려하는 사항과 그렇지 않은 사항들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유아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주 양육자인 어머니들이 현재 유아기 자녀들에게 적합한 미디어 콘텐츠를 선택 혹은 허용할 때 실제적으로 주요하게 고려하는 사항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들이 적절한지 여부를 분석하는 탐색적인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자녀의 영상미디어 시청을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부모 교육이나 체계적인 품질지수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한 15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만 4세∼6세 유아기 자녀를 둔 주 양육자인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질에 대한 주요한 판단기준인 유아 발달 수준에 적합한 내용,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 등장인물의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 영상의 지속시간,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 영상미디어 시청 후 아이와의 상호작용 기회가 생기는지 여부 중 어떤 것을 유아기 자녀에게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시청을 허용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어머니들이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들을 파악할 수 있다면 영상미디어 품질지수의 필수적인 기준을 결정하고, 이를 정교화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유아용 영상미디어 품질지수를 개발한다면 유아들이 시청하는 영상미디어의 질에 대한 세분화된 평가가 부재한 현 상황에서 유아의 영상미디어 시청을 지도하는 어머니들이 직관적으로 자녀에게 적합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머니들이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 사항들은 무엇인지 확인함으로써 유아에게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시청을 허용할 때 추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부모들에게 안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들이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들이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연령, 학력, 취업 유무, 가구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는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들에게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안내와 판단기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때, 어머니들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 내용을 고안하기 위한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위해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은 무엇인가?
연구문제 2. 어머니들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연령, 학력, 취업 유무, 월평균 가구소득)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고려사항의 경향은 어떠한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대상은 설문조사 전문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하여 2021년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온라인 설문 조사에 응답한 서울, 인천,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지역의 만 4세∼6세 유아의 주 양육자인 어머니 총 948명이었다. 연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연구대상의 자녀인 유아의 성과 연령에 따른 비율은 유사하였으며, 유아의 출생순위는 첫째가 63.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연령대는 30세∼39세가 68.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그다음으로 40세∼49세(29.4%), 20세∼29세(2.2%), 50세∼59세(0.3%) 순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 소득의 경우, 소득분포에서 일정 비율을 중간 소득계층으로 정의하는 방법을 적용한 결과 소득수준 하집단의 소득 범위는 80만원∼345만원, 소득수준의 중집단은 350만원∼500만원, 그리고 상집단은 520만원∼1,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어머니 학력은 대학졸업 이상이 87%로 대다수를 차지하여 교육 수준은 대체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취업률의 경우 비취업율이 55.1%로 취업률보다 다소 높았다.
영상미디어 시청과 관련해서 연구대상의 유아기 자녀의 최초 영상미디어 시청시기는 만 1세 339명(35.7%)와 만 2세(30.4%)가 약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수의 유아가 이른 시기인 만 1세나 2세에 영상미디어를 최초로 시청함을 알 수 있었다. 유아기 자녀의 하루 평균 영상미디어 시청시간은 약 117분이었으며, 어머니의 시청시간은 약 128분으로 나타났다.
2. 조사도구
1)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
본 연구에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은 유아들이 TV,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로 공중파, 케이블, IPTV, OTT 서비스(넷플릭스, 왓차 등), 인터넷 채널(유튜브, 네이버 키즈 등) 등의 플랫폼을 통해 시청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어머니가 유아기 자녀에게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시청을 허용할 때 주로 고려하는 사항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다음의 문항 중 실제 중요하게 고려하는 세 가지를 선택하여 응답하도록 하였다: ① 아이 발달 수준에 적합한 내용, ②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예: 신체적 공격성, 언어적 공격성, 따돌림 등), ③ 등장인물의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예: 선정적 의복, 성 고정관념을 반영하는 외모 등), ④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예: 지나치게 빠른 화면 전환 속도, 지나치게 현란한 색 등), ⑤ 영상의 지속시간, ⑥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 ⑦ 영상미디어 시청 후 아이와의 대화나 활동(예: 요리, 운동) 등의 기회가 생기는지 여부.
