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소비자 혁신성이란 새로운 소비재의 수용과 관련된 혁신성으로(Rhee, 1997), 소비자 혁신성에 관한 연구는 주로 의류학에서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패션의 범위를 패션에 한정되지 않은 보편적인 현상(Blumer, 1969)으로 확장하여 해석할 수 있고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패션 상품(Chung, 2011)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만큼 소비자 혁신성의 연구 대상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소비 상품에 대한 소비자 혁신성을 연구하는 것은 오늘날의 다변화된 소비 현상을 반영하는 시의성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소비자 혁신성은 내재적(innate) 혁신성과 특정 영역(domainspecific) 혁신성 및 구현적(actualized) 혁신성의 세 개 차원으로 구분될 수 있다(Kaushik & Rahman, 2014). 일반적으로 특정영역 혁신성은 내재적 혁신성의 영향을 받지만, 내재적 혁신성이 낮은 경우라 하더라도 특정 관심 상품에 대한 혁신성은 높을 수 있는데(Park & Chae, 2011), 이는 잠재적 혁신성이 상품에 대한 관심도에 따라서 달리 구현되어 나타나기(Midgley & Dowling, 1978)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소비 상품에 대해 상품 관심의 차이가 혁신성의 차이로 나타나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대상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혁신성이 내재적 혁신성과 상품 관심의 영향을 받는 한편 구현적 혁신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론적 모형을 제안하고 이를 검증해 보고자 한다. 한두 개 상품에 제한하여 연구하는 경우 특정 상품 혁신성과 내재적 혁신성 및 구현적 혁신성의 관계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가능한 한 폭넓게 상품군을 선택하여 조사하고 분석하고자 하였다.
한편, 소비자 혁신성과 관련하여 축적된 연구 결과들은 연령, 소득, 교육 수준 및 일부 사회 심리적 변수들과 소비자 혁신성의 상관관계를 보고하고 있으나(Im et al., 2003) 성별과 소비자 혁신성의 상관관계는 연구 결과를 찾아보기 어렵고, 보고된 연구 결과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Clark & Goldsmith, 2006). 따라서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 혁신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성별 관심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Chung (2015a)은 성별 소비자 혁신성 차이에 관심을 갖고 그 원인을 상품 관심으로 보아 성별에 따른 상품 관심 차이를 밝히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관심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다양한 소비 상품을 대상으로 하여 내재적 혁신성, 특정 상품 혁신성 및 구현적 혁신성을 측정하고 상호 관계를 규명할 것이다. 이로써 소비자 혁신성 관련 변수들의 상호 관계를 이론적 모형으로 구축하는 데 더해 상품별 관심과 혁신성에 대한 성별 차이를 확인함으로써 선행연구들로부터 축적된 이론적 체계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의의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 배경
1. 소비자 혁신성의 차원과 관련 변수
혁신의 채택은 혁신 자체의 특성과 소비자 개인의 특성에 달려 있으므로(Reinhardt & Gurtner, 2015) 소비자 연구에서 혁신성 변수는 제품 혁신성과 소비자 혁신성으로 양분된다. 제품 혁신성은 소비자 연구의 자극물이 되는 제품의 새로움 정도인 반면, 소비자 혁신성은 연구의 표본이 되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을 얼마나 잘 수용하려고 하는가의 정도이다. 제품 혁신성에 관한 최근 연구를 보면 전기 자동차(Morton et al, 2016), 천연 연료 자동차(Heidenreich et al., 2017), 스마트 의류(Kang & Jin, 2008), TV 북마킹 기능(Lim et al., 2012),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Kim et al., 2016) 등과 같은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평가 및 채택 의도를 조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경향이다.
소비자 혁신성 관련 연구는 소비자의 태도나 행동에 대한 예측 변수로서 소비자 혁신성이 가지는 영향력을 규명하거나 소비자 혁신성 변수 자체에 관심을 두고 집단 간 차이나 선행 변수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되어 왔다. 예컨대 Park 등(2010)은 소비자 혁신성과 쇼핑 스타일의 관계를 연구하였고, Xie (2008)는 소비자 혁신성과 브랜드 확장에 대한 수용의 관계를 연구하였으며, Chung (2015b)은 성별과 주 이용 유통 채널에 따른 소비자 혁신성의 차이를 연구하였다.
