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최근 한국 현대사회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로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여성의 학력수준이 상승하고 사회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 여성 뿐 아니라 취업모의 경제활동도 증가하며 일에 대한 인식 또한 사회참여와 자아실현의 필수조건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 취업모의 경제활동참가는 꾸준히 증가하여 최근 기혼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49.2%로 확대되어 전체여성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36]. 그러나, 우리나라 30대 취업모는 일과 양육을 병행해야 하는 시기에 가장 큰 고통을 받기 때문에, 일과 양육의 선택에서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경향이 많다. 실제로 국내 30-34세의 여성 고용률은 25-29세까지는 65.6%로 가장 높은 반면, 30-34세에는 50.1%로 급격한 감소를 보인 후 40세 이후 다시 64.2%로 증가하는 M자형 구조를 보이고 있다[19, 40]. 2012년 통계청의 여성경력단절 통계를 보면 취업모의 20.3%가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 중 56.4%가 활발한 경제활동 인구인 30대 여성들이다. 2012년 조사한 ‘워킹맘 고통지수’[8]에 따르면 취업모 1,000명 중 73.1%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직장생활과 육아 병행’에 대한 어려움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막내 자녀 나이가 5세 이하인 30대 취업모에게 지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73.1%이상이 일과 육아의 병행으로 큰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4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현재 국내의 산모 평균 연령은 32.04로, 기혼여성의 30대는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영유아 자녀의 양육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며 동시에 직장에서는 업무에 책임이 따르는 직급의 위치에 있다. 직업인으로의 역할과 엄마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게 요구되는 시기에 이를 병행하기 위한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가장 높으며, 이중역할 중요도 간에 충돌과 갈등을 겪으며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41]. 최근 취업모의 일·가정 양립정책으로 국가에서 여러 육아정책이 나오고 있으며, 남성육아휴직제도도 장려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자녀양육의 책임은 어머니인 취업모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러한 취업모의 일·가사·양육 병행에 대한 부담은 경력단절 뿐만 아니라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30대 취업모는 직장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병행하며 절대적인 시간 부족과 에너지 고갈을 겪고 있으며, 높은 직무 및 양육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취업모는 직장에서 미혼여성근로자보다 경력과 관련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2, 31], 업무의 자율성에서 많은 제약을 받고 승진의 기회의 제약으로 과중한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한다[35]. 이와 같은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는 직무만족도 감소, 조직헌신도 감소, 퇴직률 증가 등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자녀에 대한 양육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12, 16]. 또한, 취업모의 갈등을 높이는 가장 큰 문제는 자녀양육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2]. 특히 어린 유아기 자녀를 양육하는 취업모의 스트레스가 높게 지각되었다[21, 34]. 이 시기는 급격한 발달이 이루어지고 사고의 위험이 큰 시기이며 양육에 투자되는 시간이 가장 많이 필요한 영유아 자녀를 보육시설이나 대리양육자에게 맡겨 양육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타인양육의 질에 대한 불안감 및 죄책감에 양육스트레스가 증가되는 것으로 연구되었다[39]. 이와 같은 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스트레스는 취업모 본인 뿐 아니라 자녀의 발달 및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가정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31].
현재 취업모의 직무 및 양육 스트레스에 대한 실태와 심리상태에 대한 연구는 활발한 반면, 취업모의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미술심리치료 연구들은 아직 많지 않다.
취업모의 스트레스 완화에 미술치료적 접근은 효과적일 수 있다. 미술치료는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통해 긴장 및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긍정적인 자아와 삶의 태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30]. 미술치료가 포괄적 개념으로 개인 아트스튜디오나 창작 워크샵 등 non-clinical setting을 모두 포함하는 반면, 임상미술치료는 임상분야에서 치료적 의의에 중점을 두고 증상의 호전을 도모하기 위해 시행되는 구체적 미술치료로 ‘Journal of Clinical Art Therapy’등의 저널명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임상미술치료를 집단미술치료 방식으로 진행하였는데, 집단미술치료는 집단 내에서 서로 공감하고 감정과 행동에 반응함으로써 정서적 배출을 할 수 있고 심리적 평안을 얻을 수 있다[23]. Yalom은 집단치료가 가지는 치료적 요소는 타인도 나와 비슷한 걱정을 가지고 있다는 보편성의 깨달음, 서로에게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한 이타심 촉진과 나눔의 경험을 통한 희망의 주입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집단미술치료의 장점은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과 정서적 지지를 중요시 하는 취업모들의 특성에 잘 부합하여 직장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느라 고통 받는 취업모들이 본질적인 자아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집단원간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자는 스트레스가 가장 높다고 알려진 ‘미취학아동(1세-6세)을 둔 정규직, 고학력 30대 취업모’ 만을 대상으로 집단 임상미술치료를 시행하여 직무스트레스, 양육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분석 및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타액 코티졸 검사와 같은 객관적 스트레스 호르몬 검사를 함께 진행하여, 집단 임상미술치료가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동시에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및 절차
본 연구는 서울에서 정규직(하루 8시간 이상)으로 근무하며 미취학자녀(만 0세-6세)를 양육하는 대졸 이상 30대 취업모를 대상으로 실험집단 17명, 대조집단 17명으로 총 34명이 구성되었다. 실험집단에만 미술치료를 시행하였으며 대조집단에는 아무런 미술치료를 시행하지 않았다.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모두 사전과 사후에 직무스트레스 척도, 양육스트레스 척도, 타액 코티졸 검사, Kinetic House-Tree-Person (KHTP) 그림검사 척도를 실시하였다.
