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다문화사회의 도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우리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 바, 한국이 다문화사회인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생활문화에 있어서 동화주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7]은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Coolen [4]은 주호(dwelling)를 환경의 내부로서만 인식해 왔던 단점을 극복하려면 환경의 의미있는 특징과 개인의 관계; 개인행동의 의도성을 강조하는 생태학적 접근을 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주호, 주거의 근린, 생태구역, 국가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는 환경의 의미를 정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생태학적 접근의 주요 특징은 환경과 개인의 호혜성이라고 하였다.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주거연구의 5개 접근방법과 쟁점에 관한 개념모형[7] 중에서 지역연구에 가장 적합한 생태학적 접근방법을 채택하여 말레이지아 이주 한인 여성의 주거경험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여성이 열대지방인 동남아, 특히 말레이시아에 살아가면서 어떠한 주거경험을 해 왔는지 생태학적 관점과 쟁점을 통해 다문화사회의 주거문화 동화와 문화접변과정을 알아본다면 우리나라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 여성의 주거적응과 부적응문제[8]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는 동기에서 출발하였다.
말레이시아 정착 한인 가족은 현지에서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주였으나 최근에는 자녀교육을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말레이시아에 유입되고 있고 주재원들도 많이 증가하였으며, 2개 지역에 한인들이 집중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기후, 사회와 문화가 융합되어 나타나는 다문화적 특성을 우리나라 여성들의 주거경험을 통해 살펴 본다면, 열대기후에서 살아왔던 우리나라 결혼이민자들이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주거문화 적응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역으로 이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아열대화하고 있는 한국의 주택계획에 상생적인 방안의 탐색이 가능하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연구내용 및 조사대상
1. 연구내용 및 조사대상
본 연구의 목적은 말레이시아에 장기 거주해 온 한인 여성들이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면서 사회문화적인 배경과 함께 변화하고 진화해 온 거주경험 과정을 생태학적 관점과 쟁점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연구내용은 첫째, 말레이시아에서 거주 한인 여성의 정체성과 생활양식을 나눌 수 있는 기준을 만든 후 그에 적절한 면접대상을 섭외하여 그룹면접을 함으로써 일반적인 거주경험을 알아본다. 둘째, 개별면접을 하여 정체성과 생활양식에 따라 그들의 주거경험이 어떻게 다른지 생태학적 관점과 쟁점으로 분석한다. 셋째, 그들의 주거경험 중에서 우리나라 다문화가정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보고 장기적으로 아열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주거계획에 어떤 활용성이 있는지 모색한다.
이상의 연구내용에 대해 심층면접을 통한 질적 연구를 하기 위한 조사대상을 확보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교민들의 현황을 파악하였다. 말레이시아는 이민제도가 없는 나라로서 5-10년 단위로 비자(VISA)를 연장하여 살 수 밖에 없다. 현재 한국인이 가장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비자는 second home VISA (MM2H)로서 일종의 투자 이주라고 볼 수 있는데 연령에 따라 일정 금액을 내고, 매년 일정한 소득을 증명하면 10년 비자를 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에는 현재 2만여 명의 교민이 거주(한국대사관에 공식 등록한 사람은 2014년 11월 현재 1만 5천 명 정도라고 함)하고 있으나 최근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유학생과 소위 기러기 엄마들이 많고, 20여 년 이상 된 거주자는 극히 제한적이다. 또한 주재원들은 3-5년 정도 근무하다가 떠나기 때문에 면접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개별면접 대상자는 25년 이상 거주자 한 명을 소개받아 상황을 파악한 후 스노우 볼(snowball) 표집으로 조건에 맞는 4명을 섭외하였다. 말레이시아의 전반적인 거주현황을 알기 위하여 조사대상자 H씨의 콘도미니엄에서 2014년 8월 23일 5시부터 3시간 동안 집단면접을 하였다. 20년 이상 살아 오면서 경험한 말레이시아의 주거관련 시스템, 주거생활의 장점과 단점을 경청하였고, 이들의 성향을 파악한 후 개별면접은 개별적인 만남과 전화를 이용하여 10월까지 진행하였다.
2. 조사대상 개요
면접 대상자 조건은 20년 이상 거주를 기본으로, 주거경험의 차이를 나타낼 것으로 유추되는 거주동기, 남편의 국적, 취업관련, 한국과의 교류 정도, 향후 거주계획을 주요 기준으로 하였다. 거주동기는 3가지(결혼이주, 주재원 이후 이주, 취업 및 창업이주)로 구분하였고, 취업관련은 3가지(평생 주부, 취업 후 은퇴, 현역), 한국과의 교류 정도는 3가지(거의 없음, 몇 년에 한번, 거의 매년), 향후 거주계획은 2가지(평생 말레이시아 거주, 언젠가 출국예정)로 구분하여 개별면접 대상자를 다양화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 개요는 Table 1과 같다.
이론적 배경
1. 이론적 개념틀
질적 연구에서 사용하는 자료의 질(quality)은 조사대상 선정의 적절성, 관찰자가 조사상황에 미친 영향, 자료 해석에서 맥락 정보가 충분한 정도,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 방법에 따라 좌우된다[1]. 본 연구에서는 집단면접과 개별면접을 병행하여 주거경험을 수집하지만, 구성주의 입장에서 연구참여자가 의미를 구성하는 바, 특정 상황에서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맥락적인 상황을 중시하고자 주거경로 접근의 인식론에 따라 조사대상을 선정하였다. 그 이유는 질적 연구에 있어서는 개방성과 융통성이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도구로서의 연구자가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중요하고, 해석의 엄격성과 질에 명백한 기준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화가 어려운 점[1]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해서 이다.
따라서, 집단면접으로 일반적인 맥락을 알아보고 개인의 특성을 관찰한 후, 개별 면접에서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질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면접만을 이용한 질적 연구가 참여자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구조를 밝히고 의미를 해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맥락과 유형에서 참여자의 생활세계를 이해하고 심층이해를 하기 위한 개념구조를 명백히 하는 선에서 연구의도에 적합한 발견과 결론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1]. 또한, 이는 연구분야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증가시키고, 자료의 증거와 논쟁의 일관성을 유도하며, 증거의 인용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자료를 해석하고 결과를 명백하게 표현하고 조직함으로써 이론과 지식, 실천과 정책에 기여해야 한다는 질적 연구의 목적[1]에 좀 더 부합하기 위한 장치이다.
조사대상의 선정부터 연구의 관점과 쟁점, 해석의 논거 기준으로 본 연구에서 적용한 주거경로접근과 생태학적 접근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1) 주거경로 접근
주거경로 접근(housing pathways approach)은 양적 연구에 대한 대안적 시각에서 출발하였으며, 주거가치와 의사결정이 사회와 개인의 경험에 따른 정체성과 그로부터 형성된 생활양식으로 구현되며, 주거경로는 평생을 두고 변화하고 구성된다고 본다. 주거경로접근의 주요 개념인 정체성과 생활양식은 질적이며 종단적이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때문에 지속성도 있지만 변화도 나타난다[3]. 사람은 서로 다른 정체성을 서로 다른 상황에 맞게 구성하는 능력이 있으며, 개성을 발휘함으로써 스스로 타인과 구분한다. 범주적 정체성은 계층, 성, 종족, 장애와 같은 것이며, 계층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고 사회로부터 스스로 범주화 된다[7]. 소속된 사회의 주거에 대한 인식도 여기에 속하는데, 범주적 정체성은 사회와 존재론적 정체성을 매개하므로, 어떤 범주에 속한다는 것은 의미와 상호작용이 사회적으로 구축된 규범과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범주적 정체성은 유사성에 의해 규정되므로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한국인이라는 것은 개인의 정체성 형성, 주거선택, 삶의 다른 영역의 범주적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한국에 대한 담론이 영향을 미칠 것이고, 경제활동의 기회, 그에 따른 소득과 부의 축적기회뿐만 아니라 문화적 사회화나 종교적 규범을 통해 비록 나이나 체재기간, 개인적 선택과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개인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생활양식이란 사람들이 무엇을 왜 그렇게 하고 그것이 그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생활양식은 문화적 가치, 태도, 사회의 관습과도 연관이 있다. 생활양식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양상이란 어떠한 재화와 장소,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생활양식은 재정적, 교육적, 물질적 자원을 어떻게 쓰는가를 나타내는 지침이며, 상호의존적인 맥락에서 자아실현을 해나가는 과정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관심을 반영한다. 생활양식은 일상생활에서 정체성의 표현이고, 정체성을 통해 생활양식을 탐색한다는 것은 주거에 있어서 중요한 함축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주거소유권은 정체성의 중요한 원천이지만, 주거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를 소유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 넓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주거가 무엇을 충족시키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가구(household)가 가지는 주거의 의미의 주관적 본질을 알아야만 한다[3]. 본 연구에서는 피면접자 선정과정에서 주거경로접근을 활용하고자 하며 조사대상의 개요에서 그러한 선정이 타당했는가를 분석하고 결과해석과 논의에 적용하고자 한다.
