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오늘날 종종 사용되는 ‘수포자’와 ‘공포자’라는 신조어는 각각 ‘수학을 포기한 자’와 ‘공부를 포기한 자’의 줄임말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게 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많은 학생들이 학업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포기하게 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력감(helplessness)이란 특정 사건, 상황 및 과제에 대한 결과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감정을 의미한다. Seligman & Maier (1967)은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이러한 무력감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이후 새로운 상황이 주어졌을 때에도 실패를 예상하는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증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학업이란 피할 수 없는 과제인데, 지속적인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학업에 대한 결과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신념이 형성되기가 쉽다. 특히 반복적인 학업 실패를 경험하는 학생들의 경우 ‘공포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최근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학습된 무기력에 대한 연구는 다수 이루어진 반면, 학생들의 학업 상황에서의 무기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Lee (2013)는 학업에 대한 학생들의 무력감은 학교 공부에 대한 회의, 학업 동기 부족과 같은 학업 상황에서의 독특한 측면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개념으로서 연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Bak 등(2015)은 학생들이 학업 상황에서 경험하는 학습된 무기력을 특정지어 ‘학업 무기력(academic helplessness)’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들에 따르면 학업 무기력이란 학업에 대한 무력감으로 인해 학업 수행에 문제를 경험하게 되는 특성을 의미하는데, 실제로 학업 무기력이 높은 청소년일수록 학습 동기(Park, 2002)는 낮은 반면 학업 스트레스는 높다(Cheng & Shin, 2014). 또한, 학업 무기력은 학업적인 어려움 외에도 우울 및 부정적 정서 문제(Cheong et al., 2016) 또는 인터넷, 컴퓨터 게임 등에 대한 중독 문제(Ko & Byun, 2014; Kweon & Kweon, 2008)와 같은 다양한 부적응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건강한 전인적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학교 1학년은 중등교육으로의 전환기에 해당하는 학령으로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가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들의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체, 인지, 정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청소년의 개인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으로서 가정, 학교 변인은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 중에서도 선행연구들은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의 지속성을 제거 하거나 증가시킬 수 있는 변인으로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하였다(Ko, 2015). 한국 사회는 청소년기 자녀양육에 대한 독특한 특성을 보이는데, 이는 부모가 자녀의 학업에 대한 높은 수준의 기대감을 가지고 학업에 대한 지나친 통제를 가한다는 것이다(Lee & Choi, 2016). 이처럼 자녀의 학업에 과잉된 간섭을 보이는 부모와 그 자녀의 관계는 학업 무기력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Kang et al., 2008). Cheong 등(2016)은 중학생의 학업 무기력은 부모와의 관계에 의해 설명 가능한 정서적 요인으로 부모의 양육태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다. 특히 부모의 강제적이며 거부적인 양육태도(Lim, 2004)와 통제적인 양육태도(Oh, 2014)와 같은 부정적인 양육 태도는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이다.
한편, 사회적 위축(social withdrawal)이란 사회적인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보다 단독적으로 행동하는 특성을 가리킨다(Rubin et al., 2009). 이러한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으로는 개인의 우울 및 불안 수준, 부모의 양육태도, 또래 관계 등이 있다. 개인의 우울 및 불안 수준은 부모의 양육태도를 통해 예측될 수 있으며(McLeoad et al., 2007), 또래 관계가 사회적 위축에 미치는 영향력은 또래 관계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지속된 부모의 양육태도에 의해 좌우된다(Lee et al., 2014). 국내 선행 연구들 역시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사회적 위축을 야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Choi, 2020). 부모의 강요, 거부, 비일관성과 같은 부정적인 양육태도는 청소년으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이후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의 바람직하지 못한 양육태도는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사회적으로 위축된 청소년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수줍음이나 불안,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느낀다. 이로 인해 사회적인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는 데 다른 청소년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위축된 청소년들은 이처럼 사회·정서 및 대인관계 문제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이 문제들로 인해 학업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사회적 위축은 학업 문제 중에서도 특히 학업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Welsh et al., 2001), 이러한 학업 실패의 경험은 학습된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Hwang et al., 2009). 또한 Shin과 Kang (2020)에 따르면 중학생의 높은 사회적 위축은 학업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학업에 대한 의욕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사회적 위축 역시 학업 무기력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학업 무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 위축이 매개하는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10대 청소년들은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있으며(Koh & Shin, 2018), 한국정보화진흥원 (2019)에 의하면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된다. 