2. 연구도구 및 분석방법
1) 직무스트레스 척도(양적 분석도구)
직무스트레스 척도는 1979년 Ivancevich와 Matteson [18]이 개발한 설문지를 번안한 책임압박감, 시간압박감, 업무량과다, 역할갈등, 역할모호성, 보상인식, 심리적, 생리적, 행동적 증세로 구성된 총 38문항이다. 구성내용은 ‘직무스트레스요인’ 22문항, ‘스트레스 증세요인’ 10문항, ‘직무스트레스 결과요인’ 6문항으로 총 38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직무스트레스 요인과 직무스트레스 증세요인은 점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하여 직무스트레스 결과요인은 점수가 낮을수록 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한다.
2) 양육스트레스 척도(양적 분석도구)
양육스트레스 척도는 1983년 Abidin이 개발하고, 다시 축소·개정된 양육스트레스 척도(Stress Index/Short Form, 1990)이다[1]. 부모가 자녀 양육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근원에 따라 ‘부모의 고통,’ ‘부모-아동 간 역기능적인 상호작용,’ ‘아동의 까다로운 기질’로 구분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양육스트레스 정도가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총점 90점 이상이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3) 타액 코티졸 검사(양적 분석도구)
코티졸은 주요 부신피질 호르몬으로, 시상-뇌하수체-부신 축에 의해 자극되며, 혈중 코티졸 농도에 의해 되먹임 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코티졸은 스트레스 반응에 의해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면 시상-뇌하수체-부신 축의 변화 및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측정할 수 있다[13]. 이 중 타액 내 코티졸 분석은 피험자에게 부가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비침습적으로 체내 코티졸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분석방법이다. 본 연구에서 실험집단의 타액은 미술치료 사전, 사후 두 번에 걸쳐 채취하였으며 개인별로 동일 시간대에 채취하였다[27]. 정확한 측정을 위해 식사 후 적어도 한 시간이 지난 후에 타액을 채취하였고, 채취 전 유제품 또는 단 음식의 섭취를 금하도록 하였다. 각각 15 mL 용기(Falcon tubes, BD Bioscience, San Jose, CA, USA)를 이용하여, 2 mL 가량의 타액을 채취한 후, 즉시 영하 20℃에서 냉동 보관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igh-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시스템을 이용한 타액 내 코티졸 측정을 사용하였다.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한 방법은 RIA 키트를 이용한 분석방법에 비해 신뢰성이 우수 하고, 더 민감하게 코티졸을 검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량의 변화를 감지하는데 유리하겠다[37].
4) 동적 집-나무-사람 그림검사(질적 분석도구)
동적 집-나무-사람(Kinetic House-Tree-Person, KHTP) 그림검사는 기존의 집-나무-사람(HTP) 한계점 때문에 Burns [6]가 발전시킨 검사방법으로 아동의 느낌과 인식들, 가족의 역할과 영향들, 가족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가족 역동에 대한 설명을 위해 동작성을 가미시켰다. 기존의 HTP는 요소간의 행동이나 상호작용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한 도화지 안의 집-나무-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역동성을 통해 줄거리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3.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
본 연구자가 구성한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은 집단미술치료 방식으로 연구자와 1:4 구성의 3 집단과 1:5 구성의 1 집단으로 실시하였으며, 주 1회, 평균 1시간 30분씩, 사전·사후검사 포함 총 10회기로 독립된 회의실공간에서 시행하였다. 매 회기가 끝날 때마다 작업과정을 기록하였고 결과물을 사진으로 남겨 활동변화를 비교 관찰하였다. 사전검사 진행 시,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에게 공통적으로 본 연구의 취지 및 목적과 진행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1회기에서는 집단원의 스트레스 및 상태 파악을 위한 사전검사를 통해 취업모의 상태를 파악하고,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긴장을 이완하였다.
