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This study investigated the development and core mechanism of subitizing in children and adults as well as provides related theoretical and practical discussions. This study was conducted to determine if subitizing changed with the age of participants and if there were differences in subitizing according to the spacing, color, and shape of the stimuli. The subitizing task set (including forty main trials) was prepared. Forty-five children (fifteen each in groups of 3, 4, and 5-year-olds) and fifteen adults were recruited to perform the subitizing tasks. The results demonstrated that the subitizing speed and accuracy of children improved abruptly between age 3 and age 4. Furthermore,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in children’s subitizing speed according to the spacing and color of the objects. The children’s response time decreased when the objects were fully apart or were of diverse colors. In addition, there were partial significant differences in the subitizing speed of children related to the shape of the objects. The subitizing speed of children decreased in a condition (subitizing 5 objects of diverse colors in fixed spacing) when the shapes of the objects were diverse. The subitizing speed of adults only differed according to the space of the objects. The results demonstrate the development of subitizing in early childhood along with the presence of object individuation processing stages underlying subitizing. This study also provides practical information and suggestions for educational curricula that can strengthen the competency of children in systematic and diverse activities.
서론유아수학교육 과정에서 수와 연산에 대한 이해는 공간 및 기하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어 왔다[10]. 수는 본질적으로 추상적이기 때문에[43], 수를 이해하고 비교하며 조작하는 능력은 유아의 논리·수학적 사고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의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31]. 그동안 유아교육자들은 수 이해에 대한 발달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아의 수개념의 습득, 수보존 능력의 발달, 그리고 나아가 이를 도모하는 유아의 수세기 능력의 발달에 주목해왔다. 유아는 수세기를 통해, 수를 표상하고 수의 의미를 알며 수의 기수 및 서수의 특성을 습득해간다. 또한, 수의 관계를 파악하고 기초적인 연산 능력을 갖추어 갈 수 있다[6, 22, 45].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유아교육자들은 물체 세기, 수량 비교하기, 서수 알기, 덧셈과 뺄셈 이용하기 등을 유아수학교육 활동에 주요하게 포함해왔다.
이와 같이 오랫동안 유아의 수세기 능력의 발달이 중요하게 주목 받아온 가운데, 최근에는 이에 선행하는 기초 역량으로서 즉지하기 능력이 부각되고 있다. 즉지하기는 작은 수량을 (대략 4 이하)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30]. 그동안 일부 연구자들은 즉지하기를 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수세기보다 발달한 능력으로 여겼지만[16], 어린 영아들의 즉지하기 능력을 조사한 연구들은 즉지하기가 유아가 수세기 원리를 습득하기 이전에 나타날 수 있는, 즉 수세기 능력에 선행하는 능력임을 확인시켜 주었다[32, 46, 47]. 오늘날 연구자들은 즉지하기가 인지적 수행이나 기제의 측면에서 수세기와는 구분되는 또 다른 수량 인식(enumeration) 과정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4, 17, 52].
최근의 연구들은 즉지하기가 수세기 능력에 앞서 발달하는 선행 역량일 뿐 아니라, 후기의 다양한 수학적 능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능력임을 밝히고 있다. 우선, 즉지하기는 한 번에 부분(개별 요소)과 전체(전체 수량)를 모두 이해해야 하는 능력으로 유아의 기수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7]. 또한 즉지하기는 수세기 발달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Kroesbergen 등[33]은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이 유아의 수세기 기술의 22%를 설명함을 보여주었고, Hannula 등[24]도 즉지하기가 수세기 기술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짐을 확인하였다. 즉지하기의 발달적 영향력은 기초 연산 능력에서도 나타난다. 선행연구자들은 높은 즉지하기 능력을 가지는 유아가 덧셈, 뺄셈 등의 기초 연산도 더 잘 수행하는 것을 확인하였다[3, 40]. 또한,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은 수의 관계 및 부분과 전체의 이해[11, 29], 수 체계에 대한 지식발달[3, 40]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기하, 측정 등 다른 수학영역에서의 능력 발달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1, 3, 25, 26]. 이와 같이 선행연구들은 즉지하기가 유아의 수학적 능력 발달에 매우 중요한 기초적 선행 능력임을 보여주었고, 즉지하기의 발달적 영향력을 인식한 최근의 유아교육자들은 체계적이고 다양한 즉지하기 활동이 유아의 수학교육 커리큘럼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11, 12, 28].
