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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Ecology Research > Volume 61(1); 2023 > Article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가정과 AI 기반 문제중심학습 수업 사례연구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develop, implement, and evaluate the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prevention of violence among middle-school students. The sample for this study consisted of 20 first-year middle-school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theme selection activities in a free semester program as part of their home economics studies. The data for the study consisted of nine class observation logs, four group activity outputs, 30 class results, an online survey, and in-depth interviews with three students. A program called “R.U.OK” was developed by setting problematic situation for school violence prevention linked to the contents of the Home Economics Education(HEE) curriculum. After the program was implemented, the survey on the students’ class satisfaction content elements, with AI-based learning activities and PBL and interest, displayed high points, with an average of 4.0 or higher. Our qualitative analysis produced four significant results. First, students’ concerns about school violence had increased and they showed a change in attitude, having more empathy with friends and more interest in their surroundings. Second, digital and AI literacy had improved, and students’ interest in digital media learning had increased. Third, there had been an improvement in problem-solving ability in terms of being able to think more critically and independently. Fourth, the results also demonstrated that there had been a positive effect on self-direction and an improved capacity for teamwork. This study was significant in demonstrating the effectiveness of a program for the prevention of school violence based on the use of digital technology in the educational environment.

서론

우리 사회에서 학교폭력은 더 강력한 안전망이 시급히 요구되는 사회적 문제이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이미 공론화되어 2004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및 동시행령이 제정되었고, 2005년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이후 현재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 (2020~2024)을 추진하며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피해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률이 줄어들고 있지 않다(Ministry of Education, 2022). 2022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언어폭력 피해 비율(41.8%)이 가장 높았고, 피해 장소는 학교 안(61.8%), 특히 교실(26.6%)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며 가해자 유형은 ‘같은 학교 같은 반’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45.8%)이었다. 학교폭력을 목격 후 피해를 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주었다는 비율이 32.2%였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방관자의 비율도 29.3%로 많았다(Ministry of Education, 2022). 이는 학교폭력 문제가 청소년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목격하고도 침묵하고 외면하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또래 친구를 괴롭히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기 행동이 잘못된 것이고 폭력임을 스스로 인식하고, 피해 학생이 겪을 고통을 공감할 수 있다면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교실 안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이외에 이를 지켜보는 학생도 있다. 설령 가해자의 폭력 행위가 있더라도 예방 교육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목격한 학생이 방관하지 않음으로써 폭력 행위를 멈출 수 있다. 이것이 청소년의 행동과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고, 학생들이 직접 소통하고 공감하며 체험할 수 있는 실천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습득 이외에도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남과 더불어 협동할 수 있는 능력,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 등이 요구된다. 문제중심학습은 학습자가 중심이 되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참여하고 협동하는 학습의 과정을 거치므로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보다 이러한 능력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이다(Park & Woo, 2017). 그리고 학교폭력 문제는 청소년들이 실생활에서 대면하게 되는 문제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는 별개로 피해 학생에게 위로와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의 청소년들이고, 이러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도 학교폭력 문제의 당사자들인 청소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자신들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실천교과인 가정교과에서(Ministry of Education, 2015)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한 문제중심학습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적합하다.
코로나19 이후 학교 교육의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되었고, 이제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수업이나 에듀테크 활용 수업은 학교 현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원으로 인식될 만큼 변화하는 사회에서 디지털·AI 리터러시는 미래 세대의 핵심 역량이 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디지털·AI 소양 함양 교육’의 강화를 강조한다. 추진 과제로서 모든 교과교육이 디지털 리터러시와 정보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AI 등 신기술분야의 학습을 내실화하도록 교수·학습과 평가 체계 혁신을 내세운다(Ministry of Education, 2021). 이러한 필요성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 연구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을 주제로 AI 기반의 가정교과 융합 수업을 문제 중심학습으로 설계하고 실행하여 그 효과를 확인하고자 한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경우 일회성 교육보다는 여러 교과의 교육과정과 연계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3, 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에서는 ‘교과연계 어울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과수업 시간에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업지도안과 학생 활동지 등의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보급 중이다(Ministry of Education, 2020a). 현재까지 자유학기 교과연계 어울림 프로그램으로는 국어·도덕·사회교과만 개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정 교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자체 개발한다면 학습자료의 다양성을 갖추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이렇듯, 청소년의 발달과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는 가정교과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주제로 AI 기반의 가정교과 융합 수업을 실행하여 학생들이 얻는 교육적 가치를 살펴보는 것은 현시점에서 매우 필요하고, 의미 있는 과정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가정과교육에서 학교폭력 예방에 관한 연구(Choi & Chae, 2018; Son & Chae, 2013; Wang, 2013)와 중등학교 가정과 수업에서 문제중심학습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Cho & Cho, 2020; Cho, et al., 2022; Jeon & Oh, 2014; Kim & Chae, 2018; Yuk, 2020)는 매우 적고, AI 기반의 융합 교육 수업에 관한 연구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가정교과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의 마음을 생각해 보고 위로하는 방안을 찾는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 수업을 실행하고, 이 수업을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탐색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에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중학교 가정교과에서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에 적합한 문제 상황을 설정하여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한 사례의 관찰, 설문, 인터뷰 및 활동지와 결과물 분석을 통해 수업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내용은 다음의 두 가지와 같다.
첫째,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을 적용한 중학교 가정교과에서의 학교폭력 예방 수업을 개발한다.
둘째,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을 적용한 중학교 가정교과에서의 학교폭력 예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얻는 교육적 가치를 탐색한다.