도입단계인 2회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꼴라쥬 기법으로 표현하고 서로 공유함으로써, ‘나’를 재인식하고 집단원 간 호기심과 친밀감이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콜라쥬 기법은 여러 가지 그림을 오려서 사용하며 얻어지는 우연한 효과에 의해 자신을 개방시켜주고 심상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콜라쥬 기법을 이용한 미술치료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선행연구들이 있다[3, 7]. 3회기의 ‘명화 재구성하기’에서는 유명명화들을 함께 감상하고, 자유롭게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였다. 명화감상을 통해 작품에 간접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감정이입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들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며, 유명작가의 그림을 따라 그리거나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불안한 상황에 대한 내면의 심상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자아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최근 명화를 활용한 집단미술치료가 아동 및 청소년의 정서지능 및 우울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선행연구들이 있었다[4, 28]. 전개단계인 4회기에서는 ‘가장 많이 하는 말과 많이 듣는 말’을 떠올려 다양한 색상의 한지에 표현하고 보드에 배치한 후 서로 공감하고 이해함으로써, 평소 자신과 주변 가족과 동료의 말과 행동들을 인식하고 내면의 갈등과 욕구를 표출하며 객관적으로 통찰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5회기의 ‘나의 감정컬러들’에서는 최근 느낀 감정들을 색으로 표현하고 공유함으로써 서로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의 근원을 통찰하였다. 또한 좋아하는 색상을 채색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을 수용하고 정서적인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색채치료기법은 치료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심신이 원하는 색을 사용하고 그 파장의 자극이 눈을 통해서 뇌로 전달되어 자율신경계나 호르몬 분비에 작용하여 몸 안에 활력을 복구시켜주며 정서적, 정신적인 회복도 촉진시켜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25]. 색채를 활용한 미술치료가 성인여성의 스트레스 및 미혼모의 불안도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들이 보고된 바 있다[22, 26]. 6회기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에서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형상화하고 함께 공유한 후, 자연물을 이용하여 새로운 형상으로 다듬는 작업을 하였다. 점토를 반죽하며 긴장을 이완하고 내면의 갈등을 표출한 후에, 집단원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이해와 현실에 대한 수용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그 후 형상화된 스트레스를 뭉개고 재반죽 하는 과정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발산하고 자연물로 채우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찾고 자아성찰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점토의 흙 같은 성질과 유연한 특징은 촉각을 활성화시키고 감각체계를 발달시키며, 점토를 변형, 응용하는 과정은 융통성을 부여하고 다양한 사고와 형태의 개념을 이끌어 내는 효과가 있다[15]. 점토를 활용한 미술치료가 청소년 및 아동의 스트레스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선행연구들이 있다[10, 11]. 7회기의 ‘고마운 사람과 미안한 사람’에서는 부드러운 촉감의 천사점토를 이용하여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주변인에 대한 고맙고 미안한 감정을 표출하고, 집단원 간의 지지와 격려를 통해 주변에 대한 감사함과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도록 유도하였다. 천사점토는 일반 점토와 매체적 효과[15]는 동일하며 색을 섞을 수 있고 손에 묻지 않으며, 오랜 시간 굳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미술치료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매체이다.
종결단계인 8회기의 ‘나의 인생그래프’ 에서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본인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던 사건들을 돌아보고 희망하는 미래상을 표현하였다. 집단원 간 인생그래프를 공유하고 지지와 격려하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행동모방과 미래상이 확립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마지막 회기인 9회기의 ‘시화그리기’에서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용기를 주는 시를 치료사가 낭독하고, 시에서 느껴지는 정서를 자연물로 표현함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편안하게 회기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마지막 10회기에서는 사후검사를 진행한 후, 프로그램의 대한 소감과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교환하며 회기를 종결하였다.