본 연구에서 어머니들이 유아기 자녀를 위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 있어 무엇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하는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조사문항을 구성하였다. 먼저, 아동가족 전공 교수 1인과 아동가족학 박사수료생 1인이 유아기의 발달 특성과 발달 과업을 바탕으로 영상미디어 시청과 발달적 결과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 결과들(Cohen, 2011; Ko & Kim, 2017; Kwak & Seol, 2014; H. K. Lee et al., 2020; Linebarger & Vaala, 2010; Papadamou et al., 2020; Power & Smith, 2017; Yim et al., 2014)을 참고하여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적인 측면, 형식적인 측면 등에 관한 문항을 작성하였다. 둘째, 작성한 문항 내용의 적절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유아 대상 미디어 콘텐츠 전문가로서 커뮤니케이션·미디어 학과 교수 3인에게 내용 검토를 의뢰하였다. 검토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 네이버 TV 등 유아들을 시청 대상으로 하는 최근 OTT(over-the-top media service) 영상들은 장면 전환과 프로그램의 진행 속도를 의미하는 페이싱(pacing)이 빠르게 전개되며, 동영상 플랫폼에서 짧은 영상들을 편집하여 몰아보기 영상이 제작되고 있는 등 최근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특징을 문항에 반영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의견을 반영하여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과 영상의 지속시간 문항을 추가하였다. 마지막으로, 문항의 명확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 2인에게 작성된 문항들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 그리고 상호작용 기회 증진 여부 문항에 대해서 어머니들이 문항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문항 내용의 명확성을 높이기 위하여 해당 문항에는 예시를 추가하였다.
2)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변인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주요 고려사항들이 다른지를 살펴보기 위해 어머니의 연령, 학력, 취업 유무, 그리고 월평균 가구소득을 포함하였다. 어머니의 연령을 알아보기 위해 “귀하의 나이를 알려주십시오” 문항에 만 나이를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만 20세∼29세, 만 30세∼39세, 만 40세∼59세를 각각 1, 2, 3으로 코딩하였다. 어머니의 학력을 조사하기 위해 ① 중졸 이하, ② 고졸, ③ 전문대졸(2∼3년제), ④ 대졸(4년제 이상), ⑤ 대학원 이상 중 해당 번호에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중졸 이하와 고졸’로 응답한 경우에는 1, ‘전문대졸과 대졸’은 2, ‘대학원 이상’은 3으로 코딩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취업 유무를 알아보기 위하여 ‘취업’과 ‘비취업’ 중 해당 사항에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취업에 응답한 경우는 1 그리고 비취업에 응답한 경우는 2로 코딩하여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월평균 가구소득을 알아보기 위하여 “귀 댁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얼마입니까?” 문항에 개방형으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소득분포에서 일정 비율을 중간 소득계층으로 정의하는 방법을 적용하여 중간 소득집단을 중심으로 중간집단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가구를 상집단 그리고 소득수준이 낮은 집단을 하집단으로 분류하였다(Lee & Sung, 2012). 구체적으로 10분위 소득분포 가운데 4∼7분위(중간 약 40%)를 소득수준의 중집단으로 정의하였으며, 1∼3분위를 하집단(하위 약 30%), 그리고 8∼10분위를 상집단(상위 약 30%)으로 정의하였다. 하집단은 1, 중집단은 2, 그리고 상집단은 3으로 코딩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자료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단위의 대규모 표집을 통해 수집되었으므로 본 연구대상의 가구소득 중위치에 해당하는 소득은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중위소득과 유사하였으며 본 연구에서의 하집단, 중집단, 그리고 상집단은 실제 우리나라 2021년 국민소득의 1∼3분위, 4∼7분위, 8∼10분위에 근접하였다.
3.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SPSS 25.0 프로그램(SPSS Inc, Chicago, Ill)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자료를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 대상의 일반적인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 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에 대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각 항목에 대한 응답에 대해 범주형 다중응답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연령, 학력, 취업 유무, 월평균 가구소득)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고려사항들의 경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별로 다중응답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표 작성과 결과 해석은 케이스 퍼센트(Case %)를 중심으로 하였다.
연구결과
1.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
연구문제 1에서 제시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주요 고려사항을 파악하기 위하여 어머니의 주요 고려사항들을 다중응답으로 변인화하여 다중응답 빈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2에 제시되었다. 가장 많은 응답을 보인 것은 어머니 948명 중 77.4%인 734명이 응답한 ‘아이 발달수준에 적합한 내용’이었다. 두 번째로는 63.0%인 597명이 응답한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이며, 세 번째로는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383명, 40.4%)였다. 그다음으로 ‘등장인물의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229명, 24.2%), ‘영상미디어 시청 후 아이와의 대화나 활동 등의 기회가 생기는지 여부’(216명, 22.8%),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108명, 11.4%), ‘영상의 지속시간’(79명, 8.3%) 순으로 나타났다.