이론적 배경

1. 학교폭력 예방교육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폭행·협박·따돌림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서, 상해·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추행, 명예 훼손·모욕, 공갈, 재물손괴 및 집단따돌림 그 밖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행위를 가하거나 하게 한 행위”로 정의되고 있다(Introduction of 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04). 이 정의를 통해 정리해 보면 학교폭력은 신체, 언어, 재물, 사회적 고립으로 폭력을 가하며 피해 학생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2005년부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위한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여 학교와 사회 차원에서 교육과 인프라 확충과 같은 방법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대응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피해 경험 연령이 오히려 낮아지고, 언어폭력·사이버폭력 등 정서적 폭력의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나 이에 관한 대응 방안이 요구되었다. 또한 피해 학생 보호·치유를 위한 지원의 확대와 내실화, 가해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가해 학생의 조치 강화가 필요하였다.
2020년 1월 교육부가 발표한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21~2025)의 목표는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학교문화 조성, 학교의 신뢰 제고, 가정과 사회의 역할 강화’이다(Ministry of Education, 2020a). 4차 기본계획의 추진 방향 중에서 학교에서의 교육 활동이 중심이 되는 ‘학교 공동체 역량 제고를 통한 학교폭력 예방 강화’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학급 단위의 학교폭력 예방교육 내실화, 교사와 학부모 대상의 예방교육 실시이다. 학교 수업을 활용한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일회성 교육이 아닌 ‘교과연계 어울림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수업과 활동에서 교육한다. 이를 위해 수업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수업지도안과 학생 활동지 등의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보급 중이며, 교육과정 속 학교폭력 예방교육 연계를 강화한다. 이것은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교육과정 간 단계적인 연계 방안을 찾고, 학교 교육과정에서 편성 시 유사한 의무교육을 분석하여 단위 학교에서 효과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 시수를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 학생 참여·체험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 활동 확대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어 영상 콘텐츠, 웹툰 제작 등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확대하고 학생 스스로 또래 학생을 상담하여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 외에도 학생들의 토론·참여를 통해 학교 내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자치 법교육 프로그램’, AI 등을 활용하여 학교폭력을 체험하여 심각성을 인식하는 프로그램, 학생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되는 체험 등이 있다. 셋째, 학교폭력 유형·추세 대응 예방 활동 강화이다. 유아와 초등학생의 사회·정서 역량 함양 교육을 강화하고, 사이버폭력·집단폭력·성폭력 등 학교폭력의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을 하고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인터넷 윤리 함양 및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미디어 이해·활용 능력 계발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추진한다. 그 외에 장애 인권 감수성과 다문화 감수성 제고를 위해 장애 학생·다문화 학생 대상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한다(Ministry of Education, 2020a). 이 내용에서 가정과교육에서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일회성 학교폭력 예방교육 대신 교과와 연계해서 실시하기, 교과의 성취기준을 파악하여 관련 교육을 시행, 청소년 스스로 상담, 토론 등 학생이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실시와 사회·정서 역량 함양 교육의 강화,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인터넷 윤리 함양 및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교육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피해 학생의 감정을 이해하고, 학생 스스로 또래 학생을 돌보는 능력을 향상해 자신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하여 학교폭력 예방을 실현하고,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고통을 줄이고 치유할 힘을 기르는 교육이라는 수업의 목표를 세우고자 한다.
가정교과에서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선행연구는 학교폭력 경험과 청소년의 자아정체감의 관계나 바람직한 대처 행동에 관한 연구(Lee & Chung, 1999; Na & Jang, 2013; Park & Yu, 2016),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가정과교육의 접근 방안을 탐색한 연구(Wang, 2013),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수업을 개발하여 그 효과를 분석한 연구(Choi & Chae, 2018; Son & Chae, 2013)가 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연구한 내용을 살펴보면 Wang(2013)은 문헌고찰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가정과교육이 접근할 수 있는 관점을 주장하였다. 청소년을 ‘학습자’로만 제한하지 말고 ‘생활인’이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변화시킬 것과 ‘생활역량’을 중요한 교육의 가치로 강화하는 것이다. 생활역량이란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여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과 사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Yun & Kim, 2008). 학교폭력은 청소년의 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생활역량 함양이 필요하며, 가정교과는 생활인으로서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대표적인 교과이므로 학교폭력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Son과 Chae (2013)는 실천적 행동 수업 모형을 적용하여 총 24차시의 중학교 가정과의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주요 구성은 크게 다섯 가지 영역으로 학교폭력 인식 변화를 위한 활동, 자존감 향상을 위한 활동, 관계 맺기를 위한 활동,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활동,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실천 의지 다지기 활동으로 모두 실천적 추론 수업으로 구성하였다. 실천적 문제상황을 제시하고 그와 관련한 사회·문화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최선의 판단과 행동에 이르므로 학생들의 공감과 주도적인 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었기에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Choi와 Chae (2018)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중지능을 활용한 실천적 문제 중심 수업을 개발하여 충동성, 공격성, 학교폭력에 대한 태도, 자아존중감, 공감 능력에 효과적인지를 실험집단의 사전, 사후 비교를 통해 그 효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공격성과 충동성은 감소시키고, 자아존중감과 공감 능력은 향상됨으로써 학교폭력 보호 요인을 증가시키기에 적절한 수업임을 확인하였다. 가정교과는 교과 내용상 학교폭력 보호 요인에 해당하는 개인, 가정, 학교, 사회 요인을 학습하기 쉬우므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기에 적합하며, 실천적 문제 중심 수업은 다중지능을 활용한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하기에 매우 적합하고 적절한 수업의 과정임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이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효과를 가정교과의 실천적 문제 중심 수업의 과정을 통해 청소년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마주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키움으로써 가능함을 알 수 있다.