스마트폰 의존이란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경험하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할 시 불안함을 경험하게 되는 특성을 의미한다. Lim (2017)의 연구에서는 부모의 양육태도가 이러한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음을 밝혔다. Moon과 Choi (2015)의 연구에 따르면 거부적이고 통제적, 과잉 성취압력 양육태도를 보이는 부모의 자녀들은 수용적이고 자율적, 비과잉 성취압력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의 자녀들에 비해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더하여 부모님으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반대로 심한 통제를 받는 경우 자녀는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Lee, 2017)와 가족들이 친밀하게 함께 협동하며 규칙을 세우는 부모를 가진 자녀는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Jeong, 2014)는 부정적 양육태도가 스마트폰 의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통제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부모의 양육태도는 청소년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Seo et al., 2012), 이러한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된다(Jang & Kim, 2015).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학업에 집중할 물리적 시간을 감소시키고 학업에 대한 열의나 동기를 감소시켜 학업에 대한 무력감을 가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학습동기를 설명하는 기대-가치-비용 접근(Jiang et al., 2018)에 따르면 학업을 수행할 때 학습자가 정보를 스스로 찾아 내재화하기 위한 길고 꾸준한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청소년은 웹사이트 검색이나 동영상 시청을 통해 다량의 정보를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얻는 것이 익숙하여, 학업에 대한 가치를 낮게 평가하여 학업 과정을 무의미하게 여길 가능성이 높다. 또한, 스마트폰 과다사용은 자신의 인지 과정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감소시키며(Kim & Kim, 2016) 이로 인해 청소년은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거나 공부에 전념하는 것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여러 선행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청소년은 학업 태도나 준비, 수업 활동에 대한 열정 등이 낮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Kim & Baik, 2015), Shin (2017)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청소년들은 학업 수행에 대한 자신감이 낮게 나타남을 밝혔다. 이는 스마트폰 의존이 높은 청소년일수록 학업 수행에서 무기력함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늘날 스마트폰 의존과 학업 무기력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므로 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회적 위축이 학업 무기력에 미치는 영향에서 스마트폰 의존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또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기의 긍정적인 사회관계 형성은 청소년기 중요한 발달과업 중 하나인 심리·사회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Park & Kim, 2015),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청소년은 현실의 사회적 관계보다 가상 세계에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Bang & Park, 2018). 특히 사회적으로 위축된 청소년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큰 긴장감을 느끼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면대면 상호작용보다 가상 세계의 물리적인 거리가 있는 상호작용을 더 선호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현실에서의 사회적 교류에 대한 결핍을 보상받고자 가상 세계에서의 교류에 더욱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사회적 위축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과의 관계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에 대한 Lee와 Park (2014)의 선행연구는 청소년이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껴 우울감이나 외로움이 클수록 위축된 행동을 보이며 이는 스마트폰 의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Kim과 Kim (2015)은 청소년의 내적인 정서 문제 중 사회적 위축의 수준이 높을수록 스마트폰 의존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선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할수록 청소년의 학업에 대한 동기나 흥미는 줄어들게 된다(Choi & Kim, 2016). 따라서,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은 사회적 위축에 의해 영향을 받는 동시에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선행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부모의 양육태도와 학업 무기력의 관계(Cheong et al., 2016), 부모의 양육태도와 사회적 위축의 관계(Choi, 2020),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의 관계(Choi & Kim, 2016) 및 부모의 양육태도, 스마트폰 의존, 학업 무기력 간의 관계(Oh, 2014) 등 일부 변인들 간의 관계를 단편적으로만 살펴보았기 때문에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가 학업 무기력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경로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전환하는 시기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와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의 순차적 매개 경로를 하나의 모델로 구성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학업 상황에서의 잦은 실패로 인해 학습된 학업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청소년의 개인 및 환경적 발달요인을 고려하여 학업 무기력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한 개입 방향의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나아가 청소년을 위한 교육적, 사회적 개입 방안과 프로그램의 개발 필요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설정한 본 연구의 연구문제 및 연구모형(Figure 1)은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와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 간의 관계를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이 순차적으로 매개하는가?