Kaushik과 Rahman (2014)은 소비자 혁신성에 대해 개인의 사회심리적 성향으로서의 내재적 혁신성과 특정한 분야에 국한하여 발현되는 특정 분야 혁신성 및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구현적 혁신의 세 개 차원을 제시하였으며, Chung (2015b)은 새로움 추구, 다양성 추구, 독특성 추구, 위험 감수의 요소들로 혁신성 차원이 구성되어 있다고 하였다. 즉, 내재적 혁신성을 통해 새로움과 다양성과 독특성을 추구하면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자 하는 일반적인 성향을 측정할 수 있는 한편, 특정 분야 혁신성에서는 특정 분야에 대한 새로움과 다양성과 독특성 추구 성향 및 위험 감수 의지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성을 측정할 수 있는 특정 분야는 패션의 대상과 그 범위가 유사하여 옷, 신발, 가방, 장신구, 휴대전화, 자동차, 집, 화장품, 책, 언어, 사상 등(Blumer, 1969; Chung, 2011) 다양할 것이며, 특정 분야가 상품이 될 때에는 특정 상품 혁신성으로 변수를 정의하는 것이 의사 전달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내재적 혁신성에 대응하는 특정 분야 혁신성을 특정 상품 혁신성으로 개념화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한편, 소비자 혁신성은 혁신적 제품을 얼마나 빨리 채택하는가의 정도로 나타나며(Choi, 2001; Rogers, 1962), 혁신적인 소비자들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잠재적인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Citrin et al, 2000). 또한 Schrank 등(1982)은 유행 선도력을 유행 혁신성과 유행 의사 선도력으로 측정하여 혁신성과 의사선도력이 병행함을 제안한 바 있다. 즉 구현적 혁신성은 행동적 측면과 주변에서의 인정으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실제로 특정 상품을 타인보다 빨리 구매하는 경향과 주변에서 특정 상품에 대한 혁신성을 인정해 주는 정도로 본 변수를 측정하고자 한다.
Jun (2007)은 Kaushik과 Rahman (2014)의 소비자 혁신성 차원과 같은 맥락에서 내재적 혁신성이 유행 혁신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유행 스타일의 채택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모형을 제안하였다. 이 모형에서는 유행 관여와 의복 관여가 내재적 혁신성과 유행 혁신성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잠재적 혁신성은 상품에 대한 관심도에 의해 현실화되어 나타나고(Midgley & Dowling, 1978) 내재적 혁신성은 제품 관여에 영향을 미치며 제품 관여는 혁신적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Reinhardt & Gurtner, 2015) 하였으므로, 상품에 대한 관심은 내재적 혁신성과 특정 상품 혁신성 사이를 매개하기 보다는 내재적 혁신성과 독립적으로 특정 상품 혁신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그리고 추상화된 내재적 혁신성보다는 상품 관심이 특정 상품 혁신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내재적 혁신성과 상품 관심이 특정 상품 혁신성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이들 세 개 변수가 구현적 혁신성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 볼 것이다.
2. 소비자 혁신성의 연구 대상
소비자 혁신성 연구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대상으로 하여 일반화된 이론과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함에도 가정학에서 소비자 혁신성 연구가 주로 이루어져 온 패션 분야에서는 패션 상품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었고, 소비자학이나 마케팅 분야에서도 다수의 상품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어 왔다. 문헌연구나 메타분석 등의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여러 상품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합하여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겠으나 동일한 표본으로 동일한 시점에 동일한 문항을 통해 다양한 상품에 대한 측정을 할 수 있다면 소비자 혁신성 연구 분야의 이론 정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인 소비자들은 모든 제품에 대해서 구매를 하기보다 개인적 관심에 따라 차별적으로 소비를 하기 때문이다(Kim, 2012).
또한 성별은 패션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변수이고, 다양한 소비 상품은 성별에 따라 전반적 관심도도 다르고 성별에 따라 혁신성이 높은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는 상품에도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실증적 결과로 보고된 바 있으므로(Chung, 2015a)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 혁신성 연구에서 응답 대상의 성별 차이를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측정 대상으로 선정하여 소비자 혁신성 및 관련 변수의 관계를 규명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성별 변수의 역할을 탐색하고자 한다.
신경 마케팅 분야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남녀의 뇌에서 비롯된 차이는 동기와 감정의 차이로 이어지므로(Häusel, 2008) 남성과 여성이 관심을 가지는 소비 상품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스포츠 용품, 음향 기기, 자동차 등은 남성이, 실내 장식품과 식료품, 세제 및 피부 관리 제품은 여성이 더 관심을 많이 가지는 상품이다(Häusel, 2008).