즉지하기 능력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관심은 유아기 즉지하기의 발달, 즉지하기의 유형, 영향 요인 등에 대한 연구들로 이어졌다. 특히 유아기 즉지하기 교육은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바탕으로 계획되고 적용되어야 하므로, 연구자들은 유아들의 정확한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연구들을 수행하였다. Starkey와 Cooper [47]의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언어적 수세기를 하지 못하는 2세의 유아들조차 1-3개 대상에 대한 즉시적인(200ms 이내) 수비교가 0.75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가능하며, 3세 이상의 유아들이 매우 즉시적으로 수의 개수를 보고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에서 3.5세 유아는 1-4개의 대상을 4세와 5세의 유아는 1-5개의 대상을 즉지 할 수 있었다. 즉지하기의 속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Chi와 Klahr [9]의 연구에서, 5-6세 유아들은 1개에서 3개의 대상을 195ms/item의 속도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4개에서 7개 대상에 대한 파악 속도(1049ms/item)보다 훨씬 빠른 수준으로 유아들이 작은 수량에 대하여 즉지하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1개에서 3개 대상에 대한 유아의 즉지하기 속도는 아직 성인의 수준(46ms/item)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보다 높은 연령의 아동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한 Svenson과 Sjöberg [49]의 연구에서는 7세 아동의 즉지하기 수행 속도가 약 100ms/item이었고, 유아의 연령이 8세, 10세, 12세, 15세로 증가함에 따라 그 속도가 점차 감소하다가 성인에 이르러 약 30ms/item으로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즉지하기의 범위는 7세 아동이 3개, 성인이 4개로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다. Schleifer와 Landerl [44]의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8세 아동의 즉지하기 속도는 133ms/item이었고, 11세, 14세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즉지하기 속도가 감소하다가 성인에 이르러 40ms/item의 속도를 보였다. 또한 아동의 즉지하기 가능 범위는 4개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아동의 즉지하기 능력을 조사한 Ahn과 Kim [2]의 연구에서는 3세 유아가 3-4개의 대상을, 4세 유아가 3-5개의 대상을 즉지 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Jeoung [25]의 연구에서는 4, 5세 유아가 6-8개의 대상을, Park [38], Ahn [1]의 연구에서는 3, 4, 5세 유아가 7-11개의 대상을 즉지 할 수 있음을 보고하면서 국내 유아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수량을 즉지 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한편, Clements [11]는 즉지하기의 유형을 크게 지각적(perceptual) 즉지하기와 개념적(conceptual) 즉지하기로 구분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지각적 즉지하기는 수학적 과정이 개입되지 않은 동물적 감각의 즉지하기로 임의로 배열된 개별 대상들의 수를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연산을 위한 기본 단위의 인식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으며 2세 정도면 확실하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8]. 더 나아가 개념적 즉지하기는 일정한 형식을 가지는 표준(canonical) 배열의 자료를 그룹화, 패턴화 하여 빠르게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일렬로 나열된 점 3개가 두 줄로 제시되어 있을 때 그 패턴(3×2)을 인식하고 전체의 수를 빠르게 ‘6’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유아가 큰 집합의 대상들을 보다 익숙한 2-4개의 작은 단위로 묶고, 자료의 배열 형태에 따라 작은 단위들을 합산할 수 있을 때 개념적 즉지하기가 가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각형, 선형, 원형, 임의 배열의 순으로 즉지하기의 속도가 느려진다[53]. 2세에서 4세 유아의 경우 자료의 배열에 따라 즉지하기 수행이 차이를 보이지 않아 이 연령의 유아들은 개념적 즉지하기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2]. 이후 학령기가 되어 유아의 패턴화, 조직화 능력이 발달하면 개념적 즉지하기가 가능하게 되고 자료의 배열 형태에 따라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 수량이 확장된다[11, 14].
이와 같이 다양한 선행연구들은 연령에 따른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밝히고, 개념적 즉지하기를 이용할 때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수량을 확장시킬 수 있으며 자료의 배열에 따라 즉지하기의 수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하게 밝혀, 유아기 즉지하기 기반 유아수학교육에 기초 자료를 제시해주었다는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 많은 연구들이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을 속도, 정확도, 범위의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보인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유아가 즉지하기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응답시간만을 측정하거나[44, 48, 49], 응답 반응의 정확성만을 측정하였고[1, 2, 25, 38, 47],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을 속도나 정확도 혹은 범위 중 한 측면에서만 논의하였다. 하지만, 유아가 동일한 응답시간을 보이더라도 그것이 정반응인지 오반응인지에 따라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은 다르게 평가되어야 하며, 또한 동일한 정확도를 보인 경우에도 그 속도에 따라 그 능력은 다르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과 응답의 정확성을 모두 측정하여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을 보다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응답시간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밀한 측정도 요구된다. 국내 연구 중 유일하게 응답시간을 측정한 Park [39]의 연구에서는 유아의 응답을 녹음하고 이를 전사하여 응답시간을 0.5초 단위로 측정하였는데, 그 측정이 정밀하지 못하여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을 정확하게 보고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즉지하기는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는 수인지 과정으로,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과 발달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응답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최근의 국내 즉지하기 연구들에서 측정 도구 및 절차의 타당성 문제가 제기된다. 최근 국내 연구들[1, 2, 25, 38]은 즉지하기에 대한 외국 연구결과들이 매우 오래된 결과이고, 우리나라 유아들의 즉지하기 능력이 외국 유아들의 능력과 다를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국내 유아들의 즉지하기 능력을 조사하였다. 이 연구들에서는 5개부터 14개의 점이 임의로 배치된 즉지하기 카드를 제작하였고, 각 카드를 유아에게 4초 동안 제시하여 유아가 카드에 있는 점의 수를 정확하게 보고하는지 확인하였다. 그리고 유아가 과제를 정확하게 수행하였을 때 각각 1점의 점수를 주어 유아의 전체 점수를 토대로 유아의 즉지하기 가능 범위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카드의 제시 시간이 너무 길어서 유아가 수세기 과정을 통해 응답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연구들의 결과를 연구자들의 주장과 같이 국내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이 발달하여 나타난 결과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대상의 제시 시간이 고정되어 있으면 유아가 각 수량을 어떠한 속도로 파악하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문제도 함께 발생하게 된다. 이 연구에서는 국내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하여, 이러한 도구와 절차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셋째, 최근 정상 아동의 즉지하기 발달 이외에도 장애아동의 즉지하기 발달[5, 19], 개념적 즉지하기 전략 발달[39] 등으로 유아의 즉지하기 연구가 확장되고 있지만, 유아의 즉지하기가 어떠한 과정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본질과 기제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만약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에서 중요하게 관여하는 하위의 인지적 처리 과정 등을 알 수 있다면, 유아의 즉지하기 교육이나 활동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유아의 즉지하기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어떠한 하위 인지적 역량이 필요한지 기반 정보를 제공하고,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 강화를 위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더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유아의 즉지하기에 핵심이 되는 하위 처리 과정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즉지하기의 기제, 즉 즉지하기가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연구는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즉지하기의 본질과 기제에 대하여, 일부 연구자들은 즉지하기가 Weber의 법칙에 기반을 두는 일반적인 수 추정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제안하거나[15, 20], 작업기억이 관여하는 의미적 정보처리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제안하기도 하였다[13, 18]. 그러나 최근 가장 주요하게 지지되고 있는 주장은 즉지하기가 전주의적 개별화 처리과정을 포함하는 처리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Trick과 Pylyshyn [50, 51]의 The fingers of instantiation (FINST) 가설에 따르면, 4 이하의 적은 수량의 대상들은 전주의적(pre-attentive) 개별화 과정을 통해 각각의 색인 토큰(index token)에 병렬적으로 할당되고, 이후 할당된 토큰들이 수 이름으로 연결된다. 이와 같이 크게 두 단계의 처리 과정을 거쳐 즉지하기가 수행되는 것이다. 이 가설에서 즉지하기의 범위 제한성은 동시에 병렬적으로 할당될 수 있는 토큰 수의 제한과 관련되는 것으로 제안되고 있다.