4. 분석방법
본 연구의 양적 분석 결과자료는 IBM SPSS ver. 19.0 (IBM Co., Armonk, NY, USA)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임상미술치료 사전, 사후의 직무스트레스 척도, 양육스트레스 척도 및 타액 코티졸 농도를 각각 비교하였다. 먼저 각각 자료의 정규성을 검정하기위해 Shapiro-Wilk 검정을 시행하여 p값이 .05 미만이면 정규분포로 가정하여 모수검정법인 양측 대응표본 t 검정(양측)을 시행하였다, 반면 .05 이하인 경우 비모수 검정법인 대응표본 Wilcoxon 서명된 순위 검정법을 시행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판정하였다. 두 검정 모두 유의수준을 .05 로 정하였고, p값이 .05 미만인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정하였다. 실험집단에서 직무스트레스 결과요인, 부모-아동간 역기능적 상호작용 척도에서는 비모수 검정이 필요하였고, 대조집단에서 부모-아동간 역기능적 상호작용, 자아존중감 그림검사, 코티졸 척도에서 비모수 검정이 필요하였다. 그 외 모든 척도에서는 모수 검정을 시행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개인 별 질적 분석은 사전·사후의 동적 집-나무-사람 그림분석 중심으로 평가하였다. 미술치료과정의 내용은 회기별로 분석하였으며, 회기별 분석은 전체집단 및 작품의 특징 및 변화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1. 양적 분석결과
1)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첫째,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 척도의 하위영역인 직무스트레스요인(책임압박감, 시간압박감, 업무량과다, 역할의 모호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임상미술치료 실시 전(66.71±13.16)에 비해 프로그램 실시 후(62.41±12.79)에 직무스트레스요인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반면, 대조집단에서 사전(68.41±9.70)에 비해 사후(71.06±13.11) 직무스트레스요인 점수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집단 간 점수변화에 대한 공변량 분석 결과,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F=8.825, p=.006)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요인을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Table 1, Figure 1).
둘째,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 척도의 하위영역인 스트레스 증세요인(생리적 증세, 심리적 증세, 행동적 증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임상미술치료 실시 전(31.47±6.31)에 비해 프로그램 실시 후(30.18±8.14)에 스트레스 증세요인 점수가 다소 감소하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또한, 대조집단에서 사전(31.41±8.01)에 비해 사후(31.35±8.87) 직무스트레스 요인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집단 간 점수변화에 대한 공변량 분석 결과,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F=.653, p=.425)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요인 감소에 영향은 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Table 2, Figure 2).
셋째,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 척도의 하위영역인 직무스트레스 결과요인(직무성과, 직무만족, 성취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임상미술치료 실시 전(21.00±3.16)에 비해 프로그램 실시 후(21.65±3.04)에 직무스트레스결과요인 점수가 다소 증가하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또한, 대조집단에서 사전(21.00±3.22)에 비해 사후(20.47±3.68) 직무스트레스요인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집단 간 점수변화에 대한 공변량 분석 결과,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F=1.961, p=.171).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 결과요인점수에 긍정적 영향은 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Table 3, Figure 3).
2)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양육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첫째,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양육스트레스 척도의 하위영역인 부모의 고통(부모가 느끼는 우울감, 역할제한, 적응상의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임상미술치료 실시 전(35.47±6.00)에 비해 프로그램 실시 후(29.53±5.83)에 취업모의 부모의 고통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반면, 대조집단에서 사전(35.76±8.12)에 비해 사후(35.06±8.10) 부모의 고통 점수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집단 간 점수변화에 대한 공변량 분석 결과,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F=21.227, p=.000).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부모의 고통점수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Table 4, Figure 4).
둘째,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양육스트레스 척도의 하위영역인 부모-자녀간 역기능적 상호작용(자녀와의 상호작용이 부정적으로 지각되는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임상미술치료 실시 전(27.41±9.55)에 비해 프로그램 실시 후(24.35±7.32)에 취업모의 부모-자녀간 역기능적 상호작용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반면, 대조집단에서 사전(25.94±8.88)에 비해 사후(25.82±9.75) 역기능적 상호작용점수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집단 간 점수변화에 대한 공변량 분석 결과,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F=4.208, p=.049).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부모-아동간 역기능적 상호작용점수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Table 5, Figure 5).
셋째,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양육스트레스 척도의 자녀의 까다로운 기질(부모가 다루기 힘든 아동 행동상의 문제 및 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임상미술치료 실시 전(31.88±6.47)에 비해 프로그램 실시 후(28.29±4.98)에 취업모의 자녀의 까다로운 기질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반면, 대조집단에서 사전(28.41±6.60)에 비해 사후(29.24±7.51) 자녀의 까다로운 기질점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집단 간 점수변화에 대한 공변량 분석 결과,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F=9.738, p=.004).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자녀의 까다로운 기질점수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Table 6, Figure 6).