2) 생태학적 접근
생태학적 접근(ecological approach)은 말레이시아 이주여성의 주거경험을 들여다 보는 인식론적 관점과 쟁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생태학적 접근의 개념틀은 거주자들이 주호에 부여하는 의미연구의 이론적 구조와 방법론[4]으로 제안되었다. Coolen [4]은 이전의 연구가 주호를 환경의 내부로만 인식해 왔던 단점을 극복하고 환경의 의미있는 특징과 개인의 관계, 개인행동의 의도성에 대한 연구는 생태학적 접근으로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는 생태학적 관점으로 볼 때 주거와 인류는 기능적인 관계에 놓여있다고 하면서 첫째, 인간의 의도성으로 부터 나온 인간과 주거환경의 호혜적 관계의 의미. 둘째,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의도 및 욕구와 기능적인 관계에 있는 대상의 의미. 셋째, 고유한 권한을 가진 대상의 의미, 넷째, 인간과 대상의 사회적 관계에 부여된 의미. 다섯째, 인간행동의 지침으로 사용되는 의미가 의식적으로 작용한다[4]고 하였다.
생태학적 접근의 가장 중요한 쟁점인 인간과 환경의 호혜적 상호작용, 삶의 질을 위한 생활방식 구현을 위해 생태학적 균형을 찾아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과정[7]도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이미 수도인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KL)의 암팡(Ampang)과 몽키아라(Mont Kiara)에 한인 집중 거주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호혜적 공동체로서 어떻게 작용해 왔는지를 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미시적으로는 가족이 사용하는 공간 내에서 본국의 문화에 적응하면서 익숙해진 미세환경(공기의 질, 연기와 먼지, 소음과 빛, 열)에 대한 감각을 열대기후 조건 속에서 어떻게 변화시키고 적응해 나가는지, 이를 가족간의 의사소통과 상호관계 속에서 다른 조건들로 보상을 받고 갈등을 일으키고 인내하면서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도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태학적 인식론에서 본 연구에서는 Hong [7]이 제안한 생태학적 쟁점, 즉 주거와의 호혜성, 환경변화의 의도성, 주거의 의미와 상호작용, 주거적응, 주거만족불만족[7]이라는 5개 쟁점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2. 말레이시아 주거의 역사성과 지역성
말레이시아는 2013년 현재 총 인구 중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Muslim) 60%, 중국인 23%, 인도인 7%, 기타 10%로 이루어져 있으며, 말레이인들은 대부분 무슬림인 반면에 중국인들은 대부분 불교와 도교를 믿는다. 이슬람교는 약 13세기경 전파되어 말레이시아의 공식 국가종교가 되면서 말레이 사회를 하나로 묶는 핵심적 가치와 이념을 제공해 오고 있다. 수도 KL은 1857년 87명의 중국인 주석광부들이 암팡에 부락을 건설한 것이 시초이나 1957년 독립 말라야 연방의 수도가 되었고, 1963년 말레이시아의 수도가 되었다. 말레이시아 한인들은 20여 년 전부터 KL의 암팡 지역에 많이 살아 왔다. 약 10여 년 전부터 주재원들을 중심으로, 초고층 아파트가 많아 한국과 환경이 유사한 신도시 몽키아라에 또 하나의 한인 집중 거주지역이 번창하여 현재는 암팡보다 더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다문화사회이고 개방적이며 국제화된 도시로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거의 역사성과 지역성은 다음과 같다.
1) 말레이시아의 전통주택
말레이시아 전통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연중 섭씨 22-32도를 유지하는 열대기후와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전통주택은 지역에 따라 4가지 타입이 있으나 공통점은 이동 가능한 주택이고 나무로 지어졌으며 지상에서 띄워서 짓고, 통풍이 극대화된 구조라는 점이다[17]. 1.2-1.8 m에 이르는 기둥 위에 세우는 목구조의 고상식 구조는 계단으로 지상과 연결된다[20]. 고상식 구조는 말레이시아의 고온 다습한 열대 기후의 특성에 따라 땅의 습기와 폭우나 홍수, 야생동물을 피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며, 기둥 위의 집은 바닥의 틈새로 공기가 유통하므로 쾌적하고 위생적인 주택기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하기 때문에 자연발생적으로 유래한 건축방법이다[21]. 습도를 감소시키고 시원하게 하는 통풍구조, 열 전달이 낮은 재료의 이용, 햇빛을 반사 시키는 구조, 하늘과 주변환경의 현휘현상 조절, 비로부터 보호, 더 시원한 미세기후조절을 위한 주변 식재 등의 기법으로 열대기후 조절을 하는 주택[19]이다. 그 중에서도 통풍구조는 대단히 중요하다. 통풍 구조는 바닥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창을 마주보게 배치하여 맞바람이 불게 한다든지, 가파른 경사지붕으로 거주공간 상층부의 통풍을 원활히 하는 방법, 지붕의 경사를 급하게 하여 빗물이 지붕에 스며들지 않고 실내통풍과 온도조절에 유리하도록 되어 있다(Figure 1) [9].
벽은 열대기후에 맞게 개방적으로 만들고, 공간에 따라 창문의 크기와 형태를 달리 설치함으로써 영역을 구분하거나 사생활을 보호한다. 바닥은 주로 마루판이어서 틈이 있기 때문에 이 틈을 통해 공기가 통하고, 아래에 피워둔 연기가 바닥 틈을 통해 실내에 유입되어 모기를 퇴치하는 데도 유리하다. 말레이시아 주택은 기본적으로 목조 가구식으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해체와 재 조립이 가능하다. 주요 구조부는 기둥, 보, 지붕들보, 도리로 되어 있고, 문짝이 목재 루버(louver)로 되어 있어 창문을 닫아도 루버를 올리면 공기유입이 가능하여 빛이 너무 강하거나 비가 올 때도 채광과 통풍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9].
사회문화적으로 주택이 종교적 상징의 대상이라는 점은 동남아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점이다[11]. 거주자와 건물의 상징성이 지붕에 나타나고 있으며 박공널에는 통풍과 환기를 위한 기능적인 면 이외에 장식적인 면이 함께 고려된다. 주택은 지을 때부터 안주인의 양팔길이를 기준으로 의식이 행해지는 등 안주인의 신체치수는 주택의 주요치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9, 23]. 여성의 중요성은 주택의 공간배치와 명칭에서도 나타난다[22]. 주택의 중심공간인 루마 이부(rumah ibu)는 어머니의 집이라는 뜻으로 주택의 중심공간이면서 가족의 기도, 취침, 가사일 등을 하는 다목적 공간이다. 주택의 전면부에 있는 세람비(serambi)는 방문자를 맞이하는 사교적인 공간이고 그 앞에 대기실인 안정(anjung)이 있다. 다푸르(dapur)는 여자들이 요리를 하거나 모여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바닥 위에 자리를 깔고 식사를 하기도 한다.
