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유아기는 가정에서 벗어나 유아교육기관에서 또래와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사회적 기술을 배워가는 시기이다. 부모 및 교사의 관계와는 다르게 또래관계는 유아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평등하고 수평적인 관계이다. 유아들은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하여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정하고 협상하며, 서로 협력하는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되면서[9], 다양한 사회적 행동 전략과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또래와 놀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유아의 사회적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놀이맥락 내 또래놀이 상호작용행동을 평가하는 것이 유용하다[6]. 유아의 놀이행동은 긍정적 관계를 의미하는 놀이상호작용과 부정적 관계를 의미하는 놀이 단절 및 방해로 구성된다[6]. 또래와 긍정적인 관계를 경험하는 유아는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적응을 잘하는 반면에 또래 거부와 같은 부정적인 관계를 경험한 유아는 현재와 이후에 사회적 부적응을 나타낼 위험성이 높다[8].
또래관계는 유아들의 기질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며 기질 특성 중 특히 슬픔, 분노,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정서성은 또래관계와 밀접한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 부정적 정서성의 정도가 높은 유아는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정서를 빈번하게 표현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하여 부적응적 또래관계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부정적 정서성이 높은 유아는 친사회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위축된 행동을 보이며[12], 이런 유아는 사회적으로 유능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또래 집단에도 잘 수용되지 못한다[11]. 또한 부정적 정서성이 정도가 높은 아동은 빈번하게 또래 거부를 경험하게 되며,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이로 인하여 또래와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에 부적응을 보인다[19]. 반면에 미소와 행복감과 같은 긍정적인 정서를 보이는 아동들은 주변의 또래들로부터 친사회적 반응을 유도한다. 아동들은 분노와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또래보다는 긍정적인 정서를 보이는 또래와 함께 어울리는 것을 즐기며 따라서 이러한 아동은 인기도와 사회적 수용도의 정도가 높다[7].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아동기에 나타나는 가장 빈번한 행동장애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및 충동성과 같은 주요 증상을 보이며 이로 인한 품행장애, 학습장애 및 내면화 장애와 같은 2차적 문제가 발생된다. 특히 자기의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이게 되므로 또래와의 관계에서 장기적이고 만성적인 부적응을 경험하게 된다. ADHD 아동의 또래관계 부적응은 또래집단으로부터 거부를 경험하거나 친구관계의 결핍과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며, 정상아동과 비교하여 사회적으로 이탈된 또래들과 어울리게 되므로 이는 청소년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15].
ADHD 성향의 아동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또래 아동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과 자신의 필요를 충분히 고려하여 판단하거나 행동하지 못하는 문제를 보인다[14]. 이러한 아동은 주변 상황에서 사회적 단서를 인식하지 못하며 상황의 요구나 기대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 변화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정상 아동과 비교해볼 때 ADHD 성향이 아동은 사회적 상황에 부적합한 행동을 빈번하게 보인다[1].
Mednick과 Hinshaw [16]의 연구를 보면 ADHD 아동은 또래들과 게임 상황에서 자극추구와 문제 일으키기와 같은 사회적 목표를 선호하고 놀이의 공평함이나 놀이 규칙의 준수와 같은 측면에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16]. 실제 게임 상황을 관찰해본 결과, 정상아동과 비교해볼 때 ADHD 아동은 과잉 활동성으로 인하여 2배 이상 규칙 위반 행동을 보였으며 이러한 행동이 또래들로부터 거부되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아동의 기질과 ADHD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보고되어져 왔다. 기질 특성 중 부정적 정서성은 정서를 유발하는 자극이나 부정적 정서에 대한 강한 반응성향으로 White [21]는 부정적 정서성을 ADHD와 관련이 있는 신경학적 측면으로 보았다. Nigg 등 [17]은 기질을 적용하여 두 가지 ADHD 발달의 모델을 설명하였는데, 의도적 조절은 ADHD의 주요 증상과 관련성이 있는 반면에 부정적 정서성은 ADHD와 반사회적, 파괴적 행동과의 공병을 설명해주는 기질적 특성으로 보았다. Martel과 Nigg [13]의 연구에서는 정상아동, ADHD 아동 및 ADHD 경계선 아동을 포함한 세 집단 간 기질특성을 비교해본 결과, 정상아동과 비교하여 다른 두 집단 아동의 부정적 정서성 정도가 높았다. 또한 ADHD와 부정적 정서성의 관련성의 정도는 반응적 조절 및 의도적 조절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과 같이 유아의 기질적 특성인 부정적 정서성과 ADHD 성향은 또래관계 부적응에 영향을 주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관계를 중재해주는 중재변인에 대한 탐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행연구를 보면 부정적 정서성과 ADHD 성향이 아동의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보고되고 있으나, 이러한 관계를 중재해주는 변인들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며, 국내에서도 유아의 또래관계에서 교사-유아관계의 갈등과 친밀감의 중재적 영향을 모색한 소수의 연구결과만이 보고되었다[11, 22].