Chung (2015a)은 남녀 대학생에게 45개에 이르는 소비 상품을 제시하여 이들에 대한 관심 정도를 응답하도록 하였다. 연구결과 전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여러 종류의 상품에 높은 관심도를 나타내었으며, 여성의 관심도가 남성보다 높으면서 절대값에서도 보통 이상의 관심을 보인 대표적인 상품은 옷, 영화, 피부관리, 기초 화장품, 운동화, 여행, 색조 화장품, 외식, 가방, 지갑, 치아 미백, 액세서리, 향수, 구두, 커피, 헤어 용품, 카메라, 헤어액세서리, 양말/스타킹, 속옷, 공연, 네일 장식이었다. 반면 남성의 관심도가 중간 값 이상이면서 여성의 경우보다 높게 나타난 상품은 시계, 컴퓨터, 컴퓨터/모바일 용품, 자동차, 노트북, 스포츠의류, 스포츠 용품, 게임이었다.
한편, 소비자 혁신성 연구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반영된 상품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Heidenreich et al., 2017; Kang & Jin, 2008; Kim, 2012; Kim et al., 2016; Lee, 2015; Lim et al., 2012; Morton et al., 2016), 혁신적 제품을 측정 대상으로 포함하여 분석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남녀의 관심이 모두 많거나 적은 품목, 한쪽의 성별이 다른 쪽의 성별보다 더 관심을 갖는 상품 및 소비자들이 혁신으로 지각하는 품목 등을 특정 상품 혁신성의 측정 대상으로 포함하고자 한다. 더불어 상품 관심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가 특정 상품 혁신성과 구현적 혁신성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지 확인할 것이다.
연구방법
1. 연구모형 및 가설
본 연구에서는 내재적 혁신성, 상품 관심, 특정 상품 혁신성, 구현적 혁신성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Figure 1과 같이 연구모형을 제시하였다. 또한 성별과 상품 유형별 특성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가설을 설정하였다.
가설 1-1. 내재적 혁신성은 특정 상품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1-2. 상품 관심은 특정 상품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1-3. 특정 상품 혁신성은 내재적 혁신성보다 상품 관심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다.
가설 1-4. 내재적 혁신성은 구현적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1-5. 상품 관심은 구현적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1-6. 특정 상품 혁신성은 구현적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2-1. 남성과 여성의 내재적 혁신성은 유의한 차이가 없을 것이다.
가설 2-2. 여성보다 남성의 상품 관심이 높은 상품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이 높을 것이다.
가설 2-3. 남성보다 여성의 상품 관심이 높은 상품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이 높게 나타날 것이다.
가설 2-4. 여성보다 남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이 높은 상품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의 구현적 혁신성이 높을 것이다.
가설 2-5. 남성보다 여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이 높은 상품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구현적 혁신성이 높게 나타날 것이다.
2. 측정도구
측정도구로는 설문지를 제작하여 사용하였으며, 설문지에는 소비자의 내재적 혁신성과 더불어 8개 상품에 대한 상품 관심과 특정 상품 혁신성, 구현적 혁신성 및 인구통계적 특성을 측정하는 문항을 포함하였다. 8개 상품을 선정하기 위해 20대와 30대 남녀 40명을 대상으로 하여 ‘혁신’이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것을 모두 적도록 하는 사전조사를 시행하는 한편 선행연구(Chung, 2015a)를 통해 남성과 여성의 관심에 차이가 있는 상품, 남성과 여성 모두의 관심 높거나 낮은 상품 및 기술 혁신 제품 등을 골고루 포함하여 혁신성을 측정하는 예비조사를 시행하였다. 두 가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선정된 8개 상품은 스마트 폰, 영화, 의류, 자동차, 화장품, 여행, 인공지능 제품, 책이었다.
소비자의 내재적 혁신성은 선행연구(Chung, 2015a; Jun, 2007; Kim, 2000)를 참고하여 12개 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상품별 관심은 관심과 흥미의 2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상품별 혁신성은 내재적 혁신성 척도에서 여러 상품에 걸쳐 질문이 가능한 문항을 선별하여 각 상품에 특화시켜 작성한 후 예비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총 6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구현적 혁신성은 상품별 혁신적 채택과 의사선도력의 2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이들 혁신성 관련 문항은 모두 5점 리커트형 척도로 측정하였다(1점-전혀 그렇지 않다, 2점-그렇지 않다, 3점-보통이다, 4점-그렇다, 5점-매우 그렇다). 인구통계적 특성은 성별과 연령, 학력 및 소득에 대해 선다형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3. 자료 수집 및 분석
본 연구의 조사 대상은 패션과 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층인 20대와 30대 남녀로 하였으며, 남성과 여성 1:1, 20대와 30대 1:1로 표본을 할당하여 온라인 서베이 대행사를 통해 400명의 응답 자료를 수집하였다. 남성과 여성 응답자의 연령 범위는 모두 20세에서 39세 사이였으며, 남성 응답자의 연령 평균은 29.95세(SD =5.631), 여성 응답자의 연령 평균은 29.47세(SD =5.491), 전체 연령 평균은 29.71세(SD =5.559)였다. 응답자 직업은 직장인 232명(58.0%), 학생 99명(24.8%)의 순이었으며, 학력은 대졸 245명(61.3%), 대학 재학 80명(20.0%) 순이었다. 가구 월평균 소득은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77명(19.3%), 4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 71명(17.8%),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 59명(14.8%) 순으로, 200만원 미만에서 800만원 이상의 전 구간에서 비교적 고른 응답 분포를 보였다.