2. AI 기반 문제중심학습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란 인간의 학습 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려는 컴퓨터 과학의 세부 분야 중 하나이다(Wikipedia, n.d.). AI의 발전은 산업과 사회의 모든 영역에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끌어내고 있으며, 그 변화의 속도와 영향력은 더욱 빠르고 광범위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 주요국에서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여 인공지능(AI)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Hong et al., 2021).
2019년 12월 대한민국 정부는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라는 비전을 담은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하였다. 추진 전략 중 교육과 관련된 특징은 ‘전 국민 AI 교육체계 구축’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어릴 때부터 쉽고 재미있게 SW와 AI를 배우고 모든 연령·직군에 걸쳐 전 국민이 AI 기초 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세계 최고의 AI 인재가 성장하는 토양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Ministry of Science and ICT, 2019). 이러한 국가적 요구는 ‘인공지능 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Ministry of Education, 2020b)’와 ‘코로나 이후, 미래 교육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과제(Ministry of Education, 2020c)’를 통해 에듀테크 기반의 미래형 교수·학습 및 평가 개선과 디지털 콘텐츠의 활용, 온·오프라인 융합 교육모델 개발·확산(Ministry of Education, 2020c)과 같은 수업의 방법과 내용, 교육 매체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의 내용에도 반영되어 있다. ‘디지털·인공지능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계 구축’,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 과정 개발’로 개정의 방향이 제시되었고, 이에 따라 “디지털 기초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교급별 발달 단계에 따라 내용 기준을 개발하고, 모든 교과에 디지털 소양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혁신 및 교육과정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는 추진 과제를 제시하였다(Ministry of Education, 2021). 즉, 정보교과의 수업을 학교급에 따라 확대하고, 모든 교과의 교육과정에서 디지털·AI 소양 함양 교육을 강조한다.
Seoul Metropolitan Office of Education (2021)에서는 인공지능이 강조되는 사회 변화와 교육부의 정책을 구체화한 ‘AI 기반 융합 교육’ 전략을 수립하여 AI 핵심 교과 외에도 모든 교과에서 AI 소양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하였고 AI 소양 교육의 세 가지 요소로 AI 이해 교육, AI 활용 교육, AI 개발 교육을 제시하였다. AI 이해 교육은 인공지능의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는 인공지능에 관한 교육으로 개념과 원리, 영향, 윤리를 학습하는 교육을 말한다. AI 활용 교육은 인공지능을 체험, 활용, 지원, 보조하는 교육이며 AI 개발 교육은 알고리즘(algorithm),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을 토대로 설계, 개발, 시험하여 인공지능을 만드는 교육이다. 이 중 AI 개발 교육은 ‘교과교육의 성취기준 달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기술교과 및 정보·컴퓨터교육에 한정될 수 있어 타 교과에서 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Kim, 2022). 본 연구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된 상황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에 맞추어 디지털 리터러시와 AI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가정과교육의 구체적 수업 사례를 개발하여 실행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은 의대생들에게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문제상황을 시나리오로 제시하여 스스로 이론적 접근을 하도록 하는 하나의 교수·학습 방법으로 시작되었다. Barrows & Tamblyn (1980)은 PBL을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활동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으로 정의(as cited in Cho, 2006)하였으며, 그 외에도 비판적 사고, 내용 지식, 문제해결 기술 습득, 자기 주도적 학습을 장려하는 교수 방법, 사례중심의 수업(case-based instruction), 프로젝트중심 수업(project-based teaching), 비구조화되어 있고 모호한 실생활 문제로 설계된 교육과정 모델 등 다양한 개념을 포괄하고 있다. 이에 PBL은 실세계의 비구조화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을 학습자 스스로 배우도록 이끌어 가는 교육적 접근으로 정의할 수 있다(Cho, 2006).
PBL 수업은 문제제시, 문제해결 계획, 탐색 및 재탐색 과정, 해결책 고안, 해결책 발표 및 평가의 단계를 거친다. PBL 수업의 특성을 살펴보면, 첫째, PBL은 문제로 시작한다. 이때 문제는 학습에서 일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는 다른 복잡한 것으로 단순한 공식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여러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비구조화된 것이어야 한다는 특성을 갖는다. 즉, 문제를 접하고 쉽게 바로 해결할 수 있거나, 문제에서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현실 상황이나 실세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실제적인 문제여야 하며, 학습자에게 실제로 도움을 주는 것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또한 학습자의 인지적, 정의적, 신체적 발달을 고려하고 학습자의 경험과 관련 있는 문제이어야 하며, 교육과정에 기초한 주요 내용이어야 한다. 둘째, PBL은 학생 중심의 학습 방법이다. 학생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접하고 이를 이해하며 자발적 참여를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게 된다. 셋째, PBL 수업에서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이 아닌 교육과정을 설계하여 학습을 진행·촉진하여야 한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학습할지 교수·학습의 절차와 방법을 안내하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수업을 위한 문제를 평가하고, 학습 과정과 실행, 결과에 대한 평가자의 역할이 요구되며, 전문가로서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Cho, 2006).
Cho (2006)는 PBL을 통해 학생들이 얻는 교육적 가치와 이를 평가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PBL을 통해 학생들이 얻는 교육적 가치는 창의적 문제해결력 신장, 지식의 습득 및 전이와 활용, 학습자의 흥미 유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의 신장, 협동 능력의 습득이 있다. 지식의 습득에 대한 평가는 학생이 PBL을 통해 학습한 핵심 지식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며 지필평가로도 가능하다. 창의적 문제해결력에 대한 평가는 문제를 인식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여 이를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PBL의 단계별로 교사의 관찰, 학습활동의 결과물 등을 통해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과 학습자의 흥미에 대한 평가는 문제를 인식한 후 학생 스스로 학습 내용과 방법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결정, 진행하고, 학습 결과를 평가하는, 즉 학습자가 중심이 된 학습이 이루어졌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때 과제나 자료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지, 학습의 의욕과 동기는 어떠한지, 과제를 해결하려는 책임감을 느꼈는지, 학습에 대한 만족감과 흥미가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Simsons, 1993; as cited in Cho, 2006, p.113). 그러므로 학생의 자기평가와 교사의 관찰 평가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협동 능력에 대한 평가는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소집단으로 구성하여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하며 서로 의존하며 협동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학습의 능력은 교사의 관찰과 학생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고 학습 동료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정교과의 PBL 수업의 효과를 연구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Kim과 Chae (2018)는 지적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PBL 수업을 실행하여 식품 선택과 보관 지식이 문제해결력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았다. 특수학교 중학 과정에 다니는 지적장애 학생 6명을 대상으로 6차시의 수업 실행 후 식품 선택과 보관, 문제해결력을 사후 조사 비교하고, 학생용 자기평가, 학생 수업 만족도 평가, 교사의 수업 행동 평가, 수업 관찰 일지로 분석한 결과, 수업에 만족하고 열심히 참여하였으며 지식의 습득과 문제해결력에 효과가 있었다. Yuk (2020)은 10개 학급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노인에 대한 태도와 지식이 미치는 효과를 강의식 수업과 PBL 수업 집단을 나누어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PBL 수업이 강의식 수업에 비해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Jeon과 Oh (2014)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총 7차시의 윤리적 의류 소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험집단과 전통식 강의 수업을 하는 통제집단으로 나누어 수업을 실행 후 사전, 사후 조사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통제집단과 실험집단 모두 윤리적 의류 소비 관여도와 의식이 높았고, PBL 기반 윤리적 의류 소비 교육 후 문제해결력이 향상되었고, 자기 주도 학습 능력에 효과적이었다. Cho와 Cho (2020)의 연구는 중학생 대상으로 문제 중심 주생활 문화와 주거 공간 활용 수업 4차시를 개발하고 실행한 것으로, 시나리오를 통한 문제 인식과 문제해결 계획에 따른 PBL 수업을 통해 수업의 차시별 목표를 달성하였으며 학생들이 실습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Cho 등(2022)은 중학교 가정교과의 식생활 단원 수업에 PBL 수업 모형을 적용한 결과 창의핵심역량 기반의 PBL 수업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적극적인 수업 태도가 나타났다. 이 수업의 강점은 강의식 수업에 비해 학습자의 동기 및 흥미 유발에 효과적이며, 적극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약점으로는 PBL 수업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하고, 이에 대한 개선점으로 PBL 수업 사전교육과 명확한 수업 안내가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이 외에도 PBL 수업의 어려움으로는 수업의 과정 진행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교과의 정해진 시수에서 충분히 학습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Kang, 2003)과 모둠 활동을 할 때 의견을 합의하는 과정이 어렵다는 점이 있고(Shin & Kim, 2016), 문제가 제시된 후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고, 활동해야 할지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생긴다(Choi, 2022). 다른 어려움으로서 PBL 문제 개수와 난이도의 개선이 필요한 경우도(Yuk, 2020) 있다.