주택은 이처럼 접객을 위한 세람비와 가족생활을 위한 루마 이부, 부엌인 다푸르로 나뉘는 뚜렷한 구분을 가지고 있다. 말레이 전통주택의 생활은 바닥에서 기도하고, 자고, 일하는 3개의 기본공간 이외에 셀랑(selang)이라는 공간이 있어 이곳을 중심으로 2영역으로 나뉜다(Figure 2) [19]. 세람비는 남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적인 공간인 반면에 후면부에 있는 다푸르는 여성전용의 작업공간이고, 가족의 공용공간인 루마 이부에는 친족을 제외한 남자 외부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고, 루마 이부와 다푸르를 잇는 셀랑은 여성들이 손님맞이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말레이 전통주택은 앉고, 자고, 기도하고, 일하는 것이 바닥(floor)에서 주로 이루어 지는 주거문화이다[5,19].
2) 말레이시아의 근대주택
말레이시아는 입지조건상 해로가 넓게 개방되어 있어 주변국들로부터 접근이 쉬웠기 때문에 서쪽에서는 힌두교와 불교의 인도, 이슬람교의 중동, 기독교의 유럽, 동쪽과 북쪽에서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이웃 국가들, 중국, 일본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인도로부터 유래된 힌두교와 불교 문화는 전통 시대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지배했고, 이슬람 세력은 14-15세기 무렵에 말레이반도에 이슬람 국가를 세우기 시작했으며, 이슬람 문화는 말레이인들에게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열대기후적인 특성 이외에 유럽 식민지적 특성과 중국과 인도 등 이민자들이 말레이시아의 근대주택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럽 식민지 영향 중의 하나는 전통적으로 고상식이었던 입면 양식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대체로 외부 계단을 통해 주요 생활공간이 있는 1층으로 진입하므로 결과적으로는 고상식이었던 전통주택과 같이 1층에 주요 생활공간이 마련된다. 이러한 것은 전통공간과 마찬가지로 상층공간이 더 시원하기 때문에 고온 다습한 말레이시아의 기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구식 건축요소인 현관이 전면부에 붙고, 근대적 공간구성 요소인 개인실, 식당, 욕실이 추가된다. 이는 서구 건축양식이 토착화되어 말레이의 전통생활양식에 새로운 외국문화가 접목된 양상을 보이고, 근대 건축요소인 유리와 콘크리트가 적극적으로 수용되는 근대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13,14].
근대주택은 외부벽체를 구성한 후 실내공간을 벽으로 구분하여 건축비를 절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바닥면의 높낮이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근대주택이 바닥을 콘크리트로 하고 급배수 시스템도 발달하고, 처마를 따라 배수구를 두어 홍수 피해도 없기 때문에 부엌으로 필요 물품을 운반하기 편리하게 변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근대주택에서 다푸르는 확장부 외부공간의 지상층에 대부분 위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말레이 근대주택은 전통주택의 공간 위계를 따르고 있으나 콘크리트의 사용으로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 바닥 높낮이 차이는 없으며, 급배수 시스템의 발달로 욕실과 화장실 같은 공간이 추가됨을 볼 수 있다[14].
숍하우스(shop house)는 동남아 역사도시에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주상병합주택이다. 지상층에 가게가 있고 위층은 주거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좁고 긴 2-3층 건물이 가로변에 병립되어 있고 도로변은 아케이드로 되어 있다. 원래는 목조로 지어졌으나 1881년 대 화재 이후 벽돌과 타일을 이용하여 축조되어 왔다. 이숍하우스는 원래 중국의 남부지방에서 유래된 것으로 상인들이 가족 자영업을 하기에 적절하게 위층에서 살림을 하면서 식사를 내려오고, 가게를 지키면서 이웃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구조이다[24]. 기둥 위의 지붕으로 연결된 아케이드를 통해 손님과 상인들이 쾌적하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인데, 창문이 없이 길이는 거의 40-50여 미터에 이르므로 중간에 바닥부터 천장까지 뚫어 공기 순환을 돕고 천장을 높게 만들어 열대지방의 기후에 적응하고 있다(Figure 3).
3) 말레이시아의 현대주택
말레이시아의 현대 주거유형 구성비는 그간의 신축 비율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1950년대에는 독립주택(bungalow) 건축비율이 81.48%였고 아파트(apartment & flat)가 16.84%였다. 60년대에는 아파트 건축이 39.54%, 말레이시아식으로 개발된 영국식 테라스 하우스(terrace house)가 46.3%였다가 1970년대에는 중밀도 테라스하우스가 75.76%, 80년대에는 90.05%를 차지하며 주거건축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는 저밀도 방갈로가 3.54%, 세미-디(semi-detached)가 1.64%, 중밀도 테라스하우스가 30.49%, 고밀도 아파트가 64.33%를 차지하며 주도한다[12].
말레이시아 현재의 주거유형은 방갈로, 링크하우스(혹은 타운하우스, 테라스하우스), 세미-디, 아파트와 콘도미니엄(condominium)으로 나뉜다. 전용대지 위에 지어지는 방갈로, 세미-디, 테라스하우스 같은 주거유형은 서구에서 수입되었지만 말레이시아의 독특한 사회적, 인종적, 기후적 환경에 맞게 특화되어 개발된 주거유형이다[15].
방갈로는 통상 2개 층의 독립주택을 말한다. 방갈로는 고온다습한 기후에 맞게 진화하여 원래의 목조주택이 갖던 장점들을 구현하여 현대적인 재료로 지어지나 환기를 위한 루버형 창, 실마다 외기에 면하는 것은 동일하다. 거실과 부엌은 지상층에 두고, 위층에 4개 이상의 침실, 주차공간과 전용마당이 있는데 요즈음에는 디양한 공용공간을 두고 출입을 통제하는 방갈로 단지가 등장하고 있다(Figure 4).
세미-디는 두 개의 독립주택이 중간벽을 공유하되 각자 정원을 가지는 유형이다. 독립주택인 방갈로의 장점과 링크하우스의 토지이용 효율성과 건축비 절감의 장점을 취한 것이다. 링크하우스는 벽을 공유하는 두 개 층 이상의 주택들이 연이어 있는 것인데 벽만 공유하면 테라스하우스, 벽과 지붕을 공유하면 타운하우스로 부르고 거주자가 자유롭게 증개축을 할 수 있어 현지인에게 선호되는 편이다(Figure 5).
아파트는 걸어서 올라 다니는 4-6층, 혹은 리프트가 있는 고층으로 나뉜다. 저렴형 고밀도이면서 4-6층은 플랫이라고 부르고, 중형의 바닥면적을 가지며 기본적인 공용시설만 있는 고층은 아파트라고 부른다. 유형적으로는 동일하나 개별공간 규모가 크고 마감재가 고급스러우며 출입통제 및 방범시스템이 잘되어 있고, 야외수영장, 바베큐 시설, 테니스장, 헬스장, 회의실 등 공용시설이 많으면 콘도미니엄이라고 부르는데 도시의 고소득자들이 선호한다. 콘도미니엄은 10층 이하도 있지만 고층이 많다. 도심에서는 1980-90년대부터 호텔이나 오피스, 쇼핑몰과 연계된 초고층 주상복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국제적인 인기와 더불어 선호되고 있지만 열대기후와 지역문화, 말레이시아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15].
말레이시아의 열대 기후에 맞게 아파트나 콘도미니엄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통풍과 환기이다[15]. 복도는 자연광을 유입하기 위해 개방해야 하고, 복도와 주호 사이에는 에어웰(air well)을 두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복도에 면한 창은 열었을 때도 시각적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도록 디자인한다. 다용도실은 빨래건조를 위해 개방되어야 하고, 모든 욕실의 창은 환기를 위해 창문을 만들어야 한다. 고층 주거동은 자연환기를 위해 전체면적의 10% 이상의 에어웰을 두도록 법규상 명시되어 있다. 또한, 통풍과 환기를 위해 후면에 위치한 실이 외기에 면하도록 많은 분절과 셋백(setback)을 통해 주호 사이에 포켓(pocket)을 두는 주동계획을 하고 있다(Figure 6) [16].