유아의 언어능력은 또래관계 형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언어능력을 중재변인으로 설정하고 부정적 정서성 및 ADHD 성향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중재적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언어능력이 낮은 유아들은 또래들과의 갈등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거나 주장하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또래들로부터 거부될 수 있으나, 언어능력이 높은 경우 유아는 자기 주장적인 태도를 발달시키고 효율적으로 자기주장을 할 수 있으므로 또래관계에서 어려움이 완화될 수 있다[20]. Shin [20]의 연구를 보면, 유아기 사회적 위축성과 또래 거부 관계에서 언어능력의 중재영향을 분석한 결과, 남아의 경우 언어능력이 높은 경우에는 사회적 위축성이 또래 거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언어능력이 낮은 경우에만 사회적 위축성이 또래거부를 예언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Evans [4]의 연구에서도 위축적 성향의 아동이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처음 만나는 또래들과 적응이 어려울 수 있으나 의사소통기술이 높은 아동은 새 환경에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유아의 사회화 과정에서 또래관계의 경험은 독특한 기능을 한다. 긍정적인 또래관계 속에서 놀이 친구를 사귀고 놀이를 통하여 상호작용하는 경험은 사회적 유능감 발달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이다. 반면에 부정적인 또래관계는 이후 문제행동을 예언해주며 특히 유아기 또래관계의 부적응이 장기적으로 방치되었을 때 지속적으로 심리사회적 부적응을 경험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러한 부적응의 보호변인에 대한 모색은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또래와의 사회적 놀이가 시작되면서 놀이 상호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인 만 3세 유아를 연구 대상으로 이 시기 또래놀이 상호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부정적 정서성과 ADHD 성향을 설정하고 이러한 특성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유아의 언어능력의 중재적 영향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목적 하에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유아의 언어능력은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를 중재하는가?
연구문제 2. 유아의 언어능력은 유아의 ADHD 성향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를 중재하는가?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경기, 인천지역에 위치한 4개의 사립유치원과 7개 어린이집을 포함한 총 11개의 유아교육기관에서 자료가 수집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유아교육기관에 재원 중인 만 3세 유아 25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 대상 유아들을 성별로 보면 남아는 136명(54.0%)이며 여아는 116명(46.0%)이었다.
2. 측정도구
1) 유아의 또래놀이 상호작용
유아의 또래상호작용은 Fantuzzo 등[6]이 제작한 또래놀이 상호작용(Penn Interactive Peer Play Scale, PIPPS)을 Choi와 Shin [2]이 번안하고 수정한 설문지를 사용하였다. PIPPS는 또래와 성공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유아와 또래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유아를 평정하기 위하여 놀이 내에서의 또래상호작용의 질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구성되며 교사의 관찰을 토대로 평정된다. 본 연구에서는 유아의 또래놀이 상호작용에서 두 가지 하위 척도인 놀이단절 8문항과 놀이방해 13문항만을 사용하였다(예: 친구의 놀잇감을 빼앗는다.). 5점 Likert 척도로서, 점수가 높을수록 각 하위영역에 대한 행동을 많이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유아의 담임 교사에 의해 평정된 하위 영역별 신뢰도는 Cronbach α값으로 계산한 결과 놀이단절 .85, 놀이방해 .87로 나타났다.
3. 연구절차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 수집 절차는 다음과 같다. 자료 수집을 위해 연구자와 유아교육 및 아동학을 전공한 훈련된 연구보조원들이 각 기관을 방문하여 빈 교실에서 연구 대상 유아에게 언어검사를 실시하였다. 학급 담임교사에게 설문지를 배부하고 완성된 설문지를 수거하였으며, 자료 수집은 2012년 4월 한 달 동안 진행되었다.