3)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타액 코티졸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취업모의 타액 코티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임상미술치료 실시전(.38±.21)에 비해 프로그램 실시 후(.32±.18)에 취업모의 타액 코티졸의 농도는 다소 감소하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또한, 대조집단에서 사전(.57±.421)에 비해 사후(.58±.44) 타액 코티졸 농도는 다소 증가하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집단 간 점수변화에 대한 공변량 분석 결과, 실험집단과 대조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타액 코티졸 호르몬 감소에 영향은 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F=3.061, p=.090) (Table 7, Figure 7).
2. 질적 분석결과 및 회기별 사례
1) 실험집단 사전·사후검사(KHTP) 대표사례의 질적 분석 A
사전검사 관찰 및 분석: 집-울타리-길-나무-사람 순서로 그림. 예전 어렸을 때 살던 시골집이 생각나서 그렸으며 현재 본인이 퇴근하고 장을 봐서 집에 걸어가는 길이라고 했다(Figure 8). 도화지 하단에 본인의 뒷모습을 표현한 것은 내재된 우울감 및 도피성향을 의미하며, 현재 스트레스에 억눌려 있는 것을 의미한다[24]. 멀리 있는 집과 울타리로 집을 완전히 감싼 것은 외부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의미하며[5], 출입구로 향하는 길이 너무 긴 것은 현재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집을 향해 기울어진 나무와 옹이구멍은 외적인 요인에 의해 압박을 받고 있으며 안정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을 상징하여[20], 현재 직장과 가사의 병행으로 지쳐있어 정서적 지지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사후검사 관찰 및 분석: 집-가족-나무-울타리 순서로 그림. 한적한 시골집에 집을 짓고 가족과 함께 살고 싶은 집이라고 하며, 남편과 딸과 함께 마당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사전과 달리 뒷모습이 아닌 남편, 딸과 함께 뛰어노는 모습에서 가족애가 향상되고 정서가 안정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가깝게 그린 집과 안정된 전체적 구도는 긍정적으로 변화된 감정과 정서를 의미한다[14]. 완화된 모양의 울타리는 방어적인 태도가 완화된 것을 의미하며 넓어진 문을 외부와의 상호작용이 원활해진 것을 의미한다[5]. 나무의 줄기, 수관 및 가지가 조화로우며 향상된 자아 존중감과 에너지를 의미한다. 곧게 선 매끄러운 나무기둥은 외적인 압박과 내면의 스트레스가 완화되었음을 의미한다[20].
2) 실험집단 사전·사후검사(KHTP) 대표사례의 질적 분석 B
사전검사 관찰 및 분석: 집-나무-사람의 순서로 그림(Figure 9). 한적한 시골집과 사과나무가 떠올랐다고 했다. 본인의 딸을 그렸으며, 남편이 주말근무가 많아 임신한 몸으로 주말에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힘들다고 하며 그림에서는 뛰어놀고 있다고 했다. 집과 나무와 사람이 서로 조화되어 있지 않고 각기 따로 위치하며, 집과 나무에 비해 딸을 크고 뚜렷한 선으로 표현한 것은 생활에서 불안감과 고립감을 느끼며, 딸에 대한 죄책감이 큰 것을 의미한다[24]. 울타리로 집을 완전히 감싼 것은 방어적인 태도를 의미한다[5]. 나무의 지면의 선을 강조한 것은 내면의 불안감과 의존하고자 하는 욕구를 의미하여[20], 바쁜 남편으로 인해 주말에 홀로 육아를 해야 하는 외로움이 큰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기둥의 옹이구멍은 좌절의 경험과 끝이 막힌 가지는 본인의 의도대로 되지 않고 있는 답답한 심경을 의미한다[14].
사후검사 관찰 및 분석: 집-나무-가족순서로 그렸으며, 가족을 묘사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임.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함께 사는 모습이며 미래에 태어날 둘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신나게 숨바꼭질을 하며 놀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사전검사에 비해 집, 나무, 사람의 크기 및 배치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미래에 태어날 둘째와 함께 노는 가족을 그려 딸에 대한 불안이 감소되었으며, 양육과 가정에 대한 내적 갈등 및 부담이 완화되고 정서가 안정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사전과 달리 집주변의 울타리와 나무의 지면의 선이 생략된 것은 불안감이 완화된 것을 의미한다[20]. 커진 나무와 사라진 옹이구멍은 좌절에 대한 기억이 해소되고, 자아존중감과 에너지가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우측에서 절단된 나무는 생활에서 일탈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을 의미한다[24].