자료의 처리와 분석에는 SPSS ver. 17.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였다. 척도의 신뢰도 확인을 위해 Cronbach’s α를 구했으며, 척도에 대한 신뢰성(α)을 계산한 결과 내재적 혁신성(.876)을 비롯하여 8개 상품 관심(.836~.933), 8개 특정 상품 혁신성(.876~.947)과 8개 구현적 혁신성(.865~.923) 모두에서 변수 내 문항 간 내적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상품에 걸친 변수 간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8개 상품에 관한 상품 관심과 특정 상품 혁신성 및 구현적 혁신성을 통합하여 분석하였으며, 통합된 자료의 신뢰성도 상품 관심 .907, 특정 상품 혁신성 .924, 구현적 혁신성 .892로 산출되어 통합 자료 분석이 타당함을 확인하였다. 연구 모형과 가설 검증을 위해서는 기술통계와 회귀분석 및 공분산분석을 사용하였다.
결과 및 논의
1. 소비자 혁신성 관련 변수 간의 관계
가설 1-1~3을 검증하기 위해 특정 상품 혁신성을 종속변수로 하고 내재적 혁신성과 상품 관심을 독립변수로 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내재적 혁신성과 상품 관심 모두 p <.01 수준에서 특정 상품 혁신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 β값을 비교한 결과 상품 관심이 내재적 혁신성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내재적 혁신성은 특정 상품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 1-1, 상품 관심은 특정 상품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 1-2, 특정 상품 혁신성은 내재적 혁신성보다 상품 관심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는 가설 1-3이 모두 채택되었다.
가설 1-4~6을 검증하기 위해 구현적 혁신성을 종속변수로 하고 내재적 혁신성과 상품 관심, 특정 상품 혁신성을 독립변수로 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상품 관심이 구현적 혁신성에 미치는 유의한 영향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상품 관심을 독립변수에서 제외하고 다시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내재적 혁신성과 특정 상품 혁신성 모두 p <.01 수준에서 구현적 혁신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 β값을 비교한 결과 특정 상품 혁신성이 내재적 혁신성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내재적 혁신성은 구현적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 1-4, 특정 상품 혁신성은 구현적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 1-6은 채택되었으나, 상품 관심이 구현적 혁신성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 1-5는 기각되었다. 즉, 상품 관심은 특정 상품 혁신성을 통해 구현적 혁신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어떤 혁신적인 행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내재적 혁신성도 중요하지만 상품에 대한 관심을 통해 형성된 특정 상품 혁신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수정된 연구 모형은 Figure 2와 같다. 8개 상품에 대한 응답을 통합하여 분석한 본 결과와 마찬가지로, 8개 상품 각각에 대한 분석에서도 비록 계수의 크기는 상이하나 같은 경로의 모형이 성립함을 확인하였다.