말레이시아의 도시화 비율은 1957년에 26.5%였고, 1970년대만 해도 28.8%였으나 1995년에는 58.8%에 달하여 주택부족으로 많은 신도시들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수도성장과 함께 수도 주변 10-20 km떨어진 곳에 만들었는데 최초의 신도시는 1953년에 개발되었고, 2008년까지 13개의 신도시가 주정부와 도시개발청과 같은 공공기관과 주택개발 산업체에 의해 개발되었다. 말레이시아의 신도시는 적어도 10여 년의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개발하므로 빠른 주택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다양한 주거유형을 조합하고 저렴형과 중저가, 중가형을 비율적으로 공급하므로 다민족 국가다운 사회적 혼합을 도모할 수 있고, 분양을 위한 시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10]이다.
2003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진행형인 한 신도시의 경향[10]을 보면, 최근에 선호되는 주택평면 특징을 알 수 있다. 방갈로 평면계획의 일반적 특징은 거실이 주택의 앞쪽에 주방과 식사실이 뒤쪽에 배치된다. 주방은 드라이 키친(dry kitchen)과 웻 키친(wet kitchen)으로 분리 구성되며, 드라이 키친은 식사준비, 웻 키친은 환기가 필요한 조리와 세탁실로 쓰이고 있다.
중국의 독립주택 별서(別墅)에는 통상 두 개의 부엌이 구성되어 있다. 기름을 이용하여 높은 온도에서 튀기거나 볶는 음식을 많이 하는 중국요리의 특성 상 유증기가 많이 발생하므로 환기가 잘되는 곳에 문으로 차단할 수 있는 웻 키친을 만들고, 식당과 연계하여 배선 및 간단한 요리를 위한 드라이 키친이 구성되어 있다[6], 말레이시아 근현대 발전과정에서 인구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었던 중국인들은 말레이시아에서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어 고급 주택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식생활 면에서 말레이시아 음식은 중국 및 인도의 영향이 지대하고, 열대지방이기 때문에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조리법으로 튀김음식이 많은 것도 말레이시아의 현대주택에 두 개의 부엌이 구성되게 하는 데 일조를 했을 것이다. 규모가 큰 방갈로나 콘도미니엄의 웻 키친에는 메이드룸과 전용 화장실이 있고, 외부와 통하는 별도의 출입구가 있다. 2층에는 패밀리룸, 마스터침실과 일반침실이 배치된다. 각 침실에 딸려있는 욕실은 환기를 위해 모두 외기에 면한다.
이상에서 말레이시아 주택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보면, 열대지방의 기후적 특색에 따른 전통주택에 서구 식민지적 영향과 말레이시아 개발과정에서 유입된 이민족의 영향이 융합되어 다문화적 융통성이 주택 및 주거문화에 녹아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주택의 유형 구분은 영국의 영향을 받았고, 공간분할 및 입식생활은 서구와 중국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현지 답사결과, 장식적인 면에서는 이슬람 건축의 돔(dome) 구조와 4방 무늬 통풍구, 말발굽형 아치(horse shoe arch), 서구적인 기둥양식과 창과 문, 아치, 말레이 전통주택의 장식적 특성도 활용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말레이시아 주택의 발전과정은 환기와 통풍이 중요했던 열대기후의 지역적인 특성과 다문화적 특성이 모두 평면구성과 건물구조와 장식에 혼합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이주 여성의 주거경험
1. 이주여성의 일반적인 말레이시아 거주경험
그룹인터뷰를 통하여 말레이시아에서의 일반적 거주경험을 수집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기후와 주거유형
방갈로와 콘도에는 방범창과 방범문이 방마다 달려 있고, 심지어는 콘도의 베란다로 열리는 문에도 방범창이 달려 있고 커다란 자물쇠가 달려있는 점이 이주 초기에 가장 이상하였으나 철문을 잠근 채 내부문을 열어 안전하게 환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여년 전의 이주초기에는 주로 방갈로에 사는 사람이 많았는데 현재는 부자가 아니면 방갈로를 유지하고 살기가 힘들다고 하였다. 방갈로. 세미-디, 테라스하우스는 개별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며, 단지형(guarded community)이라서 경비가 있다 하더라도 각 집의 출입상황이 알려지기 쉬워 방범에 아주 취약한 것도 한국인이 방갈로에 살기 어려운 이유라고 하였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출신을 메이드(house maid)로 많이 쓰는데 경비원과 공모하여 도둑을 맞는 예가 빈번하다고 하며, 이는 한국인들이 콘도미니엄을 선호하는 주요 동기가 된다고 하였다.
집집마다 웬만하면 에어컨도 있고 천장 휀(fan)이 방마다 달려있어 열대지방에 아주 유용해서 한국에 달아 보려고 사가지고 간적도 있으나 한국 아파트는 천장이 낮아 설치할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방갈로에 살면 모든 방이 외기에 면하여 내부는 시원하며, 3개월 정도되는 우기에는 휀 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다. 건기에도 그늘에서는 시원하고, 기온이 올라가면 공기순환과정에서 바람이 불기 때문에 기온이 한낮에 33도까지 올라가도 습도가 높은 우리나라 한 여름보다는 지낼만하다고 하였다. 흰개미가 많기 때문에 바닥에 마루를 깔면 문제가 많다. 그리하여 고급형은 대리석을, 보통은 타일을 시공하고 그 위에 러그(rug)를 깔고 슬리퍼를 신고 생활한다. 바닥에 앉기도 하며, 현관과 실내의 바닥차이는 대개 없다고 하였다.
무슬림 문화 때문에 수동 비데가 변기마다 달려 있는 점은 이해하지만, 열탕기를 이용하여 더운물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목욕할만한 양의 더운물 공급이 불가능한데도 욕실마다 욕조가 있는 점이 이상하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한국인들은 대개 집을 분양 받으면 욕조를 모두 뜯어 내거나 물건 수납에 이용한다. 다문화가 잘 융합되어 음식이 다양한 것도 장점이고,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열대지방이라서 오래 보관하지 않는 식문화가 있으며, 집에서 음식준비를 하기 보다는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냉장고가 작고 부엌이 집 규모에 비해 작은 것도 특징이라고 하였다. 방갈로는 물론이고 일정규모 이상의 콘도미니엄에는 드라이 키친과 웻 키친이 있고 부엌으로 통하는 별도의 출구가 있으며, 웻 키친에 메이드룸과 전용 변소가 달려있는데 우리나라의 부엌에 다용도실이 있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하였다. 이웃 간에 소음분쟁은 거의 없으며 콘도미니엄에 살아도 소음(층간소음 포함)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하였다. 이는 단지 내 규약 때문이 아니라 땅이 있는 집(landed community)에 많이 살고, 콘도미니엄도 천장이 3 m 정도로 높고, 구조체가 들쑥날쑥(air well과 pocket을 의미)해서 인지 방음이 어느 정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주거유형에 대해서는 기존 논문[15]과는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단독주택은 방갈로, 콘도미니엄은 공용시설이 많은 중상층 고급 아파트, 저층이면서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플랫(flat), 수영장 등 공용시설이 없고 고층이면 아파트이고 소유와는 관계가 없다고 알고 있었다. 이웃과 구조를 공유하는 링크하우스도 3층이면 타운하우스, 2층이면 테라스하우스라고 인식하고 있었다(그러나 현지의 세일즈 갤러리에서 확인한 바, 주택시장에서는 링크하우스 중에서 벽과 지붕을 공유하면 타운하우스, 벽만 공유하면 테라스하우스라고 부른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방갈로를 소유하지 못하더라도 아파트보다는 링크하우스를 선호하는 것은 땅이 있는 집에 사는 것을 좋아하고 집을 마음대로 고칠 수 있고 시원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하였다.
2) 주거 정책과 관리
말레이시아는 자국민보호정책(Bumiputra)이 강력하여 집을 구매할 때 자국민은 10% 기본 계약금(down pay)을 내면 되지만 외국인은 20-30%까지 내야 하고, 말레이시아 인들만 분양 받을 수 있는 지역도 따로 있으며, 외국인이 저렴한 주택에 투자함으로써 집값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은 일정한 가격 이상의 주택만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KL지역은 1백만 링깃, 셀랑고(Selangor) 주는 2백만 링깃 이상의 집만 외국인은 구입할 수 있다. 집을 분양 받으면 에어컨이나 휀, 붙박이 가구, 조명을 모두 분양 받은 사람이 설치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하였다. 임대를 주더라도 기본 조명과 붙박이 가구, 휀, 모든 개구부에 방범망은 임대인이 설치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였다.
