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 연구의 필요성
음주가 건강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음주의 부정적인 영향은 자신뿐만 아니라 배우자, 가족, 이웃과 같이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미친다(Laslett et al., 2011). 최근 음주와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이 음주 후 여성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Stanesby 등(2018)은 10개국 이상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결과, 남성이 해를 당하는 것에 비해 여성이 가까운 관계인 남성 음주자로부터 해를 당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여성이 친구, 동료, 연인과 같은 친밀한 관계인 음주자로부터 피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Laslett 등(2017)의 연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친밀한 파트너의 음주로부터 상해를 입는 것을 보고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와 관련해 관계에서 해를 당하는 것은 사소한 불평을 하는 것(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 배우자의 욕구를 무시하거나 감정을 묵살하는 것 등)에서부터 신체적, 성적, 심리적 상해를 포함하는 배우자 폭력(Intimate Partner Violence: IPV)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가족부에서 2016년도에 실시한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12.1%였고 여성의 배우자 폭력 가해율은 9.1%였으며, 상호폭력율은 6.5%였다. 남성은 폭력 피해율이 8.6%이고 가해율은 11.6%, 상호폭력율은 6.2%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의 폭력피해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상호폭력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Lee et al., 2016). 또한, 이혼, 별거 등이 발생한 경우, 배우자 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50.5%, 폭력 가해를 한 여성은 27.9%였으며 폭력 피해를 경험한 남성의 비율은 37.4%, 폭력 가해를 한 남성은 51.2%로 나타나 배우자 폭력과 가정해체 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암시된다. 부부간에 발생되는 배우자 폭력은 부부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며(Lawrence & Bradbury, 2001; Marcus, 2012; Shorttet al., 2006; Shortt et al., 2010), 일방 및 쌍방을 포함한 배우자 폭력은 관계에서의 빈약한 질과 불만족과 관련이 있는 바(Marcus, 2012), 배우자의 음주, 폭력, 부부관계 만족도가 부부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매커니즘을 밝히는 것이 가정해체를 예방하고 부부의 삶의 질을 높이며 건강한 가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치료적 개입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배우자의 음주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가족체계적인 접근에서는 음주가 결혼기능에 적응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들이 있다(Steinglass & Robertson, 1983). 음주 후 나타내는 가족의 상호작용 패턴이 음주에 대한 정적 강화 역할을 함으로써 보상으로 작용해 음주를 지속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주가 감정표현과 문제해결능력 증가에 도움이 되고 가족체계내의 일상적인 스트레스나 긴장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적응적인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Steinglass, 1979a, 1979b; Steinglass, Davis, & Berenson, 1977; Steinglass, Weiner, & Mendelson, 1971). 또한, 배우자가 주로 집에서 술을 마시거나(Dunn et al., 1987), 음주량이 적거나 보통 수준인 경우 적응적일 수 있고 부부관계 만족도가 건강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Roberts & Leonard, 1998). 그러나, 이와 반대로 배우자가 음주를 많이 할수록 부부내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부부간 폭력 및 부부의 관계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Gottman, 2014; Oh & Kang, 2018), 음주를 많이 하는 부부는 음주를 하지 않는 부부에 비해 부부관계 만족도 수준이 더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들도 있다(Homish, Leonard, & Kearns-Bodkin, 2006). 음주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남편과 아내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알콜중독자 남편을 둔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는 결혼 생활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아내들과 유사하게 낮았던 반면(O’farrell & Birchlery, 1987), 아내에게 음주 문제가 있는 남편의부부관계 만족도는 음주문제가 없는 아내를 둔 남편들의 부부관계 만족도와 차이가 없었다(McLeod, 1993). 또한 아내가 알콜중독인 부부가 남편이 알콜중독인 부부보다 더 높은 부부관계 만족도를 보였다(Noel et al., 1991). 