연구 방법

1. 연구 절차

본 연구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AI 기반의 PBL 수업을 개발하여 실행한 후 학생들이 얻는 교육적 가치를 알아보고자 4단계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1단계에서는 2015 개정 가정과 교육과정의 영역별 내용 요소와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PBL 관련 선행연구를 고찰하여 적합한 문제상황의 조건과 학습의 단계별 유의점을 파악하였다. 교과교육에 빅데이터의 이용 및 인공지능을 적용하여 수업을 재구성한 사례를 살펴보고, 학생들이 머신러닝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갖도록 Teachable Machine 프로그램의 활용 방법을 습득하고 학생 실습안을 구상하였다. 정보교과가 아닌 타교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내용의 범위가 어느 정도일지 숙고하였고, 가정과교육의 학습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용할 디지털 미디어 학습 도구로서 챗봇(chatbot)을 만드는 Dialogflow 프로그램이 중학교 학생이 다루기에 무리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2단계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의 문제점을 깨닫고 이를 위한 문제해결을 주제로 정하였다. 문제중심학습에 사용된 문제는 PBL 문제설계원리에 기초하여 비구조화된 실제적인 문제로 설정하였다. 작성된 문제는 PBL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인 대학 교수 1인에게 검토를 의뢰하였고 피드백받은 내용을 반영하여 수업을 개발하였다. 학습자료는 학생의 개인 및 모둠별 활동지와 교과 내용과 AI 관련 내용을 담은 PPT를 제작하였다. Teachable Machine 프로그램과 Dialogflow 프로그램의 안내자료를 만들고, 발표회를 위해 Gather.town에 마음 돌봄 공간을 구축하였다. 그 외에 Dialogflow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YouTube 동영상 자료를 준비하였다.
3단계에서는 2021년 12월 15일부터 2022년 1월 5일까지 중학교 1학년 한 학급에서 총 9차시의 수업을 실행하였다. 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 및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한 온라인 활동, 교실의 오프라인 수업이 병행된 온·오프라인 blended learning의 형태로 하였다. 수업 시작 시 문제중심학습을 소개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4명씩 모여 모둠을 구성하고 모둠명을 정하였다. 수업 장소는 일반 교실과 컴퓨터실을 이용하였고, 구글 클래스룸에 수업 전·후 활동 학습자료를 게시하여 Dialogflow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개발한 수업안의 평가를 위해 관찰 일지와 학습 활동지, 결과물, 온라인 설문조사, 심층 인터뷰 자료를 수집하였다.
4단계에서는 3단계에서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개발한 수업을 평가하였다. 수업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는 Excel 자료로 내려 받아 객관식 문항은 빈도분석을 하였으며 개방형 문항과 심층 인터뷰 내용은 관찰 일지와 활동지, 활동 결과물 30개와 함께 내용 분석을 하였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경기도에 소재한 중학교의 자유학기 가정 교과 주제 선택 수업에 참여한 1학년 학생 20명이다(남 9명, 여 11명). 총 9차시의 수업은 모둠별로 진행되었는데 챗봇 만들기 활동을 하는 동안 코로나에 확진된 학생이 2명이 있어서 한 모둠을 다른 모둠과 통합하여 역할을 조정하고 모둠활동을 진행하였다.
참여 학생들의 학교폭력 및 AI 기반 문제중심학습 수업에 대한 경험 수준은 다음과 같다. 연구참여자 중에서 본인이나 가까운 친구가 학교폭력 피해를 직접적으로 경험한 학생은 없었고, 그동안 학교폭력 문제에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왕따, 은따, 집단 괴롭힘 등 학교폭력과 관련된 말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은 문제중심학습, PBL에 대한 개념은 처음 접해 보는 것이었고, PBL 활동에 참여해 본 경험은 없었다. 코로나19로 모든 참여자가 실시간 쌍방향 플랫폼 Zoom,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할 수 있었으며 이전 수업에서 1분 동영상 제작의 경험이 있다. 그 외에 인터넷 검색, 워드프로세서와 같은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이 있었다. 기존에 코딩교육과 AI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한 명이었고, 그 한 명의 학생도 머신러닝의 개념을 알지 못하였으며 AI 챗봇을 만들어 본 경험은 없었다.