최근의 몇몇 연구자들은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였다. Piazza 등[41]은 개별화 처리과정이 요구되는 다른 과제가 동시에 수행될 때, 즉지하기 수행이 저하된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를 통해 즉지하기 수행에 개별화 처리 과정이 요구됨을 확인하였다. 또한, Pagano 등[36, 37]은 피험자가 즉지하기를 수행하는 동안 뇌파를 측정하였고, 피험자의 뇌파 중 N2pc 요소(인간이 개별 대상에 주의를 할당할 때 나타나는 뇌파)가 즉지 대상의 수가 2개, 3개, 4개로 증가함에 따라 더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N2pc 요소를 대상개별화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파로 가정하였고, 이러한 결과를 통해 즉지하기의 수행에서 대상개별화 처리 과정이 포함된다고 주장하였다.
이 같은 선행연구들의 결과는 대상개별화 과정이 즉지하기의 핵심 기제라는 Trick과 Pylyshyn [50, 51]의 제안을 지지해주었지만, 그 입증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한계를 보인다. 예를 들어, Piazza 등[41]의 이중과제 패러다임에서는 대상개별화 과정을 요구하는 다른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하면서 즉지하기의 수행 변화를 살펴보았는데, 이 때 나타나는 즉지하기의 수행저하는 대상개별화 과정에서의 방해로 나타나는 결과일 수도 있지만 주의의 분산 등 다른 요인에 의한 영향일 수도 있다. 또한, Pagano 등[36, 37]의 연구에서도 즉지하기 수행이 대상개별화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을 신경학적 지표인 N2pc를 통해 확인하였는데, N2pc는 엄밀하게는 선택적 주의를 측정하는 신경학적 지표로 이용되어왔다. 즉지하기 과정에서 주의가 대상개별화 과정에 실제로 관여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상개별화 과정은 주의 없이 이루어지지만 과제의 규칙을 기억하고 인식한 수를 적절한 반응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되기도 하였다[50, 51]. 따라서 N2pc 요소를 확인하여 대상개별화 과정의 존재를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상개별화 처리 과정에서 요구되는 인지적 부하를 즉지하기 자료의 구성을 통해 조작한 후, 즉지하기 수행을 살펴보는 방법이 제안될 수 있다. 만약 대상개별화 과정이 존재한다면, 대상들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자료를 즉지할 때에는 대상을 순간적으로 개별화시키는 인지적 노력이 더 적게 들어, 그만큼 인지적 처리가 줄고 전체 즉지하기 수행이 빨라질 것이다. 반면, 자료의 대상들을 개별 개체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상들을 개별화시키고 각 토큰에 병렬적으로 할당하는 데 보다 많은 인지적 처리가 들어 전체 즉지하기 수행이 느려질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대상의 개별화 수준이 높고, 낮음에 따라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이 달라진다면, 이는 즉지하기의 하위처리 과정에 대상개별화 과정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어떠한 대상을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는 개별 특징으로는 대상의 위치, 즉 공간적 독립성과 색, 모양, 크기 등의 인식적 특성을 들 수 있다[27]. 어떠한 대상의 위치가 다른 대상과 뚜렷하게 구별될 때, 그리고 색이나 모양, 크기가 다른 대상과 명확하게 구분될 때 그 대상은 더 개별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공간적 또는 인식적 변별성은 즉지하는 자료의 대상들을 개별 요소로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크기는 유아의 수 추정을 방해하는 지각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22, 34] 즉지하기 과제에서는 통제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에서는 대상들의 간격, 색, 모양을 조작하여,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대상들이 개별 특성을 뚜렷하게 지녀 쉽게 구분될 수 있는 정도)의 차이가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조사는 즉지하기 기제에 대한 Trick과 Pylyshyn [50, 51]의 가설을 검증하고, 유아의 즉지하기에 기반이 되는 하위 처리 과정에 대해 보다 깊은 이론적 논의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아울러, 몇몇 선행연구들에서는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을 성인의 수행과 비교함으로써 유아의 즉지하기 수준과 연령에 따른 발달을 더 폭넓고 깊이 있게 논의하였다.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이 발달 중에 있음을 고려할 때, 발달의 완성 단계에 있는 성인의 즉지하기 수준은 발달적 논의에 있어 기준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연구[47]에서는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이 성인과 크게 차이가 없음을 밝히고 있어 이에 대한 확인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연구 필요성에 따라, 이 연구는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을 보다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즉지하기의 하위 처리 과정(대상 개별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만 3, 4, 5세 유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이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 문제 1.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반응시간, 오류율)은 연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가?
연구 문제 2. 유아(4, 5세)와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은 대상의 간격, 색, 모양 구성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가?
연구방법1. 연구대상이 연구는 연령에 따른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과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에 따른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를 살펴보기 위해, 경기 지역의 유치원에 다니는 만 3, 4, 5세 유아 45명(연령별 15명)과 성인 15명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만 3, 4, 5세는 인지발달의 민감기로, 이 시기 유아들의 즉지하기 발달 조사는 발달에 적합한 유아기 수학교육에 기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연구 대상 유아와 성인(20대 대학생들)은 각각 유아의 부모와 성인 본인이 연구 참여에 동의한 경우 연구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연구 참여 유아의 평균 연령은 3세(남아 7명, 여아 8명)가 43.9개월(연령범위 40-47개월), 4세(남아 8명, 여아 7명)가 55.3개월(연령범위 52-58개월), 5세(남아 7명, 여아 8명)가 66.7개월(연령범위 63-71개월)이었고, 성인(남자 7명, 여자 8명)의 평균 연령은 21.3세(20-24세)였다.