이러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남편의 음주가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벼운 음주는 부부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음주와 결혼생활에 관한 60개의 논문을 살펴본 Marshal (2003)의 연구에서 음주는 결혼 불만족, 부정적인 부부의 상호작용 패턴, 높은 수준의 부부 폭력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Robert & Leonard (1997)가 제안한 ‘음주 파트너쉽(drinking partnership)’에 의하면, 부부간에 음주패턴의 유사성과 불일치성에 따라 부부관계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남편과 아내 간에 음주패턴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은 부부관계 만족도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며, 가정해체를 초래할 수 있는 결혼기능 저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Homish & Leonard, 2007). 따라서, 우리나라 부부에서는 음주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남편과 아내 간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관계적 맥락 안에서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음주는 배우자 폭력의 가해와 피해의 핵심 요인으로(King, Hatcher, & Bride, 2015; Shorey et al., 2014; Shorey et al., 2015),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음주가 배우자 폭력에 미치는 효과크기가 유의하게 나타나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음주와 폭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주장하였다(Foran & O’Leary, 2008). Straus (1974)는 배우자 폭력을 가족체계 내에 이미 존재하는 상호작용에서 발생되는 체계의 결과로 보았으며, 사회학습이론과 갈등이론을 기반으로 배우자 폭력을 설명한 Riggs & O’Leary (1989)의 배경-상황 모델(background-situational model)에서는 사회적 맥락에서 공격이 일어나고 학습된다고 보았다. 즉, 아동기 때 부모의 폭력, 좌절에 대한 적절한 반응으로서 공격성 수용정도, 자신의 공격행동 경험 등의 맥락요인을 기반으로 스트레스, 음주, 배우자의 공격행동, 부부갈등의 상황적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배우자 폭력을 발생시킨다고 보았다. 또한, 부부의 음주량이 불일치할 때 음주문제로 싸우거나 신체적 폭력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관계의 문제가 나타나며, 이는 음주를 부부가 함께 많이, 자주하거나 하지 않는 등 음주양상이 일치하는 부부들보다 불일치한 부부에서 폭력의 비율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Leadley, Clark, & Caetano, 2000). 아울러, 음주가 배우자 폭력에 미치는 정도에 성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아내가 남편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 부부갈등이나 문제는 비슷하게 발생할 수 있으나, 남편이 음주를 많이 하는 부부보다 신체적 폭력은 덜 발생하며(Leadley, Clark, & Caetano, 2000) 음주가 아내의 폭력행동보다 남편의 폭력행동에 더 강한 효과크기를 나타낸다(Foran & O’Leary, 2008). 이러한 부부간의 폭력은 부부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며, 폭력을 당한 경우 남자 피해자보다 여자 피해자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아진다(Stith et al., 2008). 즉, 아내에게 폭력을 당한 남편은 여성피해자만큼 공포를 느끼지 않아 아내에 의한 폭력의 부정적인 영향이 여성피해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의 희생화(victimization)와 관계 만족도 간의 부적 관련성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나며 폭력이 여성의 파트너쉽에 더 많은 해를 끼침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부부간의 폭력이 부부관계의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연구들이 있는데, 가족 폭력이 결혼생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Kim (1999)의 연구, 부부갈등은 부부간의 부정적인 정서와 행동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유발한다는 Min 등(2001)의 연구가 대표적이나 이는 부부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한쪽 배우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에 한계가 있다. 또한 Shim과 Kim (2001)은 보호감찰소 수감중인 가해자 남편을 대상으로 폭력의 매커니즘을 연구하는 등 임상집단을 표본으로 연구하였다. 음주, 부부폭력, 관계만족 등과 관련된 연구에서 표본의 유형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조절변인이 될 수 있다(Foran & O’Leary, 2008; Stith et al., 2008). 음주와 공격성의 관계를 연구한 50개의 논문을 메타분석한 Foran & O’Leary (2008)의 연구에서 표본유형에 따른 효과크기를 살펴봤을 때, 지역사회를 표본으로 한 연구는 임상집단과 비임상집단을 비교한 연구의 효과크기보다 작았다. 배우자 폭력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 관한 50개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Stith 등(2008)의 연구에서도 지역사회 표본을 사용한 연구의 효과크기가 임상집단을 표본으로 사용한 연구보다 유의하게 더 작은 효과 크기를 나타내었다. 