말레이시아는 대중교통이 미비되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 문제이고, 도로가 비계획적이어서 새로운 공사가 진행되면 그에 맞추어 새로운 도로가 개설되기 때문에 목표지점을 눈앞에 두고도 한참씩 돌아가야 하는데 이는 작은 땅에 1-2개 동의 단지가 많이 들어서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공공에서 도로를 계획적으로 개설하여 효율적이며, 단지계획도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와는 이점이 다르다고 하였다.
임대를 주게 되면 관리비는 소유자가 내고 임차자가 전기, 가스, 수도료는 매달 내며, 하수도료는 연 2회 낸다. 월 임대료 2달 분을 보증금으로 내며 종료하려면 1-2달 전에 미리 예고해야 한다. 집을 비울 때는 못 자국 하나까지 모두 지워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는 계약 당시 냈던 보증금에서 삭감을 당하고 환불 받는다. 따라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할 때 상세한 내용까지 모두 점검을 하고 서로 서명을 해야 피해를 보지 않는다. 집을 팔 때는 먼저 대금을 30% 받고 추후 70%를 받게 된다. 사는 사람이 융자라도 받게 되면 그 허가까지 수속기간이 많이 소요되어 매매하고도 7-8개월이 걸려야 매도가 실질적으로 완료된다.
자국민 보호정책도 그렇고 이민제도가 없는 나라라서 비자 유지조건 충족이 쉽지 않아 외국인이 살기는 좋지만 성공하기 어려운 나라임에는 틀림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서민들은 기본적인 생활용 전기세와 수도세가 거의 들지 않는 등 복지가 잘 되어 있고, 기본 식자재 등이 저렴하고 난방비도 들지 않아서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 이주여성의 생태학적 주거경험
말레이시아 이주여성의 주거경험에 대해 현 거주지와 미래 희망거주지 국가와 주거유형/소유여부, 말레이시아 문화에의 동화 정도와 문화접변 항목 등을 고려하여 조사대상자의 정체성과 생활양식을 규명하고, 생태학적 접근의 5개 쟁점에 따라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고 해석하였으며 일부는 인용하였다(Table 2).
1) 주거와의 호혜성
조사대상자 중 영국인과 결혼한 H씨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고급 콘도미니엄에 거주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거의 한인집중 지역에 거주하는 반면에 영국인과 결혼한 H씨는 말레이인을 포함하여 외국인들과 활발히 교류를 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살고 있는 콘도미니엄의 선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거주 선호지역인 방사(Bangsar)의 중상층 700여 가구 규모의 콘도로서 입주민 전용 카페, 레스토랑, 미용실, 슈퍼마켓, 바베큐장, 테니스장, 헬스장, 옥외수영장, 스쿼시장, 사우나, 자쿠지, 놀이터, 실내놀이실, 다목적실을 공유공간으로 가지고 있고, 살고 있는 콘도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말레이인과 결혼한 P씨는 자녀교육 때문에 한인집중 거주지역인 암팡에 거주하기 시작하였는데 자녀들이 모두 떠나간 현재까지도 살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편리하기 때문이며 본인은 집 지을 땅이 있어 그곳에 방갈로를 지어 자녀들과 함께 살고 싶으나 남편이 동의하지 않아 현재 사는 타운하우스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함으로써 남편 주도적인 의사결정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P씨는 자녀가 영어와 말레이어에 100% 능숙하기를 바란다고 하였고 한국어에 40% 정도 능숙하기를 원한다고 하였으며, 즐기는 문화, 존경하는 사람, 살고 싶은 동네, 일상적인 생활문화가 모두 현지인의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며, 말레이시아에 동화된 정도가 5점 중 4점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한인 집중거주지역에 거주하는 것은 한국인으로서의 공동체성과 호혜성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여겨졌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이 지역으로 이사 왔는데 모두 떠나고 나서도 남편이 동의하지 않아 못 떠나고 있어요. 저는 (다른 지역에 있는) 우리땅에 방갈로를 짓고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데 남편은 아이들이 귀찮은가 봐요. 암팡지역이 오래된 동네라 여러가지 편리한 점이 많기는 해요.” (P씨)
K씨 또한 암팡 지역이 한인 타운이라 도심도 가깝고 살기가 편리하여 다른 지역에 가서 살 생각이 없다고 하였다. 이주 초에는 암팡 지역에 400여 한인들이 살았는데 그 때는 모두를 알고 지냈었다고 하였다. 10여 년 전부터 초고층 주거지역인 몽키아라가 한국과 비슷한 환경이라서 주재원과 자녀들을 데리고 유학 온 엄마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부상하였으나 본인은 그런 곳에 살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암팡의 조용하고 번잡스럽지 않은 환경에 살다가 한국의 서울을 방문하면 오히려 어지러워 미국에 가서 살거나 한국에서 살더라도 지방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암팡에는 지역 안에 9홀 골프장도 있고 산도 가까우며, 도심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모여 있어서 한국식당, 식품점이 많아 예전엔 한국에서 더러 가져다 먹었으나 요즈음에는 전부 현지에서 구입한다고 하였다. 암팡은 오래된 동네라 집값도 싼 편이고 여러가지 정보가 많아 잠시 거쳐가는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였다. 한인타운 중심에 있는 콘도미니엄의 커뮤니티센터에서는 음식도 팔고 김치도 파는데 아주 맛이 좋다고 하였다.
낯선 외국 땅에서 한인지역이라는 장점만으로도 쉽게 한국인을 만날 수 있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기가 수월하다. 3-5년 정도 거주하는 주재원들은 한국의 신도시 아파트 환경과 비슷한 몽키아라를 선호하나, 20여 년 이상 오래 거주한 응답자들은 한국과 비슷한 환경보다는 한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라는 호혜성 때문에 암팡지역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남아 3개국 거주경험이 많은 S씨는 몽키아라가 KL중심지에서 좀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강남과 같은 환경으로 살기는 좋다고 하였다. 현재 사는 콘도에는 공유시설로 헬스장, 테니스 코트, 옥외 수영장, 사우나, 놀이터, 회의실, 바베큐장이 있어 편리하고, 한인 선호지역으로 10여 년 전부터 급부상하여 한국 수퍼마켓과 레스토랑도 많고 친구들도 많아 좋지만 콘도가 팔리면 땅이 있는 링크하우스로 이사갔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말레이시아 무슬림에게는 7월 한 달이 라마단(Ramadan)기간이다. 라마단 기간 중에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고통을 함께 한다는 의미로 해가 뜨자마자 부터 금식을 하고 오후 7시 30분이 되어야 저녁을 먹는다. 라마단이 끝나고 약 한 달간은 하리라야(Hari Raya) 축제기간이고, 이 때 친지들을 초청하여 파티를 한다. 방갈로에 살거나 파티장소가 있는 사람들은 주말이면 친구와 친척들을 불러 파티를 즐긴다. 집이 마땅하지 않으면 레스토랑에서도 파티를 즐기므로 통행이 많아 길이 매우 혼잡하다. 말레이인들이 공동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며 배려하고 친하게 지내는가는 배울 점이라고 하면서 조사대상자들은 이들의 호혜적 생활관습을 좋게 평하였다.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K씨와 S씨는 친한 친구들도 거의 한국인이고 즐기는 음식은 반반이라고 하였으며, 일상적인 생활문화는 P씨>H씨>S씨>K씨의 순으로 현지의 문화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말레이시아 무슬림의 라마단과 명절 하리라야 같은 현지문화가 같은 순서로 생활화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면접이 있던 날도 P씨는 저녁에 친척과 친구들이 모두 하리라야 축제로 모이기 때문에 클럽(private club)에 가야 한다며 일어섰다. 축제기간 식사에 많을 때는 100여명이 모인다고 하였다. 말레이시아는 영국 식민지였기 때문에 사회시스템이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전용 공간에서 운동도 하고 식사도 하고 사교도 하는 클럽이 크게 성행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라마단 기간 한달 동안에는 저녁마다 바자(bazaar)가 열리는데 거기에 가면 맛있는 것이 많다고 하면서 길거리나 광장의 개방공간에 마련된 저렴한 말레이시아 음식문화에도 호의적이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한인 집중 거주지역을 통해 호혜성을 누리며 공동체의 호혜적인 생활문화에 동화되어 있는 인터뷰 대상자들의 성향을 알 수 있었다.