수집된 자료는 SPSS ver. 18.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측정변인들 간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해서 Pearson의 적률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문제 1과 2는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1. 측정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측정변인들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유아의 또래놀이 단절은 유아의 또래놀이 방해( r=.45, p<.001), 부정적 정서성(r=.49, p<.001), ADHD 성향(r=.54, p<.00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를, 유아의 언어능력(r=-.16, p<.01)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유아의 또래놀이 방해는 부정적 정서성(r=.71, p<.001), ADHD 성향(r=.73, p<.001)과 유의미한 정적 관계성을 나타냈다.
2.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언어능력의 중재 효과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유아의 언어능력의 중재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먼저 놀이 단절을 종속변인으로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1단계에서 투입한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49, p<.001), 설명력은 24%였다. 2단계에 투입한 유아의 언어능력은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였으며 (β=-.15, p<.01) 추가 설명력은 2%였다. 3단계의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과 언어능력의 상호작용 변인은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2.09, p<.05) 추가 설명력은 2%이었다.
다음으로 놀이 방해를 종속변인으로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1단계에 투입한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71, p<.001), 설명력은 51%였다. 2단계에 투입한 유아의 언어능력은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다. 3단계에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과 언어능력의 상호작용 변인에서도 유의미한 영향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의미한 상호작용 효과를 나타낸 경우 중재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부정적 정서성과 언어능력의 점수 분포에서 상·하위 각 33%를 상·하 집단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부정적 정서성이 놀이단절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면 상집단은 β=.40 (p<.001)이었으며 하집단은 β=.63 (p<.001)로 언어능력이 높을수록 부정적 정서성이 놀이 단절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됨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방향성을 살펴본 결과는 Figure 1과 같다.
3. 유아의 ADHD 성향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언어능력의 중재 효과
유아의 ADHD 성향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언어능력의 중재 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먼저 놀이단절을 종속변인으로 한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1단계에서 투입한 유아의 ADHD 성향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54, p<.001), 설명력은 30%였다. 2단계에 투입한 유아의 언어능력은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였으며(β=-.13, p<.05), 추가 설명력은 1%였다. 3단계의 유아의 ADHD 성향과 언어능력의 상호작용 변인은 유의미한 영향력을 나타내지 않았다.
다음으로 놀이 방해를 종속변인으로 한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1단계에서 투입한 유아의 ADHD 성향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73, p<.001), 설명력은 53%였다. 2단계에 투입한 유아의 언어능력은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다. 3단계의 유아의 ADHD 성향과 언어능력의 상호작용 변인은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ADHD 성향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40, p<.01), 추가 설명력은 1%였다.
유의미한 상호작용 효과를 나타낸 경우 중재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언어능력의 점수 분포에서 상·하위 각 33%를 상·하 집단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ADHD가 놀이방해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면 상집단은 β=.74 (p<.001)이었으며 하집단은 β=.68 (p<.001)로 언어능력이 높을수록 ADHD가 놀이 방해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방향성을 살펴본 결과는 Figure 2와 같다.