1-1. 부모의 부정적 양육 태도는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1-2. 부모의 부정적 양육 태도는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을 통해 학업 무기력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1-3. 부모의 부정적 양육 태도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을 통해 학업 무기력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1-4.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는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을 순차적 매개를 통해 학업 무기력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National Youth Policy Institute)에서 제공하는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 데이터 중 9차년도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 2018(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2018, 이하 KCYPS 2018)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KCYPS 2018의 조사대상은 2018년을 기준으로 중학교 1학년의 중다코호트 설계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KCYPS 2018가 최종 표본으로 선정한 조사대상인 중학교 1학년 2,590명 중 유의하지 않은 응답을 한 49명을 제외한 2,541명과 그들의 보호자들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대상자들의 주요 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구대상인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성별은 2018년 9차를 기준으로 남자 1,375명(54.1%), 여자 1,166명(45.9%)이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보호자들은 어머니(88.1%), 아버지(10.6%), 그 외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형제 혹은 자매, 친인척, 비혈연(1.3%)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머니의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37.3%), 전문대/대학교 졸업(54.6%), 대학원 졸업(5.2%)으로 전문대나 대학교를 졸업한 어머니가 많았다. 아버지의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31.3%), 전문대/대학교 졸업(54.6%), 대학원 졸업(9.3%)으로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전문대나 대학교를 졸업한 아버지가 많았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제외한 보호자의 경우 2∼3년제 대학 졸업, 초등학교 졸업, 4년제 대학 졸업 순으로 나타났다.
2. 측정도구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제공하는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 2018(KCYPS 2018)의 연구도구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연구도구는 청소년의 개인발달과 발달 환경에 대해 청소년 및 보호자와의 개별 대면면접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태블릿PC를 활용한 조사(Tablet Assisted Personal Interview, TAPI)로 이루어졌다.
1) 부정적 양육태도
Skinner 등(2005)이 동기촉진적 관점에서 제작한 ‘청소년용 부모 양육태도 척도(Parents as Social Context Questionnaire for Adolescents; PSCQ_A)’를 T. Kim과 Lee (2017)가 번역하고 우리나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타당화 한 도구(PSCQ_KA)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따스함(warmth), 거부(rejection), 자율성지지(autonomy support), 강요(coercion), 구조제공(structure), 비일관성(chaos)의 6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아래 영역별 4문항씩 총 2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거부, 강요, 비일관성을 측정하는 12문항을 사용하였다.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양육태도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1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2점), 그런 편이다(3점), 매우 그렇다(4점)의 4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정적 양육태도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부모님이 나를 좋아하시는지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부모님은 사전에 주의도 주지 않고 화부터 내신다.”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부정적 양육태도 척도의 전체 신뢰도 계수는 .87이며, 하위 영역별 신뢰도 계수 Cronbach’s a는 거부 .79, 강요 .77, 비일관성 .80이다.
2) 사회적 위축
Kim과 Kim (1998)이 개발하고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한 ‘아동 및 청소년의 행동 문제’ 척도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적 규범을 반영하여 아동과 청소년의 행동문제 유형을 수줍음 행동(7문항), 공격성 행동(11문항), 과잉 행동(7문항), 위축 행동(6문항), 불안 행동(7문항), 미성숙 행동(4문항)으로 구성한 6개 영역의 총 42문항의 4점 Likert식 척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수줍음 행동영역의 척도 중 중복문항을 제외하고 문항을 수정하여 5 문항을 사용하였다. 부모는 평소 청소년의 행동을 근거로 각 문항에 대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1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2점), 그런 편이다(3점), 매우 그렇다(4점)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주위에 사람들이 많으면 어색하다.”, “부끄럼을 많이 탄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기 어렵다.”, “수줍어한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한다.”가 있다. 문항의 신뢰도 계수 Cronbach’s a는 .87이다.
3) 스마트폰 의존
Kim 등(2012)이 개발하고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한 ‘성인용 간략형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4개 영역의 총 15문항으로 일상생활 장애 5문항, 가상세계 지향성 2문항, 금단 4문항, 내성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 자신이 지각한 스마트폰 의존 정도에 대해 4점 Likert식 척도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스마트폰 의존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으로 학교 성적이나 업무능률이 떨어진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그만해야지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계속한다.” 등이 있다. 스마트폰 중독 정도가 낮음에 해당하는 문항은 모두 역채점을 하였고 예시 문항으로는 일상생활 장애의 “스마트폰 사용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와 금단의 “스마트폰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다.”, 내성의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가 있다. 스마트폰 의존 척도의 전체 신뢰도 계수는 .88이며, 하위 영역별 신뢰도 계수 Cronbach’s a는 일상생활장애 .73, 가상 세계지향성 .56, 금단 .75, 내성 .79이다.