2.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
연구문제 2에서 제시된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연령, 학력, 취업 유무, 가구소득)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을 살펴보고자 다중응답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어머니의 연령대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고려사항의 경향을 살펴보면 Table 3에 제시된 바와 같다. 20대 어머니들은 30대와 40대 이상 어머니들보다 아이 발달수준에 적합한 내용(90.5%), 영상의 지속시간(19.0%),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42.9%), 그리고 영상미디어 시청 후 아이와의 대화나 활동 등 기회가 생기는지 여부(28.6%)를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30대와 40대 이상의 어머니들은 20대 어머니들에 비해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75.7%, 80.5%)과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26.0%, 20.9%), 그리고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11.0%, 12.8%)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학력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Table 4에 제시된 바와 같다.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지닌 어머니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을 지닌 어머니들에 비해 아이 발달수준에 적합한 내용(77.1%, 82.4%),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63.9%, 71.6%)과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11.0%, 16.2%)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지닌 어머니들은 영상의 지속시간(8.2%, 6.8%),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39.9%, 40.5%)와 영상미디어 시청 후 상호작용 기회의 증진 여부(21.9%, 23.0%)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어머니들보다 덜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머니의 취업 여부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의 질에 대한 어머니의 주요 고려사항은 Table 5에 제시된 바와 같다. 취업 어머니들은 비취업 어머니들보다 등장인물의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26.1%),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11.7%), 영상의 지속시간(9.2%), 그리고 영상미디어 시청 이후 자녀와의 상호작용 기회 여부(25.4%)를 더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간주하였다. 비취업 어머니들은 취업 어머니들보다 아이의 발달수준에 적합한 내용(79.5%),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64.6%)과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41.0%)를 중요한 기준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월평균 가구 소득에 따른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들의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Table 6과 같다. 소득수준의 하집단 어머니들은 중집단과 상집단의 어머니들보다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59.8%), 등장인물의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23.5%),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10.3%), 그리고 영상미디어 시청 이후 자녀와의 상호작용 기회의 증진 여부(20.5%)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본 연구에서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표집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사용하여 유아용 영상미디어 시청 허용과 관련하여 주 양육자인 어머니들이 유아 대상의 좋은 프로그램의 질에 대해 주로 고려하는 사항들을 확인하고,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질에 대한 고려사항의 경향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주요 결과들을 요약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어머니가 자녀에게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시청을 허용할 때 주로 고려하는 사항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실제로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 세 가지를 선택하도록 한 결과, 아이 발달 수준에 적합한 내용인지 여부를 주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률이 77.4%(734명)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미디어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이 적절한지(597명, 63.0%)가 두 번째로 많았고,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383명, 40.4%)가 세 번째로 많았으며, 등장인물의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229명, 24.2%)과 영상미디어 시청 후 아이와의 대화나 활동 기회가 생기는지 여부(216명, 22.8%)가 뒤를 이었다.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108명, 11.4%)과 영상의 지속시간(79명, 8.3%)을 주요한 고려사항으로 응답한 어머니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경향을 보였다.