2. 연구도구1) 즉지하기 과제 도구즉지하기 과제 도구는 E-prime 소프트웨어(E-prime 2.0 Standard version)를 이용하여 제작하였다. 즉지하기 과제 도구는 대상 간격, 색 구성, 모양 구성의 조합에 따라 총 8가지의 하위 자극들을 포함하였다. 즉, 대상 간격(근접, 일정), 색 구성(동일, 다양), 모양 구성(동일, 다양)의 각 하위 조건들의 조합에 따라 8가지의 하위 자극이 구성되었다(Figure 1).
선행연구들은 즉지하기 대상으로 주로 임의로 배치된 검정색 점 또는 원을 이용하였고[33, 44, 47, 49], X나 O 등의 단순한 문자를 이용하기도 하였다[35]. 이 연구에서는 연구의 목적에 맞게 색과 모양이 다양한 기본 도형들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들을 과제 구성에 이용하였다. 먼저, 모양이 동일한 조건에서는 원을, 모양이 다양한 조건에서는 원, 삼각형, 사각형, 마름모, 별, 오각형을 즉지하기 대상으로 선정하였고, 그 크기는 0.8×0.8cm로 통제하였다. 또한, 색이 동일한 조건에서는 검정색의 도형을, 색이 다양한 조건에서는 빨강, 파랑, 녹색, 주황, 보라, 하늘색의 도형을 즉지하기 대상으로 이용하였다. 마지막으로, 간격이 근접한 조건에서는 대상들을 평균 0.1mm의 간격으로 임의로 배치하였고, 간격이 일정한 조건에서는 이들을 평균 1.5cm의 간격으로 임의로 배치하였다. 각 즉지하기 자극은 유아가 한 번에 대상들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화면의 중앙에 9×9cm 이내로 제시되도록 하였다.
대상의 간격(2)×색 구성(2)×모양 구성(2)에 따른 8종류의 하위 자극들은 각각 대상의 수(2개, 3개, 4개, 5개, 6개)에 따라 5개씩 구성되었다. 이 때 6개 대상에 대한 자극은 최대 수인 ‘5’에 대한 무조건적 응답 반응을 막기 위한 filler 자극이었다. 이 연구에서 유아가 즉지하기 과제를 수행할 전체 자극은 총 40개였다.
즉지하기 과제의 수행 절차는 다음과 같다. 연구자는 유아에게 노트북(15.6inch) 화면을 통해 즉지하기 자극을 제시하고(자극의 응시 거리 65cm), 과제 수행 방법을 설명하였다. 먼저, 연구자는 “자 이제 화면 중앙에 십자 모양(+)이 나타날 거예요. 그러면 그것을 잠시 바라보세요.”라고 말하며 유아가 화면 중앙에 나타나는 + (800ms)에 시선을 고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다음, “이제 화면에 원(과제에 맞추어 이야기)이 나타날 것인데, 우리는 이제 그 원이 몇 개가 나왔는지 알아맞히는 게임을 할 거에요. 화면에 원이 나오면 가능한 빨리 몇 개가 나타났는지 말해주세요”라고 설명하면서, 짧은 차폐 화면(200ms) 뒤에 나타나는 즉지하기 자극을 보고 유아가 그 수를 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때, 유아가 화면에 나타나는 대상의 수를 말하면, 연구자는 응답을 듣는 즉시 마우스 버튼을 눌러 유아의 응답시간을 E-prime 프로그램에 저장하였다. 또한, 유아의 대답이 맞으면 마우스 왼쪽 버튼을, 틀리면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유아의 응답 반응을 프로그램에 기록하였다. 유아의 반응이 입력되면 화면에 제시되었던 자극은 사라지고, 짧은 차폐 화면(300ms)이 제시된 후 + 응시점이 다시 나타나면서 시행이 반복되었다(Figure 2).
전체 즉지하기 과제는 유아의 주의 집중력을 고려하여 두 개의 하위 과제로 구성되었다. 과제 1은 대상의 모양이 동일한 과제였고, 과제 2는 대상의 모양이 다양한 과제였다. 유아들은 각 하위 과제로 연습시행 3회와 본 시행 20회를 수행하였고(총 연습시행 6회, 본 시행 40회), 과제 1을 마친 뒤 잠시 휴식한 뒤 다시 과제 2를 수행하였다. 순서효과를 고려하여 각 하위 과제의 모든 자극들은 임의의 순서로 제시되었고, 두 하위 과제 또한 임의의 순서로 제시되었다. 유아의 응답은 E-prime 프로그램에 정반응일 때 1, 오반응일 때 0으로 기록되었고, 유아의 응답시간은 0.001초 단위로 기록되었다. 이 연구에서 제작된 도구는 박사학위 이상을 소지한 유아교육 전문가 2인으로부터 타당도를 검증받았다.