2) 환경변화의 의도성
말레이시아의 주거지역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링크하우스를 보면, 초기 분양상태는 외관이 동일하였겠으나 오래된 단지일수록 대문도 다르고 담장도 다르고 현관도 다르며, 전면을 증개축한 집들이 많다(Figure 5).
2014년 현재의 분양시장에서는 욕실에 욕조가 없고, 세면대와 변기, 샤워시설 만 기본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이주 한인들은 분양 당시 목욕탕의 욕조를 뜯어낸 경험을 S씨도 K씨도 가지고 있었는데 샤워기가 옆에 있기 때문에 욕조는 쓸모가 없어 수납 등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해 욕조를 뜯어 내고 개조를 했다고 하였다. H씨는 10여 년 전에 분양 받은 콘도에 살고 있는데 욕조를 그냥 둔 상태에서 안에 물건을 가득 수납하여 놓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열탕기를 이용하여 물을 덥혀 샤워를 하므로 더운물로 욕조를 가득 채우기도 어렵고 물이 그렇게 뜨겁지도 않은 상황인데 사용하지 못할 욕조를 왜 설치하여 놓는지 의아해 하였다.
P씨는 3년간 커다란 방갈로에서 시댁과 함께 살다가 링크하우스에 살았던 경험을 말하였다.
“방갈로의 모든 문에 철문이 있고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점이 이상했어요. 방갈로는 휀만 틀어도 시원해서 천장의 휀이 참 유용하고 좋다고 생각했지요. 그 다음에 링크하우스에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바닥에 전부 카펫이 깔려 있는데 답답해서 안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모두 걷어내고 마루를 깔았는데 이번에는 흰개미가 많아 바닥이 들뜨는 거에요. 그래서 대리석으로 다시 시공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바닥에 아이들이 기어 다니고 하는데 카펫도 그렇고 대리석도 그렇고... 부분적으로 카펫(rug를 의미)을 여기저기 깔아 두고 바닥에 앉기도 하고…더운데 대리석이 시원한 느낌을 주기도 해서 대리석을 깔았어요.” (P씨)
P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1983-1987년까지 테라스하우스에 살다가 1987년부터 현재까지 27년 동안 암팡의 3층으로 된 타운하우스에 이사 와서 개조한 경험을 말하였다.
“방갈로나 타운하우스에도 중정(에어웰을 의미)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집이 길기 때문에 환기가 잘되라고 이곳에 작은 연못을 만들거나 나무를 심는 사람도 있는데..., 3층까지 트여 있다 보니까 아이들이 떨어질까 봐 위험하여 저는 모두 메우고 바닥재를 똑같이 깔아 내부를 넓게 썼어요. 중정 위에는 지붕이 보통 없는데 우리 집에는 지붕이 있어서 고치기 쉬웠어요. 부엌이 좁아 가능한 공간을 모두 터서 부엌을 늘렸어요. 모기 때문에 방충망을 설치 했구… 욕조는 뜯어내고 샤워장을 설치했구요. 호스 비데(hose bidet: 말레이인들이 사용하는 수동 비데)가 이상했지만 그냥 두었어요.” (P씨)
다른 공간은 편리하게 고치지만 수동 비데는 사용하지 않아도 그냥 두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인구의 60%가 무슬림인 나라에서 매매 시에 문화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실용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지인과 면담 결과, 말레이시아인들은 테라스하우스나 방갈로에 살아도 방충망을 설치하지 않으며, 오후 5-6시경에 루버창과 유리창을 모두 닫으면 모기염려가 없다고 하였다. 혹시 필요하면 모기향을 피운다고 하였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5층 이하 이면 방충망을 설치한다고 하였고 H씨도 K씨도 방충망 설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여러가지 식품을 말리려면 썩는 경우가 많은데 방충망을 떼어 눕혀 놓고 그 위에서 말리면 빨리 잘 말라 아주 유용하다고 하였다.
3) 주거의 의미와 상호작용
말레이시아에 오래 거주한 한인 여성들은 집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를 알기 위하여 객관적인 척도에 의한 질문과 개방형 질문을 병행하였다.
우선 정말 그렇다에 5점, 전혀 그렇지 않다에 1점을 주도록 유도하였다. 가족생활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는 항목에는 4명 모두 5점을 주었다. 집이 경제적 안정을 위한 투자수단이라는 항목에는 K씨가 3점을 준 것 이외에는 모두 2점을 주어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집단면접에서도 말레이시아 인들은 삶에 여유가 있고 주택을 사거나 임차하거나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특히, 집이 사회적 지위를 표상하는 수단이다라는 항목에는 모두 그렇지 않다(2점)고 하였고, 특히 K씨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연 주장하였다. 기본적으로 몸을 의탁하는 은신처이다라는 항목에는 모두 그렇다(4점)고 하였고, 문화의 향유와 자아실현을 위한 장소라는 항목에는 K씨가 그저 그렇다(3점)고 한 이외에는 모두 그렇다(4점)고 하였다. 다른 응답자는 모두 자기소유의 집에 살고 있지만 K씨는 소유하고 있던 콘도를 매매하여 현재 수속 중이고 아이들이 모두 결혼하여 외국에 나가 살고 있어 침실이 4개나 있는 넓은 콘도를 팔고 현재는 같은 암팡지역의 좀 작은 콘도를 임차하여 살고 있다고 하였다. 남편과 둘이 사는데 넒은 집이 필요 없고, 기회가 되면 이 나라를 떠나 미국이나 한국의 조용한 지방(특히, 제주도를 지목)에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콘도가 몇 년 전 보다 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매매가 쉽지 않고, 투자가치를 크게 따지지 않는 말레이시아 실정 상 집을 투자를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여기 사람들은 그런 면에서 여유가 있는 것 같고 오래 살다 보니 우리도 그런 마음이에요. 살던 콘도를 팔고 나서 많이 줄여 한 40평 되나? 월 2,300 RM (약 73만원) 하는 콘도지만 골프장 가깝고, 산 가깝고, 공기 좋고 이웃에 친한 친구들도 있고 여러 가지로 편리해서 아주 좋아요. 4시쯤 나가면 9홀을 돌 수 있어서 거의 매일 친구들과 골프를 쳐요. 맛있는 것도 많고, 말레이시아가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4위 라네요.” (K씨)
이러한 의식은 한국에서 주택의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주택의 경제성이 한국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가치이며,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인의 주거행동을 지배해온 주거의 의미이자 주거가치관이었다. 내 집 소유는 중요한 가치였으나 내 집에서 의미를 찾고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것 보다는 자녀 교육이 먼저라서 내 집을 두고도 교육환경이 좋은 곳에 가서 불편한 거주를 감수한다든가, 내 형편에 맞는 집을 구하기 보다는 투자를 염두에 두고 무리하게 대출받아 집을 구입하였으나 집값이 하락하여 소위 깡통주택이 양산되는 한국의 현실과는 다른 양상이다. 응답자들이 사회적지위도 경제성도 무리하게 반영하지 않는 주거의 의미 구축은 그들이 어떠한 정체성과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든 간에 말레이시아에 장기 거주하면서 의식이 동화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4) 주거적응 과정
20여 년 이상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주거적응과정이 어떠하였는가를 질문하였을 때 응답자들은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하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웃간에 분쟁을 일으키는 층간소음 문제는 한번도 겪지 않았다고 하였다.