3. 자료수집 및 분석

자료수집은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을 적용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 수업 후 설문조사의 목적과 참여 방법을 연구참여자에게 전달하고 구글 설문을 이용하여 2022년 1월 5일부터 1월 10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하였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객관식 12문항, 개방형 5문항인 총 17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객관식 문항의 내용은 일곱 가지 영역으로 수업 만족(2문항), 흥미(2문항), 수업 수준(1문항), 피드백(1문항), 문제해결력(4문항), 참여(1문항), 상호작용(1문항)이다. 이 중 문제해결력에 관한 문항은 모두 ‘수업에 참여 후 ~을 하게 되었다’, ‘수업에 참여 후 ~하려고 노력하였다’와 같이 수업 참여 후 자신의 변화에 관해 물었고 응답자들은 5점 Likert 척도를 이용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 중에 답하였다.
개방형 문항의 내용은 가장 흥미 있었던 수업 주제나 활동, 수업에서 좋거나 아쉽거나 추가 혹은 개선할 점, 기존의 수업과의 차이점, 수업을 통해서 어떤 청소년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와 수업을 통해 얻은 점, 총 5문항이었다.
심층 인터뷰는 연구 참여 학생 중 자발적으로 동의의사를 밝힌 3명을 대상으로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하여 대면으로 진행하였다. 심층 인터뷰에서는 개방형 질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교과 내용과 디지털 미디어 활용 능력, 학교폭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추가·보완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모둠별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의 궁금증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모둠활동 협의내용의 조율을 도우며 수업 관찰 일지를 작성했으며, 자기·동료 평가지가 포함된 개인·모둠의 학습 활동지, 수업 결과물인 마음 돌봄 카드 21개, 동영상 5개, 챗봇 프로그램 4개, 총 세 종류의 마음 돌봄 꾸러미를 수집하였다.
온라인 설문조사의 결과는 Excel을 통해 빈도분석을 하였다. 개방형 문항 응답과 심층인터뷰, 수업 관찰일지와 학습 활동지, 수업 결과물은 내용 분석을 하였다.

연구 결과

1. 수업 개발 및 실행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기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주제로 선정하여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 방법을 적용하여 Table 1과 같이 2015 개정 가정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연계하여 수업을 재구성하였다. 학생들은 문제를 인식한 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탐색과 재탐색의 과정을 순환하면서 해결안을 찾아 발표하고 평가하는 전 과정을 통해서 탐색, 계획, 실천, 종합, 평가, 활용, 제안, 제작, 실행, 판단, 조사하기의 기능을 경험하고 습득할 수 있다.
문제중심학습의 문제는 비구조화되고 실제적이어야 하며, 교육과정에 기초한 주요 내용이면서도 학습자에게 실제로 도움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Table 2와 같이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는 문제상황을 설정하고, 9차시 수업을 설계하였다.
1차시에 청소년의 행복, 스트레스, 정신건강의 위기에 대한 이슈 탐색을 하고 2차시에는 PBL 수업과 그 특징은 무엇인지 소개하고 4명씩 5개의 모둠을 구성하였다. 모둠 구성의 이유는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는 만큼 모둠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적절하게 분담하고 필요에 따라 협동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야 창의적인 문제중심학습의 결과인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시된 문제상황을 인식하고 모둠별 토의 시간을 갖고 활동 내용은 학습 활동지 중 문제해결 스토리보드에 작성하도록 하였다. 모든 과정이 모둠활동으로 진행되므로 원만한 의사소통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한 더 나은 방안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3차시에는 모둠별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위한 마음 돌봄 꾸러미 세 가지를 구성하고 첫 번째 마음 돌봄 카드 만들기 활동을 하였다. 청소년의 생활문제와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다루어 피해 학생의 마음을 돌봐 줄 결과물을 제작할 때 내가 문제상황에 처해 있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마음이 필요할지를 고려하여 그러한 마음이 결과물에 담기도록 제작하였다. 모둠별로 협의한 내용에 따라 공감, 위로, 상황 해결, 경청, 응원 등의 주제가 담긴 실제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완성하였다.
4, 5차시는 두 번째 꾸러미인 마음 돌봄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마음 돌봄 동영상 만들기는 온라인 제작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며 본 수업 직전에 기본적인 기능을 익혔다. 동영상을 제작하기 전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전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스토리보드를 작성하여, 모둠별 역할에 따라 빠르게 내용 구성과 필요한 음악, 문구, 이미지 등을 적절하게 수집하고 구성하여 편집하였다.
6~8차시는 세 번째 꾸러미인 마음 돌봄 AI 챗봇 만들기를 하였다. AI 챗봇의 경우는 머신러닝의 개념을 이해하고 AI 챗봇의 특성을 고려하여 같은 의미의 단어나 문장을 다양하게 표현하여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 짐작하여 학습시킬 다양한 대화문을 준비하여 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프로그램을 학습시켜 AI 챗봇을 제작하도록 하였다. 챗봇과의 대화 내용을 구성할 때 긍정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사용하도록 하였고, 모둠별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격려, 위안의 내용과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여 관련 기관 등을 소개하는 내용과 연락처를 담아 시나리오를 완성하기도 하였다.
9차시에는 모둠별로 완성한 결과를 발표 및 평가하는 시간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이곳은 ‘마음 돌봄 공간’으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수업의 결과물을 전시하여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에게 보내는 위로, 공감, 응원, 경청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꾸러미들과 오락적 기능을 가진 오브젝트(object)는 가정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이 편하게 볼 수 있다. 메타버스 공간 이용은 참여한 모든 학생이 교사(연구자)의 안내에 따라 바로 공간을 탐색하고 설치된 오브젝트를 이용하였다. Gather.town 사이트에 입장하고 자신의 아바타를 설정하여 공간을 둘러보며 모둠활동에서 완성한 게시물을 확인하고 게임, 음악 듣기, 피아노 연주 등 Gather.town 공간에 설치된 오브젝트를 이용하였다. 끝으로, 자기평가와 동료평가를 하는 것으로 수업이 설계 및 실행되었다.
총 9차시의 실행을 마치고 수업에 대한 만족감과 흥미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두 영역의 질문에 대한 응답의 평균이 각각 4.05(SD=0.78), 4.03(SD=0.80)으로 긍정적이었다. 수업에 만족하였다는 의견이 80%에 해당했고 부정의 답변은 없었다. 수업의 주제를 깊이 있게 배웠는지에 관한 질문에도 75%가 긍정의 답을 하였고, 수업이 흥미(70%) 있었고 재미(80%)있는 수업이었다고 평가하는 학생들이 다수였다. 이번 수업에서 가장 흥미 있었던 활동이 무엇인지를 묻는 개방형 질문에 대한 응답(중복응답) 결과를 보면, 마음 돌봄 카드 만들기(50%), 동영상(45%), 챗봇 만들기(45%)가 비슷하게 나타났고, 흥미 있었던 활동이 없다고 대답한 경우는 없었으며 메타버스(30%) 발표를 답한 학생도 있어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수업에서 교사의 피드백은 평균 4.25(SD=0.85)로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나 문제중심수업에서 안내자로서의 교사 역할에 충실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업 난이도의 경우는 평균 3.35(SD=0.75)로 ‘보통이다’라는 의견이 65%로 다수였고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5%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이 수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시간이 부족하였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수업에서 학생들이 얻는 교육적 가치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주제로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 방법을 적용한 가정교과 수업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 증가 및 태도 변화, 디지털·AI 소양 함양, 문제해결력, 자기 주도적 학습과 협동 능력의 향상이라는 네 가지의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