3. 연구절차1) 예비조사본 조사를 실시하기 전, 즉지하기 과제 도구의 적합성과 과제수행 시간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해 예비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비조사는 연구자가 경기도에 위치한 유치원을 방문하여 실시하였다. 유치원의 만 3, 4, 5세 유아 각 5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연구자는 각 유아를 유치원 내의 조용한 공간으로 안내하여 개별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비조사 결과, 이 연구에서 과제 구성에 이용한 기본 도형들은 유아에게 친숙하고, 모양이 너무 복잡하거나 서로 유사하지 않아 유아의 즉지하기 자극으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 3, 4, 5세 유아들은 연구자의 지시에 따라 즉지하기 과제를 적절하게 잘 수행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이 연구의 즉지하기 과제가 적절하게 구성된 것을 확인하였다. 유아들은 두 하위과제를 모두 집중하여 끝까지 수행할 수 있었고, 과제의 총 수행시간은 유아 1인당 15분 정도로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2) 본 조사이 연구는 기관 생명연구윤리위원회의 승인(SNU IRB No. 1512/002-004)을 받아 실시되었다. 유아의 부모가 연구의 내용과 목적을 상세히 확인하고 유아의 연구 참여를 동의한 경우에 그 유아를 연구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성인 연구 참여자도 연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경우 연구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본 조사는 경기 지역의 유치원에 다니는 만 3, 4, 5세 유아 45명(연령별 15명)과 20대 대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본 조사에서 연구자는 각 연구 참여 유아를 유치원의 조용한 공간으로 안내하고, 유아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라포를 형성하였다. 조사가 시작되면 연구자는 노트북을 통해 유아에게 과제를 제시하고 과제 수행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또한, 먼저 연습시행을 통해 유아가 과제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후, 본 시행을 실시하였다. 유아의 즉지하기 과제 수행 시, 유아의 응답 반응(정/오)과 응답시간(0.001초 단위)이 노트북에 기록되었고, 이후 분석에 이용되었다. 전체 과제 수행의 소요 시간은 유아 1인당 15분 정도였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이와 동일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
4. 자료분석수집된 자료는 IBM SPSS 프로그램(Statistical Package for Social Science)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입력된 데이터를 근거로 전체 데이터 중 이상치 기준(± 3표준편차 초과)에 해당하는 3명의 데이터(3, 4, 5세 각 1명)는 분석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정확한 응답시간의 분석을 위해 연구자가 참여자의 언어적 반응을 듣고 마우스 버튼을 누르는 시간(150ms)을 따로 측정하여, 이를 전체 응답시간 데이터에서 일괄적으로 뺀 후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 이용한 통계 방법은 평균, 표준편차, 일원변량분석, 반복측정 변량분석, 대응표본 t-검증 등이다. 먼저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응답시간, 오류율)의 전반적인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평균, 표준편차 등의 기초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첫 번째 연구문제인 연령에 따른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원변량분석을 실시하였고, 유의한 결과가 확인되었을 시에는 사후분석을 실시하였다. 두 번째 연구문제인 대상의 간격, 색, 모양 구성에 따른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상 간격, 색, 모양, 수량을 피험자 내 변인으로 하는 반복측정 변량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요인 간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난 경우에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증을 통한 단순주효과 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대상개별화 수준이 최저, 최대인 두 조건 간의 수행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1. 연령에 따른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연령에 따른 연구 참여자의 즉지하기 응답시간과 오류율의 전반적인 경향은 Table 1과 같다. 즉지하기 응답시간과 오류율이 연구 참여자의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원변량분석을 실시한 결과, 먼저 즉지하기 응답시간은 Table 2와 같이 즉지하기 대상의 수가 2개(F (3, 53)=9.46, p <.001, ηp2=.35), 3개(F (3, 53)=21.17, p <.001, ηp2=.55), 4개(F (3, 53)=38.93, p <.001, ηp2=.69), 5개(F (3, 53)=29.04, p <.001, ηp2=.62)인 조건 모두에서 연령에 따른 주효과가 나타났다. Sheffé 사후검증 결과, 2개와 3개 대상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은 3세와 4세 사이에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4세와 5세의 응답시간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4, 5세의 응답시간은 성인의 응답시간보다 여전히 긴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2개와 3개 대상에 대한 4, 5세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이 속도의 측면에서 거의 성인의 수준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4개 대상의 즉지하기 응답시간도 3세와 4세 사이에 급격하게 감소하고 4세와 5세의 응답시간이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4, 5세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은 성인보다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5개 대상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은 3, 4, 5세 유아 모두 3.5초 사이에서 느리게 나타났으며, 성인보다 훨씬 긴 응답시간을 보였다.
즉지하기의 응답시간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은 Figure 3과 같다. 유아의 즉지하기의 속도와 범위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세 유아의 경우 2개에서 4개 대상의 즉지하기 속도는 대략 640 ms/item 정도로 나타났다. 4세와 5세 유아의 경우 2개에서 3개 대상까지의 즉지하기 속도는 대략 160-290 ms/item 정도로 나타났는데, 이는 5세-8세 아동이 대략 100-200 ms/item의 속도로 4개 이하의 적은 수량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선행연구[9, 44, 49]의 결과들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이다. 4세와 5세 유아는 4개와 5개 대상에 대해서는 훨씬 느린 속도(975-995 ms/item)로 수량을 파악하였고, 이는 선행연구에서 5세-6세 아동이 4개에서 7개 대상을 1049 ms/item의 속도로 파악한 결과[9]와 거의 일치한다. 한편, 성인은 2개에서 5개 대상을 110 ms/item 정도의 빠른 속도로 즉지 할 수 있었다. 수 추정 시 급격하게 속도가 증가하기 전까지를 즉지하기 범위로 보았을 때, 이 연구에서 3세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는 2개, 4세와 5세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는 3개, 성인의 즉지하기 범위는 5개 이상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는 5세-7세 아동의 즉지하기 범위를 3개로 확인한 선행연구들[9, 49]의 결과와 일치한다. 그러나 3.5세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를 4개, 5세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를 1-5개로 확인한 Starkey와 Cooper [47]의 연구, 3, 4, 5세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를 이보다 더 큰 범위로 확인한 국내 연구들[1, 25, 38]에 비해서는 작게 나타났다. 이는 이 연구에서는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를 유아의 즉지하기 속도를 바탕으로 엄격하게 확인한 반면, 선행연구들에서는 유아에게 자극을 충분히 긴 시간동안 제시하고 이 때 유아가 파악할 수 있는 수량을 즉지하기 범위로 확인하여 그 측정 방식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지하기 오류율은 Table 2와 같이 즉지하기 대상의 수가 2개(F (3, 53)=3.10, p <.05, ηp2=.15), 3개(F (3, 53)=26.51, p <.001, ηp2=.60), 4개(F (3, 53)=111.15, p <.001, ηp2= .86), 5개(F (3, 53)=65.19, p <.001, ηp2=.79)인 조건 모두에서 연령에 따른 주효과가 나타났다. Sheffé 사후검증 결과 2개, 3개, 4개 대상의 즉지하기 오류율은 3세와 4세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4세와 5세의 오류율은 성인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5개 대상의 즉지하기 오류율도 3세와 4세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4세와 5세의 오류율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5세만이 수행 정확도의 측면에서 성인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유아가 3세에서 4세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적은 수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급격하게 발달함을 보여준다.