3) 미술치료 프로그램 회기별 대표사례
2회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치료사가 남성 잡지 및 육아잡지를 함께 제공하였음에도 남편과 자녀와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으며, 대다수의 취업모가 좋아하는 것으로 악세사리, 옷 등과 같이 본인을 꾸미는 것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가족들 못지않게 자신을 중요시하며 자기애가 강한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한적한 휴양지에서 홀로 편하게 쉬고 싶다는 표현을 하여 직장과 가정에서의 고단함으로 인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좋아하는 것으로 좋은 사람들과의 모임과 대화를 꼽아, 여자들이 대화를 통해 고민을 털어놓고 공감 받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완화된다고 느끼며 사회적 참여욕구가 높은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대다수가 싫어하는 것으로 가사와 육아라고 꼽았으며, 직장을 다니는 이유 중 하나가 가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 이유도 있다고 답하여, 취업모의 양육 및 가사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과 낮은 자신감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직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대인관계의 마찰을 꼽아 취업모가 대체적으로 승진누락에 대한 부담감과 대인관계의 마찰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의 비중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회기를 통해 미술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자기를 탐색하며 집단원간 친밀감을 형성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3회기 명화 재구성하기: 대다수가 반 고흐의 명화에서 밤하늘을 스크랩하여 재구성하였다. 자유롭게 밤거리를 거닐며 실컷 놀고 싶다고 하였으며,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싶다는 표현을 많이 하여 직무와 육아로 인해 묶여있는 삶과 체력적 고단함이 표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대다수가 클림트의 키스를 이용하여 남편과의 애정을 표현하였는데 현재 바쁜 일상으로 인해 남편과 소홀해졌다고 느끼고 있으며 남편으로부터의 지지와 애정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배우자의 지지가 높을수록 취업모의 양육스트레스가 낮아진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9, 21]. 일부 취업모는 뭉크의 절규와 클림트의 키스를 함께 표현한 후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감정기복을 표현하여 현재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번 회기에 명화의 자유로운 연상을 통하여 내면의 감정 및 욕구를 탐색하고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감정들과 생각들을 떠올리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4회기 가장 많이 듣는 말과 많이 하는 말: 대다수가 하는 말 보다 듣는 말 위주로 표현하여 정서적 지지를 얻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전원이 뽑은 가장 힘이 되는 말로 ‘이미 충분해,’ ‘너무 잘하고 있어,’ ‘고생했어,’ ‘많이 힘들지?’ 등과 같이 본인의 노력을 주변인들이 알아주고 격려해줄 때와 남편이 ‘같이 하자,’ ‘내가 할게’ 등과 같이 양육과 가사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려고 할 때 가장 위안이 된다고 표현하여, 양육스트레스에 있어 배우자의 지지가 가장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남편의 지지 다음으로 자녀의 애정표현에 힘을 얻는다고 하였으며, ‘엄마’ 라는 단어가 힘이 되는 단어이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때도 있다고 하여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표출되었다.
듣기 싫은 말로는 ‘애가 불쌍해,’ ‘이기적이다,’ ‘엄마는 **가 더 소중해’ 등과 같이 자녀에 대한 소홀함으로 인해 듣게 되는 아이와 주변의 말이라고 표현하여 본인의 빈자리로 인한 죄책감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직장에서 듣는 이야기 중에 ‘아직 안됐어?,’ ‘결과가 말해 줄 거야’ 등과 같이 부족한 시간 속에 재촉당하는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표출하여 생활에서 직무스트레스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회기를 통해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내면의 감정들과 생각들을 인식하고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5회기 나의 감정 컬러들: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나타낸 검정색, 어두운 남색, 갈색, 초록색 등의 색상을 표현하며 일과 자녀 중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체력적, 정신적 부담감에서 오는 혼란과 갈등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또한, 최근 쉽게 화를 내게 되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 것 같다고 하며 분노의 의미로 붉은색 계열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모든 집단원이 이러한 부정적 감정 표출 후에는 각자 좋아하는 색상을 채색하며 편안해지는 것 같다고 하며 공통적으로 하늘색, 에메랄드색, 녹색 등을 바다나 하늘과 연관 지어 떠올렸으며, 실제로 하늘색과 녹색은 진정의 효과가 있고 편안한 색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모두가 남편과 자녀를 떠올리며 노란색과 분홍색을 표현하며 행복과 사랑이 떠오른다고 하였다. 