임상집단은 치료에 참석하는 부부들로 더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여 지역사회 표본의 부부들보다 더 낮은 만족도를 나타내 부부폭력과 부부관계 만족도간의 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부부의 음주, 폭력, 관계만족도간의 관계가 임상집단이 아닌 지역사회 표본에서도 나타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 바, 본 연구에서는 전국의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사회 표본인 복지패널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일반적인 부부의 음주, 폭력, 부부관계 만족도의 전반적인 패턴을 확인함으로써 음주 및 가정폭력, 나아가 가정해체를 예방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 및 정책 개발에 사용될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부부의 음주와 폭력, 부부관계 만족도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음주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고 가정해체의 중요한 예측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성별에 따라 음주가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는 바, 이를 매개하는 요인으로 음주에 의한 폭력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그러나, 이제까지 부부의 음주, 폭력, 관계만족과 관련된 연구들은 부부간의 상호 역동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본인 혹은 배우자의 개인적 특성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Eckhardt 등(2019)은 전통적으로 개인중심의 알콜관련 IPV 모델에서 부부의 특성에 따른 관계에 초점을 둔 양자(dyadic)의 현상을 이해하는 것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부부와 같은 친밀한 관계는 자신의 행동이 상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기도 하는 맥락 안에 있으며 짝 자료가 상호의존성을 지니고 있어 양자(dyadic) 연구에서 이러한 비독립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에는 유의성 검정 결과가 편향되어 1종 또는 2종 오류가 증가할 수 있다(Cook & Snyder, 2005; Kenny, 199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개인적 특성 자료에 의존하는 기존의 연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APIMeM (Actor–Partner Interdependence Mediation Model) 모형을 사용하였다(Ledermann, Macho, & Kenny, 2011). APIMeM 모델은 Kenny (1996)가 제안한 자기-상대방 상호의존성 모형(Actor-Partner Interdependence Model: APIM)을 확장하여 매개모형에 적용한 것으로 세 가지 변수 간의 자기효과(actor effect)와 상대방효과(partner effect)와 그 매개효과를 파악할 때 사용된다. 자기효과는 자신의 특성이 자신의 결과의 미치는 영향을 뜻하며, 상대방효과는 자신의 특성이 상대방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뜻한다. 따라서 부부 관계와 같은 짝 자료의 분석에서 한 개인이 지니는 특성이 자기 자신과 배우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매개효과 모두를 APIMe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부부의 음주, 배우자 폭력피해, 부부관계 만족도의 상호적 영향력을 APIM으로 분석하여 음주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Figure 1과 같이 검증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음주는 배우자 폭력피해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배우자 폭력피해는 부부관계 만족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음주는 배우자 폭력피해를 매개로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에서 남편과 아내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연구의 분석 자료는 한국복지패널(Korea Welfare Panel Study)의 13차년도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국복지패널 자료는 서울을 비롯한 7개 광역시와 제주도를 비롯한 9개도의 가구를 대상으로 연 1회 실시하는 종단자료로 다양한 인구집단별 생활실태와 복지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되고 있다. 제주도와 농어가를 포함하고 있어 패널조사로는 드물게 전국적 대표성을 가지고 있으며, 표집을 위해서 조사원이 직접 조사대상 패널가구를 방문하여 응답대상 가구원을 만나 응답자가 응답한 내용을 조사원이 CAPI에 기록하는 직접면접조사를 원칙으로 한다. 표본추출을 위해서 인구센서스 자료로부터 517개 조사구를 표본으로 추출하여 층화이중추출법으로 일반가구와 저소득층 가구를 각각 3,500가구씩 총 7,000가구를 표본으로 선정한다(Korea Welfare Panel, 2019). 13차년도 자료는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표집된 자료로서 최종 6,709가구에 해당하는 12,469가구원이 조사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각 가구원의 남편과 아내의 응답자료를 사용하였으며, 남편과 아내의 데이터가 모두 존재하는 2,263쌍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2,263쌍 중 저소득층 가구는 총 704가구(31.1%), 일반가구는 1,559가구(68.9%)로 나타났다.
2. 연구도구
1) 음주문제
음주문제를 측정하기 위해 AUDIT (Alcohol Use Disorder Identification Test)척도를 사용하였다(Babor et al., 2001). AUDIT는 1989년 세계보건기구가 문제음주자를 조기선별하기 위해 만든 알콜사용장애 선별검사로, 지난 1년간의 음주 양과 빈도(3문항, ex 한 번에 술좌석에서 6잔 이상 마시는 경우가 얼마나 자주 됩니까), 알콜 의존증상(3문항, ex 숙취를 제거하기 위해서 아침에 깨자마자 술을 마신 적이 있다), 음주로 인한 알콜 관련문제(4문항, ex 술로 인해 자신이 다치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적이 얼마나 됩니까)의 세 영역을 평가하며 총 10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혀 없다(1점)’부터 ‘거의 매일(5점)’의 5점 척도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문제음주의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문제음주자 선별의 절단점은 남자 11점, 여자 7점이다(Woo et al., 2017). 본 연구에서 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99로 나타났다.