유아의 즉지하기 오류율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세의 즉지하기 오류율은 2개 대상에서 .07(SD= .14)에 그쳤지만, 3개 대상에서는 .47(SD =.29), 4개와 5개 대상에서는 .80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3세 유아들이 3개 이상의 대상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수량을 확인하는 것을 어려워함을 말해준다. 반면 4세와 5세 유아의 즉지하기 오류율은 2개, 3개, 4개 대상에 대해 거의 0에 가까웠고, 5개 대상에 대해서는 각각 .23(SD =.29)과 .11(SD =.16)로 다소 증가하였다. 성인의 경우에는 2개에서 5개 대상에 대해 모든 즉지하기 수행이 오류 없이 이루어졌다. Starkey와 Cooper [47]의 연구에서는 3.5세 유아가 1-4개 대상을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보고할 수 있으며, 4세-5세 유아가 1-5개 대상을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보고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Starkey와 Cooper [47]의 연구와 4, 5세 유아의 오류율에 대해서는 그 결과가 일관되었지만, 3세 유아의 오류율은 이 연구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이 연구와 선행연구의 자극의 종류, 자극 제시 시간 등의 차이에서 나타난 결과로 추측해볼 수 있다.
2. 대상의 간격, 색, 모양 구성에 따른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이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상의 간격, 색, 모양, 수량을 개인 내 변인으로 투입한 2(간격)×2(색)×2(모양)×4(수량)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때, 3세 유아의 응답시간은 오류율이 매우 높아 정확한 즉지하기 수행 시간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에 따른 유아의 즉지하기 차이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3세 유아의 데이터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분석 결과, Table 3과 같이 대상의 간격에 따른 주효과(F (1, 27)=11.55, p <.01, ηp2=.30)가 4, 5세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에서 나타났다. 유아의 응답시간은 대상의 간격이 일정하게 떨어진 조건(M=1.95, SD =.37)에 비해 대상의 간격이 근접한 조건(M=2.24, SD =.42)에서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상들이 서로 근접하게 제시되어 대상들의 개별성이 저하될 때, 이들을 즉시적으로 각 개체로 구분하여 색인 토큰에 할당하는 대상개별화 처리 단계에서 더 많은 인지적 처리가 요구되고, 이로 인하여 처리 시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이와 같은 결과는 즉지하기 수행의 하위 처리 과정 중 대상개별화 단계가 존재함을 입증해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대상 간격의 효과는 수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고, 대상의 간격과 수량 간에 유의한 상호작용 효과(F (2, 51)=9.13 p <.01 ηp2=.25)가 나타났다. Table 4와 같이 대상의 간격에 따른 유아의 응답시간의 차이는 4개 대상에서 유의하게 나타났고(t =4.78, p <.001), 나머지 개수의 대상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즉, 4개 대상에 대한 유아의 응답시간은 대상의 간격이 일정한 조건(M=1.77, SD =.65)에 비해 근접한 조건(M=2.70, SD =.92)에서 훨씬 더 길게 나타났다. 다른 개수의 대상에 대해서도 유사한 경향의 차이가 나타났지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Figure 4는 이러한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이 그래프에서 대상의 간격이 근접한 조건에서는 4, 5세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가 3에 그쳤지만, 대상의 간격이 일정하게 떨어진 조건에서는 그 범위가 4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지하기 수행에서 개별 대상들을 빠르게 구분하고 각 토큰으로 이들을 병렬적으로 할당하는 과정이 핵심적인 하위 과정이라고 할 때, 대상의 간격 요인은 토큰의 최대치로 여겨지는[50, 51] 4개 대상의 즉지하기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도 더 적은 수의 대상에 비해 4개 대상에 대한 개별화와 병렬적 할당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인지적 처리를 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대상의 색 구성에 따른 주효과(F (1, 27)=4.51, p <.05, ηp2=.14)가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에서 나타났다. 유아의 응답시간은 대상의 색이 동일한 조건(M=2.16, SD =.42)에 비해 대상의 색이 다양한 조건(M=2.02, SD =.32)에서 전반적으로 짧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상의 공간적 변별성뿐 아니라 인식적 변별성도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대상의 색이 다양하여 대상들의 개별 정체성이 더 뚜렷해 질 때, 유아가 더 빠르게 즉지하기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이는 즉지하기 기제를 설명하는 대상개별화 가설[50, 51]을 지지해준다. 하지만 색 구성에 따른 효과는 각 수량에서 조건별 유의한 차이로 나타나지는 않았고, 전반적인 주효과로만 나타났다. 이는 공간적 변별성에 비해 색 관련 인식적 변별성이 대상의 개별성 인식에 더 적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안해준다.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에서 대상의 모양 구성에 따른 주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모양에 따른 효과가 간격, 색, 모양, 수량 간의 상호작용 효과(F (2, 56)=3.92, p <.05, ηp2=.13)를 통해 미미하게 나타났다. 단순주효과 분석에서 모양 구성(동일, 다양)에 따른 즉지하기 응답시간의 차이는 간격이 일정하게 떨어져있고 색 구성이 다양한 5개 대상의 즉지하기 수행에서만 근사하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t =1.97, p=.059). 이와 같은 특정 조건에서 대상의 모양 구성이 동일할 때에 비해 다양할 때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이 빠르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즉지하기의 대상개별화 가설을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그 영향이 극히 부분적으로 나타나 결과 해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연구의 결과는 대상을 개별 개체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모양 요인은 대상 간격이나 색 요인에 비해 영향력이 작다는 사실을 제안해준다.