실제로 노란색은 활력을 일으키고 분홍색은 배려를 나타내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회기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을 탐색하고 표출한 후, 함께 공감과 위로를 주고받고 편안한 색상을 채색하며 감정을 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6회기 나를 힘들게 하는 것: 모든 참여자가 점토를 충분히 반죽하고 긴장을 이완시키며 본인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을 떠올렸다. 대다수가 현재 직장과 양육 사이에서의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없다는 것이 스트레스인 것 같다고 하였으며, 그 중 C는 진짜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며 직장인으로써, 엄마로써, 아내로써 각기 다른 나의 모습을 비대칭인 얼굴로 표현하였다. H는 두 번의 출산휴가로 인해 승진이 동기보다 뒤쳐진 상태로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 본인의 모습이라고 묘사하여 취업모의 출산 및 양육으로 인한 승진누락 및 업무자율성 하락에 대한 직무스트레스 큰 것을 알 수 있다. K는 딸이 배꼽을 만지는 버릇이 고쳐지질 않는데 본인의 빈자리로 인해 부족한 애착을 보상받으려는 행동인 것 같아 죄책감이 느껴진다고 하여 타인양육에 대한 죄책감이 취업모가 크게 겪는 행동이라는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가 본인을 힘들게 하는 것을 뭉개고 재반죽한 후에 치료사가 제공한 자연물을 이용하여 정원, 꽃 그네, 호수 등을 표현하였으며 대다수가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선물이라고 하며 작업에 집중하였다. 이번 회기를 통해 서로의 고민에 대해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였으며, 지점토를 반죽하는 과정을 통해 긴장을 이완하고 스트레스를 표출한 후 자연물로 작품을 마무리하며 감정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7회기 고마운 사람, 미안한 사람: 대다수가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공존하는 대상이라고 하였으며, 참여자의 절반은 현재 육아에 도움을 주고 있는 어머니를 표현하였으며,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시고 자식의 미래를 위해 현재까지 희생을 하시고 계시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였다. E는 이러한 마음을 웃는 모습의 친정어머니 위에 딸 형상을 올려놓음으로써 웃고 있지만 어머니가 느끼실 부담에 대한 죄책감을 표출하였으며, J는 ‘엄마’라는 단어가 본인이 친정어머니를 부를 때와, 아이들이 자기를 부르는 호칭이라며 어머니와 자녀들에게 모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하였으며, P는 친정어머니가 좋아하는 바다를 표현하거나 남편과 자녀들을 표현한 참여자도 있었다. 참여자의 절반은 남편과 자녀를 표현하였다. 남편에게 서운할 때도 있지만 도움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음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여 배우자의 적극적인 양육 참여가 양육스트레스의 큰 해소방법임을 알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취업모들 본인 또한 양육의 책임을 엄마의 역할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녀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표출되었는데, 문제행동이 보일 때마다 본인으로 인해 생긴 것 같은 죄책감이 든다는 괴로움을 표출하였다. 일부 참여자는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동료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여, 직장에서 받는 이해와 공감이 가정 못지않게 취업모의 스트레스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번 회기를 통해 표현하기 어려운 고맙고 미안함을 표현하고 나눔으로써 자기이해와 긍정적인 감정해소를 할 수 있었으며, 각자의 해결책을 공유하며 긍정적인 모방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8회기 나의 인생 그래프: 회기 들 중 참여자들이 가장 오랜 시간 생각에 잠기었던 회기였으며, 모두가 작업 전 인생에서 중요했던 일들을 연필로 적어보며 정리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가 본인의 진로결정이나 커리어에 영향을 주었던 사람이나 사건들을 표현하였는데, 이전 회기에서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으로 가족을 떠올리며 양육에 대한 부담감과 죄책감을 표현하였던 것과는 다른 특징을 보였다. 참여자의 절반은 출산을 그래프 상에 전혀 표현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참여자도 출산시점을 표시는 하였지만 본인의 인생이나 행복지수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사건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치료사가 언급하며 이유를 질문하자 대다수가 현재 자녀가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며 많은 행복감과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만, 출산은 내가 겪는 인생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지 내 진로와 목표에 영향을 줄 만큼의 사건은 아니었다고 답하여 취업모가 삶에서 자녀 못지않게 자아실현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인생에서 사회참여와 자아실현을 통해 얻는 긍정적인 심리사회적 욕구가 크다는 선행연구[33]와 맥을 같이 한다. 모두가 앞으로도 힘든 시간은 있겠지만 잘 이겨나갈 것이라고 하였으며, 퇴직 후 남편과 오붓한 모습의 긍정적 미래상을 표현하였다. 이번 회기를 통하여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볼 수 있었으며, 서로의 인생 이야기에 격려하며 긍정적인 미래상을 다짐하는 기회가 되었다.