4) 학업 무기력
Bak 등(2015)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한 ‘학습 무기력 척도(Academic Helplessness Scale, AHS)’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학업상황에서의 학습된 무기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으로 통제신념 결여, 학습동기 결여, 긍정정서 결여, 능동수행 결여 4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아래 영역별 4문항씩 총 1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 자신이 지각한 학업 무기력에 대해 4점 Likert식 척도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학습된 무기력의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실력 차이를 내 힘으로 극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알아서 학습계획을 짜본 적이 없다.” 등이 있다. 학업 무기력 척도의 전체 신뢰도 계수는 .92이며, 하위 영역별 신뢰도 계수 Cronbach’s a는 통제신념 결여 .87, 학습동기 결여 .91, 긍정정서 결여 .76, 능동수행 결여 .79이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을 위해 SPSS 25.0 (IBM Co., Armonk, NY), AMOS 25.0 (IBM Co., Armonk, NY), PROCESS Macro v3.5 (Hayes, 2018) 통계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연구 문제에 따른 자료 분석을 위해 사용한 통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SPSS 25.0을 이용하여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연구에 사용된 측정 변인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각 변인의 내적합치도 계수를 산출하였다. 셋째, 각 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하여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넷째, 가설검증을 위해 AMOS 25.0을 이용하여 구조방정식 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EM])을 이용한 매개모형 검증을 실시하였다. 우선 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한 후, 연구변인 간 경로를 탐색하였다. 측정모형의 적합도 평가를 위해 χ2 검증을 할 경우, 표본 수가 커질수록 영가설이 기각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표본 크기에 민감하지 않은 CFI와 모형의 간명성을 고려한 TLI와 RMSEA를 적합도 지수로 선택했다(Shin et al., 2017). CFI와 TLI의 값은 0.9 이상, RMSEA의 값은 0.1 이하이면 모형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Kim et al., 2018). 이후 각 경로에 있어서 직·간접효과의 유의도를 확인하기 위해 PROCESS Macro를 통해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기법을 사용하였다. AMOS는 총 간접효과만을 보고하기 때문에 매개변인이 두 개 이상일 경우 개별 간접효과의 유의도를 검증할 수 없다(Bae, 2014). 따라서 개별 간접효과의 유의성은 PROCESS Macro를 통해 확인하였다.
연구결과
1.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 학업 무기력 간의 관계
본 연구에서 측정한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 학업 무기력의 일반적인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통해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를 산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1).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는 평균 2.00점(SD=.52), 중학교 1학년의 사회적 위축의 평균은 2.16점(SD=.75), 스마트폰 의존의 평균은 2.04점(SD=.49), 학업 무기력의 평균은 1.89점(SD=.53)으로 점수의 범위가 1∼4점임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료의 정규분포성을 검증한 결과, 왜도의 절댓값이 .06∼.90이고 첨도의 절댓값이 .06∼.82로 나타나 절댓값 기준인 왜도 3.0 이하, 첨도 8.0 이하를 충족하여 측정 변인의 분포가 정상성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중학교 1학년이 지각한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 학업 무기력 간의 경로를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분석하기에 앞서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여 측정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모든 측정변인들 간에는 유의한 정적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측정모형의 검증
연구모형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기에 앞서,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 중학교 1학년의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 학업 무기력을 설명하는 측정변인들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측정모형을 살펴본 결과,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χ2=966.702 (df=49, p<.001), NFI=.920, TLI=.898, CFI=.924, RMSEA=.086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표준화된 회귀계수(b)의 절댓값이 .66 ∼ .84로 .60 이상의 요인부하량을 보였고, a=.001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따라서 모든 측정변인이 잠재변인의 개념을 적합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구조모형 분석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가 중학교 1학년의 학업 