1)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 증가 및 태도 변화

연구참여자들은 학교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없었고, 학교폭력의 피해 당사자의 입장을 평소에 진지하게 생각해본 경험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한가?’, ‘마음 돌봄 꾸러미’를 만들면서 학교폭력에 관한 관심의 필요성을 지각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주변 친구들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을 꺼낼 수 있고, 폭력 자체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스스로 내며 실행방법을 꾸러미에 반영하려는 능동적인 노력을 보였다. 또한 학교폭력과 관련한 태도의 변화도 감지되었다. 수업을 통해서 어떤 청소년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묻는 개방형 질문에 대해 연구참여자들은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앞으로의 자기 모습을 그렸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는 이 수업이 끝난 후 자신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해 자신을 스스로 돕는 사람의 모습을 그렸고, 자기 자신이 ‘착한’ 사람, ‘나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 ‘성실’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응답했다.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때리’고 ‘왕따’를 시키는 ‘나쁜 행동’을 하지 않고 ‘좋은 친구’가 되겠다는 응답에서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는 스스로의 다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이 수업을 통해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기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되고자 하였다. 수업을 통해서 ‘다른 관점’에서 사람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더 알고 싶’고 ‘주변의 힘든 친구들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고 ‘살필 수 있는’, ‘친구들을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청소년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있었다. 이는 자신과 가까운 친구의 범위를 넘어 ‘주변’으로까지 수업참여자의 시야가 확장되고 함께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를 돌보는 사람으로서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였다. 특히,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위로’와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겠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외로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같이 있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친구가 ‘편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하는 응답을 통해 방관자의 태도에서 벗어나 행동하고 실천하는 사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디지털·AI 소양 함양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이 경험하고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는 수업 진행에 사용된 실시간 쌍방향 플랫폼인 Zoom과 구글 클래스 룸, 자료검색을 위한 인터넷 이용, 동영상 제작을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인 ‘Tyle(https://tyle.io)’, AI 챗봇을 만드는 프로그램인 ‘Dialogflow’, 발표 자료를 담은 PPT, 활동 결과물을 전시한 메타버스 공간 Gather.town이었다. 각 활동에서 학생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는 능력을 관찰하고 완성된 결과물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학생들은 동영상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고 어떤 자료가 좋을지, 완성되었을 때 무엇이 부각되면 좋을지 등 동영상 제작의 노하우와 기술적 활용 능력을 갖추었다. 특히, 모든 모둠에서 총편집은 매우 능숙하게 완성되었고, 공유·평가하는 단계에서 수정할 부분이 생겨도 자신감 있는 태도로 즉각 반영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등, 동영상 제작 프로그램 Tyle을 편안하게 도구로 활용하였다.
Dialogflow를 활용한 AI 챗봇 만들기 활동 초반에는 학생들에게 관심과 흥미, 어려움, 두려움과 같은 양가적 감정이 나타났다. 머신러닝의 개념을 이해하여 Dialogflow로 문제상황에 있는 A학생과 챗봇의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같은 뜻의 다양한 표현을 구상하여 완성하였다. 모둠별로 만든 챗봇과의 대화 주제는 2~4가지로 인사, 안부, 대화의 시도, 위급상황, 고민, 공감, 위로, 조언, 칭찬, 격려의 내용이며 챗봇에게 학습시켜 테스트 창으로 챗봇의 응답이 적절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에 뿌듯함, 만족감 등의 긍정적 성취 반응을 나타냈고, 프로그램을 설정하면서 사용하지 않은 기능들, 공유하는 다양한 방법에도 관심을 표현했다.
학생들이 메타버스라는 말을 처음 듣고는 기대와 함께 약간의 우려, 긴장된 모습이 있었지만, Gather.town에 입장과 동시에 관심과 흥미를 보였다. 학생들은 메타버스 공간을 처음 접했지만, 수업에 필요한 기능을 바로 습득하여 마음 돌봄 공간의 모든 게시물을 확인하였다.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질문을 하고 공간을 구축하는 방법도 궁금해 하였다.
마음 돌봄 꾸러미를 만드는 활동을 통해 AI 소양과 디지털 미디어 활용 능력의 습득과 향상을 확인하였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이러한 도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학습에 흥미를 보이며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3) 창의적 문제해결력 향상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문제를 인식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다. 9차시의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문제해결력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Table 3), 수업에 참여한 후 학생들은 한 가지 문제를 다양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과(M=4.05, SD=0.83) 문제해결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다는(M=3.90, SD=0.97) 진술에 대해 5점 척도 중 4점 ‘그렇다’에 해당하는 응답을 보였다. 이 외에도 여러 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종합하여 적용해보거나,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 연관 지으려고 노력한다는 의견의 학생도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개방형 질문의 응답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기존의 수업과 이번 수업의 차이점에 대해 다수의 학생은 정해진 답이 없고 ‘스스로 다양하게 생각’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실제 우리’에게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모둠활동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수업 초반에는 학생들이 계획을 세우고 탐색을 하면서도, 먼저 의견 말하기를 어려워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조심스러워했지만 꾸러미를 하나하나 완성하고 모둠별 결과물을 공유하면서 자신들의 개성과 특색을 더하여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해결 방안을 찾아내려는 발전적인 변화의 모습이 나타났다.