논 의
본 연구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인 만 3세 유아를 대상으로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 및 ADHD 성향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유아 언어능력의 중재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주요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이에 대하여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과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언어능력의 중재효과를 분석한 결과, 부정적 정서성이 놀이 단절에 영향을 주었으며 언어능력이 높은 유아들에 비교하여 낮은 유아들의 경우에 이러한 영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들은 부정적 정서성이 높은 또래를 놀이에 초대하거나 접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유아들은 또래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놀이 단절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는 부정적 정서성을 보이는 유아들의 언어능력은 또래와의 단절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정적 정서는 또래들에게 접근하기 어렵게 하는 경고 신호로 작용하게 되므로 또래들은 빈번하게 분노 정서를 보이는 아동을 회피하게 되지만, 언어능력이 발달된 경우 또래들과의 놀이를 시도하거나 상대방의 놀이 시도에 성공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되어 놀이 상호작용이 비교적 원활하게 일어나는 촉진적인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Fabes 등[5]의 연구를 보면, 3개월 동안 유아들을 대상으로 부정적 정서성이 혼자놀이로 측정된 사회적 고립에 미치는 영향을 잠재성장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부정적 정서성은 사회적 고립의 초기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변화율을 예언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정적 정서성이 높을수록 3개월이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도 또래들과의 놀이로부터 고립되는 정도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러한 놀이고립이 이후 아동의 또래집단 거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입증되었다. 즉 유아의 부정적 정서성은 정서 표현과 정서경험에서의 개인차를 반영하는 타고난 안정적인 특성이므로 부정적 정서성의 정도가 높은 유아들의 경우 언어능력을 발달시켜주는 적극적인 개입을 통하여 또래들과의 관계가 보다 긍정적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유아의 ADHD 성향과 또래놀이 방해의 관계에서 언어능력의 중재적인 영향이 있었으며, 언어능력이 높은 유아일수록 ADHD 성향이 놀이 방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ADHD 성향을 보이는 유아들은 또래들과의 놀이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나 지속적으로 놀이에 참여하기 어렵고 과잉 활동성으로 인하여 또래들의 놀이에 조화되기보다 방해하는 부정적인 양상을 보이기 쉽다. 정상아동과 비교해볼 때, ADHD 아동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기대에 무감각하므로 소리 지르기, 주변 뛰어 다니기 및 부적합한 시점에 이야기하기 등과 같은 상황에 방해 행동을 빈번하게 보인다[16].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볼 때, 언어능력이 발달되어 있다면 또래들과의 놀이에 더욱 적극적으로 접근하게 하는 촉진적인 효과를 줄 수 있으나 자기 조절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더욱 또래들의 놀이를 방해하는 양상으로 언어능력이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ADHD 아동은 말이 많고 언어적, 신체적으로 타인에게 지배적이고 독점적인 행동을 보이며 이러한 행동은 비구조화된 활동 동안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므로 이러한 행동특성으로 인하여 ADHD 아동은 또래들과 상호작용하는 첫 날부터 거부되는 경험을 한다[16]. 따라서 언어능력이 발달된 경우 또래와의 놀이에서 지배적이고 독점적인 태도로 놀이를 주도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만 3세 유아의 언어능력이 부정적 정서성과 또래놀이 단절의 관계에서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ADHD 성향과 또래놀이 방해의 관계에서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상반된 기능을 보여준다. 따라서 ADHD 성향 유아들의 또래관계 적응을 위해서는 이러한 성향에 대한 치료적인 개입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ADHD 성향을 보이는 아동의 경우, 정상 아동들로부터 거부의 영향으로 인하여 자신과 유사한 성향을 보이는 또래들을 놀이친구로 선택하게 된다[1].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또래와의 놀이 상호작용을 통하여 사회적 기술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제한되는 양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ADHD 아동에 대한 약물치료는 주요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또래관계의 기술을 향상시켜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5]. 특히 ADHD 아동은 충동성과 과잉행동성으로 인하여 처음 만나는 또래들과 접촉한 첫 날에 또래들로부터 거부되므로[16], 적극적인 차원에서 또래관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또래와 원만한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 공감과 사회적 조망능력이 필수적이므로 타인의 생각과 정서적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사회적 조망수용능력과 공감과 같은 사회정서능력을 증진시키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 대상 유아들의 연령이 만 3세임을 고려해 볼 때, 또래들과 긍정적인 놀이 상호작용 기술은 이 시기 유아들이 습득해야 할 중요한 발달과제이다. 본 연구결과에 기초해볼 때, 부정적 정서성과 ADHD 성향은 이러한 발달과제의 성취를 방해할 수 있는 개인적 특성이므로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유아들을 선별하고 각각의 특성에 적합한 개입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추후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횡단적 연구 설계에 기초한 연구이므로 연구결과를 인과적인 관계로 해석하는데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종단적 연구 설계에 근거하여 또래놀이 상호작용의 발달적 양상을 분석한 연구가 시도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성별에 따른 구분 없이 연구결과를 분석하였으나, 선행연구에 기초해볼 때 부정적 정서성, ADHD 성향 및 또래 상호작용 변인은 모두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므로 성별에 따른 변인들 사이의 관련성을 비교 분석해보는 추후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