무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이 순차적으로 매개하는 연구모형을 분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을 이용한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χ2=966.702 (df=49, p<.001), NFI= .920, TLI=.898, CFI=.924, RMSEA=.086으로 나타나 모형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의 Figure 2에 제시된 구조모형 경로계수와 검증결과에서 모든 잠재변인 간의 경로계수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부정적 양육태도에서 사회적 위축(b=.42, p<.001), 스마트폰 의존(b=.30, p<.001), 학업 무기력(b=.31, p<.001), 사회적 위축에서 스마트폰 의존(b=.10, p<.001), 학업 무기력(b=.12, p<.001), 스마트폰 의존에서 학업 무기력(b=.42, p<.001)으로 향하는 모든 직접 경로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각 변인 간의 직·간접 효과와 총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실시하여 표본 수 5,000개를 재추출하고 95%의 신뢰구간에서 검증하였다(Table 2).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가 스마트폰 의존(b=.04, p<.001)과 학업 무기력(b=.20, p<.001)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유의하였으며, 사회적 위축이 학업 무기력에 미치는 간접효과 역시 유의하였다(b=.04, p<.001). 또한 다중상관치(Squared Multiple Correlation [SMC])를 살펴본 결과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는 사회적 위축을 8% 설명하였으며,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와 사회적 위축은 스마트폰 의존을 23% 설명하였다.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은 학업 무기력을 40%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전체 경로에 대한 간접효과뿐만 아니라 개별간접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PROCESS Macro를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을 거쳐 학업 무기력으로 가는 경로(B=.05, 95% Bias-corrected CI=.04 - .06),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스마트폰 의존을 거쳐서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으로 가는 경로(B=.09, 95% Bias-corrected CI=.07 - .10),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을 순차적으로 거쳐서 학업 무기력으로 가는 경로(B=.02, 95% Bias-corrected CI=.01 - .02)에서 모두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간접효과가 유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에 대한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의 영향은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에 의해 순차적으로 매개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중학교 1학년이 지각한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가 학업 무기력에 미치는 영향에서 사회적 위축과 스마트폰 의존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학교 1학년이 지각한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가 높을수록 학업 무기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무기력에 대한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의 회귀모형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학업 무기력에 대한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의 영향 또한 정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역할이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을 지속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는 Ko (2015)의 연구에 의해 지지되며, 부모의 태도 중 강제성이 높거나 거부적인 양육태도를 보일수록 자녀의 높은 학업 무기력을 초래한다는 결과(Lim, 2004), 중학생의 학업 무기력은 부모와의 관계, 특히 부모의 양육태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본 Cheong 등(2016)의 연구결과와 같은 맥락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청소년의 가정변인인 부모의 양육태도와 학업 무기력의 관계에 대한 일관성 있는 결과들은 부모의 태도가 강요적, 거부적, 비일관적인 수준이 높다고 지각하는 청소년들은 학업 상황에서 쉽게 소진되고 포기하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둘째,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는 중학교 1학년의 사회적 위축을 매개로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자녀의 사회적 위축을 야기하는 중요한 요인이며(Choi, 2020), 사회적 위축 수준이 높을수록 학업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 결과(Welsh et al., 2001)를 지지한다. 구체적으로 청소년이 경험하는 반복적인 낮은 학업 성취는 학업에 대한 의욕을 저하시키며(Shin & Kang, 2020), 학습된 무기력으로 이어진다는 선행연구의 결과(Hwang et al., 2009)에 의해 뒷받침된다. 이는 자녀에게 충분한 애정과 관심을 제공하지 못하고 자녀와의 적절한 의사소통을 통한 해결보다는 일방적으로 강요하며 비일관적인 양육태도를 보이는 부모로부터 수용과 지지의 경험을 받지 못한 자녀의 정서적인 문제가 사회적인 상황에서의 위축된 행동을 야기하여 학업 상황에서의 무기력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될 수 있다.