성인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에서는 대상 간격과 수량의 상호작용 효과만이 유의하게 나타났다(F (3, 42)=5.60, p <.01, ηp2=.29). 이와 같은 상호작용 효과는 4, 5세 유아에서 나타난 결과와 동일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성인이 4개 대상을 즉지 할 때, 대상의 간격이 일정하게 떨어진 조건(M =.86, SD =.21)보다 간격이 근접한 조건(M =.95, SD =.22)에서 수행이 유의하게 더 느려졌다(t =4.32, p <.01), 이와 같은 결과 또한,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즉지하기의 과정 중에 대상의 개별화 처리와 병렬적 토큰 할당 과정이 존재함을 제안해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색 구성이나 모양 구성에 따른 주효과 및 상호작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성인의 경우 유아보다 인지적 처리 효율성이 높아서, 색과 모양 구성에 따라 과제 조건이 달라져도 대상개별화 단계에서 대상들을 개별화 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노력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나타나는 결과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상개별화 수준이 최저인 조건과 최대인 조건 간에 4, 5세 유아들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Table 5와 같이 즉지하기 대상이 3개(t =2.16, p <.05), 4개(t =2.92, p <.01), 5개(t =2.54, p <.05)일 때, 조건에 따라 유아의 응답시간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즉, 3개, 4개, 5개 대상에 대한 즉지하기 수행에서, 대상들이 근접하고 색과 모양 구성이 모두 동일한 조건의 응답시간이 대상들이 일정하게 떨어져 있고 색과 모양 구성이 모두 다양한 조건의 응답시간에 비해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다(Figure 5). 이러한 결과는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이 낮을수록 즉지하기 과정 중 대상개별화 단계에서 대상들을 개별화하고 색인 토큰에 할당하는 데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이 요구되며, 이로 인하여 즉지하기 수행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이는 기존의 연구들[50, 51]에서 제안된 병렬적 대상개별화 단계 가설을 지지하며, 그 존재를 실증적으로 입증해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논의 및 결론즉지하기는 많은 수학적 능력의 발달에 기반이 되는 매우 중요한 기초 역량이지만, 그동안 유아들의 즉지하기 능력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그 발달을 다각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부족하였다. 또한 아직까지 유아의 즉지하기가 어떠한 핵심적인 처리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연구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연구는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자세하게 확인하고,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에 기저 하는 핵심 기제를 살피기 위해, 대상의 간격, 색, 모양 구성에 따라 대상개별화 수준을 조작한 즉지하기 도구를 제작하고, 만 3, 4, 5세 유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즉지하기 수행을 조사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과 논의점이 제시되었다. 첫째,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은 3세와 4세 사이에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즉지하기 오류율은 3세와 4세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는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이 3세와 4세 사이에 매우 결정적으로 이루어짐을 보여주는 결과로, Ahn [3], Park [38]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지만, 4세와 5세 사이를 발달의 민감기로 본 Ahn과 Kim [2]의 결과와는 차이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 4세와 5세의 즉지하기 수행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4, 5세 유아들은 2-3개 대상에 대하여 거의 성인 수준의 속도와 정확도로 즉지하기를 할 수 있었다. 4개 대상에 대해서는 성인보다 느리지만, 성인 수준의 높은 정확도로 대상의 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 유아의 즉지하기 범위는 3세 유아가 2개, 4세와 5세 유아가 3개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일부 선행연구들[9, 49]의 결과와 일치하였지만, 3세부터 5세까지의 즉지하기 범위를 3-5개[2, 47], 6-8개[25], 7-11개[1, 38]까지 확인한 다른 선행연구들보다는 훨씬 작았다. 이러한 차이는 즉지하기의 범위의 측정 방식의 차이로부터 나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연구의 결과와 일치하였던 선행연구들[9, 49]에서는 모두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속도를 측정하였고, 수량의 파악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200-300 ms/item) 범위를 즉지하기의 범위로 확인하였다. 반면, 더 높은 즉지하기 범위를 보고한 선행연구들[1, 2, 25, 38, 47]에서는 일정한 시간(4-5초) 동안 유아가 파악한 가장 많은 수량을 즉지하기 범위로 확인하여, 엄격한 의미에서 즉지하기가 아닌 수세기 활동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최근의 선행연구들[1, 2, 25, 38]은 그들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국내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이 외국 유아들보다 더 발달해 있다고 주장하였지만, 이 연구의 결과는 국내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 발달이 외국 유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제안한다. 다만, 이 연구에서 이용한 즉지하기 자극은 대상개별화 수준이 낮은 자극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자극에 대한 수행보다는 즉지하기의 범위가 1개 정도 과소평가될 수 있기에 발달적 비교에서는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대상의 간격, 색 구성, 모양 구성에 따라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이 달라졌다. 앞서 예측했던 바와 같이, 대상들을 개별 개체로서 빠르게 구분하기가 더 어려운 조건에서 유아의 응답시간은 더 길어졌다. 먼저, 대상의 간격이 일정하게 떨어진 조건에 비해 근접한 조건에서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이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고, 특히 4개 대상에 대한 즉지하기 수행에서 그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대상의 간격이 근접해 있을 때, 대상개별화 단계에서 2-3개 대상보다 4개 대상에 대하여 더 많은 인지적 처리가 요구될 수 있기에 나타난 결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대상들의 색이 다양한 조건에 비해 동일한 조건에서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시간이 더 길게 나타났다. 또한, 특정 조건(대상의 간격이 일정하고, 색 구성이 다양한, 5개 대상의 즉지하기 수행)에서 모양이 다양한 조건에 비해 동일한 조건에서 유아의 응답시간이 더 길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들은 대상들의 개별성이 저하될 때, 개별대상화 단계에서 이들을 개별 개체로 구분하고 색인 토큰으로 할당하는 인지적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되어, 즉지하기 수행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즉지하기의 하위 과정 중에 병렬적 대상개별화 단계[50, 51]의 존재를 입증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대상의 간격, 색 구성, 모양 구성 중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상의 간격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상의 개별화 처리 과정에서 대상의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대상 속성보다 공간적 독립성이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안해준다. 