다수의 어머니들이 자녀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유아 영상미디어의 질에 대한 주요 고려사항으로 인식한다는 본 연구 결과는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유아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수많은 영상미디어 프로그램들 속에서 자녀의 발달적 요구에 적합한 자극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유아기 발달 수준에 적합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정보에 대한 어머니들의 요구도가 높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절반 이상(약 60%)의 유아기 자녀 보호자들이 미디어에서 자녀 연령대에 적합한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Korea Press Foundation, 2020)를 고려해보면 본 연구결과는 자녀의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에의 노출에 대한 어머니들의 우려가 높음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과 형식이 유아기 자녀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유아기의 인지, 사회정서, 언어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의 발달 특성에 대한 지식을 기초로 자녀의 현재 발달 수준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다양한 내용적·형식적 요소들이 현재 유아의 발달 수준과 부합하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비전문가인 어머니의 입장에서 쉽지 않은 과제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어머니들이 유아에게 영상미디어 시청을 허용할 때 유아기 자녀 발달 수준에의 적합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난 본 연구결과와는 달리 우리나라 유아들은 등장인물의 행동이 공격적이거나 선정적인 영상, 지나친 시청각 자극들이 제공되는 영상, 상업적인 목적의 홍보가 반영된 영상 등 유아기의 발달 수준에 부적합한 영상미디어에 노출되는 비율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 Lim, 2021). 이는 어머니들이 발달적 적합성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식과 실제 유아기 자녀가 시청할 영상미디어를 선정하는 행동 간에 간극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어머니들이 영상미디어의 내용과 형식 등이 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연령 적합성이 높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를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부모들로 하여금 유아의 연령대에 따른 전반적인 발달 영역의 특징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해당 발달 특성에 적합한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예와 그렇지 않은 예들을 설명함으로써 유아기 자녀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 영상미디어를 선택할 수 있는 연습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아 발달의 비전문가인 어머니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하여 해당 영상이 자녀의 인지, 사회, 정서 발달 등 세부적인 발달 영역별로 발달 수준에 적합한 영상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보다 구체화된 품질지수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폭력적 행동을 하거나 따돌림을 하는 등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도 어머니들이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주요 고려사항으로 삼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영상미디어 속 등장인물의 행동을 유아기 자녀가 여과 없이 모방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Mukaddes 등(2000)에 따르면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유아들에게 매력적인 모방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영상 속 인물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어머니의 우려는 타당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머니들의 우려와는 별개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장인물이 출연하는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유아가 많다는 현황 보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Kim & Lim, 2021; Yang & Chun, 2021). 다시 말해 영상 속 등장인물의 공격적 행동이 유아기 자녀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어머니들이 염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인물이 등장하는 유아용 영상미디어에 대한 적절한 제한이나 지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상 속 인물의 행동이 유아 행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보고한 선행연구들(Anderson et al., 2010; Robinson et al., 2001)과 등장인물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어머니들의 우려가 반영된 본 연구결과를 고려하여, 영상 속 인물의 행동이 유아의 발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가능성을 프로그램 정보 차원에서 제공하여 어머니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인물이 등장하는 영상미디어를 사전에 거를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영상미디어 품질지수 내용 안에 영상 속 등장인물의 공격적인 행동이 어느 수준에 해당하며, 이는 유아의 공격 행동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음을 안내하는 방법 등이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등장인물의 폭력적인 행동들에의 노출이 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등장인물의 성별과 연령이 유아와 동일한지, 등장인물의 부정적 행동에 대한 강화가 제공되었는지, 등장인물의 폭력적 행동이 유아가 실제로 모방할 수 있는 수준의 행동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Bushman & Huesmann 2006; Thomas 2005). 따라서 유아용 영상미디어 품질지수를 개발할 때 단순히 영상 속 등장 인물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지 여부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어머니들의 유아용 영상미디어를 선택하거나 허용할 때 보다 더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교훈적 내용의 포함 여부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시청을 허용할 때 세 번째로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디어가 유아기 자녀의 인지 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호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난 조사 결과(Korea Press Foundation, 2020)와 맥을 같이 하는 결과이며 영상미디어에 교훈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면 유아기 자녀들이 이를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즉 영상미디어의 순기능으로서 교육적 효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 가능하다. 실제로 영상미디어는 추상적인 개념과 교훈들을 구체적인 시각적 정보로 제공하여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주므로 시청자 입장에서 보다 효과적인 학습을 가능케 할 수 있다(McPake et al., 2013). 하지만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훈적 내용의 포함 여부를 넘어서 교훈의 내용과 전달 방식이 유아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교훈적 내용의 포함 여부에 기초하여 좋은 영상미디어라고 간주하는 것만으로 어머니들이 유아기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질 좋은 콘텐츠를 선택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교훈적 내용을 중시하는 어머니의 판단기준이 실제 교육적인 유아용 영상미디어를 선택하는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유아 발달이나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개별 영상미디어의 교육적 차원이 어떠한지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유아 발달의 언어적, 인지적, 사회정서적 측면에서 해당 영상의 교육적 효과는 어느 정도이며 그 근거가 무엇인지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리하고, 이를 품질지수로 개발하여 어머니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로 보급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정리하면, 어머니들은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과 관련하여 주로 내용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어머니들이 유아용 영상미디어 내용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어머니가 자녀와 함께 영상을 시청하며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내용의 의미를 설명하는 등 자녀의 미디어 시청에 대한 어머니의 적절한 지도 감독은 영상미디어의 내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주며, 영상미디어가 인지나 사회성 등 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할 수 있음을 고려하였을 때(Kim & Jeon, 2020; Rasmussen et al., 2016; Strouse et al., 2013), 양질의 내용이 유아의 발달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자녀의 영상미디어 시청에 대한 어머니의 지도 감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동시에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머니를 대상으로 유아기 영상미디어 시청에 대한 지도와 감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시청 지도 방법을 안내하는 교육이 요구된다.