4) 자기 주도적 학습 및 협동 능력의 향상

자기 주도성과 협동 능력은 학생들이 문제를 인식하여 해결하고 평가하는 전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 중심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모둠 구성원 간에 서로 협동하고 의존하여 책임감 있게 활동하는 것이다. 참여 학생들에게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를 자기보고 하게 한 결과(Table 3), ‘그렇다’(4점)에 해당하는 평균 3.90(SD=0.79)의 긍정적인 평가 결과가 나타났다. 수업에서 친구들이나 선생님과의 상호작용이 자유롭게 잘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질문에서도 ‘그렇다’(4점)에 해당하는 평균 4.20(SD=0.77)이 나타났다. 이는 학생이 중심이 되어 수업이 진행되었고, 모둠 구성원 간에 원활하게 소통되고 협력이 이루어졌음을 유추할 수 있는 결과이다. 모둠활동에 대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평가한 결과를 살펴보면, 모둠활동에서 자기 역할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지, 상대방의 의견도 잘 들어주었는지, 서로 잘 도와주고, 의견이 다를 때 상대방을 배려하며 합의점을 찾았는지에 대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체로 ‘잘함’으로 평가하였다. 개방형 질문의 답변에서 모둠활동으로 구성원들과 긍정적 관계 형성이 가능하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동하는 것에 만족하였음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모둠에서 적극적으로 맡은 역할을 책임감 있게 해내고, 필요한 경우 학생들 간의 자유로운 협의로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기 주도성과 협동 능력이 향상되었음이 나타났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위해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 수업을 개발하고 실행한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수업에서 학생들이 얻는 교육적 가치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2015 개정 가정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9차시의 자유학기 주제 선택 수업을 개발하여 실행하였다. 자료는 수업 관찰 일지와 결과물, 활동지, 자기평가지, 동료평가지, 온라인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과 타인을 돌볼 수 있는 태도와 행동의 실천 의지를 보였으며 디지털·AI 소양 능력의 성장을 보였다. 문제해결력과 자기 주도성, 협동 능력을 향상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가정과 AI 기반 문제중심학습 수업은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는다. 첫째, 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과 예방을 위한 교육이 실행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어느 순간 내가 되거나 내 옆의 친구가 될 수도 있으므로, 학교폭력은 학생들 자신의 문제이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스트레스와 고통, 학교생활의 어려움, 극단적인 선택의 문제상황을 파악하여 모둠별로 문제해결을 하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위로가 필요할지를 고민하여 학생들은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심정을 공감하며 마음 돌봄 꾸러미를 만드는 활동이 이루어졌다. 꾸러미 중 하나인 AI 챗봇 만들기에서도 모둠별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의 대화 시나리오를 구성하면서 그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짐작하고 감정과 마음을 공감하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모둠활동에서 학교폭력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었다. 즉, 수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학교폭력의 문제성, 피해의 심각성, 학교폭력의 가해 또는 피해의 당사자가 자신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가해자가 같은 반 학생인 경우가 약 46%, 학교폭력을 보고도 방관한 학생이 약 30%라는(Ministry of Education, 2022) 높은 비율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수업에 참여하면서 구성원들과 ‘관계’를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의사소통과 교류, 협동의 과정에서 긍정적 관계 형성이 이루어졌다는 결과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협동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지고, 서로를 배려하는 관계를 형성하면서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가능성을 낮추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가정교과에서 AI 기반의 융합 교육의 적용은 변화하는 디지털 전환 사회,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에 맞추어 적극적인 교수·학습 방법의 확장이라는 의의가 있다. 동영상 만들기는 디지털 미디어의 이용자로서 콘텐츠 생산뿐만 아니라 비판적 소비의 능력을 갖추게 하여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에 기여할 수 있다. 동영상을 제작하려면 정보를 검색하여 선택하고 미디어의 기술을 활용하여 자기 생각을 미디어로 표현하고 미디어 텍스트가 전달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수업은 저작권과 자료의 출처 확인 등 디지털 미디어 사용의 윤리적 책임을 가지고 미디어를 창조하고 자기 생각을 매체 언어로 전달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AI의 개념을 이해하고 챗봇을 만들면서 학생들은 인공지능이 내 주변에서 가까이 있으며 실생활에서도 이미 많이 쓰이고 있음을 알고 빅데이터를 이용한 정보처리와도 연결을 짓는 등 한결 편안하고 친근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더불어, AI 챗봇 만들기는 대화의 내용을 미리 구상하여 챗봇에게 학습을 시켜야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또래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AI 기반의 문제중심학습이 가정교과의 수업 내용과 융합되었다. 이로써, 디지털·AI 교육(Seoul Metropolitan Office of Education, 2021)을 위한 AI 소양 교육 세 요소인 AI를 이해하고 활용, 개발하는 교육이 가정교과의 수업 내용과 융합되었다.