대상의 간격 다음으로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대상의 색 구성으로 나타났으며, 마지막으로 모양 구성에 따른 영향력은 가장 미미했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동일한 색 구성의 대상들보다 서로 다른 색 구성의 대상들을 유아들이 더 빠르게 즉지 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색 요소의 영향력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 같은 색 요소의 영향에 대해서는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색 요인은 대상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여 개별화 처리 과정에 기여하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피험자의 주의와 각성을 증가시키는 영향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23]. 따라서 색 요소에 따른 즉지하기 수행의 차이가 색 요소가 대상개별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서 오는 것인지 또는 주의 각성으로 인한 처리 촉진에서 오는 것인지 보다 통제적으로 설계된 후속 연구를 통해 더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에 따른 즉지하기 수행 차이는 유아가 성인보다 훨씬 뚜렷하게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에도 4개 수량에 대하여 대상의 간격에 따른 수행 차이가 나타났지만, 색이나 모양 구성에 따른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의 차이가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는 성인의 높은 인지적 처리 효율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성인의 높은 인지적 처리 효율성은 즉지하기의 일련의 하위 과정들을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고, 이로 인하여 성인의 즉지하기 수행은 즉지하기 자극의 인식적 속성에 의해 크게 영향 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유아들의 경우 인지적 처리 효율성이 발달 중에 있어[29] 즉지하기 자극의 속성이 수행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진다. 먼저 이 연구는 만 3, 4, 5세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과 그 핵심 기제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체계적인 연구 설계를 시도하였지만, 연령별 조사 인원이 적어 표집의 대표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를 보인다. 유아의 반응 데이터를 토대로 이상치 기준(± 3표준편차 초과)에 해당하는 유아의 데이터는 분석에서 제거하였지만, 여전히 적은 표집으로 인한 데이터 편향 등의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에도 평균적인 수행 결과를 더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인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이 연구를 토대로 후속 연구가 진행된다면 연령별로 더 많은 인원을 조사하여 유아와 성인의 즉지하기 발달과 그 기제에 대한 이 연구의 결과들을 다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연구는 대상의 색 구성에 따른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 차이가 개별화 수준에 따른 영향인지 또는 주의가 관여된 영향인지 분명하게 검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색의 동일성과 다양성 조건의 자극을 각각 흑백(동일), 칼라(다양)로 설정하여 색이 줄 수 있는 주의 효과[23]를 통제시키지 못하였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이 조건의 자극을 각각 칼라(동일), 칼라(다양) 자극으로 설계하여 색이 줄 수 있는 주의 효과를 통제하고, 대상 개별성 수준이 유아의 즉지하기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더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몇 가지의 학술적, 실용적 의의를 지닌다. 첫째, 이 연구는 유아의 즉지하기 응답뿐 아니라 응답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하여,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을 다각적이고 깊이 있게 살펴보았다는 의의를 가진다. 기존의 선행연구들이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즉지하기 속도나 정확성, 또는 범위의 부분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포괄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유아의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더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즉지하기 과제의 수행의 절차를 더욱 타당하게 구성하여, 기존의 선행연구들[1, 2, 25, 38, 47]에서 보고하였던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재검증하고, 유아의 실제 즉지하기 발달 수준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둘째, 이 연구는 즉지하기의 핵심 기제로 제안되어온 병렬적 대상개별화 처리 단계를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의 조작을 통해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서 학술적 의의를 가진다. 그동안 즉지하기의 대상개별화 기제는 많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왔으나, 그 입증은 이중과제 패러다임이나 신경생리학적 측정을 이용한 간접적인 방식에 머물러 왔었다[36, 37, 41]. 이 연구에서는 유아에게 제시되는 즉지하기 자극의 공간적, 인식적 개별성 수준을 조작하여 자극의 대상개별화 수준을 변화시켰고, 이와 같은 자극을 이용하여, 대상들의 개별성 수준이 낮을수록 즉지하기 수행이 느려짐을 확인하였다. 이 같은 결과는 즉지하기 과정 중 개별대상화 단계의 존재를 지지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이 연구는 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즉지하기 활동과 즉지하기 능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구성 등에 도움을 주는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실용적 의의를 지닌다. 먼저 유아 수학교육은 유아의 발달 수준에 적합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유아 즉지하기 활동에서 제시 대상의 개수, 제시 시간, 제시 방법, 응용 활동 등은 연령별 즉지하기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각 연령 유아의 수량별 즉지하기 수행 수준을 제시해줌으로써 유아의 즉지하기 활동 구성에 참고가 될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유아의 즉지하기 활동은 유아들에게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 단순한 것에서 응용된 것, 단일한 활동에서 복합적 활동 등으로 순차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 연구의 결과는 개별대상화 수준이 높은 자료에서 낮은 자료의 순서로 유아들에게 제시하고, 자료의 난이도를 고려한 체계적인 활동을 구성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난이도가 높은 자료인, 대상개별화 수준이 낮은 자료를 이용한 지속적인 연습은 즉지하기 과정에 필요한, 대상들을 순간적으로 개별화하는 능력을 발달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대상개별화 수준에 따른 즉지하기는 지각적 즉지하기보다 응용된 개념적 즉지하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념적 즉지하기가 익숙하지 않은 유아들을 위해 각 모듬은 뚜렷하게 구별되지만, 대신 모듬 안의 개체들은 개별화 수준이 낮은 자료들로 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개념적 즉지하기 자료의 난이도는 각 모듬과 모듬 내 개체의 대상개별화 수준의 조절을 통해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념적 즉지하기 자료들도 난이도가 낮은 것에서부터 높은 것까지 순차적으로 활동에 적용한다면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유아기는 인지발달의 가소성이 매우 큰 시기이다. 이 때 유아의 발달에 맞는, 유아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즉지하기 활동들이 계획되고 적용된다면, 유아의 즉지하기 능력과 다른 수학적 능력들을 함께 함양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Declaration of Conflicting Interests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s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ir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ments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grants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BK21 PLUS and The Integrated 5C Child and Family Professional Training Program (2016).
Table 1.Table 2.
Table 3.
Tabl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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