2. 소비자 혁신성에서의 성별 차이
소비자 혁신성 관련 변수로 구성된 연구 모형에 성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남성 응답자와 여성 응답자로 자료를 구분하여 분석해 본 결과 두 집단 모두에서 Figure 2에서와 같은 경로의 변수 간 유의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Figure 2의 모형은 남성과 여성 소비자 모두에 걸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소비자 내재적 혁신성에서의 성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연령의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연령을 공변수로 지정한 후 공분산분석을 실행한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한 바와 같다. 여성보다 남성 응답자의 내재적 혁신성의 평균값이 높았으며, 이는 p <.05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였다. 이로써 가설 2-1은 기각되었다. 그러나 유사 척도를 사용하여 대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한 Chung (2015a)에서는 여성의 내재적 혁신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으므로, 성별 내재적 혁신성의 차이에 표본 성격의 차이, 자료수집 방법의 차이 등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향후 내재적 혁신성 변수에 대해서는 메타분석 등의 방법을 적용하여 성별 차이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설 2-2와 가설 2-3을 검증하기 위해 연령을 공변수로 하여 8개 상품 관심과 8개 특정 상품 혁신성에 대한 성별 차이를 공분산분석으로 확인하고 그 결과를 Table 4와 Table 5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남성의 관심도가 더 높은 상품은 자동차와 인공지능 제품이었으며, 여성의 관심도가 더 높은 상품은 의류, 화장품, 여행, 그리고 책이었다. 이들 상품에 대한 특정 상품 혁신성에서도 모두 유의한 성별 차이가 관심과 같은 방향으로 확인되었다. 즉, 여성보다 남성의 상품 관심이 높은 상품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이 높을 것이라는 가설 2-2와 남성보다 여성의 상품 관심이 높은 상품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이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가설 2-3은 모두 채택되었다.
Chung (2015a)에서도 자동차에 대해서는 남성의 관심이 더 높게, 의류, 화장품, 여행, 책에 대해서는 여성의 관심이 더 높게 나타난 바 있으므로 이들 상품의 성별 편차는 일반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특이한 사항으로 스마트 폰의 경우 상품 관심의 정도에서는 성별 차이가 없었으나 특정 상품 혁신성에서는 남성의 평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본 연구의 표본에서는 남성의 내재적 혁신성이 더 높았으므로, 내재적 혁신성이 특정 상품 혁신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가설 2-4와 가설 2-5의 검증을 위해 연령을 공변수로 하여 8개 구현적 혁신성에 대한 성별 차이를 공분산분석으로 확인하고 그 결과를 Table 6에 제시하였다. 스마트 폰, 자동차, 인공지능 제품의 경우 남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과 구현적 혁신성이 여성의 경우보다 높았으므로 가설 2-4는 채택되었다. 그러나 여성의 특정 상품 혁신성이 높았던 의류, 화장품, 여행. 책 중 화장품에서만 여성의 구현적 혁신성이 높게 나타나 가설 2-5는 부분적으로만 채택되었다. 이 역시 본 연구에 참여한 여성 표본의 내재적 혁신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데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결론
본 연구는 소비자 혁신성을 내재적 혁신성, 특정 상품 혁신성 및 이에 대한 구현적 혁신성으로 구분하고, 이들 간의 관계를 다양한 상품 유형에 걸쳐 확인하고자 수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내재적 혁신성과 특정 상품에 대한 혁신성에서의 성별 차이를 함께 분석하였다. 온라인 서베이 대행사를 통해 20대와 30대의 남녀 응답자 400명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특정 상품 혁신성은 내재적 혁신성과 상품 관심의 영향을 받고, 구현적 혁신성은 내재적 혁신성과 특정 상품 혁신성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내재적 혁신성보다는 상품 관심이 특정 상품 혁신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며, 상품 관심은 특정 상품 혁신성을 경유하는 간접 경로로만 구현적 혁신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품별 성별 관심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것이 상품별 혁신성과 구현적 혁신성에 반영되어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때 상품별 관심이 혁신성으로 연결되고, 다시 구현적 혁신성으로 나타나지만, 각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소비자 특성과 제품 특성, 그리고 환경적 특성이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그간 상품 단위별로 수행되어 온 소비자 혁신성에 관한 연구를 다양한 상품군에 걸쳐 단일 표본을 대상으로 일시에 시행하여 연구 결과를 얻음으로써 소비자 혁신성 관계 모델을 일반화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향후 측정 상품을 보다 다양화하여 본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가정학의 전 분야를 아울러 연구 범위를 확장한다면 가정학 융합 연구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내재적 혁신성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값을 나타냈으나 이는 온라인 서베이라는 자료수집의 특성상 ‘온라인’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에는 혁신성이 높은 남성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현상에 기인했을 수 있다. 즉 자료수집 방법이 결과를 왜곡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향후 자료수집 방법이 소비자 혁신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 검토가 꼭 있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소비자 혁신성 연구에 관한 선행 연구의 일반화된 결과를 검증하여 소비자 혁신성 이론 체계 구축에 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을 논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였다. 새로운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보 수집과 구매 행동에는 상품 관심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마케팅의 관점에서는 신상품 출시나 사업 영역 확장 시에 다양한 경로로 소비자들의 상품 관심도를 확인해 보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상품 관심도가 높은 소비자들은 신상품 구매 가능성이 높을 것이므로, 상품 관심도가 높은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상품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 관계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