9회기 시화꾸미기: 치료사가 읽어주는 시를 경청한 후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따뜻한 감성을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다고 함. 자연물과 한지가 서로 어울려 어떻게 배치를 해도 예쁜 작품이 되는 것 같아 작업과정 자체가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언급하였다. 일부 참여자는 채색도구를 이용하여 시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직접 표현하며 사전검사 때 그림에 대한 큰 부담감을 보였던 것에 반해 미술작업에 대한 적극성과 표현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다수가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감격, 감사, 감동, 부르트도록’등과 같은 최근 잊고 지냈던 감성들이라고 뽑았으며, 나에게 주어진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가지게 되는 것 같다고 언급하였다. 이번 회기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시를 감상하고 감성을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정서를 나누는 치료의 마무리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Figure 10).
논의
임상미술치료 후 실험집단의 직무스트레스요인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되었다. 이는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가 직장에서 느끼는 직무의 가치와 역할모호성 및 내적보상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집단미술치료를 통해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를 다룬 선행연구는 아직 없다. 하지만, 공무원을 실험집단으로 한 집단미술치료가 직무스트레스 중 직무의 가치, 역할 모호성, 내적보상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직무에 대한 가치인식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17]. 집단미술치료 과정 중 비슷한 처지의 어려움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지지받는 과정을 통해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행동모방이 이루어졌고, 직장에 대한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현재 역할에 대한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대안을 모색한 것이 도움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스트레스 증세요인과 결과요인 점수는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이는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가 직장에서 느끼는 신체적 피로도, 업무만족도 및 행동적 증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집단미술치료를 통해 공무원의 신체적 피로도, 업무만족도, 행동적 증세가 감소되었다는 선행연구[17]와는 상이한 결과이다. 업무 후에도 육아와 가사를 수행해야 하는 취업모의 특성이 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업무 강도 및 근무시간의 실질적 변화가 없이, 미술치료를 통한 스트레스 완화나 긍정적 자아상 형성만으로 신체적 피로도와 업무만족도를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서, 기업 및 사회 차원의 도움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 이다.
임상미술치료 후 실험집단의 ‘부모의 고통,’ ‘부모-자녀 간 역기능적 상호작용,’ ‘자녀의 까다로운 기질’ 모두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이는 집단미술치료가 취업모의 양육스트레스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들[29, 38]과 일치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 양육스트레스의 하위 영역 중 ‘부모의 고통’ 점수가 가장 큰 감소를 보였는데, 이 역시 선행연구들의 결과[29, 38]와 일치하였다. 취업모가 집단미술치료를 통해 자녀를 양육하며 생기는 내면의 갈등과 고민을 표출하고, 집단원과 공감하고 이해받으며, 긍정적인 자아상과 양육관을 형성하고 양육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도움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임상미술치료 후 실험집단의 코티졸 농도가 다소 감소되었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의 타액 코티졸 샘플수가 적어 농도 값이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고, 표준편차가 컸던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또한, 코티졸 농도는 일주기성 변화나 생리주기 등에 의해 변화하는데[27], 집단미술치료의 특성상 이러한 변수들을 모두 동일하게 통제하기 힘들었던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향후 연구에서 보다 많은 수의 대상을 확보하고, 하루 두 번 이상 일정 시간에 반복적인 타액채취를 통해 코티졸의 일주기성 변화를 감안한 연구 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실험집단의 질적 분석에서, 대다수의 사전그림에서는 집-나무-사람 간의 거리가 밀착되어 있거나 위치 및 배열이 다소 정적이었으며, 집-나무-사람 중 한 가지 요소를 지나치게 크거나 작게 표현하여 환경에 대한 내적 갈등 및 불안이 있음을 표현하였다. 반면, 사후 그림에서는 집-나무-사람 간의 위치 및 배열이 조화롭게 배치되었으며, 집-나무-사람 간의 크기비율도 조화롭게 표현되어 갈등 및 불안이 완화되고 외부와의 소통에서도 균형을 찾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대다수의 사전 그림에서는 인물표현 방법이 다소 정적이며 특정 가족 구성원만 그려 본인 또는 가족에 대한 내면의 갈등이 있음을 표현한 반면, 사후 그림에서는 인물의 표정이 밝아졌으며, 가족과 함께 있는 모습을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표현하여 내면갈등이 완화되고 정서가 안정됨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취업모를 대상으로 임상미술치료가 직무스트레스, 양육스트레스 및 타액 코티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동시에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취업모의 직무스트레스요인, 양육스트레스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임상미술치료가 취업모의 스트레스 완화에 현실적이며 긍정적인 심리사회적 중재법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