2) 배우자 폭력피해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내용을 측정하기 위해 배우자가 행사한 폭력의 빈도를 측정하였다. 한국복지패널에서는 부부관련 문항을 4차년도부터 매년 조사하고 있으며 배우자 폭력은 언어적 폭력(모욕적, 악의적인 이야기를 하였다), 폭력위협(때리려고 위협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신체적 폭력의 위협을 가하였다), 직접적 폭력 행사(직접적인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였다)의 3가지 유형을 3문항으로 측정하였다(Korea Welfare Panel, 2019). 본 연구에서는 언어적 폭력, 폭력위협, 직접적 폭력 행사를 합산한 총점을 사용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배우자 폭력피해 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98로 나타났다.
3) 부부관계 만족도
부부관계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배우자와의 관계에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대해 ‘매우 불만족’에서 ‘매우 만족’까지 7점 척도로 묻는 1개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인 질문은 “귀하는 귀하의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로 점수가 높을수록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나타낸다(Korea Welfare Panel, 2019).
3. 자료분석
본 연구는 IBM SPSS ver. 25.0 (IBM, Armonk, NY, USA)을 사용하여 기술통계분석과 남편, 아내의 주요변인들에 대한 paired-t test,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쌍자료(dyadic data)로, 남편과 아내간의 상호의존적 영향을 고려하여 각 변인간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APIM 모델을 구성하여 AMOS 24로 경로모형을 분석하였다. APIM모형의 분석방법과 절차에 대한 매뉴얼은 Fitzpatrick 등 (2016)의 저서를 참고하였다. APIM모형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구조방정식 적합도 지수 중 표본크기에 민감하지 않고 설명력뿐만 아니라 간명성을 고려할 수 있는 TLI (Tucker-Lewis Index), CFI (Comparative Fit Index), RMSEA (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를 사용하였다(Hong, 2000). TLI와 CFI의 경우 .90 값 이상일 때, RMSEA의 경우는 .10 값 이하일 때를 좋은 적합도로 해석한다(Hu & Bentler, 1999). 본 연구에서는 결측치가 있으므로 AMOS에서 제공하는 FIML (Full Information Maximum Likelihood)를 이용하였다. 매개효과 유의성 검증을 위해서는 Bootstraping방법을 사용하여 5000개의 표본을 생성하여 만들어진 분포의 95% 신뢰구간에 0을 포함하지 않으면 유의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의 경로계수차이 검증을 위해서는 AMOS의 critical ratio of differences기능을 사용하였다. 이는 경로계수의 차이값에 대한 Z검증을 실시하여 특정한 경로계수의 차이가 유의한지 간편하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다(Afthanorhan, Ahmad, & Safee, 2014).
연구결과
1. 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본 연구에 참여한 부부의 평균 연령은 남편은 59.7세(SD =16.02), 아내는 55.6세(SD =17.04)이며, 학력은 고졸이하가 남편은 70.5%, 아내는 80.1%로 나타났다. 문제수준의 음주를 하는 경우는 남편이 4%, 아내는 0.5%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부부의 음주 수준이 높지 않았으며, 건강하다고 보고한 남편은 60.5%, 아내는 57.8%로 나타났다(Table 1).
2. 주요 변인에 대한 부부의 평균차이 검증
주요 변인들에 대한 남편과 아내의 평균차이 검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각 변수에 남편과 아내가 대응되는 쌍자료이므로 paired-t 검증을 실시하였다(Table 2). 그 결과 전반적으로 아내보다 남편의 음주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 =23.12, p <.01). 부부관계 만족도에서도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 =10.93, p <.01). 반면 배우자 폭력피해에 있어서는 아내가 남편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t =-3.77, p <.01).