S씨는 1998-1999년 암팡에 처음 와서 콘도를 렌트하였는데 집 전체에 카펫이 깔려 있었다고 하였다. 개미도 기어다니고 도마뱀도 나오고 영 찝찝했지만 바닥의 카펫을 뜯어 낼 수는 없었다고 하였다. 에어컨도 있고 하여 카펫 때문에 특별히 덥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특히 휀이 아주 좋았다고 하였다. 인도네시아 쟈카르타에서 4년을 살았는데 같은 열대지방이라서 그런지 방마다 휀이 달려 있고, 메이드들이 쓰는 별개의 건물이 있으며, 거실 앞에 손님들이 기다리는 공간이 있는 점(말레이 전통주택의 anjung에 해당)이 특이하였다고 하였다. 메이드들이 쓰는 건물에는 에어컨이 없고, 창문이 루버형으로 공기가 통하게 되어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말레이시아와 동일하다. 싱가포르에서도 3년을 살았는데 콘도에 웻 키친, 드라이 키친이 있고 웻 키친에 가정부 방과 전용 변소가 있으며 에어컨이 없고 루버형 창문이 있는 점도 말레이시아와 동일하다고 하였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살던 암팡의 콘도는 에어컨이 중앙집중식이어서 좀 안 좋았고, 엘리베이터가 중간층에 서기 때문에 몇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점이 불편했다고 하였다. 현재 사는 몽키아라의 콘도는 분양을 받은 경우인데 싱크대 이외에 에어컨도 없고 인테리어가 안되어 있어 거의 모두 이케아(IKEA)에서 했고, 말레이시아에서 이케아가 성업 중인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 또한, 말레이시아 콘도는 엘리베이터가 두 대면 항상 한대는 1층에 또 한대는 중간에 서 있어서 빨리 도착을 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하였다.
K씨는 1988년 처음에 말레이시아에 와서 방갈로에 살았는데 방마다 휀이 있는 것이 신기했지만 아주 유용했고, 모기와 쥐, 도마뱀이 많아 적응이 잘 안되었다고 하였다. 1990-1993년까지 살던 콘도는 방들이 정사각이 아니고 사선이 많아 공간 적응이 잘 안되었다고 하였다. 말레이시아는 대규모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땅이 있으면 몇 십 몇 백 가구씩 한 두 동이라도 개발을 하기 때문에 땅 모양에 따라 사선의 공간들이 많은 점이 한국의 반듯반듯한 아파트와 차이가 있다고 하였다. 1994-1999년까지 살던 타운하우스는 웻 키친과 드라이 키친이 있었는데 가정부 방 창에는 루버형 창문이 되어 있고 에어컨도 휀도 없었다고 하였다. 또 가운데가 뚫려 하늘이 보이는 중정이 집안에 있었는데 모기 때문에 실내에 방충망을 붙였다고 하였다. 2000-2007년까지 콘도로 갔다가 애들 때문에 다시 2007-2010년까지 타운하우스에 살았고, 2011년에 콘도를 분양받아 살다가 2014년 현재 매매를 하고 수속 중이며, 집은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살았지 꼭 이래야 한다라는 생각이 없었다고 하였다.
“이 콘도는 방이 4개인데 방마다 욕실이 붙어 있고, 싱크대와 에어컨만 있어서 바닥이며 수납이며 조명까지 모두 시설을 하느라고 돈이 많이 들었어요. 가장 특이한 것은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바로 거실이라는 점인데 말레이시아에는 그런 콘도들이 많아요. 엘리베이터는 ID카드를 대야 움직이므로 안전상의 문제는 별로 없구요. 콘도의 가격이 10년 전에 비해 현재는 좀 올랐는데 지금은 팔고 수속 중이에요. 보통 수속에 6개월 이상, 12개월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말레이시아는 집값이 급격히 오르지 않고 렌트해서 사는데 별 어려움이 없어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Full furnished 도 있고, half furnished도 있고, empty도 있어 사정에 맞게 고를 수 있고…” (K씨)
H씨는 24년 전에 방갈로에서 5년을 살았는데 입구에는 철문에 커다란 자물쇠가 달려 있고, 방 6개마다 철창이 있는 것이 이상했다고 하였다. 1985-1999년까지 콘도를 렌트해서 살았는데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바로 거실인 것이 이상하기도 했지만 살다보니 괜찮았다고 하였다. 모기가 많아 방충망은 모두 했다고 하였다. 2000년부터 현재의 콘도에 살고 있는데 60평 정도되고 동네도 좋고 무척 만족스러워 말레이시아에 있는 한 계속 살 생각이라고 하였다. 이 집은 웻 키친이 없고, 부엌에 욕실 겸 세탁장이 붙어 있는데 그 안에 메이드 방과 전용 화장실이 있고, 외부로부터 별도 출입구가 있으며 루버창이 달려 있어 바람이 통한다. 현관을 열면 집 전용 쓰레기통이 있고, 루버문이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데 이런 구성도 편리한 것 같다고 하였다. 암팡이나 몽키아라와 같이 한인 집단거주지 보다는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여기가 좋다고 하였다. H씨는 영국인과 결혼을 하였고 자녀들도 현재 모두 영국에 있으며, 존경하는 사람은 거의 현지인이고 일상적인 생활문화도 거의 현지 것이라고 하였다.
5) 주거만족불만족
한국인들은 살 집을 고를 때 치안을 중요시하고 생활이 편리한 곳에 모여 사는 것을 중요시하는 반면에 말레이시아 인들은 아파트를 안 좋아하고 땅이 있는 주택을 좋아한다고 응답자들은 말하였다. 주거만족과 불만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평소에 주거에 대해 갖고 있는 가치관에 대해 질문하였다.
이 점에서 응답자들의 정체성과 생활양식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38년을 거주하였고 남편이 말레이인인 P씨는 주택이 사회적인 성취를 대변한다는 항목에 전혀 아니라고 응답을 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그저 그렇다고 응답하였다. P씨는 또한 주택은 반드시 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좋은 집에 사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인가라는 질문에 전혀 아니라고 응답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비쌀수록 좋은 집이다라는 항목과 집은 반드시 남향이라야 한다라는 항목에 전혀 아니라고 응답을 하였다.‘집이 정신적인 안식처이다’와‘주택은 가족의 모금자리이다’라는 항목에는 모두 정말 그렇다라고 응답을 했지만 자녀가 집을 장만할 때 도우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항목에는 P씨와 S씨는 아니라고 한 반면에 H씨와 K씨는 도울 수도 있다고 응답하였다. 유지비가 많이 들지 않는 집이 좋은 집이라는 것에는 그저 그렇다고 전원 응답을 하여 난방을 하지 않는 말레이시아에서 관리비는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임대를 줄 경우에 관리비(유틸리티 비용은 거주자 부담)는 소유자가 내는데 중상층 콘도의 경우 월 700-800 RM (21-25만원)정도를 낸다고 하였다. 비쌀수록 좋은 집이다라는 항목에는 모두 부정을 하였고 편리한 집이 좋은 집이다에 모두 긍정을 하였으며, 임차라도 편리하고 살기 좋으면 된다에는 S씨는 그렇다에 나머지는 모두 정말 그렇다고 응답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응답자들의 집에 대한 가치관이 현지에 많이 동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집안을 잘 꾸미는 것은 중요하다에 몽키아라 콘도에 살고 있는 S씨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고급 콘도지역에 살고 있는 H씨는 그렇다고 하였지만 말레이시아인과 결혼하여 암팡의 오래된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는 P씨는 전혀 아니다에, 콘도를 팔고 작은 콘도를 렌트하여 살고 있는 K씨는 그저그렇다에 응답을 함으로써 그들의 정체성과 생활양식과 주거행동이 일치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현재 살고 있는 주거에 대한 만족불만족과 향후 이사계획을 질문하였다. 모든 응답자가 대체로 만족한다고 하였다. P씨는 현재의 집에도 만족하지만 결혼한 자식들과 함께 살고 싶어 새로 짓고도 싶으나, 남편의 반대로 이사계획이 없으며 죽을 때 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살 것이라고 하였다. 의사결정에서 남편이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H씨는 현 주거에 아주 만족하며 여기보다 좋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외국인 및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매우 바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현재의 콘도는 말레이시아를 떠날 때까지 살 것이며 최후에는 영국에 가서 살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주차장은 조금 불편하다고 하였다.