한편 영상의 지속시간,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 그리고 영상미디어 시청 후 아이와의 대화나 활동 등의 기회가 생기는지 여부는 어머니들에게 있어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본 연구대상 어머니들의 자녀가 만 4세∼6세의 유아이며,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짧은 영상들을 편집한 몰아보기 영상이 제시된다는 점, 그리고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시각적 자극에 민감한 유아들의 흥미와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자극적인 색깔이나 빠른 화면 전환이 있음을 고려하였을 때 위의 기준들 역시 유아기 자녀를 위한 영상미디어 콘텐츠를 선택하고 시청을 허용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측면임을 유념해야 한다. 뇌 발달이 급속히 이루어지며 시각적 자극에 민감한 유아기에 오랜 시간 영상미디어에 노출이 되거나 지나치게 현란한 색채를 사용하고 화면 전환이 많은 영상미디어를 시청하게 될 경우 이는 전두엽에서 유발되는 뇌파를 감소시켜 뇌를 긴장이나 흥분 상태로 각성시키게 되고(Lee & Nam, 2017), 미디어의 빠르고 강렬한 자극에는 반응하나 현실 세계의 느리고 약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Cohen, 2011). 결과적으로 집행기능의 발달을 저해하여 유아의 이후 인지발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다(Supanitayanon et al., 2020). 또한 가족들과의 생활 공간에서 공동 시청이 가능한 TV와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와는 달리 최근 유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스마트 미디어는 개인화의 특성이 강하여 영상미디어 시청이 부모와의 상호작용 경험의 기회를 더욱 감소시킨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Yang & Lee, 2011), 영상미디어 시청 후 부모와의 활동 여부도 반드시 고려할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아기의 발달 특성뿐만 아니라 최근 유아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들의 특성이나 영상미디어 시청 습관을 고려하여 유아용 영상의 지속시간,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 영상미디어 시청 후 자녀와의 상호작용 증진 여부를 영상미디어 판단과 선별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함을 부모 대상의 영상미디어 시청 지도 교육 등을 통해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어서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어머니의 고려사항과 관련하여 주요한 결과들을 중심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어머니의 연령대에 따라 유아용 프로그램 질에 대한 고려사항에서의 경향이 다소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대 어머니들은 30대와 40대 이상의 어머니들에 비해 영상미디어 시청 후 아이와의 대화나 활동 등의 기회가 생기는지 여부를 중요 판단기준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높은 반면, 30대와 40대 이상의 어머니들은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과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 그리고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을 중요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 어머니들의 경우 본인 스스로가 영상미디어에 매우 익숙할 뿐 아니라 미디어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시청하는 것을 넘어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매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에 속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Hwang et al., 2012; Kim, 2015). 즉, 유아기 자녀의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고려사항 중 시청 이후 자녀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중요하게 인식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Hwang 등(2012)에 따르면 30대와 40대 이상의 어머니들은 상대적으로 영상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더 익숙한 세대이다. 따라서 20대 어머니들과는 달리 상호작용의 가능 여부보다는 유아기 자녀가 등장인물의 행동과 외현적 특성, 부적절한 시각적 특성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수동적으로 받을 것을 우려하여 해당 기준들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상의 지속시간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응답한 비율은 20대 어머니들에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연구 대상 어머니들의 유아기 자녀 연령을 고려하여 해석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 20대 어머니들은 자녀의 연령이 만 4세인 경우가 43%로, 만 4세 유아를 양육하는 비율이 각각 36%와 27%인 30대와 40대 이상 어머니들보다 더 어린 유아를 양육하는 비율이 높다. Korea Press Foundation (2020)의 보고에 따르면 자녀의 연령이 어린 부모의 경우 영상의 시간적 차원을 중요하게 인식하여 이용량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본 연구결과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상대적으로 어린 유아를 양육하는 20대 어머니들에게서 영상의 시간적 차원을 중시하는 비율이 높았을 가능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학력 수준에 따른 주요 고려사항의 경향을 살펴본 결과,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지닌 어머니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어머니들보다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과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 아이 발달 수준에 적합한 내용인지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와 미디어 시청 후 상호작용 기회의 여부, 영상의 지속시간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력 수준이 높은 어머니의 경우 영상미디어 외에 자녀에게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적 자료에의 접근성이 높고, 미디어 시청 이외에도 자녀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문화적 자원이 풍성하다는 선행연구결과(Lee, 2017)에 기초하여 해석해볼 수 있다. 