3. 음주, 배우자 폭력피해, 부부관계 만족도간의 상관
음주와 폭력피해, 부부관계 만족도에 대한 변인들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3). 그 결과 남편의 음주는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와 유의한 부적 상관이 나타났으며(r =-.11, p <.01) 아내의 폭력피해와는 정적 상관(r =.20, p <.01)을 보였다. 즉 남편의 음주문제가 많을수록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가 낮고 아내의 폭력피해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아내의 음주는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와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고(r =-.03, p >.05)남편의 폭력피해와는 작은 크기의 정적 상관(r =.07, p <.05)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남편과 아내 모두 부부관계 만족도와 폭력 피해가 유의한 부적 상관을 나타내 부부관계 만족도와 폭력피해가 관계있음이 확인되었다.
4. 부부의 음주와 배우자 폭력피해, 부부관계 만족도간의 APIM 모형검증
부부의 음주와 배우자 폭력피해, 부부관계 만족도의 상호적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APIM모형 분석하였다. 우선 모든 매개경로의 모든 인과관계를 설정하여 경로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음주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남편과 아내 모두 유의하지 않게 나타나 Mitchell (2001)의 제안에 따라 모형의 간명성을 위하여 음주가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의 자기효과를 제거하여 최종모형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모형의 적합도는 χ₂=12.04, df =2, TLI=.976, CFI=.998, RMSEA=.027로 모형이 적합함을 알 수 있다.
부부의 음주가 배우자 폭력 피해를 통하여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APIM 모형을 검증한 결과 경로계수가 Table 4와 Figure 2에 제시되어 있다. 남편의 음주와 아내의 음주가 배우자 폭력피해에 미치는 자기효과(남편 β=.11 p <.001; 아내 β=.07, p <.01)와 상대방효과(남편 β=.17 p <.001; 아내 β=.08, p <.01)가 정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배우자의 폭력피해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또한 남편과 아내 모두 자기효과(남편 β=-.11 p <.001; 아내 β=-.30, p <.001)와 상대방효과(남편 β=-.10 p <.001; 아내 β=-.17, p <.01)가 부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음주가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고(β=-.02 p >.05) 남편의 음주가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β=-.05 p <.01)는 부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음주가 배우자 폭력피해를 통하여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매개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해 bootstraping을 사용하였다(Table 5). 그 결과 음주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폭력피해의 매개효과가 남편과 아내 모두 95% 신뢰구간에서 0을 포함하지 않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로계수의 차이검증을 통하여 아내와 남편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의 차이검증을 실시하였다(Table 6). 그 결과 음주가 배우자폭력 피해에 미치는 영향의 자기효과는 남편과 아내 간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음주가 배우자 폭력피해에 미치는 상대방효과에서는 남편과 아내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t =-3.07, p <.01). 즉 남편의 음주가 아내의 폭력피해에 미치는 영향이 아내의 음주가 남편의 폭력피해에 미치는 영향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폭력피해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의 자기효과는 남편보다 아내에게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는데(t =-5.64, p <.01), 이는 아내의 경우 남편에 비해 폭력피해를 당하는 것이 자신의 관계 만족도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폭력피해가 남편의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남편의 폭력 피해가 아내의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 =-2.81, p <.01).
논의
음주는 가족의 신체 건강뿐 아니라 관계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폭력의 예측 요인이 될 수 있다. 행복한 부부관계가 부부 당사자의 결혼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음주가 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부부와 같이 친밀한 관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상호의존성을 지니고 있는 바, 본 연구에서는 APIM을 사용하여 음주가 배우자 폭력과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를 상호영향을 주고 받는 역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남편과 아내에 대한 주요변인들의 평균차이를 확인한 결과, 음주와 부부관계 만족도는 남편이 더 높게 나타났고,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는 아내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Stanesby 등(2018)의 연구와 Laslett 등(2017)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로, 친밀한 관계에서 여성이 남성 음주자로부터 해를 당하는 경우가 더 많은 양상을 반영하고 있다.