“문제는 주차장이에요. 주차장에서 내려 2개 층을 올라와야 우리 집으로 올라올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주차장에서 집에 올라오는 동선이 복잡해서 손님이 오면 일일이 마중하여 데리고 올라와야 해요. 찾기 힘들어서…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Parking lot은 돈을 내고 사야 하는데 우리는 하나만 샀기 때문에 손님이 오면 차를 앞으로 바짝 붙이고 뒤에 대도록 해야 돼서 반드시 마중을 나가야 하는 점이 좀 불편해요.” (H씨)
S씨는 콘도가 안 팔려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고 편리하고 만족하기는 하지만 콘도를 잘못 샀다고 하였다. 아이들도 모두 외국에 있고 굳이 큰 집이 필요가 없어 줄이고 싶다고 하였다. 노후에 숲이 좀 많은 작은 링크하우스에 가서 살고 싶은데 집이 안 팔리니 방법이 없고 결국에는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K씨는 요행히 집이 팔려 자유롭게 차후 계획을 할 수 있어서 좋은데 집을 산 사람이 현금으로 사므로 3개월 만에 수속이 끝난다고 하더니 결국 융자를 받게 되어 6개월째 수속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암팡이면서 뒤에 숲이 있어서 만족스럽고 집세도 저렴하여 말레이시아를 떠날 때까지 살 예정이라고 하였다. 남편은 남편대로 사업으로 바쁘고 나는 나대로 즐겁고 편리하게 살면 되지 집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실제로 거의 매일 9홀 골프를 치며 말레이시아 생활을 만족스럽게 자율적으로 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주거관련 시스템 중에서 한국에 도입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하였을 때, 한국방문이 잦은 K씨는 분양을 받았을 때 입주자가 알아서 가구와 조명시설을 하는 것이 초기 분양가가 싸서 좋은 것 같다고 하였다. 한국은 모두 설치를 해주는데, 귀찮은 사람은 그것을 선택하겠지만 선택 안 할 수도 있다면 개인의 경제적 여건과 취향을 반영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하였다. H씨는 엘리베이터가 항상 반대에 서 있어 가까운 것이 빨리 도착하도록 하는 시스템과 한국의 아파트도 천정을 높여 휀을 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였다.
결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 여성의 주거문제를 역으로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아열대화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주거계획적 측면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알기 위해 시도되었으나 기본전제에 차이가 있다.
첫째, 응답자들은 결혼 후 개인 사정에 의해 말레이시아 거주하는 사람들이며 현재 말레이시아 생활에 만족하기는 하나 이민제도가 없어 언젠가는 귀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말레이시아인과 결혼한1명 제외)는 점이 결혼이민에 의해 형성된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과 다르다. 둘째, 결혼이민자로서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을 꾸린 사람들은 저소득층이 많아 본국의 경제적 짐을 덜기 위한 선택이 많았으나 말레이시아에 이주하여 20년 이상 거주한 응답자들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정되게 살고 있어 계층적 차이가 있다. 셋째,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가고는 있으나 동화주의 관점으로 결혼 이민자에게 적응을 강제하는 경향이 있으나 말레이시아는 자국민 보호정책을 펴고는 있어도 성공적인 다문화사회이다. 넷째, 우리나라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은 한국문화를 선망하여 다문화가정을 이루었으나 응답자들은 이주 당시부터 한국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장기거주로 인해 의식은 일부 동화되어 있으나 일상생활은 문화접변하고 있다. 다섯째, 말레이시아 이주 한인 여성의 주거경로를 다양화 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기준을 만든 후 그에 적절한 피면접자를 섭외하였지만 중상층에 한정되어 있어 응답자들의 주거경험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주거경로접근의 개념틀에 따라 정체성과 생활양식을 규명하고, 생태학적 접근의 개념틀에 따라 5개 쟁점 별로 말레이시아 이주 여성의 주거경험을 연구한 것은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의 동남아 출신 결혼이민자의 주거문제 이해에도 유용하며 점차 더욱 유용해질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응답자들의 열대기후 국가에의 장기 거주경험을 통해 점차 아열대화하고 있으며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주거계획에 대한 시사점도 탐색할 수 있었다.
우선, 생태학적 관점과 쟁점에 따른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응답자들은 말레이시아의 전통주택과 근대주택 거주경험은 없고, 현대의 단독주택과 링크하우스, 콘도미니엄에 대한 주거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주거와의 호혜성은 주거지 선택에서 분명히 관찰되었다. 환경변화의 의도성은 바닥재료의 선택과 방충망 설치, 욕실개조에서 가장 뚜렷하였다. 주거의 의미는 경제성 보다는 거주성에 있고, 가족생활의 편의성에 따라 주거선택을 하는 바 주거의식은 동화되었고, 생활은 부분적으로 문화접변된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통풍과 환기가 중시된 주거장치들을 잘 인식하고 있었고, 주거만족도가 높았으나 말레이인과 결혼한 응답자 이외에는 말레이시아의 이민제도 특성상 언젠가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주거계획에 대한 시사점을 보면, 첫째, 말레이시아의 전통주택, 근대주택, 현대주택에 이르기 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열대성 기후를 극복하기 위한 환기와 통풍이었다. 이는 열대지방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좀더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제로서 현대의 공동주택에 까지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계절에 따른 난방문제가 있어 전면 적용은 어렵지만, 부분적으로 공용공간 같은 곳은 천장을 좀 더 높여 휀을 달고, 여름철 환기와 통풍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정한 정도의 에어웰과 주동에 분절을 두어 포켓을 만드는 구조체 조성방식은 아주 유용하다고 사료된다. 우리나라 다문화가정의 결혼이민자들도 통풍과 환기, 소음문제에 가장 불편을 느끼고 있는 바[18], 이는 상생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한옥에서도 동서, 혹은 남북으로 창과 문을 들어 올려 여름철 통풍을 중요시했었다[2]. 그러나, 현대주택에서는 전통과의 단절 속에 에너지 과다 사용을 부추기고 편의성만 고려한 고밀도 초고층 일변도의 주거건축으로 나가고 있음은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말레이시아는 분양을 받으면 입주자가 부엌의 싱크대, 수납가구와 조명까지 설치(때로는 바닥재까지) 해야 한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기호에 맞게 실내를 꾸밀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시공사 입장에서는 분양가를 낮추고 시공기간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동안 플러스, 마이너스 옵션제도를 통해 실내시공 정도와 수준을 차등화하는 방법이 있었으나 성공적으로 정착되지 못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완성형과 옵션형을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 동안의 관행에 익숙한 소비자의 기호를 맞출 수 있고, 입주자의 입주 전 리모델링과 같은 병폐를 줄여 환경 면에서나 비용 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공동주택 공급은 80-90년대 중산층 확대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지만 주거유형이 획일화되었고 사람들의 주거에 대한 사고방식을 투자수단이나 편의성 위주로 흐르는 데 일조하였다. 특히 열대지방인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재고(stock)가 많고 중산층간에 선호되는 링크하우스와 세미-디 등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타운하우스, 땅콩주택 등의 이름으로 보급되는 경향은 공동주택 위주의 주택공급 정책에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초고층 주상복합의 편리성,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녹지공간, 공용공간 확대와 커뮤니티센터 등 질적으로 많이 향상된 공동주택의 편의성을 누려온 소비자들의 기호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다양한 주거유형 선호를 반영한 신규주택 공급, 주호의 관리성과 거주자의 공동체성, 주거지의 호혜성을 고려한 지구단위계획과 단지계획, 에너지 절약과 방음을 고려한 주동계획 및 평면과 입면 개발에 대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고심할 필요는 분명하다 할 것이다.
넷째, 말레이시아는 자국민보호정책이 작동하여 주(state) 마다 외국인 구입최저액을 정하여 자국 서민들의 집값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자국민은 주택 매입시 보증금액 비율과 이자율이 외국인 보다 낮고, 국교인 이슬람교 생활방식이 원활하도록 동네마다 모스크가 공동체의 중심에 있어 일상생활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역으로,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의 주거 복지를 위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함을 말해 준다. 즉, 그들 삶의 공동체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집중 거주지역의 동네나 주거단지, 주호 디자인을 할 때 일정부분 배려하는 것은 다문화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동화주의에 따른 문제점을 다소나마 극복,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