프로그램의 질을 고려함에 있어서는 상호작용 기회 여부보다 미디어가 주는 부정적 영향 요인을 더욱 민감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즉, 미디어를 통해 자녀가 교훈을 학습하거나 미디어 시청 이후 자녀와 적절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지 보다는 등장인물의 부정적인 행동이나 지나친 시각적 자극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는 것, 발달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보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일 수 있다. 한편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지닌 어머니들이 영상의 지속시간을 고졸 이하의 어머니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고려하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학력 수준이 높은 어머니들의 경우 자녀들로 하여금 교육이나 학습용, 엔터테인먼트용 등 다목적으로 영상미디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선행 연구결과(Eamon, 2004; Koiyusilta et al., 2007)를 토대로 해석 가능하다. 즉 고학력 어머니들은 자녀가 영상미디어를 다양한 목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부정적 행동이나 발달 수준을 벗어난 내용 등으로 인해 유아가 미디어 콘텐츠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에는 민감하나 영상미디어의 시간적 차원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고려할 가능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
어머니의 취업 여부에 따른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질에 대한 고려사항에서도 흥미로운 경향이 나타났다. 취업 어머니들은 비취업 어머니들보다 영상의 지속시간과 미디어 시청 이후 자녀와의 상호작용 기회 여부를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응답한 반면, 비취업 어머니들은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과 교훈적인 내용 포함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경향은 어머니의 취업 여부에 따라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 수 있다(Korea Press Foundation, 2020). 비취업 어머니들에게서 높은 비율로 나타난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과 교훈적인 내용의 포함 여부는 영상미디어의 내용적 특성으로서 자녀가 시청하는 영상미디어의 내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만 파악할 수 있는 정보라는 특징을 갖는다. 즉 비취업 어머니들은 취업 어머니들에 비해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고 영상미디어를 함께 시청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해당 기준들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상대적으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 취업 어머니들은 영상미디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모니터링하지 않아도 파악할 수 있는 영상의 지속시간에 대한 정보를 유아기 자녀를 위한 미디어 콘텐츠 선택의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삼는 경향이 있으며, 자녀와의 상호작용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미디어를 통해 자녀와의 대화나 활동 기회를 증진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유아기 자녀의 영상미디어 시청을 함께 하거나 구체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취업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할 때 영상미디어의 내용적 측면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것과 자녀의 영상미디어 시청을 간접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월평균 가구 소득수준에 따른 어머니의 고려사항을 살펴본 결과 소득 수준이 약 하위 30%에 속하는 하집단 어머니들의 경우 중집단과 상집단 어머니들에 비해 등장인물의 행동적 특성의 적절성과 외현적 특성의 적절성, 영상의 시각적 특성의 적절성, 그리고 영상미디어 시청 이후 상호작용 기회의 여부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낮은 어머니들은 소득수준이 높은 어머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정서적·물질적 지원을 받으며 유아기 자녀를 양육하기 때문에 사회적 지원 없이 혼자 유아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되며 스트레스와 우울과 같이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Lee, 2016). 이처럼 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해 혼자 육아를 하는 동시에 가사를 해야 하거나 양육에 대한 높은 신체적·정서적 소진 등을 경험하는 어머니는 육아를 대체할 돌봄의 수단으로 영상미디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Choi & Ahn, 2020). 유아 혼자 영상미디어를 시청함으로써 가사나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상미디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디어 콘텐츠 시청 이후에 자녀와의 상호작용 여부는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영상미디어의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공동 시청을 해야만 알 수 있는 정보인 등장인물의 행동적 적절성과 외현적 적절성, 그리고 영상의 시각적 적절성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덜 고려하게 될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육아를 대체하는 돌봄의 수단으로 유아기 자녀에게 영상미디어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은 어머니들이 적절한 유아용 영상미디어를 선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영상미디어를 면밀하게 들여다보지 못하더라도 콘텐츠의 중요한 특성들을 미리 알 수 있도록 돕는 품질지수 개발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끝으로 본 연구에 대한 제한점을 밝히면서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유아의 주 양육자인 어머니만을 대상으로 유아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판단기준을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조부모, 베이비시터 등이 주 양육자인 경우는 