둘째, 음주와 배우자 폭력의 관계에서 음주가 배우자 폭력피해에 미치는 영향은 남편과 아내 모두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정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이든 아내든 음주를 하면 배우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음주 수준이 배우자에 대한 폭력성을 증가시킨다는 선행연구들(King, Hatcher, & Bride, 2015; Leonard & Quigley, 2017; Shorey et al., 2014; Shorey et al., 2015)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본 연구에서는 APIM을 사용하여 자신의 음주와 배우자의 폭력 피해를 당사자가 각각 측정하여 상대방효과를 검증하였으며 배우자 폭력 피해를 음주 당사자가 아닌 피해 당사자의 보고로 측정하여 음주의 영향력을 확인한 바, 선행연구들보다 더 객관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음주가 배우자 폭력피해에 미치는 자기효과가 유의하다는 것은 음주를 했을 때 자신도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당하는 것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음주로 인한 갈등이 상호적인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부부 개인의 음주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부적절한 상호작용에 기여함을 나타내는 결과이다. 국내의 연구에서도 부부의 음주가 부부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Kim, 1999; Min et al., 2001)개인의 음주가 가족 전체의 부적절한 의사소통과 문제 해결방식을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다(Oh & Kang, 2018). 특히 Lee와 Kwon (2002)의 연구에서 남편과 부인의 언어적, 신체적 폭력 간에 강한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 배우자가 폭력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상대 배우자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폭력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으로 음주가 이러한 상호폭력적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배우자의 폭력피해가 부부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 남편과 아내 모두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부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 결과(Lawrence & Bradbury, 2001; Marcus, 2012; Shortt et al., 2006; Shortt et al., 2010)를 지지하는 것으로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이 부부의 관계만족도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우자의 폭력 피해 경험이 부부의 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자기효과는 배우자에게 입은 상처의 경험이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와 인식을 촉발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폭력피해 경험과 관계만족도의 상대방효과 또한 부적으로 나타났는데 배우자에게 폭력을 가해한 경험 역시 관계만족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배우자에게 폭력피해를 당했는지 가해를 했는지와 상관없이 부부간의 폭력은 부부관계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관계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바, 부부간 폭력을 방지할 수 있도록 부부의 의사소통 및 갈등해결 능력을 증진시키는 예방적 교육 및 치료적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넷째, 음주와 배우자 폭력 피해경험, 관계만족의 관계에서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비교해본 결과, 영향력 크기에 있어서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자신의 음주가 배우자에 대한 폭력으로 나타나는 상대방효과는 아내보다 남편에게서 더 컸으며, 이는 남편의 음주가 결혼관계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아내가 남편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 부부 갈등이나 문제는 비슷하게 나타나나 남편이 음주를 많이 하는 부부보다 신체적 폭력은 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Leadley, Clark, & Caetano, 2000)와 일치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Oh와 Kang(2018)의 연구에서 아버지의 문제성 음주가 부부갈등에 주요한 원인이며, 이러한 문제성 음주가 부부 뿐만 아니라 아동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이는 남편의 문제성 음주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하며, 부부폭력의 예방을 위해 배우자의 음주 여부가 배우자 폭력의 예측요인임을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내의 경우도 남편보다는 작지만 유의한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나타내는 바, 아내의 음주가 부부폭력에 미치는 효과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Straus(2014)에 의하면, 여성에 의한 배우자 폭력이 많은 연구에서 은폐되거나 부정되어 왔으나, 여성에 의한 배우자 폭력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문제임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부부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음주에 대한 위험인식은 매우 낮으며(Choi et al., 2001), 허용적인 음주 문화로 인해 음주자의 선별을 위한 절단점 또한 외국보다 높은 절단점을 사용하고 있다(Woo et al., 2017). 대중매체에서도 음주를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고 주류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Song, 2017), 음주의 위험성과 음주가 부부관계, 가족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및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