셋째,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는 중학교 1학년의 스마트폰 의존을 매개로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모의 양육태도가 부정적일수록 중학교 1학년 자녀들은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학업 무기력을 경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양육태도가 청소년 자녀의 스마트폰 의존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결과(Lee, 2017)와 맥을 같이하며,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이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결과(Kim & Baik, 2015)에 의해 뒷받침된다. 부모와의 잦은 갈등이나 부모의 부정적인 반응으로부터 유발되는 심리·정서적 부담으로 인한 일상생활에서의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성이 높은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어 학업에 대한 가치를 낮게 평가하며 학업에 투자하는 노력, 동기 및 흥미는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넷째,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는 중학교 1학년의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연구결과와 논의를 종합하여 볼 때,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가 높을수록 자녀가 사회적으로 높은 수준의 위축을 경험하며, 이는 곧 자녀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을 높이며, 결과적으로 학업에서 어려움을 더 많이 겪으며 포기하는 특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각 변인들 간의 관계를 단편적으로만 살펴본 선행연구들(Cheong et al., 2016; Choi, 2020; Choi & Kim, 2016; Oh, 2014)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연구 결과이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 예방을 위한 조기 개입방안이 고려되어야 할 과제임을 알 수 있다. 먼저, 부모의 청소년 자녀를 향한 거부, 강요, 비일관적 양육태도가 청소년 자녀의 학업 무기력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 청소년 자녀가 사회적 관계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위축과 일상생활에서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부모와의 상호작용의 영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본 연구 결과에 따라,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태도에 대응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이 결국 자녀가 경험하는 관계 속 정서문제와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개선하여 결과적으로 학업에 대한 동기와 열정을 높여 성공적인 학업 수행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은둔하게 되는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며, 자신만의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학업 수행에 흥미를 느끼도록 돕기 위해서는 타인과 교류하며 비경쟁적인 목표를 가지고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청소년의 경우, 학업에 무기력을 느끼거나 방해가 되지 않을 수준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규칙을 세우고 규칙에 맞게 사용하도록 개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2018년을 기준으로 중학교 1학년에 진급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근거하였다. 급격하고 다양한 발달적 변화와 함께 학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게 되는 청소년기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청소년기 전반에 걸친 조사를 통해 변화하는 변인 간의 구조적 관계를 종단적으로 검증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제한점일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청소년기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와의 관계 변화나 청소년 개인 특성의 변화 과정을 고려한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부모의 부정적 양육 태도가 청소년의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을 매개로 하여 학업 무기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폭넓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아동·청소년 패널 데이터는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적 위축 변인에 대해 수줍음 행동영역의 문항만을 재편집하여 사용하였다는 점이 제한점일 수 있다. 사회적 위축은 내현화된 행동 문제로 외현화된 행동 문제에 비해 쉽게 드러나지 않는 편임으로 사회적 위축이 스마트폰 의존을 매개로 하여 학업 무기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위축 행동, 불안 행동과 같은 내현화된 행동 문제의 척도를 함께 고려한 변인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사회적인 상황에서 위축을 보일 수 있는 행동 문제를 포괄적으로 포함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겠다.
셋째, 본 연구대상의 학업 무기력 수준은 2점 이하로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 결과는 학업 무기력이 높은 중학생들보다 낮은 중학생들의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제를 더 적절히 설명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학업 무기력 수준이 높은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다면 보다 포괄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첫째, 국내외 선행연구를 살펴본 결과, 학습된 무기력과 관련된 연구는 다수 있지만, 청소년이 지각하는 학업 상황에서의 학습된 무기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학교 1학년이 지각한 학업 무기력과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관련 변인들을 살펴보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중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학업 상황에서 경험하는 무기력에 대해 심도있게 탐색하고, 이러한 탐색을 바탕으로 본 연구결과는 학업 무기력 감소를 위해 고안되어야 할 개입방안에 대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둘째,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여 학업을 지속하는 발달적 전환기에 해당하는 중학교 1학년을 연구대상으로 설정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중학교 1학년의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 사회적 위축, 스마트폰 의존의 구조적 관계를 고려하여 검증하였으며, 이를 통해 학업에 대한 사회적 중요도와 관심이 심화되는 중학교 시기의 학업 상황에서 청소년이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예방과 감소를 위한 개입의 중요성을 시사하였다.
셋째,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 환경 및 개인적 요인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청소년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변인들 간의 순차적인 관계를 살펴보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즉, 학업 무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단일적 요인이 아닌, 중학교 1학년이 학업 상황에서 경험하는 소진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양육태도, 개인의 특성 및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의 구조적 관계를 고려하여 분석하였다. 종합해보면, 학업 무기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와의 교류 및 의사소통 속에서 나타나는 태도에 대한 점검과 중재, 그리고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심리적 어려움과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 습관에 대한 개입 등 다방면에서의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