연구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행연구자들(Sharkins et al., 2016; Yilmaz et al., 2015)에 따르면 현대 사회의 가족 구성과 역할이 다양해짐에 따라 유아의 주 양육자가 어머니가 아닌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주 양육자가 아닌 보조 양육자도 유아의 영상미디어 선택과 사용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추후 연구에는 다양한 양육자들이 유아에게 적절한 영상미디어를 선택할 때 주요하게 고려하는 사항들이 무엇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후속 연구에서는 유아의 양육자뿐 아니라 유아의 미디어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교사나 미디어 제작자들의 주요 고려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유아용 영상미디어 평가지수의 다양한 기준과 세부 내용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초로 실제로 방영되고 있는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들의 내용 분석을 실시하여 영상에 관한 품질 지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유아의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선별하고 시청을 지도하는 부모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들이 유아용 영상미디어를 선택할 때 어떠한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는지를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조사하였는데,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사회인구학적 특성 외에도 어머니의 미디어 이용 수준과 같은 미디어 관련 사전 경험, 우울이나 양육효능감과 같은 심리적 변인이 자녀 영상미디어에 대한 인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Choi & Ha, 2018; G. Lee et al., 2020). 추후 연구에서 위와 같은 요인들을 기준으로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질에 대한 어머니의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한다면 유아용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어머니의 고려사항에 대한 이해에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본 연구에서 어머니의 연령에 따라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고려사항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는데, 20대 어머니의 수는 21명으로 30대 어머니와 40대 이상 어머니들에 비해 그 수가 상대적으로 현저하게 적었다. 이에 20대 어머니들의 경우 소수의 응답만으로도 케이스 퍼센트(%)가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제한점이 존재하며, 결과의 의미를 단정적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넷째, 본 연구에서 어머니들에게 프로그램의 질을 판단하는 데 주요하게 고려하는 세 가지 항목을 선택하게 하는 문항에서 ‘기타’의 항목을 포함하였고 ‘기타’에 응답한 경우 어떤 내용을 고려하는지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기타’로 응답한 어머니들이 기타로 어떠한 것을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작성을 하지 않았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실제로 유아와 상호작용하는 어머니들은 전문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단기준 이외에도 어떠한 점들을 고려하는지를 조사한다면 유아용 품질지수 개발에 있어서 추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조사문항은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어머니들의 주요 고려사항이 무엇인지 그 실태 파악을 목적으로 구성된 것이었으며, 하나의 구인을 측정하기 위한 척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적합치도 계수를 제시하는 것이 부적절하여 산출하지 않았다. 다만, 시간에 따른 안정성을 의미하는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제시하는 것이 응답에 있어서의 안정성을 보여줄 수 있으나 자료 수집이 무기명으로 이루어져 역추적이 어려워 재검사가 불가능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사용된 조사 도구로 검사-재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응답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유아 영상미디어 질에 대해 어머니가 무엇을 주요하게 고려하는지의 현황을 살펴보는 탐색적 연구를 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지만, 추후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주요 고려사항들에 따라 실제 유아기 자녀의 영상미디어 이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의 장르를 분석한 후 어머니들의 유아용 영상미디어 질에 대한 주요 고려사항과 유아기 자녀가 시청하는 영상미디어의 장르가 실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본다면, 유아들의 영상미디어 이용에 미치는 어머니의 유아용 영상미디어 질에 대한 고려사항들이 실제적 영향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주요한 의의를 지닌다. 첫째, 본 연구는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를 대상으로 전국 규모의 표집을 통해 실제 유아와 상호작용하면서 유아를 양육하는 어머니들이 어머니가 자녀에게 유아용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시청을 허용할 때 주로 고려하는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유아의 영상미디어 이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사회 변화에 맞추어 유아의 적절한 영상미디어 이용을 도울 수 있는 교육과 개입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는 탐색적 연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유아 영상미디어 프로그램 질에 대한 고려사항들의 경향을 살펴봄으로써,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자녀 영상미디어 이용에 대한 교육을 시행할 때 어머니의 연령과 학력, 취업 유무, 가구 소득 수준에 따라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 나아가 추후 유아용 영상미디어 평가 지수와 교육 자료를 개발함에 있어 어머니의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특성에서의 인식과 기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함의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