폭력피해가 부부관계 만족도를 감소시키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는 모두 남편보다 아내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Ackerman & Field (2011)의 연구와 Stith 등(2008)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가해자의 성별에 상관없이 관계 안에서 행사되는 공격성은 여성의 관계의 질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여도가 높고 관계불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으며, 관계 안에서의 공격성에 대한 인내력에 있어서 남편과 아내에서 지각적 차이가 있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성은 여성보다 신체적이고 공격적인 역할에 사회화되어 상대방을 치거나 미는 것을 여성이 느끼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으로 지각하지 않을 수 있으며, 힘의 양에 관계없이 남편이 맞았을 때 아내만큼 큰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 다음에 배우자가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실질적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Ackerman & Field, 2011). 바꿔 말하면, 아내는 관계내에서 벌어지는 공격적인 행동이 남편보다 더 공격적인 것으로 지각되고 고통스러우며 다음에 폭력이 발생할 거라는 위협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부정적 정서가 관계의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실질적으로 남편에 의한 폭력으로 아내가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더 많이 다치고 더 많이 사망하며 더 많은 공포를 느끼는 측면도 있다(Straus, 2014). 이렇듯 부부폭력에 대한 인식과 감정, 신체적 상해, 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등에서 남녀간 성차가 나타나고 있는 바, 이를 올바로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이 배우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교육과 치료적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책적으로는 폭력 발생의 위험집단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는 체계구축이 필요하며, 이는 음주로 인한 폭력 문제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재폭력의 위험을 낮춰 가정해체를 예방하는 것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결과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까지 음주와 폭력, 혹은 부부의 관계 만족도에 대한 연구가 남성이나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지만 부부를 쌍으로 연구한 결과가 아니었다. 따라서 부부 어느 한쪽이 아니라 부부 한 쌍을 대상으로 연구하여 음주와 폭력의 상호적인 영향력을 파악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부부의 음주와 부부관계 만족도 간의 관계에서 배우자 폭력 피해경험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위해서 APIMeM (Ledermann et al., 2011)을 활용하였다. APIMeM은 두 변인 간의 자기효과와 배우자효과를 검증하는데 사용되었던 APIM에서 매개요인이 포함된 확장모델이다. 독립변인이 종속 변인에 미치는 영향에서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수 있는 매개효과로서,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봄과 동시에 매개효과를 검증하는 시도를 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현재 한국 부부들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인 한국복지패널의 최신 데이터를 활용하여 일반 부부들의 음주, 폭력, 부부관계 만족도의 이론적 모형을 검증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사용된 부부관계 만족도와 부부갈등 측정도구는 한국복지패널의 측정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부부관계에서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를 단일 문항으로, 부부갈등 척도는 3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단일 문항으로 측정하는 경우나 문항이 작은 경우 측정에 대한 타당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하위요인에 대한 검증을 실시할 수 없기 때문에 후속 연구에서는 CTS2 (The Revised Conflict Tactics Scales)와 같이 타당화된 부부갈등 대처 척도를 사용할 필요가 있겠다.
둘째, 부부관계 만족과 배우자 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연령, 학력, 경제력, 부모부양 여부 등 다양할 수 있다(Jo, 2003; Lee & Yoo, 2004). 추후 연구에서는 부부의 연령, 교육수준, 소득수준 및 경제력, 자녀수, 부모 부양여부, 맞벌이 여부, 가족형태, 결혼 기간 등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결혼만족도의 영향을 포함하여 부부의 음주와 부부관계 만족도의 관계에서 배우자 폭력 피해의 매개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노년기 부부의 상호작용이 신혼부부와 다른지, 심리적 공격성과 신체적 공격성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에 대한 세분화된 연구가 후속 연구에서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횡단연구로서 변인들의 인과관계를 밝히는데 그 한계가 있다. 횡단연구에서는 이론적 근거에 따른 인과관계를 설정하여 그 관련성에 대해 검증하지만 변인들의 시간적 순서에 따른 변화를 검증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종단 연구를 통해 음주가 부부갈등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과 관계에 대해 자기회귀 교차지연 모형 등을 활용하여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그 변화 양상에 대해서도 잠재성장모형과 같은 종단연구방법의 활용이 필요하다.
넷째, 한국복지패널 자료에 나타난 부부 표본의 경우 문제성 음주로 나타난 남편은 4%, 아내는 0.5%로 음주의 심각도에 있어서 남녀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이는 음주 문제에 있어서 여성이 편포되어 있고 변산성이 크지 않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 문제성 음주를 보이는 집단의 연구를 위해서는 목적표집을 실시해 음주 문제를 보이는 남편과 아내를 비슷한 수로 표집하여 그 특성과 차이를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나타난 음주와 폭력, 만족도 변인에 대한 인과관계의 유의성뿐만 아니라 그 효과크기에 대한 메타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패널데이터를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표본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표본크기가 커질수록 표준오차가 작아지므로 통계적인 유의성은 증가한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부부간의 차이나 인과관계는 후속 연구에서 작은 표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면 유의하지 않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후 관련 변인에 대한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실시한다면 정확한 효과크기의 고찰을 통해 연구의 외적타당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