셋째, 실제적인 문제의 해결방안 찾는 이 수업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의가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 학생들이 만든 마음 돌봄 꾸러미를 전시하여 이 공간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실제로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은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었다. ‘마음 돌봄 공간’이라는 메타버스 공간은 가상의 공간이지만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함께 생활하는 현실 세계의 친구들이 위로, 공감, 응원, 경청의 메시지를 담아 만든 꾸러미가 전시되어 있다. 마음 돌봄 공간은 메타버스의 가정교과 교실과 연결되어 있어서 가정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쉽게 세 종류의 꾸러미를 둘러보고 오락적 기능을 가진 오브젝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힘든 자신의 상황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학생에게 가상공간에서 전해지는 꾸러미들은 실제로 ‘필요한 친구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너무 좋’고, ‘수업에서 만든 것들이 힘든 친구들에게 큰 결심과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므로, 이러한 설정으로 학생들이 문제해결을 하는 과정을 더욱 의미 있게 생각하였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 연구에 따른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개발한 수업 설계와 실행 결과는 한 지역의 중학교에서 자유학기 주제 선택 수업에 참여한 20명의 소수 학생만을 대상으로 편의표집한 사례연구이므로, 수업의 효과를 청소년 일반에게 일반화하기 어렵다. 특히, 수업의 효과를 실험설계를 통해 검증한 것이 아니라, 수업참여자의 자기 보고를 통해 파악한 것이므로 수업의 효과에 대한 해석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보다 실증적으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고 일반화할 수 있도록 연구참여자 표집과 사전, 사후 및 추후 검사를 실시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활용한 디지털 학습 도구는 기존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 정도에 따라 학습의 수월성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고, 학년이나 성별 등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서도 프로그램의 효과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학습자 특성에 따른 집단별 프로그램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둘째, 자유학기 주제 선택 수업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계획한 수업 활동을 충분히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활용 방법 습득과 빅데이터, 머신러닝, AI에 대한 개념까지 이해해야 했으므로 한정된 시간의 제한이 있다. 온라인 수업 전·후 활동으로 관련 학습 동영상을 게시하여 미리 학습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으나 동영상으로 미리 학습한 학생이 소수였고, 학생들의 배경지식이 거의 없어 본 수업에서 설명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어지는 AI 챗봇 프로그램을 만드는 실습은 시간에 쫓기며 활동을 해야 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습 내용을 수업 전·후 활동으로 포함하여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습 진행 방법에 대한 고민이 추가로 필요하다.
셋째,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범교과 학습주제이지만 가정교과와 긴밀하다. 청소년 발달, 청소년의 특성, 의사소통, 친구 관계, 청소년의 정신건강 등 가정교과의 여러 내용요소가 학교폭력과 관련되어 있고,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핵심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이 증대되는 만큼 교과 내 교육과정 재구성만으로도 인성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시민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이렇게 가정교과에 기반하여 중등과정 동안 안정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가정교과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타 교과의 자유학기 교과연계 어울림 프로그램과 함께 청소년의 친구 관계, 의사소통과 갈등관리, 청소년의 생활문제에 관한 내용요소를 포함하여 가정교과에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가정교과를 통한 학교폭력 예방을 실천할 수 있는 수업이 구체적으로 마련되는 데 기초연구로서 활용될 수 있으며, 가정교과에서 AI 기반 수업을 개발하고 교육적 가치를 탐색하였기에 디지털 시대의 교육환경에 대응하는 생활과학 기반 수업 개발 확산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Declaration of Conflicting Interests

The author declares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 authorship or publication of this article.

Acknowledgments

We thank the KNUE Creative Education Base-Center for providing teacher training.

Table 1.
2015 Revised HEE Curriculum Linked to PBL School Violence Prevention Education
영역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 요소 기능
인간발달과 가족 발달 자신의 발달 특징에 대한 이해와 자아정체감 형성은 건강하고 자주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기초가 된다. ·청소년기 발달의 특징 탐색하기
계획하기
·청소년기의 성과 친구 관계 실천하기
종합하기
관계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와 바람직한 의사소통으로 비롯되는 친밀한 가족 관계는 가족의 건강함을 유지시킨다. ·가족의 의사소통과 갈등 관리 평가하기
활용하기
제안하기
가정생활과 안전 안전 개인과 가족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는 요소를 예방·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는 가정생활의 건강함과 질을 향상시킨다. ·청소년기 생활문제와 예방 제작하기
실행하기
판단하기
조사하기
Table 2.
Outline of Teaching-Learning Plans
her-61-1-15i1.jpg
Table 3.
Problem-Solving Skills, Class Participation, & Class Interaction (N=20)
영역 문항 Min Max M SD
문제 해결력 수업에 참여 후 나는 문제해결을 위해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1 5 3.90 0.97
수업에 참여 후 나는 한 가지 문제를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1 5 4.05 0.83
수업에 참여 후 나는 문제를 해결할 때 여러 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동시에 적용하려고 노력하였다. 1 5 3.75 0.97
수업에 참여 후 나는 배운 내용을 실생활과 연관 지으려고 노력하였다. 1 5 3.70 0.98
참여 수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1 5 3.90 0.79
상호작용 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선생님